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24

일본 언론도 "진기하다"고 평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일 무기력 - 오마이뉴스

일본 언론도 "진기하다"고 평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일 무기력 - 오마이뉴스

일본 언론도 "진기하다"고 평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일 무기력[역사로 보는 오늘의 이슈] 연이은 일본의 '독도 도발', 그 배경은?
23.01.24 18:30l최종 업데이트 23.01.24 18:31l
김종성(qqqkim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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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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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을 한 달 앞두고 독도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일본은 지난달 16일 반격능력(적기지 선제공격)을 선포하는 '국가안전보장전략' 문서를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인 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의연하게 대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같은 공세는 이번 달 들어서도 계속됐다.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가운데서도 '독도는 일본 땅'이라며 도발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설날 연휴 직전인 지난 19일에는 총리를 보좌하는 내각관방 산하의 '영토·주권을 둘러싼 내외 발신에 관한 유식자 간담회'가 의견서를 제출했다. '영토·주권을 둘러싼 내외 발신에 관한 금후의 대처에 관한 의견(領土·主権をめぐる内外発信に関する今後の取組についての意見)'이라는 제목의 이 문건은 "영토·주권을 둘러산 정세가 한층 더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어 가일층의 대처가 필요하다"라고 한 뒤 일본 영토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러시아·중국과 더불어 한국을 거명했다.

"우리나라의 영토·주권을 둘러싼 정세는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략, 센카쿠제도 주변 해역에 대한 중국 해경선에 의한 힘을 배경으로 하는 일방적인 현상변경의 집요한 시도의 계속, 한국에 의한 다케시마 불법 점거의 계속 등, 오히려 가일층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한국의 독도 지배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비견한 것이다. 독도에 대한 일본인들의 욕망이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학교 교재나 SNS를 통한 홍보전을 더욱 강화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독도 영유권을 갖기 위해서는 일본 국민들의 단결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다.

유식자 간담회 의견 제출 나흘 뒤 나온 '독도 망언'

이 유식자 간담회는 2013년 4월 출범했다. 1년 전인 2012년 8월 10일엔 이명박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독도를 방문했다. 4일 뒤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일왕(천황)의 사죄를 요구했다. 이런 일들도 유식자 간담회의 등장 배경에 포함된다.

내각관방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식자 간담회는 2013년 7월, 2015년 6월, 2019년 5월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러고 나서 근 4년 만인 이달 19일에 의견서를 제출했으니, 지금의 일본이 독도에 대해 얼마나 강한 의욕을 갖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의견서가 제출되고 나흘 뒤인 지난 23일에는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대신이 통상국회(정기국회) 외교연설에서 '강한 외교'를 천명했다. 그러면서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망언을 입에 담았다.

연설 요지를 요약한 23일자 인터넷판 <산케이뉴스> 기사 '하야시 외상 외교연설, 일미동맹의 억지력 강화 결의'(林外相が外交演説 日米同盟の抑止力強化に決意)에 따르면, 하야시 대신은 한국을 "중요한 이웃나라"로 치켜세우면서도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다"라며 "의연하게 대응한다"라고 밝혔다.

한국의 협조 필요한 국면인데 연이은 도발하는 일본의 속내


▲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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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 정부는 윤석열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 한·일 안보협력과 더불어 위안부·강제징용 봉합과 관련해서도 윤석열 정부의 힘을 필요로 한다.

그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일본과의 마찰을 가급적 피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의 동해영토수호훈련도 축소해서 진행했다. 독도 방어가 목적인 이 훈련은 새벽 시간에 비공개로 그것도 소규모로 치러졌다. 다음날 발행된 <교도통신> 중국어판 <교도넷>에 실린 '한국군 다케시마 방위훈련 실시, 규모 축소 또는 일본 측 고려'라는 기사는 이 훈련에 항공기가 동원되지 않은 점, 한국군의 독도 상륙이 없었던 점을 지적했다.

이런 윤석열 정부와 달리 기시다 내각은 독도에 대해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다. 안보협력 및 식민지배 봉합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의 협조를 필요로 하면서도 독도에 대해서는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두 사안은 두 사안대로, 독도는 독도대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기시다 내각이 그렇게 하는 것은 자민당 기반인 극우세력을 의식한 결과이기도 하고, 지지율이 출범 이후 최저인 26.5%(19일 지지통신)까지 떨어져 외교관계에 유연성을 보이기 힘든 결과이기도 하다.

함께 고려할 만한 또 다른 요인으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일본의 시각을 들 수 있다. 독도 망언을 하면 윤 정부가 협력을 거둘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면, 한일관계가 지금처럼 긴박한 시점에 독도에 관한 도발을 4일 간격으로 내놓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해도 윤석열 정부가 별 대응을 하지 않을 거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그와 같은 시각은 공동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스오 대표가 윤 대통령과 회담한 뒤에 나온 일본 언론보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을 만나 반격능력과 강제징용 문제 등을 논의한 야마구치 대표 등을 취재해서 그날 저녁에 보도된 <니혼게이자이신문>의 기사가 대표적이다. 이 시문은 '한국, 일본의 안보전략 양해, 공명 대표가 윤 대통령과 회담'(韓国、日本の安保戦略に理解 公明代表が尹大統領と会談)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석열 정권이 특이한 정권이라는 인식을 표출했다.

이 기사는 "한국의 정권이 방위력 강화와 관련해 일본을 배려하는 입장을 취하는 것은 진기하다(珍しい)"라고 말한다. 일본이 한반도 등을 겨냥한 반격능력을 천명하는데도 윤석열 정부가 지지 입장을 표시한 것을 두고 이렇게 보도했다. 이 기사는 "전통적으로 대일관계를 중시하는 보수계도 (일본의) 안보정책에는 민감하게 대응해 왔다"라며 윤석열 정권의 태도가 한국의 역대 보수정권과도 크게 다르다고 강조한다.

그런 뒤, 윤석열 정권이 일본에 약하게 나오는 이유를 설명한다. "윤 정권 대응의 배경에는 안보환경의 변화가 있다"라며 북한·중국의 군사적 압력이 윤석열 정권의 대일정책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핵을 갖지 못한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을 배제한 (대북·대중국) 억지를 생각할 수 없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정권이 북·중의 기세에 눌려 미국·일본의 힘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취지다.

윤석열 정부, 일본의 기대대로 가선 안된다


▲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2월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야마구치 나쓰오(왼쪽에서 네 번째) 일본 공명당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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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내각은 윤석열 정권 이상으로 한일 협력을 필요로 한다. 반격능력을 제도화하려면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협력도 절실하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이 협상력을 발휘하기보다는 훨씬 다급한 듯이 행동하고 있으니, 야마구치 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난 날 저녁에 위와 같은 보도가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야마구치가 돌아간 뒤에도 윤석열 정권의 무기력한 모습은 계속 표출됐다. 야마구치 방한 3일 전에 발생한 북한 무인기 사태를 두고도 무기력한 대응을 계속 노출했다. 준비 안 된 핵무장 발언으로 불안과 조급함도 드러냈다.

이런 모습들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일본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인데도 도리어 독도 망언을 하는 것은 윤석열 정권이 안보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독도에 대한 대응 수위를 낮출 것이라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독도 수호는 한국 안보의 일부다. 안보 문제를 이유로 독도 수호의 빈틈을 보이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일이다. 윤석열 정부가 독도 망언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일본은 독도 수호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의지를 낮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독도 안보는 더욱 위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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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독도 망언, #한일 안보협력, #반격능력, #다케시마의 말, #한일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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