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프랑켄슈타인의 일상
프랑켄슈타인의 일상 - 생명공학시대의 건강과 의료
백영경,박연규 (지은이)밈2008-07-30
328쪽
152*223mm (A5신)
459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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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생명윤리에 관한 접근의 방식을 바꾸어보자고 제안하고, 우리사회와 구성원은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어떤 해결책으로 욕망하며 실험과정에 참여하고 소비하는지,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연결되는 전 과정을 조명한다. 페미니즘과 인류학이 축적해 온 통찰력과 성과에서 힘을 빌려, 생명윤리에서 일상의 윤리로의 문제설정을 제시한다.
목차
머리말 생명윤리에서 일상의 윤리로: 바이오테크놀로지와 페미니즘의 대화
서 문 바이오테크놀로지, 일상과 자유에 관한 질문
01 대리모: 누가 왜 문제 삼는가? 대리모 논의의 선정주의를 넘어서
씨받이에서 대리모로: 대리모의 의학적 정당화
저출산위기론과 “불임부부의 고통”
대리모에서 다시 씨받이로: ‘좋은’ 대리모와 ‘나쁜’ 대리모?
선정주의와 인도주의를 넘어서 일상의 세계로
02 의료관광: 지구화 맥락에서의 인도의 보조생식기술 상품화
인도의 보조생식기술
상업화와 상품화
성공률 부풀리기
눈속임 광고
보조생식기술과 성감별: 수익성 있는 사업
IVF에서 대리모로: 계약 시장
규제체계의 필요성
우려되는 악순환
03 장애ㆍ재생산ㆍ유연한 우생학: 유전학의 시대에 자기형성의 테크놀로지
유전학, 정체성, 이데올로기
사지연장술과 “유연한” 몸
표준화된 기술과 다른 몸 - “난쟁이 아기를 환영합니다”
산전검사는 나쁜 기술인가?
지성의 비관주의, 의지의 낙관주의
04 성장호르몬: 행복을 약속하는 약과 생물학적 시민권의 정치
150cm와 의료보험제도 - 낙인과 장애
187168과 ‘부모의 도리’ - 유전의 의미
성조숙증 - ‘정상적인’ 키와 섹슈얼리티
‘살게 하는’ 권력의 장에서 생물학적 시민권의 정치
05 감시 테크놀로지로서 정기검진: 자궁경부암검사와 유방조영술
역사와 감시 - 마녀사냥에서 정기검진까지
실험실의 진단기법에서 대규모 정기검진으로
정기검진이 질병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사진 vs 통계 - 방사선과 의사들과 역학자들의 싸움
여성들은 유방암과 자궁암 검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묻혀져온 질문 - 검진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06 ‘생명과학기술’과 ‘여성의 몸’: 위험한 개념들?
‘생명과학기술’의 위험성
‘여성의 몸’ 개념의 위험성
맥락을 만들어내기
제안 1: 생명과학기술을 '전문가'에게만 맡겨두지 말자
제안 2: 생명과학기술이라는 사회적 세계를 기록하라
제안 3: 생명과학기술의 단일체를 분해하기
제안 4: 이야기 듣기
07 생명윤리를 넘어서: 난자거래의 현실과 여성주의적 개입
한국사회에서 난자는 어떻게 거래되어 왔나?
한국에는 난자기증 문화가 있다?
일상화된 관행의 위험성
생명윤리에서 일상의 윤리로
08 "난자소송"에 이르기까지: 줄기세포연구와 여성인권
그녀(나 혹은 누군가)의 이야기
2005년 1월, 신화가 된 기술
난자기증 ‘운동’
누구나 하는 불임 시술
‘자발성’을 묻다
과학기술에 개입하기
09 문제는 바이오 경제: 윤리냐 경제냐? 건강이냐 부냐?
지구적, 지역적 혹은 국제적, 국가적
다른 신체조직 경제
거대한 제약 산업
생명에 대한 특허 반대- 또는 모든 특허 반대?
건강관리 서비스: 감당할 만한가? 접근 가능한가? 어떤 서비스인가?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무엇이 당신을 아프게 만드는가?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 - 바보 같은 바이오경제bioeconomy가 문제는 아니고?
