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지옥
도이 다카요시 (지은이),신현정 (옮긴이)
새움2016-03-10
원제 : 友だち地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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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284쪽
130*190mm
363g
ISBN : 979118719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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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청소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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友だち地獄―「空氣を讀む」世代のサバイバル (ちくま新書) (新書) 新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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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현대 젊은이들의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충격적으로 재해석한 책이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인간관계에서의 생존을 위해 ‘친절한 관계’를 창조해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친절한 관계’는 그들을 ‘친구지옥’이라는 감옥에 가두어버린다. 관계에 대한 청년들의 인간적 고뇌를 생생히 전달하는 저자의 新청년론은 한국의 젊은 세대를 예측하는 미래의 보고서가 될 것이다.
목차
머리말
『노부타를 프로듀스』의 세계
지뢰밭 같은 교실
이 책의 구성
1 이지메를 잉태하는 ‘친절한 관계’
상대를 ‘지극히’ 배려하는 요즘 젊은이들
충돌을 피하는 기술, 이지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이지메의 대상
이지메의 사라진 관객층
무관심층의 잠재적 이익
‘친절한 관계’에 대한 중압감
이지메를 놀이 모드로 위장하는 이유
상호관계 유지의 수단, 소년범죄
개성화 교육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
‘어른 학생’이 된 교사
젊은이들은 왜 ‘욱하는’ 것일까
‘친절한 관계’를 흔드는 ‘눈치 없는 사람’
엇나간 ‘규율 혼란’의 언설
2 자해 소녀들을 통해 본 ‘고통’의 계보
다카노 에쓰코와 난조 아야의 청춘일기
자신과의 대화, 일기
웹 일기를 쓰는 젊은이들의 심리
자신을 옭아매는 사상과 신체
젊은이들의 저항문화와 세대투쟁의 소실
추상적인 타자와 구체적인 타자
각각의 자해행위가 의미하는 것
‘변해가는 나’에서 ‘변하지 않는 나’로
인간관계의 고통스러운 두 얼굴
‘자유롭고 싶은 나’에서 ‘승인받고 싶은 나’로
속박감과 부유감에 기반한 삶의 고뇌
일기에 쓰인 ‘진정한 자아’
‘바람직한 자신’을 위한 투쟁
3 은둔형 외톨이와 모바일 소설
‘자기지옥’의 악몽
‘친절한 관계’의 높은 장벽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과도한 압력
탈사회적인 순애보의 유행
순도 100%를 바라는 젊은이들
타고난 순수성에 대한 동경
‘선한 행위Being good’에서 ‘좋은 느낌Feeling good’으로
‘순수한 자신’이라는 패러독스
‘상호이해 부족’을 전제한 관계
차단된 커뮤니케이션 회로
‘시선의 지옥’이 가진 새로운 위상
시선의 불만, 시선의 불안
시선을 갈구하는 젊은이들
4 자기 내비게이션화되는 휴대전화
휴대폰은 이미 전화기가 아니다
교제를 위한 미디어
‘촉각기관’으로서 휴대폰
신체성을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
리셋이 가능한 인터넷상에서의 관계
휴대폰 문자에 의한 지연地緣관계
자기확인을 위한 상시 접속수단
강한 불안이 낳은 과잉 반응
‘친절한 관계’의 딜레마
딜레마를 극복하는 휴대폰 공간
문자로 형성되는 ‘진심의 관계’
자기승인을 휴대하는 청년들
자기소개 사이트 ‘프로프’
5 인터넷 자살의 뒤틀린 실제성
인터넷 집단자살의 불가해성
현실세계의 희박한 실제성
상대화 시대의 ‘절대적’ 기반
죽음의 이미지를 걸친 ‘고스로리’ 소녀
현실 회귀를 위한 ‘트라우마’ 이야기
인간관계의 다원화와 실제성의 상실
시장화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실제성 확보를 위한 자폐화
현실성을 저해하는 ‘친절한 관계’
높은 자기기대치와 미약한 자기긍정감
자살 충동으로 맺어진 고순도高純度의 관계
스튜디오의 관객과 ‘대곡녀代哭女’
현실세계와 인터넷 세계의 융합
인터넷 공간에서 배어나오는 ‘친절한 관계’
맺음말
‘나다움의 감옥’으로부터의 탈출
삶의 고통과 정면으로 마주하기
유례없이 ‘친절한’ 사람들의 시대
옮긴이의 말
접기
책속에서
P. 13 평론가 야마모토 시치헤이山本七平가 일찍이 설파했듯 일본인에게 ‘분위기’라는 것은 ‘절대성을 가진 괴물’이다(『‘분위기’ 연구』, 文芸春愁, 1977). 특히 요즘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분위기’는 ‘친절한 관계’를 매개로 그 절대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급속하게 첨예화되고 있다. ‘친절한 관계’가 성립된 곳에서 분위기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은 그곳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 분위기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리더 따위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친절한 관계’, 그 자체가 분위기의 흐름을 결정하는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접기
P. 20~21 오늘날 젊은이들의 인간관계는 매 순간 타인을 향한 자신의 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확인을 통해 이루어진다. 주위 사람과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그들에게 매우 심각한 사태이며, 상대로부터 반감을 사지 않도록 항상 신경을 쓰는 것은 학교생활에서 살아남는 필수적 지혜로 인식된다.
P. 21 ‘친절한 관계’로 맺은 사람들은 가까이에 있는 타인의 행동에 항상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때문에 ‘친절한 관계’는 친밀한 인간관계가 성립되는 범위를 축소시키고, 다른 인간관계로의 전환도 곤란하게 한다. 상호 간에 신경을 바짝 세운 채,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만 유지되는 관계는 대인관계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가까운 주변사람들에게 다 소모해버리기 때문이다. 관계 유지 자체만으로 녹초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외부의 다른 관계까지 신경 쓸 여력이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접기
P. 23 따라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립점을 숨기기 위해서는 상호 간 관심의 초점을 관계 그 자체에서 다른 방향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생긴다. 오늘날 이지메의 특징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된다. 서로의 관심을 자신들의 관계보다 이지메의 피해자에게 집중시키는 것으로 ‘친절한 관계’에서 생겨나는 대립점의 표면화를 기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대립의 불씨를 덮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인간관계에 숨구멍을 열기 위한 일종의 기술인 것이다. 접기
P. 61 이지메는 너무 비대해진 개인과 개인의 충돌이 아니라, 사회학자 D. 리스먼이 『고독한 군중』에서 명명한 ‘타인 지향형’의 인간관계, 즉 개개의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서로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확인조차 어려운 사람들의 인간관계에서, 그리고 그 관계 자체가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어버린 사회병리현상에 기인한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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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도이 다카요시 (土井隆義)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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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야마구치 현 출생. 오사카대학 대학원 인간과학연구 과 박사과정 중퇴. 현재 츠쿠바대학 대학원 인문사회과학연 구과 교수. 저서로는 『비행 소년의 소멸-개성 신화와 소년 범죄非行少年の消?個性神話と少年犯罪』, 『개성을 강요당하는 아이들?친권의 변용을 생각하다個性を煽られる子どもたち? 親密?の?容を考える』, 『친구지옥?분위기를 읽는 세대의 서바이벌友だち地獄?‘空?を?む’世代のサバイバル』이 있다.
최근작 : <친구지옥> … 총 11종 (모두보기)
신현정 (옮긴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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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교육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진로교육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일본교육학회 총무이사와 한국생활상담협회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다. 일본 가나가와치과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는 중부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일본어 능력시험의 달인이 되는 법』, 『간바레 일본어 능력시험』, 『파트별 파워풀 일본어 단어장』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기적의 대화-국제교양대학은 어떻게 인재를 키워내는가』, 『선생이 부서져간다』, 『친구지옥』, 『샐러드 기념일』, 『F4 선언일기(성공하는 사람들의 영업습관)』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우리는 왜 대학에 가는가에 답하라!>,<간바레! 일본어능력시험 3급> … 총 14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새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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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프랑켄슈타인>,<위대한 개츠비>,<치인의 사랑>등 총 179종
대표분야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7위 (브랜드 지수 450,532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좋아요’는 있지만 ‘싫어요’는 없다.
메시지는 있지만 내용은 없다.
휴대폰을 내비게이션 삼아 표류하는 청춘들.
고립에 대한 불안이 낳은 이 시대의 자화상,
‘친절한 관계’
친절함은 있어도 친밀감은 없는 ‘친구’의 역설
10대 중·고등학생들과 20대 대학생 및 사회 초년생 등 일본 젊은 세대들에게 나타나는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중압감과 그 생존 과정에서 나타나는 고통스런 삶의 내적 실체를 ‘친절한 관계’를 키워드로 삼아 심도 있게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오늘날 인간관계의 문제는 단절이 아닌 과잉에 있다.”고 말한다. 이전에 이지메와 자살을 비롯한 각종 사회부적응 현상이 인간관계의 단절에서 비롯되었다면, 오늘날은 반대로 사람들이 인간관계에 과도하게 몰입하며 집단의 분위기를 민감하게 읽는 것에 에너지를 소모함으로써 이로 인한 반작용이 문제현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자기지옥, 히키코모리, 인터넷 집단자살, 낮은 자기긍정감 등의 단어를 이지메가 아닌 이 ‘친절한 관계’와 연결시켜 이지메 현상의 근간이 되는 현대 젊은이들의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압감을 차례로 풀어나간다. 휴대폰을 유일한 사회적 내비게이션으로 삼아 표류하고, ‘친절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압감으로 피상적인 관계를 겉도는 젊은 세대들. 그들의 미세한 관계 패턴을 들여다보는 저자의 통찰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예측하는 하나의 보고서가 될 것이다.
