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8

다문화 대중담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 민족주의

도큐멘트2.pdf

다문화 대중담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 민족주의, 선진국 담론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김종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HK연구교수)

(jtkim0903@korea.ac.kr)


수과&鶩국斗후誓


21;
I. 들어가며

국내 거주 외국인의 숫자가 최근 증가하면서 한국 사회에서도 t]문화' 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근대 국가형성 과정이 국제이주와 밀집하게 연관된 서구 여러 니라들과 달 리, 역사적으로 민족적 동질성을 오랫동안 유지해온 한국은 1叨0년대 중반 이후 외국인 노 동자와 결혼이주 여성을 중심으로 한 국내 체류 외국인의 증가에 따라 나문화에 대해 본격

1)           졸고에 대해 유익한 지적과 제안을 해주신 윤인진 선생님과 이 연구를 시작하도록 도운-을 주신 고려대 아세아문제 연구소 인문한국 사업단 2분과의 황정미, 김인성 신생부,l께 감사드린다. “이 는문은 2C(B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 된 연구임” (KF-2()[%2-A(j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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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으로 관심을 보이게 됐다기 2000년대 들이 외국인의 숫자가 더욱 크게 늘면서 한국이 단 일민족사회에서 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다 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이와 함께 민 족주의와 다문화, 다민족의 관계성에 대한 논란이 활빌하다 현재의 디문화 담론에서 민족주의는 극복해야 할 이념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강하다. 교 육인적자원부는 2006년 내놓은 다문화가정 자녀 교육지원 대책' 에서 기존 교과서의 한 민족: 한 핏줄,' 한 겨레' 등 단일민수을강조히는듯한표현을삭제한다고 발표했다. 또 군 당국은 지난 2011년 다문화 가정 출신 장병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장교 임관선서와 병 사 입대선서의 '민족' 이란 단어를 '국만 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학계에서도 다문화와 민족 주의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이제 단일민족의 환상을 깨고 나문회주의로 전환해야 한다 는 주장에서부터 세계화, 다문화 시대에도 민족주의는 여전히 우용한 이념이라는 주장까지 다양하다4) 한국의 다문화 담론은 선진국 담론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국인이 외국인과 국제질 서, 그리고 자신들의 국가적 정체성을 이해히는 주요 들 중 하나가 바로 선진국 담론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담론은선진국 출신과 비선진국 또는 후진국 출신 외국인에 대한 위계적 인식을 정당화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5) 이른바 '세계화 시대에 외국인의 급증이라는 새로운 사회현상 앞에서 이들 담론의 관계 성에 대한 고찰은 관련 현안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인식을 위해 중요한 작업이라 할 것이다. 본 고에서는 한나 사회에서 대중적으로 유통되는 다문화 담론을 민족주의와 선 진국 담론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비판적으로 재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의 대중 담론을 주도 하고 있는 (조선일보〉, (동아일보〉,〈한겨레〉기사기운데 지난 2%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 나문호F '민족주와 , 다문화와 '신진' , 민족주의' '선진' 등 세 개 열쇠말쌍 각각을 제목과 내용에 포함한 기사 총 507건을분석했다.6) 이들 개념이 어떤 맥락에서 사용

2)           정수일은 한민족의 단일민족론의 타당성에 대해혈연이나 언어의 순수성에 의한 순수민족론이 아니라 오랜 공동 제 생활과정을 통해 생활문화와 의식구조 면에서 동질성과 일체성이 확보됨으로써 민족 구성의 제반 요인들이 충족 되어 형성된 하나의 민족이라는 뜻' 이라고 말한다. 정수일. 20. “민족과 민수주의, 그 재생적 담론,”『재생의 담론, 기세기 민수수의니 , 기세기 민족포럼 엮음, 서울: 통일뉴스, 서쪽.

3)           201112 31일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은 모두 13950T명이며, 이 기운데 91일 이상 장기 체류하는등록 외국인 이 982461, 90일 이하 단기 체류자는 그7596명이다. 이 기운데 결혼이민자로서 체류하는 숫자는 1441명 이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 통계자료실. hitp://vv»•w.moj.go.kr/HP/ITMMfimm-06/mm-2011-12.isp

4)           전자의 아로는 송종호 후지는 유영호 참조. 송종호. 2007. 딴일민족환상 깨고 다문화주의로의 '전환시다 “ , 연구』및: 125. 유영호. 2010. “다문화 시대, 탈민족 담론에 대한 비판:「재생의 담론, 기세기 민족주의』, 기세기 민족포럼 엮음, 서울: 통일뉴스, 263-2%.

5)           Kim,Jongtae. 21. '11e Discourxr ( SdM7jin' guk: Korea's Eurcxentric Modern Identities and Worldvievvs." Unpublished Ph.D. l)i+-ettation. Unive1Sty Of Illinois al Ulf):||1 Champaign.

6)           (조선일보) '아카이브' (http•//smhdbl.chosun.cun/pdf/i-amhne.)를통해 회문화 선찬 관련 기사 뎄건, ,민족주 의 선진' 관련 기사 일건, 민족주의' 관련 기사22건을 얻었다.〈동아일보) (한겨레〉는 친국언론재단 기 시국혁색 사이트(kinds.or kr)를 이용했으몌 나문화선진' 관련 기시는 (동아일보〉112, (한겨레) 44, 핀족주의 신잔 관련 기시는 (동아일보) 594 (한기레) 고건, 다문화 민수주의' 관련 기시는 (동아일보) 254 (한기레) 35건이다.

고찰183|

되는지에 초점을 맞춰 다문화, 민수주의, 선진국 담론이 어떤 관계로 규정되는지, 또 그런 관 계는 얼마나 논리적, 경험적 타당성이 있는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살펴봤다.

Ⅱ. 한국적 상황에서의 다문화 개념

다문화주의는 한 사회나 국가 안에서 인종적, 민족적,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 제로 서로 다른 정체성 집단끼 리의 공존을 모색하는 태도다. 개인이나 집단의 가치관과 추 구하는 목표 등이 서로 디륚을 인정하고 서로 간섭하지 않는 가운데 이익추구를 위한 상호 경쟁을 정딩하게 여기는 서구의 다원주의적 시상이 깊이 개입된 개념이다. 7) 윤인진은 다문 회주의를한 사회 내 다양한 인종이나 민족집단들의 문회를 단일한 문화로 동화시키지 않 고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공존하게그금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이념체계와 그것을 실현 하고자 하는 정부정책과 프로그램이라고 정의한다.8) 김혜순은 다문화의 현실과 이념을 구분해 '나문화사회란 시민/국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사회경제정치문화적 권리를 취득하고 향유하는데 인종과 민족이 차별의 근거가 되지 않는 사회, 다문회쭈의는 이를 견 인해가는 이념중 하나' 로 정의한다.9)

다문화주의는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섞여 살게 된 서구 사회에서 사회통합을 위한 방안 의 하나로 발달했다. 니문화' (multiæultur)리는 용어는 다양한 문화의 공존상태리는 의 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민족인종문화간 힘의 불균형 관계를 적절히 담아내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이 때문에 다문화주의 역시 주류 집단에 의해 선택시행되는 이념체계와정 책이며, 결국주류 민족에 의한 여타 민족의 지배방식의 하나라는 점이 간과될 소지가 있다.10) 서구 사회에서 니문회주의는 그 이상적인 함의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여러 비판에

7)            미국의 정치학자인 달(1hi)은 미국 사회를 다양한 이익집단이 경쟁하는 다원주의적 민주 사회로 규정했지만, 이에 대해 돔호프(D1*十나」스(N화 같은 비관학자들은 다원주의 사상이 소수 집단에 의한 권력독점을 은폐한다고 지적했다. Rob1 1-hhl. 1961. Who Govems? Democracy and P(,,• in an Arne/ican City. New Haven: Yale Univest}, 1e}`. C. Wight Mills. 19%. The Elite. landon• Oxf01tl Univetsity Press. G. William Domhoff 1%7. Who Rules Amenca?Englewmd Cliffs, : 1거리111-{*Ⅲ

8)            윤인진. 2008. '한국적 다문화주의의 전개와 특상 국가와 시민사회의 관계를 중심으로,”「한국사회학』42, 2:73. 다문화주의는 그 사상직 기반에 따라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예컨대 대라니까(Mcla℃n)의 경우 이를 c卜흛의 내 가지 로 나눴다. 첫째, 백인 등 주류 종족을 중쉬으로 사회의 통합을 추구하는 보수적and (1″•|)' 유형이다. 둘째 , 인종간 자연적 평등을 전제하고 사회 불평등을 제도적그. 극복하고자하는 자유주의 적(Ii1)' 유형이 있다. 셋째, 시로 니은 인종간 문화적 차이를 보다 강조하는 좌파 자우「주의(Ict]10디긔i 유형이

. 마지막으로, 니문회주의는 사회를 변희시카는 정치적 기획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 개판적지항적(critic-al and  유형이 있다. 임한진. 2011. •다문화사회론! 서울: 소화, 99-101에서 재인용.

