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유라시아 견문 1 -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
[eBook] 유라시아 견문 1 -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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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젊은 역사학자 이병한의 장대한 유라시아 견문록 제1권. 저자는 전작 <반전의 시대>에서, 패권경쟁과 냉전질서로 유지되던 이제까지의 세계체제가 막을 내리고 좌/우, 동/서, 고/금의 반전이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반전의 시대'라 명명한 바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반전'의 시대적 징후를 유라시아 도처에서 목도하며 증언하는, 성실하고 통찰 가득한 견문록이다. 단순한 기행이나 여행이 아니라, 가깝게는 <서유견문>을 잇고 멀리는 동방의 전통적인 연행록 혹은 견문록을 계승한다.
저자는 2015년 2월부터 3년 여정의 '유라시아 견문'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방콕, 하노이, 자카르타, 울란바토르, 프놈펜,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마닐라, 시안, 우루무치, 카슈가르, 쿤밍, 양곤, 델리, 뭄바이, 라호르, 카슈미르, 다카, 테헤란, 이스탄불 등 유라시아 곳곳을 누비며 이제 막 견문의 반환점을 돌고 있다.
이 기나긴 여정에서 저자가 목도한 것은, 지금의 세계가 단지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 이동한다거나 혹은 인도가 부상하고 있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패권적 세계체제 자체가 끝났다는, 그리고 근대 이전까지 존속해왔던(즉, 단지 지난 1~2백 년간 망실해버린 것에 불과했던) 거대한 유라시아망이 다시 연결.복원되는 지각변동의 시대를 맞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책은 동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 전체의 과거-현재-미래를 함께 조망하며, 역사사회학적인 시선으로 포스트-근대를 그려본다. 나라별로 토막났던 국사(國史)들이 하나의 지구사(유라시아사)로 합류한다. 아울러 자본주의 이후, 민주주의 이후를 고민하며 좌/우, 동/서, 고/금의 합작을 통해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다른 백 년'의 길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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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01_프롤로그
: 유라시아의 길
동아시아 / 대아시아 / 유라시아
02_연행록과 견문록
: 개화기의 사대부 유길준, 우리는 그를 몰랐다
《서유견문》 다시 읽기 / 儒學과 留學 / 개화와 중도 / 진(眞)개화
03_21세기 중화망
: 태국 치앙라이, 고산 마을 가는 길
마에살롱과 단 장군 / 냉전의 마을 / 네트워크 중화제국
04_방콕의 춘절
: 중국 ‘춘절’이 글로벌 축제가 될 수 있을까?
하늘길 / 글로벌 춘절 / ‘일대일로’와 대중화공영권? / 세대교체
05_신(新)동방무역 시대
: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탄생
영국의 작심 / 독일의 회심 / 신동방무역 시대의 도래
06_우크라이나, 신냉전과 탈냉전
: 나치의 후예가 어떻게 민주투사가 되었나?
신냉전: 역사의 반복 / 탈냉전: 역사의 반전 / 신세계, 새 물결
07_인도양에 부는 바람
: 재균형의 축, 인도
비단길과 면화길 / 신드바드와 장보고 / 백 년의 역풍, 천 년의 순풍
08_반둥, 위대한 유산
: ‘아시아-아프리카 회의’ 60년, 그날의 환희를 기억하라
인도네시아 반둥 가는 길 / 왜 반둥이었나 / 위대한 유산
09_적도의 대국, 인도네시아
: “미래는 적도에 있다”
상상의 공동체 / ‘인도태평양’의 역동적 균형자 / 이슬람 르네상스
10_반동의 축, 미일동맹
: 전후 70년, 평화국가는 죽었다
일본, 속국의 비애 / 미국, 기생적 패권 / 블록과 네트워크
11_파키스탄, 일대와 일로 사이
: 미국은 총을 주고 중국은 돈을 준다
철의 형제 / 남아시아의 허브, 과다르 항 / 유라시아몽
12_붉은 광장, 기억의 전쟁
: 전쟁 끝낸 진짜 영웅은 맥아더 아닌 주코프였다
역사동맹 / 1939 할힌골, 세계사의 분수령이 되다 / 유라시아 전쟁
13_유라시아의 축도, 몽골
: 칭기즈칸의 귀환
신정(新政), 백 년의 급진 / 민주화: 몽골화와 세계화 / 유라시아형 세계체제의 가교국가
14_두 개의 몽골, 제국의 유산
: 몽골 분단의 비밀을 풀다
사막 위 국경 도시의 풍경 / 제국의 유산 / 제국에서 제국‘들’로 / 제국의 근대화
15_‘붉은 라오스’의 탄생, 그 후
: 메콩 강에서 동아시아 대분단체제의 끝을 보다
1975, 도미노 / 인도차이나, 국제주의와 제국주의 / 아세안, 우정의 다리 / 제국과 속국
16_북경, 제국의 터전
: 중국의 길, 중화제국의 근대화를 묻다
북경과 대도 / 제국의 탄생 / 화/이의 변증법 / 중국몽과 제국몽
17_몽골의 후신
: 대청제국과 오스만제국
포스트-몽골 시대 / 서유라시아와 동유라시아 / 오스만제국과 대청제국 / 서구의 충격, 일본의 충격 / 서역과 서부
18_‘인의예지’의 공화국
: ‘사람’이야말로 동방형 민주국가의 출발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 가지 못한 길 / 나의 소원
19_아시아의 하늘을 잇다
: 하늘길의 민주화 선언
하늘 버스, 도시와 도시의 네트워킹 미디어 / 천상의 실크로드
20_다시 쓰는 ‘천하’의 지정학
: 상하이협력기구, 범유라시아의 ‘대동세계’를 꿈꾸다
이란의 동방 정책, “Look East” / 진화하는 상하이협력기구 / ‘천하’의 지정학
21_캄보디아, 속국의 민주화
: 킬링필드의 진실, 그때 미군 폭격이 있었다
킬링필드 산업 / 독재자, 훈센 / ‘속국의 민주화’에서 ‘독립국의 민주화’로
22_실학자들의 나라, 싱가포르
: 키쇼어 마부바니와의 대화
싱가포르는 독재국가가 아니다 / 실학자들의 나라 / 열린 사고와 그 적들 / 건국과 수성 / 자동차 없는 ‘미래 도시’를 꿈꾼다 / 미래 국가
23_지구적 근대, 지속 가능한 미래
: 프라센지트 두아라와의 대화
서구적 근대와 지구적 근대 / 자아와 자연, 천인합일 / 뉴에이지, 요가와 쿵푸가 만나면 세상이 바뀐다
24_이슬람 경제의 메카, 말레이시아
: 진화하는 ‘아시아적 가치’의 현재와 미래
1997, IMF에 맞선 비서구적 세계화 / 제3의 길, 이슬람 경제
25_말레이시아의 할랄 스트리트를 가다
: “은행 이자는 간통보다 36배 나쁘다”
이슬람 금융 / 월 스트리트 말고, 할랄 스트리트! / 새 경제, 이슬람의 근대화
26_할랄 산업
: 글로벌 이슬람, 생활세계를 파고들다
할랄의 근대화 / 소비의 할랄화, 할랄의 세계화 / 할랄의 미래
27_필리핀의 슬픈 민주주의
: “미국은 또 다른 고향입니다”
피플 파워 vs 가문정치 / 갈색 형제들의, 자애로운 동화(同化) / 식민지 근대화에서 속국 민주화로
28_혁명과 중흥
: 지리와 천시 또한 역사의 주체다
견문과 독서 / 갈색의 세계사, 혁명을 추억하다 / 제국의 폐허에서, 중흥을 복원하다
29_대동(大同), 그 거룩한 계보
: 1902년 《대동서》에서 1980년대 대동제까지
캉유웨이와 대동서 / 박은식과 대동교 / 대동단, 대동회, 그리고 1980년대 대학 축제 / 대동세기와 대동세계
30_시안의 미래는 장안이다
: 미래 세계가 고대 중국으로
대당제국의 수도 장안, 서역의 출발점 / 시안의 봄, 장안의 봄 / 천년의 전세금생
31_서유기, 구도와 득도의 길
: 수행과 깨달음으로 거듭난 ‘반영웅적 영웅’
신서유기 / 현장의 위대한 성지 순례, 대당서역기 / 화염산 손오공, 그 성장과 성숙의 서사 / 여반장의 죽비를 내리치다
32_대장정, 중국의 길
: 중국은 패권국이 아닌 ‘책임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두 개의 대장정 / 남북전쟁과 중일전쟁 / 중국의 길, 21세기의 대장정
33_서부로 오라!