유리온실 속에 놓인 청년들,
소통보다 중요한 것은 ‘친절한 관계’
<친구지옥>은 일본 젊은 세대가 과도하게 몰입된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서 느끼는 중압감과 그 생존 과정에서 나타나는 고통스런 삶의 내적 실체를 찾아 심도 있게 분석한 책이다. 이지메라는 지뢰를 밟지 않고자 눈치를 보는 교우관계, 자살소녀들의 계보를 통해 파악한 젊은 세대의 변화한 내면 풍경, 웹 소설로 나타나는 젊은 세대의 ‘순수’에 대한 기대심리, 그것이 좌절되어 사회로부터 자신을 격리하는 은둔형 외톨이들의 생활, 타인 속 자기가치의 확인수단이 된 휴대전화, 가상과 현실이 뒤바뀐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심리적 메커니즘 등 일본의 젊은 세대가 주로 활동하는 온·오프라인에서 나타나는 사회적인 문제현상과 그 원인들을 ‘친절한 관계’라는 개념을 키워드로 삼아 분석함으로써 삶의 고통에 대응하는 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친절한 관계’란 대립의 회피를 최우선으로 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인간관계를 말한다. 이들은 사방에 대인관계의 안테나를 둘러치고 마치 유리세공을 하듯 섬세하게 상대방의 반응을 관찰하면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방과 미묘한 거리감을 유지시킨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분위기를 잘못 읽어버리면 ‘친절한 관계’는 파탄의 위기에 놓인다. 이들이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섬세한 대인관계에 몰두하는 사이, 정작 그 관계 속에서 소통되어야 할 중요한 내용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친절한 관계’ 회로를 원활하게 유지하는 것이지, 그들 사이의 가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집단 내부로 향한 안테나는 외부의 인간관계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의욕마저 사라지게 했다. 대인관계에 쓰여야 할 에너지를 소집단 내에게 다 소모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들 사이에는 존재하는 것은 실제성이 결핍된 현실 같지 않은 현실이다. 저자는 이런 ‘친절한 관계’가 이지메를 양산하는 억눌린 감정의 배출구라는 것을 책을 통해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이지메’는 어디까지나 인간관계에 대한 중압감을 덜기 위한 기술로서 생겨났다”
타인과의 차이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독특한 메커니즘
이지메가 일본 사회에서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은 1980년대 중반쯤이다. 초기만 해도 이지메는 가해자와 피해자 쌍방의 편향적 성격상의 문제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특정 학생만이 이지메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가해자 역시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지메는 당사자들의 성격상 문제가 될 수 없으며, 매우 유동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오늘의 피해자가 내일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가? 저자는 이지메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학생들이 속해 있는 소집단의 ‘분위기’라고 말한다. 행여 집단 내에서 미묘한 대립점이 발견되어 그것이 집단의 리더 혹은 누군가의 눈에 띄어 밖으로 드러나는 순간 당사자는 회복하기 힘든 데미지를 입는다. 이런 이유로 이들은 현재 자신 앞에 놓인 인간관계만을 절대시하며, 다른 인간관계와 비교, 상대화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이렇듯 그들은 상처받기 쉽고 무너지기 쉬운 자기기반을 지키고 자기긍정감을 조금이나마 고양시키기 위해 ‘친절한 관계’를 정교하게 운영함으로써 그룹 내에서 대립을 피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개성화 교육이라 불리는 일본정부의 교육 개혁이 시작된 시점과 이지메가 격증한 시기가 겹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마음 교육이라 불리는 개성화 교육은 획일적 지식을 주입하는 종래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스스로의 주체적인 사고를 교육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살아가는 힘, 생각하는 힘, 개성의 중시에는 도대체 어떤 과제를 어디까지 달성하면 좋을지에 대한 명확한 평가 기준과 판단 자료가 없다. 이는 다시 말하면 1980년대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가치관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적 상황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학생들은 어떻게 서로 간의 논쟁을 통해 각각의 입장을 관철시키느냐보다, 어떻게 자신의 솔직한 기분을 표출하고 각자가 자신답게 행동할 수 있느냐로 평가받게 되었다. 저자는 오늘날 ‘친절한 관계’가 학교 공간의 이러한 변질과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교사들의 태도 또한 변화되었다. 학생들을 지키는 파수꾼에서 학생들 사이의 ‘분위기’를 민감하게 읽어내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그들의 인간관계에 적극적으로 녹아드는 ‘어른 학생’으로 변모한 것이다. 과거 교사와 학생 사이의 종적 관계는 학생들 간의 대립축으로 이동·확산됨으로써 지금의 이지메 문제를 양산하는 토양을 제공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글로벌화의 성난 파도를 뒤집어 쓴 채 위선에 익숙해진 청년들
그들에게 고통은 성장통이자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필요악
글로벌화된 세계경제의 영향으로 일본에서도 모든 차원에서 경제원칙이 우선시되었다. 이런 추세 속에서 시장경제에 적합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유무를 유일한 척도로 삼는, 극히 왜소한 인간상이 급속히 확산되었다. 상황에 따라 자신의 태도를 능숙하게 전환시킴으로써 상황 자체를 적극적으로 변환시켜갈 수 있는 능력이 인정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는 교육의 세계도 마찬가지여서 젊은이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척도 역시 서로 인간성을 고양시켜갈 수 있는 대인관계에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협상을 원활하게 진행하고 분위기의 흐름을 민감하게 읽어내어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대인관계 능력에 요구되는 시대에 이르렀다. 그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은 인격 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교실 안에서도 밑바닥 취급을 받는다. 저자는 이로 인해 젊은이들이 현실의 인간관계를 어쩔 수 없이 위선적인 것으로 인식하게 되고, 주위가 요구하는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하려 하면 할수록 현실세계의 실제성은 점점 희박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한다. 글로벌화의 세계 속에서 청년들이 자폐적 정신세계를 보이는 것은 이들이 우물 안 개구리여서가 아니라, 글로벌화의 성난 파도를 뒤집어쓰면서 사회라는 대해의 불확실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젊은 세대에게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의 문제이며 한 세대의 특수성을 넘어 전 세대가 함께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저자는 삶의 고뇌 그 자체로부터 젊은이들이 해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삶의 고뇌로부터의 해방되는 것이 진정한 유토피아에 이르는 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통 없는 인생이야말로 현실답지 않은 현실이라고 보는 것이다. 삶의 고뇌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것은 그저 막연히 세상을 사는 것이 아니라, 이 세계에서 무엇인가 의미를 구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슬라보예 지젝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고통 없는 삶이란 카페인 없는 커피나 다름없다.’ 저자는 고통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통이야말로 삶을 의미 있게 만들며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을 삶의 고통에 직면하면서 인간답게 살고자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의 생생한 현장기록으로 봐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 주요 내용
제1장. 이지메를 잉태하는 ‘친절한 관계’
현대의 일본 젊은이들은 타인을 민감하게 의식하며 상대로부터 반감을 사지 않도록 항상 마음을 쓰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살아남는 효과적인 지혜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친절한 관계'에서는 대립적인 요소를 철저히 배제하는 고도의 조심성이 요구되는데, 이를 위해 상호간 관심의 초점을 관계 그 자체에서 다른 방향으로 돌릴 필요가 생긴다. 즉 현대형 이지메란 단절되고 편협한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하게 몰입된 복잡한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영위하기 위한 그들 나름의 커뮤니케이션 테크닉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장. 자해소녀들을 통해 본 ‘고통’의 계보
<스무 살의 원점>의 저자 다카노 에쓰코와 <졸업식까지는 죽지 않겠습니다>의 저자 난조 아야는 자살한 소녀들로서 30년이라는 간격을 두고 죽기 직전까지 자기 삶의 고뇌를 담은 대중적인 일기문학을 남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일기를 분석해 보면 시대를 달리하는 소녀들의 서로 다른 내면 풍경이 나타난다. 이로부터 1980년대 이후 자기 존재감의 근거가 취약해져 가는 젊은이들의 정신세계와 달라진 삶의 고뇌를 포착할 수 있다.
제3장. 은둔형 외톨이와 모바일 소설의 관계
일본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모바일 소설을 분석해보면 ‘순수’라는 가치에 대한 젊은 세대의 기대감을 발견할 수 있다. 순수한 자신과 순수한 관계에 대한 이들의 기대와 추구는 오히려 ‘친절한 관계’라는 허울로 가려진 자기기만적 인간관계에 대한 실망과 좌절로 나타난다. 마침내 이러한 관계를 거부하고 사회로부터 자신을 격리하는 이들이 은둔형 외톨이라는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모바일 소설의 인기와 은둔형 외톨이라는 현상의 이면에는 ‘순수’에 대한 희구와 이를 실현하지 못하고 자기 존재감을 상실한 젊은 세대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
제4장. 자기 내비게이션화되는 휴대전화
젊은 세대에게 휴대전화와 이를 사용한 메시지 교환은 대면적 관계의 부담에서 벗어나 있으면서 일반적인 문자언어보다 직접성과 신체성이 두드러지는 내면적 소통의 도구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무한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휴대전화는 인간관계의 확장이 아닌, 기존의 협소하고 동질성 높은 ‘친절한 관계’를 밀도 있게 유지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이러한 폐쇄된 인간관계 속에서 젊은 세대는 휴대전화를 사회적인 GPS로 삼아 관계 사이에 존재하는 자신의 위치와 존재감을 강박관념처럼 순간순간 확인하고 있다.
제5장. 인터넷 자살의 뒤틀린 실제성
절대적인 가치가 사라지고 집단이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가치의 공동화와 정체성의 혼란에 시달린다. 특별히 추구해야 할 목표도, 자신의 정체성도 분명하지 않은 상황은 현실 감각을 희박하게 만든다. 현실 세계에 대한 실제성의 결핍은 그들 자신의 미약한 자기 존재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시장경제적인 척도로 일원화된 사회를 부정하고 순수한 자신을 추구한 결과이기도 하다. 인터넷 자살은 과도한 선택지와 가능성에 대한 중압감으로 고통 받는 현대인들의 존재론적 고뇌와 함께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강요되고 있는 이상적인 인간상과 일원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몰입이라는 현대사회의 특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접기
마이리뷰
휘둘리지 말라
친구!
