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알라딘: 어둠의 세계 - 무기산업을 둘러싼 부패의 내막과 전쟁 기획자들 앤드루 파인스타인

알라딘: 어둠의 세계

어둠의 세계 - 무기산업을 둘러싼 부패의 내막과 전쟁 기획자들
앤드루 파인스타인 (지은이),조아영,이세현 (옮긴이)오월의봄2021-02-15
원제 : The Shadow World


























Sales Point : 332

10.0 100자평(3)리뷰(1)
이 책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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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무기거래는 합법성과 윤리성의 정도에 따라 공식적인 거래와 ‘그레이마켓’ ‘블랙마켓’이라고 부르는 비공식적, 비합법적 거래로 나뉜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 사이의 경계는 모호하고, 뇌물은 ‘필수’처럼 여겨진다. 이러한 무기거래는 전 세계 무역 관련 부패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거대한 계약 규모, 소수에 집중된 구매 결정권, ‘국가안보’라는 장막이 부패를 낳는 최적의 조건으로 작용한다. 무기거래를 둘러싼 ‘그들만의 세계’가 곧 ‘어둠의 세계’인 이유다. ‘어둠의 세계’에서 안보는 명분이 되고, 생명은 뒷전이 되며, 세금은 낭비된다. 남은 것은 소수의 사익 추구, 탐욕뿐이다.

세계 무기산업을 20년 이상 파헤친 저자 앤드루 파인스타인이 무기산업을 둘러싼 부패의 내막과 전쟁 기획자들을 폭로한다. 1차대전 전후부터 현재까지, 미국, 유럽, 아시아에서 아프리카 대륙까지 방대한 자료를 아우르며 전쟁이 ‘산업’이 된 역사를 되짚고, 이 산업에 뛰어든 수많은 인물들을 소환하며 고발한다.

치밀한 조사를 바탕으로 추적하듯 전개해나가는 글 자체의 흡인력이 눈을 떼기 어렵게 만들지만, 매 장마다 펼쳐지는 부패와 기만에 솟구치는 분노 앞에서 이 이야기를 픽션이라고 믿고 싶어질지 모른다. 출간 당시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여러 해외언론의 주목과 찬사를 받았으며, 부커상 수상 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아룬다티 로이, 세계적인 석학 놈 촘스키도 추천의 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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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야기의 시작
등장인물
들어가며

1부 세상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직업
1. 커미션이라는 죄악
2. 나치 커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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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부자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
3. 사우디아라비아 커넥션
4.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5. 최고의 거래인가, 최악의 범죄인가
6. 다이아몬드와 무기
7. 반다르에게 굴복하다
8. 그리고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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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무기산업의 일상
9. 모든 것이 무너지다, BAE 덕분에
10. 베를린장벽 붕괴 이후: BAE식 자본주의
11. 결정적 책임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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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무기 초강대국
12. 합법적 뇌물
13. 엉클 샘의 이름으로
14. 레이건과 변기시트 스캔들
15. 불법적 뇌물
16. 방산업체 유토피아 이후, 희망은 있는가
17. 미국 무기의 전시장
18. 죽음의 거래로 떼돈을 벌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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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킬링필드
19. 아름다운 대륙, 아프리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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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 대단원
20. 세계에 평화를
21. 불완전한 미래

후기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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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9~10 팬데믹 시대, 무기산업은 어떤 기회비용을 초래했는가?
무기산업의 사회경제적 기회비용은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 신음하는 가운데 특히 두드러진다. 불안정하고 폭력적인 세계에서 무기 보유는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평화로운 국가와 위협에 시달리는 국가 모두에서, 방대한 국방예산은 사회와 발전에 꼭 필요한 자원을 가져가며, 이는 다시 안정과 안보를 저해한다.
막대한 국방예산을 지출하는 미국과 영국이 코로나19 팬데믹에 전혀 대비하지 못한 현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2020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미국의 공식적인 군사예산은 7,380억 달러지만, 국제정책센터 빌 하텅에 따르면 국방 관련 지출을 모두 합할 경우 실제 지출은 연간 1조 2,500억 달러에 달한다. 이 금액의 절반만 갖고도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의료 수요를 대부분 충족할 수 있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 의료체계는 심각한 자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영국은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국방예산을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인 160억 파운드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 몇 달이 지난 후에도 최전선의 보건 및 돌봄 인력은 가장 기본적인 방역물품조차 제공받지 못했다. 이를 볼 때 미국과 영국의 1인당 코로나19 사망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접기
P. 11 영국과 미국 정부는 인명피해를 낳을 것이 명백한 분쟁에 왜 끊임없이 무기를 공급하는가?
이러한 의문의 답은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세계 무기산업의 매우 독특한 성격에서 찾을 수 있다. 무기거래는 국제적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거래 중에서 가장 부패하고 무책임한 행위다. 이는 고위급 정치인, 방산업체 임원, 군 고위급 인사, 그리고 대부분 비윤리적인 중개인의 비밀스러운 공모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들은 잘못된 행위에 대해 사실상 처벌받지 않은 채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살아간다. 불법행위는 거의 드러나지 않고, 수사 대상이 되는 경우는 드물며, 기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 무기거래는 원래 규제와 법에 따라 제한되어야 하지만,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수호한다고 자부하는 각국 정부는 규제를 교묘하게 비틀어 불법행위를 일시적으로 합법화하고, 비윤리적 행위를 묵인한다. 무기거래는 민주주의를 침식하고, 취약국을 더욱 약화시키며, 국가안보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저해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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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소름 돋고, 가슴 아프고, 분노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
- 아룬다티 로이

