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30

알라딘: 한국이 싫어서

알라딘: 한국이 싫어서:






한국이 싫어서 |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은이)민음사201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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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어때요?




204쪽
135*195mm
300g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주간 편집 회의
"난 정말 한국에선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야"
3년 좀 넘는 직장생활 후 계나가 깨달은 것은, 스스로가 한국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추위도 잘 타고, 물려받을 것도 없고, 목표를 위해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도전하지도 못하고, 매사 까다로운. 정글 같은 한국사회에서, 같은 '톰슨가젤'들과 연대해 사자와 맞짱을 뜨느니, 그는 유토피아 호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남자친구와의 이별, 부모의 반대, 불안정한 미래 모두를 무릅쓰고 피를 흘리며 국경을 넘은 후, 키에나 킴이라는 이름으로 타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책은 그녀의 고생담, 혹은 성장담이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표백세대'의 냉혹한 현실을 날카로운 문체로 그려냈던 장강명이, 한 세대의 이야기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들려준다. 수다를 떨듯 전개되는 계나의 이야기는 쉴 틈이 없다. 현실적이며 냉소적이며 긍정적인 주인공 계나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서울 소재 중위권 대학을 졸업해 금융권 회사에 3년 근무한 여성 직장인 모 씨가 아닌, '계나'라는 인물의 독보적 개성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말솜씨 좋은 계나의 이야기를 끄덕이며 들으며 그의 행복을 응원하다가도, 한편으론 입이 쓰다. 개념없는 시댁, 지리멸렬한 직장, 부도덕함을 강요하는 조직, 낮은 시급, 불투명한 미래, 거대한 톱니바퀴에 치이지 않고 한국사회에서 행복하게 살아남는 것이 가능할까? 많은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영리한 소설.

- 소설 MD 김효선 (201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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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7권. 사회 비판적 문제에서 SF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소재, 흡인력 있는 스토리 전개, 날렵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장. 일본 대중 문학의 기수 오쿠다 히데오에 비견되며 한국 문학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고 있는 작가 장강명의 장편소설.

20대 후반의 직장 여성이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로 이민 간 사정을 대화 형식으로 들려주는 소설이다. 학벌.재력.외모를 비롯해 자아실현에 대한 의지·출세에 대한 욕망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서 평균 혹은 그 이하의 수준으로 살아가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꿈꾸지 못하는 주인공이 이민이라는 모험을 통해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가는 과정을 담았다. 특히 1인칭 수다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전개 방식은 20대 후반 여성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은 듯 생생하고 경쾌하게 전달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등단작 <표백>이 청년 문제를 생산하는 '사회'의 한 단면을 통찰하고 <열광금지, 에바로드>가 사회와 거리를 둔 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오타쿠라는 '개인'의 영역을 통찰했다면, <한국이 싫어서>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사회에서 살아가는 개인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의 한계를 모색한다. 깊이 있는 주제를 장강명 특유의 비판적이면서도 명쾌한 문장과 독자를 끌어당기는 흥미로운 스토리로 표현했다.


목차


1 터틀맨
2 별도령
3 도화살
4 신분 차이
5 베이스 점프
6 파블로
7 남십자성

작가의 말
작품 해설_사육장 너머로 /허희(문학평론가)


책속에서


첫문장
지명이랑은 내가 호주로 떠나는 날, 인천공항에서 공식적으로 헤어졌지.




P. 152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해 봤어. 나는 먹는 거에 관심이 많아서 맛있는 음식이랑 과자를 좋아하지. 또 술도 좋아해. 그러니까 식재료랑 술값이 싼 곳에서 사는 게 좋아. 그리고 공기가 따뜻하고 햇볕이 잘 드는 동네가 좋아. 또 주변 사람들이 많이 웃고 표정이 밝은 걸 보면 기분이 좋아져. 매일 화내거나 불안해하는 얼굴들을 보면서 살고 싶지 않아.
그런데 그게 전부야. 그 외에는 딱히 이걸 꼭 하고 싶다든가 그런 건 없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접기
P. 161 몇 년 전에 처음 호주로 갈 때에는 그 이유가 ‘한국이 싫어서’였는데, 이제는 아니야. 한국이야 어떻게 되든 괜찮아. 망하든 말든, 별 감정 없어……. 이제 내가 호주로 가는 건 한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야. 아직 행복해지는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호주에서 더 쉽게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는 직감이 들었어.
P. 170 나더러 왜 조국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하던데, 조국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거든. 솔직히 나라는 존재에 무관심했잖아? 나라가 나를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지켜 줬다고 하는데, 나도 법 지키고 교육받고 세금 내고 할 건 다 했어.
P. 171 애국가 가사 알지? 거기서 뭐라고 해? 하느님이 보우하는 건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야. 만세를 누리는 것도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고. 나는 그 나라를 길이 보전하기 위해 있는 사람이야. 호주 국가는 안 그래. 호주 국가는 “호주 사람들이여, 기뻐하세요. 우리들은 젊고 자유로우니까요.”라고 시작해. 그리고 “우리는 빛나는 남십자성 아래서 마음과 손을 모아 일한다.”고, “끝없는 땅을 나눠 가진다.”고 해. 가사가 비교가 안 돼. 접기
P. 184~185 밥을 먹는 동안 나는 행복도 돈과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 행복에도 ‘자산성 행복’과 ‘현금흐름성 행복’이 있는 거야. 어떤 행복은 뭔가를 성취하는 데서 오는 거야. 그러면 그걸 성취했다는 기억이 계속 남아서 사람을 오랫동안 조금 행복하게 만들어 줘. 그게 자산성 행복이야. 어떤 사람은 그런 행복 자산의 이자가 되게 높아. 지명이가 그런 애야. ‘내가 난관을 뚫고 기자가 되었다.’는 기억에서 매일 행복감이 조금씩 흘러나와. 그래서 늦게까지 일하고 몸이 녹초가 되어도 남들보다 잘 버틸 수 있는 거야.
어떤 사람은 정반대지. 이런 사람들은 행복의 금리가 낮아서, 행복 자산에서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런 사람은 현금흐름성 행복을 많이 창출해야 돼. 그게 엘리야. 걔는 정말 순간순간을 살았지.
여기까지 생각하니까 갑자기 많은 수수께끼가 풀리는 듯하더라고. 내가 왜 지명이나 엘리처럼 살 수 없었는지. 내가 왜 한국에서 살면 행복해지기 어렵다고 생각했는지.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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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나의 행복을 남에게 맡기지 말자
- 조안나

