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5

Nam-sik In - [호르무즈 봉쇄로 이란이 얻는 것]

(2) Nam-sik In - [호르무즈 봉쇄로 이란이 얻는 것] 어제 날짜 컬럼. 요샌 하도 바빠 컬럼 올리는 것도... | Facebook

Nam-sik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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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로 이란이 얻는 것]
어제 날짜 컬럼. 요샌 하도 바빠 컬럼 올리는 것도 잊었다. 
1. 목표 
크게 세가지다. 
첫째, 승리의 서사다. 
한마디로 전장에서는 초토화 당하더라도 승전의 그림은 이란이 가져가겠다는 의지다. 1956년 나세르가 수에즈 국유화를 선언하고 2차 중동전쟁에 들어갔다. 전쟁에서는 이집트 군이 궤멸 수준의 참패를 겪었으나 미소의 개입으로 결국 수에즈는 이집트 땅이 되었다. 인공 운하와 자연 해협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기에 평면 비교는 어불성설이다. 그럼에도 주목했던 것은 열세의 전력을 만회하고 상황을 반전시켜 정치적 승리로 인식하게 만드는 포석이기 때문이다.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선박들이 매번 해협을 드나들 때마다 이란당국의 통제를 받는 모습 자체를 전리품처럼 내세우려 할것이다. 테헤란 시내 엥겔랍 광장에는 호르무즈에 깔아놓은 그물에 미국 미사일과 전투기가 걸려있는 걸개 그림이 걸려있다.
둘째, 금전적 이익이다. 
현재 이란은 해협통과 선박당 200만 달러 혹은 유조선 적재 석유 1배럴당 1달러씩 통항료를 톨비처럼 받겠노라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에 달러가 아닌 리얄로 받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제해협의 통항료는 불법이다. 그러나 어떻든 향후 호르무즈는 2월 28일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것 같다. 이 과정에서 이란은 선별적 통과라는 통제카드를 들고 재원 확보 수단으로 호르무즈를 활용할 수 있다. 톨비 받는 모습은 좀 궁색하다. 어쩌면 해외 동결 자산 해제나 일부 제재 해제 등을 엮어 최대 연 70억달러 예상되는 톨비 수입분을 기존 자산 회수로 상쇄시키는 협상을 할 수 있다. 더불어 1936년 몽트뢰 협약 등을 참고삼아 좌표, 예인, 환경오염 방지 등의 명목을 만들어 관리비용을 청구하는 등의 형식을 밟으면 물리적 봉쇄로 보기 약간 애매해지기도 한다. 이란은 차제에 일단 연안국 오만 그리고 필요하면 걸프 당사국과도 협의해서 UNCLOS를 갈음하는 호르무즈 통항규범을 만들겠노라 나설 수도. 
세째, 억지력이다. 
last but not least, 아니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억지력이다. 이번 전쟁에 임하는 3대 행위자들은 목적이 각자 다르다. 미국은 이란 핵문제 해결이다. 오바마가 받았던 불리한 딜을 뒤집어 엎고, 트럼프판 핵 딜을 성사시킴으로써 이란 핵무장 의지를 꺾는 것이 미국의 목표다. 다만 전쟁을 통한 해결책을 택한 것은 이스라엘의 설득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 체제교체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따라서 체제교체를 시도하되 안될, 경우 지속 공격을 통한 이란 무력 수준 저감과 동시에 이란의 발칸화, 즉 민족 봉기 내전 유도를 통한 이스라엘의 안보 상황 개선을 목표로 한다.  
반면 이란의 목표는 명확하다. 억지력이다.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협상 중 공격을 당했기에 다시는 이 일이 반복되지 못하겠다는 목표가 확연하다. 그러려면  이란이 너덜너덜해지도록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공격자인 미국과 이스라엘을 물어뜯어 뜨거운 맛을 보게 해야 한다. 물어뜯고 (피흘리기) 놓지않기 대응이다. 미사일 교전을 지속하는 것도 일종의 억지력이지만, 이 차원에서 가장 확실한 억지 레버리지를 이란은 잡아챘다. 호르무즈다. 무력의 열세를 중립화하거나 반전시키는 카드다. 
2. 호르무즈 활용 억지전략은?
억지 이론의 고전적 틀로 살펴보자. 
첫째, 능력(capability)이 있는가? 충분하다. 호르무즈 지형상 압도적인 해군력이 없어도 된다. 작은 기뢰, 드론, 소형고속정 등으로 해협 항행대 타격은 얼마든 가능한 지형이다. 굳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해협봉쇄에 필요없다. 
둘째, 의지(resolve)는 확고한가? 전쟁 전에는 의지가 없었다. 늘 말로는 봉쇄를 위협했지만 한번도 제대로 실행한 적은 없었다. 왜냐고? 득보다 실이 컸기 때문이었다. 해협 봉쇄를 실제로 하게될 경우 자기들 배도 제한받고, 이웃 걸프국가들의 생명선을 끊는 일이다. 아무리 사이가 안좋다 해도 마주하고 살아야 할 미래를 내다보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호르무즈 카드는 일종의 전쟁방지 억지책이었다. 그러나 일단 전쟁이 일어난 이상 모든게 달라졌다. 이제는 걸프 왕정도 타격하고, 실제로 쎄게 호르무즈를 잡아챔으로써 다음 단계의 억지 전략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그렇기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호르무즈로 인해 최대한 곤경에 처하도록 상황을 이끌어갈 것이다. 협상 단계에 접어들면 호락호락하게 양보할 것 같지 않다. 암튼 이란은 미국이 괜히 이란을 건드렸음을 자각하게 해주는 가장 쉬운 수단이 호르무즈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셋째, 직접 타격 대신 비용부과(cost imposition)다. 이란이 호르무즈 항행 선박에 대해 직접 타격을 해서 무력으로 봉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신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은 항행을 원하는 선박에게 협박성 무선 하나로 실질적 봉쇄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딱히 무력을 사용하지는 않는데, 아무도 들어가려 하지 않는 상황이다. 바로 보험, 유가, 여론에 영향을 줌으로써 간접 비용을 높이고 이를 통해 억지력을 만들어내는 포석이다. 특히 미국의 역봉쇄 국면에서 이 지점이 주목된다. 즉 이란은 혁명수비대 극초단파 라디오 교신만으로도 실질적 봉쇄가 가능하지만 미국은 항모강습단을 비롯 군 자산을 대규모로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비대칭적 봉쇄전이 되는 그림이다.  