“압도적인 힘으로 독자를 뒤흔든다. 무기산업 전체를 다룬 역사상 가장 완전한 기록.”
- 워싱턴 포스트

“눈을 뗄 수 없는 통렬한 기록, 여러 대륙을 넘나드는 방대한 조사,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흐르는 분노. 그야말로 압권이다.”
- 선데이 텔레그래프

“역사상 가장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무기산업을 해부하면서도 읽기 쉬운 책. 독보적이다.”
- 인디펜던트 (미국)

“기이한 인물들이 책에서 튀어나올 듯하다. 담대한 걸작.”
- 헤럴드

“소름 끼칠 정도로 노골적인 부패와 탐욕, 학살, 잔혹한 범죄로 가득한 어둠의 세계를 충격적으로 폭로하는 책. 어둠의 세계는 가능한 한 빨리,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
- 노암 촘스키 (언어학자)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한겨레
- 한겨레 신문 2021년 2월 26일자
문화일보
- 문화일보 2021년 2월 26일자 '이 책'
한국일보
- 한국일보 2021년 2월 25일자
경향신문
- 경향신문 2021년 2월 26일자 '책과 삶'
조선일보
- 조선일보 2021년 2월 27일자 '북카페'



저자 및 역자소개
앤드루 파인스타인 (Andrew Feinstein)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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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감시를 위한 비영리단체 코럽션워치(Corruption Watch) 창립자 겸 사무국장, 오픈소사이어티재단(Open Society Foundation) 국제연구위원, 에이즈 구호단체 포텍(FoTAC) 의장,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소속 국회의원. 저널리즘 활동으로 《가디언》《데일리텔레그래프》《프로스펙트》《뉴욕타임스》《슈피겔》《뉴스테이츠먼》《아프리카리포트》에 기고하며, BBC, CNN, Sky, 알자지라 등의 방송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저서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회의원 시절을 회고한 《파티가 끝난 후(After the Party)》, 《옥스퍼드 조직범죄 핸드북(Oxford Handbook of Organized Crime)》(공저)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어둠의 세계> … 총 18종 (모두보기)

조아영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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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졸업 후 전문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구조도 어휘도 현저히 다른 두 언어를 다루는 만큼, 원문에 담긴 내용과 메시지를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전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2021년 현재 월간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번역 기사를 담당하고 있다.



이세현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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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보람과 통역의 설렘을 소중히 생각하는 전문 통번역사. 통번역사들의 연대를 위한 번역협동조합에서 이사장을 맡고 있다. 《존중하라》《노예 12년》《반공의 시대》(공역)《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공역) 등을 옮겼다.



대표분야 : 한국사회비평/칼럼 3위 (브랜드 지수 159,300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산업이 된 전쟁과 부패한 정치가 만들어낸 탐욕의 네트워크
국가안보라는 장막을 친 ‘그들만의 세계’를 파헤치다
무기산업은 어떻게 분쟁, 폭력, 빈곤을 지속시키는가?

전 세계 시민들 대다수는 무기거래가 ‘국가안보’에 불가피한 필요악이라는 절충적 관점에 동의하고 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벌인 ‘테러와의 전쟁’은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극단주의 테러에 대한 방어로서 무기의 개발과 구매,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은 하나의 상식이 되었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세계 무기산업을 20년 이상 조사한 앤드루 파인스타인이 전 세계 무기거래의 배경과 전개 과정을 분석해 그 실체를 밝혔다. 《어둠의 세계》는 무기산업을 둘러싼 부패의 내막과 전쟁 기획자들을 폭로하며, 무기산업이 초래했던 수많은 분쟁·전쟁과 그에 따른 민간인들의 참상을 되짚어본다. 미국과 중동,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아프리카 대다수의 국가들의 수많은 정부 공식문서와 언론탐사보도, 그리고 저자가 직접 대면한 무기밀매업자들과의 인터뷰까지 방대한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했다. 분쟁 중인 양국 모두에 무기를 판매한 전설적 무기딜러에서부터 무기거래에 통달한 한 나라의 대통령이 저지른 ‘국가 수탈’까지, 산업이 된 전쟁과 부패한 정치가 만나 무엇을 가능하게 만드는지 파헤친다.