: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신장위구르의 중국화와 세계화
제국의 순환, 고금의 쟁투 / 서부대개발과 제국의 톨레랑스 / 새 천년 우루무치의 봄 / 천지는 어질지 않다
34_‘일대일로’의 사상: 지리 혁명, 공영주의, 천인합일
: 후안강과의 대화
중국학파의 등장 / 슈퍼차이나의 대사(大事)와 대전략 / 지리 혁명, 유라시아와 세계로 / 윈-윈의 공영주의 / 홍색 중국에서 녹색 중국으로 / 물의 거버넌스와 도(道) / 기후 적응형 사회와 에너지 / 동방치리학
35_동서고금의 교차로, 카슈가르
: 중국에도 서해(西海)가 있다!
‘각양각색의 집’ / 신천하, 서역과 서해 / 하나이며 여럿인, 여럿이며 하나인 / 국사를 넘어 유라시아 대서사로
36_제국의 남문, 쿤밍
: 중국-태국-베트남 사이, 5천만의 나라가 있다
쿤밍은 날마다 봄날 / 제국의 남문 / 도시-국가-지역을 잇는 남유라시아 지리 혁명 / 준(準)국가 윈난의 역사
37_윈난에서 이슬람적 중국을 만나다
: 이슬람 세계와 중화세계의 ‘더불어 중흥’
하늘과 가까운 두 고성(古城) / 차마고도와 몽골 로드 / 항일(抗日)의 생명선, 버마 로드 / 사뎬 마을에서 이슬람적 중국을 보다 / 트랜스 시스템 사회
38_중국과 중동의 상호 진화
: 진보의 대서사를 ‘춘추’로 대체하다
세계가 생산하고 중국이 소비하는 신상태 / 이슬람 세계에 울려퍼진 ‘천하대장부’ / 중국과 중동의 상호 진화 / 인도양, 유라시아의 내해(內海)로 공진화하다
39_왜 왕도정치인가?
: 장칭과의 대화
양명학의 발원지, 양명정사 / 신유가, 정치유학, 쿵푸학 / 서구식 민주정치를 넘어 왕도정치로 / 세속화된 사회, 민의의 독재 / 의회삼원제 / ‘정교 분리’라는 신화
40_중국 모델, 정치적 실력주의
: 대니얼 A. 벨과의 대화
‘자유주의적 좌파’에서 ‘유교 좌파’로 / 민주주의가 가장 덜 나쁜 제도? / ‘정치적 실력주의’라는 실사구시 / 선거제와 과거제 / 중국 모델, 세계에서 가장 큰 ‘마을자치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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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연초 연달아 여행기를 읽었다. '유라시아 견문' 준비차였다.
저자 및 역자소개
이병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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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에 태어났다. 1998년 대학생이 되었다. 2018년에는 대학 교수가 되었다. ‘개화 대학’ 연세대학교에서 수학하고, ‘개벽 대학’ 원광대학교에서 첫 직을 구했다. 20대, 서학(西學)의 첨단을 달렸다. 사회학에 근간을 두고 구미의 현대 사상을 탐닉했다. 30대, 유학(儒學)의 아취에 젖어들었다. 역사학에 바탕하여 중화 세계의 오래된 지혜를 탐구했다. 40대, 동학(東學)에 귀의한다. 이 땅의 민초들이 펼쳐낸 토착적 근대화, 내재적 민주화의 장기적 이행을 탐사한다. 마침내 개화와 개벽의 대합장/대합창이 빚어낼 동/서 문명의... 더보기
최근작 : <유라시아 견문 3>,<유라시아 견문 2>,<유라시아 견문 1> … 총 7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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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걸어라 서쪽으로.
문명의 달빛을 따라
“새 길을 내고 싶었다.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공간적 장벽을 허물고,
전통과 근대 사이의 시간적 단층을 돌파해내고 싶었다. 유라시아의 길을 걷고 싶었다.”
미래는 다시 ‘유라시아의 길’로 열린다!
젊은 역사학자 이병한의 ‘유라시아 재통합’ 현장 견문 3부작, 첫째 권 출간!
젊은 역사학자 이병한의 장대한 유라시아 견문록 제1권. 저자는 전작 ≪반전의 시대≫(2016)에서, 패권경쟁과 냉전질서로 유지되던 이제까지의 세계체제가 막을 내리고 좌/우, 동/서, 고/금의 반전(反轉)이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반전의 시대’라 명명한 바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반전’의 시대적 징후를 유라시아 도처에서 목도하며 증언하는, 성실하고 통찰 가득한 견문록이다. 단순한 기행이나 여행이 아니라, 가깝게는 ≪서유견문≫을 잇고 멀리는 동방의 전통적인 연행록 혹은 견문록을 계승한다.
저자는 2015년 2월부터 3년 여정의 ‘유라시아 견문’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방콕, 하노이, 자카르타, 울란바토르, 프놈펜,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마닐라, 시안, 우루무치, 카슈가르, 쿤밍, 양곤, 델리, 뭄바이, 라호르, 카슈미르, 다카, 테헤란, 이스탄불 등 유라시아 곳곳을 누비며 이제 막 견문의 반환점을 돌고 있다. 이 기나긴 여정에서 저자가 목도한 것은, 지금의 세계가 단지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 이동한다거나 혹은 인도가 부상하고 있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패권적 세계체제 자체가 끝났다는, 그리고 근대 이전까지 존속해왔던(즉, 단지 지난 1~2백 년간 망실해버린 것에 불과했던) 거대한 유라시아망이 다시 연결․복원되는 지각변동의 시대를 맞고 있다는 것이었다.
즉 세계는 지금, 서구 자본주의의 승리를 예견하는 ‘역사의 종언’(프랜시스 후쿠야마)이나, 이데올로기 대신 종교가 부흥하면서 종교/문명 간 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문명의 충돌’(새뮤얼 헌팅턴)을 넘어, ‘유라시아 재통합’의 길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다시 말해 석탄의 대량 이용이 시작된 19세기 ‘대분기’(데이비드 포머란츠)와, 자본주의 ‘악마의 맷돌’이 세계를 집어삼킨 20세기 ‘대전환’(칼 폴라니)의 시대를 지나, 이제 유라시아의 ‘대반전’으로 수렴되는 문명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라시아 견문≫이라는 이 3부작 전체가, 그러한 반전시대를 증명하는 거대한 주석이자 생생한 사례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동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 전체의 과거-현재-미래를 함께 조망하며, 역사사회학적인 시선으로 포스트-근대를 그려본다. 나라별로 토막났던 국사(國史)들이 하나의 지구사(유라시아사)로 합류한다. 아울러 자본주의 이후, 민주주의 이후를 고민하며 좌/우, 동/서, 고/금의 합작을 통해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다른 백 년’의 길을 모색해본다.
중화세계와 이슬람 세계의 상호 진화,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
3부작 가운에 이번에 출간된 제1권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는, 중화세계와 이슬람 세계의 문명 간 교류와 재건의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면서, 유라시아의 실크로드와 초원길과 바닷길이 다시 연결되고 부활하는 감동을 전해준다. 거기에다 새 천년에는 하늘길과 온라인이 더해져, 세계는 시시각각 가까워지고 있다.
