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한국인의 탄생 - 한국사를 넘어선 한국인의 역사, 개정증보판
홍대선 (지은이)메디치미디어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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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0원

384쪽
책소개
한반도에서는 개인들이 살아남기도, 또 국가로서 살아남기도 힘들었다. 살아남아 지금의 대한민국에 이르는 과정에서 한국인만의 여러 특질이 만들어졌다. 《한국인의 탄생》은 그 과정을 세 명의 인물(단군, 고려 현종, 정도전)과 세 개의 키워드(생존, 전쟁, 혁명)로 살핀다.
단군은 우리가 살아갈 터전을 잡았고, 고려 현종은 한민족을, 정도전은 한국인 개인들을 만들었다. 우리는 그들의 후예이고, 혹은 그들 세 명의 현재형이다. 나와 우리의 기원을 쫓는, 스스로를 이해하는 탐구 생활로 초대한다.
목차
개정증보판에 붙여
들어가는 글: 한국인이라는 미스터리
1부 한반도에 사로잡히다
1장 창세기
초대받지 않은 손님 | 아버지들의 아버지들 | 순결한 잡종 | 쑥과 마늘의 민족
2장 평화는 생존의 지옥이다
인간의 식사 | 생존투쟁이 남긴 ‘밥상’의 유전자 | 경쟁과 나눔의 적정비율 | 징그러운 내 편, 이웃 | 지능과 불행의 상관관계 | 한(恨)과 흥(興) | 피곤과 공포를 위로하는 자극 | 음주가무의 민족 | 무속의 민족 | 단군의 위치 선정 실패
3장 전쟁은 산성이다
중국은 지옥이다 | 중국과 중국‘들’ | 지옥에서 살아남다 | 산성(山城)은 질병이다 |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 | 산성은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있었다 | 산성으로 본 고구려 흥망사
4장 전쟁은 사격이다
승리의 경제학, 양(量)에 대항하는 질(質) | 활과 총포, 냉병기와 열병기 | 루프탑 코리안과 명량해전 | 화력 중독 | 애증하는 한국인
5장 전쟁과 평화
재난, 전쟁의 다른 이름 | 바이러스에 대항한 산성 | 광장과 길거리의 산성 전투 | 숭고한 속물
2부 민족의 탄생
6장 고려는 고구려다
고구려는 추억이 아니라 현실이다 | 두 번의 삼한일통(三韓一統),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 한반도와 중원, 불편한 동거
7장 추남과 사생아
저주받은 아이 | 강조와 강감찬 | 사상 최악의 적 | 멸망전야(滅亡前夜) | 영웅의 죽음 | 싸움의 법칙
8장 싸움터에 솟아오른 비명
국가와 백성의 계약 | 제국의 역습 | 귀주(龜州) 벌판 | 왕국의 역습 | 동아시아의 균형자 | 한민족의 탄생
3부 민족성의 탄생
9장 천명과 혁명
좋은 나라 | 혁명은 패륜이다 | 실패한 혁명가와 시골 무인(武人) | 임금의, 사대부에 의한, 백성을 위한
10장 임금의
“책임자 나와” | 국가는 나를 위해 존재하라 | 읍소와 상소 | 참을성 없는 백성과 의리 없는 유권자 | 무력은 철학을 이기지 못한다
11장 사대부에 의한
민본(民本)으로부터 | 신성(神性)과 인간성 | 조선 사대부란 무엇인가 | 실학(實學)이라는 말의 허상 | 저승과 현세, 거래의 기술 | 이상적인 사대부라는 모순 | 그의 기품 그리고 그의 쓸모없음
12장 백성을 위한
안전한 세계, 민생의 조건 | 대식국(大食國) 조선 | 조선인의 신체 | 서울과 꼭대기를 향한 질주 | 백성의 욕망 | 효(孝), 질서의 토대 | 밥과 문자, 한글
13장 조선의 몰락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 현세에 강림한 지옥 | 현실에 패배한 이상 | 붕당정치가 옳았다 | 탕평책과 국가의 붕괴 | 추월당한 문명 | 문명이 사는 시간
결어 한국인의 탄생
쉴 줄 모르는 선진국 | 중앙집권의 유전자 | 소중화와 K-pop | 사람이 곧 하늘이다, 통(通)과 접(接) | 민본(民本)에서 민주(民主)까지
나가는 글: 한국인은 성격이 너무…
참고문헌
권말 특별 부록: ‘귀주대첩’ 전투에 관한 하나의 주장
접기
책속에서
P. 12~13 한국인은 누구인가? 한국인은 불운한 운명의 자식이자 혁명의 후손이다. 한국인(대한민국 국민, 남한인)과 북한인, 재일교포, 조선족(재중동포), 카레이스키(고려인), 재미교포에 이르기까지 이들 모두를 한국인이라 부르기로 해보자. 누가 이 한국인들을 만들었는가? 첫 번째로 지목할 우리 한국인의 공통 조상은 신화적 영역에 있는 단군 할아버지다. 역사적인, 실체를 가진 조상은 두 분이 더 계신다. 먼저 고려 임금 현종이다. 현종은 거란과의 전면전쟁을 통해 한반도 주민을 처음으로 하나의 민족이라는 틀 안에 그러모았다. 다음은 유학자이자 신국가 조선의 설계자 삼봉 정도전이다. 정도전은 한국인의 구체적인 특질을 창조해냈다. 역사는 우연과 필연이 나선처럼 교차를 거듭하며 이어진 줄기다. 수많은 이들과 사건, 투쟁의 성취와 좌절이 거듭된 결과다. 그러므로 단 세 명을 중심으로 한국과 한국인을 말하려는 시도는 심한 압축이며 비약이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한국사의 모든 것’이 아니라 ‘한국인에 대한 이해’다.