9) 쥐혜순. 20% “결혼이주이성과 한국의 다문화사회 실험: 최근 다문화닦론의 사회학,”『한국사회학냴 42, 2: 구파. 10) 엄한진, 앞의 책 48.


직면해 있다.Il) 보수주의자의 경우 다문화주의가사회집단간 균열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 고, 이주민들이 직면한 양극화와 배제의 문제를 문화적 차이를 강조함으로써 은폐한다' 고 비판한다.2) 이와 관련해 사회 통합보다 종족적 원인에 따른 공간적, 사회적 분리를 정당화 하는 께토화(hettoisa11)' 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도 있다. 좌파 이론가들은 나문회쭈의가 현실에서 특정 집단에 의한 물질적 지배와 불평등의 문제를 '문화적 평등' 이라는 이상적 상황으로 가리는 이데올로기적 효과가 있다고 비판한다. 이와 관련해 매클라QI(Mc1nren) 은 서구 사회에서 나문화주의에 대한 강조가 현실적으로 백인들의 지배와 패권을 북인하 는 구실을 한다며, 이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 '혁명적 다문화주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13)

이렇게 보면, 나문회주의는 보편적으로 타당한 이상적인 이념이라기보다, 역사적사회 적 맥락에서 존재히는 현실적인 이념과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엄한진은 '다문 회주의가 유일한 또는 가장 바람직한 문화간 공존전략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며 '띠문화 주의와 여러 문화의 공존을 위한 전략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14) 다문회주의의 응용성과 관련해 그는 '파문회주의는 보편적으로 적용되기에 적절치 않은 측면도 있다' 며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광대한 영토, 다민족적 성격이 강한 지역, 분권적 전통이 강한 연방국가들에 보다 용이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5) 역사적으로 서로 다른 민족, 인종 구성원의 국제적 이주가 국가형성의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돼 이른바 나문화 적 여건이 자연스럽게 조성된 서구의 여러 국가와는 달리 한국 사 회에서 국제적 이주에 의한 외국인 인구의 증가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현실은 t기문화' 적 여건을 얼마나 갖추고 있을까? 체류 외국인 증가라는 한국 사회의 새로 운 사회현상을 다문화' 적 현상으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지만, 개념과 현실의 적합성에 대 한 검토는 면밀하게 이뤼지지 않는 듯하다.

우선, 2011 12월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 1395077명 가운데 91일 이상 장기 체류하는 등록외국인의 숫자는 982461명으로 이는 2011년 현재 남한 전체 인구 5073 4283명의 약 1.97퍼센트에 불과해 서구 국가에 비해 아직 많지 않은 수준이다. 16) 장기 체류 외국인들

11)        엄한진, 앞의 책 11%128참조.

12)        한 예로 프랑스 공회쭈의지들의 주장을 들 수 있다. 엄한진, 앞의 책 62

13)        Peter Mclaten. 1(7. RevolutionaryMulticulturalism. Boulder, CO Westwew Pre8.

14)        엄한진, 앞의 책 85.

15)        엄한진, 앞의 책 128.

16)        법뜌구 출입국외국인 정책본구 통계자료실(ht//mvw 1Ⅸ.) kr/HP/F[MMhmm-06/imm-2011-12.jsp); 행정 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기I' (http://æps egov go.k+081/jsp/stat/ppl-smuf.Vsp). 캐나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서 구 국가의 경우 이민자 비율이 10퍼센트를 넘고 있다. 윤인진, 앞의 논문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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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성격을 보면, 이들 중 대부분은 혼자 논을 벌 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미등록 포 함 5958)이기나 한국인을 배우자로 둔 결혼이주자(1441). '인종, 민족, 문화 적으로 다원화된' 상황이나 '시민/국민으로서 권리를 누리는 데 민족이나 인종이 차별을 받지 않는 상태가 다문화사회의 요건이라면,17) 전자의 경우 국내에 장기 체류하고 있지만 결국 본국으로 돌아갈 신분이라는 면에서 띠문화' 개념으로 접근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면 이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 사회의 성원으로서 계속 살아가야 할 결혼이주자가 다문화' 의 개념에 보다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한국 사회의 다문화 담론은 결혼이주 여성을 중심으로 부상한 면이 크다. 18) 하지만 이 역시 배우자가 한국인이고 주류 문화에의 동회를 위한 유인 뗨소가 많은 상황에서 띠꾼화' 적 정체성과 독자성을 주장하기만은 쉽지 않은 여건이다”)

등록외국인의 출신국별 분포를 보면, 과반수가 넘는 53(흇후과이 중국 국적이며, 이중 38 )3%명은 문화적으로 한국 사회와 동질성이 큰 중국동포다. 결국 장기거주 외국인 약 100만 명 가운데 한 민족으로 볼 수 있는 약 40k} 명의 중국동포를 빼면, 비동포 장기체류 외국인은 (f)만 명 정도이며 이 가운데 조만 명 정도가 중국인, 나머지 주만 명은 동남아 국가 국적을 중 심으로 한 외국인인 셈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들중 대부분은 한국 사회의 \1문화 구성원 으르서 실아갈 성원이 아니라 일정 기간 뒤 본국으로 돌아가야 할 신분이다. 또 이들의 사회경 제적 상황은 대부분 저소득층으로 주류 사회로부터 다잉한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면에서, 국내 체류 외국인 현황을서구의 다문화 개념으로 접근히는 것은다소무리가 있는 듯하다가 향후 외국인 인구의 지부인 증가 추세가 예상되지만, 한국 사회가 벌써 다문 화적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은 일면 성급한 면이 없지 않다.

이렇게 보면, 현재 한국 사회는 다문화 현실' 이 미약한 형편에서 다문화주의' 가 다소 과장되게 나타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과 그 가족에 대한 다양한 정책 이나 태도를 띠문화' 리는 개념으로 논함에 따라 띠문화' 가 그 이론적 의미외는 다르게 편의적이고 자의적으로 시용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이런 면에서, 한국의 다문화 담론은 나문화 없는 다문화 담론' 이며, 현실적으로 결혼이주 여성을 중심으로 한 저소득층 장기 거주 외국인들에 대한 편견차별 해소와 한국 사회에의 적응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 는 '소외기1층 외국인 지원포용담론' 에 기깝다할수있다. 한국 사회의 니문화' 개념은

17)        윤인진 앞의 논문 74, 김하순 앞의 논문 구나.

18)        김혜순, 앞의 논문.

19)        이와 관련해 당사자의 의견과 무관하게 주류 사회가 가아 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하는 다문화' 를 일방적으로 강 요할 수 있는지 이부도 논의가 필요하다.

20)        독지귀인 집단정체성을 마당으로 한 문화공\체의 존재가 이론적 의미의 다문화 의 형성 조건이라고 볼 때 한국 사회에서 이 개념에 가까운 취단의 예로 화교 집단을 꼽을수 있다.

