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 왜 평범해 보이는 남성도 여성 혐오에 빠지는가
박정훈 (지은이)한겨레출판2021-05-10
전자책10,500원
오디오북6,000원(판매) / 3,000원(90일 대여)
기본정보308쪽
책소개
첫 책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에서 남성 문화를 비판하고 반성의 목소리를 냈던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가 이번 책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여성혐오·성폭력·착취의 근원이 남성들의 ‘기만’에 있다는 것을 논지한다. 이 책이 여타의 페미니즘 도서와 다른 점은 페미니즘 진영 내부에서 존재하던 다양한 스펙트럼이 외부로 표출된 현상을 분석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럴 듯해 보이는 남성조차 가해자가 되는 것은 자신들이 ‘세상을 바꿨다’는 충만한 자부심으로 ‘그들만의 세계’에 존재해왔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여성혐오, 끝없는 여성 성착취 등의 구조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이 거창하고 거만한 가부장적 세계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말하며 새로운 남성성의 대안을 제시한다.
목차
프롤로그-거만한 세계가 무너질 때, 우리는
1부 남성은 왜 억울함을 여성의 탓으로 돌리나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고백해서 혼내주자’라는 말의 의미
‘철없는 남자’ ‘잡혀 사는 남자’는 왜 문제일까
남자들에게는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그들은 ‘불편하지 않은’ 여성을 원한다
남자들은 무례한 질문을 멈출 줄 모른다
공정이란 무엇인가, 남자라는 특권
유관순은 언제까지 ‘누나’로 불려야 하나
“내가 말하고 있잖아요”
여성의 폭력 피해는 어떻게 글감이 되는가
2부 언제까지 가해자를 위한 나라일 것인가
당신들이 만든 ‘지옥’입니다
여자들을 ‘리얼돌’ 취급했던 한국 남자들
아직도 남성의 ‘성욕 해소’가 걱정되신다면
‘의무’는 없다
n번방 성착취가 젠더갈등 때문이라는 주장에 관해
남성들에게는 흥을 깰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아니야”, 20대 남자의 정서
성매매 거부하는 20대 남성의 가능성
3부 누구도 나는 아니라고 장담할 수 없다
나조차도 믿지 않겠다
‘위력’을 보았다
박원순은 왜 자신이 만든 세상을 부정했나
피해자에게 얼굴 공개를 요구하는 속뜻
선량한 친구들
‘좋아요’가 칼이 될 때
MBC가 남성만을 위한 방송이었습니까
대통령님, 여성의 날에도 남성에게 감사해야 합니까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의 종말
4부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면 그것은 권력이다
우리는 왜 설리의 편이 되지 못했나
20대 여성은 왜 죽는가
류호정, 장혜영 의원이 짊어진 짐
개를 때리는 사람
결혼에도 자격이 필요한가요
고 변희수 하사의 용기에 응답하지 않은 한국 사회
세상과 불화하는 몸
차별을 당연하게 만드는 단어들
강자의 글쓰기, 남성화된 글쓰기
남성이 왜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결점 남페미’가 아니라
미주
접기
책속에서
첫문장
유튜브 <피식대학>의 '비대면 데이트' 시리즈를 즐겨 본다.
P. 20~21
여성들과 다르게 남성들은 ‘평등해도 괜찮은’ 조건인지를 살핀다. 먼저 맞벌이인지 따지고, 그다음에는 예쁜지 따진다. 그리고 나서야 ‘네가 밥을 하라’는 결론을 내린다. 만약에 경력 단절 여성을 아내로 둔 남편의 사례라면, 남편이 밥을 직접 해 먹는 것은 불평등하다고 했을 것이다. … 아내를 하나의 ‘소유물’로 여기고 여성에게 돌봄 노동을 의무화하는 오래된 가부장제의 잔재는 이렇게 뻔뻔하게 버티고 있다. 접기
P. 26
‘고백해서 혼내주자’라는 말이 있다. 많은 남성에게 이 말은 농담이겠지만, 여성들에게는 실재하는 공포다. 고백이나 만남 요구에 단순한 불쾌감이나 부담만 느끼고 끝난다면 오히려 다행이다. 실제로는 구애를 표방한 남성의 자기중심적 행동이 여성에게는 삶을 흔드는 문제가 되기도 한다. 특히나 구애자가 일하는 곳의 손님이거나 직장 상사일 경우, 혹은 끈질기게 따라다닐 경우에 더욱 그렇다. 어찌 공포가 아닐 수 있겠는가 접기
P. 28~29
남성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 불만을 품는다. 허용돼왔던,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언행에 제동이 걸렸으니까. 그런데 조금만 관점을 달리하면, 지금까지 남성들이 별문제 없이 살아왔다는 게 더 놀라운 일이다. 한국의 주류 남성문화는 여성을 성애화된 존재로만 여기며, 자신과 같은 감정과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대하지 않았다. 여성과 평등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성차별·성폭력 문제에서 가해자 또는 방관자였던 남성들이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며 살아왔다. 이런 남성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세상, 이상하지 않은가? 접기
P. 31
만약 스스로 ‘잡혀 산다’고 말하는 수천수만의 남자들이 실제로 잡혀 산다면 대체 어떻게 동네방네에 ‘나 잡혀 삽니다’라고 떠들 수 있단 말인가. 말 하나하나가 전부 아내나 여자친구에 대한 푸념이나 비난에 가까울 텐데 말이다. 그래서 ‘잡혀 산다’는 말에서는 역설적으로 시혜적 태도, 즉 “우리가 져줘야, 잡혀 살아줘야 관계나 집안이 평안하니까∼”라는 뉘앙스가 느껴진다. 젠더 권력의 우위를 가진 남성의 여유를 상징하는 말은 아닌지 의심해야한다. 접기
P. 39~40