무엇보다 나는 이 작품을 쓴 작가가 장편 『표백』으로 등단한 ‘장강명’임을 강조하고 싶다. 나는 그의 데뷔작을 또렷이 기억한다. 아무것도 색칠할 수 없는 흰 그림 같은 세상에서 청년 세대는 표백되어 간다. 그들은 본인의 피로 하얀 전쟁터를 물들인다. 오늘날 젊은 날의 초상은 스스로의 존재를 오직 죽음으로써만 선언하는 붓질로밖에 그려지지 않는다. (……)
가까이에서 보면 정글이고, 멀리서 보면 축사인 장소가 한국이다. 치열하게 아귀다툼하는 사방에 커다란 울타리가 쳐져 있다. 이곳의 주인은 약자를 홀대하고 강자를 우대한다. 그는 차별적 포함과 배제의 메커니즘으로, 담장 안쪽의 모든 이를 통제하고 순종시킨다. 자유를 영위하며 사는 줄 알았던 곳이 실제로는 거대한 사육장이었던 셈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서의 탈출을 꿈꾸고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안주하지 않고 결행함으로써 그녀는 또래와 엇비슷한 생활을 새롭게 재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에 도전한다. 과연 계나는 먹고 사는 데 급급한 생존을 존재하는 삶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해설에서
- 허희 (문학평론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동아일보
- 동아일보 2015년 5월 23일자 '책의 향기'
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15년 6월 5일자 '문학 새책'



저자 및 역자소개
장강명 (지은이)



《동아일보》에서 11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을,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과 오늘의작가상을,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 『호모도미난스』, 연작소설 『뤼미에르 피플』과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 논픽션 『당선, 합격, 계급』, 『팔과 다리의 가격』 이 있다. 뮤지션 요조와 독서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진행한다.


수상 : 2016년 오늘의작가상, 2015년 문학동네 작가상, 2015년 제주4.3평화문학상, 2014년 수림문학상, 2011년 한겨레문학상
최근작 : <장강명 소설 코스터북 : 알바생 자르기>,<산 자들>,<언유주얼 an usual Magazine Vol.2 : 가성비,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 총 51종 (모두보기)
인터뷰 : 소설적 야심을 말하는 작가,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장강명 인터뷰 - 2015.09.03
SNS : //twitter.com/tesomiom


Editor Blog
소설적 야심을 말하는 작가,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장강명 인터뷰 l 2015-09-03




한국문학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갔던 올 여름, '장강명'이라는 작가가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한국이 싫어서>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소설이 첫번째로 주목을 받았고, 뒤이어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 출간되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는 작가 장강명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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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어.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행복해질 수는 없어.
나는 두려워하면서 살고 싶지 않아.”

한국에서의 익숙한 불행보다
호주에서의 낯선 행복을 택한 노마드 청춘의 등장
거침없는 수다로 한국 사회의 폐부를 드러내는
글로벌 세대의 ‘문제적’ 행복론

사회 비판적 문제에서 SF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소재, 흡인력 있는 스토리 전개, 날렵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장. 일본 대중 문학의 기수 오쿠다 히데오에 비견되며 한국 문학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고 있는 작가 장강명의 장편소설 『한국이 싫어서』가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시리즈로 출간되었다. 한겨레문학상·수림문학상·제주4.3평화문학상에 이어 최근의 문학동네작가상까지, 문학상 4관왕 성취를 이룬 작가가 수상작들을 출간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선보이는 작품이다.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직장 여성이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로 이민 간 사정을 대화 형식으로 들려주는 소설이다. 학벌·재력·외모를 비롯해 자아실현에 대한 의지·출세에 대한 욕망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서 평균 혹은 그 이하의 수준으로 살아가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꿈꾸지 못하는 주인공이 이민이라는 모험을 통해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가는 과정을 담았다. 특히 1인칭 수다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전개 방식은 20대 후반 여성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은 듯 생생하고 경쾌하게 전달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등단작 『표백』이 청년 문제를 생산하는 ‘사회’의 한 단면을 통찰하고 최근 호평을 받은 『열광금지, 에바로드』가 사회와 거리를 둔 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오타쿠라는 ‘개인’의 영역을 통찰했다면, 『한국이 싫어서』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사회에서 살아가는 개인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의 한계를 모색한다. 깊이 있는 주제를 장강명 특유의 비판적이면서도 명쾌한 문장과 독자를 끌어당기는 흥미로운 스토리로 표현했다.

■‘단군 이래 가장 똑똑한 글로벌 세대’의 글로벌 행복론
20대 후반의 직장 여성 계나는 종합금융회사 신용카드팀 승인실에서 꾸역꾸역 근무하던 중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출퇴근의 지옥철은 더더욱 참지 못한 나머지 사표를 제출한다. 말리는 가족과 눈물로 호소하는 남자 친구, ‘외국병’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호주로 떠난 계나는 국수 가게에서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학원을 다닌다. 크고 작은 위기들을 극복하며 어학원을 수료한 뒤 회계학 대학원에 입학해 안정을 찾아 가던 계나는 남자 친구였던 지명으로부터 청혼에 가까운 고백을 받는다. 두 달 동안의 방학을 그와 함께 한국에서 지내게 된 계나는 안정적인 직장을 얻은 남자 친구와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아파트까지, 많은 것이 갖추어진 생활을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또다시 호주행을 선택하는데……. 첫 번째 출국이 한국이 싫어서 떠난 도피의 길이었다면 두 번째 출국은 자신의 행복을 찾기 위한 도전의 길. 계나는 점차 자신이 원하는 행복한 삶에 가까워진다.

취재에 기반한 사실적인 소설
취재는 장강명 소설의 특징 중 하나다. 내면적 성찰이나 관념적 상상력의 비중이 큰 일군의 문학들과 달리 장강명 소설은 취재하고 조사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작품에 대한 짧은 언사나 소회가 대부분인 ‘작가의 말’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 역시 작품을 쓰는 데 도움 받은 사이트나 사람들에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다. 페이지 터너로서의 장강명은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조사하고 취재한 다음 그것을 사실처럼 묘사하는 탁월한 능력에서 비롯된다. 『한국이 싫어서』 역시 각종 유학 정보 사이트와 관련 도서를 비롯해 실제 호주 유학을 경험한 인물과의 심층적인 인터뷰를 바탕으로 쓰였다. 유학 과정에서 겪은 몇 차례의 연애담과 크고 작은 사건들, 호주 시민권을 얻기까지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사실적 묘사는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시사성 있는 소재를 통한 사회 비판적 소설
사회 비판적 시선이 두드러지는 시사적 소재를 통해 세대 문제를 비롯한 사회의 그늘을 조명하는 것 역시 장강명 소설을 관통하는 뼈대다.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장편소설 『표백』은 이미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존재해 더 이상 세상에 공헌할 길이 막혀 버린 탈색된 젊은이들, 즉 ‘표백’된 세대의 연쇄 자살을 그렸다. 최근 제주4.3평화문학상을 받은 『2세대 댓글부대』는 인터넷 저널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정치권력과 그 사수인으로 살다 용도 폐기되는 낙오자들의 참혹상을 사실적으로 그리며 대중조작의 폭력성을 다루었다. 『호모 도미난스』 역시 형식은 SF 소설이지만 오로지 이기기 위해 유전자 스스로 진화를 거듭해 타인을 지배하는 ‘힘’을 갖게 된 새로운 인류 ‘호모 도미난스’에 대한 이야기로, 무자비한 사회를 출현시키는 과학 기술의 발전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보여 준다. 『한국이 싫어서』 또한 사표 내고 이민 가는 등, 소박한 욕망에 비해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처해 있는 상황을 변화시키려는 노력 없이 불만만 거듭하는 사람들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절망적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시의성 있는 소재와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특유의 통찰력은 장강명 특유의 색깔이 되어 가고 있다. 기존 작품들이 어두운 무채색 계열이었다면 이번 소설은 발랄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라는 점에서 독자들의 흥미를 더욱 충족시켜 줄 것이다. 접기