무기거래를 지탱하는 부패의 구조

이야기는 어느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미국의 대통령을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사우디의 왕자이자 전 주미 대사인 반다르는 이 책의 주연이나 마찬가지인 인물로, 현대 국가 간 무기거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논쟁적 인물이다. 그는 1980년대 초부터 2020년대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로 사우디와 영국 그리고 미국 간의 무기거래를 주선하면서 여러 패악을 저질러왔다. 이 책은 반다르 왕자뿐 아니라 영국의 바실 자하로프(현대적 무기거래의 창시자)에서부터 미국 오바마와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현대사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벌여오거나 눈감아온 추악한 거래들을 고발한다. 각국 정부의 공식 통계와 양심적 언론인들의 르포르타주, 내부고발자의 증언을 씨줄 삼고 현대 무기거래 연구자들의 치밀한 논증과 각종 판결문을 날줄 삼아, 멀게는 1900년대 초반부터 가깝게는 2020년 현재까지 100여 년 동안의 사건·사고와 각종 문헌들을 샅샅이 뒤져내 가히 ‘무기거래의 대서사시’를 엮어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무기 생산 및 거래 국가는 미국,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이탈리아, 러시아,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중국 등 다양하다. 무기의 거래는 이 같은 국가 간 협의를 기반으로 하지만 그 거래를 실질적으로 성사시키는 것은 무기제조업체들이다. 이때 업체들은 제3자를 거쳐 거래를 진행하는데, 문제는 그 제3자가 반란군이나 테러리스트 같은 반국가·비국가 행위자를 비롯해 때로 실체마저 의심스러운 중개인인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 간에 이뤄진 최대 무기거래인 ‘알야마마’ 사업은 이 같은 비밀스러운 무기거래와 비리가 얽히고설킨 최악의 문제적 사건이다. 반다르 왕자로 대표되는 사우디의 왕족들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영국의 마거릿 대처, 토니 블레어에 이르는 수상들과의 공식적 거래 이면에서 각국의 정부, 정보기관을 비롯한 비밀스러운 네트워크를 통해 뇌물을 주고받으며 거대한 ‘알짜배기’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들이 사업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 짜낸 지급 체계는 이들의 관심이 양질의 최신 무기가 아니라, 각 거래에서 커미션을 얼마나 얻을 수 있느냐에 쏠려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94쪽 도표 참고). 그 폐해가 얼마나 큰지는, 사우디의 반다르 왕자가 알야마마 사업의 대가로 받은 뇌물만 해도 20여 년간 총 10억 파운드(1조 8,000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 같은 거대 뇌물수수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한 영국의 중대비리수사청(SFO)의 조사가 영국과 사우디 정부의 방해에 굴복하게 되는 장면들은 무기거래를 지탱하는 부패의 구조가 상당히 치밀하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게 보여준다.

팬데믹 시대에 무기거래는 과연 필요한가, 라는 질문

2021년 전 세계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중동에서는 이라크를 정점으로 민간인 대상 폭탄테러가 끊이지 않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크고 작은 극단주의 테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시민들이 맞닥뜨린 불안정과 위험은 심각한 수준이며, 이 분란의 원인이 무분별한 무기거래에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하지만 대다수의 무기제조국들은 자국의 방위산업 육성을 옹호할 뿐 분쟁이나 테러 상황에 대한 책임을 언급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으며, 여전히 느슨한 규제, 허술한 감시, 불투명한 거래 등으로 끊임없이 비리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무기산업은 그 산업이 생산하는 물건이 생명을 위협하거나 파괴한다는 도덕적 문제 외에도, 시민사회의 기회비용을 박탈한다는 문제도 있다.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쓰여야 할 돈과 자원이 군비 지출로 빠져나가고, 이로 인해 시급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재정이 부족해져 시민들의 삶이 더욱 불안정해지는 문제다. 이러한 기회비용의 극명한 사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HIV/에이즈 예산이 무기구매 예산으로 전용되었던 일이다. 1990년대 후반 남아공 정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HIV/에이즈 감염인 600만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의약품을 구매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영국 등 무기제조국의 강권에 따라 필요하지도 않은 무기를 사는 데에는 약 60억 파운드를 쏟아부었다. 당시 무기거래의 커미션만 3억 달러에 달했고, 이는 아프리카국민회의와 여타 정치인들에게 흘러들어갔다. 향후 5년간 남아공 국민 35만 5,000명 이상이 HIV/에이즈로 목숨을 잃었다.

무기산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기회비용의 박탈은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 신음하는 2021년 현재 더더욱 두드러진다. 국방예산 지출 비중이 막대한 미국과 영국이 코로나19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극명한 예다. 일례로 2020년 미국의 국방 관련 실제 지출액은 1조 2,000억 달러에 이르는데, 이는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의료체계를 확충하는 예산의 두 배에 이를 정도다. 또한 영국은 2020년 하반기 코로나19 2차 유행이 한창 진행 중일 때에도 국방예산을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인 160억 파운드로 늘린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영국의 의료진은 기초적인 방역물품조차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경기침체가 가속화될수록 무기산업의 존재 이유에 대한 시민들의 의구심은 더욱 커져갈 것이다.

무기 역류 현상, 안보가 아닌 폭력과 학살의 불쏘시개가 되는 무기들


무기거래가 지닌 문제 중에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바로 “무기가 예상치 못한 이들의 손에 잘못 들어갈 경우 발생하는 ‘역류’ 현상”(728쪽)이다. 무기 생산과 거래 자체가 비밀계약, 이중계약 등으로 점철되니 부패한 무기딜러들이 이에 개입하는 일이 흔하고, 이들은 철저히 경제적 이익만을 좇기 때문에 무기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는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2000년대 초반 미국 하원의원 찰리 윌슨이 아프가니스탄에 무분별하게 무기를 공급했는데, 그 무기들이 나중에 탈레반 등 이슬람 반군 세력에게 유입되어 결국 미국에 맞서는 용도로 쓰였던 일이 대표적 예다. 당시의 무분별한 무기공급은 “2001년 9·11 테러로 이어지는 일련의 역류 현상의 직접적 원인이 되었으며, 미국을 〔당시〕 전 세계에서 가장 미움받는 나라로 만들었다”.(371쪽)

본래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은 한 부족 규모의 구식 군대에 가까웠다. 하지만 끊임없이 공급되는 미국의 무기는 정식 군대의 위용을 갖추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또한 냉전 시기 소련의 침략에도 굴하지 않았던 경험은 미국에 대한 두려움도 없애버렸다. 결국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무기공급은 제 발등에 도끼를 찍는, 역류 현상에 불을 지핀 것과 다를 바 없다. 무엇보다 비극적인 사실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이 같은 역류 현상의 목표물이 되었다는 점이다.

