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8

NK투데이 » [당대회분석]⑦모든 사람을 이공계 대학 졸업자 수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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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회분석]⑦모든 사람을 이공계 대학 졸업자 수준으로
과학, 북한 과학 이해, 조선노동당 7차 당대회 2016-06-21 1 0








36년 만에 열린 노동당 제7차 대회가 3박 4일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북한은 노동당이 국가와 사회 전반을 이끄는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당대회의 결과는 향후 북한이 나아갈 방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에 NK투데이는 제7차 당대회의 내용이 담긴 '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를 중심으로 당대회 결과를 집중 분석하는 연재를 기획하였다.



선차적 목표로 제시한 '과학기술강국'

사업총화보고의 '사회주의 강국' 건설 목표 가운데 첫 번째 목표는 '과학기술강국' 건설이다.

북한이 과학기술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7차 당대회 호소문도 김일성 주석은 항일운동시기에 "무장투쟁만이 살길"이라고 선언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고난의 행군' 시기에 "선군만이 살길"이라고 제창했다면, 지금 노동당은 "과학기술만이 살길"이라고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총화보고는 먼저 '과학기술강국' 건설이 '사회주의 강국' 건설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선차적으로 점령하여야 할 중요한 목표"로 규정했다.

그 근거로 ▲'현시대는 과학기술의 시대' ▲'과학기술의 발전수준은 종합적 국력과 지위를 규정하는 징표' ▲'과학기술력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자원' ▲'과학기술력은 사회발전의 강력한 추동력' ▲'제국주의의 경제 기술적 봉쇄' 등 다섯 가지 이유를 꼽았다.

과학기술에 대한 중요성은 대다수의 나라들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 30일 중국 전국과학기술협신대회, 중국과학원 제18차 원사대회 및 중국공정원 제13차 원사대회, 중국과학기술협회(CAST) 제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세계과학기술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분투하자'란 제목의 연설을 통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꿈을 실현하려면 반드시 중국특색의 자주적 혁신의 길을 견지하고 세계과학기술 첨단분야와 경제의 주전장, 국가의 중대한 수요에 따라 제반 분야의 과학기술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세계 과학기술경쟁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주장과 상당히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중국과학기술협회 제9차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한 시진핑. ⓒ신화망

사업총화보고는 다음으로 '과학기술강국' 건설의 목표로 "가까운 앞날에 종합적 과학기술력에서 세계적으로 앞선 나라들의 대열에 당당히 들어서는 것"을 제시했다.

북한의 과학기술은 몇몇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있지만 전반적 수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이 이번에 제시한 목표는 일부 과학기술분야를 넘어서 종합적 과학기술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보고는 '과학기술강국'의 의미를 "나라의 전반적인 과학기술이 세계첨단수준에 올라선 나라, 과학기술의 주도적 역할에 의하여 경제와 국방, 문화를 비롯한 모든 부문이 급속히 발전하는 나라"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 발전을 다른 나라의 경로를 따라만 가지 말고 ▲'과학자의 애국충정' ▲'인민의 슬기' ▲'민족적 자존심'을 폭발시켜 비약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 발전의 일반적 경로를 밟지 않고 중간 단계를 생략해 선진국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과학기술강국'의 개념, 위상, 목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NK투데이

과학 선진국을 어떻게 따라잡을 것인가

일반적으로 다른 나라 과학기술을 따라잡는 가장 흔한 방법은 그 나라의 과학기술을 직접 도입하는 것이다.

과학 선진국들의 최신 연구 성과를 곧바로 도입하면 시행착오를 똑같이 반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북한은 1세대 이동통신(아날로그) 기간을 거치지 않고 2세대 이동통신(GSM)을 시범도입한 후 곧바로 3세대 이동통신(3G)을 사용하고 있다.

