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적대적 두국가론’은 국면적 거래적 방안”
“경제위기와 주민의식변화에 대응한 정권 유지 차원”
“영구분단론은 위험, 통일방향 정책 일관성 유지해야”
기자명작성 오경진 인턴, 편집 이지희 전략기획팀장업데이트 202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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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통일과나눔 컨퍼런스> ‘변화하는 통일환경, 그래도 통일은 온다’
③ 북한의 변화와 통일 /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前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원장)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지난 9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변화하는 통일환경, 그래도 통일은 온다’ 컨퍼런스에서 토론자들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민정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 권은민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前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원장),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 노희태 통일과나눔 인턴“김정은은 대남정책 혹은 통일 정책의 변화를 어떤 원칙적인 변화라기보다는 국면적 거래 차원에서 택했다고 보고 있다. 즉 한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편익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편익이라는 것은 핵 협상에서 편익이라든지 경제적인 외교적 편익일 것이다. 한국에서 북한 핵 개발에 따른 한-미 동맹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었고, 특히 윤석열 정부는 이런 면에서 한미 공조를 더 강화하면서 확장 억지를 강조하니까 ‘이제 한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편익은 없다’, 그리고 지정학의 중요성이 커졌고 또 변화됐기 때문에 한국에서 외교적인 기대적 편익도 거의 없다고 이렇게 판단하는 것 같다. 반면에 이제 통일을 앞세우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은 증가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즉 결과적으로 북한은 통일이라는 남북을 연결하는 고리, 선을 남겨둘 이유도 없고 또 여유도 없다고 볼 수 있겠다.
대외 요인 면에서는 예전의 남한 역할을 이제는 중국과 러시아가 할 수 있다고 하는 기대를 하는 것 같다. 경제적 지원도 중국 러시아가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직간접적으로 대북제재를 약화시키는 것도 이제 한국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가 더 힘 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최근에 대북 제재 (전문가)패널이 연장되지 못한 것에 러시아의 비토(veto•거부권), 또 중국의 기권이 있지 않았나? 이처럼 이제 한국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임이사국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굳이 한국이 필요하지 않다는, 일종의 한국의 더 강한 대체재가 생겼다고 하는 것이 북한의 판단 같다. 그뿐만 아니라 김정은은 세계 질서가 다극화되었다고 보고 있고 이는 북한의 기회 요인이라고 평가하는 것 같다. 미국의 힘이 약화되었는데,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는 힘있는 나라라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 미국이 북한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그런 파워는 없기 때문에, 이제 그런 파워의 일부를 일본에 기대하는 것 같다. 물론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대내 요인이라고 볼 수 있겠다. 우리가 그동안의 북한의 정책의 사건의 시퀀스 혹은 정책의 과정을 보면, 북한이 핵 개발을 시작했고, 그 다음에 대북 제재와 코로나가 있었고, 그 다음에 경제 위기가 있고, 주민 불만이 증가했을 것이고, 이에 대해서 김정은은 사상 통제를 통해서 주민 불만을 잠재우려고 애를 쓰고 있고, 이 사상 통제를 위해서는 시장을 억압해야 된다. 왜냐하면 시장이라는 공간이라는 것이 북한 주민의 일터이자 일종의 정보 유통처고 어떤 면에서는 (남한)친화적인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까 시장 억압과 남한 문화 제거가 동시에 들어오게 됐고 이제 남한 문화 제거의 완결판으로써 대남통일 정책을 바꿨다고 보고 있다. 즉 김정은은 핵 개발이 정권 유지에 미치는 부정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 대남 통일 정책을 바꿨다고 판단한다......
이런 면에서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영구적 원칙적인 전환보다는 국면적 거래적 방향이라고 본다. 그 비용을 치를 만한, 즉 전통적인 방안을 계속 유지할 만큼의 여유가 없는 거다. 경제 위기와 북한 주민의 의식 변화가 갖고 오는 정권 유지에 대한 부담이 있지 않겠나. 그리고 대남·통일정책을 계속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적은데 기회비용이 증가했으니까 바꿈으로써 자신의 권력 유지를 더 강화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 前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원장>
“김정은이 스스로 만든 세가지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지금 평양에서 불고 있다. 첫 번째는 김주애의 등장이고, 두 번째는 김정은의 치명적인 실수인 민족과 통일 지우기다. 세 번째는 태양(김일성) 지우기다. 북한도 안되는 것이 있다. 그런데 이제 김일성을, 민족과 통일을 건드리고 후계 구도의 불안정성을 스스로 보이는 거다. 이건 설명이 안 된다. 이런 경천동지할 변화가 있는데 아무런 설명이 없다. 1월 15일 민족통일 개념을 폐기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이후에 아무런 선전·선동 ·학습제강·주민 교양 사업 한 번도 없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노동신문에 단 한 건도 관련된 보도가 없었다. 김정은이 스스로 자기가 백두혈통이니까 집권한 건데 김일성이 거기(백두산)서 항일 운동했다. 백두산이라는 게 민족이고 통일이다. 그런데 거기서 민족과 통일을 지우면 뭐만 남나. 자기 다리를 잘라버리는 거다. 북한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거대한 이데올로기적 혼돈을 겪고 있고, 제가 보기엔 그게 바로 김정은의 정치적 판단 착오다.