무엇을 할 것인가
후주/참고문헌
접기
책속에서
생명과학기술이라는 개념이 가지는 주요한 위험성 중 하나는, 생명과학기술이 아무튼 사회적 삶 바깥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수용하게 되면, 생명과학기술을 전공한 극소수의 전문가 그룹만이 생명과학기술에 유용하거나 중요한 어떤 것을 말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워진다. 그래서 첫 번째 제안이자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제안은 다음과 같다: 생명과학기술을 ‘전문가’에게만 맡겨두지 말자. 물론 우리는 과학자와 기술자가 하는 작업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전문지식을 인정하며 존경할 수 있다. 단, 이 극소수에 속하는 사람들만 생명과학기술과 관련된 모든 결정을 해야 한다는 부당하고 위험한 결론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다른 관점이나 목소리와 가치가 전문가의 작업에 어느 정도 수준으로 얼마나 수용되는가? 사회의 평범한 구성원들은 너무나 자주 특별한 장치나 절차를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그것에 ‘대응’하도록 요구받는다. 그러나 문제의 장치는 이미 물질적 제반시설, 법적 사회적 제도, 계급, 자본, 전문적인 투자 등으로 이루어진 너무나 조밀하며 쉽게 붕괴되지 않는 특정한 배치 안에 포함되어 있다. 결국에는 생명과학기술을 이용할 사람들이나 그것에 이용될 사람들에게 막대한 중요성을 가질지도 모르는 설계에 대한 결정은 이미 정해져 있게 된다. 과학기술이 일단 고정화된 이후에는, 과학기술이 복무하는 목적, 그것의 설계에 내재된 가치, 그리고 그것이 촉진하거나 지지하는 사회적 권력관계의 양식이 우리가 집단으로 승인해야 하는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의미 있게 무게를 두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208~209p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백영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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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 교수. “‘한국 가족’을 만드는 기술들: 현대 한국에서 인구 위기와 재생산 정치”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지 조사 과정에서 황우석 사태를 만나, 국가주의와 생명공학기술이 여성의 재생산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인구와 여성 건강, 가족과 관련된 논문들을 썼으며, 저서로는 『프랑켄슈타인의 일상: 생명공학 시대의 건강과 의료』(공저)가 있다.
최근작 : <배틀그라운드>,<현대문화인류학>,<영화 속 역사와 현실> … 총 9종 (모두보기)
박연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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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008년《여/성이론》편집위원. 현재는 번역과 책 쓰기를 하고 있다.
최근작 : <프랑켄슈타인의 일상>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 책은 생명윤리에 관한 접근의 방식을 바꾸어보자고 제안한다. 우리사회와 구성원은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어떤 해결책으로 욕망하며 실험과정에 참여하고 소비하는지,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연결되는 전 과정을 조명한다. 페미니즘과 인류학이 축적해 온 통찰력과 성과에서 힘을 빌려, 생명윤리에서 일상의 윤리로의 문제설정을 제시한다.
보다 젊게, 멋있게, 오랫동안 행복할 수 있는 ‘몸’으로 바꿔준다고 유혹하는 ‘바이오 신약’들. 키 크는 약, 젊어지는 약, 수줍음치료제, 대머리치료제, 주름방지제, 다이어트 약, 싱싱한 정자와 난자, 각종 장기들과 신체의 일부까지. 마음만 먹으면, 돈만 있으면 상품으로 사고 팔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른 몸’을 소유하거나 ‘재생산과 성별결정’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상상하는 ‘프랑켄슈타인’ 의 일상을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나 바이오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 할수록, 생로병사의 매 순간마다 생명윤리의 문제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일상의 문제가 되고 있다. 상상치 못했던 가능성을 열어주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나 다른 미래는 과학자의 실험실로부터 오는 것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의 관행들과 도덕들을 성찰하고 바꿔가는 데서 만들어질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은 키 모임 사람들의 경우처럼, 이미 그런 실험을 시작한 사람들도 있다. 어떤 것은 하지 말라고, 그래야 안전하며 기존의 우리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해주는 생명윤리가 아니라, 문제설정을 바꾸어 기존의 선택항을 뛰어넘게 만들어주는, 우리를 더욱 자유롭게 만들어줄 윤리를 일상을 통해 성찰하며 ‘실험’해볼 필요가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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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관점에서 생명윤리에 대해 점검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주제들을 묶어 놓았음
nature68 2009-10-09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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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서 다행인, 여자들에게 좀 더 미안한 책읽기...