실제로는 서구의 그것과 전혀 다른 맥락에서 쓰이고 있는 셈이며, 이런 개념과 현실 사이의 괴리 때문에 *문화에 대한 이해와 접근에 있이 적지 않은 혼란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한국 사회의 다문화 현상이 결혼이주 여성을중2님으로 비대화, 피상화해 있으며, “해 외 경험에서 추상된 개념 및 이론과 접합되지 않은 채 무우하고 있는 형국이라는 김해순 의 주장은 타당성이 있다기)

신문 기사에 나타난 대중담론에서 다문화 는 대체로 이주 노동자와 결혼이주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들에 대한 포용과 공존을 의미하는 용어로 쓰였다. 이 경우 니문화는 외 국인에 대한 배타적, 1쇄적 태도와 대비되는 포용적, 개방적 대도를 전제하는 것으로 인식 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다문화가 구체적인 대상을 지칭하는 경우 가정' 또는 가족' 과 결 합해 쓰이는 사례가 많았다. 실질적으로 니문화 가장 은 농촌 총각과 동남아시아 등 저소 득국 출신의 이주여성이 이룬 국제결혼 가정을 지칭하는 것으로 주로시용됐다. 대체로 취 약계층, 소외기1,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로 인식됐으며, 따라서 복지적 차원에서 한국 사 회가 사랑과 배려를 베풀고 지원하고 돌봐야 하는 대상으로 여겨졌다. 한편으로, 다문화 가 정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세계화, 국제화 시대에 잠재력이 큰 가정으로 인식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나타났다. 특히 언어적 측면에서 다문화 가정의 가능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 러졌다.

여러 연구지들이 이미 지적했듯이, 한국 사회의 다문화' 개념이 서구의 다문화주의 (multiculturahsm)91- 다른 맥락에서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한 서구 개념과 이론의 적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으며, 한국적 현실에 맞는 개념정립과 이론화 작업이 더욱 요구된 다하겠다.

Ill. 다문화와 민족주의의 관계성

다문화와 민족주의의 관계에 대해 한국 학계의 시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 선 니문화와 민족주의를 상호 독립적인 관계로 보는 관점이다. 한국의 민족주의의 당위성 과 유용성을 강조하면서 , 다문화에 대한 차별과 민족주의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유영호는 탈민족주의 주장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다문화와 관련한 차별의 원인을 민족주 의적 배타성이 아닌 '역전된 오리엔탈리즘' 에서 찾고 있다22) 둘째, 기존 민족주의의 배타

21) 김해순, 앞의 논문68. 22) 유영호, 앞의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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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포용력이 큰 민족주의로의 변화를 통해 다문화와 공존할 수 있 다는 나협적' 견해가 있다. 니문회를수용할수 있는 형태의 '열린 민족주의' 또는 '성찰 적 민족주의' 를 제시하거나,4수 개인의 지유와 기본권을 중시하는 한도 내에서 민족주의를 수양하는 '-유수의적 민족주의' 를 주장하기도 한다기) 셋째, 민족주의의 전체성과 배타성 에 초점을 맞춰 궁극적으로 극복대상으로 보는 시각이다. 예컨대 오경석은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 담론이 민족주의에 '재동원' 돼 경계를 심화하고 억압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한 다 25)

신문기사에 나타난 대중답론에서 디문화는 민족주의와 배치되는 관계에 있다고 인식하 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속성상 다문화는 개방성, 포용성, 다양성을 나타내는 반면 민족주 의는 폐쇄성, 배타성: 단일성을 함의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또 시간적 관계에서 나문회는 현재 세계화 시대의 특징으로서 미 래를, 민족주의는 과거를 상징하는 경향이 강했다.

신문기사에서 민족주의는 다문화 사회의 가장 큰 적으로 꼽히기도 했다. 지난 2011년 노 르웨이 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을 계기로 유럽의 극우 민족주의자가 다문회주의를 반대하는 사례가 자주 인용됐다 특히 한국의 민수주의의 특징으로는 단일민족의 신회를 바당으로 단일혈통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인식됐다. 이는 외국인에 대한 편협하고 배타적 인 태도를 야기하는 주원인으로 꼽혔다. 나아가 이런 혈통적, 단일민족적 인식 때문에 민족 주의적 성향이 다른 나라보다 더 강렬할 뿐 아니라 배타적 태도 역시 더욱 심하다고 인식-댔 다. 예컨대 신기욱은한국의 민족주의는 파시즘적인 경향과 전체주의를 띠고 있다" 며 이 때문에 한국이사상적으로 빈곤해지고 다양성이 줄어들었다고 비판했다.27) 남을 포용할 필요성이 시대적 요구라는 전제로 단일 혈통사회, 민족주의의 '신화' 는 극복해야 할 대상 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했다.

대중담론에서 다문화는 다양성, 세계주의 , 열린 멸卜음, 공존 등의 개념과 연관돼 있지만 이 들 간의 관계성에 대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비슷한 맥락에

23)                        양영자. ”7. “분한다문화시대 교육이녂으로서의 민족주의와 다문회주의의 양회가능성 모색; '교육과정연구』

25, 3: 23-Ⅰi;

24)                        장동진 황민혁. 7. “외국인 노동자와 한국 민족주의: 자우수의적 민족주의를 통한 포용기능성과한계,”『기세 기 정치학회뵐 17, 3:231-.

25)                        오경석. 2007. •나문화와 민족-국가: 상대화인가, 재동원인가? '공간과 사회』조: 21.

26)                        다문화와 민족주의를 L11립직으로 본 사례는 (조선일보〉12, (동아일보) 8, (한기라 17건이었으며, 보완관계 로 본 사리는 (41일보) 0,〈동아일보) , (한기래) 1건이었다. 보완관계로 보는 의견으로는, 다문화는 민족 적 통합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있었다.

2기 조선일보. ,). “신기욱 미 스낸피드대 교수 호나 민족주의는 편협하고 배타적 합리적 토론 없고 격렬한 공격만, " 23일치,A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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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주의 역시 막연하게 닫힌 마음, 폐쇄성, 편협성 등과 연결돼 있을뿐그 이유에 대한 면밀한 검토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니문화와 민족주의의 대립적 관계가 충분한 경험적, 논리적 근거 없이 선입관 수준에서 설정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문화는 여러 문화 가 함께 있기 때문에 다양성과 포용성을 내포하고 있고, 민족주의는 민족 하니를 강조하기 때문에 편협성, 배타성이 있는 것으로가정하는 식이다.

따라서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가 민족주의에서 비롯됐니는 근거가 충분히 제시되 지 않고 있다. 유럽 노르웨이 테러범이 극우 민족주의자로서 다문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 자주 인용되지만, 한국적 상황에서 민족주의가 어떻게 다문화에 대한 험 오감을 불러일으키는지가 설명되지 않는 것이다. 실제 민족주의는 다문화를 논하는 데 있 어 가장 많이 공격의 대상이 되는 이념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이 둘 간의 관계에 대한 논의 가 막연한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거나, 상당 부분 외국의 사례나 이론을 무비판적으로 한국 사회에 적용하려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집단 정체성과 배타성의 관계에 관한 연구에서, 일찍이 사회학자 4!Ld(Sumner)는 어느 한 집단의 동지oll(commdeslup)Ql• 외부 집단에 대한 적대감(h(ty)은 상호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조) 자기 집단에 대한 충성심과 희생정신이 외부인들에 대한 증오와 경멸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이론을 바당으로 제국주의와 이를 정당화해 준 자민족중심 주와 (ethnocentffsm)* 비판했다. 이런 생각은 이후 사회심리학자인 올포트(Ip1)에 의 해 반박되는데, 어느 집단에 대한 애착이 반드시 외부 집단에 대한 적대심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정체성에 관한 여러 경험적 연구들은 내집단(ingroup)에 대한 애정과 외집단 대한 증오가 상호연관돼 있지 않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들을 내놓고 있 다. 예컨대 브루어와 캠프벨(Brewer & Campbell)은 동아프리카의 30개 부족을 대상으로 부족간 상호태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기의 모든 부족이 자기 부족을 나른 부족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인식했지만, 이것과 다른 부족에 대한 사회적 거리감괴는 상관관 계가 거의 없었다고 보고했다.삐 브루어(Blwer)는 내집단의 애정과 외집단에 대한 증오 는 서로 독립적인 현상이라며, 전자가 후자로 발전하려면 특정한 조건들이 필요하다고 주

28)                         William Graham Sumner. 1959[19%1. Folkways: A Study of rhe Sociologi<ll Importance • [kges, Mannem, Customs, Mores. andMorals. New York: Ihver Pubhcations

29)                         Gou-lon W. Allpofi. 1954. The Cambridge, MA: Addivm-Wesley.

