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CK Park - 역사적 사실 바로잡기 잡지 <본질과 현상> 가을호에 게재될 박충구의 책읽기는 조찬선, 최영 공저...
CK Park
29 mins ·
역사적 사실 바로잡기
잡지 <본질과 현상> 가을호에 게재될 박충구의 책읽기는 조찬선, 김영 공저 <일본의 죄악사>로 정했다. 이 책을 소개한 사람으로서 이 책에 담긴 부정확한 사실이 회자되고 있어서 내 글의 마지막 부분을 소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난감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일본인들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죄의식 문제였다. 죄의식이 선과 악에 대한 개인적 인식의 문제라면, 사무라이 ‘칼과 죽음의 문화’가 지닌 가학성과 천황숭배에 담겨있는 전체주의적인 문화가 개인의 존엄성을 극소화한 결과 죄의식이 약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는 “일본군 위안부는 천황까지 그 뿌리가 이어진 일본사회의 남성 중심주의가 부른 여성 차별의 결과(350)”라고 보았다. 하지만 남존 여비 사상이 있다하여도 일본인처럼 조직적으로, 집합적으로, 지속적으로 여성의 성과 인격을 유린한 경우는 인류 역사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높은 도덕적인 자긍심과 인간애적인 숭고한 가치를 지니지 못한 일본인들의 습성 그 자체가 그들에게 깊은 도덕적 장애가 되어 그들로 하여금 사죄와 용서를 구하려는 정직한 역사 인식의 길을 차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일본인들은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대하여 사죄하는 마음으로 용서를 빌기도 했고, 전 일본 수상 하토야마(Yukio Hatoyama)는 일본의 역사적 죄과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기도 했다. 하지만 유감스러운 것은 이런 양심적 인사들이 일본 사회에서는 소수라는 점이다. 심지어 현 아베 일본 총리는 하토야마의 사죄 발언을 개인적 차원의 것이라 평가절하 했다.
일본과는 달리 브란트(Willy Brandt) 당시 서독 총리는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독일이 저지른 죄과를 인정하고 사죄와 용서를 구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인들은 독일인들에 비하여 역사 인식에 있어서나 도덕적 사유 방식에 있어서 전혀 다른 면모를 보이는 이상한 성향을 드러내곤 했다.
이 책의 저자인 조찬선 박사는 일본 학도병으로 끌려가 일본인의 잔학성을 몸소 경험한 사람이다. 그는 일본인이 범한 죄악은 너무나 크고 깊다고 탄식했다. 그는 “악의 침묵은 악의 편이다“라는 장으로 이 책을 매듭짓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도 가끔 멈추어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다. 일본인의 사악함이 직접 느껴지는 순간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인간이지만 인간다움이 없는 존재도 있다는 사실은 간혹 우리에게 깊은 두려움을 안겨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숫자로 밝힌 데이터의 출처가 불분명한 곳이 많아 다양한 자료를 체크하며 읽어야 했다. 하여 숫자로 표시된 데이터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임진왜란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공식적인 기록에는 58만 명 정도로 나오는데 이 책에서는 3백만 명이라 밝히고 있다. 그 출처가 애매하다.
가장 결정적인 오류는 조선의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가 조선을 떠나면서 다시 오겠다고 천명했다는 주장(54-56)은 언어적으로 보나 역사적 맥락에서 보나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현 일본 총리 아베가 노부유키의 증손자라는 설은 오류인 것으로 이미 판명이 났다. 다소 흠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지난 역사 속에서 일본인들이 조선인을 학살, 강간, 착취, 유린한 역사적 사실들을 엮어 고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이 시제에 일독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