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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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3개월 ‘원조 좌파’ 주대환의 쓴소리 주간조선 

[통 큰 인터뷰] 문 정부 3개월 ‘원조 좌파’ 주대환의 쓴소리
“노동 기득권층 못 건드리면서 무슨 좌파 정부냐”

정장열 부장대우 jrchung@chosun.com




▲ photo 임영근 영상미디어 기자

인터뷰 말미에 그에게 “여전히 스스로 좌파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한 시간 넘도록, 정치에 무관심하고 TV도 보지 않는다는 그를 붙잡고 나라 걱정을 나눈 후였다.

그의 말은 이랬다. “나는 전향을 한 번 했다. 1992년에 마르크스레닌주의로부터 사회민주주의로 전향했다. 이후에는 전향이라 할 만한 생각의 변화는 없었고, 다만 진화와 성숙이 있었다. 그런데 진보 진영에서는 내가 또 한 번 전향했다고 보는 것 같다. ‘제2의 김지하’라는 얘기까지 한다. 김지하에 비교해주니 나로서야 영광이지만, 그런 방식으로 내 말을 귀찮아 하는 사이에 그들은 꼰대가 되어 간다. 나는 그들을 후진국형 민족주의에 찌든 ‘올드-레프트’라고 부른다. 그럼 나는? 나는 쿨(cool)한 ‘뉴-레프트’다. 하하.”

지난 8월 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찻집에서 만난 주대환(63)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은 좌파가 외면하는 좌파다. 하지만 그는 ‘원조 좌파’라고 불릴 만한 이력을 지녔다. 서울대 종교학과를 나온 그는 민청학련 사건(1974), 긴급조치 9호 위반(1978), 부마항쟁(1979) 등으로 젊은 시절 4차례나 구속됐다. 1980년대에는 ‘김철순’이라는 가명으로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등에서 혁명을 선동하는 글을 쓰고, 지하조직 활동을 했다. 2004년 민노당 정책위의장 선거에서 다수파인 NL계를 꺾고 당선되었다. 2008년 종북·주사파 논쟁을 겪으며 당이 쪼개질 때 민노당을 떠났고 이후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거쳐 지금은 ‘죽산 조봉암 선생 기념사업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이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이른바 좌파, 진보 진영은 그에게 ‘변절자’ 딱지를 붙이는 경향이 짙다. 특히 그가 지난 2월 ‘주대환의 시민을 위한 한국현대사’라는 저서를 내자 이런 혐의는 더욱 강해졌다. 그는 이 책에서 이승만의 농지개혁과 박정희의 경제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 책에 ‘나는 4·19의 시(詩)만 읽은 게 아니라 5·16의 밥도 먹고 자랐다’는 부제를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가해지는 혐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좌파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득세하고 있는 다수의 좌파를 겨냥해 ‘후진국형 좌파’ ‘올드-레프트’라는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가 만든 ‘좌파 대 좌파’의 전선(戰線)에 간과하기 힘든 우리 사회의 논점이 있을 수 있겠다 싶어 그를 만났다.

-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3개월 정도 지났다. 문재인 정부가 진짜 좌파 정부가 아니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나.

 “그렇다. 내가 예상했듯이 현 정부는 87년 체제가 낳은 기득권은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 그 기득권 구조는 그대로 두고서 펼치는 선의(善意)와 환상으로부터 나온 정책들은 87년 체제를 손질하여 영원히 유지하려는 보수적 성격을 띠고 있을 뿐이다. 유사 좌파 정책을 펴는 것 같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기득권을 건드리지 못하기 때문에 밑바닥 사람들이 더 죽어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그는 지난 5월 대선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는 진짜 좌파 정부가 아니다”는 주장을 폈다. 당시 그의 설명은 이랬다. “상위 10%의 기득권을 대변하는 정부가 어떻게 좌파가 될 수 있나. 현재 우리나라의 소득점유율을 보면 상위 10%가 국민소득의 48.5%를 차지하고 있다. OECD 최고의 불평등사회인 미국과 비슷하다. 그런데 민주당의 주된 지지기반은 바로 상위 1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 87년 체제가 낳은 기득권이 뭔가. “87년 민주화 이후 노동조합이 잘 조직되면서 대기업 노동자는 자신들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엄청난 기득권을 쌓아왔다. 