3 Malilynn B. Bleweand Donald T. Campbell. 1976.h"("Ⅵis,n and In℃」爵()111) Attitudes: East Aflican Evidence. Be`,edy H|1, (: St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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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했다31) 이와 관련해 그리스(Gries)는 국제관계의 맥락에서 내집단의 정체성(Ingroup identification)이 집단간 C01Ⅵict떡 단계로 발전하려면 내집단 긍정성

(Ingmup positivity), 집단간 competition) 등 두 단계를 거쳐야 하고 이는 역 시 특정한 조건에서 이 진다고 주장했다. 32)

국내 체류 외국인의 절반 가까운 숫자가 같은 민족의 성원이라는 점은 우리 사회 '다문화' 상황의 특수성이다.

이런 연구들을 마당으 로 보면, 우리 집단' 에 대한 애정을 바당으로 하는 민족주의 자체는 외부인에 대한 공격적 배타적 성향의 충분조 건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민족주의는 지동적으로 공격적배타적인 것이 아니며, 그렇게 되려면 다른 변수와의 결합이 있어야 한나는 것이다. 따라서 니문화와 관련해 민족주의를 비판하려면, 어느 민족주의가 어떤 조건에서 배타적이 되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론적, 경험 적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황정미의 연구는 다문화와 민족주의의 관계성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제기 라는 측면에서 주목된다.33) 그는 한국인의 '국민' , 한민족 , '세계인' 으로서의 정체성과 이주민에 대한 태도와의 연관성 조사에서 한민족 소속감은 인종민족 소수지들을 국민 으로 인식하는 포용적인 태도를 더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한민족에 대한 소속감이 타민족에 대한 배타적 우월감과는 어느 정도 구분되는 태도' 라는 것이다.35) 이를 바당으로 그는 민족 소속감과 다문화 포용성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해 서로 배치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중담론에서 나타나는 한국 사회의 외국인 협오 수준과 민족주의의 배타성은 과장된 측 면이 없지 않다. 우선 유달리 배타적인' 민족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다고 인식되는 한국사 회의 '외국인 힘으 는 경험적 사실을 놓고 보면 그다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소수

31)                         그는 내집단에 대한 도덕적 우월성이 상대적이 아닌, 절대적으로 인식되는 경우 , •내집단이 외집단을 위협적으 로 느끼는 경우 . '내집단과 외집단이 공통적 가치관을 추구하며 서로 비교되는 경우' , 1정치 지도자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적대감을 부추기는 경우 등을 그 조건으로 예시했다. B. 1%. he 1)1Lidi• Love (• Chitgmup Hate?' ofSoaal Issues 55, 3: 435437쪽 참조.

32)                         Peter Hays Gries. 2005 "Social Psychology and the Identity-Conflict Debate: Is 1 'China Threat' Inevitable?' EtnopcanJoumal Relations. 11, 2:?35-265.

33)                         황정미. 21. 과문화담본의 확산과 국민' 의 경계에 대한 인식 변화: 의식조사 결과 분석을 중2침으로,” '재외한 인연구」24:71.

31) 황정미 , 앞의 논문 128.

35)                         황정미 , 앞의 논문 129.

36)                         국민 소속감과 세계인 소속감이 배다적일 것이리는 고정관념 역시 그의 연구에 의해 반박된다. 이에 대해 그는국 민 소속감을 긍정하는 사람 중 세계인 소속감도 함께 느끼는 사람이 37 6%” 라며국민 소속감이 약한 사람중 대다 수(9().8%는 세계인 소속감 역시 부정직이었다고 말했다. 황정미 , 앞의 논문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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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이나 인종에 대한 극우주의지들의 조직적이고 폭력적인 탄압이 나타나는 미국, 유럽 등 서구 사회와 달리 한국 사회에서의 외국인 험오 범죄는 아직 개인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또 범죄 유형도 인종적 혐오감에 의한 폭행은 물론 살인까지 나타나는 서구사회와 달 리 대특문 욕설이나 폭언을 하는 등의 상대적으로 '경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37) 더욱 이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민족주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 례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민족보다는 이념을 중심으로 대립 양상을 띠고 있는 한국의 이른바 '보수 나 '진보 세력의 극단적 분파가 민족주의를 부르짖으며 외국인에 대 한 조직적인 탄압을 벌일 기능성도 많지 않다

한국 사회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구성은 국적이나 민족 구성면에서 아직 그다지 다양하지 않다. 한국 사회가 급속하게 니문화 사회가 되고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 가운데 약 4()피센트는 이른바 혈통작 으로 한민족에 넣을 수 있는 중국 동포다. 국내 체류 외국인의 절반 가끼운 숫자가 같은 민족의 성원이리는 점은 우리 사회 파문화' 상황의 특수성이다. 이와 관련해 엄한진은 국내 종족적 소수지를 한국인과의 국 적과 종족성 공유 여부에 따라 다-음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국적이 있고 종족성이 같은 '북한이탈주민' , 국적은 없지만 종족성은 같은 '외수국적 동포 , 국적은 있고 종족성 은디른 '혼혈인귀화자 , 국적도 없고종족성도다른 '비한국계 외국인' 등이다.

한국 사회가 혈통적 민족주의에 휩싸여 있다면 위 분류에서 첫 번째 유형으로 갈수록 이 들에 대한 배타성이 낮아야 할 것이다. 반대로 네 번째 유형으로 갈수록 배타성이 높아야 한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중국동포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비한국계 외국인' 보다 뚜렷 하게 낫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오히려 중국동포들은 이른바 '선진국 출신의 외국인보다 더 못한 인식적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언론마1체의 설문조사에서 외국 인과의 친밀도를 묻는 질문에 '배우자까지 고려할 수 있다 는 응답은 조선족(10./6)보다 미국인(14 %)이 더 높게 나오기도 했다.) 한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장태한의 한 설문조

37)                       최근에만도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흑인에 대한 연쇄총격 사건이 일어나 혹인 3명이 숨지고 21팅이 중상을 입었다. 경향신문. 2012. “, 혹인 대상 '중오 범죄오클라호마서 3명 사%” 38일치.

htlp•//news.khan ckr/kh-nvkhan-atlew.htm|?aⅲd=2012082129%'A'뇨丫x|e=970201 참조. 한국의 경우 최 근 필리핀 출신의 국회의원 당선자 이자스민씨에 대한 사회관계망서비스(s)에서의 폭언 등에 대해 '제노띤비 이! 공격 등의 우려가 있었지만, 이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여본중 약 1-2퍼센트만이 이씨에 대한부정적 여론이었 으며 84.8퍼센트는 차별반대 등의 여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 22. “이자스민 인종차별 공격 1%, 차별반대 419일치. ht1p//mNw.hani.co.k/ⅱ/Pii|`01i[|矗」쯲enea152916ihtm1 참조. 이렇게 보면, 한국 사회 의 '외국인 혐오' 의 수준이 언론등에 의해 과장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38)                       김영명은 한국의 지배계충의 외세의존성 등을 지적하며 한국의 민족주의의 강도에 대한 인식이 실제보다 과장돼 있다고 주장한다. 김 영명. )02『우리 눈으로 본 세계화와 민족주의』서울오름 39) 임한진, 앞의 책 133.