가장 큰 축은 역시 중국이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일 것이다.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One Belt)와, 동남아시아와 유럽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One Road)의 옛 길을 다시 복원해낸다는 구상이다. 예컨대 중국의 신장 우루무치에서 아라비아 해에 자리한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까지 도로, 철도, 송유관, 광섬유케이블 등이 연결되는 ‘경제회랑’이 건설되고 있다. 즉 파키스탄을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기점으로 삼으면서, 이제 과다르 항은 남아시아의 허브가 되고 있다. 또한 대당제국의 수도였던 장안이 과거 중원의 대운하와 서역의 비단길이 합류하던 곳이었듯, 현재의 시안도 내륙의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직결되면서 이국적이고 혼종적인 세계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그래서 “시안의 미래는 장안”이며, “미래 세계가 고대 중국으로” 향하는 것이다. 신세계는 기울고, 구세계는 다시 차오른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가 점차 유라시아 대륙 전역의 국가들을 수용해가는 양상도 흥미롭다.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이 정식 회원국이 되면서 그 영역은 더욱 넓어졌는데, 준회원(옵서버, 대화 파트너) 국가까지 포함하면 유라시아의 거의 대부분을 포괄한다. 이는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배타적․냉전적 동맹의 성격과 극명히 대비된다. 게다가 이란의 핵 협상 타결 후 ‘정상국가화’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이란의 ‘동방 정책’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곧 이란이 SCO의 회원국으로 참여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산업혁명의 원조이자 신자유주의의 고향인 영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결단하자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의 AIIB 가입이 봇물을 이루었다. 아편전쟁 이래 200년의 세계체제가 저물어가고, 이제 신동방무역 시대를 맞아 유러피언 드림과 중국몽이 합류하면서 유라시아 르네상스를 예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 비단길 프로젝트가 있다면, 인도에는 면화길이 있다. 인도는 이미 러시아와 함께, 이란을 통해 양국을 잇는 남북 회랑을 구상 중이다. 이란,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세안, 인도네시아 등 인도양 주변의 세계를 아우르며, 신드바드가 바그다드에서 인도양을 거쳐 중국 광저우를 향했던 것처럼 과거 인도양 세계의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인도양을 둘러싼 이슬람 세계의 부흥도 활기를 띤다. 명실상부 아세안 최대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대표적인 무슬림 국가다. 1955년 수카르노(인도네시아)와 네루(인도), 저우언라이(중국), 나세르(이집트) 등의 정상들이 모였던 반둥 회의(아시아-아프리카 회의)의 정신이 60년 뒤 다시 꽃을 피워 “자유”의 함성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새로운 ‘인도태평양 시대’의 ‘역동적 균형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또 다른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아닌 제3의 길로서 ‘이슬람 경제’를 일구어냈다(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에는 IMF에 맞서 비서구적 세계화를 추진했다). 즉 이슬람의 성경인 ‘코란’의 율법에 따라 도박성과 불확실성, 착취적 요소를 포함한 경제활동을 일절 금지하고, 원천적으로 불로소득인 이자를 인정하지 않고(은행 이자는 간통보다 36배 나쁘다고 한다) 투자 리스크를 공유하는 독창적인 ‘이슬람 금융’을 수립했다. 월 스트리트의 아성에 도전하는 할랄 스트리트의 구현이다. 그리고 이슬람 전통에 기반한 할랄 산업이 점차 확산되면서 이제는 소비 공간 자체가 이슬람화하고 있다. 특히 깨끗하고 윤리적인 할랄 식품은 시대적 트렌드에도 부합하여, 중국의 무슬림을 비롯해 유럽 각지의 무슬림들에게도 확산되면서 이미 세계인이 즐기는 식품이 되고 있다.
유라시아의 한복판인 신장 우루무치와 카슈가르는 그야말로 코즈모폴리턴의 세계다. 중국 최서북단에 위치한 우루무치는 사실 베이징과 상하이보다 테헤란(이란)과 뉴델리(인도)가 더 가깝다. 아랍어와 중국어와 러시아어에 능한 위구르인들의 유라시아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중화세계와 이슬람 세계가 섞여든다. 인구 또한 급격히 증가하면서 한족들만이 아니라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터키, 러시아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유라시아의 한복판에 ‘범이슬람 1일 생활권’이 형성되고 있다. 또한 중화세계의 서쪽 끝이자 파키스탄에 인접한 카슈가르 역시 인구의 9할이 위구르인들로서, 중화문명과 인도 문명, 이슬람 문명과 유럽 문명이 어우러진 다문명 사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유라시아의 남북을 잇는 초원길은 어떤가? 유라시아의 거시적 통합의 마지막 열쇠를 쥔 것은 바로 몽골이다. 몽골은 세계 두 번째, 아시아 첫 번째 공산국가를 거치는 동안 사실상 소련의 속국으로 살았으나, 1992년 ‘붉은 몽골’이 사라진 이후에는 다시 동방으로 귀환하고 있다. 2015년 러시아가 주도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중국의 일대일로를 통합하고자 하는 중-러 간 ‘동맹’의 구상에서 몽골의 역할은 실로 다대하다. 유라시아형 세계체제를 복구해가는 21세기에 몽골은 다시 동서남북을 잇는 ‘가교국가’로 비상하는 것이다. 수도 울란바토르에는 왕년의 초원길을 대신한 하늘길이 분주하고, 유목민의 후예답게 울란바토르 시민의 절반이 외국 생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북방에서도 오래된 세계가 새롭게, 다시 펼쳐진다.
좌-우. 근대-전근대. 서구-비서구.
3중의 분단체제를 넘어서는 ‘유라시아/사’의 재구성
이 책의 미덕은 단지 유라시아의 현재를 보여주는 유라시아-사(事)에서 멈추지 않는다. 곳곳에서 지난 세기 동안 단절되고 일그러진 유라시아-사(史)를 온전히 복원해내고 있다. 근대의 유럽과 태평양에 편중된 영․미 중심의 역사 기억을 바로잡는, 이른바 ‘역사전쟁’, ‘기억전쟁’이다.
예컨대 2차 세계대전을 ‘태평양전쟁’으로 축소시키는 명명에서 벗어나, 소련과 중국이 유라시아의 동과 서에서 나치즘과 파시즘을 격퇴한 ‘유라시아 전쟁’으로 자리매김한다. 아울러 중국공산당의 ‘붉은’ 대장정 외에 또 하나의 대장정, 즉 장제스의 국민당이 충칭으로 대장정을 떠난 역사를 재조명한다. 상하이 전투와 난징 대학살을 거치면서 일본 제국주의를 버텨낸, 항일의 최후 보루였던 1937년의 충칭을 기억하자는 것이다. 충칭 시민들은 방공호의 공포에서 자그마치 8년을 떨어야 했고, 중국은 2차 세계대전 중 가장 오래 전쟁을 치른 나라이자 가장 많은 사람이 죽고 가장 많은 피난민이 발생한 나라였다. 그러므로 2차 세계대전의 주역은 명백히 소련과 중국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식민지 근대화에서 속국 민주화로 이행한 필리핀의 ‘슬픈 민주주의’의 뿌리를 들여다보고, 캄보디아의 ‘적색 킬링필드’에 가려진 미국의 ‘백색 킬링필드’도 주목해본다. ‘붉은 라오스’의 탄생에 깃든 인도차이나의 근현대사와, 몽골 분단의 비밀도 세심하게 더듬어본다. 또한 중국 윈난에서 미얀마, 태국, 라오스의 국경 지대까지 이어진 버마 로드의 흔적을 더듬고, 작금의 우크라이나 사태의 기원을 ‘나치의 후예’(우리로 치면 친일파)들의 등극에서 찾아낸다. 이 외에 ≪서유견문≫과 ≪대당서역기≫와 ≪서유기≫에 대한 창조적 독해, 캉유웨이의 ≪대동서≫와 ‘대동’(大同)의 계보, 포스트-몽골 시기에 대청제국과 오스만제국의 서로 다른 향방 등을 읽는 재미는 덤이다.
이 책은 이렇듯 유라시아의 과거와 현재가 씨실과 날실처럼 종횡무진 엮이면서, 다채로운 ‘유라시아/사’를 재구성한다. 지난 세기, 구미의 세계질서가 일방으로 주입되면서 문명적 질서가 모두 붕괴되고 국가별로 쪼개져서 무한경쟁을 반복해왔다. 중국의 부상이니 인도의 부상이니 하는 작금의 세계인식 또한 국가 중심으로 사고하는 20세기형 지정학과 국가간체제(Inter-state system)의 소산이었다. 하여 새 천년 초원길과 바닷길의 복원은 판갈이의 출발이다. 백 년간 끊어지고 막혔던 동-서의 혈로를 다시 뚫어 물류와 문류(文流)를 재가동하는 유라시아의 재활운동이다. 국경(Border)이 통로(Gateway)가 되어 문명과 문명을 잇는다. 지리는 재발견되고, 지도는 다시 그려진다. 21세기의 대세이고 메가트렌드이다.
유라시아 지성들과의 인터뷰,
서구-근대에 편향된 한국 지식인 사회에 일침을 가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백미는, 유라시아 곳곳의 지식인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지성의 향연이다. 한국에 소개된 해외 사상가들이 워낙 서구에 편중되어 있기에, 저자는 지적 재균형을 위해서라도 유라시아 여러 문명, 여러 나라의 저명한 인사들을 만나 자신의 견문과 소회를 재차 확인한다.