1980년대 후반 이후 30년간 현장에서 벌어진 치열한 노동운동을 거치면서 대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이 확 올라간 것이다. 반면 그 효과로 하청업체 노동자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격차가 더 벌어졌다. 노동이라는 똑같은 이름을 쓰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노동은 기득권 노동과 하층 노동으로 이미 두 동강 났다. 이런 소외된 하층 노동자들을 위하지도 않는데 무슨 좌파 정부냐.”

- 10%의 기득권층에 대기업 노동자만 포함되나. 

“공무원이랑 교사, 대학교수들도 다 포함된다. 모두 무섭도록 잘 조직된 기득권층이다. 민주노총뿐 아니라 공무원 노조랑 전교조를 지금 누가 건드릴 수 있나. 나는 이 기득권층이 우리 사회에서 누리고 사는 모습은 조선시대의 양반과 비슷하다고 본다. 그들은 명분과 정의까지도 독점하고 있다. 문화 권력도 잡고 있다.”

- 그래도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철폐 등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지 않나. 

“그 정도가 기득권을 건드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정책도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진짜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피해를 본다. 그래서 최저임금의 인상분을 정부 재정으로 보충해준다는데, 세상일이 그렇게 간단하면 얼마나 좋겠나? 비정규직 문제도 대통령이 없애라고 돌아다니지만 전시효과를 낼 수 있는 공공기관 정도나 효과가 있을까. 비정규직을 대단히 위하는 것처럼 하면서 결국 정규직의 기득권을 보호하고 있다고 본다.”

- 왜 그런 판단을 하나.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깨려면 불가피하게 조직된 상층 노동자의 철밥통이 깨져야 한다. 그들의 상당한 양보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이 정권을 자기들이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그들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노동정책들을 폐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하기야 그들이 이 정권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닌가. 촛불을 들고 나왔던 그 사람들로서는 당연한 것이다.”

그의 지적대로 현 정부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거둬들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 기간 노동계가 요구한 성과연봉제 폐지, ‘양대 지침’ 폐기를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

- 진정한 좌파 정부라면 당장 해야 할 핵심 정책이 뭐라고 생각하나. 

“노동시장 개혁이 핵심이라고 본다. 내가 전부터 강조해왔지만 과보호를 받는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하청업체 노동자 간의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 공무원, 교사 등의 특수직 연금도 폐지해야 한다고 본다. 일본이 개혁을 했듯이 특수직 연금을 다 국민연금에 통합해야 한다. 앞으로는 수명이 늘어 퇴직 후에도 30년 이상 살 텐데 특수직 연금을 언제까지 세금으로 메워줘야 하나. 하지만 현 정부는 거대 노조의 요구를 다 받아들이면서 거꾸로 가고 있다.

그는 이어서 다소 이상적으로 보이는 주문도 했다. 외국인 노동자 정책도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하층 노동자들은 200만명의 외국인 노동자와 경쟁하는 구도인데 외국인 노동자 수를 과감하게 줄이는 걸 검토해야 한다. 먼저 불법체류자 단속이라도 법대로 해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줄이면 당장은 못 견디는 중소기업들이 나오겠지만 그런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육체노동의 질과 임금을 올려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법과 규제가 아니라 시장 원리에 따라 임금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 공무원, 교사만 되려고 애쓰는 젊은이들이 육체노동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과도한 대학 입시 경쟁도 완화될 수 있다. 육체노동이 청년들의 당당한 직업이 되고,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결혼도 하고 일등시민으로 살 수 있는 나라가 우리가 꿈꾸는 선진국 아닌가. 언제까지 외국인 노동자의 손을 빌려서 궂은일을 해결할 것인가. 진정한 좌파라면 고민해야 한다.”

- 언젠가 제3세대 노동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던데 지금 노동운동은 진보성을 잃었다고 보나.

“한국노총이 1950년대 노동운동의 산물이라면 민주노총은 1980년대 노동운동의 산물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기득권이 되었다.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 이제 차세대 노동운동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 민주노총이 언제부터 기득권으로 변질됐다고 보나. 