송종호, 앞의 논문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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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에서는 배우자로서의 선호도에서 화교가 조선족보다 높았다. 41) 일부 한국인들은 조선족 들을 가난하기 때문에 돈을 벌러 온 사람들이라고 인식하고, 그들을 불쌍하게 여기거나 열 등한 인간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42) 실제 조선족들은 자신들이 한민족 이며 동포' 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이 자신들을 외국인 취급하는 것에 대해 차별 의식을 느끼고 있으며, 외 국 국적의 노동지들 중에서 차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43) 이와 함께 한국인은 진정한 한국인이 되는 조건으로 혈통보v는 대한민국 국적 소유 여부를중시해 '혈통 민족주의' 보 다는 '국적 민족주의'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도 서-고됐다.) 국적을 포기한 한 국인보다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을 한민족으로 보는 경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인의 '혈통 민족주의' 의 배타성은 대중담론에 나타나는 것처럼 심각한 것 같지만 은 않다 결국 단일혈통의 신화 를 바탕으로 한 민족주의가 외국인과의 공존을 빙해하는 주범이라 하려면: 외국 국적의 동포와 비동포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대우에 분명한 차이가 있니는 사실이 우선 밝혀져야 할 것이다.

민족주의와 다문화 관련2,갱에 있이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사실은 한국 사회의 외국인 혐오 가 동남아, 아프리카 등 주로 가난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 가해지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

. 미국이나유럽 등 이른바 '선진국 출신 외국인에 대한 대중적 정서는 이른바 후진국 출신 외국인과 비교할 때 훨씬 우호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건수는 '나이지리아 노동자들은 자신들을 미국인이라 소개하면 한국인들이 훨씬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진술'한다고 밝히고 있다 45) 만약 민족주의가 외국01겐에 대한 배타성의 주법 이라면, 모든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정서가 고정비1해야 하지만, 한국 사회의 이른바 '선진국 출신 외국인에 대한 호감은 세계 어느 나라에 못지않다.

이렇게 볼 때, 외국인 차별의 원인을 순혈주의적 단일민족론에서 찾는 것은 적절하지 못 하디는 지적은 타당성이 있다而) 차별의식은 민족주의 형성 이전 시기에도 있었디는 논기 를 바당으로 한경구한건수는 한국인의 차별의식은 중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문명과 야만 을 가르는 화이관적 문명의식' 에 역사적인 뿌리를 두고 있는 문화적 우월주의에서 비롯된 다고 주장하고 있다.47) 이와 관련하 이들은문명론적 우월성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41)                       장대한. 2001. •한국대학생의 인종민족 신호-도에 관하에'『당대비평』14:104.

42)                       유명기. 기한. !족과국민 사이에서: 1국체류 조신족들의 정체성 인식에 관하여,”『한국문화인류학, 35, 1:45

43)                       설동훈 1%. 적국인 노동자와 한국사회1 서울: 서울대학교 출판부.

44)                       송종호, 앞의 논문 101-102.

45)                       한건수. 2%3. “ 하자민들가 : 한국사회와 이주노동자의 재현,” i비교문화연구』9, 2:175.

46)                       한경구한건수. 2006 한국적 다문화 사회의 이상과 현2% 순혈주의와 문명론적 차별을 넘이,” 한국적 다문화 주의' 의 이론화, 한국사회학회 동북아시대위원회 연구보고서. 71-116. 47) 한경구한건수, 앞의 는문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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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은 순혈주의적 민족주의에 입각한 차별에 비해 훨씬 더 정교하며 그 폐해 또한 더 심 각" 하다고 덧붙이고 있다.)

하지만 차별의식이 문명론적 우월주의에 바탕을 하고 있다는 주장은 약점이 없지 않다. 첫째, 한국인의 차별의식이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동등하게 작용하고 있지 않다. 특히 화 이관적 문명론에 따라 야만' 으로 취급받던 서구 출신 외국인이 중국인보다 더 높은 인종 적 서열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조선시대 이후 문명론과 세계관의 변화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문명론이 20세기 중반까지 한국 사회에서 지배적 인 세계관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 이후 발전주의가 부상하면서 현재 한국 사회는 발전주의적 세계관에 의해 '발전된 자 , 이른바 '선진국 을 이상화하고 이에 대해 열등한 지아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49) 이런 점에서 현대 한국인의 차별의식이 화이관적 문명의 식에서 비롯된다고 단정히는 것은 몰역사적인 측면이 있다

유영호는 탈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적 맥락에서 한국의 다문화와 관련한 차별의 원인을 민 족주의보다 '역전된 오리엔탈리즘' 에서 찾는다기) 동양에 대한 서양의 우월성을 주징히는 오리엔탈리즘이 한국적 오리엔탈리즘에 반영돼 동남아 등 이른바 '3세계' 출신들에 대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 한국인의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주로 지13세계 출신들에 대해 행해지는 것에 주목한다. “경기도 파주시에서 제3세계 외국인 및 그들의 까는 '기피 와차별' 의 대상이지만, 서울 연희동에서의 미국인 중심의 백인은 환영과 친선' 의 대상' 이 라는 것이다51) 그의 주장은 한국인의 태도가 이른바 제3세계 출신과 비제3세계 출신별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설명해 준다는 면에서 한층 설득력이 있다 할 것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다문화는 민족주의와 배치적 관계에 있다기보니는 오히려 이를 바탕으 로 하고 있다. 각 민족과 인종의 정체성을 바당으로 한 독립성과 독자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이들의 공존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의 해외동포들이 살아가는 사회에서의 다 문회는 기본적으로 해외동포들의 민족의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한국이 t-l문화' 를 위해 민족주의를 비 리는 것은 역설적으로 해외동포들의 다문화적 힘을 약화할 소지가 있다. 민족주의에 대한 막연한 비판은 자칫 국내 체류 외국인보다 훨씬 많은 726

48)        한경구한건수. 앞의 논문95.

49)        문명 담론에 의해문명국 으로 규정됐년1 희국의 정체성은 치세기 중반 선진국 담론이 부상하면서 후진국 그. 전락했다가 현재는 전진국 문턱 의 지위로 주로 규정되고 있다. 김종태. 2012. “이승만 정부 시기 문명 담론과 선 진국 담론에 나타난 국가정치1성과 서구관: 1통령 연설문' 과 초선일보' 를 중심으로,” 1한국사회학』46, 2: 15+ 175.

)) 유영호, 앞의 논문.

51) 유영호, 앞의 논문 2%.

고찰193|

7000명의 해외동포에 대한 공동체적 연대의식을 흐리게 하는 결괴를 낳을 수 있는 것이 다고) 디꾼회주의가 궁극적으로 더 큰 상위 집단으로서의 국가나 민족에 대한 소속감을 전 제로 하고 있는 측면도 다문화와 민족주의를 대립적 개념으로 볼 수만은 없는 이유라 할 수 있다.

Ⅳ. 선진국 담론과 국가간, 인종간 위계

서구는 그 식민주의 팽창 시기에 '문명' '비문명' 의 이분법적 구분을 바당으로 하는 문명 담론으로 비서구에 대한 지배를 정당화했다. 문명의 서구가 야만의 비서구를 지배하 는 것은자연적인 것일 뿐 아니라, 비서구에게도 문명화의 차원에서 혜택이 있다는 논리다. 사회진화론을 바탕으로 문명 담론은 비서구 사회의 서구화를 야만으로부터 문명으로 '진 화' 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또 단계론' (stage 사고와 관련해 문명 담론은 사회의 진화단계를 '원초적 상태(PIⅲIlⅱ\11i , '야만(savagely, badnfism)' ,  등 의 위계적 단계로 구분했다.53) 문명 담론의 이런 기본 가정들은 당시 과학' 으로 여겨진 인 종주의 에 의해 뒷받침됐다. 백인을 진화단계상의 앞선 인종으로,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을 뒤떨이진 인종으로 상정하는 인종주의는 전자의 후자에 대한 지배를 자연의 법칙' 으로 설 명하려 했다.