미국과 영국 등 강대국의 무기 제공으로 인해 끊이지 않는 분쟁의 장이 된 곳은 아프리카 전역에 이른다. 《어둠의 세계》에서 소개하는 대표적인 무기밀매업자 빅토르 부트, 조 데르 호세피안, 니컬러스 오먼 등은 모두 아프리카에 무기를 공급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서구의 무기밀매업자들이 아프리카에 뿌린 무기들은 현대 아프리카의 수많은 비극적 분쟁들을 직접적으로 유발하거나 악화시켰다. 일례로 르완다 대학살을 보자. 흔히들 이 사건을 벨기에 식민 세력에 의한 후투족과 투치족의 종족 간 분쟁으로 알고 있지만, 《어둠의 세계》 저자 앤드루 파인스타인은 르완다 대학살의 민간인 피해가 다른 분쟁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커졌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무기거래에 있었다고 고발한다. 당시 학살로 인한 민간인 피해는 단 3개월 만에 최소 80만 명에서 최대 120만 명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앤드루 파인스타인은 1994년 르완다가 연간 예산의 70%를 무기구매에 지출했고 당시 프랑스가 르완다에 무기를 적극 공급했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무엇이 20세기 최악의 대학살 광풍을 더욱 부채질했는지를 정확히 짚어낸다.

미국이 만들어낸 ‘분쟁의 민영화’

미국은 세계 최대의 무기 제조국이자 판매국, 구매국이다. 미국이 판매하는 무기의 양은 세계 판매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미국의 군비 지출은 9·11 테러 이후 10년간 81퍼센트 증가했고, 이는 《어둠의 세계》가 출간된 2011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군비 지출액의 43%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평화를 위해서는 미국이 결자해지하고 나서는 것이 급선무가 된 것이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이 벌인 ‘테러와의 전쟁’은 결과적으로 미국의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기존의 헌법은 무시되고 폐기되었다. 입법부와 사법부의 권력은 땅에 떨어지고 제왕적 대통령이 좌지우지하는 기형적 국가가 되어갔다. 이때 미국이 군대를 전반적으로 민영화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2010년대 아프가니스탄 주둔 병력의 절반 이상이 블랙워터(현 ‘지서비스’) 등 민간용병으로 채워진 것이 단적인 예다. 이후 감독체계는 느슨해지고 낭비가 심해졌으며 효율성은 바닥에 떨어졌다.

부시 행정부 들어 미국은 본격적으로 안보를 ‘구입하는’ 방식을 택했다. 방산업체들은 “입법부·사법부·행정부에 이은 정부의 네 번째 기관”(437쪽)이 되었다. 조지 W. 부시 시절의 국방부는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 민간업체에 자금을 제공했다. 일례로 2003년 한 해에만 민간과의 계약에 정부 재량 지출의 40%에 달하는 금액을 지출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군비로 지출하는 나라가 관련 부문을 민간업체에 맡겼으니, 군비 지출의 대부분이 민간업체로 들어간 것이다. 국가의 통제 밖에서 민간업체들이 벌이는 수많은 이익추구 행위 속에는 미국의 최첨단 무기를 극단주의 테러 세력에 파는 일도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 역류 현상의 불쏘시개가 끊임없이 투여되고 있는 것이다.

‘어둠의 세계’를 끝내는 방법

《어둠의 세계》는 미국의 정치인 중 존 머사, 찰리 윌슨, 달린 드루이언, 랜디 커닝엄 등이 연루된 무기거래 스캔들을 다루며 그 스캔들이 야기한 엄청난 비리도 폭로한다. 그러나 우리가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그러한 비리 스캔들이 개별적이고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방관 속에서 자행되어온 관행의 일부라는 점이다. 미국의 행정부가 민간기업과 뒤엉켜 비리를 저지르고 이를 입법부와 사법부가 옹호하는 체계가 날이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이처럼 공고하게 얽히고설킨 구조적 폐해는 부패와 비리의 책임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를 밝혀내는 일조차도 어렵게 만든다. 간혹 제기되었던 무기거래의 문제점에 대한 분석이 몇몇 비리 스캔들을 다루는 데서 그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많은 해외언론이 《어둠의 세계》에 대해 “무기산업 전체를 다룬 역사상 가장 완전한 기록” “독보적” “담대한 걸작”이라 평한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한 사건이나 인물이 아닌, 무기산업 전체를 총괄해 종합적으로 파고들며 분석했기 때문이다.

