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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귀남이부터 군무새까지 그 곤란함의 사회사
최태섭 (지은이) 은행나무 2018-10-29
정가 15,000원
전자책 10,500원
편집장의 선택
"한국 남자, 어디로 갈 것인가"
<잉여사회>, <억울한 사람들의 나라> 등에서 한국사회를 읽어내는 새로운 관점을 유쾌하고도 스산하게 보여준 문화평론가 최태섭. 이번 책에서는 한국사회에서 남성이 어떤 존재를 지향해왔고 실제로는 어떤 존재로 살아왔는지를 살펴본다. 징병제, 산업 역군, IMF 등 한국남성을 둘러싼 사회문화의 풍경을 바탕으로, 그 위에서 한국남성들이 펼쳐보인 곤란하고 억울한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들여다보며, '한국의 남성성'을 정확하게 이해해보려는 시도다.
한국 남성은 어쩌다 ‘한남’이라 불리게 되었을까. 이 책은 시대에 따라 남성들이 이상적인 모습이라 여긴 남성상이 무엇인지, 이것이 왜 현실에서 구현되지 못하며 어긋났는지, 이런 상황에 한국 남성이 어떻게 대응해왔는지를 밝힌다. 더불어 이 실패의 과정에서 억울하게 원인으로 지목받은 여성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억울함을 이해하고 극복하려 노력해왔는지를 함께 짚어가며, 모두를 옭아맨 가부장제에서 벗어나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한 사람의 주체로, 또 타인과 연대하고 돌보는 자로 살아갈" 방법을 궁구한다. 아직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하는 분들께, 출발점은 이 책이라고 목청껏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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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과학 MD 박태근 (2018.11.06)
6.6
100자평 69편
리뷰 17편
세일즈포인트 2,895
여성학/젠더 주간 24위
280쪽
책소개
전작 <잉여 사회>를 통해 주목받았던 젊은 사회학자 최태섭이 30대, 남성, 사회학자의 시선으로 지금 페미니즘의 물결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한국 남성성을 고찰하고 그 한국 남성성을 만들어온 한국 남자의 사회사를 꾸렸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남성들의 몰락을 소개하고 그 양상이 한국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는지를 소개한 뒤, 한국 남성성의 특징을 만들어온 한국 남성의 역사를 되짚는다.
동서고금에서 '남성적'이라 칭한 무(武)를 천시하고 생활 감각 없이 글이나 읊던 조선의 선비들이 식민지 시기와 6.25, 박정희와 전두환의 군사 독재 정권, 90년대의 짤막한 방종, 그리고 IMF를 거치면서 어떤 모습을 띠게 되었는지 역사적 흐름에 따라 짚어나간다. 마지막으로 동시대의 하위문화에 조예가 깊은 저자의 특징을 살려 21세기 현재 그 한국 남성성은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페미니즘의 렌즈로 보기에 문제적인 상황에서 한국 남성들은 어떤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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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지금, 한국의 남자들
성재기와 남성 “연대” | 의리 없는 전쟁 | 버튼 눌린 남자들 | 한(국) 남(자)의 기원과 현재
1 문제적 남자: ‘귀남이’들이 불러온 위기
대를 잇는 아들 | 호주제와 여성의 재식민화 | ‘귀남이’들 | 삭제된 여아들 | 인구 조정 계획 | 몰락하는 남자들 | 남자의 종말 in 한국 | 쌓여가는 남자들
2 진짜 남자™를 찾아서: ‘헤게모니적 남성성’의 기원
진짜 남자™ | 남자다움의 신체적 기원 | 남자 대 야생 | 만들어진 남자 | 헤게모니적 남성성 | 지배의 비용
3 한국 남자의 우울한 기원
조선의 잘나가는 무능력자들 | 수입된 남자: 식민지 남자의 불우한 탄생 | 반공 전사 만들기 | 한국전쟁: 남성성의 무덤 | 상이군인과 병역기피자, 그리고 여자들 | 군화를 신은 새아버지: 징병제와 산업 역군 | “잘살아 보세”: 단란한 중산층을 향하여 | 남성성의 극한: 80년 광주의 공수부대 | 광주의 아들들: 부정한 아버지에 맞서
4 변화와 몰락: 1990년대와 한국, 남자
X같은 새 시대의 남자들 | 고개 숙인 남자: IMF 외환 위기와 ‘남성성의 위기’
4.5 핑크색 옷을 입은 남자들: 메트로섹슈얼과 새로운 남성성?