일터에서 구애를 펼치고, 집 앞까지 찾아가고, 대뜸 일과 시간 외에 만나자거나 보고 싶다는 연락을 취하고, 이런 행동들을 ‘로맨스’로 포장하는 남자들이 있다. 거절하거나 연락을 차단해서 끝날 정도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끈질기게 접점을 만들어서 다가오는 남자들을 말릴 방법이 없다. 정도가 약한 스토킹은 처벌도 어려워서, 불쾌함을 그저 견뎌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인적 네트워크 안에 있거나 내가 속한 조직의 윗사람일 경우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매번 완곡한 거절만을 반복해야 하며, 일상은 고통스러워진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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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나는 내가 포기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저자는 ‘어쩔 수 없는 일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포기하지 않고 남성들에게 말을 건다. 얼핏 날카로워 보이지만, 사실은 함께 나아가자고 손 내민다. 어떻게 여성과 소수자를 동료 시민으로 대할 수 있는지, 성별 이분법이 견고한 이 세계에서 당신과 내가 할 수 있는 실천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기록한다. 저자는 남성, 비장애인, 이성애자이자 수도권에 살며 기자로 활동하는 자신의 위치를 인지하면서도 그 위치를 핑계로 여성과 소수자를 외면하거나 동일시하지 않고 연대한다. 적절한 거리 조절, 촘촘한 통계, 시의적절하고 성실한 집필의 흔적 앞에서 나는 한 번 더 저자를 신뢰하게 되었다. 더는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이 책과 함께라면, 당신도 포기하지 않고 당신의 말을 가로막는 누군가에게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 거다. “지금 제가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당신이 들을 차례입니다.” - 홍승은
나는 더 많은 여자들의 안전과 자유를 염원한다. 동시에 더 많은 남자들과의 우정을 기대한다. 이 두 가지가 상충하지 않는 세계를 꿈꾸고 있다. 그것은 남자가 계속해서 새로워지는 세계다. 이만하면 괜찮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만이, 타자를 어떻게 존중해야 할지 배우는 사람만이 새로워진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들, 사랑하게 될 남자들, 좋은 동료이자 스승이자 친구인 남자들과 마주 앉아 이 책을 읽고 싶다. 우리 사이가 더 나을 수 있다는 걸 최대한 많은 수의 남자와 함께 경험하려 한다. 살아보지 않은 삶을 존중하는 일에 관해 우리는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할 것이다. 박정훈 기자의 글은 내가 참고하는 존중의 매뉴얼 중 하나다.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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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박정훈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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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자로 일하면서 젠더 부문 기사를 쓰고 편집하고 있다.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대응 TF 전문위원이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기자협회보 정기 칼럼 ‘스페셜리스트ᐨ젠더 부문’ 담당 필자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가부장제에 균열을 내는 대안적 남성성을 제시하는 책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2021),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2019)이 있다.
최근작 : <[큰글씨책] 젠더와 미디어 경험 : 뉴스, 게임, 커뮤니티, 리터러시>,<젠더와 미디어 경험 : 뉴스, 게임, 커뮤니티, 리터러시>,<우리는 이어져 있다> … 총 9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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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카지노 베이비>,<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내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게>등 총 480종
대표분야 : 한국사회비평/칼럼 1위 (브랜드 지수 308,698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9위 (브랜드 지수 415,161점), 에세이 10위 (브랜드 지수 650,639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만족하지 않기를, 주저하지 않기를”
더 많은 여성과 남성의 우정을 향한
남성 페미니스트 박정훈의 연대의 목소리
첫 책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에서 남성 문화를 비판하고 반성의 목소리를 냈던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가 이번 책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여성혐오·성폭력·착취의 근원이 남성들의 ‘기만’에 있다는 것을 논지한다. 이 책이 여타의 페미니즘 도서와 다른 점은 페미니즘 진영 내부에서 존재하던 다양한 스펙트럼이 외부로 표출된 현상을 분석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럴 듯해 보이는 남성조차 가해자가 되는 것은 자신들이 ‘세상을 바꿨다’는 충만한 자부심으로 ‘그들만의 세계’에 존재해왔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여성혐오, 끝없는 여성 성착취 등의 구조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이 거창하고 거만한 가부장적 세계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말하며 새로운 남성성의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남성, 비장애인, 이성애자이자 수도권에 살며 기자로 활동하는 자신의 위치를 인지하면서도 여성과 소수자에게 공감하되 동일시하거나 시혜의 관점으로 다가가지 않는다. 남성 페미니스트로서 살아보지 못한 삶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논지를 전개해나간다. n번방사건 이후 드러난 또다른 수많은 n번방과 피해자들, 진보인사들의 성폭력 사건, ‘이대남(20대 남자)’의 정서, 백래시의 근거로 쓰이는 메갈리아 이슈, 여성들의 죽음 등 페미니즘에 관한 근간의 사건들을 톺아보며 착취와 억압의 고리에 있는 여성인권의 현실을 좀 더 생생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한 저자가 현장을 직접 취재하며 모았던 자료들과 당사자들과의 인터뷰, 다양한 기사·연구 논문 및 통계 자료 등에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저자의 관점을 더해 섬세하고 치밀한 페미니즘 교양서를 선사한다.
