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문기자’…용기 있는 언론인들이 고발한 ‘아베 정권의 민낯’
김지혜 기자
2019.10.17
댓글 조작·민간인 사찰·가짜뉴스…어디선가 봤던 익숙한 풍경이네
영화 <신문기자>의 한 장면. 팝엔터테인먼트 제공
민주주의에는 언론이 필요하다. 국가가 소수 권력자의 사익을 비호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진 않은지 감시할 밝은 눈이 있어야 한다. 독재자에게도 언론이 필요하다. 잘 길들이기만 한다면, 국민이 알아야 할 진실은 숨기고 가짜뉴스나 유포하며 여론을 호도할 조력자가 되어줄 것이다.
“진실과 선택에 대한 영화.” 주연 배우 심은경의 설명대로 17일 개봉한 영화 <신문기자>는 언론이 택할 수 있는 두 가지 길 앞에서 기꺼이 진실을 택하는 기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국가 기관이 조직적으로 댓글조작, 민간인 사찰, 가짜뉴스 유포에 나서는 익숙한 풍경이 그려지지만, 일본 영화다. 아베 신조 정권을 ‘리얼’하게 보여주겠다는 야심이 담겼다.
영화는 신문사에 도착한 익명의 제보로 시작된다. 본래 관할인 문부과학성이 아닌 내각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은 수상한 신규 대학 설립 계획서. “수상(총리) 관저가 또 힘을 쓴 건가?” 기자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레 의심이 싹 트지만, 이미 몇 년째 정권에 동조할 것을 강요하는 암묵적인 언론계 분위기에서 취재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4년차 사회부 기자 요시오카 에리카(심은경)는 묵묵하게 미약한 증거를 토대로 내각이 감춘 진실에 다가가보지만 어렵게 만난 공무원들은 약속이나 한듯 입을 닫을 뿐이다.
취재 중 마주치게 된 내각정보조사실 소속 스기하라 다쿠미(마쓰자카 도리)는 조금 다르다. 상부로부터 공문서 위조를 강요당했던, 상사 간자키 도시나오(다케하시 가즈야)가 투신 자살한 뒤 그의 세계가 막 기울어진 터다. 내각정보조사실은 간자키를 포함해 정권에 방해가 되는 인물들에 대한 가짜뉴스를 살포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이중에는 총리 측근의 성폭행 혐의를 폭로한 피해 여성도 포함된다. 모두 “국가를 위해서”라는 미명 아래서다. 스기하라는 고민 끝에 요시오카를 돕기로 한다.
픽션이지만 현실과 밀접하게 연관된 이야기다. 아베 총리가 연루됐던 모리토모·가케학원 사학비리와 관련 공문서 위조를 종용받은 뒤 자살한 공무원, 아베 총리의 측근 야마구치 노리유키의 성폭행 혐의를 고발했던 이토 시오리 등 최근 1~2년 새 일본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이 떠오른다. “그 누구보다 스스로를 믿고 의심하라”는 다짐을 되새기며 비리의 본령에 다가가는 요시오카의 여정은 아베 정권의 추악한 민낯을 보겠다는 제작진의 집념과 맞닿아 있다. 진실을 좇으며 사방으로 뛰어다니는 요시오카, 배우 심은경의 진지한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저널리즘의 본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아베 정권의 부도덕한 사건에 서슴지 않고 진실규명 목소리를 내며 ‘일본 언론의 상징’으로 각인된 도쿄신문의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의 동명 저서가 원작이다. 지난 6월 일본에서 개봉돼 한 달여 만에 3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113분. 12세 이상 관람가.
댓글 조작·민간인 사찰·가짜뉴스…어디선가 봤던 익숙한 풍경이네
영화 <신문기자>의 한 장면. 팝엔터테인먼트 제공민주주의에는 언론이 필요하다. 국가가 소수 권력자의 사익을 비호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진 않은지 감시할 밝은 눈이 있어야 한다. 독재자에게도 언론이 필요하다. 잘 길들이기만 한다면, 국민이 알아야 할 진실은 숨기고 가짜뉴스나 유포하며 여론을 호도할 조력자가 되어줄 것이다.
“진실과 선택에 대한 영화.” 주연 배우 심은경의 설명대로 17일 개봉한 영화 <신문기자>는 언론이 택할 수 있는 두 가지 길 앞에서 기꺼이 진실을 택하는 기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국가 기관이 조직적으로 댓글조작, 민간인 사찰, 가짜뉴스 유포에 나서는 익숙한 풍경이 그려지지만, 일본 영화다. 아베 신조 정권을 ‘리얼’하게 보여주겠다는 야심이 담겼다.
영화는 신문사에 도착한 익명의 제보로 시작된다. 본래 관할인 문부과학성이 아닌 내각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은 수상한 신규 대학 설립 계획서. “수상(총리) 관저가 또 힘을 쓴 건가?” 기자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레 의심이 싹 트지만, 이미 몇 년째 정권에 동조할 것을 강요하는 암묵적인 언론계 분위기에서 취재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4년차 사회부 기자 요시오카 에리카(심은경)는 묵묵하게 미약한 증거를 토대로 내각이 감춘 진실에 다가가보지만 어렵게 만난 공무원들은 약속이나 한듯 입을 닫을 뿐이다.
취재 중 마주치게 된 내각정보조사실 소속 스기하라 다쿠미(마쓰자카 도리)는 조금 다르다. 상부로부터 공문서 위조를 강요당했던, 상사 간자키 도시나오(다케하시 가즈야)가 투신 자살한 뒤 그의 세계가 막 기울어진 터다. 내각정보조사실은 간자키를 포함해 정권에 방해가 되는 인물들에 대한 가짜뉴스를 살포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이중에는 총리 측근의 성폭행 혐의를 폭로한 피해 여성도 포함된다. 모두 “국가를 위해서”라는 미명 아래서다. 스기하라는 고민 끝에 요시오카를 돕기로 한다.
픽션이지만 현실과 밀접하게 연관된 이야기다. 아베 총리가 연루됐던 모리토모·가케학원 사학비리와 관련 공문서 위조를 종용받은 뒤 자살한 공무원, 아베 총리의 측근 야마구치 노리유키의 성폭행 혐의를 고발했던 이토 시오리 등 최근 1~2년 새 일본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이 떠오른다. “그 누구보다 스스로를 믿고 의심하라”는 다짐을 되새기며 비리의 본령에 다가가는 요시오카의 여정은 아베 정권의 추악한 민낯을 보겠다는 제작진의 집념과 맞닿아 있다. 진실을 좇으며 사방으로 뛰어다니는 요시오카, 배우 심은경의 진지한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저널리즘의 본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아베 정권의 부도덕한 사건에 서슴지 않고 진실규명 목소리를 내며 ‘일본 언론의 상징’으로 각인된 도쿄신문의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의 동명 저서가 원작이다. 지난 6월 일본에서 개봉돼 한 달여 만에 3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113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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