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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김현구
Mossgreen22
2017. 1. 3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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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
작가김현구
출판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발매
2016.11.25.
<소개>
『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는 크게 4부로 구성된 책이다. '역사적으로 본 동아시아 세계의 구조', '동아시아 세계와 한반도', '일본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 등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감상>
#01
책 제목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고 답해보자. ‘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 이 질문은 단순해보이지만 정말 다양한 대답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이다. 왜냐하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Q1.나는 일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Q2.나는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Q3.어떤 분야에 대해서 논하는가?
기본적으로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전제되어야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질문에 대한 객관적인 정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차선으로 모두의 공감을 받는 대답도 내놓기 쉽지 않다. 또한 대답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한 사회, 개인, 집단의 답도 언제든지 새로운 사건이나 인식의 변화를 통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역사적 부분에서만큼 한국인들은 정규 교육과 사회화 과정을 통해 일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다수가 공유하고 있다. 다만 이 인식이 때로는 일본과 한국의 현실은 물론 사실관계에 대해 냉정하게 인식하는 것을 가로막는다.
이 책은 ‘김현구’라는 사람이 ‘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볼 수 있다. 고려대학교 사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시고 일본에 건너가 와세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시고 귀국, 고려대학교에서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하신 뒤 퇴임하신 분이다. 일본사, 특히 고대 한일관계사가 주전공으로 삼으시고, 임나일본부에 대한 연구로 꽤 유명하신 분이다. 잠시 책과 상관없는 딴 이야기를 해 보자면, 최근 ‘김현구’교수는 ‘이덕일’이라는 역사학자와 송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 송사는 박유하 교수의 ‘제국의 위안부’ 관련 재판과 더불어 일본에 대한 연구가 사법부의 판단에 맡겨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의 사법부는 2017년 1월 기준으로 두 재판 모두 학문적 연구와 논쟁에서 법적인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 얼핏 보면 바람직한 방향인 것처럼 보이나, ‘친일’이라는 딱지가 붙는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사법부가 어느 정도 정확한 판단을 해줄 필요도 있다고 나는 본다. (나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무엇보다 요즘 사람들은 글을 제대로 읽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정말 진저리날 정도로 글도 안 읽고, 스스로 생각도 하지 않으며 글도 안 쓴다. 주위에 말 안 통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02
책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중국은 통일된 후 주변 국가의 정리에 나섰고, 일본은 분열에서 통일로 들어갈 때 한반도를 침략했다. 이 두가지 사실이 현재 아시아의 중국과 일본간 패권경쟁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의 주변국과의 ‘영토분쟁’, 동북공정을 비롯한 ‘역사분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하나의 중국’이라는 어떠한 타협의 여지를 두지 않는다. 한편 일본은 한반도에 대한 경제적인 침투의 가속화 및 ‘독도 문제’를 걸고 넘어지고 있다. 이러한 두 국가의 세력확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 현재 아시아이고 특히 한반도에서 이러한 충돌이 팽팽하다. 이러한 충돌 사이에서 한국은 현재 딜레마에 빠진 상태이다. 한국의 현재 경제, 안보 구조상 일본, 중국 간 양자택일의 문제로 이를 해결할 수 없다. 여기에 더해 북한, 미국의 존재는 한국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통일된 한국’과 ‘균형외교’는 왕도(王導)이자 부정할 수 없는 원칙이자 정답이다. 그러나 그것을 누가 몰라서 못하는가?
저자가 지적하듯이 한국은 정말 많이 발전하였다. 아직 갈 길이 멀 지 몰라도 역사 속에서 이렇게 한국이 존재감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한국은 확실히 과거보다 많은 선택을 손에 쥔 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선택지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일도 많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우리가 약소국이었다면 적어도 중국이나 일본이 강력하게 외교적인 보복과 압박으로 한반도를 압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더 발전해서 강한 국가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일본과 중국이 압박이 아니라 협상으로 우리를 대할 것이다. 그러한 발전의 과정에서 통일과 개혁이 있어야할 것이고! 그러나 이를 바꾸어 말하면, 현 시점에서 한국은 무언가를 얻으려면 반드시 무언가는 포기해야 된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엇까지는 내줄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 아직 한국 사회에서는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기에 분열된 한반도의 반쪽 안에서도 재차 분열된 상태가 아닌가 싶다.