왜 ‘프랑켄슈타인의 일상’일까?
이 매력적인 제목을 처음 접하면 저자의 의도와 달리 엉뚱한 상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의 표지 하단에는 “FEMINISM과 BIOTECHNOLOGY in Everyday Life"가 영문으로 크게 써져 있어서 처음엔 나도 그러한 제목의 외국 책자를 '프랑켄슈타인의 일상‘이란 제목으로 번역하여 출간한 것으로 오해를 했다. 페미니즘과 바이오테크놀로지를 2미터가 넘는 괴물인 프랑켄슈타인과 결부하여 해석하면 어리둥절 할 수 있지만 불행한 삶을 살다간 여류작가가 쓴 인조인간(괴물)의 창조자(프랑켄슈타인)를 이야기라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현대인들은 의식주 문제를 벗어나 남부럽지 않은 모습으로 멋지게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남들만큼 키가 컸으면 좋겠고, 남들만큼 건강하고 싶고, 남들처럼 건강하고 예쁜 아이도 낳고 싶고, 질병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에서 아름답게 살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인지상정이며, 현대 바이오테크놀로지의 발달은 그러한 이상들을 일상으로 초대해서 차츰 현실화시켜 버렸고, 꾸준히 혁명적인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체외수정을 통해 배아를 형성한 후 대리모에게 이식한 아이가 어느덧 스무살 청년이 되었을 시기다. 1989년 당시 제일병원 산부인과 노성일 교수팀의 성과인데, 그는 현재 미즈메디 병원의 이사장으로 황우석 박사와 함께 좋지 않은 이미지의 뉴스메이커가 되기는 했지만 동기만큼은 바람직했던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영국의 메리 셸리가 쓴 소설 제목이다.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인류에 공헌하겠노라는 이상적인 동기에 의해 마침내 인조인간을 창조해 내지만 스스로 만든 피조물을 감당하지 못하고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한다는 내용이다. 괴물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생명 윤리의 문제는 유전공학과 생명공학이 크게 발전한 오늘날에 항상 논란의 핵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또 다른 제목은 '근대의 프로메테우스'다. 프로메테우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숨겨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해준 의미있는 존재였으며, 그의 아내는 호기심 하나로 상자를 열어 인류에게 불행을 선사한 판도라이다. 유명 시인 퍼시 비시 셸리의 첫 번째 부인은 두 번째 아내인 메리(작가)와 남편의 사랑 때문에 자살했고, 세 자녀와 남편마저 서른 살에 요절하는 등 프랑켄슈타인의 생애만큼 같이 작가의 삶 또한 무척이나 어둡고 우울하다고 할 수 있다.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진 시기에는 바이오테크놀로지라든가 페미니즘이란 용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었지만 시대를 앞서간 상징성을 갖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이 책은 프랑켄슈타인과 메리 셸리의 우울한 삶을 근거로 결국 페미니즘과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은 생명윤리와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주제로 국내외의 다양한 연구 자료들을 취합하여 제시한다. 사람들이 이상적으로만 생각하는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알고 보면 얼마만큼의 윤리적인 문제들을 지나치고 있는지도 여러 사례들을 예로 설명한다.
어느덧 결혼 6년째인 우리 부부에게는 아직 아이가 없는데, 주변에서 더 난리다.
이 책에서는 인공수정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조선시대 씨받이를 그대로 옮겨 놓은 현대판 대리모의 문제를 흥미롭게 정리해 놓았다. 마누라를 두고도 대리모랑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드라마에서도 얼핏 구경한 바 있지만 이 책에서 알려주는 이야기는 대리모 거래 방식이나 금액에서부터 성관계 혹은 감정 문제 등 처음 의도와 달리 어떤 사건들로 번져 나갔는지 구체적인 사례까지도 제시하며, 그 파장을 경고한다. 제시되는 다양한 관계와 문제점들을 읽다보면 남일이다 싶어서 흥미로울 수도 있지만 냉정하게 읽다보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준다. 이 책은 남자가 불임인 경우를 일단 화두로 만들어 내지 않고 여자가 불임인 경우에 당해야 하는 상처를 전재로 거기에 따르는 윤리 문제를 지적하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것 같다.