북플 bookple

이 책의 마니아가 남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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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긴 글




2번째 읽었는지, 3번째 읽었는지.. 재밌다. 나도 호주로 이민가고 싶다. 사실적인 장강명 스타일의 소설이 좋다.
오아시스 2019-08-27 공감 (0) 댓글 (0)










1

이 책은 저자 부부가 2017년 여름 세계여행을 떠나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의 31개구을 돌면서 여행 중에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젊은 한인 이민자들을 만나 30여차례 인터뷰한 내용을 모아 ‘이민자 인터뷰’라는 이름으로 연재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2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다 장강명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에서처럼 한국의 부정적인 면을 떠올리면서 한국 사회, 한국이란 나라를 떠나고 싶어하는 때가 있을 것이다. 몇 년 전이었다. 삶의 위기가 찾아왔다. 그 위기는 한국을 떠나고 싶을만큼 강렬했다. 물론 나는 젊은 시절부터 외국에서 생활하고픈 욕망이 있었다. 아무런 시선의 제한을 받지 않는 나라에서 내가 누리는 자유는 정말 ‘내 안에 잠재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한다. 몇 번 되지 않는 외국여행은 언제나 그런 내 자신의 모습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3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가 갈 수 있는 나라는 바로 ‘미국’이었다. 오우 아메리카! 북아메리카! 미쿡, 와우~꿈에 그리던 미국! 이때만 해도 나는 ‘거품을 뺀 미국’이 아닌 단지 ‘거품이 가득 찬 미국’이라는 나라란 말로도 설레고 가슴이 뛰었다. 그런데, 미국은 미국인데, ‘또 다른 미국’이었다. 바로 알라스카! ALASKA! 여러분, 아는가? 알라스카가 미국의 또 다른 영토란 것을? 지도를 찾아 보았다. 말로만 듣던 공항이름,‘앵커리지’란 고유명사가 눈에 들어왔다. ‘설국’을 연상시키는 눈덮인 천지, 문명의 이기에서 벗어난 자연 그대로의 멋! 강도 높은 추위! 백야도 있었던가? 모르겠다! 워낙 사람들이 이주하기를 꺼려서 살기만 해도 정부에서 보조금을 제대로 지급해준다는, 천연자원이 많아서 그 혜택을 이주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정보도 접했다(하지만 춥고 멀기에 생필품의 가격도 굉장히 비싸다는 사실) 가장 강력한 정보는 거리를 이동할 때는 택시를 타야 하는데, 택시가 항공기라는 사실이었다! 우하하하! 비행기가 택시인 셈이다.


4

영주권 이야기이다.

알라스카에 계시는 분과 통화를 했다. 이전에 거기서 일하시던 분이 7년인가 존버(?)하시다가 영주권이 나오니깐 가족들을 초청해서 바로 미국 본토로 잽싸게 이주하셨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영주권은 소중하니깐!!! 하지만, 그 곳에 사시는 분들의 가슴에는 기대가 무너진 실망감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했다. 미국이란 나라가 주는 영주권이 얼마나 대단한가! 싶었다.

5

지인 중에 미국에서 유학을 하시고 국내로 들어오셨다. 아이들이 국내로 들어왔다가 국내적응하는 길 보다는 아이들을 다시 도미시켜 유학길에 오른 것으로 안다. 중요한 것은 그 분이 국내에 들어왔는데, 영주권이 나와서 그 영주권을 어떻게 해야 할지 선택을 해야 했다. 그토록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던 영주권! 시민권이 아니지만, 시민권으로 갈 수 있는 영주권이기도 하지 않은가! 영주권을 계속 유지하려면 다시 미국으로 들어가서 얼마 동안 거주해야 한다는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찾아보지는 않겠다. 대충 그렇게 알고 있다(우리 시대는 정보과잉시대이다. 너무 많은 검색과 너무 많은 정보는 내게 해롭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귀찮아서 찾지 않았음을 양해바랍니다). 그런데, 그 분이 그 영주권을 포기하셨다! 영주권이 주는 모든 혜택과 이익을 내려놓았다.

6

영주권에 대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그 분들의 상황과 환경과 처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어느 누구도 비판하고 판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무엇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냐? 그 질문은 늘 우리를 따라다니는 듯 하다.



바로, ‘where가 아니라 how’란 문제, 명제(thesis)이다.

7

『그래서 나는 한국을 떠났다』고 하면 단순히 ‘한국이 싫어서’, ‘한국의 분위기와 사고방식과 가치관이 싫어서’떠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직장 생활 가운데서 느껴지는 상사의 갑질, 회식문화, 근무환경,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대우와 몰이해 등이 이민의 이유로 한 몫을 한다. 각 장의 소제목 중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것이 싫어서 이민한 이들의 이야기만을 소개해본다면?.



-‘행복하는 말이 낯설다면?’

-‘재미없는 일은 그만!’

-‘오후 3시 30분 퇴근?’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살기는 싫어’

-‘이기적이라고?’

-‘평생을 ‘을’로 살고 싶지 않아’

-‘당신의 돈만큼 나의 땀도 중요하기에!’

-‘내 걱정은 NO!’



