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26

Park Yuha 책임에 대해 - 재건한 수원의 제암리교회가 지금은 파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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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에 대해
그저께, 내가 10년전에 뵙고 이후 친분을 맺어 온 오야마 레이지(尾山令仁)목사님이 재건한 수원의 제암리교회가 지금은 파괴되고 없다는 걸 알고 크게 충격 받았다. 진작부터 한번 가 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못 갔던 곳이다.
‘사죄하지 않는 뻔뻔한 일본’이라는 이미지가 우리 안에 정착된 건 이런 모든 일들의 결과다.
최근에도 일본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주체하지 못하는, 3년전에 쓰인 글을 봤는데, 그런 이들에겐 사실 큰 죄가 없다. 죄는, 그렇게 만든, 잘못된 정보와 편파적 해석을 제공해 온 이들—-선동자들에게 있다.
그렇게, 용서를 타협으로 혼동하거나 왜곡하는 그런 이들에게 선동당해, 용서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양산된다. 그들은 가슴을 증오로 채우고 있기 때문에 한발 물러서서 생각하거나 이해해 볼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렇게 증오만 반복재생산하는 이들이, 이 30년동안 한국사회의 역사인식과 역사감정을 만들어 왔다.
일본어로 “고코로나이=心ない=심장(마음)이 없는”이라는 표현이 있다. 오야마 목사님이 아직 젊을 때 시도했던 사죄와 결실을 파괴할 수 있는 이들 역시 그런 이들일 것이다.
나역시 제암리 교회에 대한 사죄가 필요하다고, <제국의 위안부>에도 썼다. 내가 의미했던 건 더 많은 이들이 알고 정부사죄도 필요하다는 얘기였지만, 그렇다고 민간인들의 사죄가 의미 없는 건 아니다.
이 역시 여러번 쓴 얘기지만 <제국의 위안부>의 부제목은 <식민지 지배와 기억의 투쟁>이다. 식민지시대때 일어났던 일을 과거 그대로—역사와 마주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이들이 자기 편리할 대로(그 대부분은 냉전 시대와 포스트 냉전시대에 만들어졌다) ‘해석’해 대립중인 양상에 대해 썼던 것.
목소리 컸던 좌우 양극단에 대해서 썼는데 나를 비난한 건 좌파쪽이었다. 물론 그때까지 형성된 자신들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기억의 투쟁=파괴와 조작은 옛날에 멈추지 않고 현대까지 대상이 된다. 과거와 함께 과거를 다루어 온 자신들마저 성화(聖化)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시도들이 파괴되는 것. 비슷한 일이 여기저기서 허다하게 일어났고,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역사부정’’역사수정’’반역사’라는 말을 다용해 온 이들에 의해.
재건된 제암리 교회가 어떤 과정을 거쳐 파괴되었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주체들이, 작지만 진심이 담긴 마음들을 태연히 짓밟을 수 있는 이들이었다는 점이다.
“기념”의 중심엔 계승해야 할 ‘정신’이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역사가 과거가 아닌 현대를 위한 것으로 기능하는 공간에 ‘정신’따위가 존재할 여지는 없다.
이 모든 건 가해피해 관계라는 불균형 관계를 역으로 이용해 언제까지고 우위에 있고 싶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천황을 무릎꿇리고 싶다는 말이 이들의 영향력 아래 있던 이의 입에서 나온 건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폭력적 강자지향성은 바로 근대일본이 남긴 것이기도 하다.
내가 선거때 윤석열을 지지한 건 그런 이들—폭력적 조리돌림이나 ‘응징’인터뷰를 주도하고 가짜뉴스에 환호하는 이들을 자양분삼아 득세해 온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저항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대일관계개선 시도를 민족문제연구소니 정의연이니가 연대해 “굴욕외교”라고 주장하는 걸 봤다.
나역시 작금의 제스처엔 문제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말을 하기 전에,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하도록 만든,
개인에게도 영향을 미칠 만큼 악화된 한일관계를 만든 책임에 대해, 먼저 생각하길 바란다.
You, 希修, Soon Ae Choi and 276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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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정부 굴욕적 대일외교 규탄…‘위안부’ 합의 계승 않아야”
    HANI.CO.KR
    [포토] “정부 굴욕적 대일외교 규탄…‘위안부’ 합의 계승 않아야”
    [포토] “정부 굴욕적 대일외교 규탄…‘위안부’ 합의 계승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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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 Yuha






