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2

알라딘: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 -최동석 2018

알라딘: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 - 최악의 의사결정을 반복하는 한국의 관료들 
최동석 (지은이)21세기북스2018-06-25

책소개

해가 바뀌고, 사람이 바뀌어도 해결되지 않는 관료 조직의 고질적인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위로 올라갈수록 더 큰 권한과 권력을 갖지만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의사결정 시스템이 바로 원인이다. 독일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한국은행에서 20년간 일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똑똑한 사람들이 결정권자가 되면 멍청한 선택만 하게 되는 관료 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짚고, 벼랑 끝에 선 한국이 나아가야 할 해법을 세 가지로 제시한다.

첫째는 관료 사회의 구성원들 각자가 자신의 고유한 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직무의 사유화’라는 말을 통해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판단과 주체적인 업무 수행 권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둘째는 ‘국민에 의한 평가 방식 도입’이다. 공공서비스를 제공받는 주체는 국민이며 따라서 공무원 조직의 최우선 과제는 국민의 만족도 증대가 되어야 하지만, 현재 인사고과는 윗사람의 평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소위 ‘눈치 보기’ 문화가 개선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선발의 객관화’다. 내부 승진을 줄이고, 적극적으로 똑똑한 인물을 공개적으로 기용해야만 조직에 미래가 있다.


목차
저자의 말 호소하는 마음으로

프롤로그 왜 그랬을까
복사본이 사라진 사회에서
해경은 왜 그랬을까?
고위공직자들은 왜 그랬을까?
박근혜는 무능한가?

1부 인간과 조직을 어떻게 볼 것인가?

1장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 : 부패의 악순환 구조
어쩌다 이렇게 됐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보이지 않는 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
현대 학문의 뿌리 ― 인간이 자원이라고?
전통적 인간관에 대한 반성
잘못된 인간관에서 출발한 경제학
무엇이 문제인가?
부패의 악순환
선과 악이 공존하는 전인적 인간관

2장 조직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인간을 위한 조직설계
강의시간 중에 뜨개질 하는 학생들
새로운 조직이해
효과적인 조직은 어떠해야 하는가? ― 조직설계를 위한 세 가지 파라미터
필요충족성
유연성
의사결정성
‘열심히 일하라’는 헛소리
정보?지식사회형 조직
조직을 변화시키려면
그러면 무엇을 바꿔야 할 것인가? ― 조직혁신을 위한 세 가지 조건
직무의 사유화
수요자에 의한 평가
선발의 객관화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2부 무엇이 조직을 병들게 하는가?

3장 ‘인간을 위한 거울’이 깨졌으나… : 문화의 병리학적 진단
지역감정은 나쁘다?
사람이 본능에만 사로잡혀 있지 않는 까닭
문화란 무엇인가? ― ‘인간을 위한 거울’
인간은 문화를 창조하지만, 문화는 다시 인간을 만든다
문화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 문화의 병리학적 원리
기업가의 부도덕성이 문제라고?
조직이란 무엇인가 ― 인간, 구조, 체계
조직이 병들다니?
인격장애
구조장애
체계장애
조직실패의 악순환 모델
‘인간을 위한 거울’이 깨졌으나…

4장 나라를 망친 ‘어찌 하오리까’ 품의제도의 덫
한국인은 일하기를 좋아한다?
총체적 부패
‘어찌 하오리까’ ― 품의제도란 무엇인가?
품의제도는 정말 민주적인 제도인가?
품의제도의 진정한 문제점
무슨 일이 어디서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합리적 의사결정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조직의 폐쇄성을 강화시킨다
결과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전문성을 키울 수 없다
중요한 결정은 품의대상이 아니다
어째서 품의제도를 버리지 못하는가
품의제도가 생산한 인물들
상관순응형 인물
무데뽀형 인물
품의제도의 덫에 걸려든 YS와 DJ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 단위업무담당제를 도입해야
단위업무담당제의 효과
인사고과제도를 함께 고쳐야

