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3

알라딘: 굶주리는 세계



알라딘: 굶주리는 세계




굶주리는 세계 - 식량에 관한 열두 가지 신화
프란시스 무어 라페,조지프 콜린스,피터 로쎗,루이스 에스빠르사,식량과발전정책연구소 (지은이),허남혁 (옮긴이)창비2003-10-15원제 : World Hunger: Twelve Myths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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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쪽
152*223mm (A5신)
538g
ISBN : 9788936485207



알라딘 리뷰
"누가할 수 있나? 빈민이 직접!"
"분명 먹을 것이 모자라서는 아니다.
지금 세계는 먹을 것으로 가득하다. 자연재해 탓도 아니다.
굶주림의 원인은 식량과 토지의 부족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부족이다."

'푸드퍼스트'(Food First)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식량과발전정책연구소(Institute for Food and Development Policy)에서 펴낸 세계의 빈곤문제를 지적한 책이다. 초판은 1986년에 출간되었고, 1998년에 개정판이 나왔다. 한국어판은 개정판을 번역한 것이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공동 저자인 피터 로쎗은 멕시코 깐쿤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故 이경해 씨를 추모하고 있다. WTO 협상 결렬이라는 믿기지 않는 승리를 안겨 준 그의 희생은 굶주림을 종식시키려는 전세계 투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말도 함께 전하고 있다.

이 책은 굶주림의 원인으로 오해되곤 하는 12가지 국제적 변명에 대해서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자연재해나, 인구증가, 절대 식량 부족 때문에 굶주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자유시장, 자유무역, 미국의 원조, 녹색혁명이 굶주림을 해결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한다.

가령, 미국의 경제원조는 몇 개 국가에 집중되어 있고, 대부분은 제3세계의 구조조정 정책을 강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간혹 식량원조도 하지만 굶주림 해결을 위해서가 아니라 개발 용도로 재판매하는 조건일 때만 가능하다. 또 식량원조보다 더 빈번하게 행해지는 군사원조는 전세계의 무력분쟁에 간섭할 기회로 이용하며 이를 통해 '선량한 척' 온갖 악행은 다한다.

그렇다면, 굶주림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책은 말한다. "굶주림의 원인은 식량과 토지의 부족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부족이다"고. 그 예로 멕시코를 들고 있다. 멕시코는 캐나다,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이후 전통 작물인 옥수수의 생산력이 반으로 줄고, 농민들은 자신의 땅을 잃어버렸다.

또한 NAFTA 협정에 따라 취약 작물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중단되어 울며 겨자먹기로 너나 할 것 없이 커피를 생산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늘어난 커피 생산량 때문에 커피값은 땅에 떨어지고, 옥수수 값은 천정부지로 솟았다. 예전에는 굶주리지 않았던 원주민들은 지금은 커피를 옆에 쌓아둔 채 배를 곯고 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인구학자들이 그토록 우려하는 식량위기는 인구 증가 때문도 아니고 자유무역주의자들이 말하듯이 농산물을 개방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님을 알게 된다. 또 경제가 성장한다고 해서 굶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도 아님을, 인구가 적다고 해서 굶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님을 깨닫게 된다.

수십 년간의 연구 끝에 굶주림의 원인을 밝혀낸 용기있는 '푸드퍼스트'(Food First) 활동가들이 아니었다면, '빈민 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는 말을 지금까지 되뇌였을지 모른다. 분명, 굶주림은 구조적인 문제이며 자원의 민주적 배분의 문제이다.

이 책이 굶주림을 해결할 대안으로 '빈민들의 단결'을 제시하는 것은 사회구조의 문제는 당사자가 직접 제기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국가의 복지 정책, 해외 원조 등은 일시적인 구조책일 뿐 영원히 굶주림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빚을 내던져라! Drop the Debt]란 음반에서 세자리아 에보라와 떼오필루 쌍트르는 '껨 뽀데(누가할 수 있나?)'란 곡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살아남으려 빵부스러기를 찾거나 / 사치 속에 사는 이들의 양심의 가책을 덜어주려 나온 / 얼마 안되는 자선에 매달리면서...... / 그래서 모든 사람은 스스로를 위하지만 / 하나님은 누구도 못 돌봐주는 것인가?"

세자리아 에보라가 이 책을 읽었다면, 굶주림의 탓을 하나님에게 돌리지 않고 빈민들이 스스로 타계해야 한다고 노래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시 말하지만, 굶주림은 자원부족 때문이 아니다. 자원의 민주적 분배와 식량에 대한 접근성에 문제가 생길 때 일어난다. 문제를 제대로 파악할 때만이 해법도 있다.

ps. [빚을 내던져라!] 음반에는 짐바브웨 올리버 므투쿠드치의 '무리미 무누(농부)'란 듣기 좋은 곡도 있다. 가사는 아래와 같다.

"나라는 땅이야 농부는 사람이지 / 땅은 땅이라구 / 나라는 땅이야 땅이 나라를 만들지 / 농부는 사람이지 땅은 땅이야 / 농부 아저씨 괭이를 드세요 / 물도 주고 씨도 뿌리세요 / 농부 아저씨 괭이를 드세요..." - 최성혜(2003-10-16)


책소개
굶주림의 원인이 식량과 토지의 부족, 인구의 과잉이 아니라 민주주의 부족임을 치밀하게 분석한 책이다. 기근의 정치적.경제적 맥락을 해설하고 나아가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또한 거대하고 복잡한 식량문제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흥미로운 형식으로 문제를 제기한다.