십대에게 이만큼 중요한 단어가 또 있을까? 아무리 경쟁 사회에 들어섰다고 해도, 모든 사람을 줄 세워 등급을 매기는 사회라고 할지라도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단어가 있다. 바로 친구이다. 특히 10대에게 친구는 정말 중요한 인간관계이다. 자기 부모에게 하지 못하는 말도 친구들끼리는 한다. 부모들이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그 부모들이 10대였을 때에도 똑같이 행동했을테니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친구라는 단어에 "지옥"이라는 말이 붙었다. 이 얼마나 이율 배반적인 단어인가? 그렇지만 이 책을 읽어가면서 저자가 친구라는 단어에 "지옥"이라는 단어를 붙인 이유를 알게 되면 이율배반적인 이 단어만큼 이 시대를 잘 나타내 주는 단어도 없다. 10대에게 정말 중요한 인간 관계이기 때문에 10대에게 가장 큰 데미지를 입히는 관계도 친구관계이다. 특히 요즘처럼 왕따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이 시대에는 말이다.
저자는 왕따(일본에서는 이지메라고 한다.)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 과도하게 친절을 강요받는 인간관계 때문이라고 한다. 각 나라에서 추구하는 관계에 대해서 잘 보여주는 농담이 있다. 미국 사람들은 아이가 학교 갈 때 "친구들과 싸우지 말고 사이 좋게 놀다와."라고 한단다. 일본 사람들은 "친구들에게 폐끼치지 말고 와."라고 한단다. 한국 사람들은 "지지 말고 와."라는 말을 한단다. 우스개 소리이기는 하지만 일본 사람들이 지향하는 관계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그렇기 때문에 흔히 일본 사람들은 상대방과 생각이 달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에둘러서 표현한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의 말은 무슬림들이 하는 "인샬라"라는 말만큼 이해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일본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가장 큰 관계에 대한 진리이다. 그런데 과도하게 친절한 인간관계를 추구하다보니까 문제는 자신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자신을 잃어버리고, 친구들에게 휘둘리기 일쑤이다. 자기를 잃어버리고 친절하게 대하려고 하다보니 자신이 설 자리를 잃어버리는 것일 것이고, 그러다 보니 친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지옥과도 같은 것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실패하면 자신의 사회적인 위치마저 잃어버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이러한 친절한 관계에 대한 강요가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한국 사회에서도 과도한 친절을 강요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친구 관계에서 한번 밀려난 사람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큰 데미지를 입는다. 이 데미지는 결국에는 자신을 향하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종종 이어지기 일쑤이다.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사람도 평생을 다른 사람을 경계하고 두려워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인간관계의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보다 일단 자신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하는데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욕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해야 그것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사회는 우리에게 이것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저 말 잘듣는 아이, 친절한 아이로 가르치기 위해 애를 쓴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로 대변되는 이 사회의 가르침은 과도한 친절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에게 잘 보여준다.
친구 지옥이라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을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연습할 것은 "우리가 욕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언제 가장 행복한지를 살펴보고, 그대로 하라."는 김어준의 말을 생활화하는 것이 아닐까? 10대 자녀들을 둔 부모들이라면 한번 읽어보면 아이들을 이해하고 교육하는데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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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6-09-20 공감(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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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지옥
일본사회의 모습을 보면 상당히 비상식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말로 왕따라 불리우는 이지메와 처음 본 사람이나 가족들을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죽이는 그런 행동들.그런행동들은 지금 현재 왜 일어나고 있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책을 통해서 그 해답을 얻을 수가 있다.
책 제목에서 말하는 친구 지옥이란 무엇일까.그것은 친구 사이에 일어나는 것들이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학창시절 친구들 사이에 일어나는 왕따 문제부터 사회에 나와서 사람들과 관계속에서 일어나는 분노의 표출.그것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수가 있으며 여기서 말하는 친구란 나이가 비슷한 또래 뿐 아니라 친밀한 관계 그 자체도 포함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빈번하게 일어나는 반사회적 ,비사회적,탈사회적 행동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친절한 관계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건 진심에서 우러난 친절함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친절이며,그것을 받아 들이는 사회의 모순이 감추어져 있다.그리고 친절함에는 일정한 규칙이 존재하며 서로가 상호적인 관계속에서 누군가 그 규칙을 어기면 분노와 갈등으로 이어질 수가 있다.
여기서 친절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친절해야 하는 우리는 잠재적인 분노를 억누르고 살아가고 있다.그것은 자신의 감추어진 감정들을 적재적소에 풀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며, 충동적인 행동으로 연결되어 진다. 그것은 깨지기 쉬운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나 자신 뿐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그러한 모습들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다.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순수 100%를 기대하는 관계를 맺으려고 하고 있으며 그것이 스마트폰 사용에서 사람들과 카톡과 문자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선한 행동'의 근거는 자신의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와 자신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을 둘러싼 반사회적인 소설과 비사회적인 소설도 성립되어 왔다. 하지만 '좋은 느낌' 의 기준은 자기 자신이다.결국은 동의 반복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는 갈등이 생길 여지가 없다. 그래서 소설도 탈사회적인 것이 된다.베라가 설명하듯 '행위 그 자체로는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없다.단지 행위가 초래한 결과 혹은 행위가 이끌어내거나 표출시킨 '좋은 느낌' 만이 행위의 선악을 결정한다.
선한 행위에 대해서 자의적으로 결정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우리들의 현실을 꼬집어서 말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수가 있다.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소설은 행복을 추구하면서 때로는 비극적인 것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비극과 희극의 양면성.그 두가지는 우리 사회에 혼재 되어 있으면서 탈사회적인 현상들이 일어날 수 있는 소재꺼리를 제공하고 있다. 방송이나 문학,뉴스와 언론매체에서 보여지는 탈사회적인 행동에 대해서 그냥 바라보고 지켜 보기를 바라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모방하고 싶어하고 따라하고 싶어한다는 것..그것이 언젠가 우리 사회에 그대로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을 책에서 말하고 있었다.
무거운 이야기였다 .우리 사회의 감추어진 것들을 끄집어 내고 있기에 그것이 왜 일어나는지 안다는 것은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는 것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하고 달라지는지 그것을 알게 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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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도리 2016-05-02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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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 다카요시 지음/ 신현정 옮김 [ 친구지옥 ] "
제목 : 친구지옥
지은이:
저자 도이 다카요시 土井隆義는 1960년 야마구치 현 출생. 오사카대학 대학원 인간과학연구 과 박사과정 중퇴. 현재 츠쿠바대학 대학원 인문사회과학연 구과 교수. 저서로는 『비행 소년의 소멸-개성 신화와 소년 범죄非行少年の消?個性神話と少年犯罪』, 『개성을 강요당하는 아이들?친권의 변용을 생각하다個性を煽られる子どもたち? 親密?の?容を考える』, 『친구지옥?분위기를 읽는 세대의 서바이벌友だち地獄?‘空?を?む’世代のサバイバル』이 있다.
기획 및 번역 신현정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교육학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한국생활상담협회 대회협력위 원장, 한국일본교육학회 총무이사 그리고 한국진로진학연구회 부회장을 맡아 청소년과 대학생들을 위한 진로교육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현재는 일본 가나가와치과대학 특임교수와 중부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일본어 능력시험의 달인이 되는 법』, 『간바레 일본어 능력시험』, 『파트별 파워풀 일본어 단어장』이 있으며, 역서로는 『기적의 대학?국제교양대학은 어떻게 인재를 키워내는가』, 『샐러드 기념일』, 『F4 선언일기(성공하는 사람들의 언어습관)』 등이 있다.
출처: 교보문고
http://book.naver.com/product/go.nhn?bid=10336968&cpName=kyobo&url=http%3A%2F%2Fwww.kyobobook.co.kr%2Fcooper%2Fredirect_over.jsp%3FLINK%3DNVB%26next_url%3Dhttp%3A%2F%2Fwww.kyobobook.co.kr%2Fproduct%2FdetailViewKor.laf%3FmallGb%3DKOR%26ejkGb%3DKOR%26linkClass%3D%26barcode%3D9791187192046
내용:
책은 모두 5장으로 1장. 이지메를 잉태하는 ‘친절한 관계’ , 2장. 자해 소녀들을 통해 본 ‘고통’의 계보 , 3장. 은둔형 외톨이와 모바일 소설 , 4장. 자기 내비게이션화되는 휴대전화 , 5장. 인터넷 자살의 뒤틀린 실제성. 입니다.
일본 젊은이들에게 나타나는 인간관계에서의 문제점과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중압감의 문제 그로인한 고통스런 삶을 ‘친절한 관계’를 주제로 실제 사례와 함께 설득력 있게 설명한 책입니다. 책에서는 “오늘날 인간관계의 문제는 단절이 아닌 과잉에 있다.”고 주장하며 그로인해 이지메, 자살, 인간관계 단절등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 구절만큼은 꼭 기억해두고 싶어. 라는 마음이 든 부분을 정리해 뒀다가 후에 찾아 보렵니다.
P11
[노부타를 프로듀스]에 묘사된 것처럼 '대립의 회피'를 최우선으로 하는 젊은이들의 인간관계를 본고에서는 '친절한 관계'로 지칭하고자 한다.
p13
평론가 야마모토 시치헤이가 일찍이 설파했듯 일본인에게 '분위기'라는 것은 '절대성을 가진 괴물이다.특히 요즘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분위기'는 '친절한 관계'를 매개로 그 절대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급속하게 첨예화되고 있다. '친절한 관계'가 성립된 곳에서 분위기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은 그곳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 분위기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리러 따위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친절한 관게', 그 자체가 분위기의 흐름을 결정하는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거군요. 미쳐 날뛰더라도 말입니다.
