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Hoon Moon
7 hours ago ·
어렴풋한 희망 (30대가 60대에게) #필독_권유
딸아이 또래로 보이는 앳띤 얼굴에 여리여리한 체구, 목소리마저 차분하다못해 기력이 없어 보였다. 재판과정 동안 내 눈에 비친 정재인 특검 검사(6년차, 변호사시험 9회로 사시 61~63회에 해당)에 대한 인상이다. '저래서 닳고 닳은 능구렁이를 잡을 수 있을까?'
그런데 아버지뻘인 검사 대선배이자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성재(사시 27회)에 대한 논고는 명료했고 구형은 준엄했다.
오늘 12년 전의 '박근혜 7시간 문건' 공개가 어렵사리 결정됐다.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도 2024년 12월 3일 계엄의 밤, 내란범들의 행적이 궁금하다면 왜 그들을 용서할 수도 용서해서도 안되는지 알고 싶다면 찬찬히 읽어보길 권한다.
참고적으로 재판장은 이진관 판사, 그의 '한덕수 전총리 판결문'에 비할만한 <검사 논고>가 될 것 같다.
그럴리 만무하지만 현직 선배 검사들이 읽어보길 바란다. 문체와 어휘로 보아 직접 작성한 것 같은데 신세대 검사의 일갈이 당차고 매섭다. 검찰청 폐지의 필연성까지 언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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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논고에 앞서 장기간 걸친 심리와 다수의 공판 기일을 통하여 실체적 진실규명에 최선을 다해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이 사건 수사와 재판을 엄중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먼저 피고인 박성재에 대한 구형의견 진술하겠습니다.
법무부장관은 국가의 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최고 책임자입니다. 이와 같은 권한은 오직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만 행사되어야 하며 그래야만 정당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윤석열이 비상계엄의 허울을 쓰고 내란을 일으킨 2024년 12월 3일 밤, 자신에게 부여된 막중한 권한을 헌법수호에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범죄가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부화뇌동하면서 내란을 정당화하고 절차적으로 뒷받침하는데 앞장섰습니다.
윤석열이 이른바 '2분 국무회의'를 마치고 비상계엄 선포를 위해 나간 뒤, 참석자 명단을 적고 서명을 받아야 한다고 가장 먼저 말한 사람이 피고인입니다.
이날 국무회의는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은 물론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적 법률적 요건을 철저히 결여한 불법적 행위임을 인지하고 있던 피고인은 그럼에도 사후적으로 헌법의 외양을 갖추어 국민을 기망할 수 있도록 법기술적 아이디어를 제공했습니다.
나아가 피고인은 법무부 실무진에게 지시하여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정당한 것이라고 강변하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하도록 하였고 이를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인 12월 4일 이른바 '안가모임'에 앞서 보고 받았습니다. 내란의 사후 정당화를 위해 비상계엄을 불법성을 세탁하는데 주도적으로 나선 것입니다.
• 둘째. 성공한 내란을 위해 반대 저항세력을 탄압할 인적 물적 기반을 준비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이른바 '2분 국무회의'가 끝나자 신속히 과천 법무부청사로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출국금지팀을 비상대기하도록 지시하는 등, 윤석열의 지시사항을 조치하면서 간부회의를 소집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피고인은 전국교정시설의 수용 여력을 파악하고 곧 꾸려질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도록 하였습니다.
내란은 비상계엄 선포만으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저항하는 반대세력의 물리적 격리와 사법 시스템을 통한 처리가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격리를 위해서는 도피를 차단하고, 체포하여 수용하고 수사와 공소 제기를 위해서는 전문인력 지원이 필요합니다.
즉 피고인의 행위는 윤석열의 불법 비상계엄에 저항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정치인과 시민, 학생들의 출국을 통제하면서 체포 구금하여 조기에 제압하고 나아가 탄압과 공포에 기반한 법적 실행력으로 지속되고 증대할 저항세력을 억제함으로써 내란의 성공을 공고히 하려는 사전조치였음이 명백합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은 일련의 행동을 통해 법집행의 최후 보루여야 할 법무부를 하루 아침에 내란집행기구로 불법 전환하여 윤석열의 내란 행위를 인적 물적으로 뒷받침하는 만반의 채비를 갖춘 것입니다.
