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생각해보면...박정희 시절의 한국 극우들은 대체로 그 "스승" 격인 일본 극우파의 언설을 그대로 차용하곤 했지요. "총화 단결"도 그렇고 아니면 예컨대 그 때에 정문연의 명칭에 넣은 "정신문화"는 딱 태평양 전쟁 때에 익찬체제의 어용이 된 경도학파가 애호했던 언설이지요.
근데 이제는 일본 대신에 미국 우파 내지 극우파를 걍 베껴요. 저들의 자녀들이 남의 논문을 베껴서 약탈 저널에 보내듯이 말이죠. "반지성주의" 타령은 미국 신보수의 전형적인 원풀이 방식이죠. 이들에게는 예컨대 극우 인사들의 캠퍼스 강연을 취소케 하는 학내 운동이라든가, 백인 우월주의적 시각이 녹아든 각종 "고전"들을 상대화시키려는 운동 등등은 다 "반지성주의"로 보여요. 사실 "반지성"이라기보다는 기득권 지배의 도구가 된 거짓 "지성"에 대한 반격의 시도인데, 뭐 백인 극우파들의 입장에선 당연히 안좋아 보이겠죠. 한국에서의 맥락도 전혀 다르고, 미국과 달리 이미 학생 운동도 거의 죽은 상태고 학내 "취소 문화"가 강한 편도 아니고 윤씨 본인이나 이준석 따위들이 별 저항을 받지 않고 이런 저런 캠퍼스를 돌아다녀도 큰 문제가 안일어나는데....그래도 미국에서의 언설을 그대로 베껴 "반지성주의" 타령해요.
한국 극우들은 아직 스스로의 독자적 언어 하나 만들지 못하고 있어요. 남들의 언어를 전유해서 쓰고 있지요. 나라는 선진국이 돼도, 이 동네는 아무래도 아직은 외국에서 기술을 사가지고 국내 생산을 하는, 딱 그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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