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8

[곽태환 칼럼] 북·미 '치킨게임' 끊고 대화 나서라 ::: 미주 중앙일보 - The Biggest Nationwide Korean-American Newspap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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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환 칼럼] 북·미 '치킨게임' 끊고 대화 나서라
전 통일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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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09/27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7/09/26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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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72차 유엔 총회연설에서 또 '막말 전쟁'을 시작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DPRK)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완전히 파괴(totally destroy)" 하겠다고 위협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을 미치도록 분노하게 했다.

DPRK는 미국과 같이 주권국가이고 유엔 회원국인데 트럼프가 유엔 헌장을 무시한 이런 막말을 120명 이상 유엔 회원국의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서슴지 않고 말했으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수모를 당하고 가만히 있을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다. 이런 말은 '군사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대북 압박성 발언이지만 그는 상당한 위협을 느꼈기 때문에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런 위협에 대응하여 핵미사일 개발 의지를 꺾지 못하고 오히려 그의 핵미사일 완성 의지를 강화하는 꼴이 된 셈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불망나니', '깡패' 등으로 칭하며 마치 전쟁 전야의 분위기를 연출한 기분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우리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명예, 그리고 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라면서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위협했는데 조만간 최고조의 군사적 도발 행동에 나설 것임을 사실상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유엔 연설에서도 같은 메시지를 보였고 초강경 대응조치는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상에서 하는 것'이라고 위협하였다. 이에 트럼프는 '김정은은 자기 인민들을 굶주리게 하고 죽이는 일을 개의치 않는 분명한 미치광이(mad man)'라고 표현했다.

이런 분위기는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전초전 같아 관련국들 모두 자제하길 호소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전쟁은 비용과 이익 손익을 계산해 다른 외교적 수단이 모두 고갈했을 때 전쟁을 통해 국가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쟁도 외교정책의 수단이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적으로 핵보유국이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핵전쟁은 막아야 한다. 요즘 한반도 주변 정세는 이런 우발적 사고로 인해 전쟁이 발생할 개연성이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북미 간 국제무대에서 언제까지 '치킨게임(chicken game)'을 할 것인가? 미국이 현재 최고 수준의 제재와 최대 압박으로 북한을 강제적으로 설득하기 위해, 이젠 공개적으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최고의 첨단 전략자산으로 무력시위 벌이다가 우연히 인간의 잘못이나 컴퓨터 고장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전쟁으로 치닫게 될까 두렵다.

이런 엄중한 위기의 한반도에서 전쟁 예방은 남과 북이 함께 공동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위기 상황에서 남북 정상이 한반도에서 핵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이 액션을 취할 때 아닌가.

북한의 목표는 미국과의 핵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리용호 외무상이 선언했다.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 동기는 적대적 국가들로부터 위협에 대응하여 자위권 차원에서 핵무장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 북한의 핵무장을 저지할 수 있는 길은 없는가. 필자는 북한이 앓고 있는 피포위 강박증(siege mentality, 북한이 적대국가들로 자신들이 포위당하고 늘 안보와 생존위협을 느낌)에 시달리고 있음을 주장하여 왔다. 그래서 북한의 피포위 강박증에서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북한에 스스로 변화하라고만 요구하지 말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환경조성을 하면 북한 스스로가 변화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면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하는지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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