이제 북한의 거대한 변화를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여기(슬로건) ‘통일은 온다’, 그런데 통일은 만드는 거지 절대 오지 않는다. 행동해야 된다. 김정은 정권이 통일을 거부했지, 북한 주민이 거부한 건 아니다. 김정은 정권이 아까 김병연 선생님(이 말씀하신) 다시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오면 좋겠지만 제가 보기에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정은 정권을 설득하되 아니면 북한 주민과 직접 대화해야 된다. 저는 오랜 시간 동안 북한으로 하루 2시간 단파 라디오 방송을 탈북한 친구들과 해왔고, 북한 민주화 운동 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알리지 않았을 뿐이지 행동하면 바뀐다.
그래서 저는 행동해야 된다(고 본다). 많은 돈들이 통일을 위해서 쓰여 지고 있지만 대남용이다. 정말 북한의 변화를 견인하는 데 얼마나 많은 돈이 쓰이고…. 수백, 수천 억의 돈을 모아서 탈북하는 사람들이 브로커 비용을 대고 북한의 변화를 꾀하는 민간 기금을 좀 만드는 게 제 꿈이다.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변화는 오지 않는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성공적인 길을 걸어왔고, 국제정세도 나쁘지 않다. 미국도 흔들리고 있고 중국, 러시아, 일본도 흔들리고 있고. ‘통일은 국제 협력을 해야 된다’, 말은 좋다. 국제사회가 우리 통일에 관심 있나? 우리 분단 만든 사람들이 국제사회인데. 통일은 우리가 하는 거다. 코리아 이니셔티브(Korea Initiative). 그래서 지금 거대한 변화, 북한발 퍼펙트 스톰의 시기가 오고 있는데 통일을 만드는 건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마치겠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현재 남북기본합의서를 비롯한 현행법상에서는 남북관계를 민족 간 특수관계로 규정을 하고 있고 또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남한과 북한 모두 유엔 가입국으로 다른 세계의 여러 국가들과 수교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 안에서는 남북한을 개별 국가로 인식을 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응해서 권은민 박사님께서도 저술하셨다시피 현재 남북관계 안에서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과거 분단 직후의 어떤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점이라는 점에서 향후에는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는 등 어떤 북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견해가 많이 대두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암묵적으로 북한을 개별 국가로 인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북한에 대한 국가성을 명시적으로 선언을 했었을 때, 사실상 통일이 더 요원해지는 것은 아닌가 이런 우려와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그래서 이러한 측면에서 종합해봤을 때 북한을 개별 국가로 인정하고 평화와 공존, 더 나아가서 통일 국가를 실현하는 데 있어서 이러한 새로운 시각에 대한 과제가 우리에게 필요한지 이러한 점에 대한 교수님의 견해가 궁금하다.
두 번째로는 우리 정부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과 관련된 논의이다. 오늘 교수님 발표를 통해서도 이제 관찰을 할 수 있었지만 북한은 경제 성장과 체제 유지 이 두 개의 정책 목표 가운데에서 체제 유지, 다시 말해서 권력 안정을 좀 더 우선순위를 더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이 된다. 그런데 북한이 경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개혁개방이 사실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굉장히 중요한데, 이 개혁개방이 한편으로는 김정은 정권의 체제 유지의 위협 요인으로 양날의 검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관찰된 것처럼 북한은 경제 성장과 체제 유지의 이 균형을 유지하는 선 안에서 적정 수준의 부분적인 개혁개방을 모색하다가 다시 내부 결속을 다지고 사상을 강화하고 그리고 반시장주의적인 정책을 내세우는 이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 글로벌 정세가 이제 변화되는 가운데 어쩌면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협만으로도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적정 수준의 경제를 유지하는 게 가능하다는 생존 전략을 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북한의 개혁 개방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더 어려워진 것이 아닌가(한다). 결국은 우리 정부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화해와 협력 그리고 남북 연합 그리고 더 나아가서 통일 국가를 실현하기까지 점진적으로 한 단계 한 단계 진전을 이루어야 되는데 이런 답보 상태에 있는 북한, 그리고 어쩌면 그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북한과 이러한 것을 모색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회의적인 시각에 대한 교수님의 의견도 궁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금 현 상황에서 해야 할, 또 할 수 있는 역할들은 어떤 것이 있을지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김민정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였다” “동족이라는 수사적 표현 때문에 미국의 식민지 졸개에 불과한 괴이한 족속들과 통일문제를 거론한다는 것이 우리의 국격과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연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고 남한과의 통일논의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것의 배경과 의미는 무엇일까? 김정은과 북한의 이 같은 정책전환이 통일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사장 이영선 연세대 명예교수)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2024 통일과나눔 컨퍼런스 ‘변화하는 통일환경, 그래도 통일은 온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서울대 김병연 석좌교수가‘북한의 변화와 통일’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분석과 전망 및 대안을 내놓았다. 권은민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북한학 박사, 통일부 남북교류협력추진위원회 위원) 사회로 진행된 세 번째 세션에서는 김민정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과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해 발표를 했다.