저자 앤드루 파인스타인은 세계의 무기산업이 이 지구 전반을 불안정하게 만든 주요 원인임에도 어떤 제약도 없이 더욱 복잡하고 정교한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며 당부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기산업의 폐해에 맞서는 것이며, 실질적 감시와 통제 역할이 가능한 무기거래조약 체결을 강제해야 한다고 말이다. 대량학살, 민주주의의 후퇴, 빈곤 심화를 막기 위해 무기산업은 끊임없이 감시되어야 한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져주길 청한다. 무기거래에 관해 지금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정치인, 군, 정보기관, 검찰과 경찰, 무기제조업체와 딜러까지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더 많은 책임성과 투명성을 요구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이는 ‘어둠의 세계’를 끝내는 방법이기도 하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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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암 촘스키와 아룬다티 로이가 극찬한 이유를 알겠다. 무기 거래 검은 시장이라는 빙산의 일각만을 들춰내도 이 정도로 충격적인데, 전모가 드러나면 과연 어떠할까.
stego 2021-02-15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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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저
mcsks239 2024-03-31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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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에 또다시 전운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쟁은 어떻게 기획되고 격발되는가? ‘전쟁‘이야말로 지금 꼭 읽어야 하는 주제.
kkangtong 2021-02-28 공감 (0) 댓글 (0)

마이리뷰


[리뷰] 어둠의 세계 : 정치권력과 군수자본이 만들어 낸 세계에서...

무기거래에 관여하는 기업과 개인은 '국가에 대한 전략적 기여'와 전혀 관계없는 범죄를 저질러도 좀처럼 법의 심판을 받지 않는다. 정치적 개입은 많은 경우 국가안보라는 명목으로 정당화되는데, 이로써 무기거래는 자기만의 어둠의 세계에서 이뤄진다. _ 앤드루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p726

앤드루 파인스타인 (Andrew Feinstein, 1964 ~ )의 <어둠의 세계 The Shadow World>는 '안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군수산업과 무기교역의 어두운 면을 고발한 책이다. <어둠의 세계>에서 그려지는 무기산업은 말 그대로 '복마전 伏魔殿'이다. '자유'와 '평화'라는 인류 공통의 가치를 지킨다는 명복으로 큰 금액의 돈들이 '군사보안'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감사를 받지 않고 오가는 교역구조, 전쟁이 자주 일어나지 않기에 일정 기간마다 재고청산(inventory liquidation)이 필요하지만, 일회성 소모품이기에 재활용이 어렵고 검증받기도 어려운 상품의 특성 등은 군수산업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었으며, 이러한 점은 권력을 가진 자들과 자본가들의 결탁이 다른 어느 산업보다 쉽게 그리고 강하게 이루어지게 만들었다.

BAE의 대부 바실 자하로프 Basil Zaharoff는 그리스의 원수라고 할 수 있는 터키 해군에 잠수함을 파는 것이 애국적이지 못하며 다소 부도덕한 일이라고 생각했으나, 그에게는 이러한 고민을 이겨내는 힘이 있었다. 언론에 군사적 프로파간다를 퍼뜨리고 뇌물로 주요 인사를 매수하는 자하로프의 대표적 수법은 무기거래에 몸담은 초창기에 시작된 것이다(p51)... 자하로프는 경쟁사들보다 두 배나 비싼 가격에 무기를 판매했고, 구매를 결정하는 정치인들에게는 뇌물을 세 배 더 주었다. 그는 무기를 더 많이 팔기 위해 언제나 기꺼이 분쟁을 조장했다. _ 앤드루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p52

무기는 전쟁에서만 사용되지 않는다. 핵(核)무기를 보유했다는 사실 하나가 이미 하나의 강력한 외교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기는 외교협상에서 유리한 자리를 보장해주는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때문에, 국가는 자국의 안보를 위해 최첨단 무기를 확보해야 할 필요에 쫓기게 되며, 무기상들은 이 점을 놓치지 않는다. 야구에서 좌완 파이어볼러(Left-handed fireballer)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고 하지만, 무기상들은 그야말로 다 팔아치운다. 자신의 조국까지도. 철저하게 이윤에 따라 움직이는 이들의 행태는 자본의 전형이다. 비용을 최소화를 위해 여러 수단을 사용하려는 이들이 뇌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점이 더 이상할 것이다. 때문에, 무기 거래는 항상 정치적 스캔들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않은 현실이 상세하게 본문에서 그려진다.

무기산업은 정부로부터 독특한 대우를 받는다. 많은 기업이 국영기업으로 시작했으며, 일부는 아직도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 민영화된 기업들도 여러 면에서 공공 부문에 속한 기업처럼 대우받는다. 이들이 국방부에 물리적 접근권을 갖고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도 매우 흔하다. 정부 관료들이나 장관들은 마치 민간 방산업체가 국영기업인 것처럼 이들의 열정적인 세일즈맨이 된다. 이는 방산업체들이 국가안보와 대외정책에 기여하는 동시에 국가경제에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무기업체들과 딜러들은 첩보 수집과 비밀작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국 정부, 무기업체, 첩보기관, 로비업체 사이에서 지속적인 인사이동이 이뤄지면서 이러한 특별대우는 더욱 강화된다. 무기 구매국과 판매국에서 정당들에 제공되는 기부금과 자원도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_ 앤드루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p725

사람들은 사례금, 의심스러운 자금, 강탈금, 윤활유, 혹은 뇌물이라는 표현을 쓴다. 나는 이러한 자금이 '커미션'이라 생각하며, 제품 판매를 위한 필수 요소라 생각한다.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다.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방산업계에서 뇌물수수가 일반적 관행으로 여겨진 것은 맞지만, 그겋다고 그것이 도덕적이거나 올바른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_ 앤드루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p403

