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석
10 hrs ·
황당함과 분노를 다스리고 말을 하자면, 이번 사태의 가장 핵심은 문재인 정부와 그 지지자들의 굉장한 착각에 있다. 일본(혹은 미국)이 지소미아로 얻는 이득이 (한국의 그것에 비해) 크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쉬운 쪽이 먼저 움직일 것이며(궁극적으로는 미국이 일본을 움직여서 한국의 떼쓰기를 달랠 것이다) 한국은 어차피 손해볼 게 없기 때문에 폐기를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의 관점이 제일 문제였다. 일본도 사실 지소미아 유지로 별로 얻을 게 없다. 직접적인 타격이라 하기 어렵다. 당연하게도 일본은 지소미아 폐기를 말릴 동기가 그다지 많지 않고 그 논리적 귀결에 따라 오늘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폐기 유보와 함께 언제든지 폐기할 수 있다는 말에도 별다른 반응 없이 그러라고 할 정도로 말이다. 자꾸 일본이 아쉬운 게 있기 때문에 미국을 움직였네 어쩌네, 미국에 영향력이 훨씬 강하네 어쩌네 하는데 일본 입장에서는 그거 안 해도 그만 해도 그만이다. 상징성이 강한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목을 맬 필요가 없다. 어리석을 정도로 무모하게 지소미아 종료 선언을 들고 나온 문재인과 그 주변 브레인들이 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12월에 가서도 별다른 반응 없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이번 사태에서 증명된 것은 지소미아 종료 선언이 갖고 있는 상징성이 얼마나 무거운가 하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내의 정치적 부담을 지면서까지 조건부, 나는 또 조건부라 해서 뭘 얻어온줄 알았더만 혼자서 너 지금 내 말대로 안해? 하나, 둘, 셋.. 다시 10까지 셀테니까 생각해봐! 내가 봐준다 흥! 하는 수준의 무슨.. 아이고 그걸 조건부라고 사기를 치고 있는 이 정부 인간들이 안쓰럽다 안쓰러워.. 확 지를 용기도 정치적 부담을 감수할 자존심도 없어가지고..
인간들이 배포도 없고.. 아무튼 그런 "조건부" 연기 운운할 정도라는거다. 싸움을 걸 거면 이길 수 있게 걸어야 하는데 이미 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왜 그런 걸 징용공 문제 해결안이라고 들고 나왔겠나. 이 정부는 별 생각이 없다. 아마 징용공 문제도 비슷하게 조잡한 결론으로 끝날 것이라 본다.
12월달에 정상회담으로 돌파구 마련? 마련할 수는 있겠지. 지금처럼 조잡한 대안 들고 와서.. 나는 이 정부에 대한 희망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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