2017-10-06

[디지털성범죄 OUT ⑤] ‘성매매 여성’ 착취구조 눈감은 일본의 ‘성노동론’ 渦中日記 20171006

[디지털성범죄 OUT ⑤] ‘성매매 여성’ 착취구조 눈감은 일본의 ‘성노동론’

  • [디지털성범죄 OUT ⑤] ‘성매매 여성’ 착취구조 눈감은 일본의 ‘성노동론’
  • 입력 : 2017-10-05 오후 2:17:58
  • ⑤오노자와 아카네 릿쿄대 교수
  • ‘매개되는 욕망, 거래되는 몸’ 심포지엄

    공창제도, 일본군‘위안부’, 집창촌, 여성에 대한 성적 재현, 디지털 성범죄…. 각각의 개별 사건으로 보이지만, 이들은 서로 연결되며 하나의 결과를 낳는다. ‘여성이 성폭력·성매매 피해 대상이 된다’는 것. 디지털 성범죄는 인터넷 발달로 파생된 새로운 범주의 폭력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배경만 달리할 뿐, 여성 착취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이를 위해 한국과 일본의 성매매 및 디지털 성범죄 실태를 들여다보고, 대안을 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9월 23일 오후 서울 중앙대 310관 B502호에서는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매개되는 욕망, 거래되는 몸’을 주제로 디지털 성범죄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은 디지털성범죄아웃(DSO), 중앙대 사회학과 BK플러스사업팀이 공동 주관하고, 희망의씨앗, 콜라보(colabo), 십대여성인권센터,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정의기억재단이 주최하며, 서울시 성평등기금이 후원했다. 4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나온 전문가 8인의 발언을 기록해 정리했다.
    ▲    ©김성준
    성매매 여성의 주체성 강조하는 일본의 성노동론,
    일본군‘위안부’ 주체성 중시해야 한다는 주장과 연결돼
    『제국의 위안부』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이어져 
    오노자와 아카네 릿쿄대 교수는 ‘일본의 성노동(Sex Work)론’을 주제로 일본에서 전개되는 성노동론의 문제점과 그 영향에 대해서 발표했다. 발표에 앞서 오노자와 교수는 성노동론을 ‘성매매를 그 외의 노동과 다르지 않은 노동으로 간주해 그 합법화와 영위를 목표로 함으로써 성을 파는 여성을 차별하는 현실을 타파하는 이론’으로 규정했다. 그는 “성을 판매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을 차별하는 것을 반대하고, 그들의 주체성을 중시한다”며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위험과 착취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일본에서 유통되고 있는 성노동론에는 비판적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부터 성노동론이 대두돼 현재는 학문 또는 실천 활동으로 넓게 유통되고 있어 성매매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게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성매매를 비판적으로 여기는 것이 성을 파는 여성을 차별하는 것과 혼동되고 있죠. 또 성노동론에서 주체성을 강조하는 것은 조선인 ‘위안부’의 주체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주장과 연결돼 있습니다. 이는 일본군을 자발적으로 지지했다고 주장하는 『제국의 위안부』(저자 박유하)를 높게 평가하는 것 그리고 성매매 피해자 지원활동을 비판하는 것과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3
    먼저, 일본의 사회학자와 역사학자의 성노동론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는 ‘섹스라는 일의 곤혹’(아사히신문, 1994년 6월 22일 석간)이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AV에 출연한 여성이 합의하지 않은 섹스를 강요받고 그 비디오가 상품으로 유통되는 인권 침해를 문제 삼기 위해선 성노동을 노동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그는 성이 인격과 결합돼있고 성의 침해는 인격 침해와 같다는 사고방식은 청교도주의를 기반으로 한 것이며, 이는 ‘성매매 여성’ 차별로 연결된다고 말합니다. 또 성을 인격에서 독립시켜 성적 욕망이 권력과 엮이지 않는다면 ‘성노동 자유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말하죠. 
