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에 나선 이 지사는 이날 오후 경북 안동에 있는 경북유교문화회관을 찾아 지역 유림 인사들과 고향 어르신들을 만났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 군사독재 정권이 영남과 호남을 분할해서 지배전략으로 차별했을 때 상대적으로 영남 지역이 혜택을 봤는지 모르겠으나 이제는 세상도 바뀌었고 정치 구조도 바뀌어서 영남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제 정치인이 어느 편 소속이냐를 따지지 말고 정말 국민의 삶을 바꿔줄 정치를 하고있는지, 우리 지역에 정말 도움이 되는 정치인인지 판단해주면 좋겠다"며 "감히 단언컨대 지방균형 발전을 통해 억울한 사람도, 억울한 지역도 없는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측면에서는 저보다 더 나은 정치인이 없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이 어디에 편중되고 배제되지 않을지를 보고 판단해달라. 어디에 속했느냐, 옷 색깔이 무엇이냐가 뭐가 중요하겠냐. 우리 국민과 국가를 중심으로 판단해달라"고 TK 민심에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상직생인 파란색이냐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이냐가 아니라 공정을 기치로 내건 '대선후보 이재명'으로 판단해달라는 당부인 셈이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SNS를 통해 공식 출마선언을 한 뒤 국립서울현충원 무명용사 참배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이어 민주당의 대선 후보 9인이 모두 모인 '처음 만나는 국민, 독한 기자들' 국민면접 행사 뒤 고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출마선언 뒤 첫 지방일정으로 고향 안동을 찾은 데 대해 이 지사는 "일단은 제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잠든 선영이 있고 고향이기도 하고 제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며 "아마 제가 삶을 정리할 때 저 역시도 이곳에 묻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그는 "영남의 선비정신이 제 모든 사회활동과 에너지의 원천인 것도 있고 우리 부모님과 고향 어르신들께 인사드리는 게 도리여서 선영과 고향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이 지사의 고향 방문 날 안동 시내 곳곳에는 '이재명 지사님의 고향 방문을 환영합니다', '기본소득의 선구자 이재명을 지지합니다', '안동은 이재명입니다' 등 다양한 환영 플래카드가 붙었다.
경북유교문화회관 앞에는 이 지사를 맞이하려는 지지자와 지역 주민 백수십여명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불볕 더위 속에서도 지지자들은 파란 풍선과 함께 '대동세상' '이재명은 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이 지사를 기다렸다.
한 지지자는 "지사님이 좋더라도 밖에서 박수치고 환호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선거법에 걸릴 수 있다고 하니 '이재명'으로 환호하지 말고 '고향 방문 환영한다'로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이 지사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화이팅" "환영합니다"고 환호했다. 열광하는 지지자들과 일일히 주먹인사를 나눈 탓에 이 지사는 몇 걸음을 못 가고 멈춰서야 했다.
경북유교문화회관 안에서 진행된 간담회에는 이 지사의 초등학교 시절 은사와 작고한 부친의 지인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양반들의 고을로 유명한 안동의 선비 정신을 강조하면서 고향 어르신들 앞에 큰절을 올렸다.
그는 "제가 정치나 사회 생활을 하면서 마음의 뿌리가 어디인가 언제나 생각해봤는데 결국 선비 정신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며 "원칙과 정도를 지켜나가는 공정, 그게 제 마음속 깊이 자리잡아 어떤 상황에서도 힘을 낼 수 있었던 원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영남은 사림의 본고장이고 구한말에 가장 충절지사가 많이 나왔고 독립운동을 가장 왕성하게 많이 했던 곳이 대구·경북"이라며 "거기에 속해 있던 사람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는다"고 TK를 추켜세웠다.
이 지사는 "앞으로도 제 인생에서 안동 출신이라는 점을 잊지 않고 경북이 제 DNA에 남겨준 기개를 잃지 않고 원칙과 정도를 철저히 지켜 가면서 오직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민의 노래' 한 소절을 불러보이기도 했다.
이후 이 지사는 이육사 문학관을 방문해 이육사추모사업회 상임이사인 이육사 시인의 딸 이옥비 여사와 차담을 나눴다. 이육사 시인은 안동 출신의 독립운동가다.
권영세 안동시장, 김희곤 전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 장세호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도 자리했다. 이 지사의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은사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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