에필로그 시스템 개혁에 관한 대화와 토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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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 1942~)의 인터뷰를 어느 텔레비전 프로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에게 달려간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들의 행태를 보세요. 그들은 비서진을 데리고 현장에 도착해서 한결같이 뭔가를 보여 주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서 시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보여 주려고 합니다. (…) 보여 주어야 한다는 자본주의 이념에 깊이 물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 이념을 생활화하는 정치인이... 더보기
지금 우리 주변에는 공감의 리더십을 기르자, 소통 능력을 기르자, 허리띠를 졸라매고 스펙을 쌓자,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 인성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등 다양한 구호성 처방만이 팽배해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접근 방식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대증요법일 뿐 근원적 치유책이 될 수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구호성 대증요법을 주장하... 더보기
조직이 의사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조직은 인간의 의사결정을 위한 보조적 수단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인격체가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비인격체인 조직이 결정하는 것처럼 의제(擬制)되어 있습니다. 어떤 개인이 그 의사결정에 대하여 책임지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에 조직 전체가 책임지도록 ... 더보기
인재 선발의 공정화 및 객관화야말로 조직의 사회적 효과성을 높이는 첩경입니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객관화라는 용어는 인사고과를 점수화하라는 말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객관화란 누가 봐도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있는 게 옳겠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하라는 것입니다. 한 직장에서 몇 년을 같이 일해 보면, 그 사람의 실력, 인격... 더보기
관료들에게 자신들이 섬겨야 할 국민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오직 자신에게 은혜를 베풀어 줄 우두머리에게만 잘 보이면 되기 때문입니다. 일반 직장사회에서도 권한이 전혀 분산되지 않은 채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도록 제도화돼 있기 때문에, 오로지 승리와 승진의 이데올로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을 뿐입니다.
불법적으로라도 일단... 더보기


저자 및 역자소개
최동석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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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부문이든 공공부문이든 인사실패가 빈번하다. 인재를 육성하는 올바른 구조와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고, 인재의 역량을 과학적으로 진단하는 메커니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학벌學閥, 학연學緣, 지연地緣, 직연職緣 등에 의한 인사, 주변 지인의 추천에 의한 인사, 탕평책과 같은 전근대적인 인사관행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위공직에 대한 인사실패는 국가운영과 공익에 치명적인 손실을 초래한다. 오랫동안 이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연구하고 가르쳐왔다.
한국에서 교육학과 경영학을, 독일에서 심리학과 경영학을 공부하고 경영학 석사와... 더보기
최근작 : <성취예측모형>,<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의 귀환> … 총 15종 (모두보기)
SNS : http://www.facebook.com/dongseok.tsch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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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올라갈수록 권한은 커지지만 책임은 줄어든다?
문제의 핵심은 비상식적인 관료 시스템!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참사,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과 간첩 조작 사건, 용산 참사 그리고 세월호의 침몰…. 국가적 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후속 조치들이 발표되지만 그때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사건은 형태를 달리하여 되풀이된다.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의 저자 최동석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는 원인을 개인의 무능이나 국민성이 아닌 ‘관료 조직의 의사결정제도’에 두고 있다. 시스템이 똑똑한 사람들을 무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바로 ‘품의제도’다.
품의제도란 조직에서 어떤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실무를 담당하는 하급자가 양식화된 문건을 작성한 뒤 이를 윗선으로 올려 최종결정자에게까지 차례차례 결재를 받아 시행하는 제도를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의사결정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최종결정자뿐만 아니라 결재에 참여한 모두에게 있다. 그래서 품의제도는 마치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여 사안을 결정하는, 얼핏 보면 ‘민주적인 제도’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최종결정자에게 권한은 몰아주고 책임은 지우지 않는 제도일 뿐이다.
우선 의사결정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하급자는 본인이 직접 잘못된 의사결정과 실행을 하지 않더라도 권력자의 필요에 따라 희생양이 될 수 있다. 대개 윗사람이 행사한 권한에 대한 책임은 아랫사람이 지고, 그래서 큰 사고가 발생하면 그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 이 제도에서 부하들은 상관에게 품의하기 위한 ‘인적 자원’에 불과할 뿐 아무런 자율적 결정 권한도 없고, 고유 업무도 갖지 못한다.
그럼에도 품의제도가 폐기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권위주의적인 사람들에게는 품의제도보다 더 좋은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상관이나 지도자로서 현실을 분석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한 후 이를 토대로 보다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려면 끊임없는 공부와 창의적인 아이디어 생산이 필요하지만 이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최동석 교수는 독일연방은행 직원들과 나누었던 대화를 통해 이러한 우리나라의 관료 사회와 서구 관료 사회의 실태를 비교한다.