“가부장제는 여성과 남성의 ‘성차’를 강조하고,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을 규정하면서 남성의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런데 남성들의 페미니즘 실천이 ‘시스젠더 이성애자’의 올바른 행동 양식처럼 여겨지기만 한다면, 역설적으로 성별 이분법을 강화시키고 가부장제가 온존하도록 기여하는 셈이 된다. 남성들이 궁극적으로 ‘정상 남성’을 규정하고 있는 공고한 틀을 깨는 데까지 나아가야 하므로 결코 ‘이만하면 괜찮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족하지 않기를, 그리고 주저하지 말기를 남성들에게 당부하고 싶다.”_8쪽
“누구도 나는 아니라고 장담할 수 없다”
성찰하지 않는 오만함,
나 정도면 괜찮다고 자부하는 착각
저자가 이 책을 쓰는 동안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과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다. 특히 박원순 전 시장 사건은 성별을 막론하고 진보 언론을 비롯해 SNS 상에서 수많은 설전이 오가게 했으며, 그야말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가장 혼란했던 시기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계기로 많은 이들이 학창시절 더 나은 시민사회를 꿈꾸며 책장 속 스승들로 생각했던 진보 명망가들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무엇보다 박원순과 김종철 이 두 사람은 안희정 성폭력 사건을 목도한 사람들이었으며, 오랜 시간 페미니스트들과 함께하고 위력 성폭력 피해자의 입장에서 함께 목소리를 내던 이들이었다. 그랬기에 그 누구도 두 사람의 가해 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이 두 사건으로 ‘가해자다움’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실감하게 되었으며, ‘나조차도 믿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남성이 여성을 평등하게 대하지 않아도 되는 권력구조가 존재하는 이상, 그 누구도 가해자가 되지 않는다고 절대 장담할 수 없다. 저자는 남성들이 가부장제 속에서 스스로 ‘성폭력 가해자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방식으로’ 길러진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폭력을 가능하게 만든 ‘남성 권력’에 대한 어떠한 성찰도 하지 않고서는 남성이 페미니즘을 배우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No Means No’를 듣는다고 해도, 자신이 가해자가 될 수 있는 틈을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남성이 여성을 평등하게 대하지 않아도 되는 권력 구조가 존재하는 이상, 그 누구도 가해자가 되지 않는다고 절대 장담할 수 없다. 남성들은 자신의 ‘결백’과 ‘남다름’을 주장하기 전에, ‘김종철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이자 고발자인 장혜영 국회의원이 던진 “그토록 그럴듯한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남성들조차 왜 번번이 눈앞의 여성을 자신과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것에 이토록 처참히 실패하는가”라는 질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남성들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금껏 만들고 지켜왔던 이들은 누구인가?_7쪽
“여성에 대한 폭력은 교묘하고 은근하게 이루어진다”
폭력의 틈이 존재하는 이상
남성은 언제든 젠더폭력의 행위자가 될 수 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남성들이 여성에 대한 착취와 폭력으로 누려왔던 것들을 얼마나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여겨왔는지 꼬집는다. 남성에 유리한 조건으로 설계된 노동시장, 여성에 대한 일상화된 외모 품평, 채용·임금 차별, 성희롱, 스토킹, 불법촬영 등 무엇이 성차별이고 성폭력인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여성에 대한 폭력은 교묘하고 은근하게 이루어진다. 저자는 앞서 이야기한 여러 성차별적 현실을 통해 남성들이 지금껏 당연하게 누려왔던 특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을 때 ‘백래시(기득권을 가진 남성이 자신의 권력이나 영향력이 줄어든다고 느꼈을 때 반발하는 현상)’가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끝나지 않은 n번방사건과 리얼돌 문제, 성매매 문제, 강간문화 등 남성들의 그릇된 욕망을 당연시하는 한국 사회를 파헤친다. 소라넷 등 불법사이트와 웹하드를 통해 불법촬영 영상을 돌려 보던 남성들, ‘남성의 성욕은 풀어야만 하는 것’이라 주장하는 일그러진 욕망, 단톡방 내에서 여성을 성희롱하며 서로의 범죄사실을 옹호하고 받아주는 분위기 등은 한국 남성들이 만들어온 ‘강간 문화’의 한 유형이다. 저자는 본질적으로 여성을 성적 도구화하는 남성문화가 변화하지 않으면, 성폭력 문제는 또다른 형태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3부에서는 안희정·박원순·김종철 등 진보 정치인들의 성폭력 사건을 중심으로 진보진영 내에서의 페미니즘 이슈들을 살펴본다. 저자는 이 사회에서 무난하게 교육받고, 기성의 관습을 따르며 평범하게 살아가면 당연히 가부장제의 원리를 충실히 이행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남성들은 여성에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폭력을 휘두를 ‘틈’이 있으며, 그것이 감히 폭력임을 상상하지 못할 뿐이다. 저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성들이 ‘보편’의 자리에서 물러나 자신의 위치에 대한 고민과, 남성이 언제든 젠더폭력의 행위자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4부에서는 설리·구하라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들, 변희수 하사·김기홍 퀴어 활동가의 죽음 등 여러 사회적 타살에 주목하며 묵인과 방조로 외면해왔던 남성, 그리고 여성 모두가 암묵적인 가해자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밖에 주린이·노키즈존 등 차별을 당연하게 만드는 언어를 비롯해, 결혼·신체 등에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사회 등 사회 주변부의 폭력구조를 다각도에서 살핀다. 저자는 한 명의 무결점 남성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결점이 많더라도 함께 이마를 맞대고, 남성연대를 무력화하는 주체가 되기 위한 전망을 고민하겠다는 다짐을 남긴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면 그것은 권력이다”
살아보지 못한 삶을 존중하는 자만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2015년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인권의 현실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혹자가 말하는 대로 정말 남성들이 역차별당하는 세상이 되었을까? 최근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을 비롯해 ‘메갈 사냥’ 논란, 각종 스토킹·폭력 등 매일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면 여전히 여성들은 최소한의 안전과 평범한 일상조차 보장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남성들은 ‘자기 몫’이 아닌 것에는 무관심하거나 침묵하면서도 여성이 자신의 파이를 빼앗아가는 듯 보이는 것에만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저자는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면 그것은 권력’이라고 말한다. 일상적인 여성혐오, 성폭력, 여성 타깃 범죄, 보이지 않는 차별에 무관심한 남성 중 ‘선량한’ 남성은 없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관심조차 없거나 ‘나는 아니야’라고 선을 긋거나 모르는 척 외면한다면 그것이 바로 권력이며 가해일 것이다.
