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7
14 탈북자 출신 동아 주성하 기자 - "신은미 콘서트와 2014년판 마녀 사냥" : 클리앙
탈북자 출신 동아 주성하 기자 - "신은미 콘서트와 2014년판 마녀 사냥" : 클리앙
탈북자 출신 동아 주성하 기자 - "신은미 콘서트와 2014년판 마녀 사냥"
2014-12-26
http://blog.donga.com/nambukstory/archives/94720
유난히 사고가 많았던 2014년도 이제는 다 저물어간다. 하지만 나는 연말에 이슈가 됐던 네 가지 사건을 지켜보며 우리 사회의 건강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물론 애초에 아주 건강했던 나라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연말의 사건들은 우리의 미래를 더욱 병들게 하는 것 같아 슬프다.
그 네 가지 사건은 신은미 종북 콘서트 사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소니 해킹 사건, 통진당 해산 결정, 전작권 포기 등이다. 나는 이 모두를 지켜보면서 찜찜한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어떻게 하나 같이 내 생각하고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되는지 모르겠다.
(중략)
하지만 11월 조선일보가 “신은미가 황선이와 강남에서 종북 콘서트를 하고 북한을 지상낙원이라고 찬양했다더라”고 보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보수층이 분노하고 나섰고, 연일 이 문제가 우리 사회를 당장 무너뜨릴 이슈라도 되는 등 연일 떠들어댔다.
신은미 씨가 명백히 종북 성향이 뚜렷한 황선이와 결합되면서 그리 커지지 않아도 될 문제임에도, 보수층을 자극하는 휘발성 있는 뉴스 상품으로 변질됐다. 이 글을 황선이네 조직이 이용할까봐 미리 말하지만 나는 황선이 같은, 북한의 명백한 팩트에 눈을 감고 사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주 싫어한다.
(중략)
보수층 속에서 조선미디어의 파워는 역시 상당했다. TV 조선의, 화재 신고를 하듯이 당장 숨넘어갈 듯한 특유의 목소리를 가진 남성 앵커가 다급하게 보수층에 SOS를 보내자 보수층이 격동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탈북자들까지 북한을 지상낙원으로 찬양하는 신은미는 북에 가라고 성명을 냈다. 내가 개인적으로 잘 알고 좋아하는 이순실 누님도 나서서 “나는 대합실에서 해산했는데 무슨 산원 같은 소리냐. 맞짱 토론을 하자”고 성명서도 냈다.
그렇다. 이것 역시 사실이다. 북한에선 산원에서 애를 낳는 선택된 소수도 있고, 대합실에서 해산하는 소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하나가 어느 하나를 거짓이라 단정할 수 있는 근거는 되지 못한다.
맞짱 토론을 하면 탈북자들의 말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순 있지만 한쪽은 가장 안 좋은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쪽은 자기들이 봤던 북한의 단편적 이야기를 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싸움이 될 게 뻔하다.
다만 신과 황은 자신들이 본 북한의 모습을 이야기하면서 자기들 눈앞에 보이지 않는, 탈북자들의 수기를 통해 증언된 핍박받고 죽음을 당하는 북한 동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당연히 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이들은 양심이 없고 욕을 먹어 싸다.
그렇지만 이 점이 대한민국을 며칠 째 들었다 놨다 할 심각한 문제인가. 대한민국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했는가. 정말 나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에는 북한의 안 좋은 이야기보단, 잘 산다는 일방적인 말만 듣고 위안을 삼고 싶은 사람이 아마 만 명은 넘을 것이다. 통진당 당원수도 3만 명이나 되지 않는가.
그런 수요층이 존재하고, 이들은 그 수요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강의를 한 것이다. 그런데 북한이 잘 산다는 이야기만 듣고 싶어 한다는 것도 죄인가. 그럼 교회처럼 북한에서 눈물나는 사례만 수요로 요구하는 것은 죄가 아닌가.
나는 소규모의 청중을 둔, 별 것도 아니고 이 동네 한구석에서 다반사로 일어나는, 무시할 수도 있는 별 것도 아닌 강연보다 수백 만 명이 보도록 몰아간 마녀사냥이 더욱 문제가 있다고 본다. 언론은 이래서는 안 된다고 본다.
비록 나는 프레임도 잡지 못하고, 조선 뒤따라간, 또 보수층 장사도 제대로 못해 3등으로 처진 신문의 기자이지만, 이런 식으로 얻은 1등은 부럽지 않다.
결론적으로 신은미 마녀사냥을 통해 나는 신은미, 황선이 류가 나쁘고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수백 만 명의 독자를 갖고 있는 보수 언론이 이런 식으로 담론을 잡고 몰아가면 적절한 균형이 이뤄져야 할 이 사회의 건강도가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건강한 사회, 발언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세상을 지키려면 나부터도 제 정신을 붙들어 매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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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에 있는게 너무 아까운 인물이라 보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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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ms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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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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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되는 분이군요
Rabbitb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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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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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출신분들 가운데서 정말 합리적인 온건보수 성향 지닌분입니다.
'5.18은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이런 주장하는 극우 탈북자들이라든가 영화감독 정모씨 같은 사람들과는 차원 자체가 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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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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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출신을 떠나서 이분 논조 정직하죠
from CV
나타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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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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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이 분 블로그 글 보는데 논조가 나름 선을 지킬려고 노력하는거 같아서 남한의 기자들보다 낫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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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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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생각은 조금 다르지만 정말 설득력 있는 논조네요.
하지만 한국의 자칭 보수한테 이런게 먹혔음 진작에 살기 더 좋았겠습니다만(...)
메카니컬데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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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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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양반이 얘기하는게 제가 생각한거랑 비슷하네요.
신은미가 쓴 기사 당시에도 보고 그랬지만 아줌마가 붕 떠서 설레발 치는 느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된통 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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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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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기사는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예전의 기사를 읽었을때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전혀 감을 잡고 있지 못하다... 는 느낌을 받은 기자인데.
이 기사는 좀 나아진 느낌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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