최첨단 무기를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최신예 전투기를 도입하기 위해 석유판매대금을 달러로 받고, 저렴하게 석유를 판매하는 중동국가 사우디, 떨어지고 있는 대통령 지지율 방어를 위해 터무니 없는 방어 시스템을 구상하고, 실험결과까지 조작하는 록히드 마틴 등. <어둠의 세계>에서는 군수산업과 자본들이 만들어낸 구조가 오늘날 세계체제의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독자에게 보여준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1979년 카터 대통령의 재선 도전이 시작되었다. 카터를 돕기 위해 사우디는 다른 산유국보다 4~5달러 낮은 가격에 석유를 판매했고, 그로 인해 매일 3,000만~4,000만 달러의 손해를 보았다. 감사의 표시로 카터는 1979년 12월 초 반드리를 백악관에 초대해 중동 정치 및 미국과 사우디 간의 관계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_ 앤드루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p108

레이건이 큰 관심을 쏟은 사업은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이었다. 1983년 3월 레이건의 지지율은 폭락했고 국민의 57%가 레이건으로 인해 미국이 핵전쟁에 개입하게 될까 우려된다고 답했다. 그러자 레이건은 이른바 '스타워즈 Star Wars 구상'이라 알려진 연설을 통해 핵무기를 '완전히 무력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록히드마틴은 전략방위구상 Strategic Defense Initiative이라고도 알려진 이 계획에 포함된 다양한 기술 중 하나를 담당했으며, 금전적 이익도 얻었다. 록히드마틴은 요격체에 우산살 형태로 펼쳐지는 탄두를 장착한 호밍오버레이실험 Homing overlay Experiment을 실시했다. 세 차례나 실패하며 전략방위구상의 미래를 위협하던 이 실험은 마침내 1984년 6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록히드마틴의 자랑으로 여겨지는 이 실험 결과는 조작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_ 앤드루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p412

이러한 세계체제 안에서 군수산업은 국가로부터 생존을 보장받고, 무기구입을 원하는 국가는 자신들이 원하는 최첨단 무기를 손에 넣게 된다. 그렇지만, 만약 이들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없는 국가는 어떻게 되는가? <어둠의 세계>에서 2002년 우리나라 FX사업(차기전투기사업)은 무기수입국의 처지를 잘 보여준다. 당시 F-15K와 라팔, 유로파이터, 수호이-35 등이 경합한 이 사업의 뒷면에는 '한미군사동맹'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과연, 한미군사동맹은 우리의 안전을 위한 혈맹 미국의 일방의 퍼주기일까.

특정 무기의 장점이 아니라 무기제조업체의 재정적 상황에 따라 계약을 배분하는 것은 군산복합체의 오랜 관행이다. 공장이 현대적인 무기를 즉시 생산할 수 있는 상태로 운영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국방부 및 국방부 주요 방산업체들은 서로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공생하는 관계가 되었다. _ 앤드루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p379




반다르가 말했듯 대처 총리는 사우디의 무기판매 요청을 매우 잘 수용해주었다. 미국은 사우디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꺼렸고, 프랑스는 이란산 석유 수입을 늘리며 자충수를 두었다. 하지만 이러한 요인들 외에 영국에서 무기를 수입한다는 사우디의 결정에 영향을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바로 돈이었다. 역사상 가장 부정한 무기거래로 남을 이 거래로 반다르와 대처 총리의 아들을 비롯해 거래에 연루된 수많은 사람들은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 _ 앤드루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p119




무기판매를 확정 짓기 위해 국방부와 백악관이 직접적인 압박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2002년 미국 정부는 한국에 프랑스 업체 대신 보잉과 4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라고 요구했다. 한국 국방부에서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프랑스 업체의 기종은 모든 항목에서 보잉의 기종보다 우수했고, 가격도 3억 5,000만 달러 저렴했다. 그러나 폴 월포위츠 Paul Wolfowitz 국방부 부장관은 한국 측에 "만약 프랑스 업체를 선택할 경우 미국은 정치적 지지를 철회할 뿐만 아니라 군 차원에서 항공기 피아 식별에 사용되는 암호 체계나 해당 기종이 사용하는 미국제 공대공 미사일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계약은 결국 보잉에 돌아갔다. _ 앤드루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p492




무기수출국과 수입국 그리고 이들을 중개하는 무기상들. 어둠의 세계를 구성하는 3대 축으로 이들 사이에는 무기와 돈이 움직인다. 그들 사이에 오고가는 자금은 조세 회피처(Tax Haven)에서 페이퍼 컴퍼니 형태로 운영되고, 거래되는 무기는 언제나 추가되는 작은 옵션 사양으로 초기 금액보다 매우 큰 규모로 증액된다. 그리고,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인적 네트워크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아닌 '국경없는엘리트집단'을 형성하고 있음을 <어둠의 세계>는 잘 보여준다. 이들의 인맥은 아마 Ivy Castle을 통해 여러 겹으로 통해있겠지. <어둠의 세계>는 세계의 정치권력과 자본들이 어둠 뒤에 거래되는 자금과 무기를 통해 세계질서를 유지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들 모두가 게임의 승자들이다. 그리고, 패자들은 여기에 있지 않다.