저자는 수동적이고 기계적인 평등을 유지하려는 남성들 또한 결과적으로 ‘조금 더 나은 가부장적 세계’를 만드는 것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젠더폭력은 페미니즘의 수용 없이는 절대 사라질 수 없으며, 남성이 자신을 둘러싼 구조를 조망하고 무엇을 포기할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성이 가부장적 세계를 깨부숴야만 진정으로 여성과 평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살아보지 못한 삶을 이해해보려고 하는 사람만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이 책을 통해 역설한다.
남성들은 남성이 만들고 기득권도 유지하고 있는 시스템인 가부장제 속에서 살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어느 국가도 ‘남성 지배 체계’가 아닌 곳은 없다. 그렇다면 이 사회에서 무난하게 교육받고, 기성의 관습을 따르고, 평범하게 살아가면 당연히 가부장제의 원리를 충실히 이행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평등한 관계에서의 낭만적 사랑’은 불가능한 과제가 된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남편 정대현이 겉으로 보기에 멋지고 선량한 인간인 것과 별개로 김지영이 고통을 겪는 것은 이와 같은 현실을 상징하는 장면이다._284쪽 접기
북플 bookple
이 책의 마니아가 남긴 글
친구가 남긴 글내가 남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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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평범해 보이는 남성도 여성혐오에 빠지는가?” 이 질문에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갈등과 이러한 현상을 설명할 실마리가 있다고 본다. 우선 여성혐오라고 하는 것은 감정적인 차원과 구조적인 차원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지점에서부터 벌써 많은 오해가 발생해오고 있지만, 명백한 점은 인종에서와 마찬가지로 성별에 대한 혐오 역시 구조적 차별을 필... 더보기
rkh1010 2021-08-08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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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정훈은 이미 초대하고 있다. 남성인 그는 수많은 남성 독자들에게 입페미, 수박 겉핥는 페미가 되지 말고 한 명의 남성 페미니스트로서 역할을 다해달라 정중히 요청하고 있다. 책을 읽어보지도 않은 남페미 새싹들의 노골적인 인터넷 서점 별점 테러와 욕설에 이 책은 고고한 느낌마저 든다.
keyes 2021-07-27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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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 입페미가 되지 않기 위한 일환으로 구매한 책이라 정말로 읽을 수 있을까 걱정까지 되었는데 다행히 글쓰기 모임을 통해 억지로나마 읽게 되었다. 오마이뉴스 기자이기도 한 저자 박정훈은 그 첫 저서가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이다. 제목부터, 눈에 안 보여 있는지 없는지 모를 양심의 폐부를 깊숙이 찌른다. 그 책은 아직 읽지 않았다... 더보기
keyes 2021-07-27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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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읽고 싶어요 (28) 읽고 있어요 (10) 읽었어요 (125)
평점 분포 9.2
“왜 평범해 보이는 남성도 여성혐오에 빠지는가” 여기에 답이 있다고 본다. 평범한 것이 남성(중심)문화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남성문화의 정신에 대한 자화상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면을 먼저 마주하고 불만이 합당한지 돌아보는것이 어떨까? 구매
rkh1010 2021-05-22 공감 (5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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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박정훈 기자님 글은 저스스로도 돌아보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더 좋은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성찰하시는 부분들 저도 본받고 실천하려고 합니다. 감사해요! 구매
삼각 2021-05-22 공감 (3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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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에게 왜 페미니즘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토록 잘 정리된 책이 또 있을까. 전작인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도 훌륭했지만 이번 책도 역시 기대이상이다.