_들어가는 글: 한국인이라는 미스터리 중 접기
P. 28~29 단군은 두 가지 차원에서 실패했다. 첫째는 자연환경이다. 한국의 뚜렷한 사계절은 눈으로 보기엔 아름답지만 몸으로 견디기엔 매우 고통스럽다. 한국보다 더운 곳도 있고, 추운 곳도 있다. 하지만 1년이라는 시간 안에 한국처럼 극단적인 사계절의 차이가 강요되는 곳은 없다. 한국인은 차이에 고통 받지 절대적인 온도에 고통 받는 게 아니다. 여름에 덥기로는 대만이나 그 남쪽의 아시아가 더 덥다. 겨울에 춥기로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일부 지역이 더 춥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우리처럼 사계절이 뚜렷하고 1년 시간 안에 더위와 추위가 함께 있지만, 그 차이는 한반도에 비해 훨씬 온화하다. 한국은 한반도의 거의 대부분이 비슷한 조건에 노출돼 있다. 여름엔 정말 덥고 겨울엔 정말 춥다. 한국인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기후의 극단적인 변화에 매년, 반드시 정기적으로 노출돼왔다. 한반도는 생산력도 절망적이다. 70% 이상이 거칠고 변화무쌍한 산악지형이다. 그렇다고 평지가 풍요로운 것도 아니다. 좁디좁은 평지는 산악지형보다 조금 더 풍요로울 뿐이다. 한반도의 겨울은 추운 사막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척박하다.
_1장 창세기 중 접기
P. 68 한국인이 한반도에 사로잡혔다는 말은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한국인은 단군이 고른 땅 내부에서만 형성되지 않았다. 외부의 요인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한국인의 원형을 설명할 수 없다. 이제 단군의 결정적 실패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다. 단군은 무엇을 또 실패했는가. 위치선정이다. 단군은 이웃을 잘못 두었다. 한국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오래된 친구이며 가공할 적, 바로 중국이다.
_2장 평화는 생존의 지옥이다 중 접기
P. 70~71 한국은 어째서 중국에 흡수되지 않았는가?
역사학자라면 모두가 의아해하는 결과가 도출된 과정이야말로 한국인의 비밀을 푸는 몇 가지 열쇠 중 하나다. 한국은 왜 오래전에 망하지 않았는가? 다시 말해 한국은 왜 존재하는가? 어째서 중국의 팽창으로부터 살아남았는가?
한국인은 자신들이 전쟁민족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 더보기
P. 122 산성 위에서 적에게 투사(投射, 던지고 쏨)하던 화살과 돌, 그리고 현재 남북한의 미사일은 한반도 안에서 하나의 유전적 동일성을 가진다. 한 손에 들어오는 조그만 애완견이 회색늑대의 아종(亞種)인 것과 같다. 아종은 눈으로 보기에만 다를 뿐 사실 유전적으로는 같은 종의 생물이다. 한반도 주민은 화력 없이 보낸 백년의 고독에 원한이 맺혀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한국은 세계의 주목을 받기 위해 공포와 파괴를 떠벌리는 북한을 잘 이용해왔다. 미치광이 행세하는 북한의 뒤에서 최대한 쓸데없는 소리를 내지 않고 고급 무기 체계를 개발해왔다. 외국의 눈에 21세기 들어 고급 무기를 갑자기 쏟아내기 시작한 한국은 기이한 나라다. 센 척하는 북한 덕분에 약한 척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더는 엄살을 부릴 수 없게 됐다. 현재 한국은 태도를 바꿔 해외에 무기를 팔아치우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_4장 전쟁은 사격이다 중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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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홍대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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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평론가. 철학과 역사를 쓰고 강연한다.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주제에 오랫동안 천착하고 있다.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1미터 개인의 간격》으로 현대적 개인의 탄생을 정리했다. 한국인의 특질을 설명하기 위해 대표작 《한국인의 탄생》에서 한국사가 아닌 ‘한국인의 역사’를 기록했다. 번외편 《유신 사무라이 박정희》는 한국 현대사의 미싱 링크를 채우기 위한 작업이었다. 차기작으로 현대 한국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국인의 형태’를 준비 중이다.
최근작 : <진짜 보수 이재명>,<유신 사무라이 박정희>,<한국인의 탄생> … 총 19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인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한국인의 기원을 쫓는 역사 추적 다큐
LA폭동 루프탑 코리안, IMF 금모으기, 촛불혁명, 코로나…
재난 극복이 취미인 한국인의 DNA
세계가 놀란 한국인의 전설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단군 이래 한국인의 선조는 한반도의 극단적인 기후와 척박한 생산력 아래에서 있는 힘껏 생존을 모색했다. 먼저 척박한 한반도에서 한국인들은 뭐든 먹어야 했다. 아무거나 먹다 세균에 감염되어 죽지 않으려고 감염에 효능이 있는 걸 따로 먹기도 했다. 마늘과 쑥이다. 단군신화의 ‘마늘과 쑥’은 어떻게든 살겠다는 한국인의 의지를 상징한다.
오랫동안 중국은 버거운 이웃이었다. 다른 나라의 역사학자들은 궁금해한다. 한국은 어째서 중국에 흡수되지 않았는가? 한, 수, 당, 거란, 여진, 몽골, 청… 지금의 미국과 러시아를 합친 정도의 초열강이었고, 그런 나라들과 싸워 이기거나 혹은 ‘졌잘싸’여서 살아남았다. 아마도 중국 역사의 숨은 페이지에는 한국이 이렇게 묘사되어 있으리라. “저 독종들!”
