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8

1810 [인터뷰] 정광일 세계한인민주회의 사무총장 “재외동포들이 국회서 잠자는 동포청 신설 법안



월드코리안뉴스



“재외동포담당관 신설, 문재인 정부 재외동포에 대한 관심 보여줘”

최병천 기자
승인 2018.10.16 09:19


[인터뷰] 정광일 세계한인민주회의 사무총장 “재외동포들이 국회서 잠자는 동포청 신설 법안 깨워야”정광일 세계한인민주회의 사무총장

10월은 <재외동포의 달>이다. 한국에서 크고 작은 재외동포 행사들이 많다. 정부부처가 주관 후원하는 세계한인회장대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대회, 재외동포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한상대회와 옥타대회뿐만 아니라 세계호남인의 날 기념대회, 세계충청향우회대표자 대회, 세계한인여성회장단대회, 국제결혼한인여성단체 대표자 회의 등 민간단체들의 행사도 대부분 10월 국내에서 열린다.

여기에 전국체전에도 해외대표선수단이 대거 참가하고 이와 별도로 세계한민족축구대회, 해외동포언론사 대표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재외동포언론인포럼도 있고, 민주당 해외 당원과 자문위원들이 매년 정기적으로 갖는 세계한인민주회의 대표자 워크숍도 10월에 한다.

재외동포의 달 10월에 가장 바쁜 사람, 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정광일 사무총장을 만났다. 그의 별명은 ‘카톡 총장’이다. 카톡으로 전 세계 해외동포들과 소통을 줄기차게 하면서 붙여진 국제적 별칭이다. 정광일 총장은 80년대 중반 미국 뉴욕으로 이주, 20년 간 뉴욕한인 신문방송인으로 활동하다가 10년 전 귀국, 2009년부터 민주당에서 해외동포 정책과 조직, 재외국민선거 업무를 담당했다.

지난 10년 동안 정 총장이 주장해온 재외동포 관련 정책은 다양하다. 재외국민선거가 실시된 이후 세 번의 국회의원선거와 두 번의 대통령선거를 거치면서 여야정당의 재외동포 선거공약을 이끌었다.

재외국민선거절차 간소화, 재외동포청 신설, 해외한글학교와 한국국제학교 지원확대, 65세 이상 복수국적 허용, 재외동포언론지원에서 부터 해외평통 개혁과 청와대 안에 재외동포담당관제 신설, 재외동포TV방송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도 정광일 사무총장이 그동안 줄기차게 제기한 것들이다. 해외동포들의 아지트, 사랑방으로 통하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오피스텔에서 15일 오후 만나 정광일 총장을 인터뷰했다.

- 문재인 정부의 재외동포정책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다고 보는지?

“집권 1년 반이 지난 현 정부의 재외동포정책을 특별히 평가하는 것은 좀 이르다고 본다. 정부가 당면한 현안이 한반도 평화문제 그리고 경제 활성화 문제에 있기 때문에 재외동포정책을 별도로 논하는 것은 시기상 맞지 않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재외동포사회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이 있다고 본다. 대통령 말씀 중에는 언제나 ‘740만 재외동포 여러분’이라는 문구가 빠짐없이 사용되고 있고 해외 순방 때마다 재외동포간담회를 갖고 있다는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지난 7월 청와대 직제개편 당시 ‘재외동포담당관’ 직을 신설한 것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재외동포사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읽을 수 있다고 본다.”

- 재외동포담당관직 신설을 청와대에 건의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직접 동포담당관에 임명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던데...

“청와대에 재외동포담당비서관이나 재외동포담당관직 신설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해외동포들이 정부에 건의해온 오래된 단골 이슈였다. 문재인 정부가 해외동포들의 오래된 건의를 진지하게 검토해서 수용한 것이다. 일부에서 제가 청와대 재외동포담당관에 임명될 것이라고 예상한 분들이 있었지만 올 해 저의 나이가 억울하지만 60살이다. 저 보다 젊고 유능한 분이 그 직을 수행하면서 해외동포들과 긴밀한 소통을 하게 될 것으로 알고 있다.”
정광일 총장이 2015년 뉴욕동포청설립추진위원회가 주최한 뉴욕열린포럼에서 '재외동포청 신설'을 주제로 발제를 했다.

- 현재 국회에 재외동포청 신설 법안이 제출돼 있는데 이 법안은 언제나 빛을 보게 될 것으로 보는지?