굶주림과 식량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 즉 '신화'를 하나하나 설명하고 반박한다(부제는 '식량에 관한 열두 가지 신화'). 그중 가장 일반적인 신화는 굶주림이 자연재해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근은 식량에 대한 접근성에 문제가 생길 때 일어난다. 이처럼 기근이 인재라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빈민 자신이 문제해결을 위해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영문판 서문
일러두기

죄책감과 공포를 넘어서
첫번째 신화|식량이 충분치 않다
두번째 신화|자연 탓이다
세번째 신화|인구가 너무 많다
네번째 신화|식량이냐 환경이냐
다섯번째 신화|녹색혁명이 해결책이다
여섯번째 신화|정의냐 생산이냐
일곱번째 신화|자유시장이 굶주림을 끝낼 수 있다
여덟번째 신화|자유무역이 해답이다
아홉번째 신화|너무 굶주려서 저항할 힘도 없다
열번째 신화|미국의 원조가 굶주림 해결에 도움이 된다
열한번째 신화|그들이 굶주리면 우리가 이득을 본다
열두번째 신화|식량이냐 자유냐
굶주림에 대한 신화를 넘어서

출처와 참고문헌
참고도서 및 관련단체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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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2012년 11월 24일자 '책과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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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세계에 식량이 넘쳐나는데도 굶주리는 사람들이 사라지지 않는 부조리에 대해 깨달은 뒤, 줄곧 ‘풍요로운 세계의 빈곤과 굶주림’에 관해 연구해 왔다. 그가 쓴 열여섯 권의 책은 2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되었고, 수많은 대학에서 교재로 읽힌다.
창립 32주년을 맞은 “푸드 퍼스트”와 “아메리칸 뉴스 서비스”의 공동 창립자며, “살아 있는 민주주의 센터”를 세웠다. “세계 미래 위원회”의 창립위원이며, 대안 노벨상으로 알려진 “올바른 삶을 기리는 상The Right Livelihood Award”을 받기도 했다. 2008년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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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권리 운동가이자 농환경 보호론자며, 농촌지역개발 전문가다. 멕시코 농촌지역변화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멕시코에 살고 있으며, LRAN(토지연구활동연대)의 책임자기도 하다. 또 미대륙연구소의 국제대안제휴위원이며 UC버클리의 환경과 학정책경영학부 초빙연구교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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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퍼스트(Food First)로 잘 알려진 비영리 연구, 교육기관으로 197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되어 미국과 전세계의 굶주림과 빈곤의 원인을 탐구하고, 이 문제를 대중과 정책결정자들에게 교육하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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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먹거리를 둘러싼 글로벌한 관계와 로컬에서의 대안에 관심을 쏟으며 연구하는 지리학자다. 지은 책으로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 사람·자연·사회를 살리는 먹거리 이야기》가 있고, 《로컬푸드》(공역) 《학교 급식 혁명》(공역) 《농업생명공학의 정치경제》 《먹거리정책》(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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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그동안 몰랐기때문에 충격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애써 모르는척 하고 싶어지는 거기에 더해 해법을 알고 있지만 고치기 어렵다는 사실이 충격적인...
오마르 2014-02-06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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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페이지 읽으면서 숨이 턱턱 막혔다. 저자의 굶주리는 세계에 대한 적나라한 폭로 때문이 아닌 역자의 번역 때문이다. 번역 당시(10년도 더 전) 역자의 학력과 경력을 보았을 때 번역을 함에 있어 큰 고통이 따르지 않았을까...
africanist 2019-01-31 공감 (0) 댓글 (0)






죄책감과 공포를 넘어서




죄책감과 공포를 넘어서





'세상에서 가장 비싼 책'은 '사서 읽지 않고 서가에 모셔 놓은 책'이라 한다. 그런 뜻에서라면 지난 연말에야 마저 읽게 된 책, "굶주리는 세계"의 값은 꽤나 나가는 셈이다. 책을 사면 속표지의 여백에다 구입한 날짜와 서명을 해 두는 것은 오래된 습관인데, 거기엔 '040127'이라 적혀 있으니, 이 책을 다 읽는 데는 한 달이 모자라는 2년이 걸렸다.




'식량에 관한 열두 가지 신화'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의 저자는 '미국과 전세계의 굶주림과 빈곤의 원인을 탐구하고 이 문제를 대중과 정책결정자에게 교육하는 일을 하고 있는, 푸드퍼스트(Food First)로 잘 알려진 비영리 연구·교육기관'인 식량과 발전정책 연구소(Institute for Food and Development Policy)와 이 기관 소속이거나 관련 연구를 하고 있는 학자들이다.




