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지은이)창비교육2021-06-25
9.7 100자평(14)리뷰(28)
기본정보
272쪽
책소개
체험에서 오는 진솔함, 필체가 주는 따뜻함, 사회적 고찰이 주는 깨달음을 고루 갖춘 김민섭 작가의 신작.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누군가를 위해 벌인, 작지만 힘센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특히 동명의 대학생을 찾아 후쿠오카행 비행기 표를 양도했던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가 후일담과 함께 실려 있어 이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반가움을, 생소한 독자에게는 신선함을 선사할 것이다.
김민섭식 따뜻한 위로, 선량한 유머를 기다리는 독자에게 좋은 선물이 될 책이다. 이 책에는 김민섭이 사회적 자존감을 찾으려고 시도한 일들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는 헌혈을 하며 자신의 피가 타인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대학 공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뿌듯함을 느꼈노라고 고백한다. 이밖에도 팬데믹 속에서 서로 만나지 않고도 각자의 자리에서 뛸 수 있을 만큼 뛰며 서로의 존재를 알리고 소통하는 몰뛰작당 프로젝트, 교통사고 가해자의 무례한 언행으로 야기된 고소 경험 등이 작가만의 문체로 실려 있어 재미와 의미를 모두 충족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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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나의 자리에서 작고, 온화하게, 타오르기
1. 내가 가진 것을 주는 연결, 당신이 꼭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안녕, 허삼관 아저씨
헌혈이라니, 팔자 좋네요
우주의 먼지가 되어
그건 왜 하는 거야, 나도 모르겠어
그가 꼭 나타나기를 바란다
2주에 한 번, 착한 몸과 마음
학비를 보태 준 걸 그룹
돋아난 날개와 나쁜 사회인
연약의 시절을 거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
2. 나와 닮은 사람 찾기,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
여행하지 않는 인간
사람이 안 하던 일을 하려면
김민섭 씨를 찾습니다
제가 김민섭입니다
김민섭 씨의 졸업 전시 비용을 후원해 드릴게요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연결과 연대
김민섭 프로젝트 그 후
3. 나와 닮은 사람 지키기, 당신을 고소합니다
교통사고
참전하고 싶지 않은 어른의 싸움
모욕의 증거를 수집하다
선생님, 아니 아저씨,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우리 사회의 평범이란 당신과 나의 평균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지 않아야 한다
우리 사회의 모욕의 정의
우리가 상처받지 않고 서로에게 다다를 수 있기를
4. 느슨하게 당신과 만나기, 몰뛰작당 프로젝트
원더키디 키즈가 맞이한 2020년
올해의 목표는 바디 챌린지
헬스장에는 자신을 돌볼 여유가 좀 더 있는 사람들이 남았다
아이캔, 보고 있나요. 저는 저의 몸과 마음을 구할게요
다시 한 번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
함께, 몰래, 각자의 자리에서 뛰어요
이 떡을 드시면 모든 게 잘될 거예요
이 트랙에서 누구도 홀로 뛰고 있지 않았다
이것도 모임이에요
에필로그
연약의 시절을 기억하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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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연결은 타인에게서 나와 같은 결을 찾아내는 일이다. - khy9505
연약한 시절을 기억할 때 타인을 구원할 수 있다. - 알란책방
우리가 도운 가장 연약했던 시절의 한 개인이 결국 우리의 연약한 세계를 구원해 낸다.”(109쪽) - 솔이아빠
추천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 모두가 지녀야 할 인간다움이 배어 있는 사람. 그게 바로 김민섭 작가다. 이 책은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김민섭만의 방법을 보여 준다. 화려한 에피소드나 복잡한 철학 없이도 즐겁고 깊이 있고 따스한 책이다. 사람이 무서워 가시를 세우며 지냈던 내게 사람의 가치에 대해 알려 준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조금 더 김민섭다워진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훨씬 더 살 만해질 것 같다! - 핫펠트(예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경향신문
- 경향신문 2021년 6월 25일자 '새책'
중앙SUNDAY
- 중앙SUNDAY 2021년 6월 26일자 '책꽂이'
저자 및 역자소개
김민섭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현대소설을 전공했고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쓰고 대학에서 나왔다. 그 이후 김동식 작가의 기획자가 되었고 작가 초청 플랫폼 북크루의 대표로도 일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대리사회>, <훈의 시대>, <아무튼 망원동> 등이 있다.
