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Yu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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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이 무죄를 선고해도 비난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학문적의견이면 다냐?!“ 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모양인데 내가 할머니를 모욕했다는 생각이 그렇게 만든다.
판결은
‘문제 있으나 법적으로 무죄’ 가 아니라
’글 자체에 문제가 없다’
는 판결이었다.
이하 인용한 김성민님이 명확하게 요약해 주고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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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으로 매춘했다는 식으로 왜곡해서 공격하지만, 책 내용은 그런 게 아니다. 정말 많은 사례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는데, 속아서 온 사례와 증언도 당연히 있다. 관리매춘 구조를 책에서는 비판하고, 일본의 책임을 묻고 있다.“
”이 내용은(동지적관계 부분—박유하 주) ‘식민지의 모순’을 다룬 부분이다. 역시 자발적인 동지니 일본의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읽을 순 없다.“
“이 사건은 박유하라는 학자가 위안부를 모욕한 사건이 아니다. 윤미향 측이 자신의 권력을 흠집내는 지식인을 밟아 입을 막은 사건이다.“
Park Yuha
김성민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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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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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하 교수 파기환송 판결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보던데, 깊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쟁점은 이런 것이다.
매춘부라는 표현이 문제다. 매춘은 일본이 법적 책임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
동지적 관계였다는 표현은 위안부가 자발적으로 나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해당 부분을 인용한다.
“일본군에 의한 성폭력은 일회성 강x과 납치성(연속성) 성폭력, 관리매춘의 세 종류가 존재했다. ‘위안부’들의 경우 이 세 가지 상황이 조금씩 겹치는 경우도 있지만, 조선인 위안부의 대부분은 앞에서 본 것처럼 세 번째 경우가 중심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중국 등의 점령지에서 많이 발생했던 첫 번째 경우나 네덜란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두 번째 경우까지 ‘조선인 위안부’의 경험으로 생각해왔다.”
자발적으로 매춘했다는 식으로 왜곡해서 공격하지만, 책 내용은 그런 게 아니다. 정말 많은 사례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는데, 속아서 온 사례와 증언도 당연히 있다. 관리매춘 구조를 책에서는 비판하고, 일본의 책임을 묻고 있다.
동지적 관계라는 부분도 인용한다.
“‘조선인 위안부’란 조선인 일본군과 마찬가지로 저항했으나 굴복하고 협력했던 식민지의 슬픔과 굴욕을 한 몸에 경험한 존재다. ‘일본’이 주체가 된 전쟁에 ‘끌려’갔을 뿐 아니라 군이 가는 곳마다 ‘끌려’다녀야 했던 ‘노예’임에 분명했지만, 동시에 성을 제공해주고 간호해주며 전쟁터로 떠나는 병사를 향해 ‘살아 돌아오라’고 말했던 동지이기도 했다. 그들은, ‘한복’을 입은 댕기머리 조선인이기도 했지만, 일본옷을 입고 일본머리를 한 청초한 ‘야마토 나데시코’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조선인 일본군과 마찬가지로 ‘식민지의 모순’을 가장 처절하게 살아낸 존재였다.”
이 내용은 ‘식민지의 모순’을 다룬 부분이다. 역시 자발적인 동지니 일본의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읽을 순 없다.
34개 표현을 문제 삼았는데, 크게 매춘부, 동지적 관계라는 표현을 이유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이 걸린 것이다. 1심에서 무죄, 2심에서 벌금 1000만원이 나왔다. 대법원 판단이 6년간 밀리고 밀려 근 10년간 시달렸다. 이게 그렇게 문제가 되는 내용인가? 문제가 되는 내용 맞다. 누구에게?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문제가 되나? 아니다. 윤미향에게 문제가 된다.
이 책 3장에서는 감히 정대협 운동을 평가하고 있다. 정대협이 문제 해결보다는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단체라며 비판한다.
“정대협의 생각과 다른 말을 하는 이들은 단순히 비판받는 정도를 넘어 위안부와 지원단체가 대표하는 민족에 대한 사죄를 해야 할 만큼 정대협은 어느새 민족을 대표하고 있었고 그 힘은 절대적이었다.”
