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8
Park Yuha - 조국교수사태로 세상이 여전히 시끄럽다. 검찰수사까지 시작되었다니 모든 의혹이 공명정대하게 밝혀지길...
Park Yuha - 조국교수사태로 세상이 여전히 시끄럽다. 검찰수사까지 시작되었다니 모든 의혹이 공명정대하게 밝혀지길...
Park Yuha
Yesterday at 14:40 ·
조국교수사태로 세상이 여전히 시끄럽다. 검찰수사까지 시작되었다니 모든 의혹이 공명정대하게 밝혀지길 바란다.
그런데 나로선 이번사태를 겪으면서 재산문제나 딸문제 이상으로 그의 개/파리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
물에 빠진 개를 도와 주면 물 테니 두들겨 패야 한다는 말, 앞발을 비비는 파리는 뭔가를 빨아먹을 준비를 하는 것이니 때려잡아야 한다는 말.
물론 어설픈 도움이나 용서는 때로 화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악으로 낙인찍은 대상을 바라보는 그 시선—경계심과 무자비로 무장한 폭력적 감성이 내겐 섬뜩하게 다가 왔다.
검찰개혁이 조국교수에게만 가능한 것처럼 말하는 이들이, 이런 ‘엄정한’(?)성향을 평가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나라의 중추에 위치하게 될 사람이라면 나는 그에게서 연민과 용서의 넉넉한 마음도 보고 싶다. 끝까지 경계심을 늦추면 안되고, 상대에게 당하기 전에 제압하라는 사고는, 투쟁자의 사고로는 적합할 수 있지만 통치자의 사고로는 적합하지 않다.
연민과 용서는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나는, 독재정권을 온몸으로 살아낸 386세대에게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반면 바로 그 엄혹한 시절이 그들중 일부에게는 신체적 트라우마 뿐 아니라 심리적 트라우마까지 남겼나 싶기도 하다. 한번 ‘적’으로 상정한 대상에 대해서는 자신들과 완전히 다른 무리로 규정하고, 끝까지 경계하고 규탄하고 조롱하고 때로 짓밟는 일조차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듯한 어떤 류의 야비함. 그런 감성이 만든 좌충우돌 오판들.
한나라당 쪽의 “개돼지 “발언이 아직껏 회자되고 있지만, “개파리”발언 역시 실은 그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전자가 국내적/계급적인 발언이라면 후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신을 틈만 있으면 해칠 것으로 여겨지는) 모든 “적”을 향한다.
후자는, 공격대상이 있어야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인 가능한 구조상, 끝없이 새로운 ‘적’을 발견해 내야 한다. 그리고 당연히 “이겨야” 한다. 평등교육을 주창해 온 이들이 실제로는 “이기는” 교육을 해 온 것도, 어떤 비판을 받건, 원초적 이상을 함께 해 온 이들이 서로서로 보호중인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들은 이겨서 세상을 바꿔야 하니까.
어떤 방식으로든, 조국교수는 승자가 되었다. 하지만그들이 만들 세계가 표면만 평화로운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의 세계라면, 나는 그런 이들에게 리더의 자리를 맡기고 싶지 않다.
386이소, 李昇燁 and 384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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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pyo Kang 참으로 훌륭한 한시대 증언이오, 이 나라 사람들 진단입니다.