한반도에서는 개인들이 살아남기도, 또 국가로서 살아남기도 힘들었다. 어쨌든 살아남아 지금의 대한민국에 이르는 과정에서 한국인만의 여러 특질이 만들어졌다. 《한국인의 탄생》은 그 과정을 세 명의 인물(단군, 고려 현종, 정도전)과 세 개의 키워드(생존, 전쟁, 혁명)로 살핀다. 단군은 우리가 살아갈 터전을 잡았고, 고려 현종은 한민족을, 정도전은 한국인 개인들을 만들었다. 우리는 그들의 후예이고, 혹은 그들 세 명의 현재형이다. 나와 우리의 기원을 쫓는, 스스로를 이해하는 탐구 생활로 초대한다!
21세기,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 한국
세계 어디와도 다른 문화와 기질… ‘종특’ 한국인
무엇이 오늘의 한국과 한국인을 만들었는가?
한국인의 탄생과정을 탐구하는 본격 역사 추격 다큐!
마늘이 뭐라고!
자, 이렇게 물어보자. 한국인에게 마늘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이렇게 마늘을 먹는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일본 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는 친선 경기를 위해 입국한 자리에서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에 (분명, 농담으로 한 대답이었는데) “마늘 냄새가 진동을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그만 국민 밉상으로 등극하고 말았다. 그 사정의 시시비비를 밝히자는 건 아니고, 그런데 여기서 확실히 해둘 게 있다. 어째서 김치 냄새가 아니라 마늘 냄새라 한 것일까?
이미 상식이 됐지만 고춧가루 듬뿍 들어간 빨간 김치는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대략 100년 내외로 보는 게 정설. 그에 비해 마늘은 한국인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 등장할 만큼 역사가 길다. 사실, 단군신화의 ‘마늘과 쑥’ 이야기는 좀 어처구니가 없다. 잡식 동물 곰과 육식 동물 호랑이에게 마늘과 쑥만 먹으며 100일을 버티라 했으니, 불공정게임도 이런 불공정게임이 없다. 호랑이 입장에서는 억울해서 복장이 다 터질 일이다.
어쨌든 한국인의 기원에는 마늘과 쑥이 있다. 그 신화의 마늘이 지금 우리가 아는 마늘과 조금은 다른 식물이라는 정보도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어느 순간부터 한국인은 자신들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곰이 인내하며 100일을 먹었던 그 식물에 ‘마늘’이란 이름을 붙였다. 수천 년 역사에 남고 그만큼 사람들이 먹어야 그 냄새가 한반도의 땅과 공기에 제대로 배어들겠지. 마늘은 기껏 일이백 년 역사의 김치가 경쟁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그러니 이치로의 진단은 사실 맞는 말이다. 한국은 마늘 냄새가 진동을 하는 나라다.
그러니까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왜 마늘인가, 어째서 마늘인가, 이다.
“마늘의 주성분인 알리신의 효능은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주된 효능은 인체에 해를 끼치는 세균을 처치하는 것이다. 알리신은 세균의 단백질 구조를 분해한다. 한국인은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먹기 위해, 즉 이런저런 식재료에 붙어있는 각자 고유하면서도 다양한 세균을 일괄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알리신을 필요로 한 것으로 보인다. 살기 위해 무엇이든 먹는 것인데, 그렇게 애써 먹었더니 세균에 감염되어 죽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거의 모든 요리에는 마늘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며, 아주 많이 들어간다. 그것도 주로 반드시 먹을 수밖에 없게끔 대체로는 잘게 다진 형태로 들어간다. 한국인의 입맛은 마늘을 맛있다고 느끼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마늘 맛이 느껴지지 않으면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 집착한다. 쑥도 마찬가지다. 쑥은 감염을 막는 효과를 갖고 있으며, 특히나 섭취할 경우 내장의 감염을 저지해 결과적으로 소화를 돕는다. 쑥과 마늘은 그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 다른 것들을 먹기 위한 차원에서 중요하다.”
_1장, 창세기 중
단군의 부동산 투자 실패
신박한 이야기다. 한국인은 살기 위해서 마늘을 먹었다. 다시 한번 어째서?
그건 단군(신화)에 대한 2000년대 이후 한국인들의 밈/농담과 관련이 있다.
단군은 조선을 건국했다. 고조선을 건국했다고 믿는 이들이 가끔 있는데, 이성계가 세운 조선과 대비되어서 부르는 말이 고(古)조선이다. 우리 역사에는 두 번의 조선이 있고, 단군은 그 첫 번째 조선의 건국자다. 그런데, 나라를 세우며 심각하게 잘못을 했다. 21세기 한국인들은 현대 재산증식의 중요 수단에 빗대 이렇게 말한다. “역사 이래 최대의 부동산 투자 실패!” 그렇다. 단군은 부동산 투자 실패자다.
어째서 실패인가.
①극단적 기후: 널뛰기의 극단!
한국의 뚜렷한 사계절은 눈으로 보기에 아름답지만 몸으로 견디기엔 매우 고통스럽다. 한국보다 더 더운 곳도 많고, 역시 더 추운 곳도 많지만 1년 동안 한국처럼 극단적인 사계절의 차이가 강요되는 곳은 드물다. 서울은 자주 모스크바보다 더 추운 날씨를 자랑하고, 한여름에 서울 정도의 무더위를 보이는 ‘글로벌 대도시’는 사실상 없다. 한국인들은 덥기도 덥고 춥기도 춥고, 게다가 중간에 사이계절이 있어서 두툼한 패딩부터 나시와 반바지, 그리고 적당한 긴팔 옷들까지 갖추어야 하는, 사실상 극악한 조건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홍대선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차이에 고통받지, 절대적인 온도에 고통받는 게 아니다.”