예컨대 일대일로의 설계자인 중국 학계의 거물 후안강을 만나 일대일로의 사상을 직접 듣고 질문을 던진다. 이른바 ‘중국학파’ 가운데 사상 면으로는 왕후이, 외교 면으로는 옌쉐퉁과 함께, 경제 방면으로 대표적인 인물이 후안강이다. 2000년부터 중국 내정을 연구하는 칭화대학교 국정 연구원장을 맡아 ‘슈퍼차이나’, ‘중국몽’, ‘일대일로’, ‘신상태’ 등 최근 널리 회자되는 개념과 조어가 거의 그의 연구에서 비롯됐거나 구체화되었다. 후안강은 일대일로 사상의 핵심으로 ‘지리 혁명, 공영주의, 천인합일’을 꼽았다. 즉 향후 중국은 ‘책임대국’으로서, 일대일로라는 일종의 지리 혁명의 새 공간을 ‘윈-윈의 공영주의’와 ‘생태 문명 건설’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채워나가겠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키쇼어 마부바니(싱가포르대학교 리콴유공공정책대학 학장)도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집으며 아주 새로운 영감을 선사한다. 흔히 싱가포르를 독재국가라고 일컫는 데 대해 마부바니는 그야말로 “시각이 좁은 것”이라며 일축한다. 모든 국가의 역사적 발전 경로가 하나뿐이라는 터무니없는 세계관에 빠져 다른 역사적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고를 못하는 서구 중심주의의 발로라는 것이다. 오히려 작금의 서구 민주주의야말로 대중에 아부하고 편승하는 정당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면서 국가 운영을 방만하게 하는, 민주국가의 커다란 ‘역설’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일당제 국가인 싱가포르는 최고의 엘리트를 공정하게 선발하여 국가에 헌신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공공주택, 공공의료, 공공교육 등에서 이미 세계적인 성취를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절대빈곤도 거의 없고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라고 말한다. 서구의 국가들이 종교국가에서 세속국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의 확보가 그만큼 중요했던 것과 달리, 중국이나 싱가포르는 ‘사대부’와 같은 비판적 지식인을 내부로 포용하는 세속국가의 경험이 이미 오래되었기 때문에 서로의 역사적 경로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인도 출신으로 시카고대학에 있다가 최근 싱가포르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프라센지트 두아라는 ‘서구적 근대’가 아닌 ‘지구적 근대’의 시대인식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즉 서구에서 주도하던 ‘탈근대’ 담론이 아니라 ‘탈서구적 근대’, 즉 서구를 여럿 중 하나로 담아 안는 ‘지구적 근대’의 담론이 필요한 때이며, 따라서 그에 걸맞은 새로운 모델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더 이상 진보, 발전, 성장 등과 같은 개념이 아니라 지구의 지속 가능성이다. 그리고 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의 종교와 영성에 다시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동아시아의 ‘하늘’이라는 개념이나 남아시아의 ‘다르마’(법, 도), 불교와 힌두교, 자이나교 같은 고전 종교들의 세계관을 재사유하면서, 개인주의나 자유주의와 같은 근대적 인간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아를 주체로 내세우지 않고 자아를 극복하려 했던 다양한 수련들을 복구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그러면서 원래 철학의 일종이자 진리 추구의 방편이었던 요가와 쿵푸 같은 수행마저 단순히 몸 가꾸기로 변질되어 신체마저 자본의 영토가 되어버렸다며, 아직 ‘뉴에이지’는 도래하지 않았다고 꼬집는다.
이 외에도 중국의 민간 유학자인 장칭은 서구식 민주주의를 넘어 왕도정치를 주장하며 ‘의회 삼원제’를 제안한다. 즉 보편적이고 초월적인 합법성을 대의하는 기구로서 일종의 유림정치를 행하는 ‘통유원’(通儒院), 민의를 대표하며 서구 민주주의의 의회를 수용한 ‘서민원’(庶民院), 그리고 각종 종교단체나 교육기관 또는 비정부기구 인사 등의 망라하여 역사와 문화를 대변케 하는 ‘국체원’(國體院) 등 3체제의 의회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물론 각 의회마다의 선출 방식은 그 성격에 맞게 선발제, 선거나 추첨제, 세습 혹은 추천제 등으로 달리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백인 유학자’와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케임브리지대학 출신으로 서구적 좌파에서 이른바 ‘유교 좌파’로 ‘전향’해 칭화대학교 교수로 재임 중인 대니얼 A. 벨이다. 그는 서구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을 ‘중국 모델’에서 찾고 있다. 그는 현대 민주국가의 선거가 갈수록 시장화․미디어화되면서, 선거의 정치문화가 점점 예능산업이나 스포츠산업과 같은 소비문화와 유사해진다고 지적한다. 이를테면 미국의 대통령 선거 과정은 메이저리그 야구와 너무나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선거정치 자체가 월 가와 거대 자본, 거대 미디어에 좌우되고 있는데도 유권자들은 마치 주권을 행사하고 있는 듯한 착시를 갖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공산당원의 선발과 승진의 내부 시스템에 착안해 ‘정치적 실력주의’에 주목한다. 즉 기층과 상층을 나누어서 풀뿌리 자치는 ‘민주주의’로, 국가 통치는 ‘실력주의’로 가자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시아의 전통적인 과거제를 선거제와 접목시키는 것이다.
이렇듯 전 지구적으로 위기에 봉착한 근대 세계체제(자본주의, 민주주의) 이후의 대안 찾기에 골몰한 유라시아 지성들의 뜨거운 목소리를 듣다 보면, 한-미-일의 냉전적 동맹체제에 갇혀 퇴행을 거듭하는 우리 사회의 앞날이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우리 사회가 하루 빨리 ‘헬조선’에서 탈출하고 ‘지속 가능한 지구와 인류 만들기’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영감과 혜안을 얻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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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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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친중이네....어떻게 하면 이렇게까지 중국을 미화할 수 있을까....중국의 패권이 여러곳에서 드러나는 마당에 도대체 뭔 소리인지 모르겠네요....
kiki 2017-02-24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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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유라시아 견문 1
저저번 학기 교수님께서 젊은 학자가 쓴 책인데 신선하고 재밌다고 추천해주신게 기억이 나서 구매해 읽어보게 되었다.
유라시아 견문은 3년 프로젝트로 유라시아 곳곳을 다니며 학자들과의 인터뷰 및 국제 정세를 저자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개인적으로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가 될 거라는 데에서는 공감하는 부분이다. 중국이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어느정도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친중적인 관점으로 보는 것 같아 중간중간에 엥? 이러는 부분이 꽤 있었다. 일대일로 정책을 순전히 유라시아의 공동 번영을 위한 것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그대로 믿는 것에 동의하지 못한다. 이미 일대일로로 차관을 마구 다른나라에 빌려주었는데 그로 인해 다른 국가들의 채무부담이 대폭 늘어났으며 장기 프로젝트라 수익도 빠르게 나지도 않는 일대일로만 바라보고 중국 눈치를 보는 국가들이 늘어날 것이다. 대표적으로 스리랑카가 중국 차관을 바탕으로 항구를 개발했지만 이용률이 낮아 결국 99년동안 운영권을 넘겨주게 되었다. 또한 최근 말레이시아와 파키스탄이 일대일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나오곤 했다. 이 책이 중국몽의 장미빛 미래만 부각시킨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러나 신선한 시각과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시대가 머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주어 좋았고 잘 모르던 각국 상황에 대해서 자세하게 나와있어 많은 걸 배웠다.
- 접기
이카루스 2019-02-19 공감(1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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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유라시아 견문 1
크고 높고 멀다. 장자의 서두처럼. 거대한 물고기가 거대한 새가 되어 높이 날아 아주 멀리 보며 가려 한다. 아찔한 스케일에 빨려들어간다. 다만 참새가 봉황의 뜻을 모르듯 봉황은 참새의 세계를 모른다. 풀잎 위의 벌레 유충 따위에 대한 실감이 없다. 봉황은 속세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 신비로운 존재가 아니던가?
