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공자 - 인간과 신화
공자 - 인간과 신화 | 역사 속의 인간탐구 1
H. G. 크릴 (지은이)지식산업사
1997-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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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물사 주간 30위, 역사 top100 5주|
Sales Point : 791
8.7100자평(2)리뷰(4)
460쪽
148*210mm (A5)
644g
-----------------
알라딘 리뷰
일전에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이 나와 한바탕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이는 공자와 그가 주창한 유교사상이 250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직도 망국의 원인이라고 지탄받는 공자가 그 혐의를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H.G 크릴은 이 책을 통해 봉건 체제의 옹호자로서만 인식되는 공자의 모습에 대해 반기를 들고 기존의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공자에 대한 재발견을 시도한다.
H.G 크릴은 공자가 현재 보수 반동적 성격으로 비판을 받는 이유에 대해 공자 사후 그에 대한 기록들이 왜곡되어 전제왕권을 강화시키는 수단으로 잘못 전파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공자의 진면목도 공자의 사상도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는 것. 그렇다면 저자는 공자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그는 공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며 교사, 철학자 그리고 (민주주의적 이념을 내세우는)개혁자로서, 더 나아가 혁명적 사상을 설파한 인물로서 공자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시도한다.
이 책에서 공자는 신화 속에서 미화된 인물이 아니라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해 울분을 터트리기도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띤 인물로 나온다. 그는 사상가로서 역할보다는 현실 정치가이길 원했으며 자신이 느끼고 있던 시대적 모순을 직접 해결해 보려했던 실천적 인물이었다. 더 나아가 저자는 '국가는 피치자와 치자간의 상호 이해와 선의가 깔려 있는 협동적인 형태여야 한다'는 공자의 견해가 민주주의 이론과 일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자를 민주적인 개혁가로서 부각시킨다.
저자의 이 같은 시각은 '유교와 서구민주주의(제 15장)'라는 주제 하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프랑스 혁명의 이념적 근거가 되었던 계몽주의 철학이 공자의 이념과 유사하며 그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서구 역시 공자 사상의 수혜자라는 것인데, 이러한 주장은 공자 사상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공자의 인간적인 면모와 그의 사상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 이 책을 통해 공자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그에 대한 견해를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지도, 또 공자는 자신의 우군을 얻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 공자에 대한 비판은 거의 찾을 수 없다는 점은 저자가 공자에게 혹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또한 유교가 반동적이며 전제정권을 옹호하는 이념이라는 반론이 단순히 '공자 사후 사람들이 그의 주장을 왜곡했기 때문'이라는 식의 주장은 공자를 이해하는데 있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저자가 민주주의적인 개혁가로서 공자의 모습을 부각시킨 것은 긍정적인 평가일 수도 있으나 그의 한계라 할 수 있다. 특히 저자의 후기는 이 책이 전체주의에 대항하는 민주주의의 옹호론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그동안 외면되어온 '살아 숨쉬는 인간으로서의 공자'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저자의 노력으로 우리는 화석화된 사상가로서가 아닌 '인간 공자'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 수 있는 것이다. - 임세미(2000-03-02)
추천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장정일 (소설가, 시인)
- <장정일의 독서일기 4> (범우사 刊)
---------------------------
공자의 면모를 제대로 다룬 종합 학술서적입니다. 미화를 넘어서서 있는 그대로 보아도 탁월한 스승이라는 결론입니다. 그러나 다소 어렵습니다.
루오 2011-10-30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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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상은 현재의 입장에서 재해석됩니다. 1940년대 말의 서양인의 공자읽기^^
dg19915115 2011-06-20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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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이 쓴 '공자 이야기'의 한계
부끄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난 논어를 완독해본 적이 없다. 그때그때 필요한 이야기만 짜집어 보며 나름대로 '아하' 감탄했을 뿐. 어찌보면 자신의 통치권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제멋대로 공자를 해석하고 끌어다쓰던 중국 군주들이나 근대 이후 아시아의 수많은 독재적 통치자들과 다를 바 없는 행위라고 하겠다. 그러다 문득 진짜 공자를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논어'와 함께 고른 책이 이것이다.
이 책의 결과는 솔직히 실망이다. 크릴 교수가 아무리 중국 고대사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이라 할 지라도 미국인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넘기는 힘든 것 같다. 방대한 문헌조사와 객관적 증거를 채택하는 능력이 아무리 뛰어났다 할 지라도 문화적 차이로 인하여 '인'이나 '예'의 덕목을 설명하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게 안쓰럽게 여겨질 정도였다. 역설적으로 나는 철저히 서구화된 존재라고 자부(?)하는 이라면 어떤 개념도 놓치지 않고 다양한 각도로 철저하게 풀어써 준 이 책이 '공자'로부터 비롯된 동양적 관념과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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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3-04-03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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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ucius : The Man and the Myth (1949) / H. G. Creel
- 역자의 말
"즉 공자는 합리적인 이성을 신뢰하였고 인간의 평등 및 협동사회의 이념을 제시함으로써
그 당시의 참담한 현실을 구제하려고 하였던 개혁가였으며, 그 사상의 기본원리는 오늘날
민주주의 원리와 상통한다는 것, 비록 공자의 사상은 한대 이후 크게 변질, 곡해되었지만
전제정치 아래서도 일정한 기능을 하였으며 (예컨데 신분세습이 부정된 과거시험제도 같은
것), 바로 이러한 요소가 서구민주주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쑨원을 비롯한
중화민국의 지도자들에게도 영향을 주었음을 논증하였다." (7쪽)
- 후기
"민주주의를 위한 가장 큰 싸움은 악에 대한 극적인 투쟁이 아니라, 개개인의 마음속에서
조용히 진행되는 권태에 대한 투쟁이라는 것을 공자는 인식하였던 것 같다." (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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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그리고 공자
인간 공자를 다룬 책들과 논어 번역서 善本들.