5 억울한 남자들
군무새의 노래와 억울한 남자들의 탄생 | 여성 혐오의 연대기 1: 된장녀의 탄생 | 여성 혐오의 연대기 2: 김치녀부터 메갈까지 | 출구 없는 순환: 놀이 문화와 여성 혐오 | 조작된 혐오 | ‘대안 현실’로서의 여자
결문 한국 남자에게 미래는 있는가?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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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2013년 어느 날 시민 단체인 '남성 연대'의 성재기 대표가 마포대교 난간에 위태롭게 섰다.
P.17~18
이 책이 다루고자 하는 것은 한국 남자라는 곤란한 존재들이다. 이 곤란함은 이중적이다. 한국 남자는 그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이상적인 상을 현실로 구현해내지 못했다. 그리고 그 실패를 언제나 다른 사회적 약자들 특히나 여성의 탓으로 돌려왔다. 사회적으로는 폭력과 억압의 주체이고, 내적으로는 실패와 좌절에 파묻혀 있다. (……) 이런 작업들이 필요한 이유는 먼저 이해하기 위해서다. 이해는 타협을 위해서도 싸움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선행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대상을 구성하는 핵심과 취약점들에 대한 인식이 얻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남자들은 생각보다 남자를 모른다. 그저 자기와 주변의 남자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의 파편으로 하나의 상을 그려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남자로서의 자기 인식인 동시에 사회적 객관을 위한 고민의 산물이기도 하다.
_ 〈지금, 한국의 남자들〉 중에서
P.34
그리고 이 나라들에서 성 감별 임신중절은 효과적인 인구 조절책으로 묵인되거나 심지어는 선호되었다. 그 이유는 아시아의 여성들이 아들을 낳기 위해 계속해서 자녀를 낳는 것이 출산율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되었기 때문이다. 성 감별 임신중절을 통해 아들이 아니면 출산하지 않을 수 있고 아들을 낳으면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기에, 그렇다면 서구도, 해당 국가도, 아이를 낳은 부모도 모두 만족하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_ 〈문제적 남자〉 중에서
P.84~85
신자유주의의 도래 이후 이 남자들 안의 간극은 더 커졌다. 과거 제조업 정규직 노동자와 낮은 직급의 화이트칼라들로 구성되었던 중산층은 거대한 파열음을 내며 양쪽으로 찢기고 있다. 남자들에게 고강도 노동을 시키고 가족이 먹고살 만한 임금을 주는 것은 새로운 경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다. 중산층 남성들이 집에서 제왕 노릇을 할 수 있도록 해준 마지막 원천이었던 ‘남자-생계 부양자-가장’은 끝장났다. 오늘날 마주하게 된 현실은, 아버지들이 누리던(사실은 누렸다고 상상되는) 가부장의 권력을 달라고 징징거리는 남성 청년들과, 바뀌어가는 세태에 적응해보려고 몸부림치는 소수의 남자들과, 이 시대의 권력과 권위와 명예가 하나로 통합된 돈을 움켜쥔 극소수의 부자 남자들이 어색하게 손을 맞잡고 있는 형국이다.
