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31

알라딘: 백년의 마라톤 - 마오쩌둥.덩샤오핑.시진핑의 세계 패권 대장정



알라딘: 백년의 마라톤 - 마오쩌둥.덩샤오핑.시진핑의 세계 패권 대장정


백년의 마라톤 - 마오쩌둥.덩샤오핑.시진핑의 세계 패권 대장정 | 세미나리움 총서 31
마이클 필스버리 (지은이),한정은 (옮긴이)영림카디널2016-05-15원제 : The Hundred-Year Marathon: China's Secret Strategy to Replace America as the Global Superpower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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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쪽
152*22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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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세미나리움 총서 31권. 아편전쟁에서 참패해 '아시아의 종이호랑이'란 굴욕과 수모를 당했던 중국. 그러나 훗날 대륙의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한 마오쩌둥과 그의 후계자들은 아편전쟁의 치욕을 한순간도 잊지 않았다. 그들은 중화인민공화국이 출범한 1949년에서 공산정권 수립 100주년인 2049년까지 미국을 무너뜨려 세계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원대한 야심을 품고 와신상담의 대장정을 펼쳐왔다.

저자는 중국이 오늘날 국제질서를 2,500년 전 전국시대의 틀에 넣고 손자병법의 '인, 세, 패'에 따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약할 때는 굴신하며 때를 기다리고, 차도살인처럼 남의 힘을 빌려 적을 제압하며, 강자가 약세를 보이면 가차 없이 눌러 버리는 식이다. 중국은 이에 따라 1969년 중.소 분쟁에서 승리했고, 미국도 수교 이래 그런 전략에 놀아나며 중국의 힘을 키워주고, 결국 중국을 G2의 반열에 올려놓게 되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중국은 지금 평화를 추구하는 나라가 아니다. 미국을 밀어내고 세계 초강대국이 되기까지는 숱한 제후국들이 치고받았던 전국시대의 약육강식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저자는 중국의 유화책이나 미소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중국만 쳐다보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목차


서문 - 희망 사항

제1장 : 중국의 꿈
제2장 : 전국시대
제3장 : 중국이 닉슨에게 왔다
제4장 : 미스터 화이트와 미시즈 그린
제5장 : 미국, 위대한 사탄
제6장 : 중국의 메시지 감시
제7장 : 살수간(殺手鐧)
제8장 : 자본가 흉내 내기
제9장 : 2049년, 중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
제10장 : 경고사격
제11장 : 전국시대처럼 사고하라


추천글

중국 내전에서 공산당이 승리한 다음 미국인들은 ‘누가 중국을 잃었는가?’로 고민했다. 만약 우리가 맹수 같은 일당독재국가 중국을 몰라본다면 20년 안에 우리가 스스로에게 해야 할 질문은 ‘누가 세계를 잃었는가’일 것이고, 그 답은 ‘우리’가 될 것이다.
- 워싱턴 타임스

신랄한 표현, 그리고 세부 사항이 풍부한 이 책은 미국의 대중 관계의 미래를 가장 중요한 토론 주제로 이끄는 데 도움을 될 만하다.
- 포린 어페어스 (미국 외교전문지)

이 책은 친중파 출신인 저자가 CIA를 위해 작성한 자료에 기초하고 있으며, 세계 패권을 목표로 하는 중국의 장기 전략에 대해 경고하는 놀라운 기록이다. 저자가 말하는 중국의 참모습은 손자병법의 가르침을 따라 미국의 약점을 공격할 최선의 방법을 찾는 영리하고, 쉽게 변하지 않으며, 야망을 품은 가상 적국이다. 우리는 서둘러 행동을 취해야 한다.
- 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동아일보
- 동아일보 2016년 5월 14일자 '책의 향기/150자 서평'



