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4

알라딘: 생태주의 역사강의 - 근대와 국가를 다시 묻는다



알라딘: 생태주의 역사강의 - 근대와 국가를 다시 묻는다
생태주의 역사강의 - 근대와 국가를 다시 묻는다 l 한티재 교양문고 1

백승종 (지은이) | 한티재 | 2017-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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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티재 교양문고 1권.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으로 제52회 한국출판문화상을, <금서, 시대를 읽다>로 2012년 한국출판학술상을 수상하면서 독자와 학계의 호응을 받았던 백승종 교수. 이 책 <생태주의 역사강의>는 '근대'와 '국가'라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주류 역사연구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실천적 지식인으로서 저자의 문제의식을 집약한 저작이다.

저자는 근대역사학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생태주의'를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한다. '생태적 전환'은 인간의 탐욕에 의한 생태계의 착취를 중단하려는 시도이다. 그리하여 구성원 모두에게 평화를 선사하고, 생태적 존재로서 본성의 회복을 촉구한다.

이러한 생태주의 역사관을 바탕으로 저자는 일곱 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녹색의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다시 쓰자는 제언, 역사 국정교과서 문제의 전초가 되었던 '교학사 한국사교과서'의 근본 문제, '소농'을 중심으로 본 갑오동학농민혁명 이야기, 박정희 시대에 대한 생태주의적 비판 등, 동서고금의 역사를 누비는 일곱 개 강의를 통해 저자는 '생태주의'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해 역사와 현실을 보는 새로운 시야를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강의를 시작하며

제1강 나는 왜 ‘생태주의 역사가’가 되었나
제2강 녹색의 관점에서 역사를 다시 쓰자
제3강 생태주의와 한국사
제4강 갑오동학농민혁명과 소농
제5강 박정희 시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제6강 ‘4대강’과 ‘후쿠시마’의 비극을 넘어
제7강 민주정치의 역사와 그리스의 위기
제8강 ‘브렉시트’를 보는 역사의 눈

참고문헌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17년 5월 11일자





저자 : 백승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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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생태주의 역사강의>,<조선의 아버지들>,<글쓰기의 힘> … 총 26종 (모두보기)
소개 :
청년시절 독일에 유학하여 유럽사, 중국학, 지리학, 인류학 등을 폭넓게 공부해, 튀빙겐대학교 문화학부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국내외 여러 대학에서 가르쳤다. 튀빙겐대학교 한국학과 교수로 시작하여, 서강대학교 사학과 교수, 베를린자유대학교 한국학과 임시학과장, 경희대학교 초빙교수, 보훔대학교 한국학과장 대리 등을 지냈다. 프랑스 국립사회과학원 및 독일 막스플랑크역사연구소에서도 초빙교수로 연구와 강의에 전념했다. 건국대학교 사학과, 충남 홍성의 풀무학교 및 영등포의 하자센터에서도 좋은 학생들을 많이 만났다. 지금은 한국기술교육...








한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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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지방자치 새로고침>,<시대의 끝에서>,<편향의 곧은 나무>등 총 69종
대표분야 : 환경/생태문제 9위 (브랜드 지수 9,950점), 한국사회비평/칼럼 15위 (브랜드 지수 8,128점)

추천도서 : <한국 탈핵>
영화 「판도라」의 총괄자문을 맡았던 김익중 교수의 저서. 도서출판 한티재를 대표하는 책이다. 경주를 비롯한 동해안에서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시민들, 전 세계에서 국토면적당 가장 많은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끔찍한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안전과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 한국 탈핵은 가능하며, 세계가 이미 그 길로 가고 있다. 대한민국 모든 시민들을 위한 탈핵 교과서.

