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책에 ‘많은 논란’ 스티커…‘반일 종족주의’ 저자들 “명예훼손”
도서관이 책에 ‘많은 논란’ 스티커…‘반일 종족주의’ 저자들 “명예훼손”
입력2021.08.13. 오전 6:00
수정2021.08.13. 오전 6:02 기사원문
채혜선 기자
파주시 중앙도서관에 붙어있다는 안내 스티커. 사진 이승만학당출간 당시 일제강점기 징용 등을 부정해 논란이 됐던 역사서 『반일 종족주의』(2019) 저자들이 파주시와 파주시 중앙도서관 등에 소송을 청구했다고 12일 밝혔다. “도서에 불법적인 비방 스티커를 붙여 공공연히 저자 명예를 훼손했다”면서다.
‘이승만학당’ 교장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 『반일 종족주의』 저자 5명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전 교수 등에 따르면 파주시 중앙도서관(이하 파주도서관)은 2019년 8월『반일 종족주의』에 “본 도서는 역사적 관점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는 책이다”라는 안내 스티커를 책장 앞에 붙였다고 한다. “이는 사실상 책을 보지 말라는 권고 스티커”라는 게 이들 주장이다.
“파주도서관 『반일 종족주의』에 열람 제한 스티커”
반일종족주의 책.이 전 교수 측은 “지난달 7일까지 스티커가 2년 동안 책에 붙어있으면서 많은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노출됐다”며 “공공도서관이 전문 연구자들의 연구서를 임의로 문제 도서로 판단한 것은 사실상 도서 검열제로, 헌법상 기본권인 출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반일 종족주의』에 대해 누구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다. 어떤 이는 ‘구역질 나는 책’이라고 비난했지만, 공무원인 공공도서관 직원이 공공연한 비방 스티커를 책에 부착할 수는 없다”며 “특정 견해를 비난하는 등 그 저자를 공개 모욕할 권한이 없다. 파주 도서관 직원들은 저자들을 모욕하고 그 명예를 훼손했다”라고도 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파주 도서관 측은 “시민의 다양한 의견이 공론화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안내 문구 부착 스티커를 시행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이 전 교수 측은 전했다.
이 전 교수 등은 “최고급 전문연구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반일 종족주의』 저자 5명(이영훈·김낙년·주익종·정안기·이우연)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로 파주시와 파주 도서관장 등 관계자 3인에게 총 1억원의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반일 종족주의』는 2019년 7월 출간 당시 일제강점기 징용과 위안부 강제성을 부정하고, 독도를 한국 영토라고 볼 학술적 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주장을 담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당시 이를 두고 “구역질 나는 책”이라는 공개 비판을 했다. 2019년 8월에는 내용에 반발한 40대 남성이 저자 일부가 속한 연구소에 오물을 뿌린 일도 있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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