저자 및 역자소개
마이클 필스버리 (Michael Pillsbury)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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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문제 전문가이자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 산하 중국전략센터 소장이다. 동서냉전 시절 유엔 소련 대표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미국과 소련, 중국 등 열강들의 첩보전쟁에 눈을 뜨게 되었다. 이후 미국 정부의 비공식 대리인으로 베이징에 장기 체류하며 중국의 강경·온건파 인사들과 두루 교분을 맺어 중국 대내외 정치에 정통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랜드연구소와 하버드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미국 상원의 여러 위원회에서 자문역을 맡았다. 리처드 닉슨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대중국 외교 전략을 자문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 국방부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접기


최근작 : <백년의 마라톤> … 총 10종 (모두보기)

한정은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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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한중국제회의 통역사로 일하고 있다. 경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옮긴 책은 영어권 도서로 《백년의 마라톤》《향수를 모으는 여자》《스몰 플레인스의 성녀》 《5년 후, 나》 《무엇을 위해 아침에 일어나는가》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내 삶은 괜찮은 것이다》 《THE GAME》, 중국어권 도서로 《관시 1, 2》 《바람카페, 나는 티벳에서 커피를 판다》 《위험한 마음》 《백색거탑》 《정판교의 바보경》 《중국 상도》 《장사의 신 호설암》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취미 따라 즐기기>,<음식, 맛있게 맛있게>,<인사 제대로하기> … 총 7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2049년, 중국의 ‘세계 패권’ 꿈은 이루어질 것인가?

인(忍), 세(勢), 패(覇)에 따라 미국을 무너뜨리려는 중국의 야심과 음모를 파헤친다.

아편전쟁(1842년)에서 참패해 ‘아시아의 종이호랑이’란 굴욕과 수모를 당했던 중국. 루신(魯迅)은 소설 《아Q정전》에서 당시 중국인들을 강자에는 약하고 약자에는 강한 노예근성의 기회주인적인 인간형으로 그려냈다. ‘천자(天子)의 나라’ 중국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무너졌고, 허접한 3류 국민으로 추락한 중국인들에게서 회생하리란 기대와 희망마저 별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훗날 대륙의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한 마오쩌둥과 그의 후계자들은 아편전쟁의 치욕을 한순간도 잊지 않았다. ‘백년의 마라톤’. 그들은 중화인민공화국이 출범한 1949년에서 공산정권 수립 100주년인 2049년까지 미국을 무너뜨려 세계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원대한 야심을 품고 와신상담(臥薪嘗膽)의 대장정을 펼쳐왔다. 마오쩌둥, 덩샤오핑, 그리고 시진핑 등은 추호의 흔들림 없이 세계 패권의 야심을 이어가 중국 내 강경 엘리트들 사이에는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중국이 오늘날 국제질서를 2,500년 전 전국시대의 틀에 넣고 손자병법의 ‘인(忍), 세(勢), 패(覇)’에 따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약할 때는 굴신하며 때를 기다리고, 차도살인(借刀殺人)처럼 남의 힘을 빌려 적을 제압하며, 강자가 약세를 보이면 가차 없이 눌러 버리는 식이다. 중국은 이에 따라 1969년 중·소 분쟁에서 승리했고, 미국도 수교 이래 그런 전략에 놀아나며 중국의 힘을 키워주고, 결국 중국을 G2의 반열에 올려놓게 되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중국은 지금 평화를 추구하는 나라가 아니다. 미국을 밀어내고 세계 초강대국이 되기까지는 숱한 제후국들이 치고받았던 전국시대의 약육강식(弱肉强食)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저자는 중국의 유화책이나 미소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중국만 쳐다보는 우리에게 이 책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출판사 서평]

베이징의 리더들은 평화를 원치 않는다.
‘슈퍼차이나’의 야욕을 사르며 미국과 한판 승부를 벼르는 그들.
중국은 과연 21세기의 천자(天子)로 다시 세상을 호령하게 될까?

중국은 평화를 추구하는 나라인가?