논리와 설득력으로 만들어내는 흡인력이 추리소설의 흡인력을 능가할 정도라 한번 책장을 넘기면 쉽게 덮을 수 없다. 구매
서현대 2021-05-23 공감 (3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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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사람들에게 선물로 좋은책 좋은 책 만큼 좋은 대화도 없다 구매
wkdtnwls2093 2021-05-22 공감 (3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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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이해하고 쓰는 남성이 드물다 구매
톡톡캔디 2021-05-25 공감 (28) 댓글 (0)
마이리뷰
이토록 든든한 동료 페미니스트가 있다는 것 새창으로 보기 구매
페미니즘은 불평등한 사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동시에 해방과 자유를 안겨줄 수 있는 학문이다. 성별이 무엇이든, 페미니즘이라는 훌륭한 변혁의 언어를 모두가 익혀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말할 때, 남성은 어떤 위치에 서야 하는가. '남성 페미니스트'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나는 여전히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적어도 경험해보지 않은 삶을 함부로 상상하며 목소리 높이는 것도, '나는 잘 모르는 일'이라며 무조건 여성들에게 마이크를 떠넘기는 것도 '남성 페미니스트'의 역할은 아니라는 건 분명히 알겠다. 연대자 혹은 당사자의 자리를 성실히 오가며 꾸준히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남성 페미니스트, 동료 페미니스트의 '몫'이 아닐까 싶다.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의 저자 박정훈 기자는 바로 그런 '몫'을 해내는 믿음직한 동료 페미니스트다. 전작인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에서도,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에서도 그는 '남성 페미니스트'는 이래야 한다고 쉽게 규정하거나, '다른 남자와 나는 이렇게 다르다'고 선을 긋지 않는다.
대신 그는 '남성'이라는 위치를 되새기면서,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부지런히 공유한다.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동시에 변화의 가능성을 놓지 않는다. 진득하게 쓰는 행위를 통해 '남성 페미니스트'의 새로운 길을 찾고, 다른 남성들도 이 여정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기꺼이 손을 내민다. 그의 책을 읽을 때 괜스레 힘이 나는 건, 이처럼 날카로운 현식 인식을 담고 있으면서 낙관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변화는 늘 더디고, 세상은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그만큼 싸움은 지난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외쳐도 변하지 않는 사회에 지칠 때, 잠시 숨 고르기가 필요할 때 곁에서 멈추지 않고 말해주는, 이 놀라운 지구력을 가진 동료의 존재가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부디 그가 계속해서 글을 써주길 바란다.
가부장제는 여성과 남성의 ‘성차‘를 강조하고,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을 규정하면서 남성의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런데 남성들의 페미니즘 실천이 ‘시스젠더 이성애자‘의 올바른 행동 양식처럼 여겨지기만 한다면, 역설적으로 성별 이분법을 강화시키고 가부장제가 온존하도록 기여하는 셈이 된다. 남성들이 궁극적으로 ‘정상 남성‘을 규정하고 있는 공고한 틀을 깨는 데까지 나아가야 하므로 결코 ‘이만하면 괜찮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족하지 않기를, 그리고 주저하지 말기를 남성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 P8
... 하지만 이젠 냉소만으로는 작은 진보조차 이뤄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남성들이 만든 ‘거창하고 거만한 세계‘가 무너지고 있을 때, 나는 멀리서 "그럴 줄 알았지"라고 말하지 않겠다. 대신 후회하고 성찰하는 이들의 손을 잡고 새로운 세계에 지어지는 ‘평등한 집‘에 벽돌 하나라도 더 쌓고자 한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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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127 2021-05-14 공감(4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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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함께 무관심의 한계를 넘어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람들을 기다립니다. 새창으로 보기 구매
>>>>알라딘엔 독후감을 안올렸는데,
별점테러 하는 사람들을 보고서는 반드시 올려야겠다고 다짐. 그리고 실천.
여성은 인류의 마지막 식민지에요.
여성은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종류의 지옥보다 열 걸음 더 지옥에 가까운 사람들입니다.
이 책을 내가 읽고 있을 게 아닌데 나는 정독하고, 읽어야 할 사람들은 너 메갈이냐 소리나 하면서 쉐도우복싱에 열을 올리고 있을 집 밖의 현실을 모르지 않고, 읽히고 싶은 사람들은 찾아읽을 것 같지 않아서 피같은 돈 들여 커피 쥐어주고 아빠아들 1호(망나니) 와 엄마아들 2호(막둥쓰)에게 스무장씩 읽으라고 시켰(!)습니다. 다큰쌔끼들 이렇게까지 가르쳐야하나 짜증나다가 어디가서 뻘짓하는거 보는것보다 낫겠지 싶은 마음이다가, 혹시나 몰라서 그랬다고, 무지를 무기로 여길까봐 알려주는것이니라 스스로 다독이다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 🔥
망나니와 막둥쓰는 제가 사준 커피보다 저자의 이름이 남자인 이유에 경계심이 누그러져 책을 폈을겁니다. 남자가 남자를 까? 뭔데? 뭘 얼마나 잘못했는데? 어디 무슨말을하나 한번 들어나보자 정도. 읽은 후 어땠느냐 물었더니, 이 사람 남자 맞아? 남자이름같은 여자 아니고? 라는게 첫 답이었습니다. 그럼 그렇지. 이 책이 여성의 이름으로 쓰였다면 덮어놓고 깠을거라는 합리적 의심에 확신이 들었습니다.