또한 법무부 수장의 권한을 남용하여 국민에게 봉사하고 인권보호에 충실해야 할 법무부 소속 공무원들을 불법적인 내란행위에 동원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입니다.
• 세째. 분별력을 잃고 대통령 부인의 부정한 청탁을 거리낌없이 수용하고 실행했습니다.
법무부장관을 흔히 '법집행의 최후보루'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무부장관은 일반 국민은 물론 여타 어느 공직자보다 더 엄격하게 법을 준수해야 할 법적 도의적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검찰총장이 대통령 부인 김건희에 대한 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2024년 5월 3일 직후 5월 5일 김건희로부터 텔레그램으로 '지시성 청탁메시지'를 받고 그에 따라 수사상황을 점검하였습니다.
피고인은 2024년 5월 1일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검찰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기관이 아니고 특정인물이나 단체를 위해 일하는 기관도 아닙니다. "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피고인은 특정 인물의 사적 이해관계를 위해 법집행 권한을 자의적으로 행사했습니다.
김건희로부터 지시성 청탁메시지를 수신한 7일 후인 5월 13일, 인사 시기가 아님에도 검찰청법에 따른 검찰총장과의 협의도 없이 김건희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를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하고 교체된 지휘부는 검찰총장의 사전보고도 없이 검찰총장의 명령에 반하는 방식으로 김건희를 조사한 후 무혐의 처리함으로써 결국 김건희가 의도한 수사결과가 도출되도록 한 것입니다. 일반 국민은 물론 하위 공직자라 해도 이런 행동은 엄두조차 낼 수 없습니다.
그런데 법집행의 최고 감독자라는 피고인이 앞장서 관련 법률을 위반하고 외풍을 막아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검찰과 후배 검사들에게 태풍이 되어 검찰 기능을 파괴한 것입니다.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이 아닙니다. 사인에 불과합니다. 당연히 법무부장관에게 사사로이 연락해 지시하거나 부탁할 법적 권한이 있을리 없고 법무부장관 또한 응할 의무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저지른 일련의 행위는 소통이 아니라 적극적인 '권력형 유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는 피고인이 후배 검사들에게 하던 언행과 달리 공적인 법집행의 기준을 사적인 인연이나 권력의 향배에 따라 자의적으로 운용해 왔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표입니다. 윤석열의 내란에 대한 피고인의 적극적인 가담행위 또한 그 연장선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 넷째. 피고인은 위헌 위법적인 행위에 대한 반성은 커녕 갖은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
피고인은 2024년 1월, 윤석열에 의해 법무부장관에 지명된 뒤 다음과 같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임명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공정한 법집행과 국민의 생활 인권보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피고인은 법무부장관 취임사에서 "법무부 본연의 의무가 법과 원칙에 따른 법치주의의 실현"이라고 역설하였습니다."
법치주의는 국가의 모든 권력작용이 국민의 뜻을 반영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권력자의 자의적이고 독단적인 권력행사는 허용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헌법 아래에 있다."라는 찰스 휴즈 전 미국 연방대법원장의 말처럼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라해도 헌법과 법률 위에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됩니다. 이것이 법치주의의 본질입니다. 그 법치주의 실현의 최전선에서 가장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은 사람이 바로 법무부장관입니다.
피고인은 법무부장관으로서 윤석열이 정치적 반대세력을 척결하고 국회 무력화를 위해 계엄을 선포하겠다고 말하는 현장에 임해 있었습니다.
검사 경력 26년을 자랑하는 노련한 법조인으로서 윤석열으로부터 설명받은 계엄의 사유가 어떤 헌법적 법률적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습니다.
피고인은 대통령을 만류했다고 주장합니다. 그것이 진심이었다면 피고인은 윤석열의 면전에서 장관직을 사퇴하거나 국무회의 가 산회한 뒤 비상계엄의 불법 부당성을 공표했어야 합니다. 법무부장관은 헌정질서 문란행위가 발생했을 때 이를 저지해야 할 법적인 책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피고인에게는 그런 시간과 기회가 충분히 있었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에서 조태열이 강하게 반대할 때, 피고인을 비롯한 누구도 이에 동조하거나 부응하지 않았습니다. 반대할 의사가 있었다면 조태열에 의탁하여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을 것입니다.