    일본의 또 다른 사회학자 아오야마 가오루는, 우에노가 성매매의 현실을 연구하지 않고 성노동론을 주창한 것과 달리, 태국과 도쿄에서 필리핀 여성들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해 그에 입각한 성노동론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금전과 맞바꿔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가치관이 사회 전반에 퍼져 성노동하는 이들의 마음속에도 자리한다면 여성들의 일은 불법화와 비정규화 되기 쉬워지고, 사회적인 차별로 연결돼 나아가 지하 경제 속에서의 과혹한 착취로 연결된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아오야마는 성노동을 노동으로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일본 점령과 젠더』라는 책을 낸 역사학자 히라이 가즈코씨는 일부일처제를 모범으로 하는 근대 가족의 침투와 미국의 청교도주의의 영향이 매춘부 차별로 이어졌다고 분석합니다. 그리고 문제는 매매춘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그걸 비참하게 하는 노동조건이나 사람들의 성 도덕관에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위의 연구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어째서 여성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성매매 그 자체가 아니라 노동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요. 또 그들은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권력관계, 노동과 섹슈얼리티의 차이를 말하는 이론적 분석이 매우 부족하다는 한계를 지닙니다.
    이어 성노동론 활동가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가나메 유키코씨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SWASH(Wex Work and Sexual Health)는 성노동자를 위한 지원인력 양성 강좌, 성매매 가게 주인 대상 강연, 노동자 상담 등을 하고 있습니다. 가나메씨는 출장 성매매 여성이 밀실에서 일하기 때문에 더 위험하고 살인사건 피해자가 되기 쉽다는 점, 성매매를 한다는 점을 약점 잡혀 도촬이나 협박 등의 위험을 겪을 수 있다는 중요한 점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성매매 그 자체는 다른 노동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며 성매매에 대한 이론적 검토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 성 구매를 긍정한다는 것이 가나메씨의 한계입니다.
    화이트핸즈 대표인 사카쓰메 신고씨는 장애인의 사정을 돕고, 성 산업과 사회를 잇는 섹스 회담, 새로운 성의 공공성 확립 등을 주장합니다. 그는 ‘마법 같은 직장’이라고 칭하며 손님에게 젖을 먹이는 가게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또 차별적인 용어이긴 하지만 ‘뚱뚱이, 추녀, 할멈’ 등을 모은 초저가 업소를 소개하고 이것을 ‘사회복지에 가까운 성 산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사진=박유하 교수 저서 '제국의 위안부'(2013, 뿌리와이파리) 표지.   ©여성신문 DB
    앞서 소개한 사회학자 우에노씨와 아오야마씨, 성노동론 활동가 가나메씨와 사카쓰메씨는 모두 AV업계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들은 AV업계 건전화를 주장하며 AV업계 옹호를 위해 설립된 단체 AVAN에 고문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죠. AVAN은 AV 출연 배우를 회원으로, 프로덕션과 제작사를 준회원·찬조회원으로 두고 있는 단체입니다. AVAN 홈페이지에 소개돼있는 우에노의 발언을 소개합니다. ‘에로스를 즐기고 싶지만 이로 인해 상처받거나 폄하되고 싶진 않다. 성 표현을 일로 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권침해를 당하는 것까지 동의한 것은 아니다. 그런 여성이나 남성을 지키기 위해 이 단체가 설립됐다. AVAN의 모든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취지가 좋다고 생각해 자문을 맡기로 했다.’
    일본의 성노동론은 ‘위안부’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성노동론에서 성매매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게 『제국의 위안부』를 향한 긍정적인 평가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할 수 있죠. 『제국의 위안부』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책인데, 우에노 치즈코는 이 책을 ‘(위안부) 피해자들의 주체성을 살리는 책’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전시 성노예제 문제라는 역사인식이 일본사회에선 더욱 크게 부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사회에서는 성매매와 AV 피해에 대응하고,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 인식을 정착시키기 위해 안이한 성노동론을 배제하고 성매매에 대한 비판이론과 실천 활동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 ==========
    Park Yuha
    4 hrs ·