“우리는 63세까지 일해야 해요. 정년 나이가 너무 높아서 불만이지요.”
“우리는 58세까지밖에 일을 못 해요. 그것도 56세에는 현업에서 손을 놓고 후선으로 물러나야 하는데, 독일은 상당히 좋은 편이군요. 우리도 정년을 좀 더 연장해야 하겠네요.”
“(…) 역시 한국인은 일하기를 좋아하고, 더 오래 일하기를 원하는군요. 우리가 58세까지라면 얼마나 좋을까….”
저는 어안이 벙벙해졌습니다. 그들은 정년을 낮추기를 원했고 우리는 63세까지 연장하기를 원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 그들이 은퇴하기를 원하는 이유는 윗자리로 올라갈수록 자신이 직접 처리해야 할 업무량과 권한이 늘어날 뿐 아니라 동시에 책임도 막중해져 육체적, 정신적 압박이 훨씬 커지기 때문입니다. (…) 그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권한은 막중해지면서 책임은 오히려 줄어드는 매우 ‘야릇한’ 시스템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은 일하기를 좋아한다???중에서

올라갈수록 책임과 권한이 모두 막중해지는 서구 조직과 달리 우리나라 관료 사회는 지위가 올라갈수록 더 많은 아랫사람들을 거느리고, 더 많은 보수를 받고, 더 많은 권력을 누리지만, 반면 책임은 오히려 줄어드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승진 이데올로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일단 올라서면 모든 것을 갖되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제도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진하고 승리하는 데 사활을 거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 안에서는 관료들이 국민이나 아랫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오직 자신에게 은혜를 베풀어줄 상관에게만 잘 보이면 되기 때문이다.

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어떠한 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

영어에는 ‘결재’라는 단어가 없다. 개인이 독립적으로 자신의 권한과 책임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최동석 교수는 품의제도의 대안으로서 이러한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식을 제시하면서 이를 ‘단위업무담당제’라고 부른다.
단위업무담당제에서 상관은 의사결정 사안을, 품의제도에서처럼 위계질서에 따라 업무 지시를 내리는 게 아니라 그 사안에 대한 전문가, 즉 적임자를 골라 직위에 관계없이 업무 지시를 내린다. 그러면 업무를 맡은 담당자는 자신의 부하에게 그 일을 재차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검토안을 작성하여 보고한다. 그리고 상관은 보고안을 검토한 후 자신의 책임하에 의사결정을 내린다. 그렇기 때문에 각 직책을 맡은 사람들은 자신의 고유 업무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결정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진다. 평가 역시 직무 수행 결과에 따라 매겨지기 때문에 규제를 위한 규제도 있을 수 없다. 한마디로 각자 자기 일을 자기가 알아서 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국가적인 위기를 경험할 때마다 개인의 의식을 바꾸고, 조직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의식 개혁을 위한 각종 교육과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우리는 이미 새마을 운동, 새정신 교육, 새생활 운동, 바르게 살기 운동, 심성 훈련, 각종 의식 개혁 교육 등에 수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구호나 운동, 정신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개인이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오히려 개인의 의식을 바꿔야 한다는 구호는 자신의 생각을 조작하려 한다는 반감을 갖게 할 뿐이다.
인간이 만든 제도는 결국 다시 인간을 만든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관료 조직이 과거에 성공적이었던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을 바꿔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부패에서 부패로, 왜곡에서 왜곡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무능과 부패를 가속화하는 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어떠한 개혁도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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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의사결정을 반복하는 한국의 관료들’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 이 부제와 제목에 공감하지 않을 한국인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 동안 시한폭탄처럼 품고 있던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한 표현인 거 같은데요.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나마 쉬운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과연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이 제시되어 있는지 궁금함을 안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1998년에 출판되었던 책이라고 해요. 그리고 20년이 흘러서 출판사의 제안으로 보안하여 출간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그 계기가 되는 사건이 바로 세월호 참사였다고 합니다. 여전히 최악의 의사결정을 반복하고 있는 한국의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야 할지에 대한 답이 20여년 전에 출판된 책에 담겨 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예전에 세월호 참사는 이미 벌어졌기에, 이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를 반면교사를 삼아 통해서 대한민국이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과연 그 것이 가능할지 걱정스럽기까지 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최동석은 인간과 조직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를 하고, 교육을 하는데 앞장서고 있는데요. 1998년에 이 책을 출간하였을 때도, 책을 읽은 당시 한국은행총재의 제안으로 조직개혁 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다고 해요. 하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고, 그는 조직을 몇 가지 제도만 바꾼다고 해서 변화시길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바꾸어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조직을 만들어내고, 개혁을 해도, 조직원들이 복지부동한다면 유명무실해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는 조직을 혁신할 수 있는 세가지 대안으로, 직무의 사유화, 수요자에 의한 평가, 그리고 선발의 객관화를 제시하는데요. 우리나라 행정의 문제점으로 볼 수 있는 관료주의 그리고 그가 특히나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품의제도 자체가 일본에서 왔어요. 저는 이전에 이런 문제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어봤기 때문에, 딱히 새로운 대안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사례분석이 더욱 흥미로웠어요. 참 기복 없이, 자신의 역할을 못 해내는 것에 놀라기도 했고요. 대일본지진이 터졌을 때, 일본에서 분석한 문제의 원인은 관료주의와 매뉴얼에 대한 집착이 제일 먼저 거론되었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참 철 지난 유행가처럼 느껴질 정도로, 국가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들려오는 소리였지요. 그래서 이런 문제를 다시 한국에 대입한 책을 읽다 보니 가슴 한 켠이 답답해지는 기분이 절로 들었습니다. 일본이 그러했듯이, 우리 역시 또다시 몇 십 년 후에 이 책이 재출간되며, 관료주의의 폐해를 이야기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만을 바라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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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18-07-30 공감(1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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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가끔 뉴스를 보면 왜 어려운 시험까지 통과한 똑똑한 사람들이 저런 멍청한 짓을 하는 것일까~ 하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고위 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의 행동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저자는 이 똑똑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이 왜 그런 멍청한 짓을 하는지 왜 유독 대한민국의 관료들이 그런거인지 그 이유를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들은 개개인은 절대로 멍청하지 않지만 그들이 속한 조직에서 그들은 멍청해질 수밖에 없는 체제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 나라에서 유난히 똑똑하다는 것, 즉 남들보다 잘났다는 것은 선망보다는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 되고 결국은 모난 돌로 조직에서 쫓겨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사실일 것이다