②낮은 생산력: 그래서 틈새마다 텃밭을 가꾼다
땅의 생산력에서도 한반도는 절망적이다. 70% 이상이 거칠고 변화무쌍한 산악지형이다. 평지가 있지만 좁아서 산악지형보다 조금 더 풍요로울 뿐이다. 한반도는 유목만으로는 육식을, 농경만으로는 채식을 배불리 누릴 수 없다. 괜히 사람들이 쑥을 뜯고 그러는 게 아니다. 이렇게 척박한 한반도에서 한국인들은 뭐든 먹어야 했다. 다른 나라에서라면 먹지 않을 것들도 먹었다. 그렇게 살기 위해 무엇이든 먹었는데, 혹시라도 그걸 먹고 세균에 감염되어 죽으면 안 되지 않는가. 마늘이나 쑥은 감염을 막는 효능이 있다. 어떻게든 살겠다, 살아보겠다는 한국인의 의지가 바로 단군신화의 ‘마늘과 쑥’인 거다.
③위치 선정: 이웃은 내가 고를 수 없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 눈으로 보면 극단적인 기후나 척박한 생산력 등이 부동산 투자 실패로까지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문명의 이기(利器)들을 잘 사용하면 기후쯤은 잘 대처할 수 있다. 화학비료 듬뿍의 농업혁명으로 생산력도 높아졌다. 물론 여전히 한국 땅에서 나는 것만으로 먹고 사는 자급자족은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땅을 치며 후회할 결정적인 실패가 하나 더 있다. 위치선정이다. 단군은 이웃을 잘못 두었다. 한국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오래된 친구이며 가공할 적, 중국이다. 중국 옆이어서 문화도 전수받고 발전하지 않았느냐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는데, 그건 좋은 결과만 본 거다. 질문을 다시 해야 한다. ‘한국은 어째서 중국에 흡수되지 않았는가?’가 맞는 질문이다. 우리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역사학자들도 궁금해한다. 한국은 왜 오래전에 망하지 않았는가? 어떻게 중국의 팽창으로부터 살아남았는가?
실패 혹은 생존의 연대기
수백 수천의 수많은 민족과 국가들이 중국에 흡수되거나 멸망해 사라졌다. 팽창 지향의 중국으로부터 끝끝내 살아남은 건 고비사막 북쪽으로 피신한 몽골과 험난한 산악과 밀림으로 사이를 둔 베트남, 그리고 조선-한국뿐이다. 더구나 우리와 중국 사이엔 사막이나 산맥, 밀림 같은 특별한 지리적 장벽이 없다. 그래서 드넓은 만주 평원을 넘어 몇 번이고 침공해왔던 거다. 한나라, 수나라, 당나라, 거란, 여진, 몽골, 청나라… 모두 지금 기준으로 미국과 러시아를 합친 정도의 당대 초열강 국가들이었다. 우리는 그런 나라들과 싸워 결국 이기거나 버티거나 혹은 지더라도 무기력하게 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명나라 이후로는 더 이상 한국을 공격하려 하지 않았던 거다. “저 독종들!” 아마도 중국 역사의 숨은 페이지에 한국이 묘사되어 있다면 그런 말이 적혀 있으리라.
어쨌든 극단적 기후와 척박한 생산력이라는 조건에서 개인들이 살아남기도 힘들었지만, 세계 최강대국 중국 옆에서 국가로서 나라로서 살아남기도 힘들었다. 그래도 어쨌든 살아남아 지금의 대한민국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한국인만의 여러 특질이 만들어졌다. 《한국인의 탄생》은 바로 그 과정을 다룬다. 흥미진진하고 의미충만한 역사 다큐 소재로 이만한 게 없다.
우리를 만든 세 사람!
《한국인의 탄생》은 한국인의 지금 모습을 만든 세 사람으로 단군, 고려 현종, 조선 정도전 세 사람을 꼽는다.
다시 요약하면, 단군은 위치선정을 뜻한다. 역사에 지리와 지정학이 끼어드는 이야기인데 지리는 한반도의 자연환경이고 지정학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 하필 중국이라는 사실이다. 한반도는 개인이 먹고살기도 힘들었지만, 국가가 중국에 흡수되지 않기도 힘들었다. 개인의 살아남기와 국가의 살아남기 모두 예나 지금이나 한국인의 숙명이다. 지금도 우리는 세계 초강대국 네 나라-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사이에 끼어서 살고 있지 않나.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을 우리만큼 몸으로 현타오게 받아들이는 나라가 또 있나(물론, 대만은 논외로 한다)?
고려 현종은 한민족을 탄생시키는 대전쟁을 이끌었다. 당시 고려를 침공한 거란은 세계 최강의 군대였다. 한국인은 이제까지 산성을 중심으로 버티면서 전쟁에 나섰지만, 거란과의 전쟁은 사실상 전면전이었다. 이 전쟁을 이기며 ‘전쟁민족’ 한민족의 실체가 중국에 뚜렷이 각인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편집자가 눈물을 흘리며 읽었다는 게 괜한 과장이 아니다.
