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6

조진구- 시계(視界) 제로의 한일관계: 현황과 전망

극동문제연구소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시계(視界) 제로의 한일관계: 현황과 전망
1. 한일 양국 정부의 상호인식

한일관계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음. 양국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 자체도 어려운데다가 책임을 상대방 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기 어렵게 만들고 있음.
아베 정권의 한국에 대한 전략적 무시 혹은 경시
-   올해 1 22일 국회 시정방침연설에서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동북아시아를 진정으로 안정된 평화와 번영의 지역으로 만들기 위 해 지금까지의 발상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시대의 근린외교를 강력하게 전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힘.
-   지난 4 23일 일본 외무성이 각의에 보고한 2019년판 외교청서는 한국 대법원의 일본기업에 대한 배상 판결, 화해치유재단 해산 방침 발표, 일본 해 상자위대 함정의 제주 국제관함식 불참, 한국 해군 함정에 의한 자위대 초 계기에 대한 레이더 조사 등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면서한국 측에 의한 부 정적인 움직임이 이어져 (한일관계가)매주 엄중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함.
    * 1957년 처음으로 발간된 외교청서는 전년도의 국제정세와 이를 바탕으로 추진된 일본 의 외교활동을 기록한 것인데, 때로는 당해 연도 3월까지의 중요사항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도 있음.
-   2018년판부터 일본에게 한국은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나라라는 표현이 삭제된 데 더해 2019년판에는 2017년판과 2018년판에 포함되 어 있었던다양한 차원에서 의사소통을 꾀하며 상호신뢰 하 일한관계를 미 래지향의 신시대로 발전시켜 간다는 표현 자체가 모습을 감춤.
-   이러한 표현의 변화는 일본외교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한국에 대한 인식이 그만큼 약화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음.
-   특히,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한국 대법원이 10 30일 일본 기업의 상고를 기각하고 1억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일본 정부는 1965년 의 한일청구권협정(대한민국과 일본국간의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에 의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면서 한국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

문재인 정부의 대일 투트랙 정책
-   2018 12월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발표한 『문재인 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항구적 평화정착, 동북아 및 세계 평화·번영에 기여, 국민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안심사회 구현을 국가안보 목표로 제시함.
-   일본에 관해서는지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국가이자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규정하면서미래지향적 성숙한 협력동반자관계 구축을 일본 외교의 핵심 목표로 제시함.
-   구체적으로 『국가안보전략』은정상 간 셔틀외교와 고위급 소통·교류를 통한 협력 기반 조성, ②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긴밀한 공조 및 협 력 강화를 통한 일본의 건설적 역할 견인, ③저출산·고령화와 4차 산업혁명 등의 공동 과제 대응, 청년 일자리 창출, 인적교류 확대 분야에서의 실질 협 력 강화, ④역사문제에 대해서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입각해 지혜롭게 해 결해 나가지만, 일본의 역사왜곡이나 부당한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 응한다는 대일 정책 방향을 설정했음.
-   특히, 한일 간 최대 현안이라 할 수 있는 일본군위안부문제 대해서는 2017 12 27일 발표된 <·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 스크포스>의 검토 결과를 엄중히 인식하고 피해자분들의 명예·존엄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 방안을 꾸준히 모색한다고 언급했지만, 대법원의 강제동 원 피해자 관련 배상 판결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음.
-   올해 3 13일 외교부가 공표한 <2019년 외교부 주요업무 추진계획>은 민감한 역사문제와 협력이 필요한 분야를 분리하여 대응한다는 투트랙 기조 하에 과거사 문제가 협력을 저해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고위급 차원의 소통 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대법원 판결 이후 양국 정상 간의 대화와 소 통은 완전히 단절되었음.
-   6 28일과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회담 희망 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일본 측의 거부로 양 정상이 아무 런 대화 없이 어색한 8초간의 악수만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함.
-   이에 앞서 지난 5 9일 취임 2년 특집대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신 천황 즉위가 한일관계 발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기대를 표명하면서도 양국 관계 발전의 저해요인이 되고 있는 과거사 문제는결코 한국 정부가 만들어내고 있는 문제가 아니며”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가 손상되지 않도 록 양국 정부가 잘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일본 정치 지 도자들이 국내 정치적인 문제로 다루고있다면서 일본 측의 책임을 강조함.
2. 대법원 판결,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나?