이 책에서 예로 든 세월호 사건은 알면 알수록 어이없는 일 투성이다

그 당시 해경 중 정신이 제대로 박힌 간부급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 아이들은 그렇게 되지도 않는 민간업체의 수익을 위한 시신이 아닌 살아있는 아이들로 구해졌을 것이라는 사실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그뿐만이 아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찾은 고위공직자들의 어이없는 행동들은 그들이 정말 사람인가 싶은 정도로 말문이 막힌다

"라면에 계란을 넣은 것도 아닌데~" 라는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이야기는 정말 미친~ 이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이건 멍청한 짓이 아니라 미친 짓이라 말해야 할 거 같다

저자가 미술관에서 봤다는 개념 없는 젊은 부부의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 길가의 돌보다 더 흔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 역시도 우리 사회에 대한 저자의 어두운 예상에 동의한다



벌금을 과태료로 바꾼 것 또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꾼 나쁜 결정 중 하나라는 저의 의견이 옳은 거 같다

잘못된 가치관으로 형성된 부패한 사회에서 과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 것이며 그 추세에 적당히 맞춰서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일까 생각하게 한다

우리 사회의 조직들은 이제 조직 자체가 목적이 되어 인간을 수단으로 파악하고 있으니, 조직의 목적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기본적인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거 같다



"사정은 이해하지만 규정 때문에 안됩니다"  아마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그리고 편하게 내뱉는 핑계이자 이유가 아닐까~

문득 지금 이 땅을 밟고 사는 힘없는 사람들은 도대체 생전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나라에 태어나서 고통받으며 살고 있을까~ ㅠ,ㅠ

하는 서글프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몇 가지 제도적 장치들을 말하지만 과연 이런 것들을 그들이 받아들이려 할까 하는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