휴대폰 시기를 잠깐 거친 후 곧바로 스마트폰 시기로 넘어간 셈인데 외국 통신회사와 합작해 이동통신을 도입(고려링크)한 뒤 기술을 습득해 독자적인 이동통신 사업(강성네트)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과학 선진국들의 연구 성과를 어떻게 습득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나선다.

과학 연구 성과는 100% 공개되지 않으며 특히 고급 과학기술일수록 해외 이전은 제한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려는 것인지 단편적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북한은 2011년 새해 공동사설에서 "CNC기술의 패권을 틀어쥔 경험에 토대하여 모든 분야에서 세계가 도달한 과학기술수준을 최단기간 내에 뛰어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CNC(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 컴퓨터 수치제어)란 사람의 손으로 제어하던 기존 공작기계에서 발전된 형태로 컴퓨터를 이용해 자료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동작하는 공작기계를 말한다.

최초의 CNC는 1952년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개발한 진공관식 NC공작기계다.

미국은 CNC 기술을 독점했으며 특히 냉전시기에는 CNC가 무기생산에 사용된다는 이유로 사회주의 국가에 수출을 금지하였다.

북한은 1980년대 중후반에 CNC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NC 공작기계 '구성-105호'를 개발했으며 2001년 첫 CNC인 '구성-10호'를 개발했다. (2012년 12월 12일 프레시안에 실린 강호제 박사의 글 '북한의 기계공업 발전사' 참조)

북한이 바세나르협정에 따라 정밀기계 수입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CNC를 독자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1988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6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공작기계공업과 전자, 자동화 공업발전에서 전환을 일으킬 데 대하여'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과학원 산하에 '전자자동화과학 분원'을 설치하고 '전자 자동화 공업위원회'를 꾸리는 등 국가 차원의 CNC 개발 투자에 나섰다. (강호제, 앞의 글 참조)

북한 소설 '라남의 열풍'은 이런 CNC 개발 과정에 있었던 비화를 잘 묘사하고 있는데 소설이기에 100%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북한 소설의 특성 상 참고할 가치는 있겠다.

당시 북한은 해외에서 CNC 설계도를 비밀리에 입수해 두 군데 기계공장에 보내 개발을 지시한다.

그러나 CNC가 설계도만 있다고 해서 개발할 수 있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보니 두 공장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한다.

한 공장은 설계도 그대로 제작하려다 재료를 구하지 못해 실패하고, 다른 한 공장은 북한 실정에 맞게 설계도를 수정해 우여곡절 끝에 제작에 성공한다.

북한은 이 소설을 통해 외국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북한의 실정에 맞게 도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 소설을 통해 ▲북한이 경제·기술 봉쇄로 인해 다른 나라와 과학기술 교류를 원활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다른 나라 과학기술을 적극 도입하면서 세계 발전 추세를 따라잡으려 한다는 점 ▲해외 과학기술을 도입하더라도 북한 실정에 맞게 변형하며 그 정도의 과학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 등을 확인해볼 수 있다.

북한은 1950년대에도 소련에서 수입한 트랙터를 역설계(Reverse Engineering) 방식으로 기술을 습득, 복제품을 만들었다.

역설계 방식을 적용하려면 해당 분야에 대한 일정 수준의 과학기술력을 갖추고 있어야 가능하다.

북한은 사업총화보고에서 "이미 일정한 토대가 있고 전망이 확고한 연구대상들에 힘을 넣어 세계패권을 쥐며 그 성과를 확대하는 방법으로 과학기술을 빨리 발전시켜야" 한다고 방향을 밝혔다.

북한은 자신들의 준비된 과학기술 토대를 이용해 선진 과학기술을 실정에 맞게 도입하며, 자신들이 상대적으로 앞선 분야를 집중 육성하며 최대한 활용해 과학기술 수준을 단기간에 최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하는 듯하다.

첨단과학기술로 지식경제 토대 구축

사업총화보고는 다음으로 '과학기술강국'의 과제를 세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는 첨단과학기술 개발이다.