다음은 주제발표 및 토론요지다.
제 3세션: 북한의 변화와 통일
<사회> 권은민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앞선 세션에서 정치, 사회, 문화를 다루었고, 이번엔 경제 분야를 다루는 세션이 되겠다. 발표를 맡아 주신 김병연 석좌교수님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으신 분이다. 토론을 맡아 주신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님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에서 사회학 박사를 받으신 분이고, 또 토론을 맡아 주신 김민정 한국은행 북한연구실 부연구위원님은 서울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으신 분이다. 먼저 김병연 교수님의 발표를 환영해 주시기 바란다"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前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원장)가 지난 9일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개최한 ‘변화하는 통일환경, 그래도 통일은 온다’ 컨퍼런스 제3세션 ‘북한의 변화와 통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노희태 통일과나눔 인턴<주제발표>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 前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원장 “북한의 변화와 통일”
“앞선 세션에서는 지정학 두 번째 한국의 변화를 보고 마지막 시간은 이제 북한의 변화를 보는 자리가 되겠다. 앞서 말씀 들으신 것처럼 이제 북한은 최근에 들어 전통적인 방안에서 크게 이탈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하나의 조선을 기치로 해서 느슨한 혹은 낮은 단계의 연방제가 전통적인 통일 방안이었다. 그런데 이게 갑자기 적대적 두 국가론으로 바뀐 것이다. 이것 뿐만 아니라 헌법 등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조치로 여러 가지 대남 관련 기구를 해체하고 여러 가지 정책들을 바꾸고 있다. 그래서 '과연 왜 이런가', '이것이 함의하는 바가 뭔가', 이런 질문들을 우리가 갖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변화라는 것은 그동안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대남 통일 정책의 연장선상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북한은 하노이회담 이후 '금강산 관광 사업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다음으로 대한민국이라는 칭호로 부르기로 했고,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 세 가지 이유를 제기하려고 한다. 대내 요인, 대남 요인, 대외 요인이 김정은의 대남·통일정책을 변화시켰다고 볼 수 있겠다.
“北, 한국이 줄 수 있는 편익 없어졌고 통일 앞세우는 기회비용 증가했다 생각”
먼저 대남 요인을 보면 김정은은 대남정책 혹은 통일 정책의 변화를 어떤 원칙적인 변화라기보다는 국면적 거래 차원에서 택했다고 보고 있다. 즉 한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편익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편익이라는 것은 핵 협상에서 편익이라든지 경제적인 외교적 편익일 것이다. 한국에서 북한 핵 개발에 따른 한-미 동맹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었고, 특히 윤석열 정부는 이런 면에서 한미 공조를 더 강화하면서 확장 억지를 강조하니까 ‘이제 한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편익은 없다’, 그리고 지정학의 중요성이 커졌고 또 변화됐기 때문에 한국에서 외교적인 기대적 편익도 거의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반면 통일을 앞세우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은 증가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통일이라는 남북을 연결하는 고리, 선을 남겨둘 이유도 없고 또 여유도 없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럼 최근에 왜 북한과 일본 사이에 협상 움직임이 있느냐, 하는 것은 이런 각도에서 볼 수 있겠다. 예전에 한국과 미국, 일본이라고 하면 가장 약한 고리로 한국을 생각했는데 혹시 일본일지 모르겠다고 하는 기대감도 있을 수 있고, 아니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본이 갖고 있는 대미 영향력이 있다. 한국보다 클 것이다. 트럼프가 등장하게 되면 일본이 미국을 좀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를 북한이 하는 것 같다. 따라서 이것은 남겨놓고 일단 외교 전략을 짜보자고 생각한 것 같다.
대외 요인 면에서는 예전의 남한 역할을 이제는 중국과 러시아가 할 수 있다고 하는 기대를 하는 것 같다. 경제적 지원도 중국 러시아가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직간접적으로 대북제재를 약화시키는 것도 이제 한국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가 더 힘 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최근에 대북 제재 (전문가)패널이 연장되지 못한 것에 러시아의 비토(veto•거부권), 또 중국의 기권이 있지 않았나? 이처럼 이제 한국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임이사국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굳이 한국이 필요하지 않다는, 일종의 한국의 더 강한 대체재가 생겼다고 하는 것이 북한의 판단 같다. 그뿐 아니라 김정은은 세계 질서가 다극화되었다고 보고 있고 이는 북한의 기회 요인이라고 평가하는 것 같다. 미국의 힘이 약화되었는데,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는 힘있는 나라라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 미국이 북한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그런 파워는 없기 때문에, 그런 파워의 일부를 일본에 기대하는 것 같다. 물론 어렵다고 본다.