최근 한일관계의 경색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몇 번이나 이러한 냉각 관계는 있어왔고, 어떠한 계기로 해빙되었다. 박정희 정부 때 체결한 한일협정의 애매함으로 인해 이러한 냉각관계는 한국의 필요 혹은 일본의 필요에 따라 유발되었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해빙되고는 했다. 한국은 그 때마다 미국, 중국 등 중재자나 다른 협상카드를 이용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그러나 최근 한일관계의 경색이 우려되는 것은 현재 한국 정부가 사실상 외교적 협상력이 없는 정부이고, 중국과 미국을 통한 해결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즉 딱히 이를 타개할만한 수는 없는 시점에서 그동안 축적되어 온 한국 국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한일관계가 다시 돌아오기 힘들 정도의 선을 넘어버릴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이다. 박근혜 정부는 그 출범 자체가 박정희 정부와 분리하기 힘들다. 박정희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의 한일협상의 부정적인 측면이 앞으로 한국 정부의 대일외교를 굉장히 어렵게 할 것이다.
중국에 맞선 세력이 한반도를 통일한 예가 없었던 만큼 이제 북한이 한반도를 통일하는 길은 점점 멀어져 가고 있고 한국이 한반도를 통일하는 길은 점점 가까워져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일본의 한반도 침략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된다. ‘일본열도가 분열에서 통일로 들어갈 때 반드시 한반도를 침략했다’는 것이다. 이는 통합된 세력의 불만의 분출구로서 한반도를 택했기 때문이었다.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침략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본 국내사정에 의해서 일어났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는 한국에게는 중국보다는 일본이 더 상대하기 까다로운 나라라고 하 수 있다. 중국은 맞서지만 않으면 침략을 당하지는 않지만, 일본은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관계없이 일본이 분열에서 통일로 들어갈 때 반드시 한반도를 침략했기 때문이다.
#03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신경 쓰이고 많이 생각한 부분은 20세기는 일본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한국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이었다. 정말 그런가? 확실히 20세기는 일본의 시대였다. 제조업의 시대였던 20세기, 일본은 장인정신과 근면함 그리고 치밀한 시스템적 구조로 세계를 이끌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지독한 장기불황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일본의 방식에 의문을 제기되기 시작했다. 창의력과 속도감이 중시되는 21세기에는 일본의 방식이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주장이라고 나는 본다. 확실히 일본은 참으로 고집스러운 국가이다. 어지간해서는 중도포기를 하지 않으며 끝까지 간다. 적당한 예일지 모르겠지만, 일본의 원자력에 대한 집착은 참 징하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폭탄을 맞았고, 동일본대지진으로 현재까지도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겪으면서도, 지독하게 원자력을 포기하지 않은 채 집착하다 이번에 일본의 주요 기업도시바가 원자력 발전소 문제로 회사가 넘어갈 위기를 처하는 것을 보면 저게 도대체 무슨 오기인가도 싶다. 그러나 이러한 고집스러움 역시 일본의 힘이다. 최근 노벨과학상의 수상, 특허 기술의 보유 등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세웠으면 일단 끝까지 밀어붙이는 일본의 시스템은 분명 배울 점도 있다. (여기에 더해 일본은 오랜 기간동안 국제사회에서, 특히 서구권에서 자국의 이미지 향상에 막대한 투자를 해 왔다. 해외유학생의 유치, 문화외교 등 일본은 보이지 않은 자산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21세기가 한국의 시대가 될 것인가? 글쎄...그것을 논하기에 아직 너무 이르지 않은가 싶다.
#04
최근 일본의 행보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우려하는 한국인이 많다. 일본의 독도, 역사 문제에 대한 발언와 정책은 날로 더 과격해지고 있으며, ‘보통국가화’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군사대국의 길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나 역시 걱정스럽다. 그러나 다른 책의 감상문에서 몇 번이나 언급했지만, 이것은 일본의 지배층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추진해 온 자연스러운 행보이다. 냉정하게 한국은 이러한 일본의 행보를 막을 수단은 없다. 그렇다고 전세계가 각자도생의 시대에 들어선 현 시점에서 이를 공동으로 대처하는 것도 기대하기 힘들다. 일본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결국 남은 답은 하나다. 한국 역시 변해야 된다. 기존까지의 한일 관계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질문이 바로 ‘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가 아닌가 싶다. 물론 쉬운 질문은 아니다. 나 역시 아직 이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난 많이 읽고, 생각하고 써 보면서 그 답을 진지하게 찾아볼까 한다.
P.S.
중간중간 개인적인 경험담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그렇다고 하더라’식의 부분은 조금 거슬린다.
