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효
11 m ·
#페미니즘 #조지오웰 #디스토피아 #성억압 #동상천국
열전과 냉전시대를 지나 1990년대 중반부터 등장한 유사이념이 유령처럼 지구촌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반도 남녘에도 견고하게 자리 잡았다. 성을 정치도구화한 페미니즘이 그것이다.
이들 유령은 오늘도 악성 중음신이 되어 사람들의 뇌 속에 침투해 생각과 믿음까지 통제하며 그 사회의 일상을 성으로 지배한다. 선의의 페미니즘(리버럴)은 신화로 남고, 레디컬에서 울트라 페미니즘으로 전체주의 디스토피아는 이렇게 완성되었다.
‘성평등’을 빌미로 빅 시스터는 자신을 경배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수한 동상들을 배치했고, 한물간 빅 브라더는 이에 순응하며 자리에 연연하는 가운데 이 사회는 어느덧 ‘성억압’의 귀곡산장이 되어간다.
조지오웰은 일찍이 이런 귀곡산장을 염두에 두고 소설 『1984』를 썼다. 주인공인 윈스터 스미스는 파쇼 정부에서 신문기사를 수정하는 당원이다. 윈스터와 같은 85% 프롤(노동자층)들이 직면한 성 문제에 대해 당은 다음과 같이 통제한다.
“윈스턴이 그 여자를 따라간 것은 2년여 만에 저지른 일탈이었다. 매춘부와 관계를 맺는 것은 물론 금지된 행위였지만, 가끔 용기 내어 어길 수도 있는 그런 규칙이었다.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생사가 걸린 문제는 아니었다.
매춘부와 함께 있는 모습이 발각되면 강제노동수용소에 5년은 갇히게 된다. 그와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그보다 더 길어지지는 않는다. 현행범으로 잡히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일탈이었다.
빈민가에는 몸을 팔려는 여자들이 넘쳐났다. 어떤 여자들은 진 한 병으로도 살 수 있었다. 프롤들은 진을 마실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완전히 억제할 수 없는 본능의 배출구로 당 차원에서 암묵적으로 매춘을 조장하기까지 했다.
즐거움 없이 은밀하게, 멸시당하는 하층 계급 여자와 관계하는 정도의 단순한 방탕 행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는 당원 간의 난교였다.
하지만(대숙청에서 고발된 사람들이 예외 없이 자백한 범죄이긴 하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당의 목적은 단순히 남녀 간에 통제할 수 있는 헌신적인 애정을 제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공인되지 않은 진정한 목적은 성행위에서 얻는 모든 쾌락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혼인 관계든 아니든 사랑보다는 성욕이 더 해로운 것이었다.
당원 간의 결혼은 전부 담당 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해당 남녀가 서로 육체적으로 갈구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경우에는 예외 없이 결혼을 허가받지 못했다.
유일하게 인정되는 결혼의 목적은 당을 위해 아이를 낳는 것이었다. 성행위는 관장을 하는 것처럼 역겨운 소규모 수술처럼 여겨졌다. 이 또한 명백히 규정된 원칙은 없지만 모든 당원은 어릴 적부터 이런 생각을 주입받았다.
심지어 ‘청년 성반대 연맹’이라는 단체도 있었다. 이는 남녀 모두의 완전한 금욕을 옹호하는 단체였다. 모든 아이들은 인공수정(신어로는 ‘인수’라고 한다)으로 태어나고 공공기관에서 양육되었다.
윈스턴은 이 모든 것을 당이 진지하게 의도한 것은 아닐 테지만 당은 성적 본능을 없애려고 했고, 없앨 수 없다면 왜곡하거나 불결한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
왜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으로서 그렇게 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였다. 여성들에 관한 한 당의 노력을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