지금 힘을 가진 그들에게 굳이 이런 제도적 장치들은 그저 번거로운 것들이라 생각된다



일본식 품의제도는 대한민국에서는 책임과 권한을 얼버무리는 수단으로 변질되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과 경험이 현재와 미래에도 그대로 통하리라 생각하는 인간은 경험의 노예라는 것도 비합리적 결정을 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라고 한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과거의 성공으로부터 얻은 기득권을 얻어 지금 권력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 그 기득권을 포기할 수없기 때문이라는 정의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권위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체제장애 중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장애로 인해 이 나라는 많은 재난을 겪었지만 여전히 그대로이다

병든 조직 문화가 인격장애, 구조장애,  체제장애를 일으키며 악순환을 하고 있는 것이 지금 이 나라의 현실인 거 같다

위로 올라갈수록 권한은 커지고 책임은 줄어든다는 말에 처음엔 의아했지만 이 의아함이 통용되는 사회가 대한민국이라는 것은 누구나 수긍할 것이다

품의 제도에 대한 정의와 비판도 잘 알 수 있었다



스티븐 호킹이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면~ 하는 저자의 예상에 문득 그가 이런 분위기의 사회에서 위대한 과학자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생활이나 할 수 있었을까~ 그가 영국에서 태어난 것은 그 개인으로서도, 인류 전체로서도 정말 다행인 일인 셈이다

책의 마지막에 실린 설봉호의 이야기는 세월호와는 너무나 반대적이라 더욱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거 같다

그 당시 윗분들의 멍청한 짓거리만 아니었다면 세월호 승객들도 이 설봉호의 승객들처럼 모두 구조되어 오늘의 무더위를 함께 걱정하며 이 여름날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다시 먹먹해져 온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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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피스 2018-07-29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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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동석씨는 똑같은 제목의 책을 1998년에 썻다. 20년이 지난 2014년 6월 같은 제목의 책이 다시 나오게 된다.두권의 책이 시대에 따라 나오게 된 이유는 바로 그 시대에 큰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1998년 이전에 일어난 IMF 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2014년 4월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 이 두 가지 사고는 19년의 시간 차이를 두고 일어났으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재반복되어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저자는 대형 사고가 왜 반복적으로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질문하고 있다. 시대적인 차이,20년간의 격차.많은 것이 달라졌고 ,대한민국인의 의식 수준도 마뀌고 있고, 선진국으로 나아갈 정도로 우리의 삶은 달라졌다. 하지만 큰 대형 재난 앞에선 우리는 항상 똑같이 앵무새 같은 말을 내밷고 있었다. 그 사건이 재발방지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과 앞으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거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람들은 그렇게 순진하지 않다. 1995년 일어난 삼풍백화점이 2014년 비슷한 일이 일어남으로서똑같은 일이 다시 나타난다면 똑같이 그들은 아마추어처럼 문제를 해결할 거라는 점이다.우리가 안고 있는 불안과 걱정은 정부에 대한 비신뢰에서 비롯되었다.


능률과 실질은 컨텍스트(context)와 텍스트(text)의 문제입니다. 컨텍스트는 사라지고 텍스트만 남아 있어 그 텍스트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텍스트가 성립하는 바탕이나 근본, 즉 컨텍스트를 잃어버렸습니다. 텍스트는 보이는 것이고 컨텍스트는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컨텍스트와는 상관도 없이 오직 텍스트만을 경전화하여 거기에다 목을 매고 있는 셈입니다.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린 제도를 잘 지키는 사람이 그 목적을 잘 달성했다고 보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p49)



우리나라에는 지금 지식과 정보가 축적되지 않은 비전문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높은 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정말이지 한심하게 생각되는 것은 ,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현재의 직무와 미래의 직무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통찰력이 없는 사람들이 국가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미루는 것은 신속한 의사결으로 인한 잘못보다 더 나쁜 것입니다.(p94) 


품의에 의한 의사결정방식에서는 장관이 어떤 부하에게 업무지시를 내리면 업무지시를 받은 관료는 자신의 직속부하에게 동일한 업무지시를 내리고, 그 부하는 다시 자신의 부하에게 똑같은 과정을 밟아 맨 말단 공무원에게까지 업무지시가 전달됩니다. 맨 마지막에 업무지시를 전달받은 공무원은 그 업무지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검토하여 보고서나 실행문을 만들어 자신의 상관에게 '어찌 하오리까'하고 문의합니다. 문서를 최초에 만는는 행위를 기안(起案)이라 하며, 이 기안된 문서를 품의서(稟議書) 라고 합니다. (p198)