정도전은 우리가 잘 아는 그 조선의 설계자다. 조선시대를 통해 한국인의 구체적인 윤리관과 국가관, 욕망이 형성되었다. 단군은 우리가 살아갈 터전을 잡았고, 고려 현종이 한민족을 만들었다면, 정도전은 우리 한국인 개인들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세 명, 신화적 인물 한 명과 두 명의 실존 인물이 지금 우리와 같은 별종 한국인을 탄생시켰다. 우리는 그들의 후예이고, 혹은 그들 세 명의 현재형이다. 책과 격투하며 나-우리의 기원을 쫓아가보자! 스스로를 이해하는 탐구 생활로 초대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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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다. 공감이 너무 되니 웃겨서 술술 넘어간다. 우린 왜 이런가.. 고개 끄덕끄덕. 많이 추천했고 다들 재미있어했다.
snuhsicu2 2024-12-30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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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국화와 칼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자신이 속한 자연환경에 맞게 진화한다. 하지만 늘 성공적이진 않다. 진화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우연적이다. 그래서 그 자연환경에 맞게 신체와 심리가 진화하지 못하거나 적응할 시간이 불충분하다면 멸종하거나 아니면 그 지역을 신속히 떠나야 한다.
하지만 인간에겐 다른 방법이 있다. 바로 문화다. 인간은 자신이 진화과정에서 얻게 된 높은 지능과 사회성과 언어, 손기술, 모방 등의 능력으로 인해 대규모로 자연을 자신에게 맞게 개조하거나 여기에 적응할 도구로서 의식주를 개발하게 되었다. 문화의 건설 과정은 자연에 주체적으로 대응하고 의도성을 갖는다는 면에서 매우 주체적이기도 하지만 결국 자연에 상당 부분 의존해야 하고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매우 피동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기엔 인간의 정신도 같이 작용한다. 여러 문화는 그 자연에 대응하기 위한 심리적 장치도 같이 개발하는데 이는 추후 몇몇 정신적 규율이나 종교적 계율, 법률로 자리잡기도 하며 한 번 정착되면 그것을 만든 자연과 사회가 변함에도 존속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도인은 이제 소를 잡아 먹을 형편이 됨에도 소를 먹지 않고, 이슬람은 여전히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인 역시 한반도라는 곳에 자리 잡으면서 그런 자신들만의 문화와 정신적 기제가 같이 자리 잡았다. 그것을 나름 심도 있게 주관적으로 파헤친 게 이 책이다. 책을 보면서 한국판 '국화와 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보기에 한국인의 정신적 특질은 현실에 대한 비관주의, 타인에 대한 혐오와 경쟁, 그리고 노력과 능력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정신, 위기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협응력 등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한반도의 자연과 거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들이다.
1. 한반도의 자연과 한국인의 정신
한반도는 국토의 70%가 산지다. 산은 일조시간이 짧고, 숲으로 우거졌으며, 비탈이 져있어 물을 담아놓기 어려워 농경에 매우 부적합하다. 그래서 한국인은 얼마 남지 않은 평지에서 농사를 지어야만 했고, 산에 가까우면 평지라도 그늘져서 일조량이 부족해 농사가 잘 안되기에 그나마도 선택지가 적었다. 또한 과거엔 농경지와 거주지가 가까워야만 했기에 그들끼리 모여살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자연환경으로 인해 한반도의 농업 생산력을 항상 낮을 수 밖에 없고 부족했다. 다행히 삼면이 바다이고 강도 많은 편이라 어패류를 적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지금도 한국이 1인당 수산물 섭취가 세계 1위인 이유다. 그래도 먹을 것이 부족하기에 산과 숲을 파고 들었고 먹을 만한 온갖 것들을 찾아내 먹기 시작했다. 한국의 밥상에 나물이 무척이나 많은 이유다. 풀은 쓰고 독이 있기에 한국인은 그 중 그나마 그런 것들이 적은 것을 찾아내었고, 데치고 소금물에 삶고 맛을 내어 이것들을 먹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국어에는 해조류와 여러 초목들을 지칭하는 낱말들이 세계적으로 많다.
한국인은 과도한 근무시간과 능력주의를 숭상하는 경향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높고, 수면이 부족하며, 술과 담배를 많이 한다. 이는 모두 수명을 갉아 먹는 행위다. 그럼에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꽤 높은 편인데 이는 전통적인 한식 식단을 아직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렇게 부족한 생산성은 한국인으로 하여금 세상을 항상 비관하게 만든다. 아무리 뼈빠지게 열심히 일해도 잉여가 생기지 않고 어쩌다 잉여가 생겨나도 한 두해 가뭄이나 홍수라도 만나면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높은 경쟁과 능력을 추앙하게 한다. 늘 살기가 빡빡하기에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늘 열심히 일해야 하고, 그러지 않은 자는 매우 이상한 사람이 되어 버리기 때때문이다. 또한 언급한 것처럼 이웃과 모여 살고 늘 그들과 적은 식량을 나누어야 하기에 이웃을 항상 감시하고, 관여한다. 그리고 그들을 일반적으로 싫어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그가 죽을 위기라도 놓이면 자신의 목숨을 걸어서까지 구하려 한다. 이는 이웃이 평소엔 경쟁자이지만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서이다. 벼농사는 노동집약적이다. 서유럽의 밀과 달리 순간적으로 많은 노동력을 요하는데 김매기나, 모내기, 추수, 탈곡의 과정이 그러하다. 순간 많은 노동이 짧은 시간에 필요한데 그것을 위해서는 타인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에는 타인을 혐오하고 경계하고 경쟁하고 이겨야 할 대상으로 여기며, 의심하면서도 모순되게 타인과 이웃에게 늘 도움을 주려 하고, 정이 있으며 위기에 처한 타인을 보면 일면부지의 경우라도 적극 돕는 경향이 있다.
