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전교조는 가짜 진보"
주경복 "시민후보인 내가 적임자"[서울시교육감 선거] '맞장토론' 나선 이인규·주경복 후보
08.07.24
송주민(jmseria)
▲ 오마이뉴스와 참여연대가 주최한 서울시교육감 후보 초청토론회가 23일 오후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후보 6인 중 기호 5번 이인규 후보와 기호 6번 주경복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김정인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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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치러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중도개혁'을 표방하고 출마한 이인규 후보와 '진보'를 내세운 주경복 후보가 1대1 '맞장토론'을 벌였다. 입시경쟁·줄 세우기 교육에 대한 비판적 시각 등 두 후보의 주장은 얼핏 보기에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두 후보의 주장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예컨대 평준화 정책에 대해 이 후보는 학부모와 학생의 '학교 선택권'에 방점을 둔 반면 주 후보는 '쏠림현상'을 막기 위한 각 지역 학교의 고른 발전에 중점을 뒀다. 교원 인성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교원 집단을 제어할 수 있는 학부모·학생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주 후보는 교원 재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특히 이 후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을 "교육계에서 한국교총과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또 하나의 기득권층"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전교조의 지지를 받고 있는 주 후보를 직접 겨냥하는 말을 계속 쏟아냈다. 이에 대해 주 후보는 "나는 교수 3단체와 1300여명의 시민들에게 추천을 받고 나온 시민후보"라며 "보수언론처럼 전교조 후보로 몰아붙이며 트집 잡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고 되받아쳤다.
이날 토론은 23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서울시교육감 후보에게 듣는다'(주최: 참여연대·오마이뉴스)란 주제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모든 후보에게 공문을 보냈으나 두 후보만 참석해 '본의 아니게' 맞장토론 형식으로 열리게 됐다.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한 두 후보의 주장을 정리해봤다.
[자사고 대안] 대안형 공립학교냐, 창의형 자율학교냐
▲ 주경복 서울시교육감 후보(기호 6번)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오마이뉴스·참여연대 공동주최 서울시교육감 후보 초청토론회에 참석해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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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복 후보는 일반 고등학교와 현행 공교육을 극복하고자 설립된 대안학교의 장점을 섞은 '대안형 공립학교' 신설을 특목고와 자사고 대안으로 제시했다.
주 후보는 "지금 일반고교는 너무 입시교육에 억눌려 제대로 운영이 안 되고 있다"며 "결국 학원에 가는 것도 입시경쟁 교육이기 때문에 나는 대안형 공립학교를 점차 도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안학교의 운영 방식을 일반고교에도 뿌리내려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대안형 공립학교 운영이 보편화된 후에는 시행범위를 넓혀 모든 공립·사립학교에도 대안학교에서 누리는 교육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대안학교의 장점과 일반학교의 장점이 상승적으로 융합돼 서울의 학교, 나아가 우리교육 전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학교가 교육과정을 스스로 짜고, 학교간의 경쟁도 유도할 수 있는 '창의형 자율학교'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창의형 자율학교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자사고와는 전혀 다르다"며 "자사고는 귀족학교이나 자율학교는 전액 국가지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 "무시험 추천제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입시광풍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후보는 "이 방안을 두고 전교조와 나 사이에 많은 논쟁이 있었고, 전교조는 이를 신자유주의적인 제도라고 폄하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헌법에 보장된 교육과 학교의 선택권을 전교조는 부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준화] 주 "당분간 고교배정 유지" vs. 이 "학교 선택권 제공해야"