저자는 문제의 본질을 찾고 있었다. 20년간의 시간 차이를 두고 똑같은 사고가 일어났으며, 그들의 대처방식이나 대처방식은 똑같이 진행되어 있었다. 그건 그당시나 지금이나 똑같은 문제가 있었고, 저자는 그 원인을 일본이 물려준 품의 제도에 있다 말하고 있었다. 여기서 품의 제도란 위에서 아래로 내려 오는 기업이나 정부 시스템 안에 존재하는 관료들의 의사결정 구조이며, 그들이 왜 멍청한(?) 짓을 하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자칭 전문가라 부른 이들이 저지르는 아머추어식 문제 해결과 의사결정구조는 바로 품의 제도가 가지고 있는 결점에 있다. 학창시절부터 O, X 와 객관식 위주의 단답형에 익숙한 이들이 관료가 되면서 저지르는 어리석은 행동들 , 관료 조직 안에서 밑으로 내려갈 수록 책임은 커지고,의사결정이 거의 없는 우리의 관료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어떤\사고가 터질 때 그 문제점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으며, 세월호, 삼품백화점과 같은 국가를 흔드는 대형 악재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정부와 청와대가 개입되는 경우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문제를 키우는 구조적인 모순에 봉착하는 것이다. 즉 그것은 한 나라의 수장이 가지고 있는 무능력에 원인이 있는게 아니라 우리 사회 시스템이 안고 있는 문제라고 저자는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다. 


저자가 이렇게 세월호 참사와 삼풍백화점 붕괴의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 해결방안을 내놓은 배경에는 독인 유학과정에서 마주한 독일의 사회 시스템에 있었다. 독일 대학생은 한국 대학생보다 무질서하고 제멋대로이지만, 정부와 관료조직은 그 반대이다. 즉 독일 정부와 관료조직은 제도적으로 잘 짜여져 있으며, 우리 정부와 관료 조직은 무질서 하다는 점, 제도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고, 그 안에서 제도의 헛점을 악용할 여지를 만들지 않는 독일 사회는 대형 악재가 일어나지 않고, 우리나라는 잊을만 하면 똑같은 대형 악재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서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품의제도를 뒷받침하는 관료 조직 안에 보이는 결제 시스템과 고과 인사관리의 혁신이 필요하며, 제도적 헛점을 보완해 그들이 악용하고, 법망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우리 사회에 보이는 권위주의적 행태는 바로 일본이 물려준 품의제도에서 비롯되었으며,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이상 똑같은 사고들은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끌어안고 살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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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도리 2018-07-30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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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의사결정을 반복하는 관료들 새창으로 보기
한 사회가 이토록 엉망진창이 된 것은 수십 년에 걸쳐 수많은 요소들이 얽혀 이루어 낸 결과입니다.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어느 하나만의 원인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과 조직을 반성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가치관, 사회와 문화를 제도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통찰력, 나아가 올바른 가치관에 기초한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생각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생각하는 힘을 연마해야 어느 정도 치유의 실마리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최악의 의사결정이 왜 이렇게 반복될까?

 

저자 최동석은 독일 기센대학교에서 경영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에서 20년간 일한 후, 2001년부터 지금까지 크고 작은 조직에서 경영자, 경영학자 그리고 경영컨설턴트로 일해 오고 있다. 2006년부터 서강대학교 MBA 과정에서 리더십개발론을 가르치고 있으며 2014년부터 '최동석인사조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인간과 조직에 관한 철학적·심리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성과관리, 역량관리, 조직시스템설계, 리더십개발, 교육훈련 분야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의 귀환>(공저),  <다시 쓰는 경영학>이 있으며, 역서로는 <인재전쟁>, <셈코 스토리>, <성공적인 팀의 5가지 조건>등이 있다.

 

우리나라 관료 사회에는 일제시대부터 내려 온 군국주의적 조직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 상명하복의 규율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 사건이 그것을 말해 주고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문화를 바로잡으려면 관료 조직의 시스템적 개혁이 필요하고,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제언을 이 책에 담았다.