“2000년대 초반 내가 민노당에 몸담았을 때도 이미 그런 현상이 상당히 있었다. 당시 권영길 민노당 대표를 모시고 창원공단 등에 선거운동을 많이 다녔다. 공장 라인을 죽 돌면서 노동자들이랑 악수하고 초청해준 노조 간부들이랑 점심도 함께 먹고 그러는데 공장을 돌다가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환영을 받을 줄 알고 접근하면 우리를 외면하면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처음에는 정치에 무관심한 노동자도 있다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들은 우리와 자기들의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었다. 우리가 대기업 노동자, 민주노총 이익만 대변하고 자기들과는 오히려 대립한다고 봤다.

- 하층 노동자들은 노동운동에서 계속 소외되고 있다고 보나. 

“지금 대기업 노조 조직률은 40%대인데 전체 노조 조직률은 10% 정도다. 하층 노동자들은 우리 사회 좌파라고 불리는 세력으로부터도, 친(親)기업적인 우파 세력으로부터도 소외돼 있다. 프랑스 같은 나라도 노조 조직률이 10%대에 불과하지만 거기서는 기업과 노동자 대표가 협상해서 얻은 결과가 전 사업장에 적용된다. 하지만 우리는 조직된 노조 조합원에게만 협상의 열매가 돌아간다. 노조에서 소외된 하층 노동자들은 정치적으로도 무관심층이다. 아마 먹고사는 것 자체가 피곤해서 그럴 것이다. 1987년 대선, 1988년 총선 당시 80%가 넘던 투표율이 평균 50%대로 떨어진 것은 이런 소외된 노동자들의 민주주의로부터 이탈이 아닐까? 이들은 면세점 아래의 낮은 소득 때문에 직접세를 안 내니,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관심도 없다. 내가 바라는 정부라면 근로감독관이든 보안관이든 뭔가 제도를 만들어 노조에서 소외돼 있는 하층 노동자를 위한 노조를 조직해줬을 것이다.”

- 현대차 노조 등이 최근 비정규직을 위한 수천억원대 일자리 기금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일시적으로 기금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간과 임금을 대폭 줄여서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 노조가 왜 맨날 상향평준화를 외치는 줄 아나. 자기들 몫을 양보하고 내놓으라고 하면 하향평준화할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비정규직의 임금과 복지도 자신들만큼 끌어올리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 듣기에는 좋은 소리지만 불가능하다. 민노총 위원장의 머리띠에 적힌 ‘비정규직 철폐’ 주장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항상 ‘재벌 해체’ ‘비정규직 철폐’ 같은 비현실적인 구호만 면피용으로 내걸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는 2015년 정의당 전당대회에서 대표 경선에 나섰던 ‘청년 후보’ 조성주가 내걸었던 고용보험료 인상 제안이 대기업 노조에 의해 철저히 무시된 사실도 상기시켰다. “당시 조 후보는 기존 1.3%였던 고용보험료를 2%로 올려 실업급여를 더 받자는 제안을 했는데 이걸 대기업 노조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조 후보 제안대로라면 노동자가 부담하는 몫은 기존 0.65%에서 1%로 올라가는데, 300만원 월급 받는 노동자라면 한 달에 1만원쯤 더 납부하는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노조는 왜 우리가 더 내나, 자본이 더 내고 정부가 더 내야지 했을 것이다. 대기업 정규직은 실직의 위험이 거의 없으니까 보험료만 더 내고 혜택은 중소기업 노동자가 받을 거니까 그런 제안에 대해서 아예 관심이 없었다고 봐야 한다.”

- 현 정부는 소득 상위 1%를 겨냥한 부자 증세를 주장하는데. 

“역시 철학의 빈곤을 보여준다. 국민개세주의를 바탕에 깔고 면세점을 더 낮추어서 소득세 내는 사람의 숫자를 늘리면서 최상층에 대해서도 세금을 더 내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부자 증세라면 현행 종합부동산세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 부동산에다 금용자산까지 합산하여 일정한 액수 이상의 자산을 소유한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내라고 해야 한다. 사실 통일을 염두에 둔다면 증세는 불가피하다. 그런데 그렇게 정공법으로 가면 아마 실제적 부담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층은 상위 10%에 해당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왜곡되는 것 아닌가?”