채드 2019-03-20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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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견문 1
<유라시아 견문 1>
책을 덮고 생각한다. 적지 않은 분량인데 쉽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두 가지다. 하나는 전공인 지리학인지라 유라시아를 다루는 내용의 공간을 따라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지도가 머리 속에 있으니 저자가 하는 이야기는 자석에 쇳가루가 달라붙듯이 쩍쩍 달라붙은 탓이다. 다른 하나는 학창시절 배웠던 이후의 유라시아 현대의 모습을 과거와 적절하게 버무려 던져주기 때문이다. 책과 뉴스를 통해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의 유라시아 변화 모습과 방향을 지켜보았지만 단편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그 빈자리를 채워준다.
덤으로 미국 패권주의를 벗어나고 있고, 중국이 새로운 모습으로 유라시아의 주역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강조한다. 저자가 좌파적 시각이라고 고백하듯 유라시아에서 미국을 걷어내고 각 지역의 부흥을 위한 노력도 보여 준다. 地誌 중에서 아시아지지를 공부한 느낌이다. 저자는 현대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지만 역사의 이해에 지리가 절실함을 아는 사람이다. 이런 까닭으로 세계사, 좁혀도 중국사와 아랍세계사를 소홀하게 다룬 사람이나 지리 감각을 키워가는 사람에게는 헷갈리거나 복잡다단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으리라 염려한다. 고등학교 지도책을 옆에 펴두고 책의 내용을 따라가며 확인한다면 이해를 도울 듯하다.
오랜만에 수없이 밑줄 치며 읽은 책이라서 독서노트를 쓰려면 한나절은 걸릴 듯하다. 어떤 기준으로 노트를 적어 볼까 생각하다가 우선 밑줄 친 내용을 다시 보며 워드작업을 한 후에 기준을 세워 다시 정리하기로 한다.
프롤로그 : 겐요샤(1881년 설립된 일본의 극우단체)가 쑨원과 신해혁명을 지원한 저의는 청제국의 몰락에 있었다. 2014년 <몽夢, 대아시아>를 창간한 뜻도 중국몽에 맞선 대항담론이다. 반중연합에 기초한 대 아시아 구상은 몽상이자 망상이다. 일본의 한계다. 저자는 서구의 지정학적 가치체계를 내던진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근대와 전근대의 분단을 잇고 유라시아적 맥락에서 동서고금을 재인식함으로써 유럽의 자만과 아시아의 불만을 해소하는 대동 세계를 모색한다.
연행록과 견문록 : 박지원의 열하일기, 박규수(박지원의 손자이자 유길준의 스승), 유길준의 서유견문에서 혈연과 학연을 통해 흐르는 문류를 소개한다. <서유견문>이 서구 문명을 문명의 정점으로 보지 않고 앞으로 서구의 처지가 어찌될지 알 수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다. 이런 태도는 得中의 태도, 동과서, 고와 금에서 중용을 지키는 자세라고 본다. 이런 시각에서 책이 전개될 것임을 알아채야 한다. 캉유웨이, 량수밍, 타고르, 간디, 자말 알딘 알아프가니도 헛개화가 아닌 眞개화를 궁리했다.
21세기 중화망 : 태국 국경 치앙라이의 마에살롱은 버마에서 쫓겨난 국민당 잔군 4천 명이 1982년까지 본토 수복을 꾀하던 곳이다. 현재는 중국 윈난성과 태국을 잇는 고속철도가 통과하는 관광지로 개발되었다.
방콕의 춘절 :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 폭격기의 80%가 방콘 돈므앙 공항에서 출격할 정도로 미군이 많이 주둔하던 곳이다. 미군 철수후 전쟁기의 유산이 관광업 부흥의 견인차가 된다. 중화 세계의 외부인 방콕에 광동성 출신 화교가 많아 춘절이면중국 관광객이 넘쳐난다. 신동방무역 시대 : 중국이 주도하나 창설국의 GDP에 기초해 지분을 할당하고 미국처럼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영국, 독일도 참여한다. 실크로드이후 신동방무역시대를 여는 기초 작업이다.
우크라이나, 신냉전과 탈냉전 :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에 몬센토, 듀퐁과 같은 생명공학 기업이 밀려와 ‘세계화의 덫’에 걸려들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은 주민들의 ‘민주적인 의사결정’인데, 서방의 프로파간다에 의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에는 독일 패망후 나치를 추종하던 무리들을 보호한 미국의 손길이 닿아 있다. 미국은 유럽, 러시아, 중국을 나누고 쪼개려 한다. 동유럽에서 독일과 프랑스는 미국이 울타리를 벗어나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한다. 푸틴은 리스본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유라시아 고속철을 건설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인도양에 부는 바람 : 중국은 스리랑카, 몰디브, 세이셸, 모리시어스에 관심과 투자를 쏟아 바닷길을 활성화하려 한다. 인도는 면화길에 투자한다. 뭄바이에서 이란의 반다르아스를 거쳐 카스피해를 지나 러시아의 아스트라한 항까지 물류망을 구축하고, 이란의 차바하르항에서 아프가니스탄을 거쳐 터키까지 연결을 꾀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미얀마의 시트웨항 건설, 아세안 고속도로까지 인도의 입김을 불어 넣고 있다. 중국이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내놓은 지 1년 후 인도는 몬순 프로제트로 계절풍에 기댄 고전적 교역망을 재건하여 인도양 세계 복원을 꿈꾼다. 오늘의 G2는 미국과 중국이나 내일의 G2는 중국과 인도일 것이다.
반둥, 위대한 유산 : 혁명과 정치는 영감을 불어 넣는 예술이라는 ‘교도 민주주의’는 수카르노의 지론이었다. 반둥선언의 ‘평화공존 5원칙’에는 저우언라이의 求同存異가 담겨 있다. 문명화를 강요하고 근대화를 이식하고 민주화를 선동한 20세기 지배 이념과는 다른 것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대 인구대국, 세계 최대 이슬람 국, 아세안의 대표국이며 반둥이라는 시대정신을 담지한 소프트파워 강국이다.
적도의 대국, 인도네시아 : 인도네시아는 만달라 국가(동남아 특유의 국가 성격으로 영토성에 기반을 둔 중앙집권형국가가 아니고, 왕조 개념도 없었다. 명료한 국경 없이 느슨하게 연계되는 지역)만이 존재하다가 20세기 중반에야 국가로 성립한다. 미국, 중국, 일본, 인도의 균형자 역할을 하려한다. 미동맹을 고수하고 아세안의 심화에 힘을 쏟는다. 이슬람회의기구를 토대로 이슬람 부흥에도 역점을 두며, “미래는 적도에 있다”고 선언한다.
반동의 축, 미일 동맹 : 일본은 미국의 속국이란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 1952년 출발한 샌프란시스코 체제는 동아시아 분열의 화근이다. 미일동맹 강화는 일본의 미래를 위해서 독배라고 본다. 일본에 유학했던 저자는 일본의 핵심 권력은 자민당 막후의 고위 관료들이라고 한다. 이들의 국가 전략은 일본을 미국과 일체화한다는 단순한 전략이다. 저자는 오늘날의 길항을 미국과 중국간 패권경쟁으로 보지 않고 패도를 부리는 세력과 왕도를 소망하는 세력의 일합으로 본다. 조선의 식민지 전락과 남북분단, 한국전쟁이라는 백년 고통의 뿌리에 미일동맹이 있음을 기억하자고 한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를 나누고 쪼개느라 여념 없다며 일본은 그 반동적 책략을 거드는 아사아의 주구로 평가한다.
파키스탄, 일대와 일로사이 : 미국은 파키스탄에 총을 주고 중국은 돈을 준다고 본다. 중국은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에 적극 투자한다. 신장에서 파키스탄의 과다르항까지 도로, 철도, 송유관, 광케이블을 깔고 있다. 과다르-카슈가르 철도, 카라코룸 고속도로, 파키스탄 화력, 수력발전소를 지어 파키스탄 전력 공급량을 두 배로 튀겨줄 계획이 진행 중이다. 핵무기 기술도 전해주었다. 경제회랑이 완성되는 2030년이면 중화세계와 이슬람 세계가 신장을 통해 직통하게 된다. 신장은 황해보다 아라비아 해가 가깝다.