'죄책감과 공포를 넘어서'라는 제목을 단 서장에서 현재 거의 8억에 가까운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 '굶주림'을 '불가능한 선택이 주는 고통'으로 정의하면서 그것은 '굴욕적인 삶'이며, '공포'를 강요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풍요로운 세계에 굶주리는 사람이 존재하는 이유'를 찾아왔지만, '가장 기본적인 문제, 즉 누구나 살아가는 데 필요한 먹을 것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우리 스스로를 완전한 인간으로 간주할 수 없다'고 역설한다. 적어도 굶주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인간은 그 윤리에 대해서 말할 자격이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을 비롯, 전세계에 만연하고 있는 빈곤과 굶주림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분석한다.

"분명 먹을 것이 모자라서는 아니다. 지금 세계는 먹을 것으로 가득하다. 자연재해 탓도 아니다. 굶주림의 원인의 식량과 토지의 부족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부족이다."

그러면서 굶주림의 원인과 현상을 기술하는 데 있어서 '몇몇은 편파적이고 사실이 아니'며 '현실적 해법을 찾는 데 장애가 된'다고 보면서 이러한 '잘못된 원리'를 '신화'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신화는 대체로 열두 가지로 압축되는데(1986년 초판에서는 '열 가지 신화') 그것을 거칠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신화 식량이 충분치 않다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가용자원이 한계에 달해 충분한 식량을 공급할 수 없다는 주장인 바, 오늘날 세계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하루에 3,500칼로리를 공급할 수 있을 만큼의 곡물을 생산한다. 개발도상국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5세 이하 어린이들 중 78%가 식량이 남아도는 나라에 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미국에는 3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건강한 식사를 감당할 힘이 없다. 미국 어린이 중 8.5%가 실제로 굶주리고 있으며, 20.1%는 굶주림의 위협에 처해 있다.

두 번째 신화 자연 탓이다

가뭄, 홍수 등 인간의 통제력을 벗어난 자연재해들이 기근을 발생시킨다는 주장이다. '감자 대기근'으로 1백만 명의 희생자를 낸 아일랜드는 그 당시 식량수출국이었다. 자연에 대한 통제력을 늘여나간 현재에 오히려 그 전 시대보다 재해의 취약성이 더 커지고 있다. 자연재해가 원인이 아니라, 다만 그것은 굶주린 사람들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릴 뿐이다.





▲ Food First의 홈페이지



세 번째 신화 인구가 너무 많다

멜서스 이래 많은 학자들이 '인구폭발'로 인한 재앙을 경고했지만, 현실은 역설적으로 진행되었다. 실제 굶주림이 상존하는 제3세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급속한 인구 증가가 굶주림을 발생시킨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은, 굶주림과 마찬가지로 다수 빈곤층, 특히 아이를 적게 낳겠다는 선택에 필요한 안정과 경제적 기회를 여성에게서 빼앗아가는 사회적 불평등의 결과이다. 높은 출생률은 강요된 빈곤에 대한 방어적 대응이다.

네 번째 신화 식량이나 환경이냐

굶주리는 사람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토양침식이 우려되는 한계토지에서까지 농작물과 가축을 생산하고 열대우림을 파괴하며, 농약으로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왜 농민들이 생산성이 좋은 농지를 두고 경작되어서는 안 될 땅과 열대우림으로 옮겨가는가, 농약은 누구에 의해 확산되는가에 대한 질문은 생략되어 있다. 정답은 거대 사업자들. 필리핀과 니카라과를 비극의 땅으로 만든 건 다국적 기업 돌(Dole)과 미국 농장주들이었다.

다섯 번째 신화 녹색혁명이 해결책이다

생산증대에만 협소하게 초점을 맞추면 토지에 대한 접근성과 구매력에 관한 집중구조를 바꾸지 못하기 때문에 굶주림을 줄일 수 없다. 기술의 혜택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새로운 농업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불평등만 심화될 뿐이다. 식량을 생산할 토지나 구입할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굶주림은 해결될 수 없는 것이다.

여섯 번째 신화 정의냐 생산이냐

토지개혁은 대규모 생산자들의 식량 수확을 줄어들게 할 것이며, 결국은 굶주린 사람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정의'와 '생산'은 서로 경쟁하는 목표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다. 주장과 달리 '소농들이 대농들보다 더 집약적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더 높다.' 전통적인 영농체계는 생산에 소비된 칼로리당 5~15배의 칼로리를 생산하는 반면에, 미국 같은 자본집약적 체계에서는 10칼로리를 써서 1칼로리만을 생산해 낸다. 브라질의 무토지 농민운동(MST)은 아래로부터 시작된 토지개혁에 대한 요구운동이다.





▲ 브라질 무토지 농민운동 MST(Movimento dos Trabalhadores Rurais Sem Terra)의 깃발

일곱 번째 신화 자유시장이 굶주림을 끝낼 수 있다

그러나 내버려 두면 시장은 단지 부와 소득의 불평등을 반영할 따름이다. 시장은 개인의 필요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돈에 반응하고, 생산에 드는 사회적 비용과 자원비용에 대해 무관심하다. 시장은 먹을 것을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전달하지 않는 것이다.