- 10%의 기득권층이 왜 득세한다고 보나. 나머지 90%가 다수가 아닌가. 

“지금 10% 기득권층은 어찌 보면 성공한 부모들이다. 자신의 아이들을 물질적·정신적으로 뒷받침해준다. 지금 젊은이들 중에는 부모에게 얹혀사는 캥거루족이 많다. 자신은 기득권층 밖에서 알바를 뛸지언정 10% 기득권층인 부모와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젊은이가 의외로 많다. 이런 실제적 이해관계를 따지면 우리 사회의 20%는 기득권층에 속한다고 본다. 그래서 ‘20 대 80 사회’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인지 모른다. 우리 사회 기득권층은 의외로 힘이 막강하고 문화적으로도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

- 문화적 헤게모니라니?

 “그들의 머릿속에는 하나의 강고한 프레임이 자리 잡고 있다. 그들의 눈에 우리 사회 상위 1% 특권층은 단순히 질투해야 할 부자나 재벌, 특권층만이 아니라 친일파의 후손이고 독재에 부역한 세력의 후손이다. 반일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고, 대선후보들은 일제히 친일 청산을 외친다. 하지만 상위 10%층이 누리는 것도 만만치 않다. 해마다 여름 휴가철에 인천공항이 붐빈다. 동남아시아, 아니 남유럽에 가도 한국 사람들이 부자나라에서 온 사람들로 좋은 대접을 받는다. 그러면서 상위 10%는 상위 1%에게 모든 책임을 덮어씌우고 자신들은 정의파라 생각하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때로는 독립운동가, 민주화운동가들과 자신을 동일시하기도 한다. 선과 악의 대결로 세상을 바라보는 만화 같은 단순함이 지성인으로서는 그들의 약점이지만, 대중문화와 대중정치로 오면 강점이 되는 것 같다.

- 문재인 정부 핵심에 과거 주사파였던 86세대가 많이 포진해 있다. 이들이 아직도 낭만적인 민족주의 시각으로 북한을 바라본다고 생각하나.

 “나는 그 친구들의 생각이 많이 변했을 거라고 본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 당당하게 생각의 변화를 고백하고 전향한 사람이 없다. 그렇게 하면 바로 변절자로 몰려서 더 이상 이른바 진보 진영에서 활동할 수 없었다. 공개적이고 떳떳하게 전향한 소수는 전부 보수 진영으로 가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지금 떳떳하게 전향하지 못한 그 친구들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고 혼란 그 자체일 것이다. 86세대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면 소주 한 잔, 두 잔, 세 잔 들어갈 때마다 이야기가 달라진다. 술에 취하면 ‘그래도 역사의 정통성은 북한에 있는 게 아니냐’는 식으로 말한다. ‘해전사(해방전후사의 인식)’가 끼친 영향이 그만큼 큰 것이다.”

- 문 대통령이 이른바 ‘대북 전단지 금지법’ 검토를 지시해 야당의 반발을 샀는데 어떻게 보나.

 “우리가 하나라도 북한에 성의를 보이면 대화에 응하지 않을까 해서 그러는 것 같은데 정말 꿈 같은 얘기다. 이 정부 사람들은 생각이 전반적으로 판타스틱하다. 현실에 뿌리박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동화 같은 얘기만 한다. 사드 문제를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사람들을 걱정스럽게 한다. 시진핑 주석이 한국은 원래 중국의 번속국이었다고 트럼프에게 말했다. 새삼스럽게 종주국 행세라도 하겠다는 말 아닌가? 우리는 통일에 이르기까지, 120년 전 독립문을 세운 우리 조상들의 뜻과 결기를 되새겨야 한다. 중국에 만만하게 보이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그는 20대 때 “이 세상 어느 구석에서 벌어지는 부정의에 대해서도 무관심하지 말라”고 아들에게 편지를 보낸 체 게바라를 존경했다고 한다. 그가 20대로 돌아간다면 다시 혁명을 꿈꿀까. 그는 기자에게 “만약 20대로 돌아간다면 두 가지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 하나가 소외된 하층 노동자를 위한 새로운 노동운동이고, 또 하나는 북한 민주화운동이라는 것이다. 그는 “진짜 좌파라면 이 두 가지의 시대적 과제를 외면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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