P15
순수한 관계에 대한 높은 기대치와 실제 관계에 만연해 있는 허구적 감정과 같은 인간관계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휴대전화라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를 살펴본다. 그들은 언제, 어디서나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연결함으로써 '자기승인'을 휴대하고 '자기안정'을 도모한다. 따라서 휴대전화는 위태로운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일종의 GPS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 in the pool ]이라는 소설에 보면 "이라부"라는 명의인지? 바보인지 헷갈리는 정신과의사를 찾아와서 치유를 받는 현대인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야기 마다 현대인들이 모두 조금씩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이 나옵니다. "도우미" 편중 외모에 집착하는 레이싱걸 출신의 연예인 지망생 "히로미"는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는 제 모습을, 핸드폰 문자에 집착하는 고등학생 "유타"에게서는 블러그에 신경쓰는 제모습을, 화재 때문에 늘 노심초사하는 르포작가 "요시오"의 모습에서는 진짜로 가스불,전기불 걱정하는 제 모습을 봤던 기억이 나네요.
P22
그러나 인간관계 속에서 서로의 생각 차가 발생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상대의 판단에 관여하고 싶지 않고, 애당초 대립의 씨앗이 될 만한 것은 피하고 싶다 하더라도 "그렇구나."라는 식의 애매한 수긍만 존재하는 대화에는 자연히 한계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에 대해 신문기자 오리이 유카는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빈말이다.'라고 말한다.
- 상대방의 말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좋은 대화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그 후에 대화를 전개해나가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애매하게 대답을 하고 대화를 끝낸다면 오리이 유카가 말한대로 대화가 아니라 공허한 빈말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허영림씨의 저서[내 아이의 자신감 자존감]중에 " 민주적 양육 방식은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되 부모의 의견도 똑같이 존중한다" 라는 구절이 생각납니다. 상대방의 의견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견도 중요한 것이지요.
P32
사람들은 아무리 처참한 상황이 눈앞에 펼쳐진다 해도 자신이 명백히 관여한 것이 아니라면 좀처럼 자신의 책임을 자각하기 힘들다. 더욱이 실제로 이지메를 수행하는 악역은 특정 학생들이 떠맡고 있다. 그들의 존재 덕분에 무관심층 학생들은 "이지메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원래 책임이란 단어가 응답하다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볼 때,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상황을 눈앞에 두고도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 자체가 실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조직 속의 개인에 대해 이야기한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아이히만]이 생각나는 구절입니다. 한나 아렌트는 이 책에서 초점을 비인간적인 제도속에서 개인이 하고 있는 역할에 대한 반성의 촉구에 두고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살펴보지 못하고 그저 주어진 일에 충실하기만 하는 것은 평범한 삶에서 범할수 있는 악의 통로가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히만은 스스로 그 질문을 포기하면서 기능적으로만 삶에 응대함으로써 악이 된것 입니다. 방관자나 무관심도 "악" 이라고 생각합니다.
P38-39
이런 이유로 '친절한 관계'를 영위하는 학생들은 이지메를 당해도 웃고, 이지메를 해도 웃는다. 방관자들 역시 그것을 지켜보며 웃는다..............
오히려 이지메의 의미를 놀이라는 프레임으로 전환시켜 적당히 웃어넘김으로써 삐걱거리는 자신의 인간관계를 은페하고 , 용납하기 힘든 자신의 모습을 외면하려 한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농담처럼 대하는 태도는 비참한 경우에 놓인 사람에게서 종종 나타나는 행동 방식으로 ,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심리적 방어기제의 하나이다.
-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주변에 이런 일이 분명히 존재할 텐데 하고 말입니다.
P47
그런데 획일적인 지식의 전달과 달리 '살아가는 힘', '생각하는 힘' 또는 '개성의 중시'에는 도대체 어떤 과제를 어디까지 달성하면 좋을지에 대한 명확한 평가 기준과 판단 자료가 없다. 필연적으로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방법도 제시하기 어렵다. 아이들은 자신의 잠재적인 가능성과 적성을 주체적으로 발견하고 각각의 개성에 맞게 그것들을 신장시켜야만 한다. 바꿔 말하면 1980년대 이후의 아이들은 자신의 가치관을 만들어내야 했던 것이다.
- 아이들에게 너무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잘 적응해 나가는 아이도 있을 테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도 있을테니 말입니다.
P54-55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일에 깊이 개입하려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강요하지도 않는 '상대에게 친절한 관계'는 최대한 자신이 책임질 일을 만들지 않는 '자신에게 친절한 관계'이다. 그래서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친철한 관계'의 규범에 저항하는 사람에게는 거센 반발이 일어난다. 이지메의 대상도 그 속에서 선택되는 것이다.
-오리떼 속에 백조가 구박을 당하는 경우도 있지요. 자신과 다른 타자에 대해 사람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잔인합니다.
P60-61
이지메는 너무 비대해진 개인과 개인의 충돌이 아니라, 사회학자 D. 리스먼이 [고독한 군중]에서 명명한 '타인 지향형'의 인간관계, 즉 개개의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서로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확인조차 어려운 사람들의 인간관계에서, 그리고 그 관계 자체가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어버린 사회병리현상에 기인한 것이다.
-왕따가 점점 바뀌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읽다보니 단순히 부적응자가 약한 아이를 찾아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라는 기존의 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P67
일상의 사건들은 나열할 뿐, 사유가 들어 있지 않으면 비망록은 될 수 있어도 일기는 될 수 없다. 일기의 본질은 자기와의 대화에 있다.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러한 일기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했다. (베이컨 수필집.1968) "신기하게도 인간은 바다를 여행하면서 보이는 것이라고는 하늘과 바다 뿐인데도 일기를 쓴다. 그러나 육지를 여행할 때는 보이는 것이 매우 많은데도 대개 그것을 기록하지 않는다."외부의 자극에 사로잡힌 나머지 , 자신을 되돌아볼 여유가 없을 때 사람들은 일기 같은 것을 쓰지 않는다.그런 의미에서 일기는 자기의 분신과도 같다."
- 블러그를 하는 블러거로써 블러그는 일기와 비망록의 중간쯤에 있는 것 같군요. 익명성이 어느정도 보장되지만 완전히 보장되지는 않고 나의 이야기지만 누군가 독자를 전제한다는 것도 그렇고요.
P80
다카노와 난조가 느끼는 사고의 차이는 이러한 사태의 추이를 대변한다. 사상은 이질적인 세계를 입력시키는 수단이다.존재의 근거를 사상에서 찾아내려고 하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에만 몰두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견해를 쉽게 받아들입니다.그리고 자기 안에 흡수된 세계관은 자기의 상대화를 촉발한다. 이질적인 타자의 시점에서 자기의 모습이 재조명되기 때문입니다.
-고전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집니다. 고전 문학이나 철학서를 아이들에게 읽게 하는 것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112
'자기지옥'의 악몽
2004년 이바라키현의 미토시에서 19세의 은둔형 외톨이 청년이 집에서 부모를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은둔형 외톨이였던 청년의 상태와 이 사건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중첩되어 발생했기 때문에 , 은둔형 외톨이 자체가 근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집에 은둔해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있을 곳을 제공해주는 가족은 생명줄 같은 존재이므로 가족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에 가깝다.
결국 이 사건은 은둔 행위 자체가 직접적인 범행 동기가 되었다기보다는 , 은둔하던 청년이 불행하게도 더 이상 집에 있는 것조차 어려워지자 궁지에 몰린 자신을 비관한 나머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이 그만 은둔에서 벗어나 사회에 나가라고 그를 재촉하기 시작하자, 자신의 생명줄과 같은 그들을 죽여서라도 은둔에 집착하고자 했던 청년에게서 우리는 기이하리만치 강한 공포심을 읽어낼 수 있다.
-사실 이런 쪽으로는 깊게 생각해본적도 없고 접한적도 없어서 상당히 충격적인 이야기였습니다.
P119
문부과학성이 2006년 실시한 조사에서도 중학생이 학교에 가지 않는 이유 중 첫 번째로 꼽힌 것이 '친구관계의 실패'였다. 제1장에서 서술한 것처럼 "지금 이 집단에서 실패하면 나는 이제 끝이다."라고 여기는 것이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이탈하는 것은 그대로 사회생활에서 퇴출당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된다.
- 조금 있으면 우리 아이들이 중학생이 됩니다. 지금 잘 안풀린다고 세상이 멸망하는 것이 아닌데.... 우리 아이들이 힘들 때 어떻게 하면 저에게 문제를 의논하게 할 수 있을까요? 엄격한 가부장적인 아버지상도 안된다하고, 친구같은 아버지상도 안된다하고 ... 좀 더 신경써서 고민해 볼 문제입니다.
P156
시선의 불만, 시선의 불안
과거의 청년들이 '나를 보지 마'라고 외쳤다면 요즘의 젊은이들은 '나를 바라봐.'라고 외치고 있다. 과거 청년기의 주요한 테마 중 하나는 부모를 비롯한 주위의 시선에서 어떻게 벗어나는가에 있었다. 즉,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거북함 혹은 '불만'에서 어떻게 해방되는 가에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무도 자신을 '안 보고 있을지 모른다.' 생각에서 비롯된 두려움 혹은 그러한 '불안'쪽이 강해지고 있다. 주위의 시선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마음껏 받음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요즘의 청년들에게는 그쪽이 훨씬 절실한 문제인 것이다.
- 요즘 청소년들은 불안합니다.
이후 4장. 자기 내비게이션화되는 휴대전화 , 5장. 인터넷 자살의 뒤틀린 실제성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써 물론 중요하지만 1.2.3장에서 더 기억해둘 글귀들이 많아서 이정도만 정리해 둡니다.