여덟 번째 신화 자유무역이 해답이다

수출로 번 돈으로 빈곤을 줄일 수 있는 물건을 수입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수출이 굶주림을 끝내지는 않는다. 수출에서 이윤을 얻는 사람들은 가난하지 않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쓰지 않으며, 수출 농업이 식량 작물을 대체하면서 식량작물을 재배하는 소농들을 몰아내 버리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가 온두라스의 멜론에 지출하는 1달러 가운데 9센트가 온두라스에 돌아오는데 그 중 농민들의 손에 들어가는 것은 2센트도 안 된다. 가장 큰 이익은 보는 것은 미국에 근거를 둔 중개업자, 도소매업자들인 것이다.

아홉 번째 신화 너무 굶주려서 저항할 힘도 없다

빈민들은 자신을 억압하는 현실에 무지하고 수동적인 상태에 놓여 있어 변화를 일으킬 수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빈민들은 '경제체제의 작동에 대하여 알고 있으며 착취가 일어나는 과정(임금 착취, 정치차금 공여, 뇌물, 가격 차별)을 상세히 설명할 수 있다.' 그들은 수동적이고 무력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들보다는 덜 가난하지만 역시 불공평하고 비민주적인 경제정책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뻗치고 이들을 변혁의 대열에 동참시키고 있다.'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의 활동이나 브라질의 무토지 농민운동은 그 본보기다.





▲ 브라질 무토지 농민운동

열 번째 신화 미국의 원조가 굶주림 해결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미국 대외원조의 목표는 '공산주의의 위협에 맞서 자유를 수호하는 것'이었고, 나중에는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의 증진'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미국의 식량 원조는 굶주림의 해결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90년대 총원조의 5%만이 긴급구호용이었다. 원조는 실제 농업발전을 저해하기도 했다. 보조금을 등에 업은 값싼, 혹은 공짜 미국 곡물은 지역에서 생산된 식량 가격을 떨어뜨림으로써 지역 농민들을 농토에서 도시로 내모는 역할을 한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원조는 한국을 세계 제 3위의 미국농산물 수입국이 되게 하고, 밀에 대한 수요를 창출해 한국인들의 식습관을 급격하게 바꾸어 놓았다.

열한 번째 신화 그들이 굶주리면 우리가 이득을 본다

굶주린 사람들이 저임금 노동에 종사해야 우리가 커피, 바나나에서 배터리와 컴퓨터에 이르는 모든 물건을 헐값에 살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실제는 정반대이다. 우리의 복지를 위협하는 것은 굶주림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굶주린 사람들이 계속 궁핍한 상태에 있는 것이다.







▲ 멕시코 사파티스타의 노전사

열두 번째 신화 식량이냐 자유냐

굶주림의 종식을 위해서는 사회에 급진적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 사람들의 자유가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이다. 그러나 시민적 자유가 보호되는 사회에서 더 쉽게 굶주림을 끝낼 수 있다. 여기서 자유란 '다른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을 말하고 함께 뭉치고, 억압과 착취, 부당한 차별에서 벗어나고 굶주림에서 해방되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생계권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빈곤과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지적 발전, 정신적 통찰, 음악적 재능, 육체적 성취를 박탈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결론적으로 '자본주의와 국가주의라는 거대 이념의 경제적 독단'을 캐묻는다. 그리하여 "두 이념은 독단이 되어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인간적 가치들을 타락시킨다. 도처에 널린 굶주림은 이러한 타락을 보여주는 가장 비극적인 증거 "라고 일갈한다. 그리고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존엄하게 사는 데 필요한 자원에 대한 권리를 확립하고 나아가 자유를 더 확산시키기"를 우리의 책임으로 이해한다.




근 2년에 걸쳐 찔끔찔끔 읽다가 간신히 완독한 책이지만, 책을 덮으면서 이 책이 가진 문제의식과 그에 대한 집요한 천착, 그리고 결론을 이끌어내는 도덕적, 윤리적 논리 앞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정말 놀라운 책이야, 그런데 왜 난 이걸 붙들고 2년이나 씨름을 한 거지?




모두 384쪽의 만만찮은 두께 탓은 아니었던 듯하다. 아마 처음 이 책을 펴면서 나는 그것을 관념과 이론의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았던가 싶다. 사회과학 서적을 펼 때마다 가슴을 짓누르는 압박감 탓도 있었으리라. 모든 모순은 그것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시대와 사회의 존재 방식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씁쓸하다.




이 책의 미덕은 각 장마다 별지로 우리의 농업 현실과 과제들을 자료 등의 방식으로 삽입하고 있다는 점에도 있다. 재생지로 만들어서 아주 가볍다는 것도 미덕이다. 중요한 대목마다 푸른색 펜으로 밑줄을 그을 때 펜이 잘 미끄러지지 않는 점은 별로지만 안방에 큰 대 자로 누워 읽어도 팔이 아프지 않는 점은 그걸 상쇄하고도 남는다.





▲ 경찰의 폭력에 의해 희생된 두 농민. 인터넷에서 가져온 사진이다.

이 책의 한국어판 서문은 "한국의 농민들과 고 이경해 씨에게 바친다."로 시작되고, '그의 정신은 굶주림을 종식시키려는 전세계의 투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우리는 이 한국어판 서문을 이 투쟁에 삼가 바치고자 한다."로 끝난다. 고 이경해 씨는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신자유주의와 무역자유화 정책에 항의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농민운동가이다.