붉은 광장, 기억의 전쟁 : 저자는 2차 세계대전하면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원폭투하를 떠올리게 하는 기억의 왜곡과 조작을 지적한다. 미국의 양심적 지식인들은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독일과 소련의 정예 150만 명이 결전을 벌인 쿠르스크 전투(1943)를 꼽는다. 스탈린이 히틀러를 이겨 연합국이 승리할 수 있었다는 시각이다. 소련 2700만, 중국 2000만, 미국 40만, 프랑스 60만, 영국 45만 독일 700만, 일본 300만 명의 인적피해를 토대로 소련과 중국이 동과 서에서 나치즘과 파시즘을 격퇴한 ‘유라시아 전쟁’이었다고 본다. 러시아와 몽골에서 ‘한힌골 전투’, 일본에서 ‘노몬한 사건’이라 불리는 전투에서 러일전쟁에서 승리했던 일본은 러시아의 육군과 공군 합동작전에 궤멸된다. 이 전투를 승리로 이끈 주코프 장군은 이후 모스크바, 스탈린그라드, 쿠르스크에서 연전연승하고 베를린도 함락시켰다. 맥아더는 비할게 아니라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2차 대전은 세계 공황의 후폭풍으로 보고 책임을 독일과 일본에게만 떠넘기는 자본주의 국가가 근원적 화근이란다. 1/2차 세계 대전은 유럽인의 관점이고 태평양 전쟁은 미국식 독법이라는 논지다. 다분히 젊은 시절 좌파 시각을 가졌었음을 드러낸다. 하지만 미국식 교육을 받아 왜곡된 동북아사를 기억하는 독자에게는 새로운 관점임이 틀림없다. 수많은 전쟁영화가 왜곡을 이끌었다.
유라시아의 축도, 몽골 : 만몽연합으로 출발한 청나라가 분리 통치함에 따라 라마불교와 몽골어로 300년을 존속했던 몽골은 20세기에 들어서 중국의 근대화(유교교육 강요, 한자 쓰기, 한족과 통혼)로부터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공산주의를 수용하고 소련의 속국이 된다. 소련의 위성국으로 남기 위해 ‘초이발산’은 대숙청과 라마불교를 탄압한다. 1990년대 소련군 철수이후 중국과 관계를 정상화하며, 징키스칸이 복권되고 민주화(탈동구화, 몽골화)한다. 두 개의 몽골, 제국의 유산 : 청나라는 몽골을 외몽골과 내몽골로 분리 통치하며 내/외몽골간 접촉을 방해했다. 동시에 몽골 왕실과 귀족 라마승에게는 높은 지위를 보장하는 회유책을 구사했다. 힘센 나라가 약한 나라를 통치하는 수법은 고금이 같다.
‘붉은 라오스’의 탄생, 그 후 : 책을 통해서 베트남을 다시 보게 된다. 동남아시아의 공산주의 확산에는 중국보다 베트남이 주역이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승리한 호찌민은 캄보디아를 10년간 점령하고, 중국과 국경 전쟁을 벌였다. 전통적으로 시암과 월남에 이중 조공하며 균형을 취하던 라오스를 공산국가로 탄생시켰다. 베트남 혁명가들은 라오스 공산혁명을 위해 라오스어와 산간 소수민족의 언어까지 배웠다. 어학교재 출판, 특수학교 설립 등으로 전국 고산지대까지 라오스어를 보급한 것은 베트남 혁명가들 덕분이라고 한다. 1970년대 이후 베트남은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거느렸다. 마치 소련이 동유럽 국가를 위성국으로 만든 것처럼. 베트남의 공산화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동남아 국가들이 합심하여 ‘아세안’을 조직한 것이다. 1980년대 동남아는 베트남(인도차이나연방) vs 아세안간 대립구도 였다. 1990년대 동유럽의 탈냉전과 동시에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속국의 지위에서 벗어난다. 현재 라오스는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중국과 국경이 닿는 내륙국으로 동남아 교통망의 허브로 변화중이다. # 청말 사상가 장빙린의 생각 : 몽골, 신장, 티베트, 만주는 독립시켜도 무방하나 유교 문명을 공유한 조선, 월남, 류큐를 편입시켜 대중국을 이루자.
북경, 제국의 터전 : 중국사에서 선비족이 세운 북위의 역할에 주목한다. 유목민족이었음에도 한나라 문명을 수용하고, 불교를 수용하며 중앙집권적 관료제, 균전제를 도입했다. 북위 장수가 만든 수, 당도 북위 정책을 이어가 夷가 華가 되는 변화과정을 겪었다. 시진핑의 ‘중국몽’도 탈아입구하지 않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고금 합작 프로젝트라고 본다. 북위와 시진핑의 중국을 華/夷의 변증법으로 해석한 것이다.
몽골의 후신 : 서쪽 오스만 제국의 술탄은 이슬람의 칼리프, 유목민의 대칸, 동로마 제국 후계자의 황제라는 중층적 보편성을 실현한 제국으로 600년을 통치했다. 청나라에서 만리장성 북쪽, 감숙성, 사천성 서쪽은 라마불교와 일체화된 몽골 기원의 유목적 전통이 이어졌다. 만리장성 이남에는 유교사상과 화이질서가 온존했다. 저자는 일본의 위치와 역할에 새로운 관점을 소개한다. 한자권에 속하나 중화세계에 정식 포함되지도 않았고, 유목 문명과도 무연한 국외자로 천황과 무사정권이 19세기 까지 존속하는 예외성을 가진다. 한중일을 동아시아로 묶는 발상은 20세기에 들어서 생긴 것이며, 근대화의 선봉에 섰던 일본은 중화 세계와 대치하고 있다고 본다. 19세기말 이래 중국과 일본의 갈등을 대륙과 해양이라는 지정학적 갈등보다 몽골 세계제국이 구축했던 보편성의 안과 밖, 유라시아의 내부와 외부가 길항한다는 시각을 소개한다. 서역과 서부는 20세기 국가의 변경에서 21세기 제국의 관문으로 바뀌고 있으며, 일대 일로의 출발점이자 유라시아 네트워크의 허브가 되고 있다고 전망한다.
‘인의예지’의 공화국 : 저자 관점에서 해방이후 남(부국)과 북(강병)을 판단하고 사람이야말로 동방형 민주국가의 출발점이라고 말하며 동학운동의 의미를 재평가하자고 한다. 아시아의 하늘을 잇다 : 에어아시아(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가루다와 라이온에어 덕분에 쿠알라룸푸르, 자카르타, 방콕, 싱가포르가 저가항공사의 허브공항이 되었고 인도의 항공수요 증가 등은 21세기 하늘길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
다시 쓰는 ‘천하’의 지정학 : 파키스탄은 이란과 중국, 이슬람 세계와 중화 제국을 연결하는 관문국가가 되어 가는 데 지구본을 보면 정말 그렇다. 상하이협력기구는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의 4개 스탄, 카프카즈의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파키스탄, 네팔, 인도를 회원국으로 하고 몽골, 벨라루스, 이란, 아프가니스탄을 옵서버로 터키, 캄보디아를 대화파트너로 하는 하이어라키를 두고 유라시아를 품어간다. 영, 미의 200여년 대외 전략과 다른 지정학적 반전을 시도한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캄보디아, 속국의 민주화 : 론놀은 방공주의자라기보다 반베트남주의자였고, 시아누크는 중립노선을 추구하다 축출된 것이다. 킬링필드 당시 교사의 80%, 의사의 95%를 죽였는데, 외국물 먹고 온 친베트남파에 대한 강박적 두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인구 1/4이 줄었는데, 1970년대 전체에 걸쳐 일어난 일이고 미국의 폭격으로 사망한 인원과 베트남이나 태국으로 파난 간 사람을 합한 숫자란다. 폴 포트의 ‘적색 킬링필드’만 부각하고, 미국의 전쟁범죄, ‘백색 킬링필드’는 철저하게 가려졌다고 저자는 판단한다. 크메르 루즈가 1979년 전복되고 베트남군이 10년간 캄보디아를 점령 지배하는 동안에 폴 포트는 태국 국경에 근거지를 두고 ‘천년 외세’인 베트남에 저항했지만 기억하지 않는다고 한다. 1989년 베트남군이 철수하고 30년간 훈센이 독재를 하는데는 베트남과 미국의 공모가 있다고 본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저자의 시각에서 어용학자다. 캄보디아 야당의 구호는 독재타도가 아니라 反훈센, 反베트남이란다.