변홍철 (편집장)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으로 제52회 한국출판문화상을, 『금서, 시대를 읽다』로 2012년 한국출판학술상을 수상하면서 독자와 학계의 호응을 받았던 백승종 교수. 이 책 『생태주의 역사강의』는 ‘근대’와 ‘국가’라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주류 역사연구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실천적 지식인으로서 저자의 문제의식을 집약한 저작이다.
저자는 근대역사학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생태주의’를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한다. ‘생태적 전환’은 인간의 탐욕에 의한 생태계의 착취를 중단하려는 시도이다. 그리하여 구성원 모두에게 평화를 선사하고, 생태적 존재로서 본성의 회복을 촉구한다.
이러한 생태주의 역사관을 바탕으로 저자는 일곱 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녹색의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다시 쓰자는 제언, 역사 국정교과서 문제의 전초가 되었던 ‘교학사 한국사교과서’의 근본 문제, ‘소농’을 중심으로 본 갑오동학농민혁명 이야기, 박정희 시대에 대한 생태주의적 비판,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후쿠시마’ 사고의 비극을 통해 성찰하는 문명사적 전환의 필요성, 그리스 재정 위기 사태와 민주주의의 문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싼 문제 등, 동서고금의 역사를 누비는 일곱 개 강의를 통해 저자는 ‘생태주의’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해 역사와 현실을 보는 새로운 시야를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연구실에 갇힌 아카데미즘을 거부하고, 정의로우며 지속가능한 민주적 생태공동체를 일구기 위해 함께 ‘실천’할 것을 호소하는 저자의 목소리가 절박하다.

“한 사람의 역사가로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실천하는 역사학자 백승종 교수가
파국에 직면한 우리 삶과 생태계 앞에 던지는 질문과 제언

‘근대’와 ‘국가’의 질곡을 넘어
공생공존의 ‘생태적 전환’을 향한 새로운 역사학의 관점

이 책의 저자인 원로 역사학자 백승종 교수는 “시민과 함께 역사를 되새기는 작업이 곧 학문의 실천”이라고 말한다. 그가 신문 칼럼을 열심히 쓰고, 방송과 공개 강연을 통해 역사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작업에 정성을 쏟아온 이유이다. 이러한 저자의 ‘실천’은 이미 전작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으로 제52회 한국출판문화상을, 『금서, 시대를 읽다』로 2012년 한국출판학술상을 수상하면서 독자와 학계의 호응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저자가 1990년대부터 전력을 기울여 온 ‘미시사’ 연구가 마침내 ‘생태적 전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것, 그리고 ‘생태주의 역사가’로서 역사연구와 우리 현실에 던졌던 메시지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었다.

이 책 『생태주의 역사강의』는 그동안 본격적으로 설파하지 못했던 저자의 역사관, 즉 ‘근대’와 ‘국가’라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주류 역사연구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생태주의 역사가’로서 문제의식을 집약한 의미 있는 저작이다.

이 책의 서문 「강의를 시작하며」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한 사람의 역사가로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하며 인간의 역사를 순수 학문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을까? 이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굴절과 오욕으로 점철된 역사 앞에서 중립이란 존재할 수 없다. 부족하나마 자신의 관점과 의지를 따라 역사를 서술하는 것, 이는 그 자체로서 하나의 실천이며 행동이다.”

‘근대’와 ‘국가’의 이데올로기를 넘어

저자는 근대역사학의 공과를 곰곰이 따져, 그 한계를 다음과 같은 비판한다.

첫째, 근대에 이르러 역사학은 실증적 과학임을 선포했으나, 실상은 그에 부합하지 못했다. 특히 ‘근대역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랑케의 이론은 근대국민국가의 정치적 이념을 합리화한 데 그치고 말았다. 그런데 아직도 랑케가 창시한 근대역사학의 전통을 신봉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였던 ‘한국사 국정교과서’ 문제 역시 이러한 근대역사학이 지닌 문제점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둘째, 근대역사학의 또 다른 문제점은 일직선적 진보사관을 맹신한다는 점이다. 근대역사학은 과학만능의 신화를 퍼뜨리며, 산업화를 적극 찬양했다. 또 근대역사학의 이데올로기는 경제지상주의에 편승하여 무한경쟁을 정당화하고 부추겼다. 오늘날 대다수 시민들이 낙오자로 전락하게 된 데는 근대역사학의 잘못이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근대역사학의 부정적인 유산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저자는 ‘생태주의’를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한다.