1989년 5월,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 덩샤오핑이 계엄령을 선포하자 25만 명의 군인들이 탱크를 몰고 광장과 주변 거리를 장악해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수백 수천의 학생들이 거리에서 죽임을 당했고, 대개는 총탄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발포 소리가 광장 주변의 건물들을 에워쌌다. 군인들은 시위자들을 향해 발길질을 하고 곤봉을 휘둘렀으며 탱크가 그들의 다리와 등을 뭉개고 지나갔다. 홀로 탱크가 늘어서 있는 길을 막아섰던 한 청년은 천안문 시위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는 일단의 괴한들에게 끌려간 후 다시는 소식을 남기지 않았다.

당시 미국은 허를 찔린 듯 충격을 받았다. 베이징의 덩샤오핑 정권이 친(親)민주적, 친(親)자본적인 방향으로 개혁을 진행 중이라고 생각했고, 개혁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여겨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베이징의 리더들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미국은 닉슨의 핑퐁외교로 문을 연 미-중 관계가 무르익어 죽(竹)의 장막을 걷어내고 중국 대륙에 개방의 물결과 함께 민주주의를 안착시키게 되리라고 낙관했지만, 덩샤오핑의 속내는 전혀 달랐다. 병적이라고 할 만큼 의심이 많았던 덩샤오핑에게 미국은 언젠가는 궤멸해야 할 적이었다. 그는 물론 베이징의 강경파들은 미국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그들을 이용하는 것일 뿐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후, 덩샤오핑은 “정신적 오염” 운운하며 민족주의적 이데올로기가 반영된 반미적인 화법을 구사하기 시작했으며, 리펑, 후챠오무 그리고 덩리췬 등 강경파를 등용하고, 인민 해방군과 정치국 내의 개혁 성향 인사들을 조직적으로 제거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나 등장한 시진핑은 취임하자마자 중국이 감추고 있던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국가 주석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에 대해 밝힌 첫 연설에서, 그는 지금까지 어떤 중국 지도자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었던 ‘강한 중국의 꿈’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것은 놀라운 말이었다. 중국 지도자들은 공개 석상에서 말을 할 때 서방 정치인들보다 훨씬 더 신중하다. 그들은 공식적인 장소에서 ‘꿈’이나 ‘희망’과 같은 말들을 사용하지 않는다. 감정이 섞인 그런 표현들을 서양인들이나 하는 낯간지러운 말로 여긴다. 그런데 시진핑은 연설에서 ‘차이나 드림’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어 서방 언론에서는 중국의 꿈이 실현될 시기를 2049년으로 내다보는 보도가 나왔다. 마오쩌둥이 공산 정권을 세운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시진핑 주석이 한 이 말은 우연히 나온 것도 실수로 한 것도 아니다. 중국군 내 민족주의 ‘초강경파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온 ‘백년의 마라톤’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이었다.

수천 년간 동아시아의 패자(覇者)로 군림했지만, 아편전쟁의 패배로 ‘천자(天子)의 나라’라는 자부심이 여지없이 구겨지며 아시아의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중국. 공산혁명으로 신(新)중국이 출범한 이후에도 수천만 명이 아사할 정도로 인민의 먹을거리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던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을 계기로 놀라운 경제 발전을 이룩해 오늘날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의 반열에 올랐다. 짝퉁, 엽기적인 불량 식품, 인권을 무시하는 공안 통치, 권력 핵심부의 부패와 추문 등 정치·사회적으로 아직 후진국의 모습이 여전하지만 경제력은 이미 미국을 추월했고, 기술력도 선진국 턱밑까지 따라올 만큼 성장했다.

그동안 중국의 발전을 바라보던 서방의 정책 전문가들과 경제계는 중국이 평화롭게 국제 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어 하며 점차 미국을 닮아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중국을 향한 포용 정책이 국제사회에 대한 완벽한 협력을 가져올 것이라 믿은 것이다. 사회주의국가 중국은 불안정한 체제이기 때문에 경제가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민주화의 길을 걸을 것이며, 중국의 강경파는 영향력이 미약해 이런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고 전망했다.

국제관계 전문가들도 최근 동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주변국과 갈등이 높아지고, 미국도 아시아 회귀 전략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등 불안 요소가 존재하지만 자본주의 경제를 받아들인 중국의 일탈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분위기이다.