대법원 판결의 주요 내용
-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이 신일철주금(현재의 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상에서 신일철주금은 피해자들에게 1억 원 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림.
-   대법원은 한일청구권협정 교섭과정에서 일본 정부는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법적 배상을 근본적으로 부정해 피해자의 청구권은 청구권협정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음. 즉 청구권협정 에도 불구하고 개인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음.
-   일본에서의 원고 패소 확정 판결은 한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이라 일본 판결을 승인하여 효력을 인정할 수 없음.
-   원고가 한국에서 손해배상청구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기 때문에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여 채무 이행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함.
-   대법원 판결에서 가장 논란이 되었던 점은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했다는 점이며, 불법적인 식민지배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인정 함으로써 강제동원 피해자 이외로 재판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판 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는 지적이 있음.
대법원 판결 이후 한일 양국 정부의 대응
-   판결 직후 이낙연 국무총리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면서 정부와 민간전문가가 공동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하여 피해자들의 상처 치유를 위해 노력해갈 것이라는 정부 입장을 밝혔음.
-   아베 총리는 30일 기자회견에서 대법원 판결은국제법에 비춰 있을 수 없는 판단이라면서 의연한 대응 의지 표명함.
-   고노 다로 외상 명의의 30일자 담화에서 대법원 판결은 1965년 이후의 한일 간의우호협력관계의 법적 기반을 근본부터 뒤엎는 것이라고 깊은 유 감을 표명함. 또한 한국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것을 요구했으며, 시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제재판을 포함하여 모든 선택지를 동원하여 대응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함.
-   11 29일 대법원이 미쓰비시중공업에게 강제징용피해자 및 여자근로정신대피해자에게 배상 명령을 함.
-   12 31일 신일철주금 소송 원고 측이 일본 기업의 자산압류를 신청했으며, 2019 1 3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자산 압류를 결정함.
-   2019 1 9일 일본 정부는 한일청구권협정이 해석 및 실시에 관해 분쟁 발생 시의 해결방안을 규정한 제3조에 따른 외교적 협의를 요청함.
-   1 23일 및 2 15일 스위스 및 독일에서 개최된 한일외교장관회담에서 고노 외상은 정부 간 협의를 강경화 외교부장관에게 요청함.
-   1 18일 서울고등법원은 후지코시에 대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하는 등 대법원 판결 이후 국내에서 일본 기업에 배상을 명 령하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고 신규 소송도 제기되고 있음.
-   5 1일 신일철주금 등 원고 측이 압류한 일본 기업의 자산 매각(현금화)을 법원에 신청함.
-   일본 정부의 외교적 협의 요청에 대해 한국 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자 5 20일 일본 정부는 한일청구권협정 제3조에 따라 중재위원회 설치를 요청함. 동 협정 제3 2항에 따르면, 중재위원회 설치 요청을 받으면 30일 이내에 양국은 중재위원을 임명하도록 되어 있지만, 기한인 6 18일까지 한국정부는 중재위원을 임명하지 않음.
-   6 19일 오후 한국정부는 양국 기업의 자발적인 출연금으로 재원 조성해 확정 판결 피해자(6 19일 현재, 14)에게 위자료 해당액을 지급함으로써 당사자 간의 화해 모색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일본 측이 이를 수용하면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른 협의 절차의 수용 검토 용의를 일본 정부에 전달함.
-   한국 정부의 안은 6 16-17일 일본을 방문한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에 의해 일본 측에 전달되었으나 거부당했다는 보도가 있었으며, 6 19일 오전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주일한국대사관의 김경한 공사를 초치해 거부 의사를 전달함. 한국 외교부 발표 후에는 고노 외상 및 외무성 대변인 회견을 통해 거듭 거부 의사를 재차 표명함.
-   7 8일 윤상현 국회외교통일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일본이 제안한 3국 통한 중재위원회 설치 기한이 18일이라고 언급함.
3.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발표와 일본 국내 반응