최근작 :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하늘에서 하리보가 내려와>,<에픽 #01> … 총 25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김민섭 씨가 김민섭 씨를 찾습니다!
세상에 지친 당신을 위로하는 작고 선량한 재치
체험에서 오는 진솔함, 필체가 주는 따뜻함, 사회적 고찰이 주는 깨달음을 고루 갖춘 작가 김민섭이 신간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를 출간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누군가를 위해 벌인, 작지만 힘센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특히 동명의 대학생을 찾아 후쿠오카행 비행기 표를 양도했던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가 후일담과 함께 실려 있어 이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반가움을, 생소한 독자에게는 신선함을 선사할 것이다.
김민섭식 따뜻한 위로, 선량한 유머를 기다리는 독자에게 좋은 선물이 될 책이다. 이 책에는 김민섭이 사회적 자존감을 찾으려고 시도한 일들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는 헌혈을 하며 자신의 피가 타인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대학 공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뿌듯함을 느꼈노라고 고백한다. 이밖에도 팬데믹 속에서 서로 만나지 않고도 각자의 자리에서 뛸 수 있을 만큼 뛰며 서로의 존재를 알리고 소통하는 몰뛰작당 프로젝트, 교통사고 가해자의 무례한 언행으로 야기된 고소 경험 등이 작가만의 문체로 실려 있어 재미와 의미를 모두 충족시켜 준다. 훈훈함에 찡하다가도 위트에 웃게 되는, 작고 의미 있는 김민섭 표 위로 에세이
김민섭. 경계에서 연결을 사유하는 작가
김민섭의 글은 김민섭이라는 사람 자체다. 작가는 직접 겪은 일에서 포착해 낸 사회의 단면을 담백하게 표현하며 주목받아 왔다. 『나는 지방대 시간 강사다』에서는 낮에는 시간 강사, 새벽에는 맥도날드 알바생으로 일하며 깨달은 대학의 부조리를 고발했다. 그 후 타인의 운전석에 앉아 오롯한 ‘을’로 존재할 수밖에 없었음을 고백한 『대리 사회』, 마포 일대를 부촌과 빈촌으로 나누던 암묵적 경계를 넘나든 경험을 회고한 『아무튼, 망원동』까지 작가는 경계에 서서 자신을 던져 가며 일으킨 파동으로 꾸준히 자신의 동심원을 넓혀 왔다.
이번 신간에 김민섭은 ‘당신(우리)’을 겪어 낸 이야기를 담았다. 김민섭식 재치가 녹아 있는 네 가지 에피소드가 한 권으로 엮였다. 예의 김민섭만의 진실되고 따스한 면모가 느껴지는 책이다. 소위 ‘인싸’가 될 기질은 없지만 한쪽에서 차분한 온기를 내뿜는 모닥불이 되길 소망한다는 작가 김민섭. 작아도 분명한 의미로 존재하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노력하는 작가의 모습이 담겨 있다. 고루한 느낌 때문에 이제는 좀처럼 쓰지 않는 ‘선함’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그저,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
작가는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나려고 후쿠오카행 비행기표를 예매한다. 그러나 갑작스레 잡힌 아들의 수술로 여행을 취소하는 바람에 비행기삯을 환불받을 수 없게 되자 표를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영문 이름 표기가 같은 동명이인을 찾으면 된다는 여행사의 대답에 작가는 SNS에 후쿠오카로 떠날 김민섭 씨를 찾는다는 글을 올린다. 기대 반, 재미 반으로 시작한 일. 자신보다 더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양보하겠다며 디자인을 공부한다는 대학생 김민섭 씨가 나타난다. 그의 등장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에게 숙박비, 후쿠오카 교통권 등을 선물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등장한다. 후쿠오카로 떠나는 날, 대학생 김민섭이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왜 자신을 도와주는지 묻자 작가는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 ‘그저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대답한다.
동화 같은 에피소드로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던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에서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라는 이 책의 제목이자 메시지는 시작되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청년에게 보내는 격려, 그 격려를 보내는 각자가 품는 충만한 뿌듯함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말로 독자에게 다가가려 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잘되면 좋겠다고. 그럼 작가 김민섭도 우리도 모두 잘될 수 있을 거라는 소망을 담았다.