“20대 국회가 개원되자마자 여당과 야당에서 각각 동포청신설 법안을 제출했다. 사실상 거의 동일한 내용의 동포청 법안을 각각 제출했지만 법안은 잠자고 있다. 지난해 미국 달라스에서 온 동포신문 기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간담회에서 매번 국회가 새롭게 개원하자마자 경쟁적으로 여야가 각각 동포청 신설 법안을 제출하고 그 후에는 여야가 함께 나 몰라라 하는 것을 <재외동포들에 대한 한국정치권의 동포청 법안 사기사건>이라고 통렬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물론 국회에는 많은 법안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잠을 자지만 잠자는 법안을 깨우는 것은 재외동포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매년 열리는 한인회장대회에서 이 문제를 갖고 정치권에 한목소리로 강하게 요구하면 잠자는 동포청 법안이 깨어날 수 있다고 본다.”

- 여야가 동포청 신설 법안을 제출했지만 일부에서는 외교부 산하에 두는 동포청이 꼭 필요한 것이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동포재단을 확대 개편하는 방식, 재외동포정책과 관련이 깊은 정부 각 부처에서 인력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동포청을 만들자는 내용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재외동포들이 주장하는 동포청은 상징적인 것으로 독립적인 재외동포 담당 정부기구를 의미한다. 1천만 재외동포시대, 2백만 재외국민유권자 시대에 맞게 독립적인 재외동포정책을 마련할 수 있는 정부기구로 외교부 산하가 아닌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직속의 가칭 <재외동포위원회>의 의미도 동포청 신설 요구에 포함된다고 본다. 반드시 외교부 산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 3월 국회에서 열린 '해외동포 긴급 토론회' 장면.

- 평통 개혁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미국 등 해외동포사회 일부에서는 평통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90년대 뉴욕에서 동포신문 기자로 일할 때 해외평통은 폐지해야 한다는 칼럼도 많이 쓴 적이 있다. 특히 미국시민권자들을 한국의 헌법기관인 대통령 통일정책 자문위원으로 위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평통 사무처에서는 미국시민권자(외국국적) 평통자문위원은 명예자문위원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지금도 외국국적 평통자문위원은 명예자문위원으로 구분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평통위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현재 해외평통위원은 대략 3천6백여명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평통자문위원 구성은 보수와 진보가 최소한 반반 정도의 비율이 돼야 하는데 현재도 남북문제에 보수적인 사고를 가진 분들이 훨씬 많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교류 공동번영’ 정책에 공감하는 해외평통위원들이 절반정도, 1천8백여명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 새로운 남북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재외동포들의 급변하는 남북시대에 부합하는 재외동포들의 역할이 있다면...

“남북정상이 손잡고 합의해도 남북문제를 우리끼리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이 매우 억울하고 안타깝다. 한미동맹이 진짜로 한국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동맹인지, 미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걸림돌인지 디딤돌인지 헷갈린다. 그러나 재외동포들이 남북 간 신뢰를 구축하고 교류를 확대하는데 크게 기여해야 한다고 본다. 해외동포들이 북한에 투자도 하고, 무역도 하고, 관광도 가고, 할 수만 있다면 해외동포들이 북한을 자주 다닐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 오랫동안 재외동포TV방송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한국에는 엄청난 숫자의 케이블 TV채널이 있다. 오랫동안 연구한 동포TV방송은 해외동포사회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외 한인들의 모습을 본국에 전달하는 방송을 의미한다. 한국의 소식을 영어권 등 해외로 보내는 방송은 많지만 해외 한인들의 소식을 한국으로 보내는 방송이 없기 때문에 1천만 해외동포들의 이야기를 본국에 전달하는 방송 채널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해외동포사회와 본국 간의 소통을 통해 한국인들이 살아야 할 공간이 한반도만이 아닌 지구촌 전체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요즘 국가적 긴급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청년실업문제 해결책을 찾는 것도 해외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해외동포TV방송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동포TV방송은 정부가 지원하는 방법으로 쉽게 개국할 수도 있지만 순수하게 해외동포들이 재원을 만들어 개국할 수도 있다. 특히 해외동포TV방송은 기존의 해외 주요지역 한인방송사들과 연대해서 윈윈 할 수도 있다.”

- 문재인 청와대가 재외동포담당관 직을 신설해서 과거의 청와대와 재외동포정책에서 차별화에 나선 것처럼 국회에서 재외동포와 관련된 히트작을 찾는다면...

“20대 국회에서 개헌이 논의될 듯하다가 요즘 북핵문제로 개헌이슈가 뉴스에서 뒤로 밀리고 있다. 개헌안을 준비하는 분들이 재외동포들을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헌법에는 ‘국가는 재외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지극히 상징적인 것이지만 새로운 헌법에는 ‘국가는 재외국민과 재외동포를 보호하고 지원한다’는 규정으로 바꿔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외국민과 재외동포가 포함되고 ‘보호’하고 ‘지원’한다는 것을 헌법에 반영할 때 1천만 재외동포들과 함께 새로운 한민족공동체시대가 열린다고 본다. 개헌을 준비하는 국회에 꼭 전달하고 싶은 것이다. 1천만 재외동포시대, 2백만 재외국민 유권자 시대에 각 정당들도 재외동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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