수십 년간 미국 국방부와 의회,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을 자문했으며, 바이방뤼(白邦瑞)라는 중국 이름이 있을 정도로 친중파였던 저자는 이것이 큰 착각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닉슨 대통령 이후 미국 정부 내에서 일한 어떤 중국 전문가들보다 자주 중국 군부와 정보기관을 방문해 인민 해방군 장성 및 국가안전부의 관리들과 만나며 누구도 읽어본 적이 없는 문건과 서적들을 접하게 되었다. 이렇게 수십 년간 중국을 세심하게 들여다본 저자는 강경파의 정서가 수뇌부의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이는 중국의 세계 패권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확신한다.

하늘을 속이고 바다를 건너다(瞞天過海)

저자는 중국이 글로벌 우위를 차지하려는 야심 같은 것은 없다고 믿는 것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지 자신의 경험과 연구 성과를 통해 중국의 숨은 의도를 하나씩 벗겨낸다.

1969년 유엔 사무국에서 일하게 된 저자는 CIA와 FBI로부터 중-소 분열의 가능성을 입증할 자료를 수집하라는 비밀 임무를 맡았다. 그는 소련 외교관들과 친분을 쌓으며 소련이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게 되었다. 소련의 지도부는 중국이 소련을 추월하려는 야망이 있으며, 다음 목표는 미국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중국이 2인자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당시 미국 경제력의 10%도 안 되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려는 꿈을 꾸고 있다는 말을 저자는 물론 미국 정부 내 누구도 믿지 않았다.

마오쩌둥을 비롯한 당시 중국의 지도부는 세계 지배를 자주 언급했고, 대약진을 추진하던 시기에 중국이 앞으로 “영국을 따라잡고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여기 담긴 심각한 의도를 인식하지 못하고 지극히 민족주의적이고 과대망상적인 말이라고 여겼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중국은 거리마다 자전거가 넘쳐나고,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고 해서 메뚜기와 참새를 박멸하려는 야만스럽고 낙후한 나라일 뿐이었다.

그리고 40여년이 지나 클린턴 정부 시절, 저자는 국방부와 CIA로부터 중국이 미국을 기만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보고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는 각종 정보들, 미(未)발표 문건들, 중국의 반체제 인사 및 학자들과의 인터뷰, 중국어 저작물들을 면밀히 조사하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감추어왔던 비밀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중국의 강경파가 중국 지도부에 했던 건의들, 미국의 정책 입안자를 속여서 정보, 군사, 기술 및 경제 지원을 얻어냈던 전략들을 찾아내며 그동안 드러났던 수많은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춰나가기 시작했다.

저자는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을 거쳐 오늘날 시진핑 시대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강경파들은 줄곧 2049년까지 치욕의 역사를 설욕하고 경제, 군사, 정치적으로 미국을 추월해 글로벌 리더가 되고자 열망해왔으며, 이런 과정이 바로 ‘백년의 마라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중국 공산당과 군부 내 강경파 전략가들은 세계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에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을 춘추전국시대 역사에서 찾았고,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를 적용해 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시 말해, 중국은 지금도 미국을 전국시대의 가장 강력한 제후국으로 설정해 놓고, 그 틀 안에서 당대의 전략으로 미국을 붕괴시켜 세계 패권을 차지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확인한 백년의 마라톤 전략의 핵심은 인(忍), 세(勢), 패(覇)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개념들은 춘추전국시대에 자웅을 겨루던 국가들이 활용한 36계와 손자병법의 책략에서 따온 것으로 때를 기다리며 몸을 낮추고, 상대가 내 뜻대로 움직이게 하고, 강자의 허점을 노려 무너뜨리는 전략이다.

인(忍): 때가 오기 전까지 본심을 드러내지 말라.