연결, 사회적 존재로 자신을 감각하기 위하여
이미 전작에서 고백했듯, 작가는 대학 공부가 사회에서 의미 있는 일인지 확신할 수 없어 공부를 그만두었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에는 그렇게 결심하기까지 작가가 지나온 생각의 타래들이 차근차근 풀려 있어, 독자들이 작가의 생각을 짚어 가며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대학 생태계에 자리 잡으려고 권위적이고 답답한 분위기 속에서 먼지처럼 부유했었노라고 김민섭은 대학원 시절을 회고한다. 자신과 심사위원, 지도 교수 셋이 독자의 전부인 논문을 쓰고, 언제 교수가 될지 몰라 막막한 시간을 보내던 중 작가는 영화표를 받으려고 시작했던 헌혈이 자신이 쓰는 글보다 다른 사람에겐 더욱 요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비로소 한 사람의 인간으로 자존감을 느낀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느낌은 착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졸업이나 취업 등 사회가 정해 놓은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데서 오는 무력감이나 사회에서 소외된 듯한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에게 필요한 감각일 것이다. 내가 사회 속에서 하나의 존재로 인정받으며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작가는 헌혈이라는 사소한 경험을 통해 깨닫는다.
약자로서, 상식을 가진 선량한 시민으로 견뎌 온 우리에게
선함, 우리가 지닌 단단한 평범함
‘상식’이 무너지는 시대다. 당연한 예의가 무너지고 진상, 갑질 같은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김민섭 역시 자신이 알고 있는 상식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경미한 교통사고. 사람이 다치지 않았고, 상대방의 차체 일부가 손상된 교통사고에서 작가는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의 모욕을 당한다. 상식적인 예의를 지켜가며 이야기를 나눈다면 보험사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 작가는 상스러운 욕을 융단폭격처럼 날리는 가해자를 고소하고 벌금 70만 원의 판결을 받아 낸다.
작가가 SNS에 올린, 교통사고를 담담히 써 내려간 글을 본 사람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느꼈던 약자로서, 상식을 가진 선량한 시민으로서 견뎌야 했던 일들을 늘어놓는다. 그 댓글을 읽어 가며 작가는 ‘우리’를 생각했다고 한다. 만약 작가가 여성이었다면, 노약자였다면, 나이가 어렸다면 더 심하게 겪었을 모욕들을 생각하며 상스러운 말로 자신을 공격했던 상대 차주를 모욕죄로 고소한 것이다.
고소를 진행하며, 김민섭은 자신을 지지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응원에 힘을 받는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자신이 무너지는 경험을 겪고도 이를 앙갚음으로 해소하지 않은 선한 사람들. 그들이 보내온 단단한 지지를 받아 정당하고 단호한 방법으로 자신의 자존감을 찾아 나간다.
피를 나누고, 대학생에게 후의를 베풀고, 고소를 하고, 체육 공원을 달리며
우리의 연결은 현재 진행형
김민섭은 모르는 이들이 보낸 선의를 응축시켜 세상에 내보내며 이 책의 에피소드를 꾸려 왔다. 그는 요즘 마포의 한 체육 공원을 뛰고 있다. SNS를 통해 함께 모여 각자의 속도대로 뛰는 모임을 만들었다가 코로나를 기점으로 조심조심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쳐가고 있다. 우리를 단절시킨 코로나라는 벽을 그만의 방법으로 조금씩 돌아가며 우리를 잇고 온기를 나누려 한다.
피를 나누고, 대학생에게 후의를 베풀고, 고소를 하고, 체육 공원을 달리는 사소하고 생뚱한 일이 모여 책이 되었다. 작은 일에도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는 선의를 불어넣을 줄 아는 김민섭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마지막 책장까지 훈훈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을 탈고한 김민섭은 여전히 어딘가를 뛰고 여전히 헌혈을 하며 당신과의 또 다른 연결을 꿈꾼다. 나, 우리, 당신을 위한 김민섭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책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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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글은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 찌들어 냉소적인 어른이 된 나에게 균열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도록 만든다.