2. 한국의 음식과 술
한국은 늘 음식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보니 최대한 많이 먹어두려는 경향이 있다. 과거 선교사들은 구한말 조선의 어머니들이 최대한 자식의 배가 터질때까지 먹이고 배를 두드리며 그것을 확인하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또한 서양인들은 조선인들의 대식 문화에 경악했고, 임진왜란때 일본군과 명군은 조선인의 대식습관을 보고 놀랐고, 조선인은 중국인과 일본인의 소식을 보고 놀랐다. 때문에 전략적으로 서로의 군량 상황을 착각하는 일도 자주 벌어졌다. 조선인이 보기에 일본인은 지나치게 적은 군량에도 오래 버텼고, 일본인이 보기에 조선은 반대였다.
한국인의 주식은 밥이다. 이는 다행히도 벼농사가 한국에서 가능했고, 쌀이야말로 전 세계의 작물중 단위 면적당 인구 부양력이 가장 높기에 매우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래서 한국의 식단은 이 밥을 먹기 위해 구성된다. 한국인의 밥상, 한식은 국이나 찌개. 탕류와 각종 반찬으로 구성된다. 이는 모두 밥을 많이 먹기 위함이다. 반찬은 대개 짜고 시큼한데 이는 식사를 할 때 타액을 내고 감칠맛을 내어 밥을 수월하게 먹게 만든다.
이처럼 한국인에게 밥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한국인은 곡물을 밥과 그것이 아닌 잡곡으로 나누며 밥이 아닌 다른 것을 끼니로 때워도 밥을 먹었냐고 지칭한다. 그리고 해마다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쌀 이외의 다른 것을 더 많이 먹음에도 아직도 한식을 고집한다.
그리고 음식이 짜고 자극적이며 술을 많이 마신다. 이는 언급한 것처럼 땅의 생산성이 낮아 극도로 일하게 버텨야 하는 상황에서 일어난 자극의 추구다. 그래서 중국의 옛 사서들은 하루 종일 술먹고 춤추고 노는 한국인들을 매우 이상하게 바라 보았다.
한국인은 마늘과 쑥도 많이 먹는다. 오죽하면 건국 신화인 단군 사회에 호랑이와 곰의 인내력을 시험하기 위해 등장한 작물도 마늘과 쑥이다. 이는 먹을 것이 부족함과 관련한다. 이것저것 먹어야하다보니 탈이 날 일이 많았고, 세균에 감염되는 일도 많았을 것이다. 마늘과 쑥은 강력한 항균작용을 한다. 그렇기에 거의 모든 음식에 마늘과 쑥, 특히 마늘을 때려 넣는 것은 단지 맛과 향 외에도 생존을 위해 중요했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인의 마늘 소비량이 압도적으로 세계 1위인 이유다.
3. 한국의 산성과 활
한국은 불행히도 자신들보다 강한 이웃을 두었다. 중화제국은 근접한 최대 위협이다. 한국보다 땅이 압도적으로 넓고 생산성도 높기에 통일된 중화제국의 인구는 늘 한반도 왕조 인구의 10배 이상이었다. 그리고 일본도 위협이다. 일본은 섬나라로 문명의 전파의 끄트머리에 있었기에 미발전으로 오랜 기간 큰 위협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일본은 한반도보다 1.7배 넓고 한국처럼 산지가 많지만 평지가 더 많고 농업생산력이 높아 충분히 발전만 된다면 강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임진왜란에 이르러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하여튼 오랜 적은 중화제국으로 이들의 침공은 장난이 아니었다. 적은 수로 한국이 이들을 막는 방법은 원거리 무기로 최대한 수를 줄이고 산성에서 이들을 막는 것이었다. 한국의 활을 매우 우수하다. 합성궁으로 위력이 강력하면서도 산성에서 쏴야하고 최대한 많은 적에게 자주 화살을 퍼부어야 했기에 내구성이 좋으면서도 적은 힘이 들어야 했다. 이를 모두 만족하는 것이 한국의 전통 합성궁이다. 한국의 활은 30kg미만의 힘으로 쏘는 것이 가능하며 작고 가볍기에 들고 다니기에 용이하다.
많은 수의 적을 대적하는 또 다른 방법은 산성이다. 한국은 화강암 지대에 위치하다보니 이를 이용해 매우 견고한 성을 쌓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국토의 대부분이 산이다보니 적이 침공할 때 지날 수 있는 행군로가 정해져있다. 그래서 한반도의 왕조들은 적이 그냥 지나치기엔 매우 뒷통수가 가려울 만한 곳들에 산성을 쌓았다. 산성은 매우 점령이 어렵다. 일단 점령하려면 산을 올라야만 하고, 평지에서도 성은 높은데 산성은 경사로 인해 더욱 높다. 또한 지형을 잘 이용하면 접근 가능한 곳이 정해져 있어 포위 및 공략도 어렵다. 때문에 산성은 적은 인구로 많은 적을 막아내기에 맹 적합하다.
유럽과 일본의 성, 그리고 한국과 중국의 성은 판이하게 다르다. 유럽과 일본의 성은 매우 작고 높아 점령이 거의 불가능한다. 이는 지도층들만을 보호하기 위한 성이라서이다. 하지만 중국과 한국의 성을 넓은 읍성으로 상당한 고을과 백성을 보호한다. 한국은 평소엔 평지 읍성에서 지내다 전란이 발생하면 산성으로 피신한다. 때문에 한국의 고대 왕조들은 평소 행정과 상업의 중심지로 수도를 평지에 두다가도 전란시엔 방어를 위한 산성을 인근에 반드시 마련했다. 하지만 산성은 치명적 약점이 있다. 산에 고립되기에 포위되면 후퇴로가 없고, 산이기에 비축 물자가 적다. 그래서 적을 빨리 물러나게 해야했기에 한반도와 왕조들은 산성으로 들어가기전 대대적 청야를 하여 적이 포위를 오래 못하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적들은 산성공략에 조금씩 병력이 깎여 나가거나 공략을 못하고 지나쳤다고 보급로가 차단되기 일쑤였고, 퇴각하다 산성에서 나온 한반도 왕조들의 병력에 의해 낭패를 보기 쉽상이었다.