    (다시 긴 글입니다. )

    渦中日記 20171006

    슬픈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여성신문의 공격. 어제 나온 기사인데 오늘 봤다.


    "성매매 여성의 주체성 강조하는 일본의 성노동론,
    일본군‘위안부’ 주체성 중시해야 한다는 주장과 연결돼 「『제국의 위안부』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이어져 "

    라는 기사. http://m.womennews.co.kr/news_detail.asp…

    내가 페미니스트인 걸 아시는 분들은 왜 내가 여성신문의 공격을 받는지 의아하실 수도 있겠다. 여성 신문은 이 3년 동안 지속적으로 나를 비난하는 기사를 써 왔다. 말하자면 한겨레신문처럼.
    나를 둘러싼 사태에서, 진보가 하나가 아니라는 건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여성주의도 하나가 아니다. 

    이하는 기사에 대한 간단한 논평.

    ---

    1)<제국의 위안부>에서 "강조"한 주체성은 성매매에 관한 주체성이 아니라 "감정"(개인/여성)의 주체성이다. 우에노교수가 평가한 것도 그 맥락에서였다.

    2)나는 조선인위안부가 "일본군을 자발적으로 지지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3)일본 지식인들의 <제국의 위안부>지지는 오노자와씨등이 주장하는 성노동론비판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4)내가 행한 정대협 비판과 일부 일본인들의 지원단체 비판 역시 성노동론비판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5)오노자와 담론은 내 책이 위안부의 (매춘에 대한) 자발성을 "강조"한 책인 것처럼 왜곡한다. 나와 나를 지지하는 지식인들이 성매매에 찬성하거나 "성매매비판"을 오히려 비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5)오노자와가 인용한 우에노의 말은 신문 인용이기 때문에 앞뒤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게 만든다. 인용내용이 잘못된 것 같진 않지만, 이 중요한 논점을 말하는데 사용 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오노자와는 비판대상의 "책"이 아니라 신문 논평 한마디로 비판하는 태만을 저지르고 있다.
    무엇보다, 우에노 신문논평조차, 제대로 읽으면 성매매를 "찬성"하는 내용이 아니다. 그런데도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주의자의 생각이 일본 포르노 여배우의 인권문제개선이 안되는 이유인 것처럼 왜곡하는, 아주 악의적이자 (미안한 말이지만) 바보 같은 논리다.

    6)"성매매"(매춘)에 관해서는 생각이 다를 수 있고 더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나는 성매매를 "찬성"하는 입장이 아니다. 하지만 2000 년대 초반에 한국지식인 여성들이 성매매를 "법적으로 금지"한 일은 수많은 폐단을 낳았다고 생각한다.
    추진한 이들이, 그 선의와 정의감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7)오노자와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주장을 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의 논지를 왜곡해 가져다가 그것이 자신들의 실패의 원인인 것처럼 쓰고 있다.

    <결론>
    1)
    오노자와의 비논리적 비약을(지적하지 못하고) 그럴듯한 논리인 것처럼 보도하고, 심지어 <제국의 위안부>공격에 사용하는, 학자들과 여성신문의 악의적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2)
    여성주의-페미니즘도 변해야 한다.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쓴 <제국의 위안부>를 "우파가 지지하는 제국의 위안부"로 왜곡 혹은 축소시켜온 이들의 담론을 통해, 과거역사문제를 넘어 진보의 사고/사상문제도 얽혀 있다는 걸 알게 된 분도 적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서경식 /정영환 등의 문제를 급진진보의 문제로 말해 왔지만, 오히려 이들의 "보수성"을 말해야 할 것 같다.
    모든 급진은 무언가를 원리주의적으로 지키려고 한다는 점에서 보수적이다.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 그 귀결점이 어디일지 파악하는 일이 필요하다.
    오노자와 담론에서도 같은 경향이 보인다. 이나영교수가 칭찬하는 "영페미"들이, 좀 더 깊은 사고로 이런 상황의 문제를 제대로 파악해 주기를 기대한다.

    3)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정황--총우경화로 보이는 상황은 그렇게 간단하게 재단할 일이 아니다. 선거 결과를 보고 나서 필요하면 다시 쓰겠지만, 우선 말할 수 있는 건, 지금 일본에서 나를 비판하는 급진진보들은 우경화가 박유하를 지지하는 "리버럴"(여러번 언급했지만 자유주의라는 뜻이 아니라 진보다) 탓인 것처럼 말하지만, 내가 보기엔 보수적/원리주의적 급진 진보의 탓이다.
    누구 탓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야 현재의 판단과 미래행동에서 오류가 적을 것이기에 쓴다. 이들의 담론이 모두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나만의 위기이지만.

    4)
    이들은 내 책이 그런 "사상의 자장"안에서 논의되어야 할 책이라는 걸 알면서도, "위안부는 매춘부"라고 한 "쓰레기" 책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의 과다한 비난과 "징역3년"이라는 국가의 요구를 방치/방관을 넘어 가담중이다. 심지어 집단적으로.
    내게는 이제, 검찰과 대중이 오히려 죄가 없어 보인다.
    이른바 일부 페미니스트와 원리주의적진보지식인들에 대한 나의 실망과 분노는 거기에 있다. 이들의 잘못된 논지가 아니라.

    5)
    이덕일류의 역사기술문제에 대한 지적이 젊은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시작되어 무척 고무적이다. 그런데 왜 위안부문제에 관해서는 그런 이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내 경우, 오히려 "젊은 역사학자"들이 한국학계에서는 가장 먼저 목소리 높여 나를 비난했다. 이런 정황에 대해서도 분석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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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북포스팅을 잠시 쉽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공격을 만나면서, 다시 물속에서 허우적대는 느낌이 드는군요. 혹은 두더지 때리기를 하고 있는 듯한.

    정대협에 대한 생각, 한일합의에 대한 생각, 해야 할 말은 많지만, 그런 얘기들은 판결 이후에 하겠습니다. 대신,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시게 한 친구신청하신 분들 수락하기 위해, 페친 정리(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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