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3
이은선 조국 파란이 끝난 후-
이은선
10 September at 20:31 ·
<한국 信연구소 오늘>
-조국 파란이 끝난 후-
1. 어제로 조국교수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는 것으로 일단 그 동안의 파란은 마무리되었다. 인간 공동체 삶에서 가장 근간이 되고 생명줄이 되는 믿음(信)이 송두리째 날아갈 뻔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장관 임명으로 가까스로 잦아들었다. 청문회 이후 임명발표를 계속 기다리며 여러 생각들을 하는 가운데 한 시간 전쯤 그래도 마지막은 임명을 선택하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임명 쪽에 패를 걸겠다고 집에서 대화를 나누었었다.
2. 한 달여 시간 동안 이번 사태를 통해서 특히 두드러지게 보였던 것 몇가지를 들어본다. 가장 먼저는 창립때부터 함께해 온 한겨레 신문을 포함해서 kbs, mbc, 손석희의 펙트체크까지도 온통 언론들이 방금 후보자가 한 이야기를 다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고쳐서 거짓말이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변질시켜 보도하는 것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국언론에 의한 인간 언어의 왜곡이 어느 정도인가를 생생히 경험했다는 것이다.
3. 간첩이 조작되는 과정이 어떤 것일 수 있겠다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예전 노무현대통령 때 논두렁 시계 건처럼 검찰의 권력이 악용되고 오용될 때 어떤 '사실'이 조작될 수 있는지를 뚜렷하게 본 것이다. 하지만 장관 임명이 이루어졌다해도 오늘 여전히 우리가 이 위험 앞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4. 한 사회인으로서의 자격증을 거의 독점적으로 생산해온 대학이 그 특권으로 오늘 한국 사회의 근본악과 어떻게 중첩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가 드러났다. 그래서 일찍이 이반 일리치가 서구사회에서 제2의 종교개혁으로 전문가의 자격권을 독점하고 있는 대학과 제도교육의 해체와 혁파를 들었다면 우리사회야말로 지금 그 일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오늘 우리에게 가장 긴요하고 긴급한 근본적 정치개혁과 경제개혁은 바로 교육개혁이고, 그것이 이루어져야 앞으로 우리 공동체 삶에서 무엇인가 선한 것을 기대할 수 있겠다는 것이다.
5. 놀라운 다중들의 일사분란한 집중력과 관찰력, 그리고 정보력, 그런 관객들의 요구는 이제 앞에 서있는 행위자의 밖으로 드러난 공적 수행 능력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속 마음의 움직임과 의도, 습관에게로도 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우리 사회에서 누군가가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더이상 안과 밖을 따로 볼 수 없다는 것, 그럴 경우 그들이 받을 조롱과 비난, 혐오가 어느 정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므로 오늘 많은 인사들이 크게 놀랐을 것이고, 그래서 우리 사회가 다시 한 번 속으로부터 크게 변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6. 결코 대통령 한 사람, 법무장관 홀로 이룰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권위였던 국회, 언론, 사법, 대학의 권위가 얼마나 허접한 것인가가 만천하에 드러났고, 그와 함께 우리 삶이 크게 요동치고 있는 현실. 남은 질문 중 그 시작은 어떻게 하면 우리 삶의 안과 밖을 좀 더 하나되게 할 수 있을까이고, 그 가운데서도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함께 갈 것임을 말한다.
#사유하는집사람회 #수요집담회
91Cho-nyon Kim, Chung Hyun Kyung and 89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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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 Mi Shim 교육개혁에 공감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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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young Peak 조국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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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 Son 이번 일을 통해 이제부터는 특히 공적인일을 하게될 자리는 '안과 밖'이 하나로 통합된 삶을 살아 삶을 통해 본인을 증명해내야하는 것과
언론에 대해서 더 보편적 시각으로 경계하고 개인의 자각과 사유가 필요하다는 말씀 깊이 공감합니다
공적인 삶을 위해 사적 삶 지키기를포기하고 견뎌준 조국 장관님도 감사드리고
조국 사건을 계속 지켜보시며 여러모로 가르침을 주시는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제가 아프고 나니 동현이가 이제 40도 연일 열감기여서 앓고있는데 아픈게 걱정되고 속상하면서도 크려고 그러나 스스로 이겨내고 있는 중이겠지 싶어 바라보게도 됩니다
이번일도 교수님 말씀처럼 우리 사회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더 나아지기위한 앓이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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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선
8 September at 11:06 ·
<한국 信연구소 오늘 >
-조국 교수와 가족의 깊은 두려움과 외로움을 상상하며-
1. 아침에 이솔리스티 로마 중창단의 찬송을 들으면서 특히 "네가 홀로 외로워서 마음이 무너질 때 누군가는 너를 위해 기도하네"라는 가사가 마음 깊이 다가왔다. 바로 전에 조국 교수의 딸이 부산에서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고, 그 엄마 정경심 교수가 어젯밤 sbs의 보도, 그의 컴퓨터에 동양대 총장 직인이 저장되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는 보도에 대해서 입장문을 낸 것을 읽었기 때문이다.
2. 요사이 조국 교수 파문으로 그의 말과 모습, 몸짓과 표정 등을 오래 듣고 보는 가운데 나에게 남은 깊은 잔상, 그는 참으로 선한 사람이고 깨끗한 사람이며, 그러나 동시에 '깨어지기 쉬운'(vulneable) 소중한 구슬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모든 잘못을 자신이 안고 가고자하고, 그러나 동시에 이 시대의 요구와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고 공적 인간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 하지만 그 일로 바로 옆에서는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딸과 아내, 가족들이 겪을 위험과 위협들을 마주하며 그가 느낄 외로움과 두려움, 고뇌를 상상해 본다. 그와 그의 가족이 너무 깨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3. 오늘 우리 시대의 神은 결코 저 하늘 위 어딘가의, 탈인간적인 어떤 비의가 아닐 수 있다. 바로 우리가 지금 여기 다수의 관객으로서 함께 깨어 있다는 것, 그래서 지금 그와 그 가족에게, 검찰의 행태에, sbs를 비롯한 한국의 언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을 다해 판단하면서 증인으로 함께 하고 있다는 것, 그것이 더 사실적으로 신의 현현일 수 있다. 비록 관객이지만, 우리는 다수로서, 관객의 몸(身)과 마음(信)이 바로 더욱 더 神의 모습에 가깝고,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神의 도움이라고 말해본다.
4. 조국 교수와 그 가족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홀로 두지 않고 그 마음이 무너질 때 우리가 함께 기도한다.
장제원 의원의 아버지 장성만 목사님은 우리 선친과도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오늘 음주운전자로 등장한 그의 손자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매우 아프다. 동양대학교의 최총장이 다녀서 교육학 박사를 받았다는 미국 대학이 신학대학이라고 한다. 참 아프고 많은 생각을 한다. 조국 교수의 언어에 자주 등장했지만 어느새 우리에게는 낯선 언어가 되어버린 '"여식", "처", "염치"와 "부끄러움" 등, 오랜 유교 문화의 언어들...
5. 주일날 아침에 남편과 함께 시부모님의 산소로 성묘하러 가면서 차안에서 단상을 적는다.
#생각하는집사람회#보인회#수요집담회
95Cho-nyon Kim, Min Hyung Lee and 93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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