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2

알라딘: 경제사상가 이건희 허문명 (지은이)

알라딘: 경제사상가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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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묘사된 이병철+이건희의 모습을 보고 왜 내가 이렇게 발작을 하게 되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가장 근본적으로는 한국에서 기업사, 경영사, 기업가 연구라는 게 영웅주의를 뛰어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일반적인 경영사학 연구들도 재벌 경영자의 뛰어난 부분 혹은 그의 업적의 정치사회적 배경을 밝혀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그 이상의 무언가를 말하지 못한다. 자료가 근본적으로 부족한 건 말할 것도 없다보니 김성수를 연구하면 동아일보 관련 재단의 호의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고, 이건희를 연구하면 삼성친화적인 쪽의 호의를 구하지 않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자료 자체가 편향성을 지녀 종합적인 연구가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건희 등의 개인의 업적, 개인의 뛰어난 능력 등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로 귀결된다. 

 이건 한국에서 정치인이든 기업가든 개인을 연구하는 대부분의 연구들이 맞이하게 되는 오류이다. 개인을 신성시하고 영웅시하지 않는 연구를 하기 쉽지 않다. 이런 문제는 나같이 마르크스주의자를 자처하는 입장으로 넘어가면 더 커진다. 

어설픈 비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제하고도 노동착취와 정경유착 등으로 얼룩진 한국 재벌사를 좌파적 입장에서 어떻게 분석하고 묘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적인 한계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동아일보 기자인 허문명이 쓴 일련의 이건희 관련 저서를 읽다가 이렇게까지 재벌 경영자를 찬양하는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과연 내가 허문명 기자처럼 주변인들 인터뷰하고 자료 수집해서 쓴다고 할 때 얼마나 다르게 나올 것인가, 기껏해야 파업을 하거나 노조조직운동, 백혈병 등으로 피해를 본 노동자의 입장을 조금 반영하면서 재벌의 '황제경영'이 국가권력에 의한 노동자 탄압에 기초하고 있다는 말을 얹는 정도가 아니겠는가. 기껏 해봐야 재벌의 사회적 역할과 책무에 대한 '비평'적 입장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머리가 복잡해진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기업가야말로 자본주의적 생산을 지휘, 감독하는 산업의 "사령관"이라 말했다. 이 '사령관'들을 어떻게 분석하고 묘사해야 하는가.. 김종현의 기업가 연구들은 기업가 연구를 비교사의 영역으로까지 확장하는 대단히 훌륭한 연구이지만 이 부분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주고 있지 못해 아쉽다. 재벌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필연과 우연의 교차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제대로 된 전기를 쓴다는 건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이건희에 관한 자료들을 계속 모으고 있는데 대부분이 다 내 기준에 미달하는 질낮은 것들이라 고민이 많다.

경제사상가 이건희 
허문명 (지은이)
동아일보사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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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타계한지 꼭 1년(10월 25일)이 되었다. 이 책은 고인의 1주기를 맞아 고인과 가까이에서 일했던 전직 삼성맨들을 포함한 다양한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을 중심으로 하면서 고인이 남긴 에세이집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를 부분 발췌해 고인의 사상과 철학을 담았다.

이건희 회장은 기업인이었지만 시대를 앞서 읽은 예언자였으며, 이 힘든 세상을 어떻게 헤쳐가야 할지 지혜를 말해준 사상가였다. 지금까지 이건희 회장을 다룬 많은 책은 오직 그의 리더십과 기업 경영 능력을 다루는 쪽에 국한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허문명 기자가 전직 삼성맨들의 증언, 고인이 남긴 글과 자료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완성해낸 이 책은 기업인이 아닌 사상가로서의 인간 이건희를 본격 조명한다. 책을 읽다보면 지금은 만날 수 없는 고인의 생각과 삶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목차


저자의 말 | 한국의 산업사는 ‘비포 이건희’와 ‘애프터 이건희’로 나뉜다

Part 1 변해야 살아남는다
01 비효율이 비도덕이다
02 새로운 변화에 과감히 맞서라
03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으로
04 비전은 매크로하게, 지시는 마이크로하게
05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본질에 대한 탐구
INTERVIEW | 기보 마사오 전 고문과의 일문일답

Part 2 파격적인 상상, 현실이 되다
06 시대를 뛰어넘는 통찰과 예언
07 제품의 질이 아닌 삶의 질
08 신경영은 문화혁명이었다
09 몸이 바뀌어야 정신이 바뀐다
REVIEW | 인터뷰와 글을 통해 보는 이건희의 내면 1

Part 3 업이란 무엇인가
10 다양한 앵글로 업을 바라보다
11 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12 원점 사고가 먼저다
13 브랜드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INTERVIEW | 인형무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Part 4 기술 경영으로 미래를 준비하다
14 빨리가 아니라 먼저다
15 변화를 선점하는 안목
16 모두가 이기는 지혜를
INTERVIEW | 야마자키 가쓰히코 전 서울지국장과의 일문일답

Part 5 미술과 기술이 만나다
17 경영에 미술을 더하다
18 문화는 든든한 부모와 같다
19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파는 시대가 온다
20 철인이자 광기를 품은 예술가
REVIEW | 인터뷰와 글을 통해 보는 이건희의 내면 2
접기


책속에서


P. 28 그가 생각하는 도덕성은 일반의 관념과는 좀 달랐다. 그는 기업 내부에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비도덕적인 일이라고 했다. 기업 내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는 그래서 나쁜 것이라고 했다. 그의 시선은 ‘돈’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해 있는 듯했다.
P. 60 흔히들 이 회장에 대해 ‘위기 경영’의 화두를 던진 기업인이라고 한다. 생전에 고인이 내놓은 한마디 한마디가 뉴스가 되고 사회적 공명을 불러일으킨 것은 그가 단지 삼성의 위기만을 말한 것이 아니라 산업계의 위기,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까지 고민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P. 121 삶의 질이 바뀌어야 제품의 질이 바뀐다는 그의 말은 매우 본질적이다. 생전의 그가 기업의 목적을 단지 이윤 추구에만 두지 않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P. 188~189 고인은 말에 그치지 않았다. 실천하고 행동했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만족하지 않고 늘 위기의식을 갖고 변화하는 바깥세상과 주파수를 맞추기 위해 엄청나게 공부했다.
P. 262 이건희 회장의 기술관은 알기 쉽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었다.
P. 337 뭔가를 오래 수집해본 사람들은 안다. 거기에는 취향, 관심을 넘어 물건 하나하나를 손에 쥐기까지 들인 정성, 다시 말해 영혼이 배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건희 컬렉션’을 받아드는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P. 384 피 말리는 결정과 선택 앞에 선 기업인들에겐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차원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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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 동아일보 2021년 10월 23일자 '책의 향기'



저자 및 역자소개
허문명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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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동아일보사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문화부 등에서 기자로 일했고 오피니언팀장, 국제부장,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동아일보사 출판국 부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언론 사상 최초로 여성 시경 캡(사회부 사건기자팀장)을 맡아 일했으며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참언론인대상(한국언론인연합회), 한국기자상, 삼성언론상, 서재필언론상, 일한교류기금상, 양성평등미디어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김지하와 그의 시대》, 숭산 큰스님 평전 《삶의 나침반》 등이 있으며, 2021년 《경제사상가 이건희》를 출간했다.