_ 〈진짜남자™를 찾아서〉 중에서
P.106
남한에 탄생한 새로운 분단국가는 얼마 전까지 같은 민족으로서 해방을 위해 힘을 합했던 이들을 최악의 적으로 선언하고, 그들과의 일전을 위한 반공 전사를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거기에 동원되어야 할 호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강한 남성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었다. 일민주의를 통해 공산주의와의 대결을 선언한 이승만은 호주제로 대표되는 가부장제 질서를 구축해, 남자들에게 사회적 권위를 부여하고 여성을 이등 시민화했다. 그리고 이 가부장적 질서는 징병제를 시행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데, 군 복무는 사회적으로 권리가 주어지는 일등 시민의 조건이었으며, 동시에 ‘후방’에 있는 여성을 보호하는 자로서 ‘여성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주요한 정당성의 근원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도는 이후 한국 사회의 젠더 구도의 원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_ 〈한국 남자의 우울한 기원〉 중에서
P.172~173
그러나 앞서 계속해서 살펴봤듯이 남성-생계 부양자와 여성-전업주부가 꾸리는 온전한 중산층 가족은 한국 사회에서 일부에게만 허락되어왔던 것이다. 현실은 여성들도 어떻게든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노동을 해야 했고, 무엇보다도 그런 경제활동 여부에 상관없이 육아와 가사라는 거대한 노동이 온전히 기혼 여성의 몫으로 배정되었다. 아버지들처럼 밤거리를 누비며 외로움을 토로하는 것은 어머니들에게는 한 번도 허락된 적 없는 자유다. 어머니는 이른 새벽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차리고, 가사를 돌보다가 틈틈이 자녀와 남편에게 연락하면서 가족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지키려는 노력을 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런 노력도 없이 자신에 대한 존경심이 가족에게서 알아서 우러나오길 바란다. 이러니 돈 버는 기계라는 푸념은 별로 의미가 없어진다. 이미 스스로가 돈만 벌면 나머지는 알아서 다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_ 〈변화와 몰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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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0Conan
헤게모니는 힘보다는 동의를 통해 지배하지만, 궁극적인 폭력의 암시가 언제나 따라다니고 있다.
P.81Conan
헤게모니적 남성성이 표방하는 속성들은 모든 남성들에게 기꺼이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남자들에게 모종의 압박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이 헤게모니적남성성에 큰 불만을 보이지 않는다.
P.135Conan
한국 사회는 단 한 번도 명령에 의문을갖는 남자들을 바란 적이 없었다.
P.140Conan
생체 권력은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의 개념으로, 근대 이전의권력이 가지고 있었던 생살여탈권을 대체하는 근대적 권력의 작동 방식을 지칭하는 단어다.
P.155Conan
의존하지 않는 여자들은 남자에게 모종의 거세 공포로 다가온다. 자유로운 여자들을 계속해서 벌하려는 남자들의 서사는 이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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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 『법의 이유』 저자): 혐오의 시대, 한국 남성의 전략적 선택은 백래시로 귀결되는 것일까? 이 책의 제안은 정반대다. 한국 남성들의 뒤틀린 욕망을 냉정하게 성찰하고, 성별 질서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한편으로 여성들이 이 땅에서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당위이기도 하지만, 남성들이 살아남기 위해 택해야 하는 절박한 생존의 전략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 선택의 이유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설득력 있는 논리로 진지하게 대안을 얘기한다. 혐오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스스로 되돌아볼 용의가 있는 남성들과 그들에게 진지하게 조언을 건네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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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문화일보 2018년 11월 2일자
한국일보: 한국일보 2018년 11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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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걸 (북 엔터테이너): 잠재적 가해자라는 오명을 어떻게 떨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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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지은이: 최태섭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모두를 위한 게임 취급 설명서>,<[큰글자도서] 한국, 남자>,<을들의 당나귀 귀> … 총 22종 (모두보기)