공생공존을 위한 ‘생태적 전환’

저자는 생태주의의 지향점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첫째, 생태주의 사회는 근대국민국가의 틀에서 벗어나기를 꾀한다. 생태주의는 일체의 폭력과 전쟁을 근원적으로 배제하며, 구성원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연대가 한층 강화된 사회를 이룩하고자 한다.

둘째, 생태주의 사회는 경제지상주의를 거부하고, 분배의 정의를 강조하는 사회이다. 생태주의자들은 ‘기본소득’의 배당을 당연한 권리로 인식하며, 불평등한 현재의 사회구조가 크게 바로잡히고, 품위 있는 생활이 보장되는 사회를 지향한다.

셋째, 생태주의자들은 새로운 문화를 건설하고자 한다. 중심과 주변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공동체의 기능을 강화하려 한다. 또한 개인과 단체의 독립과 자립을 꿈꾸면서도, 연대와 협력을 여러 층위에서 강화하려고 노력한다.

‘생태주의 역사가’의 일곱 개 강의

이러한 생태주의 역사관을 바탕으로 저자는 일곱 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첫 강의는 녹색의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다시 쓰자는 일종의 제언이다. 학교에서 역사시간에 우리가 배운 역사에 어떤 함정이 있는지, 생태적 관점에서 보면 어떻게 다른지를 밝힌다.

둘째 강의에서는 연전에 정부가 주도한 한국사교과서(교학사 발행)의 근본적인 문제를 파헤친다. 결국 이 사건은 지금도 진행 중인 역사 국정교과서 사건으로 비화되었다. 바람직한 역사교육은 과연 어떤 것인지 다함께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셋째는 동학 이야기이다. 갑오동학농민혁명의 주체가 ‘소농’이었으며, 혁명의 모든 과정에는 그들의 뜻이 반영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소농의 조직과 연대가 역사적 사건의 토대였다는 해석이다. 동학에 관한 일반적인 서술과 달리 소농의 역할에 초점을 두었고, 그들을 역사적 행위의 주체로 인식한 점, 나아가 그들의 ‘생존전략’을 파악하려 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넷째는 한국근현대사를 논의할 때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가장 큰 쟁점, 즉 박정희의 경제개발을 해부한다. 특히 생태주의의 관점에서 박정희와 그의 시대를 재평가한다.

다섯째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이다. 아울러 ‘후쿠시마’ 사고의 비극을 떠올리며, 문명사적 전환이 얼마나 절실히 요구되는지를 호소한다.

여섯째는 시선을 바깥으로 돌려, 극도의 재정위기로 곤경에 빠진 그리스 사태를, 그리스 현지 여행을 통해 관찰하고 분석한다. 인류에게 민주주의의 이상을 불어넣었던 그리스가 왜 이런 절망적인 사태를 맞게 되었는지를 역사학자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유럽연합의 내적 분열과 국가 간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한 것이 다름 아닌 신자유주의임을 밝힌다.

끝으로, ‘브렉시트’ 곧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싼 여러 문제를 다룬다. 자국의 이익만 고집하는 ‘국가/민족주의의 재등장’의 문제로 보는 시각을 넘어, 긴 역사적 흐름 속에서 형성된 유럽 각국의 상이한 정치관행과 가치관, 그것이 회원국 간의 갈등과 대립을 어떻게 고조시켰는지를 꼼꼼히 분석한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누비는 일곱 개 강의를 통해 저자는 ‘생태주의’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해 역사와 현실를 보는 새로운 시야를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생태적 전환’은 인간의 탐욕에 의한 생태계의 착취를 중단하려는 시도이다. 그리하여 구성원 모두에게 평화를 선사하고, 생태적 존재로서 본성의 회복을 촉구한다.