“시장 억압과 남한문화 제거의 완결판으로 대남통일정책 바꿨을 것”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대내 요인이라고 볼 수 있겠다. 우리가 그동안의 북한의 정책의 사건의 시퀀스 혹은 정책의 과정을 보면, 북한이 핵 개발을 시작했고, 그 다음에 대북 제재와 코로나가 있었고, 그 다음에 경제 위기가 있고, 주민 불만이 증가했을 것이고, 이에 대해 김정은은 사상 통제를 통해 주민 불만을 잠재우려고 애를 쓰고 있고, 이 사상 통제를 위해서는 시장을 억압해야 된다. 왜냐하면 시장이라는 공간이라는 것이 북한 주민의 일터이자 일종의 정보 유통처고 어떤 면에서는 (남한)친화적인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까 시장 억압과 남한 문화 제거가 동시에 들어오게 됐고 이제 남한 문화 제거의 완결판으로써 대남통일 정책을 바꿨다고 보고 있다. 즉 김정은은 핵 개발이 정권 유지에 미치는 부정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 대남 통일 정책을 바꿨다고 판단한다.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지난 9일 개최한 '2024 통일과나눔 컨퍼런스 - 변화하는 통일환경, 그래도 통일은 온다’ 에 참석한 청중들이 서울대 김병연 석좌교수의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 노희태 통일과나눔 인턴그러면 경제 위기가 얼마나 있는가. 대북 제재가 매우 큰 영향을 발휘한 것은 북한이 대북제재를 받기 전에 북한의 경제구조가 매우 바뀌었기 때문이다. 제재 직전의 북한의 무역 의존도는 전 세계 평균만큼이나 무역을 통해서 먹고 사느라 바뀌었다. 그뿐 아니라 시장이 생기면서 사회주의의 전무후무한 시장화를 겪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제재가 무역을 통해 들어가게 되고 이 무역이 충격받게 되면 시장까지 파급되는 그런 구조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해마다 새롭게 북한에서 남한으로 들어오는 분들, 즉 북한을 떠난 지 1년 안 된 분들을 한 100분쯤 모시고 조사를 하고 있다. 이런 분들을 모아 대북 제재 전후 주민 소득을 비교해 보면, 제재 전인 2014년, 2015년, 2016년에는 한 달 4인 가족이 49~50달러의 가계소득으로 생활했다. 제재 후인 2017년, 2018년, 2019년 3년 동안은 37달러로 25% 줄었다. 그뿐 아니라 야간 조도를 활용한 위성 사진을 통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북한의 GDP(국내총생산)는 2017년, 2018년, 2019년을 거쳐 12% 줄었다. 코로나가 낀 2020년, 2021년, 2022년을 합치게 되면 북한의 경제 규모는 한 25% 줄었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다.
이런 경제 위기는 당연히 북한 주민의 김정은 지지도를 떨어뜨린다. 탈북민들에게 북한에 있을 때 그 주변 이웃이 얼마나 김정은 지지하는 걸로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제일 높을 때가 2018년 정상회담 때다. 하지만 그 이후로 추락을 하는데, 지금은 아마도 탈북민이 없기 때문에 수치는 없지만 제 생각에는 50% 밑으로 떨어지는 걸로 보인다. 자기 아버지의 지지도보다 낮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보여 진다.
“2017년 이후 북한경제 규모 25% 줄어, 김정은과 핵개발 지지도도 떨어져”
그에 따라 핵 개발에 찬성하는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2020년은 핵 개발에 대한 찬성이 크게 떨어지고 ‘반반’, ‘그럭저럭이다’ 하는 것이 올라가고 있다. 그 다음 북한 주민 대부분이 ‘왜 우리 경제가 나쁜가’ 하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대북 제재가 실행되기 전에 북한 주민 20만명이 해마다 단둥을 방문했고 또 북한 주민 10만명 정도가 외국에서 일을 했다. 이런 분들은 자유롭게 다른 나라 상황을 보셨기 때문에 이 북한의 문제를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더 이상 북한 주민들이 경제가 나쁜 것이 제재 혹은 자연재해보다는 ‘개혁개방을 안 하기 때문’, ‘김정은 때문’이다(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개혁개방을 해야 된다’, ‘외국과 더 경협을 하자’ 이런 식으로 바뀌고 있다.
탈북민들이 자본주의를 더 많이 지지하고 있다는 것도, 아마 시장하고 관계해서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시장화 전 북한 주민의 인간형은 주체사상의 인간이다. 지금은 아마도 경제하는 인간이다. 제일 중요한 것이 잘 사는 거, 내가 먹고 사는 것이고 이걸 위해 필요하면 김정은에게는 정치적으로는 충성하겠지만 경제적으로는 내가 알아서 하겠다, 우리에게 간섭하지 말라 하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인간형이 아닐까 생각한다. 탈북민 그룹들이 북한에 있을 때 시장활동을 안 한 사람들과 한 사람들, 딱 두 그룹으로 대비된다. 북한에 있을 때 시장활동하면 안 한 사람보다 자본주의를 40% 더 지지한다. 이런 식으로 북한 사회가 어떤 사회 규범, 가치관의 급변을 겪고 있다.