문화평론가이자 사회학 연구자. 대학에서 문화연구를 공부하고 있으며, 문화, 젠더, 계급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연구와 저술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30년이 넘는 게임 경력을 갖고 있으나, 여전히 게임을 잘하지는 못한다. 지은 책으로 《한국, 남자》 《잉여사회》 《억울한 사람들의 나라》 《모서리에서의 사유》와 다수의 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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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창발하는 여성들의 분노와 저항에 살아남기 위한 ‘한국 남성’의 통렬한 자기 성찰과 생존 전략 “그러니 이제 결정해야 한다. 어디로 갈 것인가 형제여?” 지금.여기 젠더 문제를 논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남성성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잉여 사회》 사회학자 최태섭의 전복적 젠더 고찰 이 시대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떠오른 젠더 문제에서 지금까지 초점은 여성의 문제에 맞춰져 있었다. 그 나머지 반절, 성별 질서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남성성을 중심으로 젠더 문제를 고찰한 문제적 저작, 《한국, 남자》가 출간되었다. 전작 《잉여 사회》를 통해 주목받았던 사회학자 최태섭이 30대, 남성, 사회학 연구자의 시선으로 지금 페미니즘의 물결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한국 남자들에 주목한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남성들의 몰락 현상과 남성성에 대한 연구들을 소개한 뒤, 지금의 한국 남성성이 형성되어온 역사를 되짚는다. 이를 위해 저자는 조선 후기로부터 6·25, 군부 독재 등, 한국 남성성의 결정적 국면들을 시대순으로 엮어 한국 남자의 사회사를 꾸렸다. 더불어 온라인 공간에서 발현된 한국 남성성이 페미니즘의 부흥기에 어떤 대응을 보이고 있는지 소개하며 그 문제를 분석한다. 다양한 선행 연구들과 한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통계 자료들을 폭 넓게 활용함으로써 ‘팩트’를 통한 신뢰도를 높였다. 이 책에 대해 “남자로서의 자기 인식인 동시에 사회적 객관을 위한 고민의 산물”이라 말하는 저자는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한 사람의 주체로, 또 타인과 연대하고 돌보는 자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을 담았다고 말한다. 가부장제 질서 아래서 성별의 꼬리표가 규정짓는 바를 이해하지 않는 이상 성별 질서의 타파는 어렵다. 여성에 관한 논의는 이미 많으니, 이제 남성성에 대해 돌아보자는 것이다. 젠더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이때,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에 기여했거나 이를 모르쇠하고 있는 남성들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가? 말도 함부로 못하겠다느니 내가 더 힘들다느니 억울함을 호소하고 젠더 감수성은 모른 체하며 백래시(Backlash)만 시전하면 괜찮은 것일까? 헤게모니적 남성성의 역사와 몰락을 해부하다 근현대사와 ‘팩트’를 토대로 분석한 한국 남자들의 기원과 현주소 페미니즘이 제기하는 다양한 문제에는 늘 남성들의 문제가 짝패처럼 붙어 다닌다. 출산의 고통에는 군 복무의 의무가, 성별 임금 차별에는 사무실 물통 들기가, 전업 주부의 육아 스트레스에는 회사를 등질 수 없는 가장의 무게가 등가로 논의되듯이.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페미니즘이 여성의 문제에 주목하고 있었다면, 이제는 그 반례로 남성 문제에 대해 고찰해볼 때다. 페미니즘은 ‘맨박스(man-box)’나 가부장제하에서의 심리적 부담 등의 사례를 들며 남자에게도 부담을 지우는 성별 질서를 혁파하자고 주장하지만, 제기하는 문제가 여성의 피해에 관련된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페미니즘은 곧잘 여성만을 위한 이론으로 오인받곤 한다. 최근 터져나온 여성들의 목소리를 남성들이 일축하며 남자가 더 힘들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한국, 남자》는 억울해하는 남성들의 목소리에 주목하여, 지금의 젠더 문제를 구성하고 있는 남성성을 해부한다. 1장 〈문제적 남자〉에서는 먼저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남자 문제’를 살핀다. 인류는 예로부터 장자상속을 통해 남성에게 더 큰 권위를 실어왔으나, 최근 전통적으로 남성성을 요구하던 직업들이 쇠퇴하고 학습에서도 뒤처지는 등 남성들의 부진 현상이 두드러진다. 가부장제는 몰락 국면에 접어들어 미국에서는 새로운 가모장제가 출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남아 선호로 인한 성 감별 임신중절은 부진한 남성들을 한가득 쌓아놓았다. 지역마다 문화권마다 양상은 다를지언정 과잉된 남성들은 자신들의 부진에 불만을 품으며, 이는 한국에서 역시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이전까지 그들에게 성별 우위를 점해준 남성성이란 무엇일까? 2장 〈진짜 남자™를 찾아서〉는 보편적 인간(man)으로서의 남성이 아닌 개별적인 성별로서의 남성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다. 신체적, 생리학적으로 연구된 남성성의 특질은 사실 어떠한 남성성에 대한 희망이 반영되어 잘못 도출된 것이었으며, 문화적으로 특정되었던 남성성 역시 대중이 믿고자 하는 남성의 상을 재현했던 것일 뿐이다. 고정관념적인 남성의 상은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근대 이후 신분제가 해체되면서 새로이 지위를 다져야만 했던 남성들에게 남성성은 강인하고 매끈한 신체로 각인되었다. 하지만 이상적인 외형을 지닌 남자는 드물었기에 결국 남성성은 남성이 아닌 자들에 대한 젠더적 우위, 즉 헤게모니적 남성성으로 귀결된다. 실제로 이 헤게모니로 인해 일부 권력자가 아닌 일반의 남자들이 누릴 수 있는 이득은, 권력 체계 아래 노동자 또는 군인으로서 복무한 대가로 가정에서 군림할 수 있는 다소의 권위였다. 하지만 21세기의 신자유주의는 그마저도 앗아가고 있다. 근대 이후 제안된 남성성과 그에 준하지 못하는 현실의 간극에서 성별 헤게모니조차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몰락하는 조선, 식민지 시기, 6·25 전쟁, 군부 독재, IMF…… 강인한 남성상과 생계를 책임지는 아버지는 그 어느 때에도 유효하지 않았다 3장 〈한국 남자의 우울한 기원〉과 4장〈변화와 몰락〉은 조선 후기부터 20세기까지의 한국 남성성의 역사로서, 이를 통해 한국인들이 어떠한 남성성을 창출하고자 했고 또 실제로 어떤 남성성이 도출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동서고금에서 ‘남성적’이라 칭한 무(武)를 천시하고 생활 감각 없이 글이나 읊던 조선의 백면서생들은 쇠락하는 국운을 바라보며 급히 서구 문물에서 학습한 남성성을 짜내려 했지만, 나라 잃은 이등 시민에게는 달성하기 힘든 과업일 수밖에 없었다. 