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31

손민석 on 한동훈

손민석



한동훈에 대한 모든 평 중에 가장 탁월한 게 이재훈 기자님의 다음의 묘사라 생각한다.

 "한동훈 장관을 보면 게시판이나 트위터 논쟁이 활발하던 시절 꼭 자기가 마지막으로 말을 맺어야만 직성이 풀리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그들은 그렇게 해놓고 자기가 논쟁에서 이겼다고 여긴다. 나도 시간이 지나고서야 그게 이기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애초에 승패 자체가 필요하지도 않지만." 

오늘 이재명과 마주앉은 한동훈을 보니 저 평이 얼마나 정확한지를 새삼스럽게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한동훈의 태도는 SNS에서 욕하던 상대를 실제로 만난 사람들 특유의 그 어떤 어색함, 민망함 등이 짙게 배어 있는 것이었다.

 호인인 척을 하는 듯한 태도하며, 이재명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두 손을 모으고 아래를 쳐다보던 모습이며, 이재명을 배려하는 듯한 손짓이며 등등 그 모든 것들이 내게는 너무 익숙한 어떤 이들의 태도였다. SNS에서 날 욕하다가 술자리에서 어쩌다 마주치고 똥마려운 태도를 취하던

내가 이재명을 상당히 싫어하는 것과 별개로 오늘 한동훈의 태도는 그렇게 보인다. 이걸 애써 '매너'라 표현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좋을 것이다. 아직 정치인 특유의 뻔뻔스러운 태도가 몸에 익지 않아 그런 것이겠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치적 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그의 태도를 물고 늘어져야 승산이 있겠구나 싶다.



손민석

한동훈한테 시험문제를 내고 싶다. 586운동권의 특권을 비판하면서 586운동권을 '배신'한 전직 운동권 출신을 비대위로 기용하는 건 운동권 특권인지 아닌지 서술하시오.(10점) 

말하기도 지친다. 이 무슨 간장콩장간장장인가? 국힘당의 비대위라는 건 이정도로 코미디 같은 것이다. 이렇다보니 보수쪽의 사람들이 슬슬 불안해하고 있다. 당장에는 한동훈한테 온갖 주술적인 기원을 해대고 있지만 자기네들도 불안하기는 하다. 

이준석이 차기나 차차기 대통령으로 나올지도 모른다는 애기가 돌고 있다. 이준석을 여전히 '청년정치'의 패러다임 속에서 생각하는 우석훈 등의 일부 꼰대들은 이준석정도면 좀 애가 문제 있기는 한데, 그래도 저기서 저렇게 버티는 걸 보면 대단한거야~ 이딴 흰소리나 늘어놓으면서 이런 관점에 동조하고 있다. 청년이 언제부터 우익 찌끄레기들이 전유하는 게 됐는지..

하여튼 나는 이준석이 언젠가는 나올 수 있다고 보지만 최소한 다음번의 대선에는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국 정치 6개월은 조선왕조 500년과 같다는 말이 있어 조심스럽지만 이준석이 하는 말을 잘 들어보면 그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게 있다. 몇번의 선거를 승리로 이끈 '당대표'를 이렇게 내칠 수가 있느냐는거다. 김종인이 이준석한테 그 타이틀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말할 정도면 그 타이틀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일종의 정체성으로도 생각하고 있다는 걸 쉽게 추론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준석의 마음속에서 자기 자신은 대선후보라든지 이런 어떤 아젠다와 비전을 이끌고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어떤 '해결사'와 같은 것이다. 젠더문제라는 독이 든 복어를 다룰 줄 아는 전문가고 어쩌고 꼴값 떠는 것만 봐도 그렇다. 아마 본인은 당대표로서 혹은 총리와 같은 몇번의 행정적 업무를 거치면서 '이대남' 타이틀 이후의 정치적 지반을 다진 다음에 대선에 나갈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노원구에서 당선이 되는 건 아마 그걸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어떤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주리라 보고 있겠고..

'당'이라는 조직을 이끄는 조직가이자 '선거전문가'로서의 능력,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능력, 그리고 노원구에서의 당선에 따른 의원으로서의 능력까지 이렇게 갖추고 '안전하게' 나가려고 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가 한다. 말하는 걸 보면 헛꿈꾸고 있다는 게 보여서 그게 너무 같잖고.. 아무튼 아마 본인도 그리 생각할 듯한데 내가 이준석이라면 다음 선거에서는 한동훈을 도와주든지 해서 킹메이커로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그 다음에 한동훈 행정부에서 장관을 하든 당대표를 또하든 해서 기반을 다지고 이후를 고려할 것 같다.





손민석
· 12 h ·



정치라는 게 뭔지.. 이분 암에 걸리셨다고 들었는데 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상황에서도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면 참 안타깝다. 이 양반이 칭찬하자마자 민경우는 사퇴해버렸고 다음 타자들도 줄서서 대기하고 있다. 길거리 캐스팅 수준으로 형편없는 인간들 데려다가 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보고 있으면 가엾기까지 하다. 욕심이 많아서 그런걸까? 삶이라는 게 뭔가 싶다. 일편단심 윤석열 운운하는 글에.. 이딴 인간 하나를 못 이겨서 디씨 같은 사이트가 우경화되었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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