문명 담론은 20세기 들이 이른바 제기1대전' 을 거치면서 그 권위가 심각하게 훼손된다. 이른바 문명국 들에 의해 치러진 유례없는 규모의 전쟁의 참상 앞에서 인류의 문명, 진보 에 대한 믿음은 크게 흔들리게 되고, 이에 따라 서구 문명의 실상에 대한 의문이 다영한 방 식으로 제기된다. 지식이 힘의 관계의 반영이라면은) 문명 담론의 위기는 서구 패권의 위기 다. 20세기 중반 부상한 발전주의는 이런 지구적 담론상황과,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정치경 제 패권의 변화 등을 반영한 서구의 새로운 패권 담론이다. 발전주의 담론에서 서구는 신 진국 (the develc)凶년)으로표상되면서 후진국 (theunderdevelopeQ)에 대한 시간적 선행성 을 유지하기1 되고, 이를 바당으로 비서구 후진국 또는 개발도상국 에 대한 우월적 지위 를 다시 확보하게 된다55) 발전주의의 인종주의적 함의에 대해 화이트(\Ⅵe)는 발전주의가 백인의 서구에 의한 비백인의 비서구에 대한 우월성을 정당화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흰종

52) 재외동포재단(http://\AMv.oK.or.kr/p01tal/OktMatn\fiew.do).

     53)Nedeneen Pietetse. 2001.           Theory: Deconstructions / Reconstmctions. Inndon• Sage, 19.

54) Michel Foucault. 1976[19721. ofKnowleOge. New York: Haqrr C()h()111%[素卜; Michel Fouault. 1977. Discipline and PI"26The ofthe Plison, translated Alan Sheridan. New Yolk: Vintage 1300k 55) 김종배 앞의 논문.

구성' *의 과정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56)

한국의 경우 이런 지구적 담론 패권의 변화를 반영한 현상이 나타난다. 선진국 담론은 20 세기 중반 이후 지구적 패권을 얻은 발전주의(deve101nentalism)-el 영향 아래 박정희 정부 시기에 본격적으로 부상한 한국의 대표적인 지배 담론 가운데 하나다. 이에 대해 김종태는 다음과 같이 설 명한다. 57)

'선진국' 개념과 이에 대비되는 후진국' 개념을 중심으로 한 이 담론은 이상화한 선진국 이 자신의 소외된 타자로서 후진국을 상정하는 이분법적 사유체계다. 경제발전을 중심으로 한 특정한 사회변화를, 후진국으로부터 선진국에 이르는 단선적 발전경로의 한 과정으로 인 식한다는 점에서 서구중심적 발전사관을 공유하고 있으며, 서구 국가들을 주로 선진국으로 지칭하고 이를 이상화한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서구중심주의적 담론이라 할 수 있다. 1960년 대 이후 한국의 급속한 경제발전과 사회변호를 기본적O구 후진국으로부터 선진국O구이 이 동으로 규정하는 선진국 담론은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국가 정체성과 세계관에 관해 지배 적인 해석적 틀을 제공해왔다. 국가발전 과정에서 한국인들은 금정적인 가치들을 선진국 개 님에, 부정적 가치들을 후진국 개념에 투사함으로씨 이상적 표상의 선진국과 이에 대비된 주 변화한 타자로서의 후진국을 만들어냈다. 지식이 힘의 관계의 반영이라면, 국내 발전주의자 또는 근대화 세력들의 패권은 상당 부분 선진국 담론에 의해 지지됐다.

세계를 발전주의적 기준에 띠라 '선진국 과 후진국 으로 구분하는선진국 담론은 여러 부 정적 가치관을 후자에 투사함으로써 인종주의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선진국 은 정치경제,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진성, 합리성, 성숙성 등다영빈 긍정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는 반면, 후진국 은 후진성, 비합리성, 미숙성 등 부정적 가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상화한 선진국과소외된 후진국의 이분법적 표 상에 띠라 외국인들의 출신국가에 따른 위계가 생긴다. 사이드(Said)가 얘기한서구의 '오리엔 탈리즘' 에서 나타니는 서구와 비서구의 인지 적 위계관계가 한국의 선진국 담론에 반영돼 있다고 할수 있다58)

56)               \Xt)ite. 2002. “1nking 11(, Thinking Development," Thinl Wodd Qurte123, 3:구「그419.

57)               김종대, 앞의 논문 153.

58)               W. .Id. 1979. Olientalism. New York: Vintage Ik-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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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수십 년 동안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이행 과정으로 해 석하는 선진국 담론은 후진국적 지위를 한국의 과거로, 온전한 선진국을 그 미래로 상정한 다. 현재 선진국 대열에 조금 못미치는 전진국 문다 으로 지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한국 사회는 선진국으로 규정되는 나라에 대해서는 많은 존경심을 표현하는 반면 후진국으로 여 기지는 니과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경 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인의 경멸 대상에는 때로 자신도 포함된다. 선진국과의 끊임없는 비교과정을 통해 자신을 소외화, 타자화히는 내재화한 오리엔탈리즘'  경향이 나타난다”) 이런 담론구조 속 에서 한국인들은 선진국 출신자에 대한 열등감을, 후진국 출신 외국인들에 대한 우월감을 누리게 되며, 이는 후자에 대한 인종주의적 편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외국인 혐오가 주로 외국인 노동자나 결혼 이주여성 등 가 난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니는 점에서 선진국 담론은 외국인 차별의 원인에 대한 설명력이 민족주의보다 훨씬 높다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담론은 이른바 '선진국 출신 외국인에 대한 호의적 태도를 이해하는 데도 유용하다. 외국인의 인종과 출 신국에 따라 달라지는 한국인들의 태도에 대해 민족주의의 변수가 설 명하지 못한 부분을 선진국 담론이 해주고 있다.

V. 다문화와 선진국 담론의 관계성

다문회주의, 다문화 전략은 그 개념의 이상적 함의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이주민에 대한 주류 사회의 대응빙-q}의 하나로 발달했다C*)) 서구 사회의 경유를 보면, 다문화주의 자 체가 다양한 시상이나 정책을 포괄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이 문화간 공존의 가장 바람직 한 이념과 정책인가에 대해서도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해 모라(\Iota동양이 서구의 시각을통해,서구에 의해 만 들이진 동양의 이미지로 자신을 표상화하고 표현하려는 태도로 정의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베푸(Befu) '자제 오리엔탈리즘' (auto-Chentalism)이리는 개념을, 이옥순은 '복제 오리엔탈리즘' 이리는 개념을 시용하고 있다.

Necla NICa. 2009. Onentalist Discourse in Media Texts," International Journal ( Human Sciences 6, 2 http://www.insanbilimleri.com/cn, 418쪽 참조. Harumi Befu. 2001. Hegemony of Homogeneity: An Antinopologica/ Analysis of,,V,honjinxon. Tmns Press, 127쪽 참조. 이젹수. 2%2.『우리 안의 오리 엔탈리즘」서울: 푸른역사.

캐슬즈(ca쾨단5)는 한 사회나 국가 내 소수민족에 대한 각국의 대응1황식을 세 가지 유형으로 문류했다. 첫째, 이민자 들을 노동시장등 사회의 특정영역에만 참여시키고복지, 17-1, 정치참여 등에서는 배제하는 차별적 배제 유형' exclusionan nuel)이다. 둘째, 이민지들을 적응이리는 과정을 통해 한 사회에 통합시키는 '동화주의 유형' model)이다. 마지막으로. 이민지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사회 모든 영역에서 지배집단과 동등 한 권리를 누리게 하는 다문화 유형' nu•dcl)이다. 엄한진, 앞의 책 634쪽에서 재인용.

