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초동 시위 관련한 이런저런 것들을 대충 보았는데 내가 아직 배움이 부족해서 그렇겠으나 잘 모르겠다. '검찰개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왜 해야 하는지 이론적으로나 현상적으로나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 조국에 대한 수사를 갖고 여기서 보이듯이 이런저런 문제가 있으니 검찰 개혁을 해야 한다는건데 잘 모르겠다. 왜 다른 행정부가 아니라 굳이 검찰이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왜 지금 이 시점에서 해야 하는가. 그것이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 내에서 어떤 의미인가. 민주당 쪽의 이데올로그들 글 읽어보았지만 너무 수준 낮고 요약하면 노무현 같이 우리편에 대한 잘못된 공격이 많았으니 해야 한다는 것, 검찰이 기득권을 지닌 집단이라는 것정도 외에 달리 논리가 별로 없다.
그래, 조국한테서 보이듯이 검찰의 수사가 비인권적이고 뭐 그런 측면이 있겠다. 근데 그렇다고 한다면 검찰개혁은 단순히 검찰 자체만 문제삼고 비판하는 것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당연하게도 밑에서부터, 인민들이 그런 검찰을 견제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건데 그거는 민주당 이데올로그들이 말하듯이 검찰을 미국식으로 선거로 뽑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런 식이면 공무원 전체를 다 선거로 뽑으면 행정부가 민주적으로 되나. 이런 문제를 말하는 것도 결국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등의 철학적 문제와 얽혀 있는건데 그런 논의가 없다. 결국 인민들이 자신의 법적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게 만드는 제도적 장치들을 같이 엮어서 추진해야 하는 건데.. 사실 로스쿨도 그런 의미에서 도입된 것이지 않나. 노무현은 그런 식으로 로스쿨 제도 도입을 정당화했다. 사법고시로 뽑으니 변호사가 너무 적고 기득권화되어 제대로 된 인권 보호가 안되니 변호사를 더 많이 육성해서 적절한 법률 서비스를 받아 자기 권리를 잘 주장할 수 있게 만들려고 한 것이었다. 결과로 놓고 보면 잘 안되지 않았나. 그러면 그것부터 해결하는 방식으로 가야지, 이런 식으로.. 모르겠다.
누가 지적했듯이 정치검찰, 정치검찰 하지만 사실 정치검찰이었기에 검찰의 폭주?가 제어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지 않나. 검찰이 정치적 판단을 배제하고 정말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한 게 지금의 결과라면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찌됐든 무언가 사람들이 저렇게 많이 모일 정도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겠고 그것이 어떤 이론적으로나 논리적으로 정치하게 체계화되지는 않더라도 있다는 것 자체는 확인할 수 있겠다.
내 통밥으로는 이렇게까지 정당화 논리가 없어서는 안될거라 생각한다. 개혁의 대상이 되는 이들도 그렇게 되면 반발심만 갖게 된다. 이념이 아무리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더라도 이념적 합리화와 정당화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이번 정부가 하는 모든 행동과 정책에는 그런 이념이 빠져 있다. 아무 생각이 없다. 차라리 정말 우익들 말처럼 집권 연장을 위해 적을 만들어가는 그런 정치전략에 따라 행해지고 있는 거라면.. 차라리 그러면 더 이해하기 쉽겠는데 잘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지대 문제, 소득주도성장론, 남북관계, 북핵문제, 한일관계, 한미관계, 비정규직 문제, 남방공항 문제 등등의 철학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굵직한 문제들을 다 건드렸지만 여태 하나도 해결한 게 없고 개선시킨 것도 없다. 정당화 논리도 제대로 편 적이 없다. 결과적으로 다 흐지부지 되었는데, 지금 와서 검찰개혁을 하겠다고 한다. 동의가 잘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이전 문제들을 어떻게 하는지 너무 많이 봤다.
정권 초부터 문재인이 저자로 올라간 글이라는 글은 모두 찾아보고 이 사람이 이런 문제의식이 있고 이런 전제에서 이런 걸 하는 것 같다고 얘기해왔는데, 이제는 정말 모르겠다. 아닌 것 같다.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그 무식하다고 하는 박정희도 굉장히 체계적으로 사고하고 자신의 사상에 비추어 현실을 보면서 무언가를 하는데, 이 사람은 체계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고 정책도 자기 말에 비추어 보면서 하는 것 같지가 않다. 자기가 임명한 사람한테 경고 운운하는 인간한테서 어떤 지성의 흔적을 찾으려고 하는 게 의미 있는건지 요즘 많은 회의를 느낀다. 지인들이 내게 충고하듯이 세상에 정말 '빠가'는 있으니 굳이 어떻게든 그걸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걸 이번 기회에 배워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든 정치적 동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인데.. 헤겔이 프랑스대혁명을 분석하며 주장했듯이 제도나 시스템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이것을 민중의 힘으로 억지로 없애더라도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게 된다. 그러면 다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큰 민중의 힘이 동원되고.. 그렇게 헤겔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간의 목이 양배추 썰리듯이 썰려 나가게 되는 게 악무한 상태인데, 이건 결국 프랑스의 왕정복고와 같이 반동에 의해 폭력으로 제도화되는 수밖에 해결 방안이 없다. 한국은 제도화보다 계속해서 대중 동원을 통해 무언가를 압박하는 식으로 가는데.. 악무한의 반복인가.. 사실 조선왕조도 이런 식으로 관료를 조져서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그렇게 망한건데.. 아시아적 특질인가, 악무한인가. 참 모르겠다. 나는 모르것다. 더 공부를 해야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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