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에 경향과 했던 인터뷰입니다. 광주 행사에 쓰려고 뭘 좀 찾다가 발견. 당시 인터뷰 해놓고 공유를 안 했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기자님 질문들이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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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 사회에서 반드시 논의되어야 할 의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하위 80%의 ‘삶의 질’을 다뤄야 한다. 예를 들어, 중학교 한 학급에 평균 30명이 있다고 가정하면 1등에서 5등은 특목고나 자사고에, 25등에서 30등은 실업계에 간다. 그 사이인 6등에서 25등은 일반고에 간다. 이들은 서울소재 4년제 대학교엔 못 갈 가능성이 높지만 지방 4년제 대학교에는 입학한다. 그 이후 한국 사회의 대부분을 채우는 중소기업에 취직한다. 한국사회의 80%를 차지하는 이들이다.
정치권과 담론은 1~5등으로 진입하는 관문에 대한 룰과 공정성에 대해 논하고, 25~30등의 복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하지만 6~25등 구간에 있을 사람들의 교육, 노동, 삶에 대해서는 그다지 논의하지 않는다. 중소기업에 우수한 인재가 가야한다는 말은 나오지만 중소기업의 노동 관련 제도에 대해선 논의하는 일이 별로 없다.
교육 분야에서 다루는 이슈도 마찬가지다. 정시나 학종은 결국 학급에서 1~5등의 학생들, 수능 1~2등급 나오는 학생들 사이 경쟁의 룰에 한정된다. 사회 대부분인 6~25등이 중등교육과 대학교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배움을 얻어 사회로 진입할 수 있다면 어떨까. 교육 혁신의 출발이 될 수 있고, 이들이 직무역량을 쌓을 수 있으면 중소기업도 혁신될 것이다. 사회와 직장이 이들을 제대로 대접한다면 노동인권의 진보다.”
<최근 대통령 혹은 유력 정치인의 팬덤이 한국사회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로 부상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나.>
“현상 자체는 지속되겠지만 균형을 찾을 거라고 생각한다. 유력 정치인 팬덤의 영향력은 뉴미디어 때문에 과잉대표 되는 경향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의견들도 많다. 소셜미디어에서 갑론을박 하는 사람보다 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다. 여론조사나 선거 때가 돼서야 의견을 표출하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일례로 지난 총선에서 당시 자유한국당은 우파 유튜버들에게 끌려다녔는데, 이들은 선거에선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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