1. 공자 전기
영국의 동양학자 H. G. 크릴의 [공자, 인간과 신화]는 인간 공자의 면모를 사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이름을 떨쳤던 사계의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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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리뷰
일전에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이 나와 한바탕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이는 공자와 그가 주창한 유교사상이 250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직도 망국의 원인이라고 지탄받는 공자가 그 혐의를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H.G 크릴은 이 책을 통해 봉건 체제의 옹호자로서만 인식되는 공자의 모습에 대해 반기를 들고 기존의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공자에 대한 재발견을 시도한다.
H.G 크릴은 공자가 현재 보수 반동적 성격으로 비판을 받는 이유에 대해 공자 사후 그에 대한 기록들이 왜곡되어 전제왕권을 강화시키는 수단으로 잘못 전파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공자의 진면목도 공자의 사상도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는 것. 그렇다면 저자는 공자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그는 공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며 교사, 철학자 그리고 (민주주의적 이념을 내세우는)개혁자로서, 더 나아가 혁명적 사상을 설파한 인물로서 공자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시도한다.
이 책에서 공자는 신화 속에서 미화된 인물이 아니라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해 울분을 터트리기도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띤 인물로 나온다. 그는 사상가로서 역할보다는 현실 정치가이길 원했으며 자신이 느끼고 있던 시대적 모순을 직접 해결해 보려했던 실천적 인물이었다. 더 나아가 저자는 '국가는 피치자와 치자간의 상호 이해와 선의가 깔려 있는 협동적인 형태여야 한다'는 공자의 견해가 민주주의 이론과 일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자를 민주적인 개혁가로서 부각시킨다.
저자의 이 같은 시각은 '유교와 서구민주주의(제 15장)'라는 주제 하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프랑스 혁명의 이념적 근거가 되었던 계몽주의 철학이 공자의 이념과 유사하며 그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서구 역시 공자 사상의 수혜자라는 것인데, 이러한 주장은 공자 사상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공자의 인간적인 면모와 그의 사상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 이 책을 통해 공자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그에 대한 견해를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지도, 또 공자는 자신의 우군을 얻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 공자에 대한 비판은 거의 찾을 수 없다는 점은 저자가 공자에게 혹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또한 유교가 반동적이며 전제정권을 옹호하는 이념이라는 반론이 단순히 '공자 사후 사람들이 그의 주장을 왜곡했기 때문'이라는 식의 주장은 공자를 이해하는데 있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저자가 민주주의적인 개혁가로서 공자의 모습을 부각시킨 것은 긍정적인 평가일 수도 있으나 그의 한계라 할 수 있다. 특히 저자의 후기는 이 책이 전체주의에 대항하는 민주주의의 옹호론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그동안 외면되어온 '살아 숨쉬는 인간으로서의 공자'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저자의 노력으로 우리는 화석화된 사상가로서가 아닌 '인간 공자'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 수 있는 것이다. - 임세미(200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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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 (소설가, 시인)
- <장정일의 독서일기 4> (범우사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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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면모를 제대로 다룬 종합 학술서적입니다. 미화를 넘어서서 있는 그대로 보아도 탁월한 스승이라는 결론입니다. 그러나 다소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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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이 쓴 '공자 이야기'의 한계
부끄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난 논어를 완독해본 적이 없다. 그때그때 필요한 이야기만 짜집어 보며 나름대로 '아하' 감탄했을 뿐. 어찌보면 자신의 통치권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제멋대로 공자를 해석하고 끌어다쓰던 중국 군주들이나 근대 이후 아시아의 수많은 독재적 통치자들과 다를 바 없는 행위라고 하겠다. 그러다 문득 진짜 공자를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논어'와 함께 고른 책이 이것이다.
이 책의 결과는 솔직히 실망이다. 크릴 교수가 아무리 중국 고대사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이라 할 지라도 미국인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넘기는 힘든 것 같다. 방대한 문헌조사와 객관적 증거를 채택하는 능력이 아무리 뛰어났다 할 지라도 문화적 차이로 인하여 '인'이나 '예'의 덕목을 설명하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게 안쓰럽게 여겨질 정도였다. 역설적으로 나는 철저히 서구화된 존재라고 자부(?)하는 이라면 어떤 개념도 놓치지 않고 다양한 각도로 철저하게 풀어써 준 이 책이 '공자'로부터 비롯된 동양적 관념과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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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ucius : The Man and the Myth (1949) / H. G. Cr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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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공자는 합리적인 이성을 신뢰하였고 인간의 평등 및 협동사회의 이념을 제시함으로써
그 당시의 참담한 현실을 구제하려고 하였던 개혁가였으며, 그 사상의 기본원리는 오늘날
민주주의 원리와 상통한다는 것, 비록 공자의 사상은 한대 이후 크게 변질, 곡해되었지만
전제정치 아래서도 일정한 기능을 하였으며 (예컨데 신분세습이 부정된 과거시험제도 같은
것), 바로 이러한 요소가 서구민주주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쑨원을 비롯한
중화민국의 지도자들에게도 영향을 주었음을 논증하였다." (7쪽)
- 후기
"민주주의를 위한 가장 큰 싸움은 악에 대한 극적인 투쟁이 아니라, 개개인의 마음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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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그리고 공자
인간 공자를 다룬 책들과 논어 번역서 善本들.