보고는 과학기술부문에서 '첨단돌파전'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첨단돌파전'을 "현대과학기술의 명맥을 확고히 틀어쥐고 과학기술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앞서나가기 위한 사상전, 두뇌전"으로 규정했다.

보고는 '첨단돌파전'을 해야 ▲과학기술 전반을 빨리 발전시키고 ▲지식경제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미 2011년 새해 공동사설을 통해 "모든 분야에서 세계가 도달한 과학기술수준을 최단기간 내에 뛰어넘어 지식경제시대의 전열에 서자는 것이 우리 당의 최첨단돌파사상"이라며 '최첨단돌파전'을 제시하였다.

지식경제란 지식이 부를 창조하는 기본요소가 된 경제를 말한다.

공장에서 상품을 생산하던 산업사회에서 한 단계 발전한 게 지식경제며 벌써 몇몇 나라들은 국내총생산의 절반 이상을 지식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도 산업자원부를 지식경제부로 바꿀 정도로 지식경제는 세계적 추세로 되고 있다.

보고는 "첨단과학기술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기술들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생물공학(BT)을 비롯한 핵심기초기술 ▲새 재료기술, 새 에너지기술, 우주기술(ST), 핵기술과 같은 중심적이고 견인력이 강한 과학기술분야를 주력 분야로 꼽았다.

21세기 들어 인류의 미래를 주도할 첨단 산업기술로 흔히 6T를 꼽는다.

6T는 생명공학(BT: Biology Technology), 환경공학(ET: Environment Technology), 정보기술(IT: Information Technology), 나노기술(NT: Nano Technology), 우주기술(ST :Space Technology), 문화콘텐츠기술(CT: Culture Technology)을 일컫는 말이다.

많은 나라들이 6T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북한은 이 가운데 환경공학과 문화콘텐츠기술을 제외한 4가지 분야를 주력 분야로 꼽은 셈이다.

장철 국가과학원장의 제7차 당대회 토론문에 따르면 북한은 원래 정보기술과 나노기술, 생물공학에 선차적인 힘을 넣었고 그에 따라 111호 제작소, 정보과학기술연구소, 나노재료연구소, 생물공학분원이 설립됐다고 한다.

사업총화보고에는 여기에 우주기술이 추가된 셈이다.

또 장철 원장은 북한이 최근 "우주강국, 생물공학강국, 프로그램개발강국의 대열"에 들어섰다고 주장해 이미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보고는 특히 "우주과학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실용위성들을 더 많이 제작, 발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창하 제2자연과학원 원장은 제7차 당대회 토론문에서 "우주과학기술은 해당 나라의 종합적 국력을 과시하는 중요한 징표이며 우주개척은 인류의 이상으로, 꿈으로 되고 있"다며 우주과학기술의 의의를 강조하면서 "실용위성들을 더 많이, 더 높이, 더 통쾌하게" 쏘겠다고 다짐했다.

'더 높이'라는 표현을 통해 현재의 저궤도 위성보다 더 높은 궤도의 위성, 특히 정지위성을 발사할 예정임을 예상해볼 수 있다.

보고는 또 "기계공학, 금속공학, 열공학, 재료공학을 비롯한 중요부문 기술공학"을 발전시켜 경제부문에 적극 도입할 것도 요구했다.

기초과학과 융합과학 강조

사업총화보고가 제시한 두 번째 과제는 기초과학 발전이다.

보고는 기초과학을 "과학기술강국을 떠받드는 주추(기둥받침)"라고 규정하면서 "기초과학이 든든해야 나라의 과학기술이 공고한 토대 위에서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는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을 꼽으며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과학기술의 종합적 발전추세와 사회경제발전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경계과학을 개척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국에서는 흔히 비주류 과학을 경계과학이라 부르지만 북한은 융합과학을 경계과학이라 표현한다.

융합과학이란 서로 다른 분야의 과학기술이 결합된, 나아가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이 결합된 새로운 과학 분야를 말한다.