최근작 : <이건희 반도체 전쟁 (양장)>,<이건희 반도체 전쟁>,<경제사상가 이건희> … 총 19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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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서민갑부 3 : 영 앤 리치>,<이건희 반도체 전쟁 (양장)>,<이건희 반도체 전쟁>등 총 155종
대표분야 : 제과제빵 3위 (브랜드 지수 41,430점), 반려동물 6위 (브랜드 지수 26,092점), 집/인테리어 6위 (브랜드 지수 21,392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글로벌 코리아는 ‘비포(before) 이건희’와
‘애프터(after) 이건희’로 나뉜다”

1. 사상가로서의 이건희 회장을 만나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타계한지 꼭 1년(10월 25일)이 되었다. 이 책은 고인의 1주기를 맞아 고인과 가까이에서 일했던 전직 삼성맨들을 포함한 다양한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을 중심으로 하면서 고인이 남긴 에세이집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를 부분 발췌해 고인의 사상과 철학을 담았다.
이건희 회장은 기업인이었지만 시대를 앞서 읽은 예언자였으며, 이 힘든 세상을 어떻게 헤쳐가야 할지 지혜를 말해준 사상가였다. 지금까지 이건희 회장을 다룬 많은 책은 오직 그의 리더십과 기업 경영 능력을 다루는 쪽에 국한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허문명 기자가 전직 삼성맨들의 증언, 고인이 남긴 글과 자료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완성해낸 이 책은 기업인이 아닌 사상가로서의 인간 이건희를 본격 조명한다. 책을 읽다보면 지금은 만날 수 없는 고인의 생각과 삶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의 통찰과 지식은 깊고 넓었다. 경제경영 전반은 물론, 물리학, 수학, 사회학 심지어 아동심리학까지 넘나들었고, 한국과 일본의 문화, 역사에 통달했다. 그러한 사상과 철학의 바탕 위에서 이 회장은 새로운 변화에 과감히 맞서 도전했고 변화의 속도만큼 절박한 태도로 기업을 움직였다. 고인은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았고 늘 과거가 아닌 미래를 주시했다. 이건희 회장을 만난 많은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생전의 그를 단순한 경영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이유다.

이건희 회장은 전통적인 제조업이 주류였던 한국의 산업을 디지털 정보산업으로 바꾸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산업사는 ‘비포 이건희’와 ‘애프터 이건희’로 나뉜다고 할 수 있겠다. 1978년 삼성전관에 입사한 뒤 이건희 회장 취임 때 비서실 운영팀 과장으로 ‘이건희 회장 비서실 1기’ 멤버였던 박근희 전 삼성생명 부회장(현 CJ대한통운 부회장)은 본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건희 회장은 1980년대 말부터 ‘디지털 인력을 키워야 한다’거나 ‘소프트 경영을 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디지털’이라는 말은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들이 막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요즘 인공지능AI 시대를 준비하는 것처럼 ‘아,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준비해야 겠구나’ 정도의 생각은 할 수 있었지만 소프트 경영이라는 말은 상당히 생소하고 추상적으로 다가와서 ‘대체 무슨 말이지?’ 하는 분위기였다. 회장이 (현장 경험 없이) 부회장에서 바로 회장에 취임했으니 뭐 현실성 없는 이야기를 하시나 보다’ 정도로 생각했고, 당시 사장들은 ‘저러시다가 말겠지’했던 것 같다.”

손욱 전 삼성종합기술원장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소프트 경영을 주창했던 이건희 회장의 메시지야말로 고인을 기업인 이전에 사상가이자 철학자 반열로 볼 수 있게 하는 면”이라며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한다.
“1980년대 말 ‘소프트웨어 인재 1만 명을 양성하라’는 지시를 받고 인사팀에 강제로 명령해 소프트웨어 인력을 잔뜩 채용했는데, 몇 년 뒤 추적해보니 다들 엉뚱한 부서에서 일하고 있었다. 회장의 의도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몰랐던 거다. 돌이켜보면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을 이미 1980년대부터 내다보고 있었다. 앞을 내다보는 예지력이 뛰어났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기업가 이전에 사상가이자 철학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인과 깊이 교류했던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야마자키 가쓰히코 전 서울지국장은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좋은 자질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세 가지로 생각하고 있다. 첫째가 심침후중(深沈厚重)이다. 깊게 가라앉는다, 두텁고 무겁다는 것을 뜻하는 한자 네 개를 나열한 것인데 항상 당당하고 침착한 상태를 표현한 것이다. 두 번째 좋은 자질로는 호방뇌락(豪放磊落)이다. 매우 당당하고 결단력이 있으면서 행동은 다이나믹하며 소소한 일은 일절 신경 쓰지 않는 대담한 사람들이 갖는 자질이다. 3등 자질은 총명재변(聰明才辯)이다. 머리가 비상하고 말이 뛰어나다. 고인은 이 모두를 겸비한 분이다. 동시에 혼돈한 상태를 깨뜨려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파천황(破天荒)적인 분이다. 정말 보기 드문 위대한 경영자였으며 경영자 이전에 철학자, 사상가적 성향이 강한 분이었다.”

서울대 사대부중, 사대부고 동창으로 지금은 세상을 떠난 홍사덕 전 국회의원과 함께 고인과 죽마고우였으며 현재 생존인물 중 이건희 회장을 가장 오래 가까이에서 접했던 인형무 변호사도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고인은 너무도 많은 다양한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분이다. 기술에 해박했다는 점에서 공학자이기도 했고, 본질을 탐구했다는 점에서 철학자이기도 했으며, 역사와 인간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는 점에서 문화인류학자이기도 했다. 한민족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히 강했다. 이 회장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고인의 인품과 상상력, 철학에서 배운 것이 너무 많다.”