  • Nakyung Lee
    이성적 논리 보다 늘 선동과 완장의 힘이 판치는 세상이 진절머리가 납니다. 교회가 없어진 것은 정말 충격적입니다.ㅠㅠ
    3
  • Dae-won Jeong
    지금의 제암교회가 1970년에 일본 기독교인들의 헌금으로 지어진 교회가 아니라 그걸 허물고 새로 지은 건가요?
    2
  • Elizabeth Hong
    재건된 교회를 파괴한 건 한국인이겠네요😞😞😞
  • Soyeon Shim
    헉...그럼 현재 화성에 위치한 제암교회가 일본인신도들의 모금으로 지어졌던 예배당이 아니란 말씀인가요? 아무리 기사를 찾아봐도 허물고 다시 세웠다는 기록을 찾기 어려워서요.
    [역사기획] 순교유적지를 가다 (4) 화성 제암교회 - 기독신문
    KIDOK.COM
    [역사기획] 순교유적지를 가다 (4) 화성 제암교회 - 기독신문
    [역사기획] 순교유적지를 가다 (4) 화성 제암교회 - 기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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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재수
    한국에 <학문의 자유>가 있는가 생각해보면 <학문의 자유>가 없지요. 군부 독재시대에나 있을 학문의 탄압이 21세기 한국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 한일 관계 논하기 전에 이런 현실이 암담합니다
    2
  • 김선열
    고종(회장-전제군주국가 황제)이
    이완용 등(임원)에게 국가(회사)
    팔아 넘기고(다음날 반대한 한규설 파직
    이또 등 일본인에게 훈장 수여) 회사원(백성)에게 이후의 모든 고통을 전가 한 후에 모든 것을 침략자 일본의 탓으로 몰아 가는 비겁자들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 Park Yuha
      김선열 고종도 잘 한 일은 없지만 힘으로 겁박당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겠지요.
  • 조수형
    극대극은 결국 정치의 제물이 될 소양이 충분하죠. 또 양국에서 그렇게들 해왔구요. 해결의 의지도 없고 시선을 뺏기에 좋은 건으로 마냥...
    두 국가간의 새로운 시간은 언제 쯤 올까요.
  • 도광환
    “기념”의 중심엔 계승해야 할 ‘정신’이 존재해야 한다.....공감합니다...~~
  • Moonja Seki
    제암리교회가 파괴되고 없다는ニュースに衝撃を受けました! 信じがたいことです。負の遺産ですの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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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d
    • Park Yuha
      Moonja Seki それ自体はなくなってますが、日本人の謝罪再建運動で立てられたものさえも壊されたと言う話でし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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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 h
  • David Yoo
    고코로나이 라는 단어 배웠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Park Yuha

    David Yoo 감사하긴요. 척박/삭막함이 잘 표현된 단어 같아서요.

    ===

    [포토] “정부 굴욕적 대일외교 규탄…‘위안부’ 합의 계승 않아야”

    김정효 기자
    등록 2022-07-21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청와대 앞 기자회견
    ==
    겨레하나와 민족문제연구소, 정의기억연대 등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준)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존중 발언 등 ‘굴욕적 대일외교’를 규탄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23일 오후7시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한미일 군사협력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시민사회단체들은 21일 최근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역사정의를 훼손하고 일본의 군국주의를 용인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하며 “굴욕 외교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의기억연대와 민족문제연구소 등 9개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준)’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 전부터 한일 관계 개선을 주장해왔지만 대일 외교에는 어떠한 원칙도 대안도 없다는 것이 이번 외교부 장관의 방일로 분명해졌다”며 “일본의 요구에 따라 온갖 것을 갖다 바치는 저자세 굴욕외교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준)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존중 발언 등 ‘굴욕적 대일외교’를 규탄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특히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정부 간 공식 합의로 존중한다’는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위안부 합의는 온 국민이 반대했던 일방적 졸속 합의였다”며 “이런 합의를 계승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역사적 과오와 그에 따른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정부가 고안해 낸 강제동원 문제 해결방식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법원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을 이행하지 않는 일본 전범기업에 대해 우리나라에 있는 자산을 강제로 매각해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현금화 조치는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따른 적법한 절차인데도 윤석열 정부는 이에 반대하는 일본의 인식에 동조해 현금화 조치를 막는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한다며 이 또한 매우 굴욕적이라고 지적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준)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존중 발언 등 ‘굴욕적 대일외교’를 규탄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참가자들은 식민 지배를 사과하지 않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은 있을 수 없다며 한미일 군사협력에도 반대하며 향후 역사 정의 실현과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준)은 오는 23일 오후7시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한미일 군사협력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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