특히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결합을 통섭(統攝, Consilience)이라 부른다.

융합과학은 20세기 중반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하여 21세기 들어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추세로 자리 잡았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정치사상과 과학기술을 강조한 만큼 융합과학, 특히 통섭 분야에서 어떤 성과를 보일지 주목된다.

사업총화보고가 제시한 세 번째 과제는 경제발전에 직결되는 과학기술의 발전이다.

보고는 "과학기술이 경제강국 건설에서 기관차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런 관점과 입장으로 과학기술적 방안과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특히 ▲에너지 ▲철강 ▲화학 ▲농업 ▲경공업 등에서 나서는 문제를 과학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경제를 현대화, 정보화하는데서 과학기술부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을 요구했다.

'과학기술강국' 건설 과제를 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NK투데이

사업총화보고는 '과학기술강국' 건설을 위한 세 가지 방도를 제시했다.


모든 사람을 이공계 대학 졸업자 수준으로

첫째는 인재양성이다.

사업총화보고는 "인재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며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란 모든 국민을 "대학졸업정도의 지식을 소유한 지식형 근로자로, 과학기술발전의 담당자로 준비"시키는 것을 말한다.

보고는 ▲과학기술부문 연구원을 "가까운 기간에 3배 이상" 늘릴 것 ▲"기술집약적 산업과 현대화된 경제를 운영해나갈 수 있는 관리인재" 계획적 육성 ▲"공장, 기업소들에서 과학기술개발 역량" 육성 ▲"과학기술전당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보급망을 형성"해 새로운 과학기술자료를 중앙에서 말단까지 보급 ▲"기관, 기업소, 공장, 협동농장들에서 과학기술전당과 망으로 연결된 과학기술보급실" 구축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과학기술전당을 "전민학습의 대전당이며 다기능화된 과학기술보급의 중심기지"라 강조하며 전체 노동자, 농민들이 과학기술전당을 활용할 대책을 세우도록 한 부분이 특징이다.


과학기술전당. ⓒ신화망

전체 국민의 과학기술수준을 높이면 공장과 농장 등 현장에서 앞선 과학기술을 도입하고, 실정에 맞게 과학기술을 개발할 수 있으며, 이들 가운데 뛰어난 과학기술자 인재들이 배출돼 첨단 과학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또 보고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2012년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 법령을 제정하면서 단순히 교육기간을 1년 늘린 게 아니라 지식경제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수학·과학 교과 비중이 늘어난 것도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겠다.

첨단 분야에 국가 투자 집중

두 번째 방도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사업총화보고는 정부가 ▲작전과 지도 ▲과학연구개발체계 정비·강화 ▲보장사업 등을 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고는 먼저 '작전과 지도'에 대한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연구기관들이 제각기 연구를 하는 편향을 방지하기 위해 "첨단돌파 계획, 첨단기술 산업화 계획을 비롯한 국가의 전략적 목표 실현을 위한" 전략적 집중을 할 것 ▲과학기술 성과가 경제에 직결되도록 "계획 작성과 수행정형을 국가적으로 장악지도하고 추진하는 제도와 질서"를 세울 것 ▲"경제관리방법을 개선"해 모든 부문과 단위들에 과학기술 성과가 잘 보급·도입되도록 할 것 ▲"다른 나라의 선진과학기술 성과들을 우리 실정에 맞게 제때" 도입할 것 등을 요구했다.

여기서 첫 번째 부분인 국가가 특정 과학기술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는 문제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다.

한정된 국가 재원을 특정 분야에 집중 투자하면 그 분야를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나머지 분야가 소외돼 과학기술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당장 경제성이 확인되는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기초과학이나 장기 투자가 필요한 분야가 소외되기 쉽다.