그를 가까이에서 접해 본 삼성맨들은 이건희 회장이 평소 말을 하기보다 듣는 것에 집중한 경청의 달인이었다고 한다. ‘은둔형 경영자’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공식석상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말도 어눌한 눌변이었다. 그래서 생전의 그와 대화를 나눠 본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책에 등장한 다양한 삼성맨들의 증언을 퍼즐처럼 맞춰보면 인간 이건희, 경영자 이건희, 사상가 이건희의 다양한 삶의 모습이 하나로 그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2. 왜 지금 다시 그의 신경영 어록을 읽는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미국의 철학자 니컬러스 버틀러는 “기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의가 있는 혁신은 거의 대부분 국가가 아닌 기업에 의해 이루어졌다. 기업은 인류에게 ‘밥’과 ‘일자리’와 ‘미래’를 제공해온 가장 중요한 사회제도다. 오늘날 국력의 기준도 군함이나 병력 숫자보다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기업이 과연 몇 개나 있는지가 아닐까. 해외에 가보면 한국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한국의 대기업들 이름을 아는 이들은 많다. 그러나 기업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위대한 기업인이 있어야 한다.

“삼성을 초일류 기업을 만들겠다”던 이건희 회장의 약속은 현실이 됐다. 변화의 키워드로 대표되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신 경영 정신은 한국을 넘어 지구촌 곳곳에 뿌려졌다. 대한민국 국민과 기업인에게 세계 일류 DNA를 심어주었던 그가 삼성과 대한민국에 던졌던 말들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지금 다시 천금만금의 무게로 다가온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과 기후변화라는 지구적 위기 속에서 국제 질서가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 대한민국이 피 말리는 국제 경쟁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뼈아픈 자기부정과 환골탈태가 시급한 상황이다. 저자는 “이 시점에서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던 이건희 회장의 절규를 되살려 다시 대한민국을 꿈틀대게 해야 하지 않을까“라면서 평전 집필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이 단지 한 위대한 기업인에 대한 업적 찬양이나 위인전에 머무는 것이 아닌 이유는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이때, 끊임없이 위기를 경고하고 변화와 혁신을 역설했던 고인의 삶과 생각이 힘과 에너지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93년 신경영 현장에서 변화를 진두지휘했던 고인의 말들은 지금 이 순간 미래를 고민하는 우리에게 유용한 실천적 지침이자 앞날을 설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나침반이 되기에 충분하다.

3.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날카로운 통찰과 지혜

이 책은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온 이건희 회장의 말과 개혁으로 첫 장을 시작한다. 고인이 당시 쏟아낸 말들은 기억에도 아득한 먼 과거로부터 들려오는 박제된 목소리가 아니라 바로 이 순간,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묻게 한다. 안개가 자욱한 것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지금, 이렇듯 절박하게 위기를 말하는 지도자가 과연 있는가 하는 묵직한 질문 앞에 서게 만든다.
고인이 28년 전 했던 말들은 마치 지금의 혼돈을 예감하고 있는 듯 촌철살인의 메시지가 많다. 본문에 나오는 말들을 인용한다.

“두뇌 산업으로 모든 걸 바꾸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정신, 환경, 제도, 시간의 위기라는 사면초가에 처해 있다. 그중에서도 정신적 위기가 제일 큰 문제다. 기업가는 투자 의욕을, 근로자들은 근로 의욕을 잃고 있다.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나 사회의 리더들은 앞장서서 문제를 풀어나가지 못하고 구심점 없이 표류하고 있다. 시대는 급변하는데 아직도 낡은 옷을 걸치고 과거의 제도와 관행에 얽매여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

“옛날에는 위기의식과 헝그리 정신으로 눈이 반짝반짝했는데 지금은 그저 잘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들을 하고 있다.”

“경제적 공황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지만 심리적 공황은 한번 빠지면 쉽게 벗어나기 힘들다.”

“경영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다. 지금처럼 변화가 궤도 없이 빨라지는 시대에는 모든 걸 뒤집어 바라보는 원점 사고가 필요하다.”

“과학기술이 부족하면 국가 안보까지 위태롭다. 19세기가 군사력, 20세기가 경제력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기술패권주의 시대다.”

“나눌 몫이 적으면 피를 나눈 가족도 갈등한다. 파이를 더 크게 키우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런 경제 전쟁에서는 끓고 있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죽는 줄도 모르고 무너질 수 있다. 이 전쟁의 패자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반목과 대립의 시대는 지났다. 한쪽이 모든 걸 얻거나 잃어버리는 게임보다는 모두가 이기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사상가 이건희 회장은 패배자체보다 패배의식이 문제라면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몸을 던져서라도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정신적 패배주의를 극복하는 일이다. 진정한 힘은 사람에게서 나오며 그 힘은 밖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다.”

“잘나가던 사람이나 기업이 한번 패배해서 이류 인생, 이류 기업이 되고 나 면 다시 일류로 올라서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패배 자체의 타격보다 패배 의식이 심중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패배 의식은 공포를 불러오고 의지와 행동을 위축시킨다. 지금 불황의 단면들이 곳곳에서 보이 는데 어떤 이는 공황의 조짐까지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공황은 오지 않는다. 우리가 진정 무서워해야 할 것은 패배 의 식에 사로잡히는 일이다. 경제적 공황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지만 심리적 공황은 한번 빠지면 쉽게 벗어날 수 없다.”

4. “미래를 생각하면 식은땀이 난다”

생전에 그를 가까이에서 만났던 전직 삼성맨들은 고인이 항상 미래를 말했다고 증언한다. 생전 고인의 말이다.

“향후 10~20년 변화는 더 클 것이다. 인간이 바뀐다는 게 아니라 경제 제도, 시스템, 판단 속도, 정보 습득 방법이 바뀐다는 거다. 당장 10년 전과 비교해 봐라. 등허리에 진땀 날 정도의 변화가 있지 않았나. 나는 미래를 생각하면 등에서 식은땀이 난다.”

“지금 세계는 업(業)의 개념이 급속도로 바뀌어가고 있다. 과거 10년 동안 세 상 이 바뀐 것보다 앞으로 10년 동안 더 빨리 더 많이 바뀔 것이다. 자동차에 서 전기·전자 비중이 지금은 25~30% 정도지만 앞으로 10년 뒤엔 50% 이상 이 돼 전기·전자 연구 안 하면 외국과 경쟁하기 힘들게 될 것이다.”

변화와 혁신의 전도사이기도 했던 그의 ‘변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담긴 철학은 구체적이다.