‘문정경중(問鼎輕重)’이라는 고사가 있다.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이 주나라 황궁에 있는 구정(九鼎)의 무게를 물으며 패자(覇者)가 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는 바람에 대업의 꿈을 미루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상대가 자신의 본심을 알더라도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시기가 오기 전까지는 상대가 자신을 경쟁자로 생각하도록 만들면 안 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삼국지연의》의 유비 역시 조조와 영웅을 논하는 자리에서 벼락을 무서워하는 겁쟁이를 연기하며 조조의 의심을 피해 살아남는다.

중국은 이 가르침과 전략을 충실히 따르고 재현했다. 수십 년 동안 중국은 소련과 미국 앞에서 약소국 행세를 하며 경제적, 기술적, 군사적 지원을 받아 냈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와 정책 입안자들이 중국의 붕괴와 그에 따른 아시아 지역의 혼란을 걱정하며 뒤를 봐주는 동안, 중국은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2008년 금융 위기로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패자(覇者) 미국 앞에서 자세를 철저히 굽혔다. 지금도 중국은,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자신들에게 미국을 제치고 패권국이 되려는 야망이 없으며, 동등한 국가들 속에서 미국이 우월한 위치를 점한 다극화 세계를 지향한다고 말한다. 아직은 패자에게 대놓고 구정의 무게를 물어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태도의 변화는 감지되기 시작했다. 중국은 조금씩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으며, 이는 중국이 말하는 ‘때’가 다가오고 있음을 뜻한다.

세(勢): 적을 포위하라. 적으로 적을 잡아라.

세(勢)는 손자병법에서 주변 형세를 십분 활용해 상대방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남의 칼로 적을 잠재우는 차도살인(借刀殺人)이 대표적이다. 전국시대 소진은 상대적으로 강성한 진(秦)나라에 대항해 나머지 여섯 나라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합종책을 주장한다. 이에 맞서 장의는 여섯 나라가 진나라와 연합해야 한다는 연횡책을 주장한다. 《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은 유비에게 동쪽의 오나라와 동맹을 맺어 북쪽의 강국 위나라에 맞서라는 ‘천하삼분지계’를 제시한다. 이 전략들은 모두 주변국을 일시적으로 포섭해 상대를 포위하려는 계책이다. 중국 문화를 대표하는 바둑 또한 체스처럼 상대를 단순히 전멸시키는 게임이 아니다. 바둑에서는 상대에게 포위당하지 않으면서 상대를 포위해야 승리할 수 있다.

1972년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이러한 전략적 사고를 가진 중국의 획책이었다. 소련이 중국을 경계하고 중-소 갈등이 심해지자 중국은 또 다른 적인 미국을 끌어들여 소련을 견제했다. 이 전략은 성공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소련이 중국을 포위하고자 했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을 미국의 은밀한 지원 아래 무산시켰다고 본다. 세력이 약해진 소련은 얼마 지나지 않아 붕괴한다. 적을 이용해 적을 퇴치한 것이며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 것이다. 국제 사회에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 소련이 사라진 지금, 중국이 생각하는 적이 누구일지는 뻔하다. 다만 중국은 미국을 공개적으로 적이라 명시하지 않는다. 이 전략의 묘는 상대방이 의식하지 못하게 하면서 자신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는 데 있다.

패(覇): 적의 내부를 조종하다 약세를 보이면 무너뜨린다.

오나라의 패자 부차는 월나라의 구천을 사로잡는다. 오나라의 명신이며 강경한 인물이었던 오자서는 구천을 죽여 후환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구천은 다른 오나라 신하들과 비밀리에 결탁하고 이간책을 이용해 부차가 오자서를 죽이게 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그 자신은 살아서 월나라로 돌아간다. 오자서가 없는 오나라는 결국 복수를 다짐한 구천의 침공으로 멸망하며 부차는 치욕스럽게 죽음을 맞는다.

실제로 중국은 1950년대부터 스스로를 2인자로 낮추며 공개적으로 소련을 공산 진영의 지도자로 치켜세워 원조와 기술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소련의 지원이 끊기고 분쟁을 겪던 중국은 미국과 소련의 체제 경쟁을 이용해 미국과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결국 소련을 제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미국에 접근해 문호를 개방하고 지원을 얻어내려 했다.