#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
<소개>
『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는 크게 4부로 구성된 책이다. '역사적으로 본 동아시아 세계의 구조', '동아시아 세계와 한반도', '일본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 등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감상>
#01
책 제목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고 답해보자. ‘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 이 질문은 단순해보이지만 정말 다양한 대답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이다. 왜냐하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Q1.나는 일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Q2.나는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Q3.어떤 분야에 대해서 논하는가?
기본적으로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전제되어야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질문에 대한 객관적인 정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차선으로 모두의 공감을 받는 대답도 내놓기 쉽지 않다. 또한 대답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한 사회, 개인, 집단의 답도 언제든지 새로운 사건이나 인식의 변화를 통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역사적 부분에서만큼 한국인들은 정규 교육과 사회화 과정을 통해 일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다수가 공유하고 있다. 다만 이 인식이 때로는 일본과 한국의 현실은 물론 사실관계에 대해 냉정하게 인식하는 것을 가로막는다.
이 책은 ‘김현구’라는 사람이 ‘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볼 수 있다. 고려대학교 사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시고 일본에 건너가 와세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시고 귀국, 고려대학교에서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하신 뒤 퇴임하신 분이다. 일본사, 특히 고대 한일관계사가 주전공으로 삼으시고, 임나일본부에 대한 연구로 꽤 유명하신 분이다. 잠시 책과 상관없는 딴 이야기를 해 보자면, 최근 ‘김현구’교수는 ‘이덕일’이라는 역사학자와 송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 송사는 박유하 교수의 ‘제국의 위안부’ 관련 재판과 더불어 일본에 대한 연구가 사법부의 판단에 맡겨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의 사법부는 2017년 1월 기준으로 두 재판 모두 학문적 연구와 논쟁에서 법적인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 얼핏 보면 바람직한 방향인 것처럼 보이나, ‘친일’이라는 딱지가 붙는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사법부가 어느 정도 정확한 판단을 해줄 필요도 있다고 나는 본다. (나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무엇보다 요즘 사람들은 글을 제대로 읽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정말 진저리날 정도로 글도 안 읽고, 스스로 생각도 하지 않으며 글도 안 쓴다. 주위에 말 안 통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02
책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중국은 통일된 후 주변 국가의 정리에 나섰고, 일본은 분열에서 통일로 들어갈 때 한반도를 침략했다. 이 두가지 사실이 현재 아시아의 중국과 일본간 패권경쟁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의 주변국과의 ‘영토분쟁’, 동북공정을 비롯한 ‘역사분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하나의 중국’이라는 어떠한 타협의 여지를 두지 않는다. 한편 일본은 한반도에 대한 경제적인 침투의 가속화 및 ‘독도 문제’를 걸고 넘어지고 있다. 이러한 두 국가의 세력확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 현재 아시아이고 특히 한반도에서 이러한 충돌이 팽팽하다. 이러한 충돌 사이에서 한국은 현재 딜레마에 빠진 상태이다. 한국의 현재 경제, 안보 구조상 일본, 중국 간 양자택일의 문제로 이를 해결할 수 없다. 여기에 더해 북한, 미국의 존재는 한국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통일된 한국’과 ‘균형외교’는 왕도(王導)이자 부정할 수 없는 원칙이자 정답이다. 그러나 그것을 누가 몰라서 못하는가?
저자가 지적하듯이 한국은 정말 많이 발전하였다. 아직 갈 길이 멀 지 몰라도 역사 속에서 이렇게 한국이 존재감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한국은 확실히 과거보다 많은 선택을 손에 쥔 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선택지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일도 많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우리가 약소국이었다면 적어도 중국이나 일본이 강력하게 외교적인 보복과 압박으로 한반도를 압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더 발전해서 강한 국가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일본과 중국이 압박이 아니라 협상으로 우리를 대할 것이다. 그러한 발전의 과정에서 통일과 개혁이 있어야할 것이고! 그러나 이를 바꾸어 말하면, 현 시점에서 한국은 무언가를 얻으려면 반드시 무언가는 포기해야 된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엇까지는 내줄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 아직 한국 사회에서는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기에 분열된 한반도의 반쪽 안에서도 재차 분열된 상태가 아닌가 싶다.
