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씁쓸한 고구마… '80년대 문화열'과 중국 지식인 연성화에 대한 70허우, 90허우 사회과학자들의 대담….
해외에서 인문사회과학을 전공하고 귀국한 90허우 중국 청년들에게 중국은 어떤 현대사회일까 ? 자신들을 어떻게 사회에 매김해야 하나 ? 현재 중국에는 그들이 (특히 대학 바깥에서体制外) 모델로 삼을 만한 ‘지식인’들이 있을까 ?
유학파 90허우 청년이 (중국 현대 지식인들의 역사와 지형도를 해외에서의 박사논문 주제로 삼아 연구 분석한) 70허우 지식인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어떤 답변을 얻을 수 있을까 ? "사상을 해방한다던 80년대 문화열”과의 연속선 상에서, 지금의 중국 지식계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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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중국) 출신 유학생들이 서구의 대학에서 택하기 쉬운 전공은 응용학문일 가능성이 높다. 귀국해서 학교나 연구소에 자리를 잡기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자연스러운 선택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인문사회과학을 택하는 청년들도 갈수록 늘어나는듯 하다. 짐작하겠지만, 이들은 귀국해서, 이중 혹은 삼중의 곤경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하나는, 당연히, 일자리를 얻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중국 대학도 해외유학파를 선호하긴 하지만, 어쨌든, 대학 교원 자리를 얻는 것은 고등교육 현장의 숫자가 제한되어 있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응용학문의 학위를 얻은) 유학파들이 대개 고수입이 보장되는 잘나가는 기업이나 커리어 직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과 달리, 인문사회과학 전공자라면, 어쨌든 경제적으로 상대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안정되고 성숙한 사회가 아니라, 여전히 경제성장의 과실에 익숙한 동아시아 사회에서, 또, 경제적 계급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환경에서 이런 선택은 적지 않은 심리적 부담이 될 수도있다. 아마도, 해외 유학을 지원해준 부모의 경제력(이미 자식을 위해 마련해 둔, 복수의 부동산 등)에 기대게 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설사 운좋게 학술연구직을 얻게 되더라도, 다시 이들은 중국 특색의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우선, 언론과 학문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 중국에서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또, 이를 감수한다고 해도 (자신들이 배웠고) 서구사회가 주도하는 인문사회과학의 학술적 언어로 자신이 속한 사회를 설명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얻게 될 것이다. 물론 이를 뛰어 넘는 이론을 자신의 전통에서 만들어 내야 한다는 소위 근대화의 ‘이중과제'에 도전하게 될 수도 있지만, 지금 중국에서 공개적으로 이런 학문을 하는 것은, ‘애국주의’ 정서에 일정 정도 기대거나, (자신이 학문적 뿌리를 둔) 서구에서는 인정 받지 못하는 중국 '관변 학문’ 체제 담론 안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풍경이 하나 더 있다. 최근 중국 (비판적) 지식인들의 ‘연예인화’, 지식 전달 채널의 ‘연성화' 경향 때문이다. 중국에는 사회적 문제를 공개적으로 일대일 토론 할 수 있는 인기 프로그램이 예능의 형태로 수년간 존재해왔는데 대표적으로 奇葩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吐槽大会라는 경쟁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일반인들이 출연해서, 정해진 주제에 대해서 찬반으로 나뉘어, 자신의 의견을 내어 놓으면, 시청자들이 점수를 매기게 된다. 여기에 지명도가 높은 지식인들이 평가에 참여해서 커멘트를 한다. 이런 토론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는, 중국에서 몇년째 젊은이들 사이에 크게 유행하는 토크쇼 (미국식 스탠드업 코미디) 열기와도 잇닿아 있다. 전업 토크쇼 배우나 그룹들이 인기를 끌고 있고, 파트 타임 혹은 취미로 토크쇼 무대에 서는 젊은 전문직 종사자나 문화예술 종사자를 어렵지 않게 주위에서 마주칠 수 있다. 이런 예능화된 토론 프로그램이나 토크쇼는 주제 영역이 매우 넓어서 일상의 부조리 혹은 추상적인 인생 문제가 모두 다뤄진다.
사회적 쟁점이 되는 노동문제나 여권과 관련한 주제도 심심치 않게 화제를 불러 일으킨다. 이를테면, “퇴근 후 상사나 회사의 위챗(카톡)연락에 답을 해야 할 것인가?” “독립된 여성으로서 (이런 표현 자체가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이 당연히 있었다), 결혼 지참금을 받아야 할 것인가 ?”등이 최근에 화제가 된, 토론 주제들이다. 예능 프로가 일종의 완곡한 형태로 표현되는, 공공담론의 장으로 일부 기능을 해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런 경향이 지나치게 진행되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 특히, 과거의 소위 비판적 (재야)지식인의 위상을 갖고 있던 인물들이, 이런 프로그램에 등장하거나 이를 주도하는 상황이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 같다.
아래는 이에 대한 논평기사이다. 한국에도 이름이 알려진 쉬즈유엔이 최근에, 이런 프로그램에 등장해서, 화제가 됐다 (쉬즈유엔은 자신을 대형 서점 체인을 운영하는 기업가로 설명하기도 한다.)
从《奇葩说》到《吐槽大会》:综艺节目会让知识分子媚俗吗
90허우 청년이 그래서 70허우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식 채널의 다양화로 볼 것인가 ? 지식인의 타락으로 볼 것인가 ?
사실 이런 문제에 정답은 없다만… 70허우 학자의 답변에서 어떤 이야기는 꺼낼 수도 없는 답답함이 고구마처럼 목을 매게하는 것 같다. 80년대 문화열 끝에 있던 천안문 사태의 비극에 대해서 얘기할 수 없고 (사실 70허우도 당사자로서 경험한 일은 아니다), 토론 프로그램에서 신장, 홍콩, 미얀마 이야기를 할 수는 없으니까. 기껏해야 대학 교원 평가의 합리성이나 제도상의 불비함에 대해서 논할 뿐이다. 치열한 자본주의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월급쟁이로서의 고뇌…….
그리하여, 어제 외교부장 왕이가 외신기자 회견에서 말한 정부의 공식적 입장외에 다른 목소리를 듣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王毅就缅甸局势答澎湃:我愿提出中方三点主张
달콤한 고구마가 목구멍을 가까스로 넘어간 후엔 씁쓸한 뒷맛만이 오랜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李钧鹏:“文化热”三十年,启蒙失败还是社会更多元?| 三明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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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Paik Yonjae, 최봉영 and 94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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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看不懂韓文,不明覺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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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fai Chan嗯嗯韩国的报纸叫做京鄉新聞。每四週一次。也需要找香港和台灣的一兩本寫。
請多多指教。1- 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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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Paik Yonjae, 최봉영 and 32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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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최근 애들 수면시간, 체육 활동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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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Donghyeok예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해요.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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