경제산업성 발표(7 1)의 주요 내용
-   경제산업성은 관계성청간 검토를 거쳐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외환법)에 따라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제도를 엄격하게 운용하겠다고 발표함.
-   경제산업성은 이번 조치를 결정한 배경에 대하여 한일 간의 신뢰관계가 현저하게 훼손된 상황에서한국과의 신뢰관계 하에 수출관리를 하기 어려워 졌으며, ②한국과 관련한 수출관리를 둘러싸고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해 수 출관리를 적절하게 실시한다는 관점에서 엄격하게 제도를 운용하기로 했다 고 발표함.
-   구체적으로 ①7 1일부터 외환법 수출무역관리령 별표3의 국가(소위 화이트국가)에서 한국을 삭제하기 위한 정령의 개정을 위한 의견수렴을 시작하 며, ②7 4일부터 불화폴리이미드, 레지스트, 불화수소의 한국에 대한 수출
과 이와 관련한 제조 기술의 이전(제조설비의 수출에 수반하는 것을 포함)에 대하여 포괄수출허가제도 대상에서 제외하여 개별적으로 수출허가를 신청하 고 심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전환함.
-   경제산업성은 이러한 규제가 필요한 이유에 대하여대한민국의 무역관리에 관한 규제(캐치올규제)가 불충분한 것에 더해 한국과의 신뢰관계가 현저하게 훼손된 가운데 한국의 무역관리제도의 적절한 운용의 확인이 곤란해졌다는 점을 들고 있으며, 규제 도입 후 일정기간이 경과한 뒤대한민국과의 신뢰 관계를 둘러싼 상황이나 대한민국과 관련한 수출관리 상황 등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함(経済産業省貿易経済協力局貿易管理部貿易管理課, 「規制の事前評価書」).
-   한국과의 신뢰관계 훼손이나 수출관리와 관련한 부적절한 사안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고 있지만, 2015 12월 한일 간의 일본군위안부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의 해산과 대법원 판결 이후 한국 정부가 적절한 대책 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신감에 더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음에도 대북제재 완화나 개성공단 재 개 필요성을 주장하는 한국 정부와의 인식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임.

일본 국내 반응
-   일본은 지금까지 화이트국가 지정을 재검토해본 적이 없어 한국이 첫 번째 사례이며, 반도체는 한국 수출을 견인하는 상징적인 존재라는 점을 고려하 면 경제산업성의 조치는 한국 국민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 음,
-   일본 주요 신문은 7.1 조치 발표 이후 경제적인 상호의존이 높고 연간 1천만 명의 인적 교류를 하는 한일 양국이 대항조치를 취하면 경제만이 아니라 한일관계 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사설을 게재함.
-   일본의 주요 신문은 일본 정부에 의한 대한수출규제는 자유무역원칙에 반하고 일본 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비판하지만, 대법원 판결 이 후의 한국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있으며, 6 19일의 한국정부 제안은 일본 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에 있어서는 인식을 같이함.
< 일본 주요 신문의 사설 >
 
게재일/ 제목
주요 내용
일본경제신문
7 2
징용공을            둘러싼 대항조치의  응수 를 자제하라
-  징용공문제에 관한 1차적 책임은 한국 측에 있어 시 정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통상정책을 꺼내든 것은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 부작용도 크고 장기적 차원에서 불이익이 많음
-  자유무역을 주장해온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 훼손
-  어려움이 있더라도 대화를 통한 해결 위해 노력
산케이신문
7 2일 대한수출의 엄격화 부당함을  허용하 지 않겠다는 국가 의 의사(意思)
-  문재인 정부는 집요하게 반일행동을 반복함
-  일본 측의 항의를 무시하는 한국에 대해 법에 입각 한 조치로 대처하는 것은 당연
-  신뢰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한 국 측에 대응을 요구해야 함
-  반도체 등 안보와 관련한 물품은 WTO도 수출관리 를 인정하고 있어 자유무역에 반한다는 비판은 절적 하지 않음
아사히신문
7 3
대한수출규제보복을 즉시 철 회하라
-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무역을 사용하는 것은 미중이 취해온 우매한 행동
-  자유무역 원칙을 왜곡하는 조치는 즉시 철회해야 함
-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신용을 저하시키고 한일 양 측의 경제활동에 악영향
-  징용공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는 문제가 있 으며, 6 19일의 한국 측 제안은 일본 측이 받아들 이기 어려운 것임
-  양국이 냉정하게 외교당국의 고위급 협의로 타개를 모색해야 하며, 1965년 국교수립 이후 축적해온 신 뢰와 교류를 파괴해서는 안 됨
도쿄신문
7 3
대한수출규제 서로가 불행해진다
-  일본 조치 배경에 징용공문제가 있는 것은 명백
-  대화의 실마리를 찾아 조기 수습해야
-  징용공문제는 외교교섭을 통해 해결해야하며, 수출규 제로 긴장을 높이는 것은 현명하지 않음
-  일본 측도 영향을 받아 앞으로탈일본이 진전되면 역효과
-  훼손된 신뢰관계 회복 위해 노력하지 않아 감정싸움이 되면 서로가 불행한 피해를 받게 될 것
 
