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7

백승종 18 광복절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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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15 August 2018  · Shared with Public
광복절 유감
1.
"광복"이 이 나라의 "해방"을 뜻한다면, 그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임시정부 주석이 주석의 자격으로 귀국하지 못하는 광복이 무슨 광복이었겠는가. 맥아더의 포고령 제1호가 한반도 남부의 "점령"을 명시하지 않았던가. 그러고서도 무슨 광복인가. 일제가 여운형에게 "이양"을 약속했다면, 무슨 광복이 그럴 수가 있었겠는가. 이땅에 광복은 아직 오지 않았다. "도둑처럼 온"(함석헌) 광복이 무슨 광복이란 말인가.
2.
우리의 광복절은 광복 기념절이 아니라, 광복 염원의 날이어야 한다. 이날은 눈물과 통한의 날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사방에서 축포 쏘는 소리, 자화자찬의 기념사가 넘쳐난다. 나는 이런 억지가 싫다. 나라를 두 동강이 내고, 몇 년 세월을 전쟁의 포화 속에 파묻은 부끄러움을 반성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광복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자다.
3.
장차 이 나라는 무엇보다도 "문화"가 강한 나라되기를 소망한다던 김구 주석의 말씀이 생각난다. 그 말씀이 적힌 <<백범일지>>는 춘원 이광수의 고운 손길로 약간 손질된 책자이다. <<백범일지>>가 술술 읽히는 이유가 거기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렇다 해서 그 책에 기록된 정신이 김구의 것이 아닌 이광수의 것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천부당만부당이다.
 백범(김구)은 실천의 사람이었고, 춘원(이광수)는 말뿐인 자였다.
 어찌 백범이 춘원의 영혼에 기대었다고 볼 수가 있을까 보냐. 주인이 백범이라면 춘원은 일개 서사였다.
장차 이 나라의 문화가 융성하기를 바란 뜻은 누가 뭐래도 백범의 뜻이었다. 아니라면 그는 얼마든지 고쳐 쓰게 할 수가 있었을 것이다. (몇 년 전 <<백범일지>>의 진가를 둘러싼 논쟁이 있어, 조금 길게 언급하였음을 이해하시기 바람)
4.
길게 말할 것 없이, 지난 100년 동안 우리는 스스로를 배신하는 데 너무도 익숙해졌다. 공연히 내가 의사연(義士然) 하려는 것이 아니다. 솔직히 말해, 나야말로 비루하기 그지 없는 일개 속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내 눈으로 보더라도, 차마 눈뜨고 견딜 수 없는 일이 너무 많다.
정치와 경제만 그런 것이 아니라. 문화도 학술도 참 제대로 돌아간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가 없다. 만약 이대로 가면, 크게 망할 날이 곧 오고야 말 것이다.
제2의 청일전쟁은 기본이다. 핵무기의 재앙 역시 피하기 어려운 일이다. 종전 선언도 없고, 한반도 재통일의 가능성도 아직은 미약하기만 하다.
5.
나는 민족주의자도, 애국자도 아니다. 일신의 안녕을 꿈꾸는 "하사(下士)"일 따름이다. 하잘 것 없는 일개 지식분자인 것이다. 그 썩어빠진 눈으로 둘러봐도 건질 게 없는 세상이라면, 뭐가 잘못됐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 아닌가.
이 나라가 거대한 제국이 되는 것도 싫고, 잘나가는 선진국의 대열에 당당히 서는 것도 나는 싫다. 사분 오열된 이 나라가 더욱 갈갈이 찢어져서 백 개, 이백 개의 독립적인 공동체로 다시 태어나, 서로를 집어삼키려 들지 말고 오순도순 평화롭게 지내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이 세상이 더 이상 제국의 질서니, 자본의 횡포에 시달리지 않는 수십만의 소공동체로 환원되어 생태적 평화를 누리는 그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그것이야말로 이 나라의 광복이요, 그날이야말로 온 세상의 광복절이 될 것이다.
Comments
유은영
너무 깊이 공감하며..