남들보다 키가 약간 작은 조카 녀석은 키가 좀 더 커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데, 우리가 권할 수 있는 것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잘 먹으라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현대 바이오테크놀로지는 돈만 있으면 키를 키울 수 있다. 제약사들은 성장호르몬 제제를 해피드러그(happy drug)라는 이름으로 선전하는데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건강한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는 모든 약들을 통칭한다고 한다. 제약 회사는 이미 환자의 시대를 흘려 보내고 고객의 시대를 활짝 열어 가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어떤 선택이 옳은지 누구도 뭐라 할 수 없지만 제약 회사에는 수 많은 프랑켄슈타인들이 일류의 행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오늘도 열심히 연구에 몰두하고 있을 것이다.
몸이 많이 마른 편인 처남이 군대에 있을 때에는 단백질 보충제를 통해 근육을 키우겠노라고 구입해 달라는 약의 광고와 함께 편지를 보내왔다가 혼이 난적도 있었다. 하지만 손쉽게 멋진 근육을 갖고 싶었을 녀석의 욕망이 우리들 몰래 실천 되었더라면 우리는 별다른 의심없이 녀석의 근육을 멋지다고 칭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팔순의 아버지는 수술을 통해 인공 척추를 삽입 하셨고 예전처럼 건강하게 활동을 하신다.
어머니는 건강하시지만 벌써 수년째 규칙적으로 챙겨 드시는 약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불행하게도 장인어른은 우리가 손을 쓸 여유도 없이 현대 의학의 한계에 이르러 너무도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모든 문제에서 우리가 갈망하는 바가 있고, 만약 그것이 의학적으로 해결 방법이 있다면 돈이 얼마만큼 들어가더라도 최선의 선택을 바랄 것이며, 이 때 생명이 걸린 문제들은 남들의 시선은 전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아주 복잡한 논리와 윤리적인 갈등 등은 우선 순위에 놓일 것이다.
탈모에 좋다거나, 주름을 방지한다거나, 살을 뺄 수 있다거나, 보다 탱탱한 피부를 유지 시킬 수 있는 확실한 약이 있다면 그것을 거부할만한 용기를 갖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그러한 약들은 가격과 몇 가지 임상의 이유가 문제일 뿐 이미 상용화 되었다고 볼 수 있으니 마음 먹기에 따라 스스로 선택한 몸을 가질 수도 있다. 성형은 기본이고, 인공심장을 가진, 인공 척추를 가진 삶은 삶의 질을 높이는 순기능도 하지만 생로병사의 매 순간마다 생명윤리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도 하게 만든다. 이 문제들을 과학자들들의 판단에는 맡길 수 없는 노릇이다. 이용자들 스스로가 어떤 한계나 선을 긋고 지켜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은 키 모임의 성원들은 윤리적인 문제를 위해 노력하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러한 행동과 자율 규제의 노력들이 보다 아름다운 바이오테크놀로지의 미래를 안겨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백영경, 박연규라는 두 여성학자의 글임과 동시에 해외의 다른 논문을 많이 인용하였다.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의 패트리샤 카우퍼트 교수는 여성들이 자궁경부암과 유방암을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것이 일종의 '감시테크놀로지'라고 말한다. 소수의 몸에 있는 이상을 발견하고 통제하기 위해서 다수의 몸들과 정신들에 간섭하는 것이 과연 받아들여도 되는 일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라는 주장과 의문 제기이다. 다음과 같은 예문을 보자.