게재일/ 제목
주요 내용
마이니치신문
7 4일 한국에의 수출규제 통상국가의 이익 을 훼손한다
-  외교문제와 전혀 관계없는 무역문제를 정치 도구로 삼는 것은 일본이 중시해온 자유무역원칙 왜곡
-  한국 정부의 제안을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본이 주장해온룰에 입각한 자유무역 추진이념에 반함
-  무역을 자의적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이해 할 수 없으며,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실현을 선 언한 G20 오사카 선언에 역행하는 수출규제는 국제 사회의 불신을 초래
-  보수층에 어필하려는 아베 정권의 대한 강경자세는 눈앞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장기적인 국익 훼손
요미우리신문
7 6
대한수출 엄격화 문재인 정권은 신 뢰할 만한 행동을 취하라
-  붕괴된 신뢰회복을 위해 한국 정부는 책임 있는 행 동을 취해야 함
-  3개 품목 이외에 탄소섬유나 통신기기 등 군사전용 위험 있는 많은 품목으로 수출심사 엄격해질 것임
-  국가 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한국에 대해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일본 정부 판단
-  수출관리당국 간 협의도 이뤄지지 않아  신뢰관계가 훼손됐다는 일본 정부의 판단 불가피
-  한일 기업의 거출금을 피해자에게 지급하자는 한국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재고해야 함
-  한국제품을 사용하는 일본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일본 정부는 추이를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한국 에게 끈기 있게 대화를 제의하고 사태를 타결해야 함
-  국제사회를 무대로 한국이 선전전, 외교전을 펼칠 것에 대비해 일본 정부도 만전을 기해야 함

4. 향후 전망과 과제

-   한국정부는 일본의 조치를 강제징용 소송에 관한 사법판단에 대해 경제영역에서 보복한 조치로 인식하면서 일본이 규제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WTO 제소를 포함한 상응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함(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7 4일 라디오 방송).
-   문재인 대통령도 7 9한국 기업들에게 피해가 실제적으로 발생할 경우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 국 간의 성의 있는 협의를 촉구했음.
-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9일 각의 후의 기자회견에서 대한수출규제는 협의 대상이 아니며 철회는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한일 수출관리당 국 간 사실 확인을 위한 사무차원의 협의에는 응할 것이라고 말함.
-   일본 언론들이 일본 정부의 조치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부 간 대화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   또한, 최근 일본 내에서 한국에 대한 신뢰가 현저하게 저하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가능한 한 일본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일본 정부 와 여론을 분단시킬 수 있는 신중한 대응이 필요함.
-   5 24-26일 한국일보와 요미우리신문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한국을신뢰할 수 없다는 응답이 74%로 나타났는데, 이는 1996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것이며, 한국에서 일본을신뢰할 수 없다는 응답도 75%나 되었음.
-   경제산업성은 한국이 수출관리상의 우대조치를 받는 화이트국가에서 제외되면 규제 대상을 공작기계나 탄소섬유 등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 지 않지만, 수출관리 당국 간 협의를 통해 일본 측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사항에 대해 한국에서의 수출관리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 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음.
-   WTO 제소를 포함해 다각적으로 대응을 검토해야 하지만, 이번 조치가 한국에 대한 수출금지가 아니라 수출절차의 관리 강화라는 일본 측 설명을 과도 하게 해석할 경우 불필요한 마찰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의도하지 않게 갈 등 국면이 확장될 수도 있음.
-   가장 우려스런 것은 대법원 판결과 관련하여 일본 측이 요구하고 있는 중재위원회 설치 요구에 대응하지 않고 6 19일 발표한 우리 정부의 제안을 견 지할 경우 일본 정부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임.
-   앞에서 소개한 한국일보와 요미우리신문의 공동여론조사에 의하면, 한국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대해 일본에서는 78% 납득할 수 있다고 한국에서는 79%납득할 수 없다고 응답했음.
-   7 5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19 2분기(4-6) 잠정실적 매출액은 65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56% 감소해 60% 영업 이익이 감소했던 1분기에 이어 대폭적인 마이너스 상태임.
-   이런 상황에서 불화폴리이미드, 레지스트, 불화수소 등에 대한 일본의 대한수출규제가 지속되면 유기EL패널, DRAM, 낸드형플래시메모리, 스마트폰 등 2018년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위였던 품목에서 중국이나 일본 등의 경쟁회 사에 의해 점유율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에서 일본에 대한 비판 목소 리가 커질 것임(日経産業新聞, 2019 7 8).