그리고 2005년 한국에서는 농민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이에 항의, 시위를 벌이던 두 농민이 경찰의 폭력에 희생되었다. 그에 대한 여론의 질타 앞에 경찰청장이 사퇴했는데, 이를 두고 한 논객은 "한 인간의 존엄이나 생명의 가치는 대한민국 모든 고위공직자의 자리를 합해놓은 것보다 훨씬 무겁다."고 말했다.

세계 십몇 위의 경제력을 자랑한다고 하지만, 오늘의 우리 농업과 농촌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그 앞에 우리는 한없이 왜소해지기만 하고 있다.




< 2006. 1.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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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 2006-01-04 공감(22) 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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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ta la victoria siempre/백척간두진일보




어제 업무상 서울에 갔을 때일이다.KTX를 타고 서울역에 내렸다.원래는 지하철을 이용해서 목동까지 가려했으나 조금 늦은 출발에 결국 택시를 탔다.택시 아저씨가 어느 방향이 좋겠냐고 물으며 교통방송을 틀었다.라디오에서는 약간 상기된 목소리로 " 지금 여의도에서는 전국 농민대회가 벌어지고 있어서... 이 방향으로 운행하시는 분들은 외곽으로 우회하시는게...."

택시는 방향을 돌려 강변북로를 따라 성산대교쪽으로 향했다.조금전 교통리포터의 다급한 목소리에 이어 스튜디오의 아나운서가 다시 한번 비장한 목소리로 여의도 농민집회와 주변 정체에 대해 새겨듣고 괜한 고생하지 말라는듯 또박 또박 씹어 말했다.택시는 여의도 외곽을 지나고 있었다.멀리 왼쪽으로 국회의사당이 보였고 택시 기사는 약간 한심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허구한 날 시위야.차만 막히게.." 라며 궁시렁거렸다.

<굶주리는 세계>는 기아와 식량부족에 대해 일반인들이 믿는 상식이 완전히 잘못 된 것이라고 말한다.식량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막연한 믿음은 상식이 되어버렸다.그 상식은 세월을 더하며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신화가 되어버렸다.이 책은 우리가 잘은 모르지만 '그러지 않겠어'라고 믿는 식량에 대한 생각을 12가지 주제를 동원해 차례 차례 공격한다.먼저 책은 독자들에게 식량부족,굶주림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 지 명확히 알 것을 주장한다.굶주림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전쟁,기근,인구과잉 등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부족이다.즉 부의 불평등 분배나 생산요소의 불평등한 지배구조야말로 전지구적 기근의 주범이라는 것이다.이와 함께 굶주림에 대한 일반인의 생각-이 책에서 지속적으로 공격받을-이 굶주림 종식의 가장 큰 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12개의 주제로 전지구적 굶주림의 신화를 인수분해한다.대략 그 제목만 살펴보자. 첫번째 신화, 식량이 충분치 않다.두번째 신화,자연 탓이다.... 자유시장이 굶주림을 끝낼 수 있다.미국의 원조가 굶주림 해결에 도움이 된다.... 이 신화가 제시하는 의견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거 아닌가'라고 답하기 쉽다.우리나라같은면 미국의 식량원조때문에 그나마 보릿고개 넘길 수 있었던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또는 아프리카의 대기근은 사막화와 내전때문이라는 미디어에서 만든 이미지만을 전적으로 믿고 있는 사람도 다수이다.이 책은 단호히 'NO'라고 말하며 한번 더 나아가 문제를 깊이 봐 주길 권한다.

12개의 주제 중 몇가지만 살펴보자.먼저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자연재해 때문에 기근이 온다'라는 것이다.미디어에 비춰지는 아프리카의 기근은 대개 자연재해 때문이다.에디오피아와 르완다의 뼈만 남은 아이들은 사람들에게 동정심과 자연재해의 무서움,또 저런 나라에 태어나지 않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때론 자기나라에 대한 애정으로까지-등을 불러 일으킨다. 동정심이라도 남아 있는 사람은 모금함에 돈을 넣고 나머지는 그대로 끝이다.'어떻게 해줄 수 있을까' 라는 적극적 행동은 말할 것도 없이 수동적인 생각마저도 멈춘다.그 자리다.바로 그자리에서 신화가 액체상태에서 고체상태고 응고한다.이후 부끄러움도 없이 '자연재해때문에 기아가 생긴다'라고 강력하게 말할 수 있는 근거로 자리잡는다.

