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줄어드는 한국.. 교사급여-공교육비는 OECD 상위권박재명 기자 입력 2019.09.19. 03:01 수정 2019.09.19. 09:43 댓글 138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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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교육지표 2019' 분석해보니
직장인 윤성환 씨(42)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다니는 학급의 학생 수를 듣고 깜짝 놀랐다. 서울 강북에 있는 이 학교 1학년 한 반의 학생은 남녀 합쳐 25명에 그쳤다. 서울만 벗어나면 한 반에 20명 미만으로 꾸려진 곳이 많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됐다. 윤 씨는 “내가 국민학교(초등학교의 전신)에 입학했을 때 1학년 한 반의 학생 수가 정확히 66명이었다”며 “이제 스무 명 남짓이 모여 공부한다니 한국이 한 세대 만에 ‘교육 선진국’이 된 건가 싶다”고 말했다.
한국의 교육 여건은 글로벌 기준으로 볼 때 어느 수준일까.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OECD 교육지표 2019’를 보면 한국은 학급당 학생 수 등 비교가 가능한 여러 항목에서 ‘선진국 모임’으로 일컬어지는 OECD 평균치를 상회했다. 국내 여러 교육 여건을 OECD의 지표와 비교해 봤다.
○ 학생 수 감소가 만든 교육환경 개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교사 1인당 학생 수다. 2017년 기준 한국의 고등학교 교사 1명당 학생 수는 13.2명에 그쳤다. OECD 평균(13.4명)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하유경 교육부 교육통계과장은 “초중고 통틀어 한국의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OECD 평균치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아직 OECD 평균치보다 다소 높다.
하지만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앞으로 가파르게 줄어들 것이다. 학생 수 감소 때문이다. 2017년 고교 재학생 기준인 1999∼2001년 출생자는 3년 동안 연평균 60만7000명이 태어났다. 2년이 지난 올해 고교 재학생(2001∼2003년생)은 그때보다 14.8% 줄어든 연평균 51만7000명씩 태어났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다시 집계한다면 이번 결과보다 더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육부 측은 “통상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적을수록 교육의 질이 높아지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한국이 OECD 내에서 ‘독보적인’ 1위를 하는 교육지표가 있다. 바로 대학 졸업자 비율을 나타내는 ‘고등교육 이수율’이다. 한국은 2017년 기준 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이 69.8%로, 조사 대상 46개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2위 캐나다(60.9%), 3위 일본(60.4%)과 비교해도 10%포인트 가까이 높을 정도다.
또 15∼19세 연령별 취학률 또한 한국이 87.4%로 OECD 평균(84.5%)보다 높았다. 해당 연령대 인구 100명 중 87명 이상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뜻이다.
○ 교사 급여, 공교육비 지출 등도 상위권
교육에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항목도 한국이 OECD 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교육에 그만큼 많은 돈을 쓴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것이 교사의 급여다. 2018년 한국의 국공립 중학교 교사는 15년 차 기준으로 5만7242달러(약 6812만 원)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독일(8만993달러)이나 미국(6만4467달러)의 중학교 교사 급여보다는 낮지만, 일본(5만1339달러)과 영국(4만8956달러)보다는 높았다. OECD 평균치와 비교해도 20%가량 높다. OECD는 환율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실제 소비능력을 뜻하는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교사 급여를 집계한다. 한 교육계 인사는 “우수 인재를 교원으로 양성하기 위해 과거 상대적으로 교사에 대한 고임금 체계를 만든 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 투자 비율은 5.4%로 나타났다. 이 역시 OECD 평균(5.0%)보다 높았다. 다만 이 중 정부 투자 비율이 3.8%로,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민간 차원의 공교육 투자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1년째 동결 상태인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일본과 비슷했다. 한국 사립대의 2017, 2018년 1년 등록금은 8760달러(약 1042만 원)로, 일본(8784달러)에 이어 자료를 제출한 14개국 중 4위로 집계됐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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