1. 공자 전기
영국의 동양학자 H. G. 크릴의 [공자, 인간과 신화]는 인간 공자의 면모를 사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이름을 떨쳤던 사계의 필독서.
이후 시라카와 시즈카(白川靜) 선생과 이노우에 야스시 선생, 요시카와 고지로 선생 모두 20세기 일본의 동양학 대가 답게 공자의 일생을 설득력 있게 재구성한 책들을 하나씩 펴냈다.
시라카와 선생의 [孔子傳]은 중국에도 소개된 바 있고,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1977년도에 金河中 번역본이 知人社에서 나온 바 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재야 사학자 김기평 선생의 번역서도 관심이 간다.
[수사고신록]은 고증학자 최술의 저술로, 이런 '인간 공자' 식의 저술들의 원류가 되는 책이라 한다. 이번에 부산권 한학자들의 작업을 통해 문세하게 되었다고 한다.
2. 국내 대표 번역서
가장 기초가 되는, 교과서적인 책부터 보자. 보통 주자의 주석서인 [논어집주]가 조선시대 이래로 많이 읽혀 왔고, 표준적인 해석으로 자리잡아 왔다. 성백효의 [현토완역 논어집주]는 초판 표지 색깔을 따라 소위 '파란책'으로 불렸던 것인데, 처음 나왔을 때부터 한학 전공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책이다. 한문을 직역하는 식의 번역이어서 한문 교습에 적당했기 때문. 이것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문제인데, 이런 직역투의 번역은 일반 독자가 그냥 읽기에는 조금 어색한 것이 사실이다. 김도련의 [주주금석 논어]는 주자의 주석뿐만 아니라 정약용의 [논어고금주]까지 소개한 숨은 명저. 임동석 번역본은 원래 학고방에서 나왔던 것을 개정한 것으로, 퇴계 및 율곡 언해본을 소개한 자료적 가치가 높다. 가장 최근에 나온 박성규의 [대역 논어집주]는 원문-번역문 교차 편집에 [주자어류] 등의 관련 내용을 주석으로 꼼꼼하게 정리했다. [주자어류]가 완역되어 있지 않은 상황인지라, 특히나 소중한 자료가 되겠다. 약간은 구태의연한 모습이 없지 않은 기존 서적들을 뛰어넘는 바가 있어, 앞으로 학계의 표준적인 교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옥의 [논어한글역주] 또한 기본적으로 [논어집주]를 깔고, 다양한 자료를 원용한 역작.
이 밖에도 [논어집주]는 주자의 주석 뿐만 아니라 세주까지 번역하고 있는 작업들이 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조선조 경학의 최고봉, 다산 정약용의 [논어고금주]는 이전에 전주대학교출판부에서 나왔던 전집의 한 권으로 나온 바 있는데, 이번에 다섯 권 분량으로 완역되었다.
3. 국내 참고 번역서, 논저
전 성균관대 교수 이기동의 [논어강설]은 유교에 대한 자기류의 해석을 바탕으로 한 주장들이 약간은 강하게 들어간, 조금은 고루한 느낌의 해설서. 현 성균관대 교수 신정근의 [공자씨의 유쾌한 논어]는 소장학자의 참신한 시각을 볼 수 있는 저작.
배병삼, 김형찬, 황희경의 번역서들도 [최고의 고전번역을 찾아서] 등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은 저작들. [글로벌 논어]는 한국어-일본어-영어-현대 중국어(백화문) 대역본.
박이문의 [논어의 논리]는 분석철학적 관점에서, 김승혜의 저작 두 편은 '원시유교'와 기독교의 접목이라는 측면에서 공자의 사상을 해부한다.
[논어맹자와 행정학]은 현상학적 행정학의 관점에서 [논어]를 분석하고 있는데, 유가사상이 동아시아 정치사상사에서 차지한 위치를 생각하면 반드시 필요한 접근. 최근의 저술로는 강형기의 [논어의 자치학], 동서 비교철학적 관점에서 거시적인 접근을 꽤하는 황태연의 [공자와 세계] 등이 있다.
[분논어]는 악카드어, 라틴어 등 고대 언어 번역이라는 전무후무한 작업을 수행한 괴작. (대체 왜 이런 작업을? 이라는 질문은... 묻어두도록 하자.) 그냥 이런 책도 나오는구나, 하며 박수만 치시길. 이 책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은 국내에 얼마 안 될테니 말이다.
4. 해외 대표 번역서
오규 소라이의 명저 [논어징]은 일본 유학계의 대표작. 조선에 [논어고금주]가 있다면, 일본에는 [논어징]이 있다고 해도 되려나. 일본 동양사학계의 거두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논어]는 담백하고 현대적인 번역이 돋보이는 명저.