이런 면에서 김정은이 보기에 시장이 들어가게 되니까 의식 구조가 변하게 되고 이것은 매우 큰 변화이기 때문에 위험하겠다고 우려한 걸로 보인다. 그뿐 아니라 시장과 사상을 통제하는 이유가 뭐냐 하면, 비공식 시장 활동을 하게 되면 결국 북한의 공식 매스미디어, 언론을 덜 신뢰한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의 위기감이 증가했다고 보여진다. 북한 MZ세대한테 탈북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을 때 제일 많은 답변은 ‘자유를 원하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은 자유를 추구하는데 그 자유가 북한에 없다는 응답이 많다. 남한 문화를 더 많이 경험하게 되고 남한의 자유가 부러워서 탈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것이 반드시 북한 MZ세대가 남한(에) 친근하다, 이건 아니다. 예를 들어 김정은 지지도라든지 연령별 북한의 공식 사상에 대한 지지도, 주변 국가에 대한 친밀감을 보면 오히려 젊은 사람일수록 김정은을 더 지지하고 주체사상을 더 지지한다. 아마도 이 젊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통 특징 중 하나가 그 나라에 대한 일종의 충성심도 있는 거다. 우리 젊은 사람들은, 예전에 (우리가) 북한과 관계가 안 좋았을 때에 예비군복을 꺼내 놓고 필요하면 다시 입대하겠다고 한 것 같은 게 있는 거다. 따라서 우리가 MZ세대를 '딱 이것이다' 이렇게 정의할 수 없고 아주 복잡한데, 그래도 한마디로 말씀을 드리면 아마 북한의 MZ세대는 현실적 개인주의자다 볼 수 있겠다.
“北, 젊은이들이 시장활동하면 북한이 근본부터 변할 것으로 보고
시장억압 사상통제 남한문화 제거하기 위해 대남정책 전환하는 것”
북한의 개인주의가 커지고 있는데 개인주의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변인 첫 번째는 연령이다. 젊은 사람들이 더 개인주의를 좋아한다. 두 번째는 북한에서 시장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세 번째가 남한 문화와의 접촉이다. 즉 김정은 입장에서 볼 때는 남한 문화에 접촉을 하게 되고, 젊은 사람이고, 시장활동을 하게 되면 북한이 근본부터 변하겠다고 걱정하는 거다. 이것이 최근에 있는 북한의 시장 억압, 사상 통제, 남한 문화 제거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2018년까지는 시장 활동을 묵인하는 정책을 폈는데 이를 반영해서 북한은 그 이후부터 시장 활동을 억압하고 국가 무역을 강조하면서, 김정은 들어서서 그동안 허용했던 자본주의적인 경제 성장 동력을 다 불인정하고 예전의 사회주의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하고 있다. 시장과 무역이 남한 문화의 통로, 남한 친밀감의 증가 요인이 되고 또 개인주의의 중요한 변인이 되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거다. 따라서 이 사상 탄압을 통해서 남한 문화를 제거하려고 했다. 이것이 바로 대남 통일 정책의 전환 이유 같다. 김정은 머릿속에는 시장은 자본주의고 남한 문화의 서식처라고 생각하는 거다.
김정은의 통일 부정은 북한 주민의 마음에서 남한을 지우려는 시도로 보인다. 전통적인 통일 방안을 유지함으로써 남한으로부터 얻는 이익은 지금 없어졌고, 기회비용은 크게 증가했는데 이걸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나라, 즉 중국과 러시아가 있기 때문에 이제 대남·통일 정책을 바꾸어도 되겠다고 판단한 걸로 보인다. 이런 면에서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영구적 원칙적인 전환보다는 국면적 거래적 방향이라고 본다. 경제 위기와 북한 주민의 의식 변화가 갖고 오는 정권 유지에 대한 부담이 있지 않겠나. 그리고 대남·통일정책을 계속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적은데 기회비용이 증가했으니까 바꿈으로써 자신의 권력 유지를 더 강화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적대적 두 국가론에 맞선 영구분단론은 위험하고 김정은 의도에 부합하는 것”
그런데 역설이 있다. 2019년부터 김정은은 자력갱생을 강조했는데 ‘남한 지우기’는 자력갱생의 완결적인 결정판이다. 하지만 자립 자력갱생 의도와 달리 오히려 중국 러시아에 더 의존하게 되었다. 역설인 거다. 그래서 ‘과연 지정학의 바람이 바뀔 때에 김정은이 어디로 갈 것인가’, 또 ‘경제난이 계속될 때에 그의 선택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은 남아 있겠다.