담아 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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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Kwan Kwak
서구가 만든 이념의 냉전체제가 한반도에 유일하게 남았습니다. 이 어찌 슬프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광복은 굳이 통일이 안되더라도 남북평화체제가 이루어지고 통행이 자유로와질 때 비로소 이루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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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좋은 글 언제나 인지하고 감사합니다.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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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전적인 지지와 찬동으로 선생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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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감사합니다, 이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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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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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신명균
난 국기를 집에 계속 게양을 했습니다
지금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자꾸커져민 갔습니다
나라를 사랑한답시고 당리당략에 찌그러진 정치인을보고 국기를 내리자 하고 생각했습니다
고이접어서 다시서랍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정치인이 잘한다고 판단되면 다시걸려고
순국하신 모든분께는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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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그런 심정이죠. 백분 공감합니다. 그러나 저는요. 오늘도국기를 게양했습니다. 일제 강점이 끝난 것만은 그래도 큰 축복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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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준
늘 좋은 가르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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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그저 심경 고백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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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택주
일제 강점이 미군정 지배로 바뀌었을 뿐임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과가 착각을 불렀습니다. 그렇게 보면 이승만 정부 이후는 미군의 간접통치가 되는 셈인데요. 저도 혼란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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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그런 점은 있습니다. 그러나 형식적으로라도 우리가 통치권을 갖는 것은 겨로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재벌의 종으로 살기는 하지만... 문서상으로는 떳떳한 자유인이듯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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黄仁七
애국지사의 절절한 마음을 읽었습니다
백교수는 下士가 아니라 上士입니다
고급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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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An Kim
절대 공감합니다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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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 Ju Shin
광복절에 깊은 깨우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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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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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hoon Oh
저도 선생님과 똑같은 생각입니다. 우리는 아직 미국의 식민지이며, 언제든지 주변강국의 이익추구를 위하여 희생의 제물이 될수 있는 악조건에 처해 있습니다. 통일 되어 팔천만 겨레가 똘똘 뭉쳐야 주체적으로 살림을 꾸리고 당당한 주권으로 바로 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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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참으로 지난한 과제입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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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시원한 글 잘읽었습니다 분단된 나라에서 건국절 논란이 얼마나 부끄러고 허망한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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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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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
진정한 광복절 기념사를 쓰셨습니다.
구구절절 아프게 공감합니다. 언제쯤 진정한 해방의 그 날을 맞아할지요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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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사람이 사람답게 대접받고 살아가는게 왜 이리도 힘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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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her Eun Kyung Kwak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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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Ji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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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희
좋은 말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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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송
구구절절 옳은 말씀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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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평화를 꿈꾸며 선생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깊고 감사한 글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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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ng Cheol Park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아직 진정한 광복도 해방도 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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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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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un Lee
선생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광복의 의미를 새겨주셔서 감사합니다..백범선생님이 너무 그리워지네요 언제 이땅에 진정한 광복이 올까요 정말 슬퍼집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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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아경
백승종 교수님께서 느끼신 것 처럼 분단과 이로 인해 국가보안법 등으로 인권이 짓밟히고 생명을 잃은 사람들도 있는 슬픔이 공존한다고 김승환 교육감님께서도 글을 올리셨습니다.
https://m.facebook.com/100001300198622/posts/1846236862096302/?notif_id=1534301204764981&notif_t=notify_me&ref=not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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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용
부끄러울따름..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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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호
백범과 인천을 작은 전시로 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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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용
선비의 글... 공유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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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만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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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oung Yoon
따끔한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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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숙
옳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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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jung Sunu
자기 색깔과 뜻을 온전히 간직한 소공동체의 부활과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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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일현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는 말씀!정말로 그리될때야 말로 진정한 광복이라 말할수 있겠지요.독립이 아닌 광복!
 · Reply · 1 y · Edited
박석근
많은 이의 소망이기도 할 겁니다. 다만 이 순수한 염원이, 못된 정치인들의 말 장난에 휘발하게 되거나 망각하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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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공유해요
 · Reply · 1 y
원혜덕
이렇게 정곡을 찌르는 광복절 맞이 글을 써주시다니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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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 Kwan Soo
참된 광복의 의미를 생각토록 해주시는 글 고맙습니다.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과 모두가 평화스럽게 공존하는 그런 날이 오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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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아주 무지랭이만큼 알고 있는 얕은 생각과 지식따위에 깊은 생각과 의미를 갖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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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bsoo Han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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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개인적으로 완전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는데, 무엇보다도 "문화"가 강한 나라가 된다는 것이 어떤의미인가요? 문화도 학술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현재란 어떤 점에서 말씀하시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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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필
구구절절이 가슴에와닿는 글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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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a Baek
깊이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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