해방 이후에 맞닥뜨린 분단국가의 현실은 남성성을 공산주의에 맞서 싸우는 전방의 반공 전사들로 호출했으나, 6·25 전후로 국민을 지키지도, 상이군인을 보상해주지도 않은 채 징집만 강제하는 국가 앞에서 이 남성성은 온전히 형성될 수 없었다. 박정희와 전두환의 군사 독재 정권에서 남성성은 경제 발전을 도모할 산업 역군의 이미지로서 외화를 벌어들이고 체제를 유지할 군인들로 호출되었으며, 이를 관리하기 위한 군사주의가 깊게 뿌리내렸다. 20세기의 서술에서 1990년대를 떼어낸 4장에서는 민주화 이후 군사주의도, 혁명적 대의도 거둬진 자리에 나타난 다양한 남성성의 모습을 소개한다. 나름의 변곡점이었던 1990년대는, 결국 IMF로 인해 생계 부양자 지위를 위협받는 가장들의 자기 연민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저자는 이 모든 과정에서 고정관념상 남성의 대표적인 역할이자 억울함의 근원인 ‘생계 부양자로서의 가장’이 기실 한국 역사를 통틀어 한 번도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음을 지적한다. 또한 그간 여성은 후방에서 지원하고 보호받는 자이자, 의무를 함께 지지 않는 무임승차자이자, 노동자로서 그나마 처지가 낫다는 안도감을 선사해주는 비교대상이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폄하되었다. 그런 물결에서 21세기 신자유주의를 맞이한 전 세계 남성들이 여성성과 젠더 감수성을 경쟁력으로 차용하는 가운데, 한국 남자들은 여성적인 꾸밈만을 소비할 뿐 호모포비아이자 여성 혐오자로 남는 모습을 4.5장 〈핑크색 옷을 입은 남자들〉에 담았다. 해결되지 않는 청년 문제의 좌절감이 여성 혐오로 전환되었다 탓하고, 비하하고, 성욕을 해소하며, 자신의 존재를 여성에게 기대는 남자들 5장 〈억울한 남자들〉은 2000년대 이후 벌어지고 있는 ‘젠더 전쟁’의 양상들을 살핀다. 신자유주의 경제질서 아래 삶이 팍팍해지면서, 남성들은 ‘군대에 가지 않는’ ‘의무는 지지 않고 권리만 누리려 하는’ 여성들에게 총부리를 겨눴다. 군 가산점 논쟁을 통해 떠오른 ‘군무새(앵무새처럼 군대만 찾는다는 말)’들이 ‘꼴페미’들을 비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된장녀’ ‘김치녀’라는 호명 아래 여성 일반에게로 범위를 넓힌 것이다. ‘된장녀’ 설화와 같은 맥락인 여자들이 더 쉽게 돈을 번다는 남성들의 피해의식과 달리, 일반적으로 여성은 경제적으로 남성보다 열악한 위치에 있어왔는데, 저자는 이를 통계를 활용해 진단한다. 나아가 최근 페미니즘이 부흥하면서 제기되고 있는 여성 대상 범죄나 경제적 성 차별 문제에 대해 남성들은 자신들의 피해의식을 고수하기 위해 통계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조작까지 불사하는 행태를 지적한 뒤, 통계청 등 국가기관의 자료로 그 허상을 파헤친다. 근래의 젠더 전쟁을 서술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온라인 문화에 대한 분석도 깊이 있게 담았다. 온라인 공론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기반을 다졌던 만큼 하위문화에 친숙한 저자가 메갈리아 이후 게임 문화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성 혐오의 양상을 소상히 소개한다. 동성적, 곧 남성들만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어지던 온라인 공간을 찢고 메갈리아가 출현함으로써 혼란스러워진 남성들이, 자신들의 영토에서 놀이 문화의 일환으로 여성 혐오를 지속하기 위해 온갖 여성들의 목소리에 ‘메갈’이라는 낙인을 찍어 구축하려 애쓰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남성들의 광분에 대해 지난 10년간 쌓여온 청년 문제의 불똥이 그 해결을 미뤄온 기성세대가 아닌 같은 청년 주체인 여성 청년들에게 튄 것으로 진단한다. 아버지들이 그래왔듯 여성을 탓하고, 보다 낫다고 자위하고, 성욕을 해소하는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궁극적으로 여자들에게 의탁”하고 싶은데, 이제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남성들은 여성들의 분노를 백래시로써 없던 것으로 되돌리고 싶어 하지만, 그런 일은 요원해 보인다.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한 사람의 주체로 타인과 연대하고 돌보는 남성으로 살아가기 위해 《한국, 남자》가 한국의 남성성을 분석한 이유는 현 시대 대한민국에서 논쟁되는 젠더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다. 저자가 인용하는 선행 연구와 의견들은 대부분 페미니즘에 의한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페미니즘 자체에 관한 논의를 “남자라는 존재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배제”하였다고 고백한다. 여성들의 목소리를 지울 수 없는 이상, 그리고 그들과 공존해야 하기에, 지금껏 굳어져 공기와도 같게 된 성별 질서와 자신들에게 부여되었던 남성성에 문제의식을 갖고 되돌아보아야 한다. 저자가 한국 남자의 사회사를 꾸리면서 보여주듯이, 남성들에게 부여되었던 남성성은 기실 현실의 남성과 전혀 무관하게도 체제의 순조로운 지배를 위해 호명된 것이었다. 그 남성성과 현실의 괴리가 지금의 남성들을 괴롭게 한다면 해체해야만 한다. 때문에 이 책의 논지는 단순히 ‘좋은 남자’가 되자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 발붙인 이상 남성이건 여성이건 성별의 호명에서 자유롭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현재 문제시되고 있는 남성성의 자장을 인식하고 성별 질서로부터 자유로운 인간 주체가 되기를 권장한다. 저자가 서문과 결문에서 동일하게 제시하는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한 사람의 주체로, 또 타인과 연대하고 돌보는 자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이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젠더 문제와 남성들의 피해의식이 사실은 같은 시스템의 문제, 즉 용이한 지배를 위해 남성이라는 상을 주조한 기존의 권력 체계와 남성을 생계 부양자로 지정하지만 현실과 괴리가 있는 가부장제 질서 때문이라면, 여성들의 문제 제기에 남성들이 타자를 자처하며 방관하거나 방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남성들이 자신에게서 누락된 것들이 여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임을 정확히 인식하는 데서 한국 남성성의 정확한 성찰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창발하는 여성들의 분노와 저항을 마주하고 있다. 