근데 얘들만 그럴까 생각하면 아닐걸요. 작가님의 전작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도 제목만 보고 신나게 욕하다가 작가가 남자란 사실에 입 싹 닫았던 전 직장 남직원을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여성이 남성을 공격하기위해 만든 이론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이 책의 저자분께서 쓰셨듯 침묵이나 냉소가 아니라 기울어진 판을 바로하는 작업에 남성의 손을 보태는 일은 중요합니다만 (보탠다고 표현한게 맞습니다. 아직까진 같이 하는게 아니라 손을 보태는 쪽이 맞으니까요.) 안읽는것까진 어찌 할 방법이 없군요.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도 이 주제만큼은 애써 외면하죠. 권력의 핵심인 남성성을 깨는걸 원치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반대만 하자니 '공정하고 평등한 나'라는 비대한 자의식이 걸리고 부분만 동의하자니 논리에 충돌이 생기는걸 숨길 수 없고. 그래서 선택한게 무관심이란것도 압니다. 그나마 남성분이 쓰신 책이니까 떨떠름하지만 책 표지라도 열어보는 걸 거구요. 그렇기때문에 더더욱 남성분의 페미니즘 책은 (백프로 동의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극적 동의 혹은 무관심이 가진 한계점은 페미니즘에 동의하시는 남성분들의 글이라도 결국 매개자가 필요하단 점입니다. 매개자가 되실 분들은 이 책을 읽고 누구에게 읽히는게 좋을까 고민하고 어떻게 읽혀야할까 방법을 강구하고 읽은 후 질문에는 어떻게 대응해야하나 가슴 졸이면서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저처럼 현타의 시간을 겪으시겠지요. 목마른사람이 우물파는건데 도와주면 감사한 줄 알아야하는거 아니냐 할지도 모릅니다. 저기요? 그 우물물 판사람만 마시는거 아니거든요. 어쨌든 제 기준 남성분들이 남성분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은 유니콘입니다. 듣도보도 못했어요. 그나마 이 책을 읽으신 (뵌적없는) 남성분들의 리뷰가 민들레 홀씨처럼 멀리멀리 날아가 책장을 펴는 힘이 되길 바랄뿐이에요. (그래놓고 남자도 살기 힘들어 왜 안알아줘 이따위면 답없다 정말.)
BUT >> 구매자와 성착취피해자가 확실한 예전 형태의 성매매에서 구매자를 특정하기 어렵고 성착취피해자는 남아있는 (웹)형태로 바뀌었을 뿐 적어졌다고 보기 힘들고, (1대1에서 1대 다의 형태) 예전의 성매매가 의미했던 여성관은 변함없이 답습되었으며, 익명을 등에 업고 훨씬 더 노골적이고 집요해졌지요. 그래서 20대가 성매매에 부정적인 연령층이라는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기존 성매매의 '형태' 에 부정적이라면 모를까요.
책 제목만 보고도 '하고싶은말 어마어마하겠다' 싶었는데. 역시.
요즘 여자, 혹은 여자로 살기 좋은 세상이란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여자'란 오로지 20대 미혼 여성, (= 그들이 생각하난 잠재적애인 혹은 잠재적배우자) 으로 정의됩니다. 마트의 50대 비정규직 노동자가 아니고 3~40대 경력단절 이혼가정의 세대주도 아니고 홀로 사시는 70대 노년의여성은 여성이 아닌거에요. 가정이 사회의 예비임을 고려한다면 저 말은 가정 내 가부장적 구조를 답습하여 남성중심사회를 공고히 하겠다는 뜻일테죠. 그러나 인류사를 통틀어 여자가 살기 좋았던 때는 없었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여자가 살기 좋아졌을리가요. 부조리를 말할 수 있는 창구가 많아진 덕에 많이 드러났을뿐입니다. 전쟁이 벌어지는 곳에서도, 행복한 파티장에서도, 업무를 보고있는 회사에서도 사랑이 넘쳐흐르는 가정에서도 여성에게 희생과 봉사의 기본값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설정되어있다는 사실을 이젠 좀 받아들일때도 되지 않았나요. 자신의 능력치가 과장됐다는 사실도 좀 알 때가 되지 않았나요. 인류의 마지막 식민지가 여성인건 인류의 온 역사를 반추하여 자명한 사실인걸요.
-아휴... 둥글게둥글게 쓰려고 증말! 노력해따!!!!
덧) 미혼 남성 뿐 아니라 기혼의 페미니즘 참여는 정말 중요합니다. 그 중에서도 기혼여성의 참여는 말할 필요도 없어요. 가부장제의 리스크를 짊어멘 채 남성의 삶에 흡수되는 형태의 기존 결혼제도를 내부에서 기꺼이 바꿔나갈 수 있는 씨앗이기 때문입니다.거기에 2세에게 남성중심적 관념이 재생산되는 걸 막는 첫 능선이 되기 때문에 이론이 아닌 실천안이 탄생하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 (가정만큼 매 순간이 전장인 곳이 어디있겠어요.) 이런 노력은 더디고 한 세대로 끝날리 없습니다. 노력대비 가성비 떨어지는 나노단위의 발전에 진저리치면서도 다음세대도 그 다음도 멈추지 않을겁니다. 다음세대가 지금보다 더 나아질거라고 생각하고 노력할 뿐입니다, 그렇게 발전하리라고 믿습니다.
책 한권으로 세상이 바뀔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책 한권이 시작이 될 순 있을겁니다. 무관심의 한계를 넘어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결혼식이나 돌잔치, 졸업생모임처럼 아이가 있는 남자동기, 선후배들과 만나게 되는 자리에선 꼭 아이의 예방접종과 알러지유무를 묻습니다. 애엄마가 안다는 식의 말이 나오면 꼽 줍니다. 애지중지하며 철철이 신형 폰 살 정신머리로 메모어플 하나 다운받아 기록해둘수도 있는데 그것마저 안하는건 성의조차 없는거잖아요. 백업도 알아서 해주는데. 그렇더라도 저는 어디까지나 타인이므로 제 질문에 '어째서 그걸 나에게 묻는'가 의문을 가지길, 그 의문이 시작이 되어 생각이 확장되길 바랄뿐입니다.