저자를 포함한 미국의 많은 중국 연구자들이 중국을 서구 열강의 무기력한 희생자라고 여겼고, 1971년 닉슨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 개선을 이룬 후부터 역대 미국 대통령과 정치인들은 중국을 포용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인식하에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군사적 지원까지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 모두는 상대가 자신을 위해 일하도록 만든다는 ‘무위(無爲)’ 정치를 활용한 중국의 고도의 전략이었다.

중국의 숨은 의도를 간파하지 못한 미국과 서방세계의 지원은 끊임없이 지속되었다.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위해 수십 년 동안 민감한 군사 정보 및 기술을 제공하고 조언을 해주었다. 또한 세계은행은 1980년대에 앞으로 20년 후 중국이 경제적으로 미국을 추월할 수 있는 방안까지 마련해 주었다. 중국이 글로벌 강국으로 성장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셈이다.

2049년, 중국이 세계 유일의 패권국이 된다면?

중국 지도부의 최근 언행을 접하면, 그들이 마라톤의 결승점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은근히 내비치고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지금도 미국이 ‘마라톤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패배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우리도 중국의 대외 전략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정치, 경제적 동반자라고 맹신하고 있다. 세계 유일의 패권국을 향한 중국의 여정은 지금까지는 순조로운 듯 보인다. 그렇다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유일의 패권국이 된 세상은 어떨까?

저자가 제시하는 미래는 암울하다. 중국 중심의 세계는 독재국가를 양산할 것이다. 중국의 통제를 받는 인터넷에는 서구의 역사를 폄하하고 중국 역사를 미화하는 서술이 넘쳐날 것이다. 많은 개발도상국이 식품 안전과 환경 기준을 무시하고 성장을 중요시해 환경 파괴가 심해지고 암 발병률이 높아질 것이다. 중국의 국유 기업과 중국이 지배하는 경제 동맹, 군사 동맹이 중국의 입김에 따라 움직이며, 이는 다른 나라의 모든 세력을 압도할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디스토피아다. 물론 저자의 견해일 뿐이다. 서방국가의 교묘한 지원 아래 중국내 온건파와 진정한 개혁파가 득세하게 한다면, 중국의 패권 시대가 온다고 해도 세상이 이렇듯 부정적으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지금의 중국을 변화시키는 데 실패한다면 이 악몽은 현실이 될 것이다.

미국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미국이 무엇보다 중국의 실제를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이 민주화와 개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환상을 깨고, 그들이 친구가 아니라 경쟁 상대라는 것, 그들의 기만전술을 꿰뚫어 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중국이 펼치는 게임에서 이기려면 게임의 규칙을 파악하고 그 규칙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면 된다. 중국 지도부의 부패와 검열을 폭로하고, 국제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제약을 가하며, 중국의 주변국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 내 반체제 인사와 개혁파를 지원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미국은 이미 냉전 시절에 소련에 맞서 비슷한 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인식의 전환만 있다면, 이는 결코 어려운 전략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당연하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의 일이라고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저자가 말하는 서방국가에는 우리 역시 포함된다. 우리는 현재 미국의 우산 안에 있으며, 그 안에서도 지정학적으로 최전선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패권을 노리면서 우리를 과거의 조선처럼 속국으로 삼고자 한다. 우리가 그 길을 따르지 않으면 미국이나 다름없는 적일 뿐이다. 따라서 중국의 유화책이나 따뜻한 말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이미 남북관계에서 우리의 입장을 들어주는 듯하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 북한의 편을 드는 사례를 숱하게 목격하지 않았던가? 우리도 저자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중국을 둘러싼 앞으로의 형세를 직시하며, 중국의 움직임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대응하고 분석하며 행동을 취해야 한다. 다른 나라를 믿지 못하는 펜타곤 매파의 주장이라고 일축하기에는, 중국 내 인맥과 실무 현장에서 나온 저자의 경험과 정보가 너무나 방대하며, 그의 주장은 일관성과 설득력이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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