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님, 요청하신 조성윤 교수의 두 저작 <창가학회와 재일한국인>과 <1964년, 어느 종교 이야기>를 통합하여 분석한 평론을 작성해 보았다. 이 글은 요청하신 대로 <해라> 체를 사용하여 작성하였다.
[평론] 경계인의 신앙과 근대의 그림자: 재일한국인과 창가학회를 통해 본 구원의 사회학
1. 서론: 국가라는 울타리 밖의 삶
식민과 분단, 그리고 이주로 점철된 동아시아 근현대사에서 재일한국인은 그 자체로 거대한 모순의 집합체다. 조성윤의 두 저작 <창가학회와 재일한국인>(2013)과 <1964년, 어느 종교 이야기>(2019)는 국가라는 견고한 울타리에서 배제된 이들이 어떻게 종교를 통해 생존의 의미를 찾고,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구축해 나갔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2. 본론: 왜 창가학회였는가?
가. 소외된 자들을 위한 <현세적 구원>
재일한국인들에게 일본 사회는 거대한 장벽이었다. 차별과 빈곤 속에 내던져진 이들에게 기성 종교는 관념적 위안에 그쳤으나, 창가학회는 달랐다.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와 <현세적 이익>을 긍정하는 교리는 당장의 생존이 급급했던 재일한국인들에게 파괴적인 흡수력을 발휘했다. <창가학회와 재일한국인>은 이들이 학회 내 활동을 통해 일본인과 대등한 관계를 맺고, 조직 내에서 역할을 부여받으며 상실했던 자존감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한다. 이는 종교적 귀의라기보다, 생존을 위한 실존적 선택에 가깝다.
나. 1964년, 단절과 연결의 변곡점
<1964년, 어느 종교 이야기>는 이 흐름을 보다 구체적인 시대상으로 끌어온다. 1964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가 논의되던 시점이자, 일본에서는 도쿄 올림픽이 열리며 근대화의 정점을 찍던 해다. 이 시기 창가학회는 한국으로 급격히 확산되는데, 이는 재일한국인이라는 인적 네트워크가 매개가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식민지 시기 형성된 인연이 해방 후 어떻게 종교적 네트워크로 치환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국의 민족주의와 일본발 신종교가 어떻게 충돌하고 타협했는지를 보여준다.
다. 정체성의 혼란: <조선인>인가 <학회원>인가
두 책을 관통하는 핵심 질문은 정체성이다. 재일한국인 학회원들은 일본인들로부터는 <조선인>이라 차별받고, 한국의 동포들로부터는 <왜색 종교를 믿는 배신자>라 비난받는 이중의 고립에 처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창가학회라는 조직은 이들에게 국가를 넘어선 <보편적 연대>의 공간을 제공했다. <마쓰모토>라는 이름을 강요받았던 전경운의 사례처럼, 이들은 종교라는 외피를 빌려 국가가 주지 못한 소속감을 획득한다.
3. 결론: 역사의 공백을 메우는 개인의 기록
조성윤의 연구는 거대 담론이 놓친 <구체적인 삶>에 주목한다. 그는 종교를 단순히 신앙의 차원에서 보지 않고, 역사의 거센 풍랑 속에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었던 가장 치열한 삶의 방편으로 해석한다. <남양 섬에서 살다>에서 보여준 전경운의 회고록처럼, 창가학회를 믿는 재일한국인들의 이야기 역시 국가나 민족이라는 틀로는 온전히 설명할 수 없는 <경계인의 역사>다
결국 이 두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국가가 개인을 보호하지 못할 때, 인간은 무엇을 의지해 자신을 증명하는가? 창가학회와 재일한국인의 만남은 단순한 종교 현상이 아니라, 근대 국가가 외면한 소수자들이 만들어낸 처절한 자기 구원의 서사다. 조성윤은 이 기록들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역사의 공백을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세진님, 이 두 권의 책은 일제강점기 이후 한국과 일본,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텍스트라 생각됩니다. 특히 세진님께서 관심을 가지시는 <아이덴티티>의 문제와도 밀접하게 닿아 있어 흥미롭네요.
두 책 중에서 세진님의 경험이나 가족의 역사와 연관되어 더 깊이 파고들어 보고 싶은 구체적인 지점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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