좋은 책이란 책을 읽고 나서 다른 선택, 다른 태도를 갖도록 만드는 책일거다. 그런 점에서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는 좋은 책이다. 구매
대동역8번출구 2021-06-24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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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 김민섭작가님 책이 출판되어 너무 반갑네요^^ 재미있게 읽을게요^^ 구매
박세희 2021-06-24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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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섭 작가님의 글들은 진실성과 따뜻함이 느껴져 어떤 책을 읽어도 팬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작품도 읽는 내내 뭉근한 감동과 따뜻함이 식지 않았다. 구매
ahoowife 2021-07-07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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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위하거나 이롭게 하는 마음, 이타심 새창으로 보기
나는 15년 전의 ‘이타심’이라는 말로부터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태신앙인 덕분으로 성당에 가서 고백성사라는 의식을 치르는 일은 내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날도 그냥 지나던 길에 들른 명동 성당이었고, 때마침 지하 상설 고백소에는 외국인 신부님들이 계셨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파란 눈과 백발을 지닌 할아버지 신부님은 아무리 귀 기울여봐도 도무지 알아 들을 수 없는 어떤 메시지를 나에게 전하고 싶어 하셨는데, 결국 자필로 적은 작은 쪽지를 건네주는 것으로 소임을 다 하셨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타적으로 사십시오.”
나의 고백 내용은 늘 그렇듯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이었다. 거짓말을 몇 번 했습니다, 마음 속으로 누군가를 미워했습니다,와 같은. 그런데 난데없는 이타심이라니. 나 하나 잘 살기도 어려운데 남을 어떻게 위하며 살란 말인지? 한참이나 지난 일이지만 나는 그것을 어리둥절한 채로 아직도 일기장 한편에 보관하고 있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라는 책은 제목부터 이런 나의 기억을 소환한다.
여기에는 자신이 겪은 일상에 대해 담담하게 풀어낸 무겁지 않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의식의 흐름과도 같은, 딱히 너무나 특별하다고는 말하기 힘들 것 같은, 누구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생활들의 서술이다. 해외 여행을 계획한다거나,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의 상황에 놓인다거나, 헌혈을 하고, 건강을 위해 살을 빼는 일들이다.
하지만 이 책이 반짝이는 이유는 그 일상 어디에나 인간과 그 관계에 대한 선한 시선이 묻어있다는 데에 있다.
“타인의 처지에서 사유하는 일, 그렇게 마음을 타인의 마음과 같게 만드는 일, 그 동정의 감각이 결국 우리를 연결해 낸다.(141쪽)”
“즐겁고 기쁜 일이 있을 때는 누구나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이 된다. (...) 그러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오히려 더욱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관계라는 것은 대개 이럴 때 파국으로 치닫기 때문이다.(148쪽)”
“우리는 이처럼 작은 공동체에서부터 바이러스에 저항하고 있었다. 서로의 마음을 북돋우며,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며.(195쪽)”
게다가 이 마음은 특히 약자들로 규정된 사람들에게 더욱 따뜻하다.
"먼지가 된 한 개인을 버티게 하는 것은 연결된 개인들이다. 친구, 연인, 가족, 어쩌면 함께 지내는 토끼 한 마리도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들의 격려와 인정으로 몸을 회복해 나간다. (...) 우리는 그런 연결하고 연결되어야 할 존재들의 총합으로 오늘 하루를 버텨 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34쪽, 45쪽)"
“결국 코로나가 먼저 무너뜨리는 것은 약자들이다. 그들의 연약함은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모두가 자신을 돌보며 잘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는 별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썩 괜찮은 것 같다고 믿게 된다. 그러나 자신도 잘 모르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간신히 버텨 온 사람들이 있다. (...)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버텨온 연약한 사람들은 예고 없이 일상을 뒤흔드는 디스토피아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된다. 그들이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은 스스로를 돌볼 여유다.(210쪽)”
일부러 꾸며 멋진 말을 하거나, 억지 감동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작가의 생활을 술술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생활을 해 나가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이를 주변으로 확장시켜 나간다. 외로움을 호소함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는 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변에 손을 내민다. 내가 잘 살아가고자 고뇌하고 행동하는 것이 결국 타인과 소통하고 관계를 쌓게 되는 연결이 되고, 그것은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곳을, 선한 사람들이 잘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속도로 뛰는 사람의 모습은 느리거나 빠르거나 그 자체로 아름답다. (...) 그러다 보면 새롭게 발견한 나에 대한 애틋함에 더해 내가 나를 잘 모르고 있었다는 미안함 같은 감정들이 생겨나곤 했다. (...) 나는 매일 조금씩 더 나를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됐다.(220쪽)”
그리고 이쯤에서, 아직도 어색한 한글 필체가 (15년이나 지났음에도, 신기할 정도로) 역력히 남아 있는 “이타적으로 살”라는 조언을 떠올려본다. 사전에서 말하는 “남을 위하거나 이롭게 하는 마음”은 남을 위해 무조건 희생하고 나를 버리는 것을 말하는 것만은 아니구나. 먼저 나 스스로 건강하게 똑바로 설 줄 알고, 주변의 타인에 대해 모른 척하지 않고 손 내밀 수 있는 선한 의지를 가져야 함을 자각해본다.