자금세탁 시스템의 중심에는 '포세이돈트레이딩 인베스트먼트'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된 무명의 업체, '레드다이아몬드 트레이딩'이 있었다. 카리브해의 제도 버진 아일랜드는 60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2000년 기준으로 전 세계 페이퍼컴퍼니의 41%(약 82만 개)가 등록된 버진아일랜드는 '순결'과는 거리가 멀다. 에이전트와 사우디 왕족에게 지급되는 막대한 불법자금과 비자금을 감추기 위해, BAE가 버진 아일랜드에 여러 회사를 설립한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_ 앤드루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p159

당시 공군은 전투기 339대를 620억 달러에 구매하고자 했다. 당초 750대를 250억 달러에 구매한다는 계획과 비교하면 총액은 두 배가 넘고 도입 대수는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은 애초에 록히드마틴이 실제로는 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갈 줄 알면서도 입찰 서류에 낮은 가격을 적어 냈기 때문이다. 기업체들은 이러한 관행을 통해 일단 계약을 따낸 다음 나중에 가격을 올린다. 여기에 공군의 불필요한 '금칠'이 더해진다. 이미 개발 단계에 들어간 전투기에 대해 까다로운 성능 기준을 추가하는 것이다. _ 앤드루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p486




많은 논란을 일으킨 칼라일그룹 또한 부시 가문과 사우드 가문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다. 1987년 설립 당시 칼라일그룹은 사모펀드 투자분야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는데, 그 그룹은 처음부터 각국 정부의 회전문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것을 설립 목표로 삼았다. 칼라일그룹은 미군, 대기업, 큰 영향력을 가진 정치 세력이 한 회사에 모두 모여 탄생한 군산정복합체의 전형적인 예다. 칼라일그룹은 정부활동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기업들을 투자 대상으로 삼았다. 정부로부터 계약을 수주하기 때문에 법규 개정에 크게 영향을 받거나, 칼라일그룹과 관계된 정치권 거물들을 통해 세계 곳곳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업들이 타깃이 되었다. 정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미리 파악하거나 이를 바꿀 수 있었던 칼라일그룹은 '인맥 자본주의'에 통달한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 회사가 되었다. _ 앤드루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p421




저자는 이러한 부패한 산업과 거래에 희생된 이들을 잊지 않는다. 이들은 게임의 패자이자 희생자다. 이러한 점은 저자가 만든 다큐멘터리 <어둠의 세계 shadow world>에 보다 잘 묘사되는데, 특히 1:07:22~1:08:18 사이 장면은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무차별 살포된 지뢰, 불발탄들에게 위협받는 어린이들의 생명. 국가와 안보, 자유와 평화를 명분으로 벌이는 죽음의 거래가 합리화될 수 없음을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진정한 피해자들은 땀 흠려 번 돈을 무기거래의 낭비, 부패, 남용에 빼앗기는 각국의 납세자들이며, 예멘 사나에서 멕시코 시우다드후아레스까지, 알바니아 게르데츠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까지,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스리랑카 몰라티부까지, 미얀마 양곤에서 팔레스타인 라말라까지, 콩고민주공화국 키부에서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이르기까지 죽음의 상인들과 함께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분쟁, 사회경제적 쇠퇴, 궁핍으로 고통받는 이들이다. _ 앤드루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p724




앤드루 파인스타인의 <어둠의 세계>는 이처럼 막연하게 부패한 죽음의 산업으로 인식한 군수산업의 실체를 직접적으로 고발한다. 부국강병(富國强兵)이라는 쉽게 부정할 수 없는 명분으로 행해지는 합법적인 어둠의 세계. 달의 뒷면처럼 일반의 눈에 쉽게 띄지 않는 어둠의 세계는 생각보다 깊고 넓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공식적 무기산업과 어둠의 무기산업은 이들이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자주, 정기적으로 교류하며 교차한다. 이들의 상호의존은 매우 뿌리 깊으며, 사실상 어둠의 세계를 구성하는 두 날개에 해당한다. 공식적 무기산업이 런던증권거래소라면 비공식적 무기산업은 규모가 작고 규제가 약한 '대체거래소'라고 할 수있다. 또한 그레이마켓과 블랙마켓은 제품의 실질적 수명을 연장하고, 이를 통해 제품의 초기 가치를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공식적 무기산업에서 취급되기에는 품질이 낮은 제품이나 불량품을 거래할 시장을 형성하기도 한다. 결정적으로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이러한 시장에서는 대형 방산업체나 국가가 법적/정치적/외교적 이유로 무기를 판매할 수 없는 개인, 집단, 국가가 고객이 된다. 어둠의 세계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공식적 무기업체의 에이전트, 브로커, 중개인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어둠의 세계는 공식적 무기산업에 비해 작은 규모이지만, 어둠의 세계가 있기 때문에 공식적 무기산업에서 무기 가격이 높게 유지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또한 어둠의 세계가 분쟁을 부추기고, 확대하고, 장기화함에 따라 공식적 무기산업의 새로운 시장이 창출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_ 앤드루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p727




콘트라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CIA와 협력하던 바로 그 시기, 게르하르트 메르틴스 Gerhard Mertins는 중국과의 관계 또한 발전시키고 있었다. 메렉스는 1972년 이미 중국 준국영 무기업체 중국북방공업과 인연을 맺고 서방 국가의 무기 및 정보 네트워크에 접근할 매우 유용한 기회를 제공했다. 당시 중국은 독일의 대형무기제조업체 라인메탈 Reinmetal의 120mm 구경 박격포를 탐내고 있었다. 메르틴스는 강한 화력과 정밀도로 잘 알려진 이 박격포의 설계도를 구해 중국북방공업에 넘겼다. 메르틴스의 윤리 관념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독일 정보기관이 비밀스러운 거래를 위해 길러내고 육성한 무기딜러 메르틴스가 불과 10년 뒤 공산국가인 중국을 지원하기 위해 조국 독일의 군사능력에 기꺼이 해를 입힌 것이다. - P86