“모든 변화는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동심원의 파문이 처음에는 작지만 점점 커져 호수 전체로 확산돼나가는 것과 같이 모든 변화의 원점에는 나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나부터 변화’, ‘너부터 변화’는 비 록 획 하나의 차이지만 그것이 만들어내는 결과는 전부(全部)와 전무(全無)의 차이인 것이다. 그리고 변화의 방향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큰 배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노를 저으면 배는 꼼짝도 하지 않을 것이다.
변화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변화가 가져올지도 모를 불편, 불이익에 저항하는 이기주의의 전형적인 예가 ‘총론 찬성, 각론 반대’다. 그러므로 변화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공감대를 확보하는 것이 성공하는 지름길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시적인 관점에 입각하여 부분 최적화에 집착하게 되고, 그 결과 나갈 길을 찾지 못한 채 미로 속을 열심히 뛰어다니기만 하는 모르모트와 같은 신세가 될 지도 모른다. 변화의 방향을 올바르게 제시하고 속도를 조절하는 ‘변화의 관제 탑’으로서 사회 지도층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 다. 그리고 한꺼번에 모든 변화를 이루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보아도 혁명이 성공한 예는 거의 없다.
아무리 실력 있는 산악인도 처음부터 에베레스트를 오르지는 않는다. 인수봉 을 비롯하여 비교적 덜 험난한 국내의 산악을 두루 거친 후에야 티베트로 향 한다. 변화란 쉬운 일, 간단한 일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라가야 한다. 작은 변 화라도 지속적으로 실천하여 변화가 가져다주는 좋은 맛을 느껴보고, 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21세기를 목전에 둔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정치·경제적 환경변화는 우 리에게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변화 불감증’, ‘복지부동’에 대한 비판과 질책만이 비등할 뿐 실질적인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바다 속의 조개는 주위가 조용하면 기어 나와 활동하다가도 시끄러우면 두꺼운 껍데기를 꼭 닫고 움직이지 않는다는데 바로 이런 자세가 발전의 걸림돌이다. 미래에는 무겁고 두꺼운 껍데기를 과감히 깨뜨리고 변화를 추구하는 자만이 생존할 수 있다. 즉 변화의 일상화만이 밝은 미래를 보장한다. 성공을 거두었던 수많은 변화들의 공통점은 세 가지다. 나는 지금까지 이 공통점을 올바른 변화의 계명(誡命)으로 삼아 기업 경영에 적용하려 애써왔다.”

5. “업의 경계가 사라지는 지금, 원점사고가 필요하다”

고인은 무엇보다 업의 개념에 천착했다. 변화가 궤도 없이 빨라지는 지금 같은 시대에 모든 것을 뒤집어 생각하는 원점사고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일하고 챙기는 데 내 나름의 몇 가지 원칙과 습관이 있다. 먼저 목적을 명확히 한다. 보고를 받을 때도 보고의 목적과 결정해야 할 일을 분명히 한다. 다음은 일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파악한다. 본질을 모르고는 어떤 결정도 하지 않는다. 본질이 파악될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물어보고 연구한다. 나는 삼성의 임직원들에게 ‘업의 개념’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 ‘당신이 하는 일의 업의 개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사람들이 당황한다. 대답할 준비가 되 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자기가 하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모든 사물과 일을 대할 때 원점 사고를 갖고 새롭게 바라보아야 비로소 본질 을 파악할 수 있다. 프로 골퍼들이 슬럼프에 빠지면 골프채 잡는 법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나의 업을 생각할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사업을 영위하는 기본 정신과 목적은 무엇인지, 둘째,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 술과 제품 특성 그리고 유통 구조상 특성은 무엇인지, 셋째, 관련 법규와 제 도, 기술 개발, 소비자의 의식 변화 등 외부 여건의 변화는 어떤지 하는 것이 다. 예를 들어 제약 사업이라고 할 때 ① 기본 정신면에서는 ‘인류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사업’이고, ② 기술적인 특성은 ‘화학·미생물학 등 기초과학은 물론 유전공학과 같은 첨단 기술이 필요한 사업’이며, ③ 사회 제도 면에서는 ‘정부 규제가 많은 사업’이다…흔히 ‘자동차업이 뭐냐’고 할 때 ‘네 바퀴를 축으 로 하고 구동장치를 얹은 탈것(수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업’이라고 한다면 틀 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자동차업은 이보다 더 큰 개념이다. 자동화된 대형 일 관 체제를 갖추고 연구개발 시스템과 판매 네트워크를 기본으로 하며 ‘할부 금 융과도 유관한 산업 또는 비즈니스’라고 정의 내려야 한다. 앞으로는 가솔린 연 료가 없어지고 수소 연료나 전기로 움직이게 될 것이므로 수송업이 아니라 전 자·전기 업으로 바뀔 수 있다.”

고인은 계열사 사장들에게 화두를 던지듯 업의 개념을 파악하라고 했는데 원대연 전 제일모직 사장 말에서도 그런 게 느껴진다. 본문에 소개된 원 전 사장 말이다.

“회장이 어느 날 전 사업 부문 책임자들에게 ‘업의 개념을 정립하라’고 해서 그제야 ‘패션업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타사 브 랜드보다 값싼 제품을 많이 만들어 팔아 매출을 올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 했다. 섬유 봉제업은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 망하기 딱 좋은 업종이다. 당시 삼 성도 중국이든 동남아든 제작 단가가 싼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패션업을 파고들어가 보니 정보기술IT 못지않은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문화 창조산업’이란 깨달음이 왔습니다. 그렇게 업의 개념을 세우니 비전이 달 라졌다. 더 이상 사양산업이 아니라 문화 산업이었다. 회장이 제시한 ‘업의 개 념’은 고인이 단순한 경영자가 아니라 본질을 탐구하는 사상가라고 느끼게 하는 대표적 메시지였다.”

비슷한 일화는 또 있다. 고인은 신용카드업 개념을 물장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1994년 1월 금융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불쑥 “신용카드업의 개념이 뭐냐”고 물은 뒤 누구도 선뜻 대답하지 못하자 “외상 관리업”이라고 한 것. 사장단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짓자 이 회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카드업은 외상값을 잘 받아야 한다. 아무리 영업을 잘해도 돈을 제때 받지 못하면 망하는 경우가 많다. 즉 채권 관리가 생명이란 거다. 실적을 올린다고 마구잡이로 회원을 모집하면 당장 경쟁사와의 외형 경쟁에서는 앞서나갈지 몰라도 나중에 가면 연체와 부실채권 양산으로 힘들어진다.”