3. 통할까?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전쟁은 비대칭적 열세인 이란으로 하여금 결국 호르무즈 카드를 선택하게 했다. 미사일 계산에서 이란이 의외의 능력을 보이면서 드론 포함 공격 자산 억지력과 더불어 호르무즈 억지력도 갖게 된 셈이다.
쉽지 않겠지만 미국은 호르무즈 자유항행의 그림을 얻어내지 못하면 상황을 종료시킬 마땅한 수가 없다. 적어도 호르무즈는 의제 능력 평가에서 이란이 우위다. 그렇다면 미국은 의제 능력 우위인 우라늄 농축에서 일정부분 양보를 하며 서로 수렴점을 찾아내야 한다. 미국은 이란의 20년간 농축중단을 요굿했고, 이란은 5년중단 의지를 내놓았다. 
미국과 이란은 둘 다 전쟁을 끝내는게 이익에 부합한다. 그러므로 서로 승리했다고 믿게 만드는 산식을 찾아내어야 한다. 생각보다 호르무즈가 강력한 의제이기에 새 국면이다. 묶였던 배들이 줄지어 호르무즈를 나오는 장면이 연출될 경우, 미국과 이란 모두 각자 승리했다는 서사를 들이밀 수 있다. 만일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한국 입장에서는 애매하게 봉합되고 이란의 통제권 속에서 선별 통항이 지속되는 상황이 최악이다. 이 때는 미국과 이란 모두 확전의 함정에 빠지게 되고 2단계 가공할만한 공습이 시작될 수 있다. 미국의 외교관들은 협상 타결쪽에 방점을 찍는 반면, 정치인들이나 학자들은 확전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미-이란 협상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제발 호르무즈를 뚫어 동맥경화상황을 해소하는 결론이 양측으로부터 나오면 좋겠다.  
덧. 벌써 10년. 
'신중동천일야화'라는 타이틀로 글을 쓰기 시작한지 꼭 10년하고 1개월을 썼다. 대략 한달에 한번씩 매번 기고 요청을 받았고 때론 6주 간격으로 쓰기도 했으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못해도 80-100편 정도 쓴 듯 하다. 이젠 소재의 고갈이 될법도 한데, 늘 쓸 이야기가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이 지역이 어지럽고 끝간데 없는 혼돈의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리라.
Soung Yon 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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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uthor
항상 고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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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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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uthor
미국에는 미안하지만, 그동안 그 해협이 이란과 관련성을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바다라는 생각을 하던 저 같은 사람들에게 그곳은 이란이 뭔가를 할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준것 만으로도, 한수 접고 들어가는 상황으로 이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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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aek 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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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줄쳐가며 잘 읽고 있습니다. 많이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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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ycliff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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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아침마다 페북 열때면 교수님 새 포스팅이 올라오지 않았나부터 봅니다.
공부 잘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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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jun 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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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란은 폭격으로 막심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 질질 끌고가는 협상 전략을 펴지 않을까 추측했었습니다. 그래서 협상이 지지부진 오래 가지 않을지 걱정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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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jun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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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껜 죄송하지만, 중동과 비슷하게 정치적으로 얽히고 섥혀있으며 한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가 세계에 깔려있다는 게 더 알려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ㅠ 중동이 그나마 가까운데도 교수님 통해 이제서 알려지지만, 사실 모든 곳에는 분쟁과 갈등이 있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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