🔮 '남자의 본능'을 앞세운 남성짐승설이건 '남자는 나이먹어도 애' 따위의 남성 한정치산자설을 주장하든 하나만 해줘요. 선택적 인간짐승도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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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onjung 2021-05-30 공감(32)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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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새창으로 보기
:Dora 2021-07-24 공감(1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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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도서 저자가 남자라고? 새창으로 보기 구매
또 어떤 내용으로 책을 팔기 위해 적은 걸까? 저자가 남자라는 걸 확인한 순간 먼저 의심부터 하게 된다. 소위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던 남성들이 뒷통수를 친 적이 한 두 번 아니지 않은가. 한국에서 페미니스트인 남성을 만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사고를 지배했다. 책을 다 읽었음에도 그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오히려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은 느낌이었다), 한국 남성이 여성 차별에 대해 공감하는 내용의 책을 쓰고 출판이 된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었다.
책은 크게 4 챕터로 나눠져 있다. 일상생활의 사소한, 그만큼 익숙한 차별에서 출발하여 사회이슈로 넓혀가는 시각을 따라가다 보면 이 땅에서 공존하기 위해 취해야하는 남성들의 자세에 도달해 있다. 아쉽게도 이 책은 여자가 더 많이 읽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겉 표지에서부터 강렬하게 느껴지지만 말이다.
1부에서 4부 전체를 관통하는 내용은 하나다. 우리가 숨쉬듯이 느끼는 너무나 익숙한 그 감각. 여성이 남성에 의해 성적대상화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성들은 ‘여성’의 범주에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으며 페미니스트적인 성향을 띄는 여성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메갈, 페미라는 낙인을 찍고 있어서는 안될 존재이며 범죄자와도 같은 낙인을 찍기를 바란다.
책 서두에서는 ‘고백해서 혼내주자’라는 문장이 나온다. 여성들은 어디서든 남성의 ‘작업’대상이 된다. 자연스럽게 여성에게 (어쩔때는 폭력과 다름없는)구애를 하고, 일상공간을 침범하는 무례를 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고백을 받아주면 착한X, 안받아주면 나쁜X이 되는 결말이다. 고백을 한건 본인인데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남에게 넘기고 있다. 거절할시엔 경멸부터 운이 나쁘면 살인까지 단계별로 겪을 수 있다. 이게 바로 성적대상화가 되는 여성에게 닥칠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우의 수다.
또한 직장에서는 어떤가? 의도치 않게 배려받거나, 배제당한다. 저자는 채용차별, 경력단절, 유리천장은 때로는 대놓고, 때로는 교묘하게, 그러나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서술한다. 채용에서 이득을 얻고 경력단절 없이 자연스럽게 임원이 되는 미래를 상상하면, 몇걸음 가지않아 결혼, 출산, 육아라는 장애물에 막힌다. 일터에서조차 여성이라는 그 성性이 제약받는 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오히려 제약만 받는다면 다행이다. 직장내에서조차 성적대상화는 피해갈 수 없다. 책에서는 성범죄를 저지르고 자살해버린 박원순이나, 감옥에 간 안희정에 대한 사례도 함께 보여준다. 고위층 남성들이 함께 뭉쳐서 범죄자를 옹호하는 기사가 네이버 메인을 장식할때는 기함할 일이었다. 본인이 눈치봐야할 상대에게는 때와 장소를 가려서 행동한다. 무례하게 행동한다는건 존중할 필요가 없는 상대라는 소리다. 이러한 논리가 눈을 깜박일때마다 주위에서 현실로 구체화되어서 보인다.
그렇다면 성적대상화가 되지 않는 여성들에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책에서는 남성들이 페미니스트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은 ‘왜그리 세상을 편향적으로 보냐’는 것임을 말한다. 이건 내가 느끼기에 너 왜이렇게 살면서 불만이 많냐, 이때까지 몇천년동안 내려온 유구한 여혐의 역사를 받아들이고 입다물고 살아라,처럼 들린다.
사실 페미니즘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남성 중심 사회의 부조리와 폭력을 해소하여 다같이 평등해지자는 것이다. 그런데 너 혹시 페미냐는 질문은 적대적인 감정을 띄고 있다. 교수, 국회의원, 국가대표에게조차 서스럼없이 내뱉을 정도다. 그런데 이게 과연 질문일까. 책에서는 리베카 솔닛의 말을 인용하면서 ‘질문 속에 이미 답이 포함되어 있으며 실은 우리를 강제하고 처벌하는게 목적인 질문이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니까 현재 대부분의 남성들은 단 두가지로 여성을 바라보는 거다. 성적인 존재 또는 처벌해야 할 존재. 가끔은 그 두 개가 서로 섞이기도 한다.
어쨌든... 이러한 내용들을 서술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책에서는 일상생활, 직장,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성차별에 대해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다. 페미니즘에 대한 역사, 복잡한 학술용어들은 최대한 적게 나온다. 연대기를 보면 집중이 안되는 본인같은 사람들이 술술 읽기에 아주 좋은 책이다. 또한 여성혐오, 여성차별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 시작하기에도 아주 읽기 쉽고 좋은 책이다. 솔직히 이 책의 모든 내용이 맘에 들지는 않는다. 저자가 남성인만큼 어쩔 수 없이 같은 성별에 대해 유해지는 부분이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을 차치하고서라도, 남성의 시각에서 이정도까지 서술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놀랍다.