손욱 전 삼성종합기술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회장은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업의 개념을 설파했다. 그리고 생각할 거리 를 많이 던져줬다. 어느 날은 안양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임원들끼리 골프장 업의 개념이 뭔가 토론을 벌인 게 기억이 난다. 코스를 잘 만드는 것은 기본이 요, 향후 땅값이 오를 것까지 계산에 넣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부동산업이고, 나무를 잘 키워 미래에 팔 수 있다는 점에서는 조경업이라는 상상력까지 확대 됐다. 이렇게 회장의 철학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생각의 씨앗을 뿌려 자 신이 하고 있는 일의 본질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배종렬 전 제일기획 사장의 증언이다.
“회장은 매년 10월쯤 되면 관계사 사장들을 불러 저녁 식사를 하며 보고를 받 고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10여 명의 사장이 돌아가면서 얘기하고 나면 새벽 1시가 넘어야 끝이 날 때가 많았다. 회의는 단지 사업 보고를 하는 자리가 아 니라 회장의 경영 철학, 경영관, 인생관을 배우는 자리였다. 고인의 깊으면서도 넓은 지식과 생각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명품 브랜드 구찌와 에르메스가 말안장에서 탄생했다는 얘기에서부터 개犬에 대한 이야기까지 화제가 정말 다 양했다. 주제도 하나에 집중하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예를 들어 신라호텔 사 장에게는 ‘접시는 몇 개이고 종류는 몇 가지인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 옛날 여인숙에서 시작하는 한국 숙박시설의 역사, 일본 료칸의 역사, 서양 호텔 역사 를 두루 꿰면서 호텔업의 본질을 설명했다. ‘호텔’이란 주제 하나만 갖고도 2시 간 이상 얘기하곤 했다. 회장은 인간, 생활, 삶의 모든 것을 비즈니스와 연계해 생각하는 분이었다.”

6. 단독 미공개 인터뷰들과 이건희 컬렉션

책에는 처음 공개되는 인터뷰들이 많이 실려 있다. 인형무 변호사의 ‘학교 일진을 때려눕혔던 건희’도 눈길이 가고 기보 마사오 등 삼성전자 초기 시절 삼성에 영입된 일본인 기술인 고문의 장문의 인터뷰, 야마자키 가쓰히코 전 서울지국장의 증언 등은 최초 공개되는 내용들이다.
특히 기보 마사오 전 고문이 이회장과의 첫 면접에서 ‘이 나라는 30년 전까지 굶어 죽은 사람이 있을 정도로 가난했던 나라였다. 기보 씨가 도와주는 셈치고 입사해 달라’고 했을 때 이회장이 이익을 최고로 여기는 기업이 아니라 기업을 통해 나라와 국민을 잘살게 만들고 싶은 ‘사업보국’정신을 가진 애국자로 느껴졌다고 말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기보 전 고문은 삼성의 가장 큰 성공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건희 회장의 집념 때문이었다”고 단언한다.

고인은 일찍이 기술이 지배하는 ‘팍스 테크니카’ 시대를 예견하기도 했다.

“선진국들은 과학기술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 과학기술이 부족하면 경제 식민지가 될 뿐 아니라 국가 안보마저도 남의 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19세기가 군사력, 20세기가 경제력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기술패권주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일반화된 ‘상생’이란 말이 고인의 처음 썼던 말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고인은 상생의 철학을 이렇게 설파하기도 했다.

“파이를 독점하는 이기주의는 일시적으로는 득을 보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는 모든 것을 잃는다. 협력해서 파이를 더 키워 나누는 상생의 지혜가 필요하 다. 오늘날 세계의 흐름 역시 반목과 대립에서 벗어나 경쟁자에게도 내 것을 주고 협력함으로써 더 큰 것을 얻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사정 을 돌아보면 우리는 아직도 좁은 테두리의 소모적 상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파이를 키우기보다 얼마 되지도 않는 파이를 나누는 데 귀중한 시간과 정력을 소비하고 있다. 나눌 몫이 적다 보면 피를 나눈 가족도 이기적인 갈등 을 겪고 대립하게 마련이다. 아직 우리는 파이를 더 크게 키우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하는 단계에 있다.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 양보하고 화합하는 상생의 길이 장래 더 큰 몫을 가져다주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한편 저자는 책에서 ‘미술과 기술이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최근 화제가 된 ‘이 건희 컬렉션’에 대해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많은 내용을 할애했다. 사업뿐만 아니라 문화에서도 초일류를 지향했던 고인의 생각과 철학을 새삼스럽게 느껴볼 수 있는 대목이 많다. 실제로 고인의 삶에서는 기업 경영이나 문화를 보는 상상 력이 별개 영역이 아니었다. 그는 기업이 단순히 제품만 파는 단계에서 더 나아 가 자기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팔아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고, 이런 관심과 노 력을 빠르게 실천으로 옮겼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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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나이트, 스티븐 슈월츠만의 자서전, 스티브 잡스 평전에 버금가는 걸작.
egalos 2021-11-12 공감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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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를 비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경제를 선진국까지 이끌어온 생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부를 일군 이야기는 한번쯤 들어볼만 했습니다.
베가본드 2022-04-25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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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잘읽었습니다. 이회장님의 글과 말을 그대로 인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모습이 리더인지 잘 알게되었네요.
neva 2022-08-10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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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상가 이건희





























프랑크푸르트 선언에 맢서 1993년 2월 미국 LA 에서 열린 전자 관련 사장단 회의 발언에서 이런 심경의 일단이 읽힌다.

"내가 내 재산 늘리려고 이렇게 밤잠 안 자고 떠드는 것 절대 아니다. 재산 10배 늘어봐야 나한테는 아무 의미도 없다. 내가 갖고 있는 재산의 '이자의 이자의 이자' 로도 몇 대는 살 수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자신이 부귀영화를 누리자는 것 아니다. 명예 때문이다. 성취감 때문이다. 성취감은 여러분, 상성그룹, 우리나라가 잘되게 하는 것이다. 내 개인 양심을 지키고 책임을 다하고 싶다." (-29-)


"회장이 30시간 이상 주무시지 않았기 때문에 '틀림없이 비행기에서 주무실 것이니 수행팀장은 행운'이라는 농담까지 돌았스니다. 그런데 왠걸, 회장이 자리에 앉자 마자 가방에서 문서 두 개를 꺼낻저니 '읽어보고 이유와 대책을 분석해 보고하라' 고 하는 것 아닙니까/'후쿠다 보고서'와 '기보 보고서'였습니다." (-81-)


홍 전의원이 생전에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건희는 어쩌다 입을 열면 싱거운 소리를 잘했는데 더러는 충격적일만큼 독특한 시각과 발상을 내비쳤다. 그런 말을 앞뒤 설명도 없이 '본체'만 툭툭 던졌다. 그것들이 제각기 연결돼 하나의 얼개를 이루었다. 여러 구조물들이 공학적으로 긴밀하게 서로 연결돼 거대한 건물을 지탱하듯 , 한 가닥의 실만 잡아당기듯 실타래 전부가 풀려나오듯,그의 얘기해보면 음악이나 미술에서 화두를 열어도 기업 경영, 국가, 인류에 관한 주제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는 북같은 친구였다. 작게 두드리면 작게, 크게 두드리면 크게 울려오는 북, 그것은 묵상과 직관의 힘이었다." (-177-)