한반도의 성전술을 수전에도 이어졌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이기에 수군이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일찍이 수군을 양성했는데 최소의 병력으로 적을 섬멸하는 산성, 원거리 전술이 수군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고려는 창을 꽂아 놓은 선박을 운용하였고, 더 나아가 검을 꽂아놓은 검선을 개발하였다. 그리고 조선의 판옥선은 이를 이어 무겁고 육중하였고 망루를 닿아 적을 내러다보면서 성처럼 작용하였다. 그리고 고려말 화포가 개발되면 이 화포를 적극이용해 적을 원거리에서 섬멸하였고 가까이오면 성으로 작용해 못오르게 하고 견고하게 부딪혀 침몰시켰다.
한국은 인구가 적기에 병력을 온존하고 적은 최대한 살상해야 했기에 원거리 무기에 대한 집착은 화약시대로도 이어졌다. 임진왜란에 조총의 위력을 실감하고는 매우 적극적으로 조총부대를 양성하였으며 청은 남한산성에서 그 정확도로 인해 적지 않은 낭패를 보게 되었다. 그래서 이후 조선에 나선정벌 병력을 요구하게 된다.
이는 현대로도 이어진다. 한국과 북한은 과도한 포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원거리 사격에 대한 고대로부터의 집착때문이다. 오죽하면 한국의 국방부를 포방부라고 하기도하며 한국의 자주포 전력과 미사일을 포함한 원거리 화력은 그야말로 세계적 수준이다.
4. 한국인의 형성, 현종과 정도전
한국은 삼국시대에 신라에 의해 통일되었지만 외양만 그렇지 정신적으로 하나가 된 것은 아니었다. 그럴만한 것이 삼국의 분열 기간을 매우 길었다. 고구려와 백제의 역사는 700년 가까이 된다. 그러던 것이 신라 통일 이후 200년 정도가 지나고 고려가 되었다고 해서 하나가 되기를 물리적으로 시간이 짧았다. 그래서 고려초기만 해도 각 지방의 사람들은 고려인이나 신라인 보다는 백제인 고구려인라는 정체성이 강했다.
그러던 고려인을 하나로 만든 것이 거란의 침공이다. 이 강한 국난은 각자 다른 삼국의 사람이라는 의식을 국난 앞에 똘똘 뭉치게 하여 희석시켰다. 또한 국난을 성공적으로 국복한 고려 현종은 피란 길에 자신을 환대한 김은부의 세 딸을 왕비로 맞는다. 현종은 신라왕족의 피를 이으면서 고려의 왕이었는데 백제계인 김은부 집안을 맞이함으로써 왕가의 혈통자체가 삼국통일을 이룬다.
그리고 한국인의 의식을 또 다르게 형성한게 조선의 실질적 창업자 정도전이다. 정도전은 성리학자로 성리학은 발전과정에서 불교에 대항하기 위해 공자, 순자 체제에서 공자, 맹자 체제로 변모한다. 순자는 백성을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보았지만 맹자는 백성을 국가의 근본으로 바라보았다. 그래서 군주민수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성리학에서 백성은 왕이나 관리가 지배나 통치가 아닌 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조선이라는 나라는 이 백성을 위해 설계된다. 건국 직전에 토지를 모든 백성에게 분할 했으며 고려 때만해도 세율이 소출작물의 30-70%에 달했지만 겨우 10%로 줄어든다. 또한 관료들의 급여가 매우 적었고 강력한 성리학적 도덕으로 무장했기에 겉으로라도 청백리로 살아가거나 명예를 추구해야만 했다. 조선엔 공덕비나 송덕비가 많은데 사실 이는 중국에선 귀족 계층들끼리 서로를 칭송하는 자위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조선의 공덕비나 송덕비는 백성이 관리에게 바치는 것이었다. 웬만한 목사나 현령, 관찰사는 이런 공덕비 정도는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으며 백성은 백성대로 이런 비를 세우고 제법 괜찮은 지방 관리가 다른 곳으로 발령이라도 날라치면 상당히 원거리까지 쫓아가며 만류하여 조정에까지 소식이 들리게 만드는 쇼를 했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자체도 백성을 위한 도구다. 한글의 창제로 인해 백성은 글을 쓰고 알 수 있게 되었고 이것으로 민원을 넣을 수 있었다. 조선은 그야말로 민원의 나라였다. 왕은 공식적으로는 상소를 수도 없이 받았고, 글을 못쓰는 백성은 신문고를 두드리고나 지나가는 상류계층의 가마앞에 엎드려 읍소를 하는 형식으로 자신의 민원을 과감히 청구했다.
즉, 조선의 행정기관이나 관리, 심지어 왕마저도 백성을 위해 존재했던 것이다. 정도전이 설계한 이런 조선의 체계는 몹시 척박한 땅에서 경쟁하며 살아가고 남을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인의 정신과 결합하여 자신이 무척이나 대접받아야 하고, 타인의 비리 및 불의를 잘 보지 못하며, 공정하지 못한 것을 도무지 참지 못한다.
이는 현대 한국으로 이어진다. 한국인은 적어도 자신의 욕구를 억압한 일제시대와 독재시대가 끝나자 관과 기업에 많은 것을 요구한다. 기업의 제품은 반드시 완벽해야 하고 자신에게 품질상의 문제로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 관 역시 자신의 민원을 받아줘야 하고 빨라야 한다. 그래서 한국의 기업과 관청을 민원에 시달리게 되었고 이는 고품질의 제품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민원 처리로 이어졌다.