실제로 80년대 에디오피아의 기근은 심각했다.그리고 자연재해가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하지만 가뭄은 에디오피아의 토지중 30%에만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이것도 작은 비율은 결코 아니다.그렇지만 관개망만 갖추면 경작이 가능한 토지가 충분했었다고 한다.노는 땅이 많았다는 것이다.그리고 이미 기근이 시작되기 전부터 1인당 평균 식량생산이 20%이상 감소하고 있었다고 한다.거기에 에디오피아의 비옥한 토지에서 자라는 수출용 환금작물은 기아를 벗어나는데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이러한 증상들의 원인을 찾지 않고 날씨탓만 하는 것은 가장 쉬운 희생양찾기에 지나지 않는다.에디오피아의 경우 쿠테다와 내전으로 인한 국방비증가와 외자 유치가 문제가 되었다.군비충당을 위해 수출작물재배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었고 노동력은 국방력으로 대체돼어 버렷다.르완다의 경우 역시 수출작물재배의 피해가 고스란히 나타난 국가이다.대토지 소유자의 수가 늘어나며 생계농업대신 환금작물농업 비율이 커져갔다.그중 커피가 문제가 된다.80년대 폭락한 커피가격은 르완다 경제자체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르완다 민중들에게 굶주림이란 이름으로 돌아갔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보게 되는 부분은 '녹색혁명이 해결책이다' 주제이다.녹색혁명은 종자개량,과학적영농,화학비료의 사용등으로 생산량을 급격히 증가시켰다.우리의 경우 박정희의 근대화프로젝트중에 하나로 녹색혁명의 바람이 농촌에도 일었던 역사를 갖고 있다.일단 녹색혁명이 생산량의 증가를 가져와 절대적 빈곤해소에 도움이 된 것은 인정해야한다.그러나 우리는 운이 좋았던 편이다.모든 녹색혁명을 시도한 국가에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또한 성공의 단맛이 빠져가는 지금,녹색혁명에 대해 성찰하는 자세도 필요하다.녹색혁명은 경제권력의 집중구조라든가 토지접근성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그 기간동안 위 요소들이 강화되어 부농과 빈농의 격차가 훨씬 커졌다는 것은 외면 당하고 있다.또한 전통농업에서 중요시 되었던 식물다양성이 무시되었으며 농업에 있어서 석유의존도가 커졌다는 부분도 간과돼고 있다.녹색혁명이 주도한 화학비료나 농약들은 시간이 지나며 토양의 오염이나 생산성 감소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환경문제 뿐만 아니라 영농비용의 증가를 불러일으켜 소규모 자작농이나 빈농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말았다.수입의 저하는 당연히 농업의 포기를 불러일으켰고 토지는 몇몇 부농이나 대규모 농장들에게로 집중되어가고 있다.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저자들은 한국의 상황을 그나마 긍정적으로 파악한다.비교적 관개망이 잘 발달되어 있고 토지개혁이 상대적으로 잘 이루어졌기에 농업생산량증가를 위한 녹색혁명이 성공적이었다고 파악한다.옮긴이가 이 장 뒤에 토지개혁과 농업문제에 대한 국내연구 자료를 첨부하고 있는데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과는 차이가 있어서 이채롭다.

굶주림에 대한 대다수의 시각은 시장과 자유무역이 이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다.이 논의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성격 규정과 같은 내용이다.짧게 말하자면 ,신자유주의 시장에서는 경제권력의 집중이 초래된다.이는 정치권력의 집중과 궤를 같이한다.정부는 시장을 견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엘리트,대기업,외국계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으로의 역할 밖에 하지 못하게 된다.대다수의 민중을 구조조정이라든가 임금삭감,복지의 축소등으로 삶의 질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농업에서도 신자유주의와 시장의 파괴력은 가난한 농민의 생존권 자체를 말살 시킨다.

신화는 깨어졌다.하지만 질문은 남는다.그렇다면 뭘 어쩌란 말인가? '내가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고 소비자입장에서 싼 농산물이 있으면 대기업이든 곡물메이저든 쓰는거지... 안타깝긴 하지만 별 도리없다.'아마 이런게 일반적인 생각일 것이다.저자는 굶주림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먼저해결해야 할 것이 '무력감'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굶주림을 끝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변화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라고 강력히 말하고 있다.전세계적으로는 노동자,농민들,작은 권리밖에 없는 대다수 민중의 연대를 강조한다.곡물메이저가 자본이 전지구화하는데 맞추어 노동자,농민의 투쟁 역시 전지구화해야만 전선이 형성된다.이렇게 거시적인 연대말고 저자는 작은 일상의 실천을 제시한다.우선 대안적 정보원의 확보이다.기존 미디어가 만드는 신화에 대해 삐딱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또한 지식의 활용을 제안한다.마지막으로 도덕적용기에 대해 언급한다.어떻게 보면 거대한 주제에 비해 무력해보일 수도 있다.대개 '무력감'편에 선 사람들이 그런 작은 도구가 무슨 소용있냐고 말한다.그가 바로 적이다.

일상을 사는 사람이 전국 농민대회에 나가서 돌을 던질 수는 없다.하지만 막연한 무력감에 또는 신화에 젖어 있는 동료에게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 않은가? 그래서 그 상대가 달리 한번 생각해본다면 그것이 힘이다.세상은 나에게 모든걸 한번에 확 바꾸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마치 작은 소용은 별 의미가 없다며- 따지고 보면 '무력감'의 제자인-말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너무 대단한 영웅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일 지도 모른다.내 옆의 사람이 가진 신화에 대해 조금의 틈을 만들 수 있다면 세상은 그만큼 나은 쪽으로 가까와진 것이다.그것이라도 안하는 것 보단 훨씬 세상을 낫게 만든 것이니까.

교통방송은 쉬지도 않는다....이번엔 영어로 교통방송을 한다.외국인이 멋진 캘리포리아 발음으로 여의도에 전국농민대회가 있어 차량정체가 심하다고 한다.택시 기사가 나도 안다는 듯 라디오를 끈다.택시 기사가 다시 궁시렁거린다. "아...지들만 살기 힘든가...요즘 힘든 사람이 어디 한둘이야..."