하지만, ‘한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이 나라가 좋아서’(44p) 이민을 택한 이들도 있다.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프랑스 그르노블, 독일 에센, 영국 런던, 캐나다 토론토 2人, 미국 버지니아, 콜롬비아 보고타, 호주 시드니, 호주 멜버른,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이민한 경험을 인터뷰한 이 책은 소위 젊은이들에게 ‘헬지옥’이라 불리는 한국 땅을 떠나 또 다른 유토피아(utopia)를 찾아 나서는 파랑새 신드롬을 선물하진 않는다. 내가 좀 더 젊었더라면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어디에서’보다는 ‘어떻게’살아가느냐 하는 것이 우리 삶의 질과 행복을 결정한다는 것’(292p)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8

콜롬비아 보고타의 김소연님의 인터뷰를 보면서 필리핀을 여행했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 우리는 한 주는 도시 투워, 한 주는 관광으로 이뤄졌다. 첫 주는 하루 하루 미션을 주고 마닐라 도시를 이곳 저곳 조를 짜서 움직이면서 훑어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소액의 금액으로 식사와 교통비를 제공한 채. 젊은이들과 함께 도시투어하는 것은 굉장한 체험이었다. 하지만 무조건 저녁시간 전에는 돌아와야 한다는 지침이 있었다. 그런데, 하루, 이틀...저녁시간을 훌쩍 넘어 늦게 도착한 조가 있었다. 그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현지에 사시는 분이 굉장히 긴장하고 초조해하셨다. 바로 필리핀이란 나라가 가진 안전에 대한 위협 때문이었다. 총기사고는 수시로 나고, 사람 죽는 일은 태반이었다. 콜롬비아의 안전도 만만치는 않았다. 휴대폰이나 지갑을 길 거리에서 내놓으면 안 된다는 경고는 그런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라의 상황, 선진국이거나 후진국이거나 상황에 따라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줄 것이다. 그 장소, 그 where에 있어서 위험하고, 그 공간이 아니라 다른 공간으로 옮겼다고 해서 덜 위험하고 그런 면도 분명히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How’의 문제이다. ‘보이는 위험’만이 전부가 아닌 ‘보이지 않는 위험’은 언제나 우리 인생에 산재해 있지 않는가!







9

많은 이들이 이민가고 싶은 나라가 바로 ‘캐나다’인데, 캐나다 토론토에서 이민자로서 정부의 공무원이 되었다는 이장헌님의 사연은 참 대단하다 싶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공무원이 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가? 그만큼 캐나다가 어떤 나라인지, 다민족, 다인종의 열려진 사회란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우리가 그 곳에서 살아보지 않고선 그 곳의 상황과 분위기를 파악할 수 없다. 내가 직접 피부로 체감해 봐야 내 판단력과 분별력이 명료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10

책이 주는 매력이 무엇인가? 세계를 투어한 듯한 간접 체험, 통찰력(insight)이라고 할까? 마치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대변동』에서 미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틈새정보’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것을 차용한다면 ‘틈새통찰’(?)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제러드 다이아몬드 이야기가 나오니 미국이야기를 해야겠다. 『그래서 나는 한국을 떠났다』에선 미국 버지니아로 이민간 임지혜님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이란 나라?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미국의 가장 큰 문제점을 <양극화>로 뽑았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양극화, 정치의 양극화는 당연히 경제의 양극화로 드러난다. 그 벌어진 간격을 메울 수 없는 만큼 벌어진 나라가 미국인데, 그것이 주는 파급효과는 미국에만 제한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전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의 현상이 먼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빈익빈 부익부’가 가장 선명한 나라가 또한 미국이기도 한 것이 그 이유이다. 『대변동』이야기는 기회가 된다면 따로 글을 적고 싶다. 글이 또 삼천포로 빠질 뻔했다는...











11

이민을 가고자 한다면, 이민가고자 하는 나라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데, 두말 할 것도 없이 바로 ‘언어’이다. 하지만, 또한 그 나라가 자신에게,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한 지를 먼저 따져보아야 한다. 책이 책인지라, 당연히 이민자들이 살아가는 도시와 가족사진이 게재되어 있는데, 그것이 ‘그림의 떡’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독자는 알아야 한다. 행복은 저기 건너편 어디쯤에 있을 것이라는 유토피아적 기대 보다는 오히려 이민사회에 대한 현실적인 적확한 분석과 평가가 나를 더 행복으로 이끈다는 사실이다.







12

결국 행복은 언젠가 내가 영화 <레버루셔나리 로드>의 리뷰에서 밝힌 것처럼, ‘Where’의 문제가 아니라 ‘How’의 문제이다. 내가 최애했던 가수, 김광석은 <행복의 문>이란 노래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며

오늘 또 하루는 스쳐 지나가고

어제의 다짐 모든 꿈들을

다시 또 새기며 애써 돌아보네

오늘 하루는 어제보다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해봤지만

오늘도 역시 그대로인 걸

모두가 내게서 시작된 일이지



익숙해진 무감각 속에

인정하면서 살아가지

세상은 늘 변해가는 것

우리 가슴을 열어야지

쳇바퀴 돌 듯 똑같은 날의

길어진 그림자 고갤 들질 않고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뒤엉킨 생활은 돌이킬 수 없네





익숙해진 무감각 속에

인정하면서 살아가지

세상은 늘 변해가는 것

우리 가슴을 열어야지

쳇바퀴 돌 듯 똑같은 날의

길어진 그림자 고갤 들질 않고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뒤엉킨 생활은 돌이킬 수 없네



행복의 문은 자신의 마음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는 것

열심히 살고 보람도 얻고

진정한 행복을 모두 찾았으면

열심히 살고 보람도 얻고

진정한 행복을 모두 찾았으면

행복의 문은 자신의 마음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는 거야’

(이 글을 적으면서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 그리운 목소리이다!)







이렇게 노랠 불렀고 나도 젊을 때 열창을 했더랬는데, 그는 왜 그렇게 자살을 한 것일까? 삶이, 인생의 ‘How’가 노래만큼 쉽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은 여전한 딜레마이다.







13

한국을 ‘떠나고, 떠나지 않고’의 공간(where)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인생은 ‘HOW’의 문제이다!







*역시 도서관이 좋다. 이런 책도 내가 읽게 되다니! 감으로 고른 책인데,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이런 책 열렬히 환영한다!