중국 학계를 보면 당대의 석학, 미학자 이택후의 [논어금독], 중화권의 표준적인 번역서인 양백준의 [논어역주](을유문화사), 남회근 선생의 저서(현재는 절판 상태인데, 부키에서 저작선의 일환으로 곧 나오지 않을까 한다) 등이 많이 읽힌다.
5. 해외 참고 번역서, 논저
조기빈의 [반논어]는 공산주의 중국에서 바라본 보수 반동주의자 공자의 모습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단순한 흥미 수준을 넘어서는 정치한 분석이 문제지만... (이런 틀에 박힌 뻔한 짓을 하다니, 역시 어쩔 수 없군, 에서... 어, 어라... 이게 아닌데! 정도로? ^^)
영어권 번역서들도 James Legge의 고색창연한 번역부터 Arthur Waley, Burton Watson, D. C. Lau 등 다양하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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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자나 2011-05-25 공감 (5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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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를 객관적으로 읽는 방법
비판적인 읽기가 다소 필요한 책이다. 중국이 유럽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과연 이 책이 객관적인 자세로 동양과 서양 모두의 관점에서 말하고 있는가를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klklk 님 100자 평
서양 우월주의자가 서양에 대해서 글을 써서 기분이 유쾌하지 않듯이, 이 책은 동양을 특히 중국을 우월한 입장에서 서술한 것이 개운치 않습니다.
- taekwon 님 100자평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라는 책을 읽다가 잠시 중단했다. 인터넷서점을 검색해서 100자평을 보았는데, 내 생각과 맞는 평들이 있었다. 서양인들이 우리 문화나 철학에 대해서 뭐라고 하면 기분이 좋지는 않다. 막스 베버가 동양을 그렇게 비판할 때 반감이 들었다. 하지만 상대가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하는 이야기이며,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묵묵히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견딜 수 없는 것은 동양인이 근거 없이 동양을 찬양하고, 서양에 대한 비교우위를 강조할 때다.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는 동서양 철학교류사의 대가인 황태연 교수의 <공자와 세계> 등을 재구성한 책이다. 동서양의 학문 발전에 공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고찰한 책이기에 이번에 청소년 공자 책을 쓰기 위한 목록에 넣고 열심히 읽고 있다. 하지만 감정적인 서술이 불편한 건 사실이다. 함께 독서목록에 넣고 분석했던 막스 베버의 <유교와 도교>, H.G.크릴의 <공자, 인간과 신화>를 아울러 보면서 그 합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읽어야 동서양이 관점을 객관적으로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공자를 읽을 때는 첫째도 비판적으로 읽고, 둘째도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인류에 큰 획을 남긴 위대한 인물인 만큼 지뢰도 엄청나게 많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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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나무 2017-12-30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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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와 공자, 중국의 '두 얼굴'
퇴근길 지하철에서 읽은 문화일보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기사는 "中 한손엔 '마르크스' 한손엔 '공자' "였다. 중국의 현재를 말해주는 상징적인 두 인물이 마르크스와 공자라는 건 흥미로우면서도 의미심장하다(홍상수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한 출판사 사장은 원고료를 독촉하러 간 소설가에서 '마르크스와 장자'에 관한 썰을 한참 풀어대는데, 그게 우스개가 아니라 '현실'인 것! 비록 '장자'가 '공자'로 대체됐지만). 두 사람이 현재의 중국 이해의 키워드인 것. 이 키워드들과 관련한 허민 베이징 특파원의 두 기사를 옮겨놓는다.
문화일보(06. 06. 23) 중국의 '두 얼굴' 통치 이데올로기
-한쪽에서는 마르크스연구원이 문을 열고, 다른 한쪽에서는 공자(孔子)학원이 세워진다. 한 손엔 마르크스의 어록, 다른 한 손엔 공자의 말씀이 쥐어져 있다. 최근 마르크스주의와 유교이념을 양대 통치 이데올로기로 삼고 있는 중국의 두 얼굴이다. 마르크스 살리기가 도농차별과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이데올로기적 처방이라면, 공자 부활은 화해 분위기 정착과 평화 이념 전파를 위한 문화적 통치도구다.
◆ 되살아난 공자 = 중국에서의 공자 부활은 국내용과 국제용, 두 방향으로 진행된다. 먼저 국내적으로는 정부와 학계가 앞장서 공자붐을 일으키고 있다. 공자어록이 출간되고 주요대학에 유교연구원 또는 유학원이란 이름의 공자사상연구소가 세워지고 있다. 정부는 공자 탄생일인 9월 28일 공자의 고향 산둥(山東)성 취 푸(曲阜)에서 정부 고위관리와 외교사절 등이 대거 참석하는 기념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나라 밖에서는 공자학원 설립 운동이 활발하다.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방문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르완다에도 공자학원이 세워졌다. 앞서 지난해 말엔 케냐 나 이로비대학에 아프리카 첫 공자학원이 개설됐다. 이들 3개국 이 외에도 아프리카 각국의 5개기관이 공자학원 개설을 신청해 놓고있어서, 아프리카에서의 공자학원은 곧 8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해외의 공자학원은 중국문화 전파의 첨병이다. 공자학원은 2004 년 12월 서울에 1호가 들어선 이후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 모두 75개가 설립됐다. 중국 정부는 올 연말까지 이를 100개로 확대한 다는 계획이다.