‘개인주의자 선언’이라는 책에서 세상에는 잠시 멈춰 세울 수는 있어도 돌이킬 수는 없는 큰 흐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말이 나온다. 나는 그게 페미니즘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앞으로 이후의 시대 흐름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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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파파야 2021-08-08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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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남자 청소년들의 반페미니즘 새창으로 보기
홍상수의 <말이 칼이 될 때>를 읽고 여러 선생님과 독서토론을 할 때였다. 정치적 올바름을 지향하고 늘 역사를 공부하며 학생들에게 항상 바른 인성교육을 하는 선생님이 함께 하고 있었는데 그가 대구에서 코로나가 창궐할 때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대구혐오’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당해도 싸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대구에서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폄하가 많이 일어났기 때문에 인과응보라는 것이다. 나는 그 말에 약간 놀랐다. 감정적으로는 그럴 수 있지만 그게 올바른 태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대구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친일파이고 일베일 수 없다. 또한 그 집단이 모두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너희가 혐오를 했으니 똑같이 혐오를 당해도 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비슷한 모순은 다른 이야기에서도 나왔다. 늘 학생들을 공평하게 따뜻하게 대하는 좋은 교사인 어떤 선생님이, 자신은 교회에 다니는데 동성애는 정말 나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른 모든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지만 동성애에 대해서는 ‘그것은 차별이니 반대합니다.’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 스스로의 모순이 괴롭다고도 했다.
사람의 행동이 일관되려면 어떤 사고방식이 철학으로 구축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까지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볼 성찰이 필요하다. 물론 아무리 노력해도 인간의 행동은 모순된 점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남자 페미니스트’의 글을 읽는 마음은 착잡했다. 남자중학생을 가르치는 여교사인 나는 10대 남학생들의 반페미니즘, 아니, 여성혐오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피부 깊숙이 매일매일 경험하며 산다. 진심으로 깊이 걱정스럽다. 그 날선 반응은 그냥 ‘다수를 점하는 의견’이 아니라 반공, 반독재, 반일 투쟁 뭐 이런 것처럼 거의 신념화 단계에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 주변에서도 페미니즘 논쟁은 수다가 토론으로, 논쟁으로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흔하다. 지하철이나 내 자녀들 주변에서 젊은 남녀 연인들이 이 주제로 다투는 걸 자주 보았고 학교에서는 자기들끼리 페미니즘 어쩌구, 궁금증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욕설로 끝나는 걸 자주 본다. 남중생 중 ‘페미니즘’의 제대로 된 개념과 역사를 아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 그나마 똘똘한 아이들이 ‘페미니즘은 원래 나쁜 뜻이 아니었지만 한국의 페미니즘은 변질됐다.’ 이렇게 말하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네? 페미니즘이 ‘여성우월주의’ 아닌가요?“ ” 이렇게 반문하는 게 현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리뷰를 살펴보았다. 책이나 영화 등이 흥미진진할수록 다른 사람의 의견이 궁금해지는 법이니까. 그리고 요즘 남혐여혐, 페미니즘을 다루는 글들은 영락없이 논쟁적인 댓글들이 달리니까. 심지어 다른 분야에서는 진보적일지라도 페미니즘 이슈에는 기치를 높이들고 싸우려 드는 사람들이 많다. 그게 치가 떨리게 싫다기보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주로)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말할 때, 여성인 우리에게는 이게 목숨을 건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치열할 수밖에 없었고, 논쟁이 벌어지면 눈물이 나고 목소리가 높아지는, 감정적 고양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억울하고 속상하고 미치겠고 두렵고... 그런데 요즘은 남성들의 ‘반페미니즘 운동이 그렇다. 그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화를 내고 욕을 한다. 왜? 그렇게까지 페미니즘이 그들의 삶을 위협했나? 두렵고 억울하고 무서운가? 의아하다. 어이가 없다. 아, 물론 다른 건 있다. 그들은 감정적으로 고양되지만 억울해서 울컥하지는 않는다. (군대 얘긴 빼고)
나는 남자들이나 반페미니즘 운동이 한심하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는지가 궁금하다는 거다. 누가 더 억울한지 경쟁이라도 하는 것 같은 이런 논쟁 다음 단계에 뭐가 와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할 때인 것 같은데 그게 안 보여서 답답한 것이다.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할 때다.
이 책은 좋은 책이다. 좋은 책은, 문제제기를 하는 책이고 논쟁을 부르는 책이고 반발하게 하는 책이고 카프카가 말한 대로 ’도끼로 얼음을 내리치는 것 같은’ 그런 책이다. 알라딘에서 별점테러를 하면서 저주의 리뷰를 퍼붓고 싶을 만큼 강렬한 책이다. 심지어 저자는 아마도 댓글이나 리뷰 테러를 받으리라는 것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이 글을 썼을 것이다. 여자들이 읽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보다 많은 남자들이 이 책을 읽고 화를 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조목조목 반박했으면 좋겠다. “재수없는 페미, 꺼져!”라고 말하지 말고 이러저러 해서 당신 논리는 틀렸다, 라고 반박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페미니스트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리하여 그렇다면 어땋게 할까? 앞으로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질문이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나와 그 답을 생각해내려고 곰곰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제발, 화는 내도 좋지만 욕은 하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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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선생 2021-08-22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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