카알벨루치 2019-08-13 공감 (47) 댓글 (13)




"인간은 그 자체로 최종 완제품end product이다" -다니엘 코엔 유발 노아 하라리의 진단 1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가리켜 “역사와 현대 세계에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라 찬사를 보냈다. 역사를 보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숲과 나무 중에 ‘나무’에 집중하여 연구하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나무’가 아니라... 더보기
카알벨루치 2019-02-26 공감 (41)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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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민 게시판에 이민 후기로 올라와 있을 정도(사이즈)의 글이다. 이 시대와 세태를 그렸다는게 포인트인 듯하나 통찰은 없고 현상만 나열했다. 아이템 잘 잡고, 현상 파악에는 강하나 깊이는 없는, 기자 출신 작가들의 전형적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책. 아이템에 낚였다.
방콕 2015-07-26 공감 (2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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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에 비해선 그냥 그랬다.
손재익 2016-08-02 공감 (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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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아껴두었다가 읽고 싶었는데 ,지금의 작가가 인기가 좀 가라앉은 연후에..ㅎㅎㅎ
사악하게도 나는 거품이 좀 걷히길 그리고 진면이 달빛아래 모습을 드러내듯 나타나길..바라고있으니..우스운가? 훈풍에 떠오른 기세를 누가 말릴까 만, 너무 빨리 식지 말기를 바라기에..
[그장소] 2015-09-17 공감 (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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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임팩트에 비해 평범해서 실망스러운.
Y 2015-09-30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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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솔직하게 써내려간 소설이다.
덧붙일 말도 없고 모두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주인공에 공감한다.
좀 모두 행복해질 수는 없는 걸까?
몽이엉덩이 2017-08-03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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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작가의 소설은 처음인데, 이야 진짜 재미있게 글 잘 쓰시네. 너무 매료돼서 이번 리뷰는 이 작품의 문체처럼 작성하기로 했어. 작가가 기자 출신이어서 그런지 글이 상당히 깔끔하거든? 근데 또 전달력까지 끝내줘. 이거면 뭐 일단 반 이상은 먹고 들어가지 않겠어? 이 책은 말 그대로 한국 삶에 정떨어져서 호주 시드니로 떠난 한 여성의 내용인데, 시작부터 끝까지 혼자 블라블라 수다 떠는 작품이야. 일단 처음 몇 장만 읽어보면 느낄 거야. 이 작가에게서 데드풀 냄새가 난다는걸. 물론 그 정도의 말빨은 아니지만 꽤 찰진 언어를 구사하는데다, 독자에게 말 거는 듯한 느낌도 데드풀하고 비슷해서 B급 장르를 사랑하는 나에게는 아주 그냥 땡큐였지. 뭐 잡설은 이만하고 작품 내용을 읊조려 볼게.



먼저 주인공을 ‘나‘로 바꿔 소개할게.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가난한 집안에 세 자매 중 둘째로 태어나 힘들게 살아왔어. 우리 집은 겨울 되면 집안에서 동상 걸릴 정도로 추워 뒤질 거 같아. 가족이 다 같이 돈 모아 이사 좀 가면 좋겠는데 집안에서 제대로 돈 버는 사람은 나뿐이야. 특출난 스펙도 없이 카드회사에 들어가 3년 버티다가 결국 인내심이 폭발했어. 동갑내기 남친은 어딘가 비전이 안 보여. 뭐 그건 그럴 수 있는데, 아 글쎄 남친 부모님은 뭔데 우리 집을 깔보는데? 이런 것들이 겹쳐겹쳐 나는 이 지긋지긋한 한국을 뜨기로 정했어. 이대로 가면 초사이어인 각성도 가능할 것 같아. 차라리 직장을 바꿔보지 왜 그렇게 극단적이냐고 묻지 말아줘. 직장만 문제가 아니잖아. 나이는 먹어가고 스펙은 없고, 어느 회사에서 나를 데려다 쓰겠냐고. 그리고 어느 세월에 우리 집이 보일러 걱정 없는 아파트로 이사 가겠어. 그래서 난 호주로 미련 없이 날아갔지. 여기는 미국 영어랑 달라서 전혀 못 알아먹겠더라. 그거 빼면 뭐 여긴 신세계야. 나보다 날씬한 애도 없어서 아이돌 출신이라고 해도 믿을 분위기야. 물가도 생각보다 싸서 놀랐어. 호주 사람 말고도 외국인들이 다양해서 별별 일들이 다 일어나. 이 정도면 ‘논스톱‘같은 시트콤도 찍겠더라고. 여튼 이곳에서 4년쯤 지내보니 제법 영어도 늘었고 돈 버는 법도 알 것 같아. 이제 나도 호주 사람이 다 된 건지 한국 친구들의 하소연을 듣노라면 여전히 한국은 몇 년 전이나 후나 변함도 없고 비전도 없다는 확신만 들어. 오랜만에 연락 온 헤어진 남친 목소리에 잠깐 흔들렸지만 역시 한국은 자신 없어. 난 그냥 호주 시민권 따낼라고.



간단하게 요약하려 했는데 너무 주인공에게 빙의 되었나 봐. 말이 너무 길어졌어. 이 책은 아마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꿈꾸지만 차마 실행하지는 못할 것들을 시원하게 보여주는 거 같아. 근데 이 책 읽고서 너도 나도 회사 때려치우고 한국 뜰까 봐 걱정된다? 작가가 아주 그냥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심어주는 사기꾼 기질이 있어. 신세한탄 그만하고 함 질러보란 듯이. 만약 외국인 친구가 나에게 한국의 좋은 점이 뭐냐고 묻는다면 음 글쎄, 인터넷이 빠르단 거 밖엔 생각나는 마땅한 답변이 없네. 난 그래도 한국을 혐오하진 않는데도 딱히 자랑할 게 없어 보여. 단점을 묻는다면 3박 4일 밤 새가며 설명할 자신은 있는데. 여튼 간만에 재미있는 독서였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관심이 가네. 재미있는 작품 좀 추천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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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18-09-14 공감(47) 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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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그럴듯하고 그럴법하게 싫은 한국




'한국이 싫어서'는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흠잡을데 없으며, 등장인물들도, "절절히" 공감가는 문장도 모두 되게 완벽하다. 심지어 표지도 엄청 예쁨.




처음 이 책 속의 문장들이 인용되어 타임라인에 돌 때만해도, 소설이 아닌 줄 알았다. 사려고 보니 소설이라 당황했다.




호주로 이민을 가려는 계나의 이야기가 한국, 호주, 과거, 현재를 오가며 펼쳐진다.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엇'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무턱대고 욕하진 말아 줘. 내가 태어난 나라라도 싫어할 수는 있는 거잖아. (..)내가 여기서 못 살겠다고 생각하는 건.... 난 정말 한국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야. 무슨 멸종돼야 할 동물 같아. 추위도 너무 잘 타고, 뭘 치열하게 목숨 걸고 하지도 못하고, 물려받은 것도 개뿔 없고. 그런 주제에 까다롭기는 또 더럽게 까다로워요. 직장은 통근 거리가 중요하다느니, 사는 곳 주변에 문화시설이 많으면 좋겠다느니, 하는 일은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거면 좋겠다느니, 막 그런 걸 따져.




직장 통근 거리는 당연히 중요하고, 문화시설 많으면 좋겠는거고, 하는 일이 자아 실현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거가 뭘 되게 따지는건가. 아..





한국에서 회사 다닐때는 매일 울면서 다녔어. 회사일보다는 출퇴근 때문에.

이 다음에 나오는 문장이 여기저기 많이 인용되고, 그 문장에 낚여서 이 책을 샀던 것 같다. 나 역시 회사생활에서 가장 싫은게 출퇴근이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 부대끼는 거. 타인과의 거리에 민감한 편이다. 감정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그게 무너지는게 바로 출퇴근시간 지하철이다.