◆돌아온 마르크스 =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권력 장악 이후 눈에 띄는 국가적 차원의 중요 프로젝트를 들라면 그중 하나 가 ‘마르크스주의 공정’이다. 지난해 12월 16일 리창춘(李長春) 정치국 상무위원(이데올로기 담당)이 한 공식석상에서 “당은 마르크스주의 연구에 무제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마르크스주의 연구 공정’이 정식 출범됐다.
-이후 중국 사회과학원 부설 마르크스레닌주의연구소가 연구원으 로 승격됐고, 최근 국가급 및 성시(省市)급 연구원들이 속속 들 어서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앞으로 10년동안 이 공정을 진행시키면서 3000여명의 학자들을 참여시켜 마르크스주의 철학과 정치학, 경제학 등 제반 분야 연구 성과를 방대한 저작으로 담아낼 예 정이다(*마르크스주의가 한국에서는 '혁명철학'일는지 몰라도 중국에서는 '관변철학' 혹은 '통치이데올로기'이다. 그나저나 3000여명의 학자라... 쪽수가 많긴 많은 나라군!) .
-언론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의 최대매체인 신화통신과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최근 각각 ‘홍색의 기억(紅色記憶)’이란 고 정란을 두고 사회주의혁명정신을 고취시키고 있다(*'인민일보'란 말 대신에 굳이 '런민르바오'라고 써주어야 할까?). 중공 중앙당 교의 한 정치학 교수는 “중국식 사회주의체제의 이해와 구축을 위해 마르크스주의의 기본 원리를 중국의 실정에 맞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런민(人民)대학의 한 사회학 교수는 “국내적으로는 충성심을 고취하고 국가권위를 확립시키며 민족적 응집력을 높이고, 국제적 으로는 평화와 조화이념을 강조하는 데 공자말씀보다 좋은 게 없다”고 강조했다.
문화일보(06. 06. 09) 공자가 살아야 중국이 산다?
-“한국에서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면서요.” 중국공산당 중앙당교(中央黨校) 모 교수의 느닷없는 질문에 기자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그의 질문이 몇년전 한국의 베스트셀러를 거론한 것이란 사실을 안 것은 오래지 않았다. “과거 한동안 중국에서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조화사회를 건설하려면 공자가 다시 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교수는 왜 죽은 공자를 다시 살려내야 하는지 메모지에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설명했다. “지금 전환기의 중국은 마르크스-레닌주의나 마오이즘만으로는 되지 않는 새로운 통치 이데올로기를 요구하고 있다. 화해와 평화이념을 갖고 있으면서도 흔들리는 체제를 안정시키며 통치의 권위를 보장해주는 국가경영의 화두가 필요하다. 바로 유교사상이다.”
-그의 말을 듣고 나니 일련의 생각들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이 왜 어느날 갑자기 “조화가 소중하다”며 ‘공자 왈(曰)’ 했는지, 왜 갑자기 국가를 영광되게 하는 8가지와 욕되게 하는 8가지라는 ‘바룽바치(八榮八恥)’를 설파했는지 알 것 같다. 왜 지도부가 기회만 있으면 ‘허셰(和諧)론’을 강조하고 중국 외교부가 거액을 들여 해외에 중국문화 원이란 이름으로 ‘공자 학원’을 세우고 있는지도 이해가 된다. 모두가 다 유교이념의 전파다.
-그러고 보니 민간이나 학계쪽에서도 이미 공자의 부활을 위한 크고 작은 시도들이 있었다. 지난해 말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스승의날을 현행 9월 11일이 아니라 공자 탄생일인 9월 28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런민(人民)대는 그해 9월 학기부터 ‘국학원(일명 공자연구원)’을 설립했고 사회 과학원은 ‘유교연구중심’을 만들었다. 어릴 때부터 ‘공자 왈 맹자 왈’ 하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독경(讀經)운동’이 번진 것도 이때였다.
-중앙당교의 교수는 말했다. “지금은 조반(반란을 꾀함)이 아니 라 조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1966년 문화대혁명 시대 홍위병들은 ‘반란에는 이유가 있다’는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강화를 받들어 ‘조반유리(造反有理)’를 부르짖었다. 기존 질서는 붉은깃발 아래 압사했고 모든 혁명적 선동과 가치의 전복이 정당화됐다. 공자가 봉건적 누습(陋習)의 근원이라는 이 논법은 ‘비림비공(批林批孔)운동’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조반의 시대는 곧 공자 수난의 시대였다.
-그후 40년, 시대가 확 바뀌었다. ‘무한 욕망’과 ‘사적 소유’라는 양대 복음을 추동력으로 진행된 시장경제적 발전은 되돌릴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 됐다. 하지만 그 부산물로 빈부격차, 부정부패, 체제불안, 사회저항이 생겼다. 이 같은 모순과 갈등구조를 치유하기 위한 통치 이념이 절실히 요구되면서 체제안정, 권력순응, 질서유지, 권위숭상이 귀하게 여겨지게 됐다. 민족적 응집력을 높이면서도 평화와 조화이념을 강조하기 위해 위정자들은 결국 공자의 부활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쯤 되면 죽었던 공자가 중국에서 다시 살아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중국 정부는 공자 탄생 2557주년을 맞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9월28일 공자의 고향 산둥(山東)성 취푸(曲阜)에서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지난해의 경우 중앙방송(CCTV)을 통해 기념행사가 생방송된 뒤 국민들의 애국심이 한껏 고취됐다는 보고가 있다. 앞으론 중국의 새 지도부 출범 때마다 공자의 묘에 가서 제례를 지내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교이념이 언제까지 중국사회의 통치 이데올로기로 기능할지는 미지수다. 공자의 부활 자체가 사회경제적, 시대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무덤에서 깨어난 공자는 자신의 부활을 달가워할까.