연구실에 갇힌 아카데미즘을 거부하고, 정의로우며 지속가능한 민주적 생태공동체를 일구기 위해 함께 ‘실천’할 것을 호소하는 저자의 목소리에 독자들이 귀를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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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주의 역사강의 knulp ㅣ 2017-08-02 ㅣ 공감(19) ㅣ 댓글 (0)
역사가 과거의 것만 연구하는 데 그친다면 그 역사는 반쪽짜리 의미밖에 구하기 힘들다. 과거에 매몰되어 그 속에서 허우적 거린다면 내가 밟고 서 있는 이땅에서의 존재 의미가 사라진다. 비록 과거를 연구하만 역사 연구는 현재와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 어떤 연구자는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할 때 역사학의 의미가 생겨나지 않을까?

그렇다고 모든 역사 연구에서 현재적 의미를 찾기란 쉽지 않다. 나같은 일반 독자에겐 적잖이 부담스런 일이다. 그러니 그런 준비가 된 책을 골라 읽는 일이 독자들에게는 좋을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책을 읽었다.

우선 한국 사학계에서 생소하기 짝이 없는 ‘생태주의‘ 역사학이란 용어가 등장했다. 여전히 한국 사학계는 대부분의 연구 주제는 대체로 한정되어 있다. 포스트모던의 영향으로 일부 다르게 보기를 시도하는 소장학자들도 있지만 주류는 여전히 정치사다. 여기에 저자 백승종은 반기를 든다. 물론 정치의 영역이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는 현재의 관점에서 한국과 세계의 위기는 과잉 자본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하며 시야를 돌리기를 주문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생태주의 역사학이 등장하게 된다. 즉 녹색의 관점에서 역사학을 다시 쓰자는 것이다. 주류에 대한 반발이라기 보다 완전히 다른 흐름의 개척인 셈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동학농민운동과 박정희 시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왜 박정희 시대가 비판받아야 하는지, 동학농민운동은 다시 조명받아야 한는지 그는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생태적 시각은 이명박 정권 최악의 선택인 4대강사업과 일본의 후쿠시마 비극에 까지 이른다. 결국 자본주의의 과잉은 자연 생태계에 씻기 힘든 생채기를 남겼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 인류적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자연스레 탈핵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생태적 시각에서 봤을 때 인간의 넘치는 욕망이 불러온 참사는 수용하기 힘든 일이다.

독자인 내게 신선하게 다가온 부분은 책의 7, 8강이다. 저자는 한국사에게 뚜렷한 족적을 남긴 학자이지만 그의 시야는 한국을 넘어 있다. 그가 비록 독일에 유학한 적이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 역사가의 입장에서 그리고 생태주의자 입장에서 신자유주의의 폐해와 서구중심적 시각을 비판한다. 이것은 다름 아닌 자본주의 문제의 연장 선상이다. 저자의 시각이 지나치게 좌편향적이라 비판할 수 있겠으나 이는 옳지 못한 지적이다. 저자의 관점은 분명 인간 중심이요 환경 중심이다.

한국사학자가 한국인의 시각으로 세계사를 본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서구의 관점에서 서구를 바라보는 시각에 익숙해 있었다. 자세히 보면 언론 역시도 서구의 시각을 소개하는 데 그칠 뿐이다. 나아가 한국의 많은 서양사학자들도 이런 일에는 게으르지 않았나 생각된다. 물론 학문 연구에 치중하느라 이런 일에 소홀했을 수도 있겠으나 서구를 잘 아는 전문가로서 역사학에 바탕을 둔 그들의 특화된 시각을 독자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소개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어쩌면 일반 독자들에게 이 책은 생경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에 물든 우리는 생태주의를 머리로만 이해하고 있는 데다 어려운 역사학까지 붙여 놓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내용은 그렇게 고리타분하거나 현학적이지 않다. 오히려 저자의 일관된 입장을 따라가다보면 새로운 세계관이나 역사관을 가지는 데 적잖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을 읽으면 이를 이해할 것이다.