회사에서 일할 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 같아 내가 어떤 조직의 부속품이 되어서 그 톱니바퀴가 도었다 해도, 이 톱니바퀴가 어디에 끼어 있고 이 원이 어떻게 굴러가고 이 큰 수레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그런걸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난 내가 무슨 일을 왜 하는지도 모르겠고 이 호사는 뭐 하는 회사인지 모르겠고 온통 혼란스러웠달까. 아니 아예 알려고 하지도 않았지. 중고생과 다름없었던 거 같아. 그런까 일이 당연히 재미가 없고, 일이 재미있다는 말이 뭔지도 모르고, 하고 싶은 일? 그게 뭔 소리야.

근데, 계나야, 회사에 다닐 때는 그냥 톱니바퀴 부속품이면 돼. 주어진 일만 딱 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돈 주는 만큼 일하고, 일 끝나고는 니가 좋아하는 문화생활 하고.




여튼, 그렇게 한국을 떠나는 공항 장면과 회사 생활의 고단함을 말하며 첫번째 챕터가 끝난다.




호주 워홀도 아니고, 어학연수도 아니고, 이민이라니, 쉽게 할 수 있는 결심은 아니다. 계나는 처음부터 '이민'을 염두에 두고 떠난다. 계나와 친한 친구 은혜와 미연이 있다. 은혜는 일찍 결혼했고, 미연은 알지도 못하는 IT 회사에 다니며 각각 끝나지 않는 시부모욕에 회사욕에 스트레스를 푼다.




그렇게 이민 가기 전에도 호주에 정착을 하게 돈 후에도 은혜와 미연은 변하지 않는다.

뭔가를 하고 싶을 때 나이 생각하면서 언제 그걸 해. 라고 하는데, 그걸 안하고 시간 보내면 또 뭐할껀가. 싶은거다.

한국 땅을 떠났다 돌아온 계나에게 은혜와 미연의 변함없음은 확연하게 드러나지만, 그네들은 그네들 나름대로 적응하기 위해 사는 것이리라.




이 책이 너무 잘 짜여졌다는 느낌이 드는게, 모든 등장인물들이 다 등장의 이유가 보여서인데, 은헤,미연 외에 가족 각각도, 그리고 잘 사는 남자친구 지명. 취업 잘 되는 공대를 나와서 기자의 꿈을 키우고 기자가 된다. 호주에 가기 전 한 번 헤어지지만, 호주에 가서 다시 만나게 되고, 나와 있는 동안 함께 살면서 기자가 된 지명의 모습이 나오는데, 읽기만 해도 피곤한 한국 남자의 일상인 것이다.




호주에서 아르바이트하는이야기, 쉐어하우스에서 사는 이야기들도 실감나게 그려지고, 지명과의 관계도 잘 쓰여진 소설같다. 결말까지도 깔끔한 소설이다. 너무 현실적인데, 너무 깔끔하게 그려져서 소설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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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5-06-17 공감(27)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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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지옥철




여주인공 계나보다 몇 살은 어렸을 때였다. 서울 집에서 신도시로 출퇴근하는 길은 사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출퇴근 경로와 반대여서 곧잘 자리가 나곤 했다. 잘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씻고 지하철 빈 자리에 앉으면 젖은 솜뭉치럼 졸다 목적지 방송에 용케 뛰어 나가곤 했다. 매일이 똑같이 고단하고 때로 고통스러웠다. '생각'이란 걸 할 때는 자학하게 되었고 일요일 오후만 되면 마음에 먹구름이 밀려왔다. 행복하지 않은 생각들은 그것의 원인보다 그것으로 향하는 출퇴근 길에 더 또렷해졌다. 지하철이 들어오기 전에 때로 '사는 것은 지옥 같구나.' 라고 느끼고 그러한 생각에 멈칫 안전선 뒤로 물러난 일도 있었다.



오랜만에 그러한 시간들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였다. 이십 대 후반의 계나는 가난한 집의 장녀다. 그러한 배경 속 그녀가 흔히 연상되듯 가족 모두를 부양하거나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고전적인 유형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유명한 금융 회사에 취업도 했으니 흔히 말하는 '삼포 세대'도 아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떠올리는 전형적인 청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그녀에게는 직장이 있고 예의바르고 건실한 중산층 출신의 남자 친구도 있다. 하지만 그녀가 출퇴근 지옥철에 시달리며 느끼는 단상들과 직장 회식에서 부딪히는 일들에 대한 감상은 이미 다 나눠 먹어버려 더 이상 나눌 부분도 없는 사라져 버린 파이에 오늘의 젊은 아이들의 가지는 전반적인 비애감을 뿌리부터 공유하고 있다. 계나가 다른 것은 어떤 명쾌함이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주하는 이곳에서 그녀는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끝난다.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p.10



그녀의 결행은 대단한 명분이나 체제 저항적인 것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그 지점을 포착하지 못하면 이야기는 오히려 지나치게 가볍게 어그러진다. 호주로 떠나 그녀가 겪는 일련의 실패, 오해들도 거시적인 차원에서 비판하거나 그녀의 결단 자체를 방해하지는 못한다. 이것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이야기다. 작가는 이 개인주의에 천착한다. 집단주의나 체제에 대한 거창한 해석이나 비판 지점에 대한 집착은 그것 자체가 폭력으로 다가올 만큼 작가 장강명이 그려내는 이야기는 그것의 허위에 염증을 느끼는 듯하다. 젊음이라는 대물 렌즈 밑에 들어오는 것들은 어쩌면 가장 진솔한 속살들이다. 결국 누구나 그럴듯한 명분 아래에 각자가 가장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어하는 것임을 부정하지 않는 데에는 어렵지는 않지만 커다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래야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견디는 것들이 정당화된다. 때로 한국이 싫은 것은 국가라는 울타리가 든든한 방책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추구하는 그 소소한 행복들마저 자본주의의 견고한 서열 아래 가능한 것으로 전락시킬 때다. 이 서열은 내가 추구하고 싶어하는 것들마저 구속한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나뉘는 지점에는 분명 돈으로 추구 가능한 쾌락과 안정이 있다. 계나도 이러한 것들 앞에서 경쟁력 없는 자신을 조소한다. 그러니까 그녀가 다수가 추구하는 것들 자체를 상큼하게 외면할 수 있었다거나 사회가 주입한 그 지리멸렬한 가치들에 무감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녀가 떠난 것은 일종의 도피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어도 그녀는 그녀의 친구들처럼 계속 주저앉아 불평하고 불행해하지만은 않는다. 계나는 외부의 시선을 거두어 내면으로 향한다. 자신을 읽.는.다.