다문화적 현실 없는 한국의 대중담론에서 다문화는 박연하게 긍정적 가치를 내포하 는 것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 사회의 지향점을 함축하고 있는 선진국, 선진화 등 선진국 담론의 개념들과 지주 연관돼 시용되고 있다. 우선, '선진국 문 턱' 에 있다는 한국의 국가 정체성을 바당으로 다문회를 선진국 진입 , 선진화 등의 잣대나 조건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난다.61) 이 경우 그 주장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국가경쟁력 제고, 글로벌 인재 확보 등의 실용적 차원을 강조한 경우다. 다문회는 다중인어, 국제협력 능력 등을 키우는 좋은 조건이라는 인식 아래 이를 국가경쟁력의 요소 로 보는 시각이다. 지구적 차원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증가하는 이른바 지구화, 세계화 시대 에 다문화 여건이 갖취져 있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인재 확보 경 쟁이 치 열한 상황에서 니문화는 우수 인력을 끌어오고 나아가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국가경 쟁력을 갖추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생각한다. 이 때 니문회는 경제성장을 지속하게 하는 힘 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선진국 미국의 힘의 원천은 디문화리는 의견도 있었 다.) 대학교육의 선진화 방안에 다문화가 인용되기도 했다. 대학교육이 글로벌 수준의 역 량과 자질을 갖춘 인재를 키우려면 다른 문화에 대한 포용력과 이해력, 다중언어 구사력 등 이른바 다문화적 역량이 필수라는 인식이다. 나문회는 책수문화, 이중언이에 익숙하며 문 화융합의 선도국가가 되는 자양분이며,63) 다문화 감수성이 문화 선진국에 필수라는 인식이 직접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둘째는 당위적 차원에서 다문화를 선진국의 조건으로 보는 경우다. , 여러 문화가 공 존하는 다문화적 상황 자체가 선진국 진입을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거나 선진국 자격 의 잣대라는 인식이다. 예컨대 '세계인의 날, 다문화 사회로 가자' 는 제목의 한〈조선일보 〉의견칼럼은세계인의 날을 맞아 우리니라가 디문화를 포용하는 열린 마음과 인프라로 선진 일류 국가로 도약하는 그날을 간절히 그려본다고 주장했다.65) '단일민족을 넘어 다 문화사회를 생각하는 개천절' 이리는 제목의〈동아일보〉사설은국민소득이 이무리 높

61) 이에 해당하는 사례는〈조선일보〉12, (동아일보) 질건, (한겨레) 4건이있으며, 다문화와 선진국담룐을 L기립관 계로 인식하는 사례는 세 개 신문에서 한 건도 없었다.

6기 조선일보. 11%. 한일민족 신화 속 한민족 혈통은 문회를 초월할 수 없다,” 1120일치. E5. 그러나. 미국의 인종 주의 연구지들은 미국 사회가 인종주의적 차별을 처벌하는 법적제도적 상치는 갖취졌지만, 관행적이고 무의식 적으로 행해지는 쪽}북적 인종주의' (impliC11acism)71 여전히 고장배해 있다고 지적한다』미국의 비판적 사회학자 피건(Feagin)은 인종주의는 수세기 동안 사회 기지에서 제도적으로, 체계적으로작동하며 백인 중심의 사회를 떠받 들고 있는 미국사회의 핵심적 사고방식과 태도라는 '체계적 인종주의' (s»temic 1C,m)의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1(R. Feagin. 2000. Racist R(”, Cunen! Realities, 21M Future Reparations Nei\., York, Routledge 63) 동아일보. 20". 과문화2세의 문화구합시대 준비를,” 92일치,29. 64) 동이일보. 20m. “공무원이여, 다문화 감수성을,” 21()일치, 고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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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져도 [다문화가정을1 포용하지 못하고는 진정한 문명국, 반듯한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의 실용적 차원의 인식보다 다문화의 긍정성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한층 더 적극적이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다문화적 포용과 관용 등 성숙한 시민의식뿐 아 니라, 나아가 여러 문화가 이울려 있는 다문화적 상태가 필수조건이라고 보는 태도다. 다 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과 복지의 수준을 선진국의 척도로 여기는 경향도 있었다.6가 일부 기시는 한국의 '신진화 지수 에서 다문화, 국제참여 등의 부문에서 점수가 떨어진다며 이 부문의 점수를 올리기 위해 나문화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문화 사회 조성은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국제사회에서 존경받고 사랑받는 나라가 되는 필수조건으 로 인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선진국 은 한국사회보다 포용과 관용의 정도가 크고 다문화 정책도 모범적 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여기는 태도도 나타났다. 다문화 개념과 현실이 한국과 서구에서 전혀 다른 맥락에서 시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선진국 의 다문화 상황이나 정 책을 모범적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선진국은 다문회를 앞서 겪은 주체로서 현재의 디문화 정책이나 의식 면에서 한국이 배워야 할 점이 많은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다문회를 논하는 데 있어서도 선진국이 이상적인 주체로 이해되는 선진국 담 론의 전형적인 특징이 나타난다 할 수 있다.

한편, 다문화를 선진국 진입 , 선진화의 차원으로 이해하는 정도에서 분석 대상의 세 개 신 문들 사이에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조선일보〉,〈동아일보〉는 국가적 차원의 선진국 진 입, 신진화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문화에 연결시키는 경향이 있는 반면, (한겨레〉는 주로 선 진국의 다문화 사례 정도를 언급할 뿐 신진화 담론을 다문화 문제와 관련시키려는 태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선진국, 선진화 담론이 보수층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 과로 읽힌다.

Ⅵ. 선진국 담론과 민족주의의 관계성

한국의 대표적인 발전주의 담론인 선진국 담론은 역사적으로 민족주의 또는 국가주의를

65) 조선일보. 2010. “세계인의 날, 다문화사회로 가자,” 520일치,A37.

동아일보. 1)08 '단일민족을 넘이 다문화시회를 생71적는 개천절,” 104일치, 27.

67) 동아일보. 1)". “세미을운동, 이겐 신진국기는을동으로,” 1021일치,31.

㈅ 조선일보. 고퍼. “한국 신진화지수 3() ... 정치국제화특히 뒤치기," 94일치,8.

마당으로 형성발전됐다. 지구적 차원의 발전주의의 부상에 영향을 받아 선진국 담론은 박정희 정부의 '조국 근대화' 의 기치 아래 추진된 과정에서 한국사회의 대표적 지배 담론의 하나로 떠올랐다. 경제성장의 정도로 선진국과 후진국을 위계화히는 선진국 담론은 박정희 정부의 고도 경제성장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구실을 수행 했으며, 선 진국 진입이라는 목표를 국가적 , 민족적 과제로 설 정함으로써 국가주의적 발전주의를 정당 화했다.

흥미롭게도 최근의 대중 담론은 민족주의를 선진국으로 기는 데 걸림돌로 인식하는 경향 이 강했다”) 민족주의가 지난날 한국사회의 산업화와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것을 인정하 면서도 이제 세계화 시대에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피]쇄적인 민족주의와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니는 주장이 많았다. 선진국은 선진의식이 있어야 될 수 있고, 선진의식에는 국제적 협동능력과 다문화적 포용성이 필수적이리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민족주의는 배타성과 편협성, 집단주의 등 세계화 시대에 맞지 않는 속성들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 다과) 특히 순혈주의에 입각한 민족주의는 '종족적' 민족주의로서 서구의 '시민적' 민족주 의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 기사는 선진화의 5적중 하나 로 꽤타적 민족주의' 를 꼽았다기) 이런 개념간 관계성 속에서 선진화는 다문화와 연관돼 있다는 인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니문화와 관련해, 민족주의는 선진화, 니문화와 배치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크지 만 적지 않은 다문화 담론이 사실상 민족주의적 또는 국가주의적 정서 속에서 이뤄지고 있 는 점이 흥미롭다. 다문화를 국가경쟁력 차원으로 인식하는 태도가 대표적이다. 다문화는 세계화와 노령화저출산 시대에 '글로벌 역량 을 가진 인재를 확보하고 국가경쟁력을 확 보하는 데 필수적이리는 것이다 또 집단주의를 벗어나 포용성, 다양성과 같은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가져야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대도들은 국가나 조국의 선진국 진입을 당면한 목표로 삼는 국가주의적 또는 민족주의적 발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 다고 할수있다.