변화를 모색하거나, 아니면 환상에 둘러싸인 채로 천천히 질식하거나의 길만이 남자들에게 남아 있다. 그러니 이제 결정해야 한다. 어디로 갈 것인가 형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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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is 20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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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남성성에 대한 비판은 남성 연구자들이 앞다투어 해야할 일이기도 하다. 여성을 억압하는 남성 문화의 해체는 그 문화 안의 내부고발자 남성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 여성들이 이렇게까지 판을 깔아주었는데, 자기 손으로 남성성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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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터레스팅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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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한 아이는 급식충이고, 잘못한 어머니는 맘충이고, 잘못한 어르신은 노슬아치고, 잘못한 여자는 김치년이고, 실수 하나만 해도 장애인이냐는 소리를 하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자신만큼은 군대를 다녀온 불쌍한 흙수저 한국 남자라서 어떠한 비판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이들에게 바치는 내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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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처럼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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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들이여, 변화를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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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부리 201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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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같은말이라도 남자가 말하면 더 잘들어주는거야? (입삐쭉)하면서 읽기시작했는데 결론을 보니 역시 남자가 써서 의미있는 책이었다. 바로 이 문장! “형제여,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근데 대답해야할 형제들은 이 책 안읽잖아. 아마 안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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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 2018-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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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는 그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상적인 상을 현실로 구현해내지 못했다. 그리고 그 실패를 언제나 다른 사회적 약자들 특히나 여성의 탓으로 돌려왔다.‘ 한국 남성이 ‘한 명의 주체‘로 ‘타인과 연대하고 돌보는 자‘로 살아갈 수 있는가. 그 가능성을 탐색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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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계곡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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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지 전개가 허술하여 공감이 가지 않는다. 논리 오류가 많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가설확인적 검증의 오류, 사람에 대한 반대의 추론, 허수아비 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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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bhoon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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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사를 훑으며 그 와중에 만들어지고 강화되어 온 남성성에 대한 분석과 그 해결 방안을 고민하기 위한 시작으로 좋습니다. 