그리하여 이제 나는 이러한 이타심으로, 그도, 나도, 당신 모두가 "잘되기"를 바란다.
누군가 진심을 담아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고 말해준다면 그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너를 위해 내가 기도하고 있다는 말처럼 당신을 고양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고단한 일상을 내딛는 발걸음의 힘겨움은 조금 덜어질 것이다. 이만하면 괜찮지 않을까,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지라도.
추신.
"글이 좋아요, 책이 재미있어요, 당신은 대단해요, 하는 것보다도 "당신의 글을 읽으면 저도 글이 쓰고 싶어져요."하는 반응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 타인을 움직이는 일은 거대한 한 세계를 움직이는 일이다. 그의 삶을 들어 올린 동력 중 하나가 나였음을 알게 되는 순간, 그가 어느새 내 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은 방향을 향해 걷고 있음을 알게 되는 순간은 감격스럽다.(227쪽)"
말씀한 것에 용기를 얻어 리뷰를 작성해 봅니다. 당신의 선한 길은 잘못되지 않았으니까, 계속 그 길을 걸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꼭 만나 두 팔 벌려 끌어 안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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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2021-06-22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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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이들에게는 모욕의 책임을 지게 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새창으로 보기
#시간 #경계인 #부글부글 이란 해시태그로 연재를 하시던 김민섭 작가의 책이 출간되었다. 짧은 연재에서도 이마가 시원해지는 마음이 따끔해지는 문장들을 거의 매회 만났으니 반갑고도 겁이 났다. 체력이 약해지면 휘둘리게 될 모든 상황이 부담스러워지기도 한다.
그러다 가만 생각해보니 이런 제목의 책이 전해 줄 이야기들을 만나는 일을 주저하는 일이 인지오류인 듯했다. 잘 되면 좋겠다, 는 다정한 마음이 가득할 터인데.
“인문학적 사유하는 건 대개 타인에게 간편하고 가혹하게 적용되는 법이다.”
“개인과 개인이 존재하는 모든 공간에는 서로가 만들어낸 공기의 무게가 있다. 그것이 모두를 짓누르지만, 약한 사람에게는 조금 더 가혹하게 적용되는 듯하다.”
일상을 깊고 넓고 첨예하게 날카롭게 다루는 작가들이 많이 계시고 그런 이야기들은 늘 좋다. 김민섭 작가의 시선 역시 그야말로 매일의 일상, 보통, 평범, 늘상, 일반에 가장 가까운 것들에 머문다.
나랑 가족, 친구, 지인들 이야기 같은데 예상보다 더 따뜻한 시선과 마음에 내내 뭉클하다. 언제나 타인을 이해해보려고 하는 열심인 노력들. 알고 보면 늘 도움을 받고 사는 일상을 단단하게 지켜 나가는 이들.
“나에게 코로나는 헬스장에 나오지 않을 핑계이자 선택의 문제였지만, 누군가에게는 헬스장에 나올 수 없는 이유이자 생존의 문제였다. (...) 육아를 하는 여성들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서야 운동을 한다든지 공부를 한다든지 하는, 자신을 돌볼 여유를 가졌을 것이다. (...) 그들은 이제 24시간 동안 아이를 돌봐야 하는 몸이 되었다.”