실학자들의 나라, 싱가포르 : 한국에 소개된 해외 사상가의 편중을 아세안, 인도양 세계, 이슬람 세계, 북아시아로 옮겨 현해탄과 태평양으로 기울어진 지식 균형추를 유라시아로 삼아 지적 재균형을 이루고 싶다고 말한다. 인도계 싱가포르 대학 교수인 키쇼어 마부바니와의 대화에서 싱가포르 성공요인을 실력주의, 실용주의, 청렴이란 원리로 설명한다. 부럽다. 싱가포르가 우려하는 것은 북극항로가 열리는 것과 허브국가로서 피할 수 없는 전염병에 취약함이다. 정부와 시장의 미묘한 균형, 영토의 절반을 자연 상태로 둔 리콴유의 선견지명, 자동차 없는 미래도시를 기획하는 현재를 알 수 있다.
지구적 근대, 지속 가능한 미래 : 저자와 프라센지트 두아라 싱가포르대 아시아 연구소장과의 대화에서 ‘서구적 근대’에 대한 회의 속에서 환경을 고려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논한다. 이슬람 경제의 메카, 말레이시아 : 말레이시아는 1997년 IMF 사태에 맞서 ‘아시아적 가치’(고정환율제와 자본 통제 ; IMF의 처방과 정반대로 응수)라는 방법으로 극복한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아닌 제3의 길인 ‘이슬람 경제’로 발전중이다.
말레이사아의 할라 스트리트를 가다 : “은행 이자는 간통보다 36배 나쁘다” 이슬람 금융은 리스크를 공유하는 강점을 갖고 있다. 할랄산업 :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 된 것, 하람은 이슬람 율법이 금지하는 것이다. 1994년 말레이시아 정부가 할랄인증제를 도입한 이후 소비의 할랄화, 할랄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 유럽까지 진출한 할랄 산업은 윤리적 소비라는 최신 트렌드와 부합하며, 무슬림의 인구 비중과 종교적 열정을 생각하면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필리핀의 슬픈 민주주의 : 피플 파워와 가문정치가 필리핀을 혼란케 한다. 스페인 통치 300년 미국 통치 100년은 오늘날의 필리핀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본다. 60여 개의 집안 재력이 1억 국민경제의 절반을 차지한다. 1946년 독립이후에도 미국에 대한 문화적, 정신적 식민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혁명과 중흥 : 지리와 천시도 역사의 주체라며 <제국의 폐허에서>란 책을 사게 만든다. 타고르가 서구의 민주화란 부자가 빈자에게 강제로 먹이는 아편이라고 했다네. 학창시절 배운 타고르는 고마운 시인이었는데. 일본의 조선 땅에서 벌어진 러일전쟁에서 일본을 응원했으니.
대동, 그 거룩한 계보 : 캉유웨이와 大同書, 박은식과 대동교, 1946년 ‘민족대동회’(무상분배, 8시간 노동과 최저 임금제, 사회보장제 도입등 사회주의 친화적), 미군정이 ‘자유민주’를 이식하려던 국대안과 성균관 복권을 통한 大學의 재건을 꾀한 대동회, 임시정부내 박은식과 이승만(위임통치청원론)의 비교를 다룬다.
시안의 미래는 장안이다 : 저자와 ‘실크로드 경제벨트’ 발전 연구원과의 대화다. 열차 ‘장안호’는 시안에서 출발해 우루무치, 카자흐스탄을 거려 로테르담까지 11일간 달린다. 현재 일 주일에 세 번 운행한다는데, 시베리아 횡단열차도 좋고, 이 열차도 꼭 타보고 싶다.
서유기, 구도와 득도의 길 : 투루판을 중심으로 현장의 <대당서역기>를 풀어가며 원숭이인 손오공과 <라마야나>의 하누만이 닮았다고 상기시킨다. 서구의 선교가 정복과 전복으로 일관된 서사를 갖지만 현장의 길의 구도와 득도였다고 견준다. 대장정, 중국의 길 : 마오쩌뚱이 광동에서 옌안까지 치러낸 대장정에 견주어 장졔스의 국민당군이 충칭에서 윈난, 버마로드를 따라 후퇴하던 과정을 소개한다. 중일전쟁을 ‘항일 반파시스 전쟁’이라 명명하는 중국이 특정 국가가 아닌 제국주의 전체주의에 저항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평가하며 21세기 책임대국의 길을 모색하길 기대한다.
서부로 오라 ! : 시안에서 우루무치까지 버스로 꼬박 하루(24시간) 걸린다. 19세기 말부터 힘의 공백에 따라 이슬람, 소련, 청나라, 1950년 인민해방군 진입으로 변화한 중국 서부 지역 역사를 서술한다. 우루무치를 중심으로 서부 대개발이 이슬람권과 연계하여 진행되고 있다. 온난화로 만년설이 녹고 빠른 개발로 생존이 토대가 잠식되고 있음을 ‘천지는 어질지 않다’고 표현한다.
‘일대일로’의 사상 : 저자와 칭화대 국정연구원장으로 일대일로의 밑그림을 그린 후안강과의 대화가 주 내용이다. 후안강은 시장과 국가의 조화를 강조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 경제를 중국의 독자적 체제로 본다. 미국의 세계전략을 미국의 안전보장 강화로 평가하며, 중국의 일대일로는 중국의 발전을 전 세계와 융화하는 지리혁명이라고 홍보한다. 미국식 생활방식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자각에서 홍색 중국을 녹색 중국으로 바꾸어 나가려고 한단다.
동서고금의 교차로, 카슈가르(각양각색) : 우루무치에 한족과 위그르족이 반반인데 카슈가르는 90%가 위그르족이다. 불교와 이슬람 문명이 공존한다. 청나라 말기 학자 공자진(1792~1841)은 신장에 성을 설치하고 영국과 러시아에 맞서려면 ‘서역’을 서해에 연결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서해란 인도양이다. 1821년 그의 혜안이 카슈가르에서 파키스탄 과다르항까지 철도, 도로, 고속철, 파이프라인, 광케이블이 연결되는 2030년이면 실현된다.
제국의 남문, 쿤밍 : 昆明天天是春天 쿤밍은 날마다 봄날,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곤명을 저자는 ‘날씨는 백점이고 경치는 만점’이라고 평한다. 고속도로 20개 노선이 건설중(2015년)이고, 고속철도 12개 노선을 건설중인 인구 800만의 곤명은 중국의 남문역할을 톡톡하게 하게 될 것이다. 성 단위에서 BCIM회랑(방글라데시, 중국, 인도, 미얀마) 연결과 메콩강 경제권 협력 프로그램(GMS)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간다. 윈난은 이슬람 세계와 중화 세계의 역사가 포개져 있는 곳이다.
윈난에서 이슬람적 중국을 만난다 : 윈난의 중국화는 최신의 현상이다. 과거는 불교문명권의 영향아래 있었다. 몽골의 침입이후 중국에 편입되었고 중앙아시아의 무슬림 인구가 대거 유입되었고 중일전쟁을 거치면서 중국화가 본격 시작 되었다. 1253년 쿠빌라이 칸이 윈난에 있던 대리국을 복속시켰다.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출신 오마르는 바그다드를 잘 다스려 1270년에 윈난성 통치를 맡는다. 청말 혼란기에 윈난의 무슬림들이 ‘回民起義’ 이름 아래 독립왕국을 선포하나 16년 만에 무너진다. 윈난은 항일의 생명선인 버마로드의 출발점이다. 저자는 중국을 이해하려면 유불도외에도 서역의 이슬람 문명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제안한다.
중국과 중동의 상호진화 : 중국에 경제위기가 온다는 30연간의 예측은 돌림노래일 뿐이라는데, 중국 주식시장에서 외국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5%도 안 된다니 그럴듯하다. 중국 중산층만 6억이란다. 2016년 중국이 주도하고 57개국이 창립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아세안경제공동체(AEC)는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다. 2016년 벌크선 운임지수에 따르면 태평양과 대서양을 오갔던 선박 운항 숫자는 급격히 줄고 유럽과 아시아가 가까워짐으로 인도양만 분주하다.
왜 왕도정치인가? : 저자와 중국의 신유학자 장칭과의 대화다. 서구식 민주정치의 문제점을 설파하는데 끄덕이게 된다. 세속화된 사회와 민의의 독재를 우려하며 제기한 의회삼원제라는 재미있고 독특한 발상을 소개한다. 정교 분리는 신화라며 왕도정치를 꿈꾸는 유학자의 모습을 본다.