잘 읽힌다,는 것은 분명 문자 텍스트가 외면 받는 이 시대의 작가로서 무시못할 장점이다. 잘 읽히는 것이 어떤 심오함과 상충되는 지점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깊이가 밀려나갔다고 해서 산만하지는 않다. 시종일관 경쾌한 리듬으로 우리가 순응하고 불평하며 견디는 사회 체제 바깥으로 뛰어 나가 시원한 서사를 구축하는 젊은 여자의 이야기는 왠지 여기에서 언젠가는 꼭 들었어야 할 이야기인듯 반갑다. 그 날 그렇게 지옥철 아닌 지옥철을 기다리며 무서운 상상을 했던 내가 걸어나간 자리에서 불혹을 맞았다고 해서 내가 그 체제에서 탈출한 것은 아니다. 나는 여전히 다른 형태의 또다른 불평 거리를 주워섬기며 여기를 배회한다. 그러한 관성에 이러한 이야기는 날카롭게 아프다. 더 나아갔어야 한다고 생산적이고 체제적인 대안을 모색했어야 한다는 그 꼰대스러운 조언을 남발하기에 이 이야기는 너무 현실적이다. 사는 건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니까. 당연히 들었어야 하고 당연히 결행했어야 할 일들이 신선하게 들리는 이 사회의 그 이미 결정되어 버리는 모든 것들에 일침을 가하는 가장 자기다운 방법을 작가는 잘 실행했다. 이 이야기는 왠지 자랄 것 같다. 조금 더 깊어지고 넓어지고 유연해지길 바라 본다. 그것은 나 또한 그래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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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6-03-31 공감(2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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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으면, 시집가!”, 이 한 마디 농담을 하고 싶다










“네가 정말 싫어.”, “싫으면 시집가.” 어릴 때 친구들과 놀 때, ‘싫다’라고 말하면 그 말에 붙여 ‘싫으면 시집가’라고 대꾸하던 기억이 있다. 옛날 여자가 시집살이를 시작하면 처가에 자주 들릴 수 없게 된다. 부모님들은 딸에게 장난으로 말한다. 이 집구석 싫으면 얼른 좋은 사람 만나서 시집이나 가라고. 그러면 부모님은 딸 속 썩이고, 반항하는 행동을 못 볼 테니까. 장난 같은 말이지만 여기에 혼기에 찬 딸을 염려하는 부모님의 진심이 숨어 있다.



혼자 살기도 벅차서 연애하기도 힘든 청춘이 늘고 있다. 그들 앞에 이런 말장난을 쉽게 하지 못한다. 당사자의 부아를 돋을 수 있다. 좋은 사람 만나 시집가고 싶어도 시집가기 위한 경제적 형편이 마땅치 않다. 얼마 전까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 세대. 그리고 내 집 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하는 오포 세대. 꿈과 희망마저 포기하는 칠포 세대까지 나왔다. ‘n포 세대’도 있다. 아예 모든 걸 포기하는 세대이다. 열심히 일해서 다 되는 건 아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평균적으로 산다는 게 힘든 현실이다. 잘 나가는 기성세대들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쉽게 말하면서 젊은이들에게 아픔을 겪은 만큼 그들의 미래를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청춘의 불만은 ‘헬조선’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사회가 팍팍할수록 그 사회의 모순을 예리하게 묘사한 소설, 드라마, 영화 등이 인기를 얻는다. 그것들을 많이 찾는 사람 대부분은 팍팍한 사회 속에서 고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윤태호의 웹툰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를 통해 미생도 되지 못한 청춘들은 노동시장으로 내던져진 청년층의 고단한 처지에 공감했다. 고졸 출신이 대기업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멋지게 성장하는 이야기가 어느 영웅담 못지않은 카타르시스를 주는 이유도 그만큼 현실에서 실현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장강명 작가는 어느 인터뷰에서 소설 《한국이 싫어서》의 제목만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낀 독자가 많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소설이 카타르시스만 주는 작품으로 기억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소설로 돈, 학벌, 취업 문제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사는 한국인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 만족해선 안 되고, 행복한 인생을 위한 해답을 찾아서도 안 된다. 기자 출신 작가는 실제로 호주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20대 후반 여주인공 계나의 삶을 구성했다. 그렇지만 계나처럼 ‘이민’이 자신만의 행복을 찾을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지 않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내가 아는 것은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 쪽이야.” (152쪽) 계나가 말하는 ‘어떻게’를 독자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어떻게 하면 호주 이민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한 독자가 있을 거고, 계나처럼 어떻게 자존심을 지키면서 행복하게 사는지 고민하는 독자도 있다. 이 책으로 ‘어떻게’에 대한 질문의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면 오산이다. 현재의 기쁨을 만족하는 ‘현금흐름성 행복’, 아니면 미래를 위해 차곡차곡 준비하는 ‘자산성 행복’을 위해 살아갈지 고민해야 한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 속에 사회에 대한 불만을 하나씩 품고 산다. 우리는 ‘헬조선’의 쳇바퀴에 벗어나지 못한다고 불만을 늘어놓지만, 지금 어디서 누군가는 비정규직 신세에 벗어나지 못해 이 쳇바퀴에 오를 자격이 못 된 채 살기도 한다. 《한국이 싫어서》의 계나는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선에 있는 중간 지점에 있는 인물이다. 그녀처럼 돈이라도 있으면 행복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라도 있지, 아예 없으면 행복을 위한 도피를 꿈꿀 수조차 없다. 이 소설의 해피엔드는 팍팍한 사회에 지친 독자들을 위한 판타지적 선물처럼 느껴진다. 한국이 싫은데 이 불만을 어떻게 참고 살아야 할까. 뭐라도 손에 쥐면서 이게 뭘까 저게 뭘까 고민이라는 걸 하고 싶다. 이런 답답한 현실 앞에 대고 ‘싫으면 시집가’라는 농담도 할 수 없으니, 참. ‘한국이 싫으면, 시집가!’, 이 한 마디 농담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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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9-20 공감(20) 댓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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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나의 선택의 행복론 [한국이 싫어서 - 장강명]
























결국은 나의 선택의 행복론 [한국이 싫어서 - 장강명]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무턱대고 욕하진 말아줘. 내가 태어난 나라라도 싫어할 수는 있는 거잖아. 그게 뭐 잘못 됐어?” 11쪽












다른 나라로 여행을 오랫동안 갔다 오면 그 도시가 주는 여운과 새로움으로 늘 그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다. 이런 나의 바람은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한달살기’가 유행하는것 같다. 오랫동안 그 나라에 살 수 없다면 한 달을 살며 더 많은 경험과 힐링을 즐기는 것이다. ‘살아보기’가 불가능한 많은 이들은 자신이 있는 곳에서 현실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행은 늘 있었던 곳의 소중함을 때로는 누추한, 그러나 안락한 내 집에 오면 깨닫고 만다. 돌아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돌아봐야만 아는 것이다.