내가 내릴 때까지 그를 바꿀 수는 없다.하지만....

"아저씨..근데요..아저씨나 농민들이나...."

택시는 여의도를 빠져나와 한강을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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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5-11-16 공감(12)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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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늘 배 부른 자들의 필요이상의 포만감은 일상이 되고




거의 8억명의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일상적 굶주림, 이 만성적 굶주림은 뉴스거리가 되진 못하지만, 기근보다도 더 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늘 배 부른 자들의 필요이상의 포만감은 일상이 되고 끝도 없이, 그 이상의 것들을 요구하며 선량한 이들의 숨통을 비틀고 있다. 지금도 이라크에선 전쟁이 한창이다. 부시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이 된 이후, 이라크엔 국가적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이라크인들의 자유와 안정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대포와 총들이 사정없이 하늘에서 불꽃놀이를 벌이고 있다. 살 곳도 잃고, 가족도 잃고, 목숨까지 잃어버린 이들의 권리와 존엄성을 빼앗은 초다국적기업이란 괴물들은,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귀면'처럼 힘없는 이들의 입속에 든 밥알까지도 꺼내어 자신들의 위를 채우고 있다.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굶주림'이란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리듯, 이티의 모습을 한 '에디오피아 난민들' 이 떠오르고, 요즘은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하고 있는 '탈북자'들의 담 넘는 모습이 추가되었다. 단순히 배가 고픈 것이 아닌,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기본적인 힘을 빼앗아간다는 굶주림,, 이처럼 보이지 않는 굶주림으로 이 굶주림에서 비롯한 예방 가능한 질병탓으로 매일 5세이하 어린이 3만4천명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한다 1년으로 따지면 1천2백만명, 이 수치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죽은 사람 수보다도 더 많고, 사흘마나 히로시마 원폭희생자의 수와 맞먹는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참혹한 대량적 학살, 굶주림이 발생하는가? 이 책에서는 12가지 잘못된 굶주림에 대한 신화를 꼬집는다. 굶주림은 식량이 부족해서도, 토지가 부족해서도 아니며, 자연 때문에 인구가 너무 많아서도 아니라고 한다. 식량과 발전 정책 연구소, '푸드퍼스트'의 전문가들은 굶주림의 근본원인은 '분배'가 공정하게 이루어 지지 않는 '민주주의의 부족'이라고 단언한다. 책임의 원칙이 있는 민주주의는 자신들의 복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대해 할말을 할 수 있게 하는 민주적 구조이어야 하고, 지도자의 역할도 다수의 필요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러나 권력이 집중되어 있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전혀 할말을 못하는 반민주적 구조 속에서 지도자도 권력을 지닌 소수만을 책임지고 있기에 힘없는 많은 이들이 세계 각지에서 굶주리고 급기야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굶주림은 녹색혁명으로도, 자유무역으로도 해결 될 수 없으며 미국의 원조는 더더욱 아니라는 것이다. 푸드퍼스트의 전문가들은 그간의 연구를 통해서, 굶주림을 종식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굶주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임을 알게되고, 굶주림에 대해 잘못된 생각, 아니 너무나 공고히 굳어져 신화가 되어 버린 편견들을 바로잡으며 굶주림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고프지도 않은 배를 채우기 위해, 끝도 없는 욕망을 위해 지금도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초국적 기업이란 괴물들, 그리고 그들을 위해 알아서 현명하게 일처리를 하는 미국을 위시한 권력집단들에 대한 분노가 끓어 오른다. 농민운동가 '이경해 열사'의 죽음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식량주권운동이 미미하나마 좀더 활발해고, 개방과 자유시장이란 이름으로 윤택한 세계경제를 실현 시킬 수 있을 것처럼 달려드는 'WTO'의 허울에 돌을 던지는 이들이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책임있는 소유와 경제적 독단을 넘어선 거물급의 경제주체들의 모습을 기대하는 건 너무 목이 마른 일이다. 오히려 힘은 없지만 건전한 사회의지와 가치관을 지닌 이들의 뜻과 의지가 모인 진정한 변화에 희망을 걸어본다. 나부터 내가 속한 미시경제 안에서, 그리고 내가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운동안에서 도덕성 감수성을 잃지않고 생활해야 할 것이다.

배 고픔도, 배 부름도 모르는 끝도 없는 욕망의 괴물이여! 너희들이 집어 삼킨, 텅빈 위와 황폐한 정신으로 사망한 선량한 이들의 눈빛을 기억하라. 너희가 만든 지옥에서 스스로 자멸할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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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달 2004-11-09 공감(12)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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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정말 멸망하는건 아닌지


한비야씨의 책을 읽은 후 읽게 되었는데, 한 90도각도 다른 시각에서 보았더군요. 두책을 보자 정말 인류가 멸망하는 것은 시간문제 아닐까 하는 의구심과, 그래도 희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두가지가 엇갈렸습니다. 국산농산물을 이용하는 것, 유기농산물을 이용하는 것이 사치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절박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은 + 더보기
승우엄마 2006-09-11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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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격을 좁히자