그대 이성적 감성적 지혜로움 깜짝 놀랐습니다. 한두번 아닙니다. 그 가운데서도 오늘 이 글은 백미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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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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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Yuha 강신표 아이고, 그냥 이전부터의 소회를 쓴 건데..과분한 칭찬에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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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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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m Choi 저는 "애국이냐 이적이냐"라는 파시스트적인 발언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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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Yuha Bum Choi 그 발언이 파시즘적이라는 건 다들 알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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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m Choi 그런데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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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Yuha Bum Choi 그러게요. 지지자들은 그 말의 문제를 못 느끼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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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m Choi 사실 저 발언에 비하면 개인적인 비리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건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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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필 "피아식별"은 이상할 것이 없지요. 적대감이 가득한 '전장'에서 피아를 묻는 요청에 적절한 피아식별 부호를 신속히 발할 의무가 있지요, 누구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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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Yuha 양승필 세상을 전장으로 보라고 부추기는 생각이 문제라고 말한 겁니다.실은 자신의 체제유지를 위한 경우가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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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h
Q-seok Baik "물에 빠진 개"야 워낙 이전에 루쉰이 한 말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애국이냐 이적이냐"라는 발언엔 저 역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적과 동지의 구별"이 "정치적인 것"의 본질이라며 나치 독재의 법철학적 기반을 만들어준 칼 슈미트가 대뜸 떠올랐거든요. 당시 바이마르공화국 헌법에 영향을 받아 만든 게 지금 한국의 헌법이라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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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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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필 세상을 선과 악의 대결장으로 보는 세계관이 너무 일반적인 것 같아요. 게임이나 영화등의 매체의 영향인지, 한국이 강대국들의 적대 긴장 상태의 최전선에 놓여 있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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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h
Park Yuha Q-seok Baik 애국이냐 이적이냐는 저로선 어쩌면 너무 익숙한 말이어서 오히려 충격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네요. ㅠ
루쉰 아니라 루쉰 할아버지라도 우리는 과거 사람들의 말을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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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h
박성용 박유하 이청준선생의 소설 '소문의 벽'에서 어둠속 총구가 '너는 누구편이냐'고 묻는 살떨리는시대가 여전한거지요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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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h
Park Yuha 박성용 네. 대상만 달라졌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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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h
Park Yuha 양승필 그런 세상을 산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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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h
Brad Bon-Hyun Koo 대일본 외교부문은 DJ 노무현 정부의 후계자이긴 커녕 mb gh 보다 더한 청맹과니 당달봉사 한 웅쿰의 재인 학생회 인력풀의 반동적인 움직임뿐 입니다.
과거 사림들 정권 잡으니 무덤속 꺼내 부관참시하듯, 지지율 하락낌새에 애국 반일 뒤집기에 올인했죠.
그 댓가로 민의의 티핑 포인트 정반대의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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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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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g Hwan Park 박유하 그 발언이 파시즘이라는 걸 다들 모를겁니다. 한국인들은 파시즘하면 전두환이나 히틀러 같은 독재자만 생각하지 그 배후에서 열광하고 소수자/반대자를 짓밟던 대중은 생각하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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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h
Keumryong Cha 박성환 홍위병들이 너무나도 많지요? 그래도 자신들은 이성이 있다고 생각할겁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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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승 우리에게 필요한 예민한 말씀입니다 사실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은 조국도 극복하려 했던 세계관이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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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h
Park Yuha 양한승 그러게요. 자기모순을 알았다면 달리 행동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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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h
Seung Cheol Ahn 그렇습니다. 좀 더 유연한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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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h
Park Yuha Seung Cheol Ahn 네. 엄정해야 할 때 엄정한 것과 품이 넓은 건 모순되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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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h
신진호 87년 이후 운동권,386세대는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바 거의 없다고 봅니다.미문화원 점거 등 반미친북 활동에 치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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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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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村健 저는 박정희시대와 전두환시대 둘다 겪었던 사람이지만 그리고 그시대의 무서움과 불자유로운 세상을 경험했던 사람이지만 조국교수가 그런 발언을 했다면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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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h
Park Yuha 松村健 저도 의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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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h
Konghyun Yun 이 시점에 박유하 교수님이 언급하신 정의의 독점이란 말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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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h
Hyun-Suk Seo 빗댄 표현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지시하는 실제 상황에 앞서 말 속에 삶과 생명에 대한 말하는 사람의 기본적 태도가 녹아 있을텐데, 그것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본인은 전혀 헤아리지 못하고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충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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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h
김헌하 코드에 몰입되면. . .남에게는 악랄하게. . .자신에게는 관대하게. .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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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h
양승필 개돼지는 가축을 보는 시각이지만 개파리는 적을 보는 시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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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an Song 検察捜査라고하지 만 結局 쑈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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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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