 

세월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는 데도 불구하고 관료사회의 의사결정 시스템은 전혀 변하지 않는 소위 '철밥통'이다. 즉 고위직에 오를수록 권한과 권력이 많아지지만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인간과 조직을 어떻게 볼 것인가?', '무엇이 조직을 병들게 하는가?', 이렇게 총2부로 구성된 이 책은 관료사회의 문제점을 짚어내면서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관료 사회의 구성원들은 각자 자신의 고유한 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직무의 사유화'라는 말을 통해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판단과 주체적인 업무 수행 권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셈이다. 둘째, '국민에 의한 평가 방식 도입'이다. 공공서비스를 제공받는 주체는 국민이므로 공무원 조직의 최우선 과제는 국민의 만족도 증대로 귀결되어야 함에도 공무원들의 인사고과는 윗사람의 평가로 이루어지기에 소위 '눈치 보기' 문화가 개선되기 어렵다는 현실적 애로점을 내세운다. 셋째, '선발의 객관화'다. 즉 내부 승진을 줄이고, 똑똑한 인물을 공개적으로 기용해야만 조직에 미래가 있다는 설명이다.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보듬는 게 민주주의다

 

세월호 유가족에게 달려간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들의 행태를 살펴보라. 그들은 비서진을 데리고 현장에 도착해서 한결같이 뭔가를 보여 주려고 애를 쓰고 있다. 사진을 찍어서 시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보여 주려고 한다. 심지어 동영상이나 사진을 위해 연출하거나 조작하기도 한다. 보여 주어야 한다는 자본주의 이념에 깊이 물들어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이념을 생활화하는 정치인이나 공직자라면 유가족 앞에서 무릎을 꿇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듣는 행위는 타인의 고통을 함께 나누어 갖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타인의 아픔에 깊이 공감할 때 비로소 들을 수 있다. 공감이 없으면 보여주기 식의 들리는 척만 할 뿐이지 절대로 들리지 않는다. 

 

 

구호성 처방만 난무한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공감의 리더십을 기르자, 소통 능력을 기르자, 허리띠를 졸라매고 스펙을 쌓자,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 인성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등 다양한 구호성 처방만이 팽배해 있다. 물론 이런 접근 방식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대증對症요법일 뿐 근원적 치유책이 될 수 없다. 더구나 이러한 구호성 대증요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대개의 경우 우리 사회의 지도층 인사라는 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런데, 이런 인사들이 그동안 잘못된 제도적 장치에 의해 사회적 혜택을 톡톡히 보아 왔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알아야 한다.

 

이들의 주장은 선동적이어서 매우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실제로는 일시적 붐을 형성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시 잘못된 제도, 즉 사회적 정의에 반히는 제도의 반사적 이익을 향유하게 되는 것이다.

 

 

품의제도, 오히려 의사결정을 방해한다

해난사고 발생 시 해경이 긴급한 구조명령을 내리는 것처럼 의사결정이란 본시 문제해결을 위한 결단을 말한다. 의사결정이란 현 상태에서 떼어내어 다른 상태로 만들려는 개인의 인격적 의지형성을 의미한다. 의지형성意志形成은 본능이 아닌 인격을 갖춘 인격체에게만 가능하며, 비인격적 존재는 의지형성이 불가능하다. 결단은 인간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이 의사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조직은 인간의 의사결정을 위한 보조적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나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인격체가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비인격체인 조직이 결정하는 것처럼 의제擬制되어 있다. 어떤 개인이 그 의사결정에 대하여 책임지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에 조직 전체가 책임지도록 의사결정체계를 만들어 놓았다. 이것이 바로 품의제도이며 총체적 부패를 감싸고 있는 핵심적 체계의 하나이다.

 

소위 관피아 문제를 비롯해 보고서 위주 문화, 의전 중시 문화 등이 행정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러한 지적 중에 공무원 조직의 의사결정시스템이 근본적인 문제점이라는 주장이 있다. 품의에 의한 의사결정방식에서는 장관이 어떤 부하에게 업무지시를 내리면 업무지시를 받은 관료는 자신의 직속부하에게 동일한 업무지시를 내리고, 그 부하는 다시 자신의 부하에게 동일한 과정으로 맨 말단 공무원에게로 업무지시가 전달된다. 아래 사진을 참조하면 이해가 쉬울것이다. 