석유 개발 이후 사우디에 만연한 부정부패는 주로 세 가지 방식으로 자행되었다. 가장 흔한 방식은 공급자가 에이전트에게 직접 뇌물을 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무기와 석유를 맞교환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간단하면서도 신뢰성 높은 방식인, 모든 거래대금을 부풀려 청구하는 방법이 있다. - P146



연계무역 또는 절충교역은 공급업체가 거래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구매국의 산업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거래하는 방식이다. 여러 사례 연구 및 논문에 따르면 절충교역은 경제적 궤변에 불과하다. 무기수입에 수십억 달러를 쓰는 정치인들에게는 그럴듯한 변명거리가 되지만 공급업체가 약속한 경제적 이득이 그대로 실현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특히 개도국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또한 절충교역은 주요 결정권자들에게 뇌물 및 특혜를 전달하는 교묘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논란의 여지가 많기에 WTO는 무기거래를 제외한 다른 교역에서는 절충교역 항목을 계약업체 선정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 P282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 이후 전 세계 무기딜러들의 사업 방식은 크게 바뀌었다. 시장경제에 기반한 미국식 민주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가운데 탈냉전에 접어든 세계는 ‘역사의 종언‘과 함께 분쟁에 종언을 고하는 대신, 어느 때보다 복잡한 무력분쟁에 시달렸다. 불안정한 상태에서도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하나의 국가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으로 대표되는 양쪽 진영에 대한 소속감 덕이었다... 이러한 세계질서가 무너지면서 민족 간, 국가 내의 집단 간, 비국가 세력 간의 분쟁이 대규모로 발생했다. 한 국가 안에서 생겨난 서로 다른 집단들이 민족적 유토피아, 경제적 이익, 종교적 이상 실현 같은 다양한 명목으로 권력을 추구하거나 엄청난 혼란을 일으켰다. 이러한 세력들은 어둠의 세계에서 활동하는 소규모 무기딜러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줄 새로운 고객이 되었다. - P121



사건들과 예상치 못한 재판 결과를 보면 크고 작은 무기업체들과 무기딜러들, 에이전트들은 엄청난 규모의 부정부패 및 뇌물수수, 반인도 범죄, 심지어는 살인에 연루되고도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안타까운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어둠의 세계에서 활동하며 국제법 체계의 틈새를 이용하고, 영향력 있는 정치인과 정보기관 뒤에 숨는다. 그러면서 독재자들과 무책임한 정권들을 지원해 분쟁과 대규모 인권침해를 심화시킨다. 그 결과 세계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더 위험한 곳이 되고, 타인의 불행을 통해 엄청난 부를 거머쥔 소수의 범죄자들과 그들을 보호해주는 세력에게 더 살기 좋은 곳이 되었다. - P273



미국은 단연 세계 최대의 무기 제조국이자 판매국, 구매국이다. 미국의 무기판매량은 세계 판매량의 약 40%를 차지하며, 2008년에는 61%로 최고치를 기룩했다. 2001년 이후 81% 증가한 미국의 군비 지출은 2011년 기준 전 세계 군비 지출의 43%를 차지한다. 따라서 유럽의 경우와 달리 미국 무기업체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출이 아니라 미 정부의 군비 지출이다. 관련 법규 강화로 무기수출 관련 비리는 줄어들었으나, 국내 시장의 중요성, 그리고 자신의 지역구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2년에 한 번 치러지는 선거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의원들로 인해 미국 내의 군비 지출은 조직적으로 자행되는 합법적 뇌물수수의 온상이 되었다. - P375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직후 몇 년간 보인 조심스러운 태도에서 벗어나 대선후보 시절처럼 개혁의 대변자로 돌아보려면 과장된 안보위협에 기반한 수십억 달러의 예산, 근거 없는 경제적 주장, 고질적인 예산 낭비에 취해 있는 군산정복합체에 맞서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중요한 것은 국방예산 삭감뿐만 아니라 조달, 로비, 무기 성능 면에서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는 일이다. 분명한 것은 무기산업이 의회에 합법화된 뇌물을 퍼뜨림으로써 미국의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저해한다는 사실이다. 통치의 책임성과 투명성 확보를 가로막는 비밀주의가 이러한 문제를 가리고 있다. 오바마가 내세운 ‘정치개혁‘의 성패는 그가 무기산업과 무기거래에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 P536



테러와의 전쟁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미국 헌법 체계의 핵심이 개악되고 폐기되고 무시됐다. 권력은 행정부로 더욱 집중되었고, 군은 전반적으로 민영화됐음에도 낭비가 심해지고 효율성은 떨어졌다. 감독체계는 의도적으로 약화되거나 주변화됐다. 비밀 구금시설, 특별송환, ‘고문‘의 재정의 등은 국제법 체계를 무력화했고, 이로써 미국의 적들은 국제적으로 감시받지 않으며 대규모 인권침해가 일어나는 법적 사각지대로 내몰리게 됐다. 애국법을 통해 정부가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을 들춰볼 막대한 권한을 얻으면서 미국 내의 개인적 자유 역시 위협을 받았다.... 신보수주의 세력은 어떤 의미에서 옳았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세계와 중동을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된 세계는 더욱 불안하고 위험하며 빈곤해졌다. - P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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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2-07-07 공감(36)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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