감상:
각 장마다 실제 사례와 함께 문제와 원인이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서 설득력 있게 다가 왔습니다. 책의 전반부는 아이들의 이야기지만 뒤로 갈수록 현대인간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느껴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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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g720908 2016-04-12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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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284쪽
130*190mm
363g
ISBN : 979118719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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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현대 젊은이들의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충격적으로 재해석한 책이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인간관계에서의 생존을 위해 ‘친절한 관계’를 창조해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친절한 관계’는 그들을 ‘친구지옥’이라는 감옥에 가두어버린다. 관계에 대한 청년들의 인간적 고뇌를 생생히 전달하는 저자의 新청년론은 한국의 젊은 세대를 예측하는 미래의 보고서가 될 것이다.
목차
머리말
『노부타를 프로듀스』의 세계
지뢰밭 같은 교실
이 책의 구성
1 이지메를 잉태하는 ‘친절한 관계’
상대를 ‘지극히’ 배려하는 요즘 젊은이들
충돌을 피하는 기술, 이지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이지메의 대상
이지메의 사라진 관객층
무관심층의 잠재적 이익
‘친절한 관계’에 대한 중압감
이지메를 놀이 모드로 위장하는 이유
상호관계 유지의 수단, 소년범죄
개성화 교육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
‘어른 학생’이 된 교사
젊은이들은 왜 ‘욱하는’ 것일까
‘친절한 관계’를 흔드는 ‘눈치 없는 사람’
엇나간 ‘규율 혼란’의 언설
2 자해 소녀들을 통해 본 ‘고통’의 계보
다카노 에쓰코와 난조 아야의 청춘일기
자신과의 대화, 일기
웹 일기를 쓰는 젊은이들의 심리
자신을 옭아매는 사상과 신체
젊은이들의 저항문화와 세대투쟁의 소실
추상적인 타자와 구체적인 타자
각각의 자해행위가 의미하는 것
‘변해가는 나’에서 ‘변하지 않는 나’로
인간관계의 고통스러운 두 얼굴
‘자유롭고 싶은 나’에서 ‘승인받고 싶은 나’로
속박감과 부유감에 기반한 삶의 고뇌
일기에 쓰인 ‘진정한 자아’
‘바람직한 자신’을 위한 투쟁
3 은둔형 외톨이와 모바일 소설
‘자기지옥’의 악몽
‘친절한 관계’의 높은 장벽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과도한 압력
탈사회적인 순애보의 유행
순도 100%를 바라는 젊은이들
타고난 순수성에 대한 동경
‘선한 행위Being good’에서 ‘좋은 느낌Feeling good’으로
‘순수한 자신’이라는 패러독스
‘상호이해 부족’을 전제한 관계
차단된 커뮤니케이션 회로
‘시선의 지옥’이 가진 새로운 위상
시선의 불만, 시선의 불안
시선을 갈구하는 젊은이들
4 자기 내비게이션화되는 휴대전화
휴대폰은 이미 전화기가 아니다
교제를 위한 미디어
‘촉각기관’으로서 휴대폰
신체성을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
리셋이 가능한 인터넷상에서의 관계
휴대폰 문자에 의한 지연地緣관계
자기확인을 위한 상시 접속수단
강한 불안이 낳은 과잉 반응
‘친절한 관계’의 딜레마
딜레마를 극복하는 휴대폰 공간
문자로 형성되는 ‘진심의 관계’
자기승인을 휴대하는 청년들
자기소개 사이트 ‘프로프’
5 인터넷 자살의 뒤틀린 실제성
인터넷 집단자살의 불가해성
현실세계의 희박한 실제성
상대화 시대의 ‘절대적’ 기반
죽음의 이미지를 걸친 ‘고스로리’ 소녀
현실 회귀를 위한 ‘트라우마’ 이야기
인간관계의 다원화와 실제성의 상실
시장화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실제성 확보를 위한 자폐화
현실성을 저해하는 ‘친절한 관계’
높은 자기기대치와 미약한 자기긍정감
자살 충동으로 맺어진 고순도高純度의 관계
스튜디오의 관객과 ‘대곡녀代哭女’
현실세계와 인터넷 세계의 융합
인터넷 공간에서 배어나오는 ‘친절한 관계’
맺음말
‘나다움의 감옥’으로부터의 탈출
삶의 고통과 정면으로 마주하기
유례없이 ‘친절한’ 사람들의 시대
옮긴이의 말
접기
책속에서
P. 13 평론가 야마모토 시치헤이山本七平가 일찍이 설파했듯 일본인에게 ‘분위기’라는 것은 ‘절대성을 가진 괴물’이다(『‘분위기’ 연구』, 文芸春愁, 1977). 특히 요즘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분위기’는 ‘친절한 관계’를 매개로 그 절대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급속하게 첨예화되고 있다. ‘친절한 관계’가 성립된 곳에서 분위기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은 그곳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 분위기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리더 따위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친절한 관계’, 그 자체가 분위기의 흐름을 결정하는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접기
P. 20~21 오늘날 젊은이들의 인간관계는 매 순간 타인을 향한 자신의 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확인을 통해 이루어진다. 주위 사람과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그들에게 매우 심각한 사태이며, 상대로부터 반감을 사지 않도록 항상 신경을 쓰는 것은 학교생활에서 살아남는 필수적 지혜로 인식된다.
P. 21 ‘친절한 관계’로 맺은 사람들은 가까이에 있는 타인의 행동에 항상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때문에 ‘친절한 관계’는 친밀한 인간관계가 성립되는 범위를 축소시키고, 다른 인간관계로의 전환도 곤란하게 한다. 상호 간에 신경을 바짝 세운 채,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만 유지되는 관계는 대인관계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가까운 주변사람들에게 다 소모해버리기 때문이다. 관계 유지 자체만으로 녹초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외부의 다른 관계까지 신경 쓸 여력이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접기
P. 23 따라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립점을 숨기기 위해서는 상호 간 관심의 초점을 관계 그 자체에서 다른 방향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생긴다. 오늘날 이지메의 특징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된다. 서로의 관심을 자신들의 관계보다 이지메의 피해자에게 집중시키는 것으로 ‘친절한 관계’에서 생겨나는 대립점의 표면화를 기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대립의 불씨를 덮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인간관계에 숨구멍을 열기 위한 일종의 기술인 것이다. 접기
P. 61 이지메는 너무 비대해진 개인과 개인의 충돌이 아니라, 사회학자 D. 리스먼이 『고독한 군중』에서 명명한 ‘타인 지향형’의 인간관계, 즉 개개의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서로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확인조차 어려운 사람들의 인간관계에서, 그리고 그 관계 자체가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어버린 사회병리현상에 기인한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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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도이 다카요시 (土井隆義)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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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야마구치 현 출생. 오사카대학 대학원 인간과학연구 과 박사과정 중퇴. 현재 츠쿠바대학 대학원 인문사회과학연 구과 교수. 저서로는 『비행 소년의 소멸-개성 신화와 소년 범죄非行少年の消?個性神話と少年犯罪』, 『개성을 강요당하는 아이들?친권의 변용을 생각하다個性を煽られる子どもたち? 親密?の?容を考える』, 『친구지옥?분위기를 읽는 세대의 서바이벌友だち地獄?‘空?を?む’世代のサバイバル』이 있다.
최근작 : <친구지옥> … 총 11종 (모두보기)
신현정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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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교육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진로교육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일본교육학회 총무이사와 한국생활상담협회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다. 일본 가나가와치과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는 중부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일본어 능력시험의 달인이 되는 법』, 『간바레 일본어 능력시험』, 『파트별 파워풀 일본어 단어장』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기적의 대화-국제교양대학은 어떻게 인재를 키워내는가』, 『선생이 부서져간다』, 『친구지옥』, 『샐러드 기념일』, 『F4 선언일기(성공하는 사람들의 영업습관)』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우리는 왜 대학에 가는가에 답하라!>,<간바레! 일본어능력시험 3급> … 총 14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새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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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프랑켄슈타인>,<위대한 개츠비>,<치인의 사랑>등 총 179종
대표분야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7위 (브랜드 지수 450,532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좋아요’는 있지만 ‘싫어요’는 없다.
메시지는 있지만 내용은 없다.
휴대폰을 내비게이션 삼아 표류하는 청춘들.
고립에 대한 불안이 낳은 이 시대의 자화상,
‘친절한 관계’
친절함은 있어도 친밀감은 없는 ‘친구’의 역설
10대 중·고등학생들과 20대 대학생 및 사회 초년생 등 일본 젊은 세대들에게 나타나는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중압감과 그 생존 과정에서 나타나는 고통스런 삶의 내적 실체를 ‘친절한 관계’를 키워드로 삼아 심도 있게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오늘날 인간관계의 문제는 단절이 아닌 과잉에 있다.”고 말한다. 이전에 이지메와 자살을 비롯한 각종 사회부적응 현상이 인간관계의 단절에서 비롯되었다면, 오늘날은 반대로 사람들이 인간관계에 과도하게 몰입하며 집단의 분위기를 민감하게 읽는 것에 에너지를 소모함으로써 이로 인한 반작용이 문제현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자기지옥, 히키코모리, 인터넷 집단자살, 낮은 자기긍정감 등의 단어를 이지메가 아닌 이 ‘친절한 관계’와 연결시켜 이지메 현상의 근간이 되는 현대 젊은이들의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압감을 차례로 풀어나간다. 휴대폰을 유일한 사회적 내비게이션으로 삼아 표류하고, ‘친절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압감으로 피상적인 관계를 겉도는 젊은 세대들. 그들의 미세한 관계 패턴을 들여다보는 저자의 통찰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예측하는 하나의 보고서가 될 것이다.