"아무리 물건을 잘 만들어도 브랜드 인지도가 없으면 소용없는 거 아닙니까/1990년대 초반에 수출 협상을 하러 미국에 가면 속상할 때가 많았습니다. '삼성 TV 가 소니에 절대 뒤지지 않는데 왜 안사느냐'고 따지듯 물어보면 '거실에 소니 TV'가 있어야 격이 올라간다. 아무리 듣보잡 TV 를 갖다 놓으면 집 품격이 떨어진다'는 말을 듣기 일쑤였고, 그 말에 상처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즈음 회장이 갑자기 비서실에 '전 세계 주요 공항 카트가 몇 개나 되며, 누가 만들고 있고, 카트에 붙이는 기업 광고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조사하라'는 지시가 내렸습니다. 삼성이 광고를 할 경우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직접 카트를 만들어 공급해줄 수는 없는지, 심지어는 카트를 가져다 분해해 삼성 중공업이 만들경우 시간과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까지 계산해 보고하라는 거였습니다.공항에 가면 누구든 카트를 쓰지 않을 수 없지 않습니까. 30 전만 해도 해외여행 다니는 사람은 어느 나라든 상류층이었고요.회장은 여기에 착안한 거죠. 그리하여 마침내 세계적인 공항 곳곳에 삼성 로고가 붙은 카트의 70% 에 삼성로고가 붙었지요.그야말로 삼성을 세계에 알린 대표적인 성공 사례였고, 그건 전적으로 회장 아이디어였습니다." (-237-)


다시 정양모 전 관장의 말이다.

"이건희 회장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내놓은 10억원이 아니었다면 발굴은 불가능했습니다. 고인이 참으로 대단하셨던 게 나중에 떠들썩하게 발굴이 이뤄졌는데도 우리한테 혹은 공개적으로 당신이 도와줘 발굴이 이뤄졌다는 말을 하신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물건을 보고 싶다거나 하는 말씀도 없었습니다. 정말 大人이었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342-)


대한민국은 지금 5000만 인구에 3만불을 당성한 선진국이 되었다. 후진국 , 못사는 나라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되었고, 3만불-5천만 인구를 가진 국가로 경제적인 힘과 군사적인 힘, 문화적인 힘을 갖추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도덕적인 결함은 있을지언정, 박정희 대통령과 삼성의 이건의 회자의 몫이 차지하는 부분을 놓칠 수 없다. 전 생애를 기업가 정신으로 살아오면서, 삼성을 국내 1위의 기업에서, 세계 1위가 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직관과 묵상으로 다져진 통찰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 남들이 놓치고 있는 것을 꺼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찾게 된다.그 시작점이 1993년 프랑크투르크 선언에 있으며 '마누라 빼고 다 바꿔'라는 지시를 이건희가 하게 되었다.


그의 생각이 먹혀들었던 건 IMF 외환위기에서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얻었다는 것에 있다. 반도체가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음을 직감하였고, 기존의 소니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가치를 삼서이 돇점하게 되었다. 인터넷이 없었던 그 시절,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직관과 아이디어는 말은 어눌하지만, 항산 시선은 외부로 향하였고, 도전과 집념으로 기업을 일구어 나갔기 때문이다. 가업을 하는데 있어서 유연함과 대범함, 남들보다 앞서고자 하는 의지, 나눠먹는 것을 미덕으호 하였던 그 시기에 최고가 되는 것이 살안남을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찾아냈고, 미국 출장에서 보았던 삼성 제품의 현주소를 보면서, 전면 기업 혁신을 꾀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인내와 집념으로 관료 사회에 가까운 삼성 조직의 리더들을 설득하였고, 스스로 극복하는 과정에서 삼서의 기업 가치는 올라가게 된다. 현대의 정주영과 비견되는 삼서의 이건희 리더십은 말은 어늘한 눌변이지만, 생각이 깊은 통찰과 미래를 앞서 나가는 것을 우선하는 것, 기업 경영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았고, 끊입없이 파고들어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1993년 이건희가 추구하였던 삼성 新경영 선언에 있으며, 대한민국을 BEFORE 이건희와 AFTER 이건희로 구분하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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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도리 2021-12-31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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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평전 『경제사상가 이건희』












『경제사상가 이건희』










허문명(지음) | 동아일보사(펴냄)













동아일보 출판국 부국장 1990년 동아일보사에 입사한 그녀는 언론인으로서 30년을 걸어오며 세 명의 평전 작업을 했으니 민주화와 산업화 역사를 엮은 김지하와 그의 시대, 숭산 큰스님 평전 삶의 나침반에 이어 세 번째 평전이다. 고 이건희 회장의 평전 작업을 결심한 데는 계기가 있었으니 고 이건희 회장의 부음 소식을 들은 한 중소기업인이 낸 광고글에 있었다.










같은 업종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통할 것이다. 같은 길을 가던 사람의 부고를 접하면 그 상실감, 더군다나 우리 경제에 큰 역할을 한 기업 중의 기업 아닌가! 과거 전통 제조업 중심의 시대에 싸구려 취급받던 메이드 인 코리아를 초일류의 반열에 올려놓은 경영자 이건희 회장, 이 책에서는 단지 기업인 이건희가 아니라 경제 사상가로서의 이건희를 조명해 본다.










영원한 강자도 패자도 없는 기업 세계. 삼성은 상위 20위권에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 미국,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상위20위권 내에서. 피 말리는 냉정한 세계에서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던 고 이건희 회장의 절규. 비효율이 곧 비도덕이라는 삼성.







아버지 이병철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 취임할 때가 마흔다섯 이었다. 그는 과연 운 좋게 금수저로 태어난 기업 2세이기만 했을까? 필자가 본 이건희는 물리학, 수학, 사회학, 심지어 아동심리학에 통달했으며 한국과 일본의 문화, 역사에도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미래를 생각하면 식은땀이 난다는 이건희 회장.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대본에 없이도 사례를 들어 유창하게 연설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노력의 결과다. 주위 사람들은 그를 집념의 사나이라고 표현했다.










취임 후 한동안 불면증과 식욕부진에 시달렸다는 이 회장. 아버지라는 든든한 언덕 밑에 있다가 15만 (당신 삼성 직원 숫자)명 삼성인의 리더가 되었으니 그 부담감은 상상하기 힘들다. 1장 후반부에는 기존에 '내가 제일'이라는 삼성의 '착각'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의 노력이 서술되어 있다. 수면시간이 하루 4시간 정도였다고 한다. 90년대는 삼성 뿐 아니라 한국경제의 호황도 끝이 났던 시기 아닌가!










2005년이 되어서야 이웃 나라에서 삼성 같은 세계적 기업이 탄생했다며 주목한다. 일본에서 처음 펴낸 삼성 분석 보고서 《세계 최강 기업 삼성이 두렵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생전에 그의 인터뷰를 보면 놀라운 점은 대학 때 공부를 좀 했냐는 질문에 이런 말을 하면 젊은 사람들에게 해가 갈지 모르겠지만 '결국 공부란 것도 적게 하면서 효율을 많이 내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본인은 그게 철저하다'라는 이 회장.










