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2

손민석 일본인 납치 문제를 일본 보수파들은 내셔널리즘적 서사로 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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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일본인 납치 문제를 일본 보수파들은 내셔널리즘적 서사로 전유해서 북조선을 악마화하고 한국과 중국을 같은 축으로 묶어서 사실상 아시아 혐오의 근거로 사용한다. 한국의 민주당을 친북좌파 세력으로 보며 이들이 북조선, 중국의 공산주의 세력과 연대해 평화를 선호하는 일본을 핍박하고 일본에 대한 중상모략을 펼치는 반일反日국가 연대를 조직하고 있다고 본다. 재일조선인들은 제국주의적 침략의 역사적 산물인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재일조선인들이 북조선과 연대해 일본을 파괴한다고 거짓선동을 한다.

 그런데 일본인 납치 문제를 추적해보면 일본인 납치 문제의 가장 큰 책임자는 당연히 북조선이지만 그 다음 책임자는 일본 정부다. 일본 정부는 이미 1970년대에 북조선이 재일조선인들의 가족들을 인질로 잡고 재일조선인들을 현지 공작원으로 활용하며 일본인 납치를 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북조선에 머물고 있는 재일조선인들의 가족들을 누가 보냈는가? 북한행 엑서더스, 다시 말해서 일본 정부가 식민지 유산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좌파가 많은 재일조선인들이 부담스러워 그들을 북송, 사실상 북에다 버렸던 것이다. 한국의 이승만 정부도 여기에 책임이 있다.
 식민지 유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자 그 문제가 다시금 일본인 납치로 이어진 것인데 일본 보수우파들은 뻔뻔스럽게도 자신들이 순진무구한 피해자라며 재일조선인들을 핍박하고 한국, 북조선 등에 대해 막말을 늘어놓는다. 식민지배 문제로까지 소급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1970년대에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면 그때부터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어야 했는데 하지도 않고 방치하다가 김정일이 인정하자 내셔널리즘의 소재로 삼아버린다. 일본인 피해자들의 애끓는 심정에 한일의 리버럴, 좌파들이 적극 대응했어야 했는데..
 따지고 보면 윤휘탁 선생의 탁월한 연구가 증명하고 있듯이 중국공산당의 발흥도 일본 '제국주의'와의 전쟁이 "동원에서 혁명으로" 전환되면서 가능했던 것이다. 일본 근대의 제국주의적 침략과 식민지배 문제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업보가 계속 재생산되고 있는데 식민지배의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약해지자 이제는 일본측도 자신의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없는 셈으로 치고 주변국들을 대하려고 한다.
 내가 공부가 부족해서 그렇겠지만 서로 변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왜들 그렇게 서로 변하기 싫다고 우기고 그러는지 공부할수록 답답하다. 한국인들도 일본 제국주의 지배를 너무 악마화하지 말고 한국의 번영과 발전에 일본이 기여한 바를 인정할 필요도 있는데.. 자기해방을 이루지 못한다면 타자해방도 불가능하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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