유리온실 속에 놓인 청년들,
소통보다 중요한 것은 ‘친절한 관계’
<친구지옥>은 일본 젊은 세대가 과도하게 몰입된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서 느끼는 중압감과 그 생존 과정에서 나타나는 고통스런 삶의 내적 실체를 찾아 심도 있게 분석한 책이다. 이지메라는 지뢰를 밟지 않고자 눈치를 보는 교우관계, 자살소녀들의 계보를 통해 파악한 젊은 세대의 변화한 내면 풍경, 웹 소설로 나타나는 젊은 세대의 ‘순수’에 대한 기대심리, 그것이 좌절되어 사회로부터 자신을 격리하는 은둔형 외톨이들의 생활, 타인 속 자기가치의 확인수단이 된 휴대전화, 가상과 현실이 뒤바뀐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심리적 메커니즘 등 일본의 젊은 세대가 주로 활동하는 온·오프라인에서 나타나는 사회적인 문제현상과 그 원인들을 ‘친절한 관계’라는 개념을 키워드로 삼아 분석함으로써 삶의 고통에 대응하는 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친절한 관계’란 대립의 회피를 최우선으로 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인간관계를 말한다. 이들은 사방에 대인관계의 안테나를 둘러치고 마치 유리세공을 하듯 섬세하게 상대방의 반응을 관찰하면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방과 미묘한 거리감을 유지시킨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분위기를 잘못 읽어버리면 ‘친절한 관계’는 파탄의 위기에 놓인다. 이들이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섬세한 대인관계에 몰두하는 사이, 정작 그 관계 속에서 소통되어야 할 중요한 내용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친절한 관계’ 회로를 원활하게 유지하는 것이지, 그들 사이의 가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집단 내부로 향한 안테나는 외부의 인간관계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의욕마저 사라지게 했다. 대인관계에 쓰여야 할 에너지를 소집단 내에게 다 소모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들 사이에는 존재하는 것은 실제성이 결핍된 현실 같지 않은 현실이다. 저자는 이런 ‘친절한 관계’가 이지메를 양산하는 억눌린 감정의 배출구라는 것을 책을 통해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이지메’는 어디까지나 인간관계에 대한 중압감을 덜기 위한 기술로서 생겨났다”
타인과의 차이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독특한 메커니즘
이지메가 일본 사회에서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은 1980년대 중반쯤이다. 초기만 해도 이지메는 가해자와 피해자 쌍방의 편향적 성격상의 문제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특정 학생만이 이지메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가해자 역시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지메는 당사자들의 성격상 문제가 될 수 없으며, 매우 유동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오늘의 피해자가 내일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가? 저자는 이지메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학생들이 속해 있는 소집단의 ‘분위기’라고 말한다. 행여 집단 내에서 미묘한 대립점이 발견되어 그것이 집단의 리더 혹은 누군가의 눈에 띄어 밖으로 드러나는 순간 당사자는 회복하기 힘든 데미지를 입는다. 이런 이유로 이들은 현재 자신 앞에 놓인 인간관계만을 절대시하며, 다른 인간관계와 비교, 상대화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이렇듯 그들은 상처받기 쉽고 무너지기 쉬운 자기기반을 지키고 자기긍정감을 조금이나마 고양시키기 위해 ‘친절한 관계’를 정교하게 운영함으로써 그룹 내에서 대립을 피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개성화 교육이라 불리는 일본정부의 교육 개혁이 시작된 시점과 이지메가 격증한 시기가 겹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마음 교육이라 불리는 개성화 교육은 획일적 지식을 주입하는 종래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스스로의 주체적인 사고를 교육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살아가는 힘, 생각하는 힘, 개성의 중시에는 도대체 어떤 과제를 어디까지 달성하면 좋을지에 대한 명확한 평가 기준과 판단 자료가 없다. 이는 다시 말하면 1980년대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가치관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적 상황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학생들은 어떻게 서로 간의 논쟁을 통해 각각의 입장을 관철시키느냐보다, 어떻게 자신의 솔직한 기분을 표출하고 각자가 자신답게 행동할 수 있느냐로 평가받게 되었다. 저자는 오늘날 ‘친절한 관계’가 학교 공간의 이러한 변질과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교사들의 태도 또한 변화되었다. 학생들을 지키는 파수꾼에서 학생들 사이의 ‘분위기’를 민감하게 읽어내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그들의 인간관계에 적극적으로 녹아드는 ‘어른 학생’으로 변모한 것이다. 과거 교사와 학생 사이의 종적 관계는 학생들 간의 대립축으로 이동·확산됨으로써 지금의 이지메 문제를 양산하는 토양을 제공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글로벌화의 성난 파도를 뒤집어 쓴 채 위선에 익숙해진 청년들
그들에게 고통은 성장통이자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필요악
글로벌화된 세계경제의 영향으로 일본에서도 모든 차원에서 경제원칙이 우선시되었다. 이런 추세 속에서 시장경제에 적합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유무를 유일한 척도로 삼는, 극히 왜소한 인간상이 급속히 확산되었다. 상황에 따라 자신의 태도를 능숙하게 전환시킴으로써 상황 자체를 적극적으로 변환시켜갈 수 있는 능력이 인정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는 교육의 세계도 마찬가지여서 젊은이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척도 역시 서로 인간성을 고양시켜갈 수 있는 대인관계에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협상을 원활하게 진행하고 분위기의 흐름을 민감하게 읽어내어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대인관계 능력에 요구되는 시대에 이르렀다. 그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은 인격 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교실 안에서도 밑바닥 취급을 받는다. 저자는 이로 인해 젊은이들이 현실의 인간관계를 어쩔 수 없이 위선적인 것으로 인식하게 되고, 주위가 요구하는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하려 하면 할수록 현실세계의 실제성은 점점 희박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한다. 글로벌화의 세계 속에서 청년들이 자폐적 정신세계를 보이는 것은 이들이 우물 안 개구리여서가 아니라, 글로벌화의 성난 파도를 뒤집어쓰면서 사회라는 대해의 불확실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젊은 세대에게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의 문제이며 한 세대의 특수성을 넘어 전 세대가 함께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저자는 삶의 고뇌 그 자체로부터 젊은이들이 해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삶의 고뇌로부터의 해방되는 것이 진정한 유토피아에 이르는 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통 없는 인생이야말로 현실답지 않은 현실이라고 보는 것이다. 삶의 고뇌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것은 그저 막연히 세상을 사는 것이 아니라, 이 세계에서 무엇인가 의미를 구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슬라보예 지젝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고통 없는 삶이란 카페인 없는 커피나 다름없다.’ 저자는 고통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통이야말로 삶을 의미 있게 만들며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을 삶의 고통에 직면하면서 인간답게 살고자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의 생생한 현장기록으로 봐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 주요 내용
제1장. 이지메를 잉태하는 ‘친절한 관계’
현대의 일본 젊은이들은 타인을 민감하게 의식하며 상대로부터 반감을 사지 않도록 항상 마음을 쓰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살아남는 효과적인 지혜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친절한 관계'에서는 대립적인 요소를 철저히 배제하는 고도의 조심성이 요구되는데, 이를 위해 상호간 관심의 초점을 관계 그 자체에서 다른 방향으로 돌릴 필요가 생긴다. 즉 현대형 이지메란 단절되고 편협한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하게 몰입된 복잡한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영위하기 위한 그들 나름의 커뮤니케이션 테크닉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장. 자해소녀들을 통해 본 ‘고통’의 계보
<스무 살의 원점>의 저자 다카노 에쓰코와 <졸업식까지는 죽지 않겠습니다>의 저자 난조 아야는 자살한 소녀들로서 30년이라는 간격을 두고 죽기 직전까지 자기 삶의 고뇌를 담은 대중적인 일기문학을 남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일기를 분석해 보면 시대를 달리하는 소녀들의 서로 다른 내면 풍경이 나타난다. 이로부터 1980년대 이후 자기 존재감의 근거가 취약해져 가는 젊은이들의 정신세계와 달라진 삶의 고뇌를 포착할 수 있다.
제3장. 은둔형 외톨이와 모바일 소설의 관계
일본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모바일 소설을 분석해보면 ‘순수’라는 가치에 대한 젊은 세대의 기대감을 발견할 수 있다. 순수한 자신과 순수한 관계에 대한 이들의 기대와 추구는 오히려 ‘친절한 관계’라는 허울로 가려진 자기기만적 인간관계에 대한 실망과 좌절로 나타난다. 마침내 이러한 관계를 거부하고 사회로부터 자신을 격리하는 이들이 은둔형 외톨이라는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모바일 소설의 인기와 은둔형 외톨이라는 현상의 이면에는 ‘순수’에 대한 희구와 이를 실현하지 못하고 자기 존재감을 상실한 젊은 세대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
제4장. 자기 내비게이션화되는 휴대전화
젊은 세대에게 휴대전화와 이를 사용한 메시지 교환은 대면적 관계의 부담에서 벗어나 있으면서 일반적인 문자언어보다 직접성과 신체성이 두드러지는 내면적 소통의 도구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무한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휴대전화는 인간관계의 확장이 아닌, 기존의 협소하고 동질성 높은 ‘친절한 관계’를 밀도 있게 유지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이러한 폐쇄된 인간관계 속에서 젊은 세대는 휴대전화를 사회적인 GPS로 삼아 관계 사이에 존재하는 자신의 위치와 존재감을 강박관념처럼 순간순간 확인하고 있다.
제5장. 인터넷 자살의 뒤틀린 실제성
절대적인 가치가 사라지고 집단이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가치의 공동화와 정체성의 혼란에 시달린다. 특별히 추구해야 할 목표도, 자신의 정체성도 분명하지 않은 상황은 현실 감각을 희박하게 만든다. 현실 세계에 대한 실제성의 결핍은 그들 자신의 미약한 자기 존재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시장경제적인 척도로 일원화된 사회를 부정하고 순수한 자신을 추구한 결과이기도 하다. 인터넷 자살은 과도한 선택지와 가능성에 대한 중압감으로 고통 받는 현대인들의 존재론적 고뇌와 함께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강요되고 있는 이상적인 인간상과 일원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몰입이라는 현대사회의 특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접기
마이리뷰
휘둘리지 말라
친구!