두 후보는 평준화제도에 대해서도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특히 학부모와 학생의 학교 선택권에 대해 주 후보는 "국내 입시구조상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고, 이 후보는 "학교 선택권은 이제 제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주 후보는 "평준화라 하더라도 교육활동 자체는 창의적이어야 한다"며 "평준화가 마치 하향평준화를 의미하는 것처럼 돼 버렸는데 이는 잘못된 개념정의에서 유발된 것이며 실제 진보개혁진영이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이 부족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 후보는 "교육은 균등해야 하고, 또한 아이에 따라 다양하게 제공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으나 현재 우리사회의 날선 입시구조 상황을 고려했을 때 고교추첨제는 당분간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학교 선택권을 준다면 특정 지역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 한국교육 전체가 정상화되기 전에는 과도기적인 차원에서 평준화 고교배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 후보는 "우선적으로는 어느 지역에서 어느 학교에 배정되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모든 학교에 대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때문에 대안형 공립학교가 계속 확대돼야 하며, 이것이 보편화되어 지역 간 쏠림현상이 해결되면 그때 가서는 학교 선택제 등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는 "평준화 도입의 취지는 고교입시 부활을 막겠다는 의미와 학교선택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2가지 의미"라고 전제한 뒤, "전자는 인정하나 후자인 학교선택권은 이제는 제고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단지 교원이 경쟁하기 싫어 학교 선택권을 막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는 "학부모의 기본권을 인정해 선택 권한을 주겠다는 것은 결코 신자유주의적인 제도가 아니"라며 "72년부터 지속된 평준화 제도도 이제 창조적으로 승화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내가 주장하는 창의형 자율학교가 생기면 자체 학교가 정한 선발기준에 따라 학생들을 뽑게 되고, 이렇게 되면 입시부활 측면에서의 평준화시스템은 여전히 유지되고, 학교선택을 하지 못하게 한 후자의 평준화는 재조정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공방] 이 "전교조는 기득권 세력" vs. "주 "나는 시민후보"
▲ 이인규 서울시교육감 후보(기호 5번)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오마이뉴스·참여연대 공동주최 서울시교육감 후보 초청토론회에 참석해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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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토론 내내 작심한 듯 전교조를 향해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전교조를 "교육계의 양대 기득권 세력"이라 규정하고, '주 후보는 전교조가 미는 후보'라는 공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주 후보는 "정략적 공세보다 정책을 중심으로 지지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 후보는 "나는 주로 학부모와 일반시민을 중심으로 한 중도개혁노선을 취하며 일 해왔고, 주 후보는 주로 교원단체 입장에서 일했던 전략이 있다"고 말하며 주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특히 이 후보는 "현 교육계는 한국교총으로 대변되는 수구·보수 세력과 진정한 진보인지 의심되는 전교조로 이뤄지는 교육위원회가 책임을 나눠 일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며 "현 교육감은 이명박 정부의 시장자율화 기조를 내세우며 기득권 유지를 제창하고 있고, 또 하나의 기득권 세력으로서 한 분 후보(주경복)가 옆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이 발언은 반 이명박 노선을 뚜렷이 드러냄과 동시 전교조의 지지를 받고 있는 주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이 후보는 "이제 학부모와 학생을 중심으로 양대 교육 축을 없애는 교육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며 "직선에 의해 뽑히는 교육감이니 만큼 양대 교육 단체가 반분하는 헤게모니를 타파하고 주민에 의한 교육자치가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 후보는 "교육자를 뽑는 선거이니 정략적 공세보다 자신이 가진 정책을 발표해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함에도 보수언론에서 말하듯 나를 무조건 '전교조 후보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되받아쳤다.
이어 "전교조 교사들이 나를 지지하고 있고, 조직 내부에서 지지결의를 했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전교조의 공식적인 지원을 받은 적은 없다"며 "나는 30~40개의 일반 시민단체의 후보 추천과 교수 3단체의 공식적인 추대, 그리고 1300여명의 시민들이 지지선언에 의해 선거에 나온 시민후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대호
57 m ·
교육 정책은 연결된 부분이 참 많습니다. 산업및 사회의 요구, 인구구조와 노동시장, 국가규제와 재정, 과학기술, 지방자치분권 등.
살면서 보니
경제학을 바탕으로 현실을 분석하는 분들이 대체로 거시적인 접근을 잘합니다. 비용 대비 편익(효율) 혹은 투입 대비 산출, 소비자(학생 학부모 기업 등)의 선택권과 공급자 경쟁 등. 그 과정에서 인구급감=적령(학령)인구 급감 문제, 대학교육의 기대 수익율, 과학기술혁명(디지털화와 4차산업혁명), 학교 교육의 적실성, 학교/교사 구조조정 문제 등을 짚습니다.