재원이 넉넉한 국가는 그나마 기초과학이나 장기 과제에도 일정한 투자가 이루어지겠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의 경우 장기적으로 과학기술 종속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정부 주도의 과학기술 체제는 정부가 얼마나 과학기술 계획을 올바로 세우고 자원을 배분하느냐, 즉 정부의 지휘능력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보고는 다음으로 '과학연구개발 체계를 정비·강화'할 것에 대한 과제를 제시했다.

여기서는 핵심 과학기술연구와 응용기술연구를 구분했는데 핵심 과학기술연구는 기존의 전문 과학연구기관들과 신설할 첨단과학기술부문 연구기관이 맡고, 응용기술연구는 해당 부서, 중앙기관, 공장, 기업소의 연구개발 단위가 맡아야 한다고 정리했다.

또 대학은 기초과학연구와 첨단과학기술개발을, 공장과 기업소는 국가중점기술개발사업을 담당하도록 정리했다.

또 도, 시, 군에서 지역 경제를 과학기술로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 역량과 개발 단위를 꾸리도록 요구했다.

보고는 끝으로 "과학기술부문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국가예산편성에서 과학기술발전 사업비 비중을 체계적으로 늘릴 것 ▲지방예산과 공장, 기업소들의 기업소기금을 해당 단위의 과학기술발전에 최대한 활용할 것 ▲과학연구기관들과 대학들에서 첨단기술제품 생산기지를 운영해 연구개발 자금문제를 해결할 것 등을 제시했다.

여기서 특히 연구소와 대학들이 자기 연구 성과를 토대로 첨단제품을 생산·판매해 자금을 마련하도록 제시한 게 인상적이다.

이런 방식은 자칫 연구소와 대학들이 상업화에 빠지기 쉬운데 자본주의화를 극도로 경계하는 북한이 이런 부작용에 대해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는지 주목된다.

과학기술자에 대한 최상급 우대정책

세 번째 방도로 전 사회적인 "과학기술 중시 기풍"을 세울 것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문제를 과학기술에 기초해 풀어나가는 관점과 입장 세울 것 ▲과학기술인재를 중시하고 역할을 높이며 모든 사업을 과학적으로 설계·진행할 것 ▲과학기술자들이 지식경제시대의 선도자로 책임과 역할을 다 하도록 지원할 것 ▲과학기술자들이 연구에 전념하도록 사업조건과 생활조건을 보장할 것 ▲온 사회에 과학기술학습기풍을 세워 모든 사람이 과학기술의 주인이 되게 할 것 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장철 국가과학원장은 제7차 당대회 토론문에서 과학자휴양소와 현대적 과학자거리들을 건설해 "과학자, 기술자들에게 최상의 생활조건을 마련"해주어 "과학자들의 정신력을 총폭발"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2014년 평안남도 개천시 연풍호에 연풍과학자휴양소를 건설해 1년에 5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을 보름씩 고급시설에서 휴식을 취하게 하고 있다.

또한 2013년부터 매년 은하과학자거리, 위성과학자거리, 미래과학자거리 등 과학기술자를 위한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으며 현재는 려명거리 공사에 한창이다.

특히 지난해 완공된 미래과학자거리는 마천루가 즐비한 최고급 거리로 눈길을 끌었다.


초고층 빌딩 목록에 오른 미래과학자거리 건물 ⓒCTBUH

북한은 연이어 들어서는 과학자휴양소, 과학자거리들이 북한의 '과학중시정책'을 상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과학기술강국' 건설 방도를 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NK투데이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기획연재]당대회분석 목차
①7차 당대회의 의의
②'개혁개방'은 없었다: 전체 체계
③비장한 분위기의 '경과보고': 36년 평가-경과보고
④강성대국에서 강성국가로 바뀐 이유: 36년 평가-성과
⑤북한은 왜 '영도'와 '계승' 문제를 강조하는가: 36년 평가-성과요인
⑥'자강력 제일주의'를 전략노선으로 확정: 목표1-'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
⑦모든 사람을 이공계 대학 졸업자 수준으로: 목표2-'과학기술강국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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