한국의 통일정책은 어떻게 될 것이냐. 한국의 통일 방향과 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즉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맞서 북한이 딴 나라라고, ‘우리도 그렇게 살자’ 하는 영구분단론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김정은의 의도와 부합되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개선·발전·수정해서 국민 공감대를 얻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북한이 남북 대화와 협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돌아올 다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다. 영구분단론 혹은 현상유지(의) 통일방안은 적절치 않고 이런 기회를 놓치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사회> 권은민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저는 법률가로서 법을 통해서 북한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오늘 발제문에 반동사상 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라는 세 가지 법들이 왜 이 시기에 제정이 됐는지 이런 게 궁금하다. 경제적 분석을 통해서 그 이유를 짐작해 보는 것이 굉장히 저한테는 유익한데 그런 설명을 김병연 교수님이 굉장히 잘해주시는 것 같다. 김병연 교수님이 말씀해 주신 ‘두 국가론을 어떻게 봐야 되는가’ 하는 문제가 지난 연말에 나왔는데, 사실은 이미 2~3년 전에 남한과의 접촉을 거부하고 그것을 처벌하는 법들이 이미 만들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보면 상당히 일관된 어떤 흐름이 있다고 보여진다. 그런 것들이 경제적 변화하고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들을 지적을 해주셔서 상당히 객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토론>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난 9일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개최한 ‘변화하는 통일환경, 그래도 통일은 온다’ 컨퍼런스 제3세션 ‘북한의 변화와 통일’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노희태 통일과나눔 인턴“북한에 부는 거대한 변화의 바람, 김주애-민족 통일 지우기- 태양지우기”
“김정은이 스스로 만든 세 가지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지금 평양에 불고 있다. 첫 번째는 김주애다. 2013년생 김주애가 처음 등장한 게 2022년 11월이다. 10살 때 등장했다. 30여 차례 등장을 했으니까 단순히 ‘미래 세대’ 절대 아니다.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이 뇌경색으로 쓰러진 다음 바로 등장했다. 평양에 있는 휴민트나 조금 생각하는 사람들은 건강에 이상이 있구나(라고 생각한다). 김주애 과속 우상화 사고난 게 3월 15일이다. 조선중앙텔레비전에서 ”향도의 위대한 분들“이라는 표현을 오전에 썼다가 오후에 지워버렸다.
두 번째 김정은의 정말 치명적인 실수는 민족과 통일 개념 지우기이다. 북한에서도 안 되는 게 있다. 민족과 통일은 김일성 사상의 핵심이고, 과거에 남북관계 좋을 때 북한 친구들 만나보면 눈에 힘이 있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이거였다. 지금 돈도 없고 가오도 없다. 단둥에 있는 사람들 친구들, 설명을 못 한다. ‘니네 통일 안 한 대매’, ‘아니, 그게 아니고’. 설명도 들은 적 없고 이유도 말한 적이 없다. 그런데 애국가도 지우고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뿐만이 아니고 그 앞에 '조국통일명제비'라는 김일성의 말이 있다. ‘통일을 하자면 그가 남에 살건 북에 살건 해외에 살건 관계없이 모두 통일에 나서야 하며 사상과 이념 종교의 차이에 관계없이 민족 대상의 원칙에…. 김일성’. 그 거대한 비석을 없앴다. 전국에 있는 비석을 없애고 있다. 수십 년간 북한을 묶어왔던 이데올로기적인 시멘트를 없애는데 설명이 없다.
세 번째는 태양 지우기다. 태양절, 1997년에 김정일이 만들었다. 이번에 4·15로 바꿨다. 다시 돌릴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 지우는 건 확실하다. 문제는 (김정은) 본인이 ‘주체 조선의 태양’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4월 17일, 조총련을 비롯해서 ‘주체 조선의 태양 김정은 장군께 드리는’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제가 그 전에 이미 2023년 조선중앙텔레비전에서 여러 가지 화면을 캡처해 놨다. ‘주체 조선의 태양 김정은 장군 만세’라는 표어가 배경 화면으로, 표로, 여러 장면에서 여러 차례 등장한다. 할아버지 태양을 지우고 자기가 그 자리에 올라가고 싶은 거다. 이제 김일성을, 민족과 통일을 건드리고 후계 구도의 불안정성을 스스로 보이는 거다. 이런 경천동지할 변화가 있는데 아무런 설명이 없다.
김정은이 스스로 자기가 백두혈통이니까 집권한 건데 김일성이 거기(백두산)서 항일 운동했다. 백두산이라는 게 민족이고 통일이다. 그런데 거기서 민족과 통일을 지우면 뭐만 남나. 자기 다리를 잘라버리는 거다. 북한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거대한 이데올로기적 혼돈을 겪고 있고, 제가 보기엔 그게 바로 김정은의 정치적 판단 착오다.