“결국 코로나가 먼저 무너뜨리는 것은 약자들이다. 그들의 연약함은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모두가 자신을 돌보며 잘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저자는 이렇게 자신이 있는 공간에서 만난 이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는다. 멀리서 대상으로 놓고 고공 관찰을 하듯 무늬만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닮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과 닮은 사람들이 자신이 먼저 겪은 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같은 일을 겪더라도 약하게 지나가기를 바라면서’ 옆에 앉아 조곤조곤 위로와 조언을 해주듯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나를 닮은 사람들에게는 화를 내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도, 그의 책임자도, 결국 자신의 자라에서 노동하는 나와 닮은 한 개인일 뿐이다. 분노는 그들이 아니라 그들을 감싼 구조를 향해야 한다. 그러한 분노를 잘 간직해 두었다가 나와 닮은 사람들과 함께 분노하면 그건 잘못된 일이라고 함께 말하면, 우리 주변의 잘못된 제도와 문화를 조금씩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나와 닮은 개인에게 분노하는 것으로 무엇도 바꿀 수 없다고, 나는 믿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택시나 버스를 보면 무조건 양보하라고 했다. 운전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과 경쟁하면 안 된다고. 사람의 밥벌이라는 것은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 나보다 더 간절한 사람을 배려해야 하고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을 존중해야 (...) 그래야 나도 내가 밥 먹고 사는 자리에서 배려와 존중을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어찌나 따뜻한지 없는 경험이라도 만들어 옆자리에 앉아 경청하고 싶어진다. 자신의 가치 체계가 분명하고 그것을 지켜나갈 이유가 확실하면 열심히 용감히 지키는 이들이 ‘보수’라고 나는 늘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 보수라고 자칭하는 세력의 참담한 행태들은 떠올리기도 입에 담기도 싫지만 한편으로는 오직! 끈질기게 사적 이익만 도모한다는 점에서 최하질의 ‘보수’이라 할 수도 있겠다.
“누군가에게 무엇을 줄 때 우리는 쉽게 오만해진다. 거기에 뒀으니까 가져가세요, 싫으면 마시고요, 하고 자신도 모르게 갑질을 하게 된다 (...) 한 개인의 격이라는 것은 이처럼 받을 때가 아니라 줄 때 드러나는 법이다.”
“자신보다 연약한 모두에게 무례하게 대했다. (...) 그러한 이들에게는 몸과 마음을 다해 저항해야 한다. 적어도 당신의 행동이 잘못되었으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한편으로는 저자와의 공통점을 아주 많이 자주 찾아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저자의 행동력에 자신을 비춰보며 괴로워할 지도 모른다. 지금의 나처럼 말이다.
부모님이 가르치신 것들은 많고도 많겠지만, 유독 사고에 큰 영향을 미치고 도저히 잊지도 무시하지도 못한 가르침도 있다. “똥이 더럽다고 피하면 세상이 똥 밭이 된다.”고 하던 아버지 말씀이다. “똥을 보면 치워라!”는 얘기셨는데, 그렇게 살아보려 애써봤지만 똥도 못 치우고 좌절을 많이 했다.
내 비겁한 변명 혹은 타협은 똥 치우는 일을 나보다 여러모로 더 잘 하는 이들을 열심히 돕겠다, 인데, 직접 말씀 드렸다면 혼이 된통 났을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비겁하기 그지없다. 처음부터 똥 잘 치우는 법을 아는 이는 누가 있을 것이며, 쉬워지지 않는 그 일은 매번 새롭게 어려울 테니까.
“나는 나의 입장만 가지고 무작정 그를 찾아왔다. 내가 정의로운 일을 하고 있기에 그가 여기에 동참할 것이라고, 아니 당연히 동참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 역설적으로 그는 약자이기 때문에 약자를 위해 움직일 수 없다.”
“우리는 일상의 모욕을 감내하는 데서 나아가 저마다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그들의 방식으로 함께 맞서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괴물에게 맞서기 위해 괴물의 방식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도 당신이 가진 연약함을 조롱하고 모욕하는 이들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그러한 폭력에 당장 대처할 수 없더라도, 이것을 기억하고 용기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 무례한 이들에게는 모욕의 책임을 지게 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타인과 맞서는 일은 참 어렵고 성가시다. 다행인 점은 그래도 사정을 알리면 분명 도울 사람들이 있을 거란 믿음이고 운 좋은 경험이기도 하다.