계나는 어느 날 지친 출퇴근을 하면서 호주로 이민을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가족은 어떤 사람도 없다. 그녀는 앞으로의 남은 시간은 오로지 자신을 위해 살아가겠다며 짐을 싸서 호주로 떠났다. 계나가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았던 인물도 아니지만, 그녀에게는 나는 가족에게 할 만큼 했으니 이제 나를 위해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한국을 떠나면 더 낭만적인 삶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녀가 처음 호주에서 돈을 버는 곳은 국수 가게에서 설거지를 하는 것이었다. 신용카드 승인팀에서 일을 했던 계나의 한국의 경력은 호주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처음이야 대부분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고 적응 기간 동안 고된 시간이 필요 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겠지만, 그녀가 포기한 한국에서의 삶 대신 더 안락한 환경이 주어진 것도 아니다. 계나 또한 그런 과정을 겪었을 뿐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런 계나는 한국에서 행복해 질 수 없기 때문에 떠나온 호주에서 그 행복이라는 것이 보였던 것일까? 여기서는 못 살 것 같은 그 삶의 거처가 호주에서는 있었던 것일까? 계나가 다시 한국에 돌아와 호주행을 선택했을 때야 비로소 그녀가 원한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구차한 변명과 이유는 필요 없다. 그저 이곳이 아닌 것 같으니 짐을 싸 다른 세상으로 나왔을 뿐이다. 그녀의 단순한 이유가 크게 나와 있지도 않을뿐더러 그것이 큰 이슈로 다뤄지지도 않는다. 소설속의 인물들도 이민의 고민들도 특별함은 없다. 그들의 고민과 희망, 혹은 그 갈망은 많은 이들이 한번쯤 생각해 보았던 흔한 이유들이 호주와 한국 사이에 부유물처럼 떠다니고 있을 뿐이다.









나도 한때 한국을 벗어나 이민을 가고 싶었던 적이 있었지만 갈 수 없었던 이유는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언어는 배운다고 하지만만,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혼자 살아간다는 것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 지겨운 일상보다 더 지옥 같은 것은 아닐까. 허수경의 에세이에서 그녀도 독일에 홀로 외로이 공부를 하는 동안 갑자기 전화해서 떡볶이 먹으러 가지 않을래? 라는 일상의 연락에 마음 한 구석이 무너진다고 했었다. 어쩌면 그런 사소함이 살짝 날아올랐던 이민에 대한 상상을 꽉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던 것 같다. [한국이 싫어서]에 나오는 인물들도 그런 부류가 있다. 결국 그 사소함의 일상을 그리워하며 다시 한국으로 떠나는 이들도 있다. 새로운 것들을 잘 이겨 내고 견디는 이들만이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계나처럼 결국 호주에 남아 그녀가 원했던 그 행복,을 찾아 가는 것이다.



















장강명의 가장 큰 장점은 아주 잘 읽힌다는 것이다. 그가 그동안 출판한 책들을 읽으면서 이틀 이상 걸렸던 책이 없었다. 그만큼 잘 읽히고 좋았는데, 그의 장점이 그것으로 종결되는 것 같아 그의 명성에 비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서든 흔하게 어떤 게시판에 나의 유학 혹은 이민 스토리라며 소개할 법한, 아주 흔한 얘기였기 때문에 쉽고 재미있게 읽혔을 것이고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더 친숙하게 읽혔을 것이다. 그의 장점이 더 극대화하기 위한 그만의 노력이 더 필요할 때이다. 그래야 우리도 더 많은 고민을 하며 책을 읽을 테니까. 저자의 주제가 더 가슴 깊게 와 닿아 많은 고민의 시간을 줄 수 있는 그 시간을 기다려 본다.


장강명 『한국이 싫어서』 (민음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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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etotal 2018-08-23



한국이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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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 2018-05-28



[한국소설] 장강명 <한국이 싫어서> - 대한민국은 자기 자신을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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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소녀 2017-03-23



삶은 여전히 ‘Where’가 아니라 ‘How’


1 이 책은 저자 부부가 2017년 여름 세계여행을 떠나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의 31개구을 돌면서 여행 중에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젊은 한인 이민자들을 만나 30여차례 인터뷰한 내용을 모아 ‘이민자 인터뷰’라는 이름으로 연재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2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다 장강명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에서처럼 한국의 부정적인 면을 떠올리면서 한국 사회, 한국이란 나라를 떠나고 싶어하는 때가 있을 것이다. 몇 년 전이었다. 삶의 위기가 찾아왔다.... + 더보기
카알벨루치 2019-08-13 공감 (47)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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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현재에 대한 진단과 미래에 대한 내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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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2-26 공감 (41)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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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이 선정한 올해의 책 - 2015 행복한 책꽂이


시사인 마지막 별책부록인 '시사인이 선정한 올해의 책 - 2015 행복한 책꽂이'올해도 살펴보면서, 참.... 제가 읽은 책은 하나도 없어.... -.-;; 그래도 관심두었던 책들이 보인것만으로도 다행이랄까.... ㅎㅎ올해 상반기 가구당 월평균 서적 구입비가 1만 7727원. 어쩜 유일하게 대한민국 평균을 훌쩍 넘는 성적을 보일수 있는것이 '서적 구입비'가 아닐까? 시사인에 있는 책들을 옮겨두고, 2016년 도서관 희망도서 목록에 참고하려해요.목록의&... + 더보기
보슬비 2015-12-27 공감 (32)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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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자화상은 건전한가


왜 장강명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우리의 소원은 전쟁>이라고 했을까? 생각해 봄 직한 대목이다. 소설은 한반도가 통일이 된 상황을 가정하고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하지만, 그 통일이란 것이 한방에 완벽하게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장강명의 소설에서 통일에 대한 몇 가지의 접근과 생각을 해 볼 수 있겠다. 1 민준의 이야기“그것도 다 똑같습니다. 이번에는 이런 비유를 들어볼까요? ... + 더보기
카알벨루치 2019-01-09 공감 (31)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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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잉쁘잉♥♥


오늘도 날씨가 무척 좋습니다.그리고 금요일이고 내일은 주말이네요.정말 시간이 빨리빨리 지나가네요~ ♥♥쁘잉쁘잉♥♥쁘잉쁘잉♥♥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나머지 3,4,5권이 나왔어요~완결로 내 주셔서 엄청 반갑고 엄청 행복하네요.혹시 또 1년을 기다려야 하는건지 무척 걱정했었거든요.이리 완결로 다... + 더보기
후애(厚愛) 2015-05-22 공감 (2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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