그런데 교육학자들이나 교사들은 주로 학교의 본질, 교육의 목표와 효율, 교육 거버넌스(교육 자치) 문제를 중심으로 접근합니다.
대선판에서 교육 문제는 계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리긴 아깝고, 먹자니(정치적 이득을 보려니) 먹을게 없다는 얘깁니다.
대선 주자들의 교육 관련 발언을 모아봤습니다. 홍준표, 윤희숙은 전교조 때려잡겠다는 공약이 간판 공약의 하나입니다. 최재형, 박용진은 좀 모호하거나 교육공약 교과서에 실릴만한 내용입니다
홍준표: 초,중,고 교육을 좌파 이념 교육장으로 만든 전교조와 법위에 군림하며 세상을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는 강성노조의 횡포 막겠다. 교육부 장관과 노동부 장관은 강단있는 인물 발탁. 교육문화 수석과 사회노동 수석 설치. 교육세의 일정부분은 대학에 지원. 적령 아동 줄어들고 학교가 통폐합하는 마당에 늘어나는 교육세를 점점 어려워지는 대학에 의무적으로 지원해야 .
윤희숙:"(학력 격차의) 가장 큰 책임은 전교조에 있다" "교육 현장에 중요한 변화가 제기될 때마다 비토하는 세력" "전수 평가를 통해 아이들의 학력을 점검" 하고, "인공지능(AI) 보조교사 도입하여 아이들 모두 AI 교사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어떤 콘텐츠를 이용할 것인지 학교나 교사가 선택하게 하겠다" '정치교사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도입하겠다.
최재형: 무너진 공교육 정상화! 누구나 원하는 학교에서, 원하는 교육을 받게 하겠다. 더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이 마음껏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 하향평준화로 기회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실력향상의 뚜껑을 열어 놓겠다. 특정 이념 달성을 위한 수단이 아닌,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제도를 확립하겠다.
박용진: 교육은 혁명의 근원지가 아니라 혁명의 대상. 부모의 재산과 사회적 지위 등 출신이 아니라 개개인의 노력과 능력으로 결과가 더 많이 규정받는 사회가 되어야. 대학과정까지 전 교육과정을 국가가 책임져야. 교육정책의 장기성, 안정성, 지속성 위해 독립적인 국가교육정책위원회 수립.
오늘 11시10분에 연속기획 대담 [2022 이후 대한민국의 길을 묻는다] 3회를 합니다. 이인규 소장 초청 대담 입니다. 제목은 이렇게 붙였습니다. “신발신고 발 긁는 식 교육개혁 이번에는 다를까?”
이인규씨는 현 직함이 3개입니다. 한국교육연구소장, 교육학 박사, 교육기업 대표입니다. 교사 20년(그 과정에서 전교조에서 참교육실천위원장을 했습니다), 교감 3년, 대우교수, 교육시민운동 등 다채로운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8년에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가서 "중도개혁" 공약을 내걸고 전교조/민교협이 밀던 주경복 후보와 각을 세우고, 보수 후보인 공정택과 각을 세웠습니다. 결과는 6.01% 득표! 일찍히 진보/전교조&민교협과 보수/한교총의 짙은 그늘을 직시하고 용기있게 떨쳐나섰는데, 결과는 왕따와 가시밭길이었습니다. 이제 선출직 공직에 대한 꿈은 버린 것 같은데, 그 치열한 문제의식과 성찰통찰은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2008년 7월 기사인데, 감회가 새롭네요.
그 때 저는 정치판에서 진보혁신과 보수혁신(뉴라이트가 한다고 해서 저는 응원 했습니다)을 부르짖었고, 이인규 소장은 교육에서 진보혁신=중도개혁을 부르짖었는데, 둘 다 별로 재미없게 되었습니다.
11시 10분 펜엔마이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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