십대에게 이만큼 중요한 단어가 또 있을까? 아무리 경쟁 사회에 들어섰다고 해도, 모든 사람을 줄 세워 등급을 매기는 사회라고 할지라도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단어가 있다. 바로 친구이다. 특히 10대에게 친구는 정말 중요한 인간관계이다. 자기 부모에게 하지 못하는 말도 친구들끼리는 한다. 부모들이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그 부모들이 10대였을 때에도 똑같이 행동했을테니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친구라는 단어에 "지옥"이라는 말이 붙었다. 이 얼마나 이율 배반적인 단어인가? 그렇지만 이 책을 읽어가면서 저자가 친구라는 단어에 "지옥"이라는 단어를 붙인 이유를 알게 되면 이율배반적인 이 단어만큼 이 시대를 잘 나타내 주는 단어도 없다. 10대에게 정말 중요한 인간 관계이기 때문에 10대에게 가장 큰 데미지를 입히는 관계도 친구관계이다. 특히 요즘처럼 왕따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이 시대에는 말이다.
저자는 왕따(일본에서는 이지메라고 한다.)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 과도하게 친절을 강요받는 인간관계 때문이라고 한다. 각 나라에서 추구하는 관계에 대해서 잘 보여주는 농담이 있다. 미국 사람들은 아이가 학교 갈 때 "친구들과 싸우지 말고 사이 좋게 놀다와."라고 한단다. 일본 사람들은 "친구들에게 폐끼치지 말고 와."라고 한단다. 한국 사람들은 "지지 말고 와."라는 말을 한단다. 우스개 소리이기는 하지만 일본 사람들이 지향하는 관계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그렇기 때문에 흔히 일본 사람들은 상대방과 생각이 달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에둘러서 표현한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의 말은 무슬림들이 하는 "인샬라"라는 말만큼 이해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일본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가장 큰 관계에 대한 진리이다. 그런데 과도하게 친절한 인간관계를 추구하다보니까 문제는 자신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자신을 잃어버리고, 친구들에게 휘둘리기 일쑤이다. 자기를 잃어버리고 친절하게 대하려고 하다보니 자신이 설 자리를 잃어버리는 것일 것이고, 그러다 보니 친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지옥과도 같은 것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실패하면 자신의 사회적인 위치마저 잃어버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이러한 친절한 관계에 대한 강요가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한국 사회에서도 과도한 친절을 강요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친구 관계에서 한번 밀려난 사람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큰 데미지를 입는다. 이 데미지는 결국에는 자신을 향하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종종 이어지기 일쑤이다.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사람도 평생을 다른 사람을 경계하고 두려워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인간관계의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보다 일단 자신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하는데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욕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해야 그것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사회는 우리에게 이것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저 말 잘듣는 아이, 친절한 아이로 가르치기 위해 애를 쓴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로 대변되는 이 사회의 가르침은 과도한 친절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에게 잘 보여준다.
친구 지옥이라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을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연습할 것은 "우리가 욕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언제 가장 행복한지를 살펴보고, 그대로 하라."는 김어준의 말을 생활화하는 것이 아닐까? 10대 자녀들을 둔 부모들이라면 한번 읽어보면 아이들을 이해하고 교육하는데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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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6-09-20 공감(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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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지옥
일본사회의 모습을 보면 상당히 비상식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말로 왕따라 불리우는 이지메와 처음 본 사람이나 가족들을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죽이는 그런 행동들.그런행동들은 지금 현재 왜 일어나고 있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책을 통해서 그 해답을 얻을 수가 있다.
책 제목에서 말하는 친구 지옥이란 무엇일까.그것은 친구 사이에 일어나는 것들이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학창시절 친구들 사이에 일어나는 왕따 문제부터 사회에 나와서 사람들과 관계속에서 일어나는 분노의 표출.그것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수가 있으며 여기서 말하는 친구란 나이가 비슷한 또래 뿐 아니라 친밀한 관계 그 자체도 포함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빈번하게 일어나는 반사회적 ,비사회적,탈사회적 행동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친절한 관계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건 진심에서 우러난 친절함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친절이며,그것을 받아 들이는 사회의 모순이 감추어져 있다.그리고 친절함에는 일정한 규칙이 존재하며 서로가 상호적인 관계속에서 누군가 그 규칙을 어기면 분노와 갈등으로 이어질 수가 있다.
여기서 친절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친절해야 하는 우리는 잠재적인 분노를 억누르고 살아가고 있다.그것은 자신의 감추어진 감정들을 적재적소에 풀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며, 충동적인 행동으로 연결되어 진다. 그것은 깨지기 쉬운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나 자신 뿐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그러한 모습들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다.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순수 100%를 기대하는 관계를 맺으려고 하고 있으며 그것이 스마트폰 사용에서 사람들과 카톡과 문자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선한 행동'의 근거는 자신의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와 자신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을 둘러싼 반사회적인 소설과 비사회적인 소설도 성립되어 왔다. 하지만 '좋은 느낌' 의 기준은 자기 자신이다.결국은 동의 반복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는 갈등이 생길 여지가 없다. 그래서 소설도 탈사회적인 것이 된다.베라가 설명하듯 '행위 그 자체로는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없다.단지 행위가 초래한 결과 혹은 행위가 이끌어내거나 표출시킨 '좋은 느낌' 만이 행위의 선악을 결정한다.
선한 행위에 대해서 자의적으로 결정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우리들의 현실을 꼬집어서 말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수가 있다.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소설은 행복을 추구하면서 때로는 비극적인 것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비극과 희극의 양면성.그 두가지는 우리 사회에 혼재 되어 있으면서 탈사회적인 현상들이 일어날 수 있는 소재꺼리를 제공하고 있다. 방송이나 문학,뉴스와 언론매체에서 보여지는 탈사회적인 행동에 대해서 그냥 바라보고 지켜 보기를 바라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모방하고 싶어하고 따라하고 싶어한다는 것..그것이 언젠가 우리 사회에 그대로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을 책에서 말하고 있었다.
무거운 이야기였다 .우리 사회의 감추어진 것들을 끄집어 내고 있기에 그것이 왜 일어나는지 안다는 것은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는 것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하고 달라지는지 그것을 알게 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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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도리 2016-05-02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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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 다카요시 지음/ 신현정 옮김 [ 친구지옥 ] "
제목 : 친구지옥
지은이:
저자 도이 다카요시 土井隆義는 1960년 야마구치 현 출생. 오사카대학 대학원 인간과학연구 과 박사과정 중퇴. 현재 츠쿠바대학 대학원 인문사회과학연 구과 교수. 저서로는 『비행 소년의 소멸-개성 신화와 소년 범죄非行少年の消?個性神話と少年犯罪』, 『개성을 강요당하는 아이들?친권의 변용을 생각하다個性を煽られる子どもたち? 親密?の?容を考える』, 『친구지옥?분위기를 읽는 세대의 서바이벌友だち地獄?‘空?を?む’世代のサバイバル』이 있다.
기획 및 번역 신현정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교육학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한국생활상담협회 대회협력위 원장, 한국일본교육학회 총무이사 그리고 한국진로진학연구회 부회장을 맡아 청소년과 대학생들을 위한 진로교육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현재는 일본 가나가와치과대학 특임교수와 중부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일본어 능력시험의 달인이 되는 법』, 『간바레 일본어 능력시험』, 『파트별 파워풀 일본어 단어장』이 있으며, 역서로는 『기적의 대학?국제교양대학은 어떻게 인재를 키워내는가』, 『샐러드 기념일』, 『F4 선언일기(성공하는 사람들의 언어습관)』 등이 있다.
출처: 교보문고
http://book.naver.com/product/go.nhn?bid=10336968&cpName=kyobo&url=http%3A%2F%2Fwww.kyobobook.co.kr%2Fcooper%2Fredirect_over.jsp%3FLINK%3DNVB%26next_url%3Dhttp%3A%2F%2Fwww.kyobobook.co.kr%2Fproduct%2FdetailViewKor.laf%3FmallGb%3DKOR%26ejkGb%3DKOR%26linkClass%3D%26barcode%3D9791187192046
내용:
책은 모두 5장으로 1장. 이지메를 잉태하는 ‘친절한 관계’ , 2장. 자해 소녀들을 통해 본 ‘고통’의 계보 , 3장. 은둔형 외톨이와 모바일 소설 , 4장. 자기 내비게이션화되는 휴대전화 , 5장. 인터넷 자살의 뒤틀린 실제성. 입니다.
일본 젊은이들에게 나타나는 인간관계에서의 문제점과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중압감의 문제 그로인한 고통스런 삶을 ‘친절한 관계’를 주제로 실제 사례와 함께 설득력 있게 설명한 책입니다. 책에서는 “오늘날 인간관계의 문제는 단절이 아닌 과잉에 있다.”고 주장하며 그로인해 이지메, 자살, 인간관계 단절등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 구절만큼은 꼭 기억해두고 싶어. 라는 마음이 든 부분을 정리해 뒀다가 후에 찾아 보렵니다.
P11
[노부타를 프로듀스]에 묘사된 것처럼 '대립의 회피'를 최우선으로 하는 젊은이들의 인간관계를 본고에서는 '친절한 관계'로 지칭하고자 한다.
p13
평론가 야마모토 시치헤이가 일찍이 설파했듯 일본인에게 '분위기'라는 것은 '절대성을 가진 괴물이다.특히 요즘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분위기'는 '친절한 관계'를 매개로 그 절대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급속하게 첨예화되고 있다. '친절한 관계'가 성립된 곳에서 분위기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은 그곳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 분위기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리러 따위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친절한 관게', 그 자체가 분위기의 흐름을 결정하는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거군요. 미쳐 날뛰더라도 말입니다.