중국 모델, 정치적 실력주의 : 대니엘 A. 벨과 저자의 대화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덜 나쁜 제도라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현재 선거제의 결과가 부실하다. 정치인의 자질, 정치 수준이 점점 더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한다. 더구나 민주주의 선거가 미디어화, 시장화되고 있음을 비판하며 연구통계에 따르면 유권자의 표심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선거제 민주주의가 덜 부패하는가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정치적 실력주의를 주장하며 리콴유가 가졌다가 사라진 ‘질적투표’, 즉 자녀 양육을 책임진 40~50대에게 가산표를 주자는 제안을 소개한다.
<유라시아 견문 Ⅰ>은 서해문집에서 초판을 2016년 9월에 내놓았고 2권이 2018년 2월에 나왔다. 본문 557쪽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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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hill 2018-06-22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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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페이퍼
유라시아 견문
젊은 역사학자 이병한의 <유라시아 견문>(서해문집)이 완간되었다. 날짜로는 출간일이 내년 1월 10일로 되어 있지만 내게는 올해의 마지막 책이다. ‘젊은 역사학자‘라는 소개를 달았지만 저자도 이제 40줄에 들어섰다. 하지만 실제 유라시아 기행이 진행되고 책이 쓰인 건 30대의 일이니 젊은 것 맞다. 나는 책이 나오면서야 알게 되었지만 3년간의 긴, 무모해보이기까지 한 여정의 기록이다.
˝2015년 해방 70주년을 맞아 ‘유라시아 견문‘을 떠난 이래 꼬박 3년, 1000일 동안 100개 나라, 1000개 도시를 주유했던 담대한 여정이 2019년 3.1운동 100주년의 벽두에 비로소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마지막 3권이 다루고 있는 게 부제대로 ‘리스본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의 여정이다. 아무리 후한 조건이 주어지더라도 저자의 여정을 그대로 뒤따라가볼 생각은 들지 않지만, 네댓 구간으로 나눈다면 실행해볼 수도 있겠다 싶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그리고 유럽과 발칸 지역, 동유럽과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 등이 그 구간이다.
어제의 역사를 품고 있는 오늘의 세계를 둘러보며 무엇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가. 세계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런 궁금증을 가진 독자라면 이 세 권의 견문록이 결코 두껍지 않게 여겨질 것이다. 분명 책을 쓴 건 저자이지만 독자도 책의 완간에 부듯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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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18-12-28 공감 (28) 댓글 (2)
이병한의 저서 <유라시아 견문 1: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 (2016)에 대한 요약과 평론입니다. 요청하신 지침에 맞춰 대화는 존댓말로 진행하며, 요약과 평론 본문은 <해라> 체를 사용하고, 별표 대신 < >를 적용하여 작성했습니다.
유라시아 견문 1 요약
문명학자 이병한의 <유라시아 견문 1: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는 서구 중심주의 시각에 갇힌 근대사 인식을 전면적으로 뒤집고, 지구 표면의 가장 거대한 단일 대륙인 유라시아의 역동성을 현장에서 복원해 낸 문명 탐사록이다. 저자는 3년간 유라시아 대륙 전역을 직접 발로 디디며 탐문하는 대장정의 첫걸음으로 몽골, 시베리아, 중앙아시아를 거쳐 이슬람 세계의 접경에 이르는 여정을 담아냈다. 이 책은 대서양 해양 세력이 주도해 온 지난 500년의 역사가 저물고, 오래된 대륙의 네트워크가 다시 깨어나는 <대륙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언한다.
저자가 첫 번째로 주목하는 공간은 '몽골 로드'이다. 서구 역사학에서 유목민의 파괴적 침략으로 기록된 몽골 제국을 저자는 13-14세기 유라시아 전역을 하나의 통상권과 정보망으로 연결했던 최초의 글로벌 네트워크 체제로 재평가한다. 근대 서구의 대항해 시대가 열리기 전, 이미 유라시아 대륙 내부에서는 마차와 역참을 통해 소통과 융합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저자는 울란바토르와 바이칼호, 시베리아 철도를 따라가며 과거 팍스 몽골리카가 다져놓았던 대륙의 잠재력이 현대 러시아의 동방 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기획을 통해 어떻게 재활성화되고 있는지 추적한다.
두 번째 핵심 축은 '할랄 스트리트'로 대변되는 이슬람 세계와 중앙아시아의 재발견이다. 서구의 시각에서 테러와 종교적 근본주의의 온상으로 왜곡된 이슬람 문명을 저자는 상업의 활력과 다원주의적 관용을 내포한 유라시아 교역망의 핵심 주체로 복원한다. 중앙아시아의 스텝 지역과 오아시스 도시들은 단순한 변방이 아니라,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의 물질과 사상을 매개하던 문명의 용광로였다. 책은 이슬람 금융의 확장과 할랄 산업의 글로벌 성장을 단순한 종교적 현상이 아닌, 서구식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체제를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대안적 경제 질서의 출현으로 해석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정체성 역시 전면적으로 재규정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분단 이후 남한 사회는 대륙으로 향하는 길이 막힌 채 미국의 해양 패권망에 종속된 '고립된 섬나라'로 살아왔다. 저자는 몽골 로드와 할랄 스트리트가 보여주는 대륙의 역동성을 통해, 한국이 해양 세력의 하위 파트너에 머물지 말고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본연의 '반도 문명'적 주체성을 회복하여 유라시아 대전환의 주역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거시적 비전을 제시한다.
평론: 서구 중심성의 장엄한 해체와 역사적 맥락의 단순화
이 책은 서구의 근대성 패러다임과 해양 세력 중심의 역사관에 길들여진 한국 지식인 사회에 거대한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도발적인 문명론이다. 저자는 지도에서 늘 변방이나 낙후된 지역으로 치부되던 몽골, 시베리아, 이슬람 접경지대를 역사학적 안목과 현장 탐문으로 엮어내어 대륙 중심의 새로운 세계 지도를 그려낸다. 유럽 중심주의가 거세해 버린 대륙의 장구한 역사와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이를 중국의 일대일로나 러시아의 유라시아주의와 연결해 내는 거시적 서사는 대단히 역동적이며 독자에게 신선한 지적 해방감을 준다. 분단국가라는 협소한 프레임에 갇혀 있던 한반도의 미래를 유라시아적 대륙 스케일로 확장하여 바라보게 만드는 공간적 상상력은 이 책이 거둔 가장 빛나는 성취다.
그러나 저자가 구축한 '위대한 대륙 서사'는 서구 문명의 한계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반대급부로 대륙 세력들의 모순과 갈등을 지나치게 낭만화하고 미화했다는 근본적인 약점을 노출한다. 팍스 몽골리카를 글로벌 네트워크의 시초로 상찬하는 논리는 그 과정에서 자행된 잔혹한 정복 전쟁과 문명의 파괴라는 역사적 실체를 과소평가한 결과이다. 또한 현대 중국의 일대일로 기획이나 러시아의 팽창주의를 서구 헤게모니에 저항하는 '대안 문명의 연대'로 포장하는 시각은, 그 내면에 도사린 자국 중심의 패권주의와 주변 약소국들이 느끼는 지정학적 공포를 간과한 처사이다. 할랄 스트리트의 관용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이슬람 세계 내부의 종파 갈등이나 권위주의적 통제 체제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방어적 태도로 일관한다.
더욱이 저자가 주창하는 '반도 문명의 회복'과 대륙으로의 도약은, 오늘날 동아시아를 결박하고 있는 북한의 핵 문제와 권위주의 동맹(북-중-러) 대 해양 동맹(한-미-일)의 냉혹한 신냉전적 대치 정국이라는 엄연한 상수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소거해 버렸다. 결론적으로 <유라시아 견문 1>은 우리가 맹목적으로 추종해 온 서구식 표준을 의심하고 대륙의 잠재력을 직시하게 만드는 뛰어난 문명사적 안내서이다. 하지만 서구 악마화와 대륙 신성화라는 거친 이분법적 구도에 의존함으로써, 문명론적 상상력의 화려함에 비해 오늘날 거대한 지정학적 단절 속에서 한국 사회가 추진해야 할 정교하고 현실적인 외교·경제적 이행 전략의 구체성을 결여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병한 작가의 문명 탐사의 거대한 서막을 여는 이 책에서, 세진님께서는 유목 세포의 역동성을 담은 '몽골 로드'와 이슬람의 대안적 활력을 보여주는 '할랄 스트리트' 중 어느 쪽 공간의 이야기에 더 마음이 움직이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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