('신진' 과 민족주의가 직접 연관된 기사가운데, 이 들을 대립직 관계로본 경유가 (조신일보)8,譬아일보) 10건이었으며, 보완적 관계로 본 경우는 (조신일보) 2, (동아일보) 3건이었다.〈한기리1)는 신전과 민족주 의를 대리적으로 본 경유는 한 건도 없는 반면, 보완관계로 본 경수는 년이었다. 선진국 담론과 민수주의를 보완 관계로 보는 시각과 관련하 , 세계화 시대에 선진회를 추진하는 데 있이 민족주의를 마당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 등 이 있었지|판 이런 의견은 소수였다. (한겨리1)는 선진국 진입, 전진화 등을 민족주의와 연관시키는 경향이 뚜 렷이 나타나지 않았다.

70)       조선일보. 2008. “선진의식이 선진국 국토다: 넷째, 배타적 민족주의 벗자 미국에선 국내회사와 외국회사 구분한 해,” 35일치,AB.

71)       조선일보. 2007. “대신후보들에게 물이야할 두가지 질문” , 10?3일치,A34.

1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기사를 중심으로 볼 때, 선진국 담론과 관련한 민족주의에 대 한 반감의 정도는 두 가지 유형으로 니눌수 있다. 우선, 배타적인 민족주의, 닫힌 민족주의, 편협한 민족주의 등 민족주의의 부정적 형태를 비판하는 경우다.72) 부정적 기능이 큰 민족 주의를 '일탈 민족주와 등으로 규정해 바람직한 형태의 그것과 차별화하려는 태도다. 이 를 바당으로 민족주의의 부정적 기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기능을 확대한 '열린 민족주 의' , '포용적 민족주의' 등을 추구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민족주의를 변형시켜야 한다 고 주장하는 민족주의에 대한 타협적 시각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열린 민족주의가 다른 남을 인정하고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며 상생의 길을 모색한다고 보고 선진화에 긍정적 기 능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73)

다음으로, 민족주의 자체를 문제화하는 경우다가) 이는 탈민족주의적 시각을 바탕에 두 고 있으며, 민족주의 자체에 배타성과 편협성이 내포돼 있니는 점을 강조한다. 더욱이 한국 의 단일혈통 신화에 바탕을 둔 종족적 민족주의는 어느 나라의 그것보다도 부정적 성격이 두드러진다며 폐기를 주장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태도는 민족주의가 아니라 제계주의' 라는 점을 강조하는 태도도 두드러졌다.”

Ⅶ. 맺음말

이상에서 신문기사에 나타난 한국 사회의 다문화 대중담론을 민족주의, 선진국 담론과의 관계성 속에서 비판적으로 고찰해 봤다. 우선 개념적으로 한국 사회의 나문화 담론은 현실 적으로 다문화적 조건이 갖취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다소 막연하게 사용되는 경향이 있음 을 알아봤다. 독자적이고 안정적인 문화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지 않은 외국인 노동자와 국 제결혼 이주자에 대한 정책을 서구에서 비롯된 띠문화 개념으로 접근함으로써 개념적 혼 란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 사회의 다문화' 는 실질적으로 소외계층 외국인에 대한 대책

72)        (조선일보) 8, 동아일보는 7건의 기사가 여기에 해당-했다.

73)        조선일보. 20 '80년전 신간회의 벅찬 정신 잇는 진짜左진짜右가 나와야 할 때쇠간회 기념사업회 오늘 창립 총회,” 215일치,A21

74)        이기에 해당하는 기시는 (조신일보)는 전혀 없었으나, 4동아일보〉는 3건이 있었다.

75)        세기1회를 국경없는 세계' 로 기는 이상직인 과정으로 가정하는 과잉 지구회본자 (hyp다꿈|)a]17)의 논리가 세 계화와 관련한 한국사회의 대중담본에 지비1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제계화 담론과 과정에 숨은 다국적 7•]본과 김해국의 이해관계를 고러할 때, 세계회를 보편적인 시대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민족주의는구시대의 특수 이념이 라는 인식 아래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보다 저땓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니킨(Dicken)힘있는 국기들이 세계화를 그들의 힘을 증기하는 도구로 사실상 이용할 수 있다' 고 지적하고 있다. 맥마이클 (McMichael)은 세계화를 신지주쮸의의 이념 아래 개별 국민국가에 정치적 책임이 없는 지구적 차원의 정치경제 엘리트에 의해 추진되는 하나의 의도된 사Oß(globalintion pe)이라고 규정한다. 김 영명은 제계화' 가 강대국의 국가 이익을 위해 전파, 추진된 측면이 강하다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 약소국들의 민족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쓰이는 경향이 강했다. 이런 면에서, 한국의 민족문제, 노동문제, 농 촌인구 문제 등이 '디문호F 라는 애매한 개념 속에 녹아들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중담론에서 다문화와 민족주의의 관계는 서로 대립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전 지는 개방성, 포용성, 다양성을 내포하는 개념으로서, 폐쇄성, 배타성, 단일성을 강조하는 후자에 의해 방해받고 있다는 인식이 많았다. 특히 한국의 '혈통적 민족주의' 는 서구 등 다 른 사회의 민족주의보다 배타성이 더 큰 것으로 여겨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의 '외국인 혐오' 역시 특히 강한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같은 민족 구성원인 중국동포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심하고, 외국인에 대한 태도도 이른바 '선진국 과 후진국 출신에 따 라 다르게 나타나는 점 등을 볼 때, 민족주의를 외국인 혐오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 것은 설 명력이 약하다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세계를 '선진국 과 '후진국 이리는 이분법적 위 계관계로 나누는 선진국 담론이 한국 사회의 외국인 차별을 설 명하는 데 훨씬 더 우용하다 는 점을 강쇄다.

대중담론에서 다문화와 선진국 담론의 관계는 친화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회는 선진국이 되기 위한 실용적, 당위적 조건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반면, 선진국 진입과 민족주의는 대립적 관계로 여겨졌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폐쇄적이고 배타성이 있는 민족주의를 넘어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였다. 이와 관련해, 한쪽에서는 '열린 민족주의' 등 변형 된 민족주의의 필요성을 주장히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민족주의 자체를 문제화히는 탈민족주의적 시각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개념간, 담론간 관계가 충분한 경험적 근거나 합리적 논거에 바탕을 두고 있기보다 고정관념에 의해 형성되는 경향이 있었다.

결국 한국 사회의 나문화 대중담론은 나문화 없는 현실에서 개념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다소 산만하게 형성돼 있다 할 수 있다. 또 사회통합 방안의 하나로서 다문회주의가 나오게 된 서구 사회의 역사적문화적 맥락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한국의 다문화는 막 연하게 이상적으로 쓰이는 경향도 눈에 띈다. 이런 점에서 한국적 맥락에 맞는 보다 명확한 개념 정립과 이론화, 또 이를 바탕으로 한 현실적이고 정치한 정책적 접근이 요구된다. 이 를 위해 우선 개념적인 측면에서, 한국의 니문화가 현실적으로 소외계층 외국인과 그 기족 에 대한 지원을 일컫는 만큼 서구의 다문화(multicultulO와 다른 맥락에서의 개념화가 필요

. PeterDicken. 2007. Global Mapping the Changing ofthe World E1고기과% 5th edn. New Yolk: lhe GuilfOrd Pre”, 174. Philip McMichaeI. 2%8 Development and 던다기 Change: A Global Pempective, 4th In

PineForgePress 김행경, 앞의 책. 한기 정수일은 '민족주의와 국제주의는 결코 상치되는 것이 아 니라 상부상조히는 변증법적 관계에 있다진정한 민족주의지만이 진정한 국제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정수일, 앞의 책 13.

고찰

하다. 한국의 다문화의 특수성과 독자성을 고려한 명확한 개념화를 기초로 할 때 다른 나라 의 그것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적으로 논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니문회주의와 연 관성이 높은 민족주의, 선진국 담론 등 다른 담론과의 관계성과 관련해 기존의 막연한 선입 관에 의존한 주장을 넘어 보다 경험적이고 논리적인 근거에 기반을 두고 또 이를 제시하는 연구가 더 많이 이뤄져야한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다문화 자체를 막연하게 이상화하기보 다 명확한 다문화 개념과 체류 외국인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토대로 인권, 삶의 질, 사회통 합, 사회발전을 두루 아우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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