자궁경부는 단순히 검경이 삽입될 수 있는 몸의 한 장소인 것이 아니라 출생의 장소이자 성과 죄악 불명예의 장소이다. 검진을 받으러 갈 때마다 여성은 자신의 인생의 서사 전체가 위태로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양성 판정을 받을 가능성은 항상 있기 때문이다. 의사들이야 아마도 최선을 다해 질병을 치료하겠다는 동기로 암의 경계선을 점점 앞당기는 것이겠지만, 그 결과 여성은 성적 존재로서 자기 자신에 대한 감각과 생존에 대한 감각이 황폐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젊은 여성들이 전이 전단계라고 진단 받거나 치료받은 후 성적 태도나 행동, 반응에서 중대한 변화를 보이는데, 삽입성교가 불편하거나 덜 즐겁게 느껴지고 좋지 않은 느낌을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은 성교 상대에게 자주 적대감을 품게 된다.” 목숨은 건진다 해도 정체성은 손상되는 것이다. (193쪽)
여성들만의 검진이 그녀들에게 수치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을 몇 번 들었을 때, 여자들의 느낌을 그대로 이해할 수 없는 나의 입장에서는 석연치 않은 구석도 있었지만 이런 글들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고 안타까웠다.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헌신적인 것은 여러 통계에도 잘 나와 있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여자들만 한없이 불쌍해지고 남자들은 천하의 몹쓸 놈들의 집합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든다. 총각들보다는 유부남들이 그래도 더 이해심이 있을 것 같다. 나만 하더라도 결혼해서 몇 년간 아내와 생활해보니 여성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대신 앓아줄 수 없는 것들도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철저하게 여자들이 쓰고 여러 자료들을 정리한 책이고 보니 전립선암이나 발기 부전치료제 등의 이야기는 다뤄지지 않고 여성의 질병인 유방암이나 자궁경부암이 강조된 책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결론? 이런 글에서 무슨 결론을 찾는단 말인가. 앞으로 더 고민거리만 생겼다는 게 결론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더 고민해 볼 문제들만 늘었다. 난자의 유통이나 황우석의 줄기세포 연구에서 드러났듯이 여성인권과 건강권을 침해하면서 개별적인 이익을 실현해 가는 이야기 등은 새겨 듣고 고민해 봐야 한다. 저자들은 페미니즘에 입각하여 여성의 권익만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 아니라 생명과학기술의 주요한 대상 혹은 소재가 되는 여성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 하고 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생명공학의 기획에서 여성의 건강과 권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여자들은 사라 섹스톤의 주장처럼 서로들 뭉쳐서 뭔가 여자들의 연대를 통해 바이오테크놀로지와 일상 속의 생명정치를 실천해야 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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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남자 2008-10-30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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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보게 되는 생명윤리
과학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장밋빛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이 가져다 주는 편의와 안락함의 긍정적인 측면에 드리워진 부정적인 측면은 간혹 과학기술이 가져다 주는 장점으로 인해 무시되거나 축소되어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생명공학의 발달에 대해서는 그와 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그런데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황우석 사태와 존엄사를 인정하는 하급심 판결 등을 통해 생명윤리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제껏 관심 밖에 있었던 생명윤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그런데 생명공학이 가지는 기술적 측면으로 인해 과학적, 법적, 철학적 논의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해 전문가가 아니면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생명윤리라는 문제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책은 그와 같은 이제까지의 논의에 주목하여 생명윤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일상적, 페미니즘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윤리라는 것도 우리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것인만큼 일상속에서 논의되고 이해되어져야 하며,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리모, 의료관광, 장애․재생산․유연한 우생학, 성장호르몬, 감시 테크놀로지로서 정기검진, 생명과학기술과 여성의 몸, 생명윤리를 넘어서, 난자소송에 이르기까지, 문제는 바이오 경제라는 9가지의 주제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생명윤리에 관한 모든 논의를 포함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 책은 우리에게 어떤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어떤 생명공학이 답이라고 보여지는 문제설정, 질문 자체를 성찰하고 바꾸는 일이 중요하다고 한다. 즉 우리의 일상과 자유에 관한 질문이 이 책이 의도하는 바다. 사물의 여러 면을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가능성을 열어주는 새로운 기술이나 다른 미래는 과학자의 실험실로부터 오는 것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의 관행들과 도덕들을 성찰하고 바꿔가는 데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32쪽 참조).” 라는 이야기는 의미심장하게 들려온다.
생명과학기술을 과학자 등과 같은 전문가에게만 맡겨서는 안되는 것이다. 우리의 건강을 위한 생명과학기술은 모든 사람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들이 일상을 통해서 몸으로 체득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어떠한 선택의 문제에 봉착했을때 다양한 각도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기는 것이다.