06. 0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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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6-06-23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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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고신록]은 고증학자 최술의 저술로, 이런 '인간 공자' 식의 저술들의 원류가 되는 책이라 한다. 이번에 부산권 한학자들의 작업을 통해 문세하게 되었다고 한다.
2. 국내 대표 번역서
가장 기초가 되는, 교과서적인 책부터 보자. 보통 주자의 주석서인 [논어집주]가 조선시대 이래로 많이 읽혀 왔고, 표준적인 해석으로 자리잡아 왔다. 성백효의 [현토완역 논어집주]는 초판 표지 색깔을 따라 소위 '파란책'으로 불렸던 것인데, 처음 나왔을 때부터 한학 전공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책이다. 한문을 직역하는 식의 번역이어서 한문 교습에 적당했기 때문. 이것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문제인데, 이런 직역투의 번역은 일반 독자가 그냥 읽기에는 조금 어색한 것이 사실이다. 김도련의 [주주금석 논어]는 주자의 주석뿐만 아니라 정약용의 [논어고금주]까지 소개한 숨은 명저. 임동석 번역본은 원래 학고방에서 나왔던 것을 개정한 것으로, 퇴계 및 율곡 언해본을 소개한 자료적 가치가 높다. 가장 최근에 나온 박성규의 [대역 논어집주]는 원문-번역문 교차 편집에 [주자어류] 등의 관련 내용을 주석으로 꼼꼼하게 정리했다. [주자어류]가 완역되어 있지 않은 상황인지라, 특히나 소중한 자료가 되겠다. 약간은 구태의연한 모습이 없지 않은 기존 서적들을 뛰어넘는 바가 있어, 앞으로 학계의 표준적인 교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옥의 [논어한글역주] 또한 기본적으로 [논어집주]를 깔고, 다양한 자료를 원용한 역작.
이 밖에도 [논어집주]는 주자의 주석 뿐만 아니라 세주까지 번역하고 있는 작업들이 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조선조 경학의 최고봉, 다산 정약용의 [논어고금주]는 이전에 전주대학교출판부에서 나왔던 전집의 한 권으로 나온 바 있는데, 이번에 다섯 권 분량으로 완역되었다.
3. 국내 참고 번역서, 논저
전 성균관대 교수 이기동의 [논어강설]은 유교에 대한 자기류의 해석을 바탕으로 한 주장들이 약간은 강하게 들어간, 조금은 고루한 느낌의 해설서. 현 성균관대 교수 신정근의 [공자씨의 유쾌한 논어]는 소장학자의 참신한 시각을 볼 수 있는 저작.
배병삼, 김형찬, 황희경의 번역서들도 [최고의 고전번역을 찾아서] 등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은 저작들. [글로벌 논어]는 한국어-일본어-영어-현대 중국어(백화문) 대역본.
박이문의 [논어의 논리]는 분석철학적 관점에서, 김승혜의 저작 두 편은 '원시유교'와 기독교의 접목이라는 측면에서 공자의 사상을 해부한다.
[논어맹자와 행정학]은 현상학적 행정학의 관점에서 [논어]를 분석하고 있는데, 유가사상이 동아시아 정치사상사에서 차지한 위치를 생각하면 반드시 필요한 접근. 최근의 저술로는 강형기의 [논어의 자치학], 동서 비교철학적 관점에서 거시적인 접근을 꽤하는 황태연의 [공자와 세계] 등이 있다.
[분논어]는 악카드어, 라틴어 등 고대 언어 번역이라는 전무후무한 작업을 수행한 괴작. (대체 왜 이런 작업을? 이라는 질문은... 묻어두도록 하자.) 그냥 이런 책도 나오는구나, 하며 박수만 치시길. 이 책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은 국내에 얼마 안 될테니 말이다.
4. 해외 대표 번역서
오규 소라이의 명저 [논어징]은 일본 유학계의 대표작. 조선에 [논어고금주]가 있다면, 일본에는 [논어징]이 있다고 해도 되려나. 일본 동양사학계의 거두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논어]는 담백하고 현대적인 번역이 돋보이는 명저.
중국 학계를 보면 당대의 석학, 미학자 이택후의 [논어금독], 중화권의 표준적인 번역서인 양백준의 [논어역주](을유문화사), 남회근 선생의 저서(현재는 절판 상태인데, 부키에서 저작선의 일환으로 곧 나오지 않을까 한다) 등이 많이 읽힌다.