'업'에 대해 다양한 앵글로 바라본 이회장, 경영은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경영은 종합예술이다. 뛰어난 영화 뒤에 명감독이 있듯이 훌륭한 경영 뒤에는 탁월한 경영자가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여 기업을 발전시키는 주체는 사람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가 바로 경영자다』 P187

책 후반으로 가면서 2010년대의 삼성, 돌아가시기 전까지 최근 10년간 이 회장의 행보에 대해 서술되어 있다. 생전에 유난히 '기술 영영'이라는 말을 많이 했던 이회장.







경영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다







무엇을 해도 깊이 들어가는 분, 우리가 진정으로 무서워해야 할 것은 경제가 어려운 현실이 아니라 패배 의식이라고 한다. 약 400페이지 분량의 이 책에서 가장 와닿는 문장이었다.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말 아닐까? 무대 공포증이 있으면서도 대부분 생방송으로 대본 없이 연설하고 직원들에게 강의한 이 회장. 그에 대한 다양한 평가는 계속되어 왔고 앞으로도 역사가 말할 것이다. 기업이나 경영과는 거리가 먼 직업군이지만 인간 이건희, 경제 사상가로서의 이건희를 만나는 시간 무척 감동이었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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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ekey77 2021-12-28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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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상가 이건희









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대, 위대한 경영자에게 길을 묻다.



동아일보사에서 출판한 허문영 기자님의 <경제사상가 이건희>는 이건희 회장의 평전이다. 허문영 기자는 1990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현재 출판국 부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5일 이건희 회장의 부고가 전해진 날, 한 기업인이 이건희 회장을 추모하는 광고를 보고 이건희 회장의 삶에 관해 쓰고 싶다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는 지금까지 3권의 평전을 썼다. 30대 시절 정신적으로 힘들 때 한국 불교의 세계화에 앞장선 숭산 큰스님의 평전 <삶의 나침반>, 40대 때 <김지하와 그의 시대>를 통해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산업화와 민주화 세대의 화해를 시도했다.



50대에 ‘삶이란 밥’이라는 자각하에 밥벌이의 소중함과 기업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 이건희 회장이 걸어온 길이 ‘밥벌이’를 고민하고 만들어오는 과정임을 절실히 느꼈다.



Photo by Babak on Unsplash



‘기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미국의 철학자 니컬러스 버틀러는 말했다. 한국의 국력을 나타내는 것은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모르지만, 대기업의 이름은 아는 것이 자연스럽다.



우리는 기업인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그리고 기업활동의 결과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원동력임을 깨닫고 경제사상가로 이건희 회장의 삶에 대해 알아보자.







저자는 단언한다. “한국의 산업사는 ‘비포(BEFORE) 이건희’와 ‘애프터(AFTER) 이건희’로 나뉜다”라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삼성. 세계 대도시 곳곳에 삼성의 간판을 마주하고 삼성 휴대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한국 제품이 사랑받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낀다. 삼성은 한국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기업임이 틀림없다. 오늘날 500조 원에 근접하는 삼성전자도 이건희 회장이 취임한 1987년에는 2조 4천억 원에 해당하는 기업이었다. 2020년 기준으로는 매출 246조 원에 수많은 세계 1등 품목을 만들었다.



그는 취임 후 5년 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졌다.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와 혁신을 요구했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 심취했고, 통찰과 깊이는 컸다.

물리학, 수학, 사회학, 아동심리학에 관심을 가졌고, 개성화, 소프트웨어, 디자인의 시대가 될 것이며 로봇이 지배할 거라는 말을 듣고 “미래를 생각하면 식은땀이 난다”라고 했다.



그는 오랜 시간 사색하고 한 가지 주제에 깊이 빠져들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태어나 얼마 후 할머니 댁에서 자랐고, 이후 일본에서 소학교를 다녔다. 일전에 이병철 선대 회장님의 수필에서 기록된 기억을 돌이키면 일본 학교에 다니는 이건희 회장에 대한 걱정을 남겼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소학교 시절, 그는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보다 혼자서 관찰하고 생각에 빠지는 것을 좋아했고, 이후 부산교대부속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도 비슷한 성향이었다. 그때부터 그는 주변의 친구를 관찰하고 자신에서 해를 가하지 않을지 친하게 지내도 되는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고교 시설 서울로 상경한 그는 연대 상경학부에 합격하지만, 그는 자퇴한 후, 와세다대학교에 다니게 된다.



그는 일본을 알고 따라 할 수 있는 길만이 다시는 식민상태가 되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절감한다. 그가 평소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즐겨 시청하고, 특히 탐사보도를 즐겨보는 것을 자신이 관심 분야에 몰입하는 성격이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는 전자제품과 자동차를 무엇보다 좋아했다. 그래서 즐겨보던 책은 이공계 관련 도서, 우주과학, 공학책이 주를 이루었는데 와세다 재학 시절 중고자동차를 분해해서 새로 조립한 후 판매해서 용돈을 벌어들인 일화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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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으로 삼성가에서 벌어진 왕자의 난을 통해 위로 형이 두 명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장직을 오르게 되는 이 회장은 일본 기술자들이 한국에 올 때는 승지원에 초청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공학 및 전자 기술을 배우게 된다.



1987년 삼성전자 회장에 취임하고 각종 혁신조치를 취하지만 사원들은 좀처럼 타성에 젖은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출퇴근 시간을 7·4제로 운영해 4시 이후에는 퇴근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은 하도록 강조했다. 유연한 사고가 삼성을 2류 기업에서 벗어나는 길임을 알았다.



그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비로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것도 전자 산업에 대한 미래의 청사진을 구상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1993년 삼성전자 디자인부에 속한 후쿠다의 ‘후쿠다 보고서’를 기점으로 그는 삼성의 신경영을 선포하기에 이른다. 이른바 “마누라만 빼고 다 바꿔라”라는 말로 유명해진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에서 열렸던 ‘삼성 사장단 회의’의 발언이었다.



고문을 활용하라는 주문에도 주저하는 사원들에게 고문 활용을 인사고과 점수에 부여에 강압적으로 일본의 고문에게 기술을 교류하고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신경영선언 이후 품질관리는 삼성이 일류로 도약하는 최우선 과제였다. 1995년 당시 휴대폰 불량률이 10% 이상이어서, 이 회장은 애니콜과 불량률이 기준에 못 미치는 제품 500억 원어치를 화형에 처해버리는 충격요법을 시행한다.



이를 기점으로 삼성은 휴대폰에서 갤럭시 신화를 만들고, 반도체 사업에서도 승승장구한다.