-   일본의 대한수출규제 조치가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유기적인 협력이 불가결하지만, 다음 과 같은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음.

-   첫째, 현재의 한일 간의 대립은 역사인식이나 통상문제의 범위를 넘어 한국과 일본의 정체성을 둘러싼 대립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임. 문 재인 정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 3.1운동 100년의 의미를 강조 하고 있는데 반해, 2015 8 14일 아베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에 담겨있 는 인식의 차이가 저변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음.

-   둘째, 7 21일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아베 정권이 반한감정이나 대한 불신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는 점은 완전히 부정할 수 없지만, 이점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일본 국민들의 반발을 초래할 우려 가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됨.

-   셋째, 일본의 대한수출규제와 관련해서는 일본 정부와 재계, 미디어와 국민 여론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점에도 착안하여 타깃별로 다른 어프로 치를 취할 필요가 있음.

-   넷째, 2018 10 30일 대법원 판결은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던 2012 5 24일의 대법원 판결 이후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 점에 비춰볼 때 이번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는 이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되었을 가능 성이 높기 때문에 감정적인 성급한 대응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음.

-   다섯째, 단기적으로 일본과 거래하는 기업은 일본 정부가 요구하는 절차에 따르면서 수출승인이 조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음. 과거에 비해 한일 양국의 국력 차이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기술력의 차이가 존재한 다는 상황을 고려해 기업의 현실적인 피해를 최소한도로 줄이는 방안을 적 극적으로 모색해야 함.

-   여섯째, 한일 양국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한다는 한국 정부의 제안은 절차나 내용 면에서 일본 측만이 아니라 피해자나 유족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없어 피해자의 규모나 위자료 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새로운 대안을 바탕으로 일본 과 협의할 필요가 있음.
   * 2015 12월말로  해산된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및국외강제동원희생자등지원위원 회에 따르면 강제동원 피해자는 218,639명에 달해 피해자와 유족에 대해 어떻게 형평 성을 고려한 배상 내지 보상을 할 것인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음.
< 강제동원 피해유형별 현황 >
(단위: )
구분
군인
군무원
노무자
위안부
기타
218,639
32,857
36,702
148,961
23
96
사망
19,205
3,305
8,704
7,180

16
행방불명
6,380
1,062
974
4,334

10
후유장애
3,398
414
583
2,398
1
2
귀환 후 사망
144,944
16,549
19,689
109,643
7
56
귀환 후 생존
43,712
11,527
6,752
25,406
15
12
출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위원회활동결과보고서』(2016.6), p.183.

-   마지막으로 현재 일본정치의 역학을 고려할 때 중요한 정책결정과정에서 아베 총리와 관저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과거와 달리 재계도 총리 관저와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음.

(집필자: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이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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