P15
순수한 관계에 대한 높은 기대치와 실제 관계에 만연해 있는 허구적 감정과 같은 인간관계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휴대전화라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를 살펴본다. 그들은 언제, 어디서나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연결함으로써 '자기승인'을 휴대하고 '자기안정'을 도모한다. 따라서 휴대전화는 위태로운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일종의 GPS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 in the pool ]이라는 소설에 보면 "이라부"라는 명의인지? 바보인지 헷갈리는 정신과의사를 찾아와서 치유를 받는 현대인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야기 마다 현대인들이 모두 조금씩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이 나옵니다. "도우미" 편중 외모에 집착하는 레이싱걸 출신의 연예인 지망생 "히로미"는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는 제 모습을, 핸드폰 문자에 집착하는 고등학생 "유타"에게서는 블러그에 신경쓰는 제모습을, 화재 때문에 늘 노심초사하는 르포작가 "요시오"의 모습에서는 진짜로 가스불,전기불 걱정하는 제 모습을 봤던 기억이 나네요.
P22
그러나 인간관계 속에서 서로의 생각 차가 발생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상대의 판단에 관여하고 싶지 않고, 애당초 대립의 씨앗이 될 만한 것은 피하고 싶다 하더라도 "그렇구나."라는 식의 애매한 수긍만 존재하는 대화에는 자연히 한계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에 대해 신문기자 오리이 유카는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빈말이다.'라고 말한다.
- 상대방의 말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좋은 대화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그 후에 대화를 전개해나가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애매하게 대답을 하고 대화를 끝낸다면 오리이 유카가 말한대로 대화가 아니라 공허한 빈말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허영림씨의 저서[내 아이의 자신감 자존감]중에 " 민주적 양육 방식은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되 부모의 의견도 똑같이 존중한다" 라는 구절이 생각납니다. 상대방의 의견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견도 중요한 것이지요.
P32
사람들은 아무리 처참한 상황이 눈앞에 펼쳐진다 해도 자신이 명백히 관여한 것이 아니라면 좀처럼 자신의 책임을 자각하기 힘들다. 더욱이 실제로 이지메를 수행하는 악역은 특정 학생들이 떠맡고 있다. 그들의 존재 덕분에 무관심층 학생들은 "이지메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원래 책임이란 단어가 응답하다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볼 때,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상황을 눈앞에 두고도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 자체가 실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조직 속의 개인에 대해 이야기한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아이히만]이 생각나는 구절입니다. 한나 아렌트는 이 책에서 초점을 비인간적인 제도속에서 개인이 하고 있는 역할에 대한 반성의 촉구에 두고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살펴보지 못하고 그저 주어진 일에 충실하기만 하는 것은 평범한 삶에서 범할수 있는 악의 통로가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히만은 스스로 그 질문을 포기하면서 기능적으로만 삶에 응대함으로써 악이 된것 입니다. 방관자나 무관심도 "악" 이라고 생각합니다.
P38-39
이런 이유로 '친절한 관계'를 영위하는 학생들은 이지메를 당해도 웃고, 이지메를 해도 웃는다. 방관자들 역시 그것을 지켜보며 웃는다..............
오히려 이지메의 의미를 놀이라는 프레임으로 전환시켜 적당히 웃어넘김으로써 삐걱거리는 자신의 인간관계를 은페하고 , 용납하기 힘든 자신의 모습을 외면하려 한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농담처럼 대하는 태도는 비참한 경우에 놓인 사람에게서 종종 나타나는 행동 방식으로 ,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심리적 방어기제의 하나이다.
-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주변에 이런 일이 분명히 존재할 텐데 하고 말입니다.
P47
그런데 획일적인 지식의 전달과 달리 '살아가는 힘', '생각하는 힘' 또는 '개성의 중시'에는 도대체 어떤 과제를 어디까지 달성하면 좋을지에 대한 명확한 평가 기준과 판단 자료가 없다. 필연적으로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방법도 제시하기 어렵다. 아이들은 자신의 잠재적인 가능성과 적성을 주체적으로 발견하고 각각의 개성에 맞게 그것들을 신장시켜야만 한다. 바꿔 말하면 1980년대 이후의 아이들은 자신의 가치관을 만들어내야 했던 것이다.
- 아이들에게 너무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잘 적응해 나가는 아이도 있을 테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도 있을테니 말입니다.
P54-55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일에 깊이 개입하려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강요하지도 않는 '상대에게 친절한 관계'는 최대한 자신이 책임질 일을 만들지 않는 '자신에게 친절한 관계'이다. 그래서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친철한 관계'의 규범에 저항하는 사람에게는 거센 반발이 일어난다. 이지메의 대상도 그 속에서 선택되는 것이다.
-오리떼 속에 백조가 구박을 당하는 경우도 있지요. 자신과 다른 타자에 대해 사람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잔인합니다.
P60-61
이지메는 너무 비대해진 개인과 개인의 충돌이 아니라, 사회학자 D. 리스먼이 [고독한 군중]에서 명명한 '타인 지향형'의 인간관계, 즉 개개의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서로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확인조차 어려운 사람들의 인간관계에서, 그리고 그 관계 자체가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어버린 사회병리현상에 기인한 것이다.
-왕따가 점점 바뀌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읽다보니 단순히 부적응자가 약한 아이를 찾아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라는 기존의 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P67
일상의 사건들은 나열할 뿐, 사유가 들어 있지 않으면 비망록은 될 수 있어도 일기는 될 수 없다. 일기의 본질은 자기와의 대화에 있다.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러한 일기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했다. (베이컨 수필집.1968) "신기하게도 인간은 바다를 여행하면서 보이는 것이라고는 하늘과 바다 뿐인데도 일기를 쓴다. 그러나 육지를 여행할 때는 보이는 것이 매우 많은데도 대개 그것을 기록하지 않는다."외부의 자극에 사로잡힌 나머지 , 자신을 되돌아볼 여유가 없을 때 사람들은 일기 같은 것을 쓰지 않는다.그런 의미에서 일기는 자기의 분신과도 같다."
- 블러그를 하는 블러거로써 블러그는 일기와 비망록의 중간쯤에 있는 것 같군요. 익명성이 어느정도 보장되지만 완전히 보장되지는 않고 나의 이야기지만 누군가 독자를 전제한다는 것도 그렇고요.
P80
다카노와 난조가 느끼는 사고의 차이는 이러한 사태의 추이를 대변한다. 사상은 이질적인 세계를 입력시키는 수단이다.존재의 근거를 사상에서 찾아내려고 하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에만 몰두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견해를 쉽게 받아들입니다.그리고 자기 안에 흡수된 세계관은 자기의 상대화를 촉발한다. 이질적인 타자의 시점에서 자기의 모습이 재조명되기 때문입니다.
-고전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집니다. 고전 문학이나 철학서를 아이들에게 읽게 하는 것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112
'자기지옥'의 악몽
2004년 이바라키현의 미토시에서 19세의 은둔형 외톨이 청년이 집에서 부모를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은둔형 외톨이였던 청년의 상태와 이 사건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중첩되어 발생했기 때문에 , 은둔형 외톨이 자체가 근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집에 은둔해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있을 곳을 제공해주는 가족은 생명줄 같은 존재이므로 가족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에 가깝다.
결국 이 사건은 은둔 행위 자체가 직접적인 범행 동기가 되었다기보다는 , 은둔하던 청년이 불행하게도 더 이상 집에 있는 것조차 어려워지자 궁지에 몰린 자신을 비관한 나머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이 그만 은둔에서 벗어나 사회에 나가라고 그를 재촉하기 시작하자, 자신의 생명줄과 같은 그들을 죽여서라도 은둔에 집착하고자 했던 청년에게서 우리는 기이하리만치 강한 공포심을 읽어낼 수 있다.
-사실 이런 쪽으로는 깊게 생각해본적도 없고 접한적도 없어서 상당히 충격적인 이야기였습니다.
P119
문부과학성이 2006년 실시한 조사에서도 중학생이 학교에 가지 않는 이유 중 첫 번째로 꼽힌 것이 '친구관계의 실패'였다. 제1장에서 서술한 것처럼 "지금 이 집단에서 실패하면 나는 이제 끝이다."라고 여기는 것이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이탈하는 것은 그대로 사회생활에서 퇴출당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된다.
- 조금 있으면 우리 아이들이 중학생이 됩니다. 지금 잘 안풀린다고 세상이 멸망하는 것이 아닌데.... 우리 아이들이 힘들 때 어떻게 하면 저에게 문제를 의논하게 할 수 있을까요? 엄격한 가부장적인 아버지상도 안된다하고, 친구같은 아버지상도 안된다하고 ... 좀 더 신경써서 고민해 볼 문제입니다.
P156
시선의 불만, 시선의 불안
과거의 청년들이 '나를 보지 마'라고 외쳤다면 요즘의 젊은이들은 '나를 바라봐.'라고 외치고 있다. 과거 청년기의 주요한 테마 중 하나는 부모를 비롯한 주위의 시선에서 어떻게 벗어나는가에 있었다. 즉,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거북함 혹은 '불만'에서 어떻게 해방되는 가에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무도 자신을 '안 보고 있을지 모른다.' 생각에서 비롯된 두려움 혹은 그러한 '불안'쪽이 강해지고 있다. 주위의 시선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마음껏 받음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요즘의 청년들에게는 그쪽이 훨씬 절실한 문제인 것이다.
- 요즘 청소년들은 불안합니다.
이후 4장. 자기 내비게이션화되는 휴대전화 , 5장. 인터넷 자살의 뒤틀린 실제성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써 물론 중요하지만 1.2.3장에서 더 기억해둘 글귀들이 많아서 이정도만 정리해 둡니다.
감상:
각 장마다 실제 사례와 함께 문제와 원인이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서 설득력 있게 다가 왔습니다. 책의 전반부는 아이들의 이야기지만 뒤로 갈수록 현대인간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느껴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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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g720908 2016-04-12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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