“북한의 거대한 변화에 대한 준비해야, 통일은 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
이제 북한의 거대한 변화를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통일은 만드는 거지 절대 오지 않는다. 행동해야 된다. 김정은 정권이 통일을 거부했지, 북한 주민이 거부한 건 아니다. 김정은 정권이 아까 김병연 선생님(이 말씀하신) 다시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오면 좋겠지만 제가 보기에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정은 정권을 설득하되 아니면 북한 주민과 직접 대화해야 된다. 저는 오랜 시간 동안 북한으로 하루 2시간 단파 라디오 방송을 탈북한 친구들과 해왔고, 북한 민주화 운동 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알리지 않았을 뿐이지 행동하면 바뀐다. 왜 북한이 갑자기 저렇게 서둘러서 민족 통일 개념을 지웠을까? 그건 거대한 변화의 흐름이 아주 미세한 부분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통일은 아픈 병을 고치는 거다. 지금 우리는 거대하게 아프다. 내버려 두면 죽는다. 그러니까 북한을 공식적으로는 다시 통일의 길로 설득하고 견인해내야 되지만, 아니면 북한 주민과 직접 대화해야 되는 거다. 북한주민들은 김일성, 김정은, 김정일 정권하고는 다르다. 우리의 협력 대상이고 그 사람들은 충분히 통일과 민족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행동하지 않으면 변화는 오지 않는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성공적인 길을 걸어왔고, 국제정세도 나쁘지 않다. 미국도 흔들리고 있고 중국, 러시아, 일본도 흔들리고 있고. ‘통일은 국제 협력을 해야 된다’, 말은 좋다. 국제사회가 우리 통일에 관심 있나? 우리 분단 만든 사람들이 국제사회인데. 통일은 우리가 하는 거다. 코리아 이니셔티브(Korea Initiative). 그래서 지금 거대한 변화, 북한발 퍼펙트 스톰의 시기가 오고 있는데 통일을 만드는 건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다.”
<사회> 권은민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경제학 박사의 발표에, 사회학 박사님이 다른 각도에서 토론을 해주시니까 논의가 좀 더 풍성해지는 것 같다. '통일은 만드는 것이다'라는 말, 우리 남북한의 경제 격차가 60배라고 한다. 북한이 남한 경제의 5%도 안 되는 그런 규모로 이미 벌어져 있고, 아마 갈수록 더 벌어질 텐데 ‘단순히 통일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을 넘어서서 만드는 노력을 하자’는 말은 상당히 중요하고 시사점이 있는 것 같다.”
<토론> 김민정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
김민정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이 지난 9일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개최한 ‘변화하는 통일환경, 그래도 통일은 온다’ 컨퍼런스 제3세션 ‘북한의 변화와 통일’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노희태 통일과나눔 인턴“최근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함으로써 북한의 대남 적대 정책이 가감없이 표출됐다는 측면에서 한반도 안보 리스크가 증폭됐고 또 그동안 우리가 '1국가 1민족'의 통일국가를 지향해 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이러한 선언이 굉장히 불안감을 조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서 두 국가론이라는 점에 방점을 두었을 때 남북 관계를 개별 국가 간 관계로 인정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질문을 드리고 싶다.
“두 국가론과 관련, 남북관계를 개별국가간 관계로 인정할 필요성이 있나 없나?”
현재 남북기본합의서를 비롯한 현행법상에서는 남북관계를 민족간 특수관계로 규정을 하고 있고 또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남한과 북한 모두 유엔 가입국으로 다른 세계의 여러 국가들과 수교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 안에서는 남북한을 개별 국가로 인식을 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도 일반 국민들의 통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민족 공동체로서의 통일의 당위성도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이 조사 결과에서 관찰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응해서 권은민 박사님께서도 저술하셨다시피 현재 남북관계 안에서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과거 분단 직후의 어떤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점이라는 점에서 향후에는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는 등 어떤 북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많이 대두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암묵적으로 북한을 개별 국가로 인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북한에 대한 국가성을 명시적으로 선언을 했을 때, 사실상 통일이 더 요원해지는 것은 아닌가 이런 우려와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그래서 이러한 측면에서 종합해봤을 때 북한을 개별 국가로 인정하고 평화와 공존, 더 나아가서 통일 국가를 실현하는 데 있어서 이러한 새로운 시각에 대한 과제가 우리에게 필요한지 이러한 점에 대한 교수님의 견해가 궁금하다.