- 접기
달 2008-12-18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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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테크놀로지가 내 삶 안으로 들어오는 경험
그동안 생명공학하면 항상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었다. 유전자변형 농산물이며 황우석사건에서 보았던 과학에 대한 맹신과 광기, 일단 그 모든 것이 자연에 대한 폭력이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이미 바이오테크놀로지는 나의 일상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음을 이 책은 깊이 각인시켜준다. 그것은 이미 거부냐 긍정이냐 하는 차원의 단계를 훌쩍 넘어서 버렸다. 마치 근대문명이 이미 우리 안에 들어와 있고, 우리 존재 자체를 만들어낸 것처럼. 그렇게 바이오테크놀로... + 더보기
우울한열정 2008-08-22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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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삶은 어떠한가
프랑켄쉬타인. 사람이 사람을 만든 이야기이다. 생명이 없던 것에 생명을 불어 넣어서 일어난 이야기이기도 하다. 생명을 가지고 장난을 하는 일... 바로 그런 일들이 요즘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살과 살을 모아서 꽤메는 원시적인 방법이 아니라, 고도로 첨단화되고 진보니 혁신이니 산업이니 공학이니 벤쳐니 하는 온갖 찬사를 받으면서 이루어지는 일이다. 꼭 유전자 공학이나 생명공학을 이야기 하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 흔하기 일어나는 일이다. 복제양 돌리가 우리나라에서 복제개를 만드는 것으로까지 진행되기 전에도 시험관아이 같은 것들은 이젠 더... + 더보기
푸른하늘 2008-10-31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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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이 될지 모르는 시대 알고 가자.
생명이라고 한다면 누구나 소중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본 생명이란 위태로운 존재였다. 그렇게 만든 주범은 다름 아닌 우리 인간이고 그들의 손에서 탄생한 생명공학시대의 개막이었다. 하지만 그 옛날이라고 해서 생명이 지금보다 더 많이 보장받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생명공학시대. 그 정확한 개막은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말로만 듣던 한 귀퉁이의 기사로만 보던 그 시대를 이렇게 두 눈으로 책이지만 목격했다는 의의는 생각외로 크게 작용했다.
생명을 다루고 있어서 때로는 두근거렸다. 그 경이로움은 비록 글로 말해지고 있지만 생명이라는 그 이름만으로 드는 감정은 실로 생명을 존경하게 된다. 때로는 생명이 너무 가볍게 그려지는 것은 아닌가 하고 경계심을 일깨워주는 것도 이 책은 맡은 한 가지 역할이다. 그리고 그것은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되었다. 생명공학이라는 이름과 함께 생명이라고 하는 그 경이로움에까지 뻗친 인간의 손은 믿을 수 없는 존재로 느껴졌다. 인간의 손은 이익을 먼저 하기 때문에. 파괴의 손 같이.
두 가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발달된 의학 속에서 생명이 다루어지고 있는 두 가지 상태. 생명이 무시되고 있거나 오히려 생명에게 이점을 주고 있거나. 인간의 손과 머리는 두 얼굴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장점인 것이다. 두 모습을 모두 보이고 결론은 우리가 내린다. 결론이 없을지도 모를 문제이지만 책에서 내린 결론에만 목을 메인다는 것은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생명으로서 부끄러운 면이지 않을까?
나는 이 책을 꽤 호의적으로 보았다. 그 호의적이라는 말이 적용되는 것이 기술에 한해서지 결코 위선까지 덮어줄 만큼은 아닌 따끔하기도 한 눈초리이기도 했다.
생명이 주요 주제이지만 성장 호르몬이라든지 한때 인간의 한 생명들이 거쳐가는 여성의 몸과 생명윤리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깊이 그러나 깊지만 않게 생각하면 떠오를 만한 생명들의 작은 갈래까지 다루고 있다.
다양해서 좋았다. 두서없이 일관성 없어 보이지만 생명이라는 주제 안에 펼쳐지는 그 다양한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몽땅 그러면서 뚱뚱하게(내용의 양이 적당했다는 뜻이다.) 알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기회라고 일컬어질 만한 일이다.
상품화되는 것이 마냥 좋아 보이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허용범위를 설정해두는 것도 좋아보였다. 나의 이기적인 생각이 되지 않게 생명을 다루는 만큼 자신의 생명처럼 생각하는 자세를 바란다. 우리가 프랑켄슈타인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시대에서 바라는 욕심이다.
- 접기
센효 2008-11-22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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