저자는 이건희 회장 지인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일본에서 역도산을 만난 것과 홍사덕 의원은 한강의 완공된 양화대교를 보고 감탄하고 있을 때, 이 회장은 통일이 되면 한강으로 화물선이 다녀야 하는데 교각이 너무 좁다고 지적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깊은 사고에 놀랐다고 한다.







이건희 회장의 작고 후 그가 그동안 모았던 미술과 문화 예술품이 화제가 되었다. ‘메이드 인 코리아’를 세계 일류 반열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문화에 대한 기여는 삼성의 성장과 함께했다.



삼성은 ‘이건희 컬렉션’의 기부로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을 국민과 함께 즐기기 위해 국가에 기증한 뜻을 계승하고자 상설전을 열어 무료로 운영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한다.



이건희 회장이 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여러 사례에서 드러난다. 창원 다호리 고분군 유적지 발굴과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의 저자 최순우 선생의 생가를 지키는 일에도 이 회장의 지원이 마중물이 되었다.




그는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잘 알았고, 삼성이 추구하는 명품 정신을 선조들의 정신에서 찾으려 했다. 이건희 컬렉션을 대중에게 공개해 국보를 포함한 수준 높은 우리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건희 회장의 평전을 읽는 동안 그가 가지고 있던 기업가 정신을 알게 되었다.



“어느 국가, 사회, 기업을 막론하고 진정한 힘은 사람에게서 나오며 그 힘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는 것”이라고 한다. (398쪽)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경제사상가이건희 #허문영 #동아일보사 #삼성전자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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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taeho2000 2021-12-29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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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상가 이건희



너무 나의 일상과 가까워서 그랬을까? 사실 삼성전자라는

회사에 대해 나는 너무 오랜시간 동안 과소평가하며 살았

었다. 그저 큰가전회사 정도의 이미지를 가지면서 말이다.

하지만 첫주식을 삼성전자로 시작하면서 공부를 해오며

깨달은 사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이러한

회사가 한국에 있다라는 자부심이 생겼다. 세부적으로는

가전, 모바일, 메모리반도체, 비메모리, 통신장비등등

삼성전자는 거의 전부문에서 발군의 기술을 뽐내고 있다.

코스피의 시총의 20퍼센트가 삼성전자이니 할 말다했다라

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삼성전자의 업들은 어디에서 왔는가?

바로 고 이건희 전부회장이다. 그는 지금 돌이켜보면

미래먹거리 사업들에 대해 과감한 도전을 했고, 그것이

결실을 맺어서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에서 밀려나지

않게끔 그 토대를 닦은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는

미래의 먹거리를 발견하고 과감히 뛰어든 것일까?

이런 그의 기업인으로써의 위대한 도전과 성과,

그리고 인생철학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사실 나 역시 과거에 삼성의 계열사에 있었기에 어느

정도 문화와 공기에 대해 알고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느끼며 나의 경험과 지금의 삼성을 있게한 소위 이건희

정신 중 "변해야 산다"라는 메시지가 가장 와닿았다.

생각해보라. 일본이 반도체기술과 가전이 우리보다

앞섰을때의 상황과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에 따라가서

세계적인 브랜드를 구성하기까지의 역사를 말이다.

그과정에서 삼성은 수도없이 변화와 혁신, 그리고 기술

력을 뽐내며 글로벌 브랜드가 되었었다. 그렇기에 이 책

에 있는 변화에 대한 챕터는 가장 와 닿았다.



이제는 이건희 전회장이 닦아놓은 유산들이 앞으로

어찌될지 기대된다. 또다시 세상의 패러다임이 변할때

소위 이건희 정신으로 안착할 것인가에 대한 테스트를

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무난하리라 생각하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이건희 전회장의 철학

과 동시에 삼성의 역사를 동시에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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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종스님 2021-12-29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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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상가 이건희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평가는 대한민국 현대 경제사에 대한 평가와 그 궤를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고도성장, 압축성장의 상징적인 존재면서 지금의 대한민국 기업, 글로벌 기업 삼성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공고히 다져 놓은 공로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에 미친 긍정적인 일일이 열거 하기 힘들 정도로 대단하다. 개인적으로 이건희 회장의 능력과 경영철학은 정치, 군사, 행정은 물론 문학적 소양까지 겸비했던 ‘팔방미인’ 삼국지의 조조를 연상케 하는 위인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있음을 인지하고 있고 부정하지 않는다. 산이 높으면 그만큼 골짜기도 깊은 것이 세상의 이치이므로 이건희 회장이 남긴 유산이 긍정적이지 못한 부분도 있음을 알지만 그것에만 집착하다가 오히려 이건희 회장의 큰 업적과 경영철학, 후세에 남긴 혜안마저 부정한다면 우리에게 다가왔다가 떠난 큰 인연과 많은 도움을 스스로 박차버리는 우를 범하는 것은 더 큰 손실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경제사상가 이건희>의 출간은 반갑고 또 오랫동안 고인의 업적에 대한 평가와 경영철학을 분석하고 또 적용함으로서 우리가 향후 냉엄한 비즈니스 경쟁의 시대에 살아남는데 가장 중요한 조언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계승, 발전해 나가야할 부분일 것이다.



이 책은 고인의 1주기를 기념해 생전에 그와 곁에서 동고동락하며 삼성을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이끌었던 이들의 고인을 바라보는 회고록에 가깝다. 항상 미래를 고민하고 걱정하며 결국 답을 찾았던 이건희 회장의 생전은 우리에게 중요한 경영철학이 되기에 충분하다.

특히 ‘프랑크푸르트선언’으로 유명한 ‘신경영’선포는 그가 기업가에서 사상가로 추앙받는 계기가 되었다고 저자는 회고한다.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변화를 호소하고 미래를 위해 노력하라는 고인의 호소는 당시에도 일등기업이었던 삼성이지만 만연했던 내부 비효율과 이를 시정하지 않는 비도덕적 정서에 대한 일갈이기도 했다고 분석한다.



기억에 남는 부분은 손욱 전회장의 회고. 1980년대 말에 소프트웨어 인재 1만 명을 양성하라는 지시에 부랴부랴 채용한 인재들이 몇 년후엔 모두 엉뚱한 부서에서 일하고 있어 큰 꾸지람을 받았던 기억을 하면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소프트경영을 주창했던 이 회장은 기업인 이전에 사상가이자 철학자였다”는 부분이다. 고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독자라면 강요하고 싶진 않지만 경영인 이건희에 천착해 그의 업적과 발언, 경영 행보를 들여다 보고 판단해 봤으면 싶다. 어찌보면 우리에게 스티브 잡스를 뛰어 넘은 한 기업인이 있었음이 천운이었음을 인식하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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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사내 2021-12-30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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