이런 한국인의 자연에서 비롯된 독특한 정신은 생존을 위한 강한 노력, 남에게 뒤쳐지지 않으려는 노력과 경쟁,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싶어하는 정신, 평소엔 서로 그리 좋아하지 않으면서 국난에서 모든 힘을 결집시키는 능력들이다. 이는 현대 한국사회에서 한국의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원동력이 된다. 저자는 책을 마무리 하며 다음 권을 예고했는데 이런 한국인의 특질과 경제성장 및 민주화, 정보화와 이를 관련시키려는 듯 하다. 다음 책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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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 2025-01-14 공감(2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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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한국인의 탄생
한반도의 역사에서 작가는 3인을 꼽습니다.
단군, 고려 현종, 정도전
고려 현종??
척박한 한반도에 부동산 투자를 잘못하신 단군 ㅎㅎㅎ
환웅은 세련된 문명의 혜택을 받은 외부세력이며, 곰과 호랑이는 토착세력이고, 한국인은 이질적인 외부인과 토착민의 융합을 통해 생성, 융합을 마친 후부터는 쳐들어오는 외부세력을 강력하게 거부했죠.
한국인은 혼혈민족이되,배타적 혼혈이라는 이중적인 속성을 갖게 됩니다.
한국인의 탄생에 결정적 기여를 한 현상은
혼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벼농사와 적이 침범했을때 모든 삶의 터전을 불사르고 산성에 모여 버티며 전쟁을 이겨내는 산성의 민족.
생존의 민족이자 욕설의 민족, 흥의 민족이며 산성의 민족.
척박한 환경에서 어울려 돕고 살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민족.
특히나 중국, 일본과 비교되는 욕설에서도 우리는 강적입니다 ㅋㅋㅋㅋ
벼농사의 북방한계선을 끌어올린 한국인은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에 의해 다시 한번 증명됩니다. 스탈린 치하에서 고려인 대부분은 힘들게 가꾼 삶의 터전을 잃고 중앙아시아 각지로 강제 이주당하지만 고려인들이 현지인보다 높은 경제력을 갖게 되기까지 거의 모든 지역에서 3년밖에 걸리지 않았고 기어이 농경을 일궈 생존하는 데 한 해를 보내고, 다음 해에 잉여 생산물을 저장하는 데 성공하고, 남는 잉여물을 이용해 삼 년째부터는 부유해지기 시작했답니다.
고려 현종때의 귀주대첩은 거란의 침공에 맞선 나라의 국운 전부를 건 백척간두의 싸움으로, 강감찬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지휘한 생애 유일의 전투이고, 장원급제자였음에도 정계에서 소외됐던 강감찬이 70대의 노구를 이끌고 거란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한반도를 소멸에서 구해 낸 전쟁입니다. 그때 졌으면 고려는 끝난거라고 하네요.
한국의 산성은 한반도라는 지형과 중국이라는 이웃이 동시에 만들어낸 조건 속에서 발달해 국가의 수도까지 집어삼킬 정도로 당연한 조건이 되었습니다. 중국이 침략하면 기본 30만~100만이 쳐들어오기 때문에 평지에서 머릿수로 전쟁을 하면 이길 수가 없어서, 산성으로 들어가 버티면서 전투를 해야 적은 숫자로 크게 이길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인의 성격 절반은 쌀농사를 짓는 논에서, 나머지 절반은 산성에서, 전쟁과 평화의 시소게임 위에서 만들어졌죠.
마지막으로 유교를 정치철학으로 삼아 민본정치를 세팅한 정도전.
‘나를 위해 사용되는 임금’
국가는 나에게 언제나 공평무사해야죠. 우린 지금도 관공서가서 “책임자 나오라고 그래!!!”로 울부짖곤 합니다. ㅎㅎㅎ
고려 농민은 땀 흘려 일해 얻은 소출의 50% 이상, 심하면 80% 이상을 기득권에 착취당했는데, 이성계와 정도전이 땅문서를 불태우면서 조선 건국이 시작되죠. 농민들은 가족의 머릿수에 따라 농지를 나눠받고, 세금도 10%만 내게 됩니다. 정도전은 백성을 위한 나라를 꿈꿨고 그 설계자입니다.
조선은 원칙과 융통성이 동전의 양면처럼 반대편을 향해 한 몸으로 붙어 있는 나라였다고 적고 있습니다.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으로 조선이 망했다기 보다는 경신대기근과 을병대기근을 정치가 극복하지 못한점, 정치집단은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국익과 사회정의를 부르짖는데, 가족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죠. 세도정치가 시작된 시점에 조선은 유교적이지 못해서 멸망했다는 근거로 제시합니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이 글을 읽으며, 윤방구는 탄핵될 줄 알았고, 우리는 모든 불의를 거둬내고 가야할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나는 한국인이 행복하길 바란다. 그러나 앞으로도 한국인은 화가 많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성격이 그 모양인데 행복할 수가 없다. 반면 한국이 앞으로 어떤 위기에 처할지 알 수 없지만, 결국엔 극복하고 회복할 것이다. 한국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현재 상태에 만족하기엔, 한국인은 성격이 너무 나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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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 2024-12-19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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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한국인의 탄생
읽으면서 몇 번이나 껄껄 웃었다. 깨알같은 지식, 빛나는 통찰,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하는 유머와 냉소, 비틀기가 적절하게 버무려진 글을 좋아한다. 이 책도 좋다. 이 재미있는 책이 초판 1쇄만 발행되었다가 개정증보판에 이르러 2쇄를 발행했다. 더 많이 팔려도 좋은 책이련만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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