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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웹툰’ 육사 누리집에 등장…친일 잊은 찬양만 가득
등록 2023-08-29
권혁철 기자 사진
권혁철 기자
육사 “서버용량 부족해 한때 삭제
서버증설로 5년 만에 다시 올려”
육사 누리집에 5년만에 다시 올라온 백선엽 장군을 전쟁영웅으로 그린 웹툰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 육사 누리집 갈무리
육군사관학교(육사)가 문재인 정부 때 누리집에서 삭제했던 백선엽 장군 웹툰을 지난달 다시 올렸다. 이 웹툰은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는 제목으로 한국전쟁 때 낙동강 방어선 다부동 전투를 중심으로 백 장군을 전쟁 영웅으로 그린 내용이다. 최근 육사가 홍범도 장군 등 독립전쟁 영웅 흉상을 교정에서 철거하고 백 장군 동상을 세우려한다는 논란이 뜨거운데, 육사는 29일 백 장군 웹툰 재게재는 인터넷 서버 용량 증설에 따른 기술적 문제라고 해명했다.
육사는 지난달 25일 학교 누리집에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는 제목의 30회 분량 웹툰을 게재했다.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는 백 장군의 한국전쟁 회고록 제목이기도 하다. 1950년 8월 한국전쟁 낙동강 방어선 다부동 전투에서 사기가 떨어져 후퇴하려던 국군 장병들에게 백 장군이 “내가 앞장서겠다. 내가 두려움에 밀려 후퇴하면 너희가 나를 쏘라”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이 말은 한국전쟁 영웅 백선엽의 상징처럼 됐다.
2016년 육사 학술정보원이 제작한 이 웹툰은 육사 누리집에 올라와 있었는데, 당시 백 장군의 친일 행적은 언급하지 않고 전쟁 영웅으로만 미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백 장군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했던 만주군 간도특설대 장교로 근무한 전력으로 인해 2009년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됐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월19일 육사는 누리집에서 이 웹툰을 삭제했다. 문재인 정부가 국군의 뿌리를 광복군에서 찾으려고 하면서 친일 행적이 있는 백 장군의 웹툰이 육사 누리집에서 내려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육군 관계자는 “백 장군 웹툰 삭제와 국군 역사 재조명은 무관하다. 후속 웹툰들이 새로 게재되면서 기존의 백 장군 웹툰이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웹툰을 게재해야 하는데 육사 자체 인터넷 서버 용량 등이 부족해 먼저 게재한 웹툰을 삭제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백 장군은 “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호국의 별”,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조국을 구한 최고의 전쟁영웅” 등으로 추앙됐다. 지난 7월5일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백 장관의 동상 제막식이 열렸고, 보훈부는 백 장군이 안장된 국립현충원의 기록에서 친일 행위 문구를 지난달 24일 삭제했다고 밝혔다.
보훈부가 친일 문구 삭제를 밝힌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육사 누리집에 백 장군의 웹툰이 5년여 만에 다시 올라왔다.
육사 관계자는 “2018년 당시는 육사 자체 서버를 사용해 서버 용량이 부족해 웹툰 화면을 열면 버벅거리는 등 버퍼링 문제가 발생해 후속 웹툰을 게재하려고 먼저 올린 백 장군 웹툰을 내렸는데, 현재는 국방통합망 서버를 사용해 서버 용량이 부족했던 문제를 해결해 지난 7월 다시 백 장군 웹툰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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