박유하의 주장에 반대할 수도 있다. 반론을 쓸 수도 있고, 집회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아예 책을 못 쓰게 막고 재판으로 괴롭히면 곤란하지. 무슨 재판이 8,9년씩 가나. 안 말라죽을 사람있을까. 지식인의 입을 막기 위해 재판을 이용한 거다.
정대협에 대한 비판은 반드시 필요했다. 정대협에 비판적이면, 이용수 할머니까지 악마화된다. 꼬리에 난 털 하나, 아니 꼬리에 붙은 껌딱지 하나가 몸통을 흔드는 꼴 아닌가. 이 사건은 박유하라는 학자가 위안부를 모욕한 사건이 아니다. 윤미향 측이 자신의 권력을 흠집내는 지식인을 밟아 입을 막은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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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이희문
책이 만권도 안팔렸다고 들었네요...읽지도 않은 사람들이 그리 비난을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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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Park Yuha
이희문 읽었다면서 비난하도록 만든 사람이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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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Park Yuha
실제 고발한 건 나눔의 집이지만
나눔의집소장은 내가 할머니들을 만나는 걸 막기 위해 고발했다.
이용수 할머니 변호사인 최봉태 변호사와 나눔의집 박선아 변호사가 그 과정을 부추기고 거들었다.
이론적 자료 제공은 정대협이 했다고 확신한다. 지금은 나눔의 집에도 연구자가 있는 듯 하지만, 당시엔 그저 기념관 딸린 복지거주시설이었기에.
재판과정에선 학자가 아니면 내놓을 수 없는 자료들이 제출되었고, 정대협 초기 대표는 학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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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Park Yuha
최봉태변호사와 박선아 변호사가 안신권소장의 횡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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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신미정
한국 사람들의 인식이 좀 바뀌었음 합니다. 가끔 이런 경우를 마주하면 우리 국민이, 나라가 무척 실망스럽고 우울해집니다. 근거가 분명하고 논리적인 글의 결론이나 주장을 인정하는 문화가 조성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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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Park Yuha
신미정 그래도 대법원은 희망 가지게 해 주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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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신미정
박유하 그동안의 맘고생이 속상해서죠. 이제는 좋은 일만 생기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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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Do-Eon Kim
무죄취지 파기환송 선고에 대한 신경질적인 발작이라고 봐요. '멘붕'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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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Park Yuha
김도언 그런가 보네요..ㅠ
김샘 인터뷰도 올릴 예정.
당분간 또 이 얘기만 해야 할 듯 해 서글프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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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Lee Doosoo
우리 편이 아니면 남의 편, 즉 적이지. 죽여도 되고 아무렇게나 유린해도 되는... -정의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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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Yong Park
결론이 생각과 맞지 않는다고 보는 분들은 내용을 문제삼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결론입니다! 늘 평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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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Park Yuha
Yong Park 감사합니다.
대법원 판결을 봐도 기존 생각을 굽히지 않는 걸 보니 유죄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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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Yong Park
박유하 서로의 입장과 시각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대법원이 학문적 자유를 지지하는 당연한 판결을 내준 것을 평가할 수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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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YH Cha
여전히, 글을 자기가 읽고싶은대로만 읽는 사람들이 많음을 보았습니다. 배웠다는 사람일수록 자기 고집대로 읽는 경향이 더 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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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Park Yuha
YH Cha ’배운’ 사람임을 과시해 지지 받았으니 번복할 수 없겠지요. 여간 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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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Park Yuha
제가 동문서답한 거 같네요.
그 확증편향에 대해 다시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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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YH Cha
박유하 아뇨, 동문서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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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h
Yung Hee Park
교수님을 나치에 비유하는 사람이 있길래 책은 읽어봤냐고 했더니 안읽어봤다고 하네요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비난이라도 하고 싶으면 상대방이 뭔 소리를 했는지 알고는 있어야지요 수준이 너무 낮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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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Park Yuha
박융희 초기부터 많이 들었던 소립니다. 아이히만이라는 사람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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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이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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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h
김준영
운동이 권력이 되고 생계가 되는 일이야 비단 우리나라에만 그렇겠습니까만은...저치들이 유독 심한 것도 사실인 듯 합니다. 교수님 그 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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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h
Park Yuha
김준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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