반대하거나 조태열에 동조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윤석열과 한덕수가 정족수를 채워 국무회의를 하더라도 찬성이 과반이 된다는 것을 확인하였기에 정당성 구비를 위해 국무회의 개최하기로 하였다 할 것입니다.
피고인은 대접견실에 대기하면서 최상목과 조태열이 강하게 반대하는 의견을 개진할 때 어떠한 동조나 부응하는 태도를 보인 사실이 없고 오히려 최상목과 조태열의 반대 발언에 비야냥대며 "경제와 외교가 걱정이 되는 모양입니다."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도착하여 자신의 옆에 앉은 송미령에게 반대하는 발언을 하도록 제안하는 등, 반대를 위해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윤석열의 지시를 충실히 메모까지 합니다.
피고인은 법무부장관 취임식에서 "검사들이 '검사선서'를 다시 읽고 검사의 직에 나서며 약속했던 마음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라면서 "저는 오래전부터 공직자는 투철한 사명감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안을 꿰뚫어볼 수 있는 통찰력과 옳은 내용을 설득하고 추진할 줄 아는 용기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피고인이 새삼 강조한 '검사선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법무부의 영문표기가 '미니스트리 오브 저스티스(Ministry of Justice)', 정의부라는 사실을 피고인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후배 검사들에게 검사선서를 다시 읽어보라고 각별히 당부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윤석열의 내란범죄를 목도하고도 눈을 질끈 감은 채 한 배를 탔습니다. 정의와 인권,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같은 것은 피고인의 안중에 없었던 것입니다.
피고인은 국무회의가 끝나기 무섭게 과천 법무부청사로 곧장 달려가 심야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내란의 구체적 실행을 뒷받침할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라고 조목조목 지시하였습니다.
12월 3일 밤, 피고인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비상계엄 후속조치에 발벗고 나선 것입니다. 법무부장관으로서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범죄행위를 직접 목도한 후, 지휘감독 대상인 검찰총장과 세차례에 걸쳐 통화하면서도 범죄대응을 지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부인할 뿐, 윤석열로부터 받은 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통화였음이 자명합니다.
검찰총장은 12월 5일 비상계엄에 대한 수사개시를 공표합니다. 12월 3일과 12월 5일의 차이는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내란이 실패했느냐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비상계엄을 적극 만류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표리부동이나 언행불일치, 이중성이나 책임회피를 넘어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정면으로 배신한 범죄행위일 따름입니다.
우리 국민은 암울한 현대사를 통해 국가권력을 찬탈한 권위주의 정부가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파괴하면서도 법의 외피만 빌려 독재를 민주적인양 정당화한 사례를 익히 보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이를 정당화하고 국민을 속인 노련한 법기술자들이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피고인도 윤석열의 내란 과정에서 충실한 집행관이 되기를 자청하였습니다.
피고인이 실행에 옮긴 일련의 행위는 윤석열의 '내란범죄에 합법의 가면을 씌워주기 위한 대국민 기망행위'입니다.
법을 내란의 도구로 전락시킨 전형적인 권력남용이며 우리 국민의 피땀 흘려 쌓아올린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입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일말의 반성조차 내보인 바 없습니다. 그 대신 법령에 따른 정상적인 장관의 업무라는 부끄럼과 염치도 없는 파렴치한 변명으로 일관하였습니다.
검찰사무를 관장하는 법무부장관의 소임을 망각한 피고인의 공소제기 범죄사실과 같은 행태는 작금의 '검찰청 폐지에 이른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될 것입니다.
피고인과 같이 법의 이름으로 법을 파괴하는 법기술자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내려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피고인 박성재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주시기 바랍니다.
·by author
정재인 검사의 앞날에 정의와 균형의 세례를 주소서…크게될 인물입니다!
임규동
·by author
감동적입니다.
법무부 강당에 이 논고 필사본을 걸어두기를 제안합니다.
이경
·by author
현직 장관에게도 통할 수 있는 구형문이네. 그래도 이십년이면 부족한 느낌. 겉과 속이 다른 건 치킨이나 과자류면 됨. 근데 검새들은 철저히 표리부동해요. 어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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