˝객관적이고 중립저긴 태도를 견지하며 인간의 역사를 순수 학문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을까? 이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굴절과 오욕으로 점철된 역사 앞에서 중립적이란 존재할 수 없다. 부족하나마 자신의 관점과 의지를 따라 역사를 서술하는 것, 이는 그 자체로서 하나의 실천이며 행동이다.˝(10쪽)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머리에 맴돈 것이 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는 이란성 쌍생아 아닐까 하는 점이다. 서로 다른 듯하지만 닮은. 둘 다 경제중심적이고 물질만능을 추구하며 비환경적 이론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생태적 전환은 당면 과제일지 모른다.

새로운 시대의 역사학 낮에뜬별 ㅣ 2017-07-24 ㅣ 공감(1) ㅣ 댓글 (0)


'생태주의'와 '역사'라는 말이 붙어있으니 꽤나 낯설다. 비록 소수정당에 불과하지만 '녹색당'까지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의) 역사학은 생태주의에 관심이 현저히 적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상당히 급진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총 7개의 세부 주제로 나누어 강의 형식으로 서술하는데, 특히 역사교과서를 다룬 부분을 읽는 대부분의 한국사 전공자들은 불편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총체적으로 말해, 우리 역사교과서에는 각종 분야에서 산업회를 지향한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고 기술한다. (48쪽)




이를 통해[검인정 역사 교과서를 통해] 역사가들은 한국 국민 모두에게 공통된 역사의 기억을 강요하고, 이로써 국가공동체의 영속을 도모한다. 나는 이것을 학문적 권위주의에 토대한 일종의 지적 폭력이라 생각한다. (63쪽)




현대 한국처럼 자국사의 교육목표를 '국민통합' 또는 '민족통합'에 둘 경우, 이러한 문제점은 필연적이다. (73쪽)


즉, 최근 역사교과서를 두고 벌어진 문제를 생태주의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똑같은 틀 속에서 싸우고 있는 셈이 된다. 극우/뉴라이트 계열의 역사관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과 전선을 이루며 싸웠던 역사가들 또한 발전주의를 지향하는 역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사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마르크스주의의 시각으로 역사를 본다고 해도, 결국 국가 중심의 발전주의인 것은 마찬가지이다(물론 이런 비판이 현실에서 발생한 분명한 문제점과 쟁점을 흐리기 위함은 아니다).




잠시 생각해보면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우리가 배워왔던 교과서를 떠올려보라. 단군시대부터 시작하여 조선 후기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는 줄곧 발전을 거듭해왔다는 것이 기본적인 '국사'의 내러티브다. 안타깝게도 식민지 경험을 하긴 했지만, 그 이후의 경제 발전 혹은 민주화는 일관적인 발전의 노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리하여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는 어디인가? 수천 년을 발전해왔는데 고작 이거라면, 지금 우리가 행복하지 못하다면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더 이상 개발과 발전이 절대선이 될 수 없는 시대에, 역사를 보는 시각도 이제는 달라져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이 책에서 제시하는 생태주의적 관점에 역사가들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꼭 생물이나 자연, 환경을 다루어야만 생태주의적인 관점은 아니다. 이전까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착취해오던 것들, '대의'를 위해 희생을 강요해왔던 것들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재현하기 위한 방법론을 고민하는 것. 그 또한 생태주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더 이상 지방을 중앙의 식민지로 간주하는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 시민에게 국가와 민족의 발전을 위한 희생을 은연 중 강요해서도 안 된다. (49쪽)




이전에 발표한 글들을 수정하여 낸 책이라 뒷 부분의 유럽 이야기는 조금 아쉽기도 하다. 분명 중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또 중요한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책이 책이니만큼 그것이 조금 더 생태주의와 밀접한 거리를 유지한 채로 서술되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생태주의적 역사는 이제 시작 단계이니 이런저런 시도가 중요할 것 같다. 저자가 이 책의 밖에서 주장했던 '사랑의 역사'가 생태주의적 관점과 결합된다면 또 어떠한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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