5. 해외 참고 번역서, 논저
조기빈의 [반논어]는 공산주의 중국에서 바라본 보수 반동주의자 공자의 모습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단순한 흥미 수준을 넘어서는 정치한 분석이 문제지만... (이런 틀에 박힌 뻔한 짓을 하다니, 역시 어쩔 수 없군, 에서... 어, 어라... 이게 아닌데! 정도로? ^^)
영어권 번역서들도 James Legge의 고색창연한 번역부터 Arthur Waley, Burton Watson, D. C. Lau 등 다양하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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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자나 2011-05-25 공감 (5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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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를 객관적으로 읽는 방법
비판적인 읽기가 다소 필요한 책이다. 중국이 유럽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과연 이 책이 객관적인 자세로 동양과 서양 모두의 관점에서 말하고 있는가를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klklk 님 100자 평
서양 우월주의자가 서양에 대해서 글을 써서 기분이 유쾌하지 않듯이, 이 책은 동양을 특히 중국을 우월한 입장에서 서술한 것이 개운치 않습니다.
- taekwon 님 100자평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라는 책을 읽다가 잠시 중단했다. 인터넷서점을 검색해서 100자평을 보았는데, 내 생각과 맞는 평들이 있었다. 서양인들이 우리 문화나 철학에 대해서 뭐라고 하면 기분이 좋지는 않다. 막스 베버가 동양을 그렇게 비판할 때 반감이 들었다. 하지만 상대가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하는 이야기이며,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묵묵히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견딜 수 없는 것은 동양인이 근거 없이 동양을 찬양하고, 서양에 대한 비교우위를 강조할 때다.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는 동서양 철학교류사의 대가인 황태연 교수의 <공자와 세계> 등을 재구성한 책이다. 동서양의 학문 발전에 공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고찰한 책이기에 이번에 청소년 공자 책을 쓰기 위한 목록에 넣고 열심히 읽고 있다. 하지만 감정적인 서술이 불편한 건 사실이다. 함께 독서목록에 넣고 분석했던 막스 베버의 <유교와 도교>, H.G.크릴의 <공자, 인간과 신화>를 아울러 보면서 그 합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읽어야 동서양이 관점을 객관적으로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공자를 읽을 때는 첫째도 비판적으로 읽고, 둘째도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인류에 큰 획을 남긴 위대한 인물인 만큼 지뢰도 엄청나게 많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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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나무 2017-12-30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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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와 공자, 중국의 '두 얼굴'
퇴근길 지하철에서 읽은 문화일보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기사는 "中 한손엔 '마르크스' 한손엔 '공자' "였다. 중국의 현재를 말해주는 상징적인 두 인물이 마르크스와 공자라는 건 흥미로우면서도 의미심장하다(홍상수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한 출판사 사장은 원고료를 독촉하러 간 소설가에서 '마르크스와 장자'에 관한 썰을 한참 풀어대는데, 그게 우스개가 아니라 '현실'인 것! 비록 '장자'가 '공자'로 대체됐지만). 두 사람이 현재의 중국 이해의 키워드인 것. 이 키워드들과 관련한 허민 베이징 특파원의 두 기사를 옮겨놓는다.
문화일보(06. 06. 23) 중국의 '두 얼굴' 통치 이데올로기
-한쪽에서는 마르크스연구원이 문을 열고, 다른 한쪽에서는 공자(孔子)학원이 세워진다. 한 손엔 마르크스의 어록, 다른 한 손엔 공자의 말씀이 쥐어져 있다. 최근 마르크스주의와 유교이념을 양대 통치 이데올로기로 삼고 있는 중국의 두 얼굴이다. 마르크스 살리기가 도농차별과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이데올로기적 처방이라면, 공자 부활은 화해 분위기 정착과 평화 이념 전파를 위한 문화적 통치도구다.
◆ 되살아난 공자 = 중국에서의 공자 부활은 국내용과 국제용, 두 방향으로 진행된다. 먼저 국내적으로는 정부와 학계가 앞장서 공자붐을 일으키고 있다. 공자어록이 출간되고 주요대학에 유교연구원 또는 유학원이란 이름의 공자사상연구소가 세워지고 있다. 정부는 공자 탄생일인 9월 28일 공자의 고향 산둥(山東)성 취 푸(曲阜)에서 정부 고위관리와 외교사절 등이 대거 참석하는 기념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나라 밖에서는 공자학원 설립 운동이 활발하다.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방문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르완다에도 공자학원이 세워졌다. 앞서 지난해 말엔 케냐 나 이로비대학에 아프리카 첫 공자학원이 개설됐다. 이들 3개국 이 외에도 아프리카 각국의 5개기관이 공자학원 개설을 신청해 놓고있어서, 아프리카에서의 공자학원은 곧 8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해외의 공자학원은 중국문화 전파의 첨병이다. 공자학원은 2004 년 12월 서울에 1호가 들어선 이후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 모두 75개가 설립됐다. 중국 정부는 올 연말까지 이를 100개로 확대한 다는 계획이다.
◆돌아온 마르크스 =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권력 장악 이후 눈에 띄는 국가적 차원의 중요 프로젝트를 들라면 그중 하나 가 ‘마르크스주의 공정’이다. 지난해 12월 16일 리창춘(李長春) 정치국 상무위원(이데올로기 담당)이 한 공식석상에서 “당은 마르크스주의 연구에 무제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마르크스주의 연구 공정’이 정식 출범됐다.