최근 한일관계의 경색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몇 번이나 이러한 냉각 관계는 있어왔고, 어떠한 계기로 해빙되었다. 박정희 정부 때 체결한 한일협정의 애매함으로 인해 이러한 냉각관계는 한국의 필요 혹은 일본의 필요에 따라 유발되었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해빙되고는 했다. 한국은 그 때마다 미국, 중국 등 중재자나 다른 협상카드를 이용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그러나 최근 한일관계의 경색이 우려되는 것은 현재 한국 정부가 사실상 외교적 협상력이 없는 정부이고, 중국과 미국을 통한 해결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즉 딱히 이를 타개할만한 수는 없는 시점에서 그동안 축적되어 온 한국 국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한일관계가 다시 돌아오기 힘들 정도의 선을 넘어버릴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이다. 박근혜 정부는 그 출범 자체가 박정희 정부와 분리하기 힘들다. 박정희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의 한일협상의 부정적인 측면이 앞으로 한국 정부의 대일외교를 굉장히 어렵게 할 것이다.
중국에 맞선 세력이 한반도를 통일한 예가 없었던 만큼 이제 북한이 한반도를 통일하는 길은 점점 멀어져 가고 있고 한국이 한반도를 통일하는 길은 점점 가까워져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일본의 한반도 침략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된다. ‘일본열도가 분열에서 통일로 들어갈 때 반드시 한반도를 침략했다’는 것이다. 이는 통합된 세력의 불만의 분출구로서 한반도를 택했기 때문이었다.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침략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본 국내사정에 의해서 일어났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는 한국에게는 중국보다는 일본이 더 상대하기 까다로운 나라라고 하 수 있다. 중국은 맞서지만 않으면 침략을 당하지는 않지만, 일본은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관계없이 일본이 분열에서 통일로 들어갈 때 반드시 한반도를 침략했기 때문이다.
#03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신경 쓰이고 많이 생각한 부분은 20세기는 일본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한국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이었다. 정말 그런가? 확실히 20세기는 일본의 시대였다. 제조업의 시대였던 20세기, 일본은 장인정신과 근면함 그리고 치밀한 시스템적 구조로 세계를 이끌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지독한 장기불황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일본의 방식에 의문을 제기되기 시작했다. 창의력과 속도감이 중시되는 21세기에는 일본의 방식이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주장이라고 나는 본다. 확실히 일본은 참으로 고집스러운 국가이다. 어지간해서는 중도포기를 하지 않으며 끝까지 간다. 적당한 예일지 모르겠지만, 일본의 원자력에 대한 집착은 참 징하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폭탄을 맞았고, 동일본대지진으로 현재까지도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겪으면서도, 지독하게 원자력을 포기하지 않은 채 집착하다 이번에 일본의 주요 기업도시바가 원자력 발전소 문제로 회사가 넘어갈 위기를 처하는 것을 보면 저게 도대체 무슨 오기인가도 싶다. 그러나 이러한 고집스러움 역시 일본의 힘이다. 최근 노벨과학상의 수상, 특허 기술의 보유 등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세웠으면 일단 끝까지 밀어붙이는 일본의 시스템은 분명 배울 점도 있다. (여기에 더해 일본은 오랜 기간동안 국제사회에서, 특히 서구권에서 자국의 이미지 향상에 막대한 투자를 해 왔다. 해외유학생의 유치, 문화외교 등 일본은 보이지 않은 자산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21세기가 한국의 시대가 될 것인가? 글쎄...그것을 논하기에 아직 너무 이르지 않은가 싶다.
#04
최근 일본의 행보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우려하는 한국인이 많다. 일본의 독도, 역사 문제에 대한 발언와 정책은 날로 더 과격해지고 있으며, ‘보통국가화’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군사대국의 길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나 역시 걱정스럽다. 그러나 다른 책의 감상문에서 몇 번이나 언급했지만, 이것은 일본의 지배층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추진해 온 자연스러운 행보이다. 냉정하게 한국은 이러한 일본의 행보를 막을 수단은 없다. 그렇다고 전세계가 각자도생의 시대에 들어선 현 시점에서 이를 공동으로 대처하는 것도 기대하기 힘들다. 일본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결국 남은 답은 하나다. 한국 역시 변해야 된다. 기존까지의 한일 관계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질문이 바로 ‘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가 아닌가 싶다. 물론 쉬운 질문은 아니다. 나 역시 아직 이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난 많이 읽고, 생각하고 써 보면서 그 답을 진지하게 찾아볼까 한다.
P.S.
중간중간 개인적인 경험담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그렇다고 하더라’식의 부분은 조금 거슬린다.
#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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