 




 

 

인재 선발의 공정화 및 객관화

인재 선발의 공정화 및 객관화야말로 조직의 사회적 효과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여기서의 객관화라는 용어는 인사고과를 점수화하라는 말이 아니다. 객관화란 누가 봐도 그 사람이 그 자리의 적임자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하라는 것이다. 한 직장에서 몇 년을 같이 일해 보면, 그 사람의 실력, 인격, 가치관을 훤히 알게 된다. 바로 그런 주관적 판단들이 모여 서로 합의를 이룸으로써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게 된다.

 

 

시스템의 전면적 개혁이 요구된다

 

관료들에게 자신들이 섬겨야 할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오직 자신에게 은혜를 베풀어 줄 우두머리에게만 잘 보이면 되기 때문이다. 일반 직장사회에서도 권한이 전혀 분산되지 않은 채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도록 제도화돼 있기 때문에, 오로지 승리와 승진의 이데올로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을 뿐이다.


불법적으로라도 일단 올라서고 보자는 생각이 팽배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회에서 관료들이 오로지 위만 쳐다보며 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부정직하고 불합리한 사람은 이익을 보지만, 정직한 사람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그런 사회가 된 것이다. 더욱 높은 윤리와 도덕, 청렴성, 그리고 국민들을 위한 공복이 강조되는 관료 사회로의 변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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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18-07-30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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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 최악의 의사결정을 반복하는 한국의 관료들 새창으로 보기
이 책은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온다.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이라니 도대체 어떤 내용을 들려줄 것인가. 궁금했다. 우리 나라 관료 사회의 문제점이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었기에 더욱 시선 집중을 하면서 이 책『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을 읽어보게 되었다.

 



 

 

우리나라 관료 사회에는 일제시대부터 내려온 군국주의적 조직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 상명하복의 규율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 사건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문화를 바로 잡으려면 관료 조직의 시스템적 개혁이 필요하고,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제언을 이 책에 담았다. (책날개 中)



 

이 책의 저자는 최동석. 경영자, 경영학자 그리고 경영컨설턴트로 일해오고 있다. 2006년부터 서강대학교 MBA 과정에서 리더십개발론을 가르치고 있으며 2014년부터 '최동석인사조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인간과 조직에 관한 철학적, 심리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성과관리, 역량관리, 조직시스템설계, 리더십개발, 교육훈련 분야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이 책은 1998년에 출간했던『똑똑한 자들의 멍청한 짓: 한국 관료조직의 개혁을 위한 진단과 처방』이라는 책의 핵심 테마는 그대로지만 사례를 수정하고 관료조직의 시스템개혁 부분을 보완해서 다시 출간한 것입니다. (4쪽)

 

이 책은 총 2부 4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왜 그랬을까'로 시작되어, 1부 '인간과 조직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는 1장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 부패의 악순환 구조'와 2장 '조직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인간을 위한 조직설계'가, 2부 '무엇이 조직을 병들게 하는가?'에는 3장 '인간을 위한 거울이 깨졌으나… 문화의 병리학적 진단', 4장 '나라를 망친 어찌하오리까 품의제도의 덫'으로 나뉜다. 어쩌다 이렇게 됐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보이지 않는 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 전통적 인간관에 대한 반성, 부패의 악순환, 선과 악이 공존하는 전인적 인간관, 강의시간 중에 뜨개질 하는 학생들, '열심히 일하라'는 헛소리, 직무의 사유화, 지역감정은 나쁘다?, 기업가의 부도덕성이 문제라고?, 저직이 병들다니?, 한국인은 일하기를 좋아한다?, 결과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전문성을 키울 수 없다, 인사고과제도를 함께 고쳐야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에필로그 '시스템 개혁에 관한 대화와 토론을 위하여'로 마무리 된다.

저자는 한 사회가 이토록 엉망진창이 된 것은 수십 년에 걸쳐 수많은 요소들이 얽혀 이루어 낸 결과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이 처음 출간된 1998년 이후 시간이 20년이나 흘렀지만 핵심 테마가 특별히 바뀌지 않을 정도로 깊이 썩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생각하는 힘'을 연마해야 어느 정도 치유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라며, 이 책이 사회현상에 대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참고자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이 주제에 대해 대화하고 토론하는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들춰보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책은 세월호 사건과 같은 커다란 재앙의 근본 원인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어서 문제점을 짚어보며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함께 토론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똑똑한 사람도 멍청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적인 구조가 문제이기 때문에 관료조직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수 있으니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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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라스 2018-07-22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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