두 번째로는 우리 정부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과 관련된 논의이다. 북한은 경제 성장과 체제 유지, 이 두 개의 정책 목표 가운데에서 체제 유지, 다시 말해서 권력 안정에 더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이 된다. 그런데 북한이 경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개혁개방이 사실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굉장히 중요한데, 이 개혁개방이 한편으로는 김정은 정권의 체제 유지의 위협 요인으로 양날의 검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관찰된 것처럼 북한은 경제 성장과 체제 유지의 이 균형을 유지하는 선 안에서 적정 수준의 부분적인 개혁개방을 모색하다가 다시 내부 결속을 다지고 사상을 강화하고 그리고 반시장주의적인 정책을 내세우는 이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북한의 경제 수준이나 개혁 수준이 진일보되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머물게 됐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北 개혁개방 어려울텐데 화해협력을 핵심으로 한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특히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 글로벌 정세가 이제 변화되는 가운데 어쩌면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협만으로도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적정 수준의 경제를 유지하는 게 가능하다는 생존 전략을 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북한의 개혁 개방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더 어려워진 것이 아닌가(한다). 결국은 우리 정부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화해와 협력 그리고 남북 연합 그리고 더 나아가서 통일 국가를 실현하기까지 점진적으로 한 단계 한 단계 진전을 이루어야 되는데 이런 답보 상태에 있는 북한, 그리고 어쩌면 그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북한과 이러한 것을 모색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회의적인 시각에 대한 교수님의 의견도 궁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금 현 상황에서 해야 할, 또 할 수 있는 역할들은 어떤 것이 있을지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답변>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원장)
“먼저 조한범 박사님 말씀하신 코멘트 중에서 '과연 돌아올 다리가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이 제가 좀 생각을 해봐야 될 지점 같다. 첫 번째로 저는 북한의 거대한 변화를 준비하는 것은 플랜 B라고 그러면, 돌아올 다리를 만드는 것은 플랜 A 같다. 어느 것이 더 확률적이 높으냐보다는,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가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플랜 A를 놓치고서 플랜 B만 하게 될 경우에도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이 돌아올 다리라는 것을 계속적으로 만들고 굳건히 함으로써 여러 가지 북한이 노리고 있는 생각들이 실현되지 못할 경우에 김정은의 국면적인 또 거래적인 판단이 다시 바뀌어가지고 남한이 필요하겠다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플랜 A와 플랜 B를 동시에 준비하자 하는 것이 제 생각이다.
김민정 박사님의 첫 번째 질문이 이제 북한을 이렇게 별개 국가로 인정한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그럴 때가 아닌가 하는 것인데, 아마 그것은 우리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속에 이미 담겨있는 것 같다. 제 생각은 현실적으로 이 북한의 실체가 있기 때문에 그런 실체,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하지만 잠정적인, 일종의 인테림(interim)만 인정이라는 것을 밝히고, 우리가 장기적으로는 남북이 통일을 지향한다는 것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다음에 북한이 과연 개혁을 하겠는가. 김정은이 스스로 개혁 개방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보다도 어떻게 그런 구도를 만들 것인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북한도 그동안 개성공단이라는 실험도 해보고 했기 때문에 어느 부분까지는 북한이 조금 경협하더라도 체제 유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지점이 있을 거다. 그런 지점까지 된 경협을 가지고서 그 다음에 북한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스마트한 북한과 인게이지먼트가 뭔지, 그런 고민들을 해야될 것 같다. 체제이행론에서는 점진주의 급진주의가 있다. 점진주의 방안 중 하나가 이미 한 것을 모멘텀으로 삼아서 개혁을 추동하는 거다. 그런 식으로 전략을 짤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 번째 질문은 북-중-러가 결합됨으로써 이제 한국이 필요하겠냐(이다). 그 말씀이 제가 왜 북한이 대남 혹은 통일정책을 바꾸는가와는 별개라고 말씀을 드렸지 않나. 하지만 지정학은 바람이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제가 판단할 때도 북-중-러의 결합이라는 것은 'transitory'하고, 즉 일시적이고 조건부적 같다. 중국,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은 매우 약소국 아니겠나. 필요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또 때가 되면, 또 어떤 상황이 되면은 충분히 버릴 수 있는 카드가 된다. 또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관계가 바뀔 때에 어떻게 북한 카드를 쓸 것인지 하는 게 조건부적으로 이제 북한을 생각하는 거다. 그 다음 러시아 입장에서는 전쟁이 끝나고 나면 북한보다는 한국이 더 필요할 거다. 이것도 어떤 면에서 북한 입장에서 매우 위험한 것이다. 따라서 북-중-러의 결합이 영구적이고 무조건적인 결합보다는, 조건적이고 일시적인 결합으로 보인다. 이런 걸 염두에 두고서라도 우리는 북한과 북한이 건너올 다리를 계속 만들어서 그런 여지를 남겨두고, 또 북한과 이렇게 소통하려는 노력도 필요하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어떤 통일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 봐야할 것 같다. 우리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두 번째 단계가 연방 아니겠나. 그러면 북한은 북한 제도를, 남한은 남한 제도를 가지고 연방을 한다는 것인데 그런 방식의 일국양제로는 더 이상 맞지 않을 것 같다. 북한이 사회주의를 하는 한 북한의 성장이 안 되기 때문에 결국 이 남북한 사이의 연방, 연합은 안 되는 거다. 그런 면에서 두 번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저는 2년 전에 했던 우리 학회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경제 통합으로 바꾸자. 즉 남북이 경제를 통합하게 되면 통일비용 없이도 통일편익은 되기 때문에, 충분히 미래 세대를 위한 설득의 통로를 뚫었으면 한다. 그런 면에서 좀 더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수정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사회> 권은민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경제통합을 통해서 통일의 길을 찾자', '민족공동체통일방안도 그런 쪽으로 바꿔보자'라는 말씀이 아주 신선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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