텔레비젼 속에 비쳐지는 뼈만 남은 아이들. 상대적으로 커다란 눈동자는 너무 슬퍼보인다. 소말리아, 에티오피아를 비치는 카메라는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들과 그들을 안고 있는 앙상한 부모들의 모습으로 기억에 남는다. 그 화면은 동정과 함께, 도대체 왠 아이를 그렇게 많이 난 것이냐? 하는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또한 가난한 나라에 사는 불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왜 선진국의 원조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기근이 들 수밖에 없는 환경탓 등등 여러가지 이유를 생각하다 문득, 결코 이런 배고픔은 아프리카나 아시아, 중남미의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최근 부실 도시락 파동이 일어난것처럼, 우리나라에도 굶는 아이가 아직도 주위에 있고, 경제 대국 미국도 수백만의 아이들이 끼니를 걱정한다. 그러니 국가의 가난과 굶주림은 결코 상관관계가 있다고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책을 읽어가면서 놀라게 되는 것은 아이들이 굶어죽는 바로 그 나라들이 식량 수출국이라는 것이다. 이러니 결코 식량이 부족해서 아이들이 굶는 것은 아닌 것이다. 지구에 살고 있는 인구가 포화상태인 것도 아니다. 인구가 최고로 증가하더라도 100억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하에서, 우리가 생산하고 있는 식량은 최대 120억에서 130억명을 먹여살릴수 있다고 하니, 결코 식량 자체만의 부족으로 기아가 생기는 것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녹색혁명을 통해 식량생산을 증대해야 한다는 논리는 전혀 그 근거를 갖지 못하게 된다. 녹색혁명이라는 것은 알고 보면 카길과 같은 종자회사, 비료공장, 식품가공과 유통을 맡은 초국적 자본의 이익을 위한 혁명일 뿐이다. 생태적 농업의 생산량과 별 차이가 없으면서도 지력을 고갈시키고, 환경을 망가뜨리며, 소농인들을 적자에 허덕이게 만드는 주범으로 존재할 뿐이다.

원조 또한 마찬가지이다. 원조된 식량이 직접 배고픈 사람들에게 전해지지도 않을뿐더러, 그것이 그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하더라도 선진국, 특히 미국의 남는 곡물인 밀과 옥수수가 주된 것이라, 가난한 이들의 자립을 돕기 보다는 입맛의 변화를 통해, 자국의 고유 곡물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밀과 옥수수가 대체됨으로써 계속해서 수입을 강요하는 체제로 바뀌게 되버린다. 그리고 그 조작된 종자들을 수입하고 거기에 맞는 농약을 뿌려야하며, 가공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도중에 소농인들은 부채만을 지게 된다.

그럼 환경탓으로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것일까? 물론 가뭄이나 홍수로 인해 곡물 수확량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거대 농장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자국내 다양한 곡물들을 생태적 방법으로 키웠을땐 그 피해의 규모를 줄일 수 있으며, 그 생산된 곡물만으로도 전체 국민을 모두 먹여살릴 수는 있는 것이다.

왜 아이들을 그렇게 많이 낳았냐고 욕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가난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자식들은 생존의 방법이다. 자신들이 생산한 곡물의 반 이상을 소작료로 지불하거나, 땅을 잃고 도시로 쫓겨가야 하는 빈민들 입장에서 아이들 중 하나만이라도 성공했을 때 그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어차피 굶주리는 생활이라면 한 아이라도 더 나아서 희망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더 키울수밖에 없는 것이 생존할 수 있는 최대의 방법인 것이다.

그럼 굶주림을 끝낼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곡물이 남는 곳에서 없는 곳으로 흘러가도록 하면 되지 않겠는가?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자유 무역을 통해 시장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반문도 들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자유무역시장은 결코 소비자 전체의 이익에 맞춰 흘러가지 않는다. 곡물이나 과일 등은 대농장을 통해 수확되지만 이것을 수합, 가공, 판매하는 것은 초국적 자본의 힘에 달려 있다. 그러다 보니, 이들은 자신들의 회사에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방향으로 농산물의 생산을 조정하게 된다.

그러니 진정한 해결책은 분배의 과정이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만큼 흘러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아직까지 시장만큼 분배를 효율적으로 가져온 제도가 없었으니 시장 자체를 없애자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시장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반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통제권의 분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소수에게 통제권이 주어지면 필요에 따라 움직여야 할 상품의 흐름이 소수통제권의 이익에 따라 움직여지게 된다. 통제권이 잘게 쪼개져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졌을 때만이 비로소 시장도 그 필요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굶주림의 해결은 식량생산 증대나 자유무역, 무상원조 라는 허깨비를 통해서가 아니라 통제권의 분산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며, 정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굶주림은 먼 나라이야기고, 자신과는 다른 세상이야기 같지만, 점차 일자리가 줄어들고, 빈부격차가 극심해질 수록 우리의 아이들이 굶주릴 가능성은 보다 더 커질 수 있다. 바로 옆집의 아이가, 또는 우리들의 아이가 굶주림에 울부짖기 전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거짓된 신화에서 벗어나 정확하게 판단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책은 우리를 둘러싼 12가지 그릇된 신화의 장벽을 깨뜨리고, 세상의 참된 모습을 보도록 만들어주는 투명한 유리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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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2005-02-14 공감(3)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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