두렵고 무서워도 내가 삼켜버린 무례한 이들의 무례한 행위들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할지 모른다는, 무례한 이들이란 본질적으로 찌질한 이들일지도 모른다는 용기를 갖고 어떤 강도든 어떤 방식이든 알릴 수 있다면 좋겠다. 어떤 방식이든 저항을 받지 않으면 그들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정말 쉬운 일은 아니다. 망설임과 두려움에 깊이 공감한다. 그러니 혹 못 하게 되더라도 자책을 너무 오래 깊이 하진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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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esis 2021-06-30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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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 되면 좋겠습니다 새창으로 보기
#대리사회 를 사놓고 읽지도 않고 놔두다가 #창비교육 에서 서평이벤트로 당첨이 되어 단숨에 읽었다.
쉬운 언어와 쉬운 표현을 담백하게 쓰기고 하고
글 내용도 우리가 흔하게 겪는 일상적인 것들이어서 일산에서 강남고속터미널을 갔다오는 시간에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의 글에 공감이 가는 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연약한 사람들이 선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대학원까지 나왔지만 대리기사를 할 수 밖에 없고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세컨잡을 찾아야하는 우리 사회의 연약한 구조가
대한민국에 절망만이 남았다라는 한탄만 하게 하는데
이 책과 이 책을 쓴 저자를 통해 따뜻한 희망과 위로를 찾을 수 있다.
그가 한 헌혈의 이유와 내가 했던 헌혈의 이유가 다르지 않고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쉼없이 되새기는 일은 그가 바라는
"당신이 잘 되면 좋겠습니다" 의 프로젝트와도 통하는 일이기도 하다.
평범한 그의 말 속에서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순간 눈물이 핑 돌기도 하였는데
그것은 그가 진심으로 '당신이 잘 되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읽지않은 그의 지난 책 #대리사회 가 재미있을 것 같아 많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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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2021-07-0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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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새창으로 보기
#당신이잘되면좋겠습니다 #김민섭
#창비 #스위치 #클럽창작과비평
잔잔한 파도에 돌을 던져 파장을 일으키는 듯한 책을 만났다.
작가는 지방대강사였다가 여러 직업을 가졌고
지금은 출판사 사장이 되었다.
이 책을 읽기전엔 정말 내가 잘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가
지금은 나를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잘되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에 관련된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게 현실에서 가능한 이야기였다고?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이야기였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쉽게 할 수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여행을 떠나고픈 마음에
잠시 설레었다. :)
작가는 헌혈을 지속적으로 했다.
현재 책방송을 하고 있는 플랫폼 #블라블라 에서 만난 한 크루가 생각났다.
그는 지속적인 헌혈을 해 은장을 받았다고 했다.
헌혈을 하다가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고.
이 사회엔 선한 영향력을 지닌 사람들이 참 많은 듯 하다.
고맙게도.
세상이 살만하구나 생각했던 대목.
김민섭씨의 여행을 위해 많은 이들이 십시일반 도와준다.
여행경비에서부터
졸업을 앞둔 김민섭씨의 졸업전시회 지원까지.
한국사람들의 독특한 정이 있는 것 같다.
싸우다가도 누군가 도와줘야 할 상황이 오면
다 도와주고
다시 싸우러 가는 그런 특성.
내가 연약했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나?
나는 언제 가장 연약했던가?
아마도 부모의 보호를 벗어나 처음으로 독립하여 취업을 했을 때
그 때 참 연약했던 것 같다.
많이 울고 참아가며 버텼더니
결과는 좋았다.
공부가 더 하고 싶어 진학을 했다가 타의로 잠시 접으면서
또 연약해져버릴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강인해졌다.
음, 그러고보니 나는 지금
'잘된 것' 같다.
20년전보다, 10년전보다, 1년전보다
지금 조금 더 '잘된 것' 같다.
올해도 조금 더 '알란' 다워진다면
세상은 훨씬 더 살 만해질 것 같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연약한 시절을 기억할 때 타인을 구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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