-이후 중국 사회과학원 부설 마르크스레닌주의연구소가 연구원으 로 승격됐고, 최근 국가급 및 성시(省市)급 연구원들이 속속 들 어서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앞으로 10년동안 이 공정을 진행시키면서 3000여명의 학자들을 참여시켜 마르크스주의 철학과 정치학, 경제학 등 제반 분야 연구 성과를 방대한 저작으로 담아낼 예 정이다(*마르크스주의가 한국에서는 '혁명철학'일는지 몰라도 중국에서는 '관변철학' 혹은 '통치이데올로기'이다. 그나저나 3000여명의 학자라... 쪽수가 많긴 많은 나라군!) .
-언론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의 최대매체인 신화통신과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최근 각각 ‘홍색의 기억(紅色記憶)’이란 고 정란을 두고 사회주의혁명정신을 고취시키고 있다(*'인민일보'란 말 대신에 굳이 '런민르바오'라고 써주어야 할까?). 중공 중앙당 교의 한 정치학 교수는 “중국식 사회주의체제의 이해와 구축을 위해 마르크스주의의 기본 원리를 중국의 실정에 맞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런민(人民)대학의 한 사회학 교수는 “국내적으로는 충성심을 고취하고 국가권위를 확립시키며 민족적 응집력을 높이고, 국제적 으로는 평화와 조화이념을 강조하는 데 공자말씀보다 좋은 게 없다”고 강조했다.
문화일보(06. 06. 09) 공자가 살아야 중국이 산다?
-“한국에서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면서요.” 중국공산당 중앙당교(中央黨校) 모 교수의 느닷없는 질문에 기자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그의 질문이 몇년전 한국의 베스트셀러를 거론한 것이란 사실을 안 것은 오래지 않았다. “과거 한동안 중국에서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조화사회를 건설하려면 공자가 다시 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교수는 왜 죽은 공자를 다시 살려내야 하는지 메모지에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설명했다. “지금 전환기의 중국은 마르크스-레닌주의나 마오이즘만으로는 되지 않는 새로운 통치 이데올로기를 요구하고 있다. 화해와 평화이념을 갖고 있으면서도 흔들리는 체제를 안정시키며 통치의 권위를 보장해주는 국가경영의 화두가 필요하다. 바로 유교사상이다.”
-그의 말을 듣고 나니 일련의 생각들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이 왜 어느날 갑자기 “조화가 소중하다”며 ‘공자 왈(曰)’ 했는지, 왜 갑자기 국가를 영광되게 하는 8가지와 욕되게 하는 8가지라는 ‘바룽바치(八榮八恥)’를 설파했는지 알 것 같다. 왜 지도부가 기회만 있으면 ‘허셰(和諧)론’을 강조하고 중국 외교부가 거액을 들여 해외에 중국문화 원이란 이름으로 ‘공자 학원’을 세우고 있는지도 이해가 된다. 모두가 다 유교이념의 전파다.
-그러고 보니 민간이나 학계쪽에서도 이미 공자의 부활을 위한 크고 작은 시도들이 있었다. 지난해 말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스승의날을 현행 9월 11일이 아니라 공자 탄생일인 9월 28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런민(人民)대는 그해 9월 학기부터 ‘국학원(일명 공자연구원)’을 설립했고 사회 과학원은 ‘유교연구중심’을 만들었다. 어릴 때부터 ‘공자 왈 맹자 왈’ 하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독경(讀經)운동’이 번진 것도 이때였다.
-중앙당교의 교수는 말했다. “지금은 조반(반란을 꾀함)이 아니 라 조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1966년 문화대혁명 시대 홍위병들은 ‘반란에는 이유가 있다’는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강화를 받들어 ‘조반유리(造反有理)’를 부르짖었다. 기존 질서는 붉은깃발 아래 압사했고 모든 혁명적 선동과 가치의 전복이 정당화됐다. 공자가 봉건적 누습(陋習)의 근원이라는 이 논법은 ‘비림비공(批林批孔)운동’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조반의 시대는 곧 공자 수난의 시대였다.
-그후 40년, 시대가 확 바뀌었다. ‘무한 욕망’과 ‘사적 소유’라는 양대 복음을 추동력으로 진행된 시장경제적 발전은 되돌릴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 됐다. 하지만 그 부산물로 빈부격차, 부정부패, 체제불안, 사회저항이 생겼다. 이 같은 모순과 갈등구조를 치유하기 위한 통치 이념이 절실히 요구되면서 체제안정, 권력순응, 질서유지, 권위숭상이 귀하게 여겨지게 됐다. 민족적 응집력을 높이면서도 평화와 조화이념을 강조하기 위해 위정자들은 결국 공자의 부활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쯤 되면 죽었던 공자가 중국에서 다시 살아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중국 정부는 공자 탄생 2557주년을 맞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9월28일 공자의 고향 산둥(山東)성 취푸(曲阜)에서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지난해의 경우 중앙방송(CCTV)을 통해 기념행사가 생방송된 뒤 국민들의 애국심이 한껏 고취됐다는 보고가 있다. 앞으론 중국의 새 지도부 출범 때마다 공자의 묘에 가서 제례를 지내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교이념이 언제까지 중국사회의 통치 이데올로기로 기능할지는 미지수다. 공자의 부활 자체가 사회경제적, 시대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무덤에서 깨어난 공자는 자신의 부활을 달가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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