스스로를 억압하는 맨박스로부터의 탈출을 위해서라도 남한 내 모든 남성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어렵지 않고 위트있는 문장들로 재미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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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사모 2018-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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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봐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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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사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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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가 그토록 갈구하는 사내다움의 기원을 추적해가려는 시도. 결국 그 기원의 민낯은 조선 후기 역사 이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다소 서글픈 모습이지만, 이 지점을 직면하지 않고는 지금의 곤란함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게 중요할 테다. 근대국가와 군사문화가 만든 헤게모니의 힘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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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맑음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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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솔직하게 한번쯤 분석해 봐야할 사실을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분석했다. 남성들도 자신들의 억울함의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한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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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201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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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자를 잘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되지 못했던 분야라 의미있는 작업이다.
요즘 남자들이 너무나 시끄럽다. ‘여자도 사람이다 라는 너무나도 급진적인’ 메시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자들이 시끄럽게 광광거린다. ‘산업구조가 바뀐것이 특히 하층계급의 남성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여 ‘ 본인에게 마땅히 있어야 할 주도권을 뺏긴것처럼 말하지만 그 주도권은 원래 남성들의 것으로 결정되어 있던것도 아니고 이제 남성들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팩트를 받아들이고 조용히 했으면 좋겠다. 사회가 이렇게 시끄러우면 발전이 되겠는가. 남자들은 열심히는 안하면서 타인을 보고 광광거리기만 하는데 남자 본인이 열심히 살아야지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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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2018-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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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10년 전에 나왔으면 공감 했을것 같다. 그때 나도 자칭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페미니즘은 평등주의와는 거리가 있는것 같다. 현실은 젊은여성(대략35세이하)은 페미니즘의 영향을 받았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여성우월주의자들이다. 젊은 커플을 보면 대부분 여자쪽이 갑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공감능력.. 심지어 설거지를 더 잘하다느니.. 이런저런 이유로 남자를 무시하기 일수다. 남자를 부리기 위한 대상으로 생각하는 애들도 많다. 같이 일을 해봐도 남자들이 착한(?)애들이 많고 여자애들은 짜증내고 화내고 에티켓 없는 애들이 많다.
당연하다는 듯이 여자라는 이유로 갑..의 입장을 취하는 것에 요즘 젊은 남자들이 반발하는게 온라인에서도 들어나는 것이라고 본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줄줄 잘 설명했지만.. 지금 현실은 놓친듯하다. 실제 젊은사람과 지내보고 얘기들어보고 했으면 이런책이 안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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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바람 201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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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 최태섭
여성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82년생 김지영'을 읽는다고 했다가 뭇남성들로부터 조리돌림을 당했다는 기사를 읽으며 '무언가가 한참 잘못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조남주의 소설은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성적 차별이 없어야 된다는 대의에 동참한다고 믿어왔던 내가 단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누려왔던 많은 특권을 깨닫게 했고, 어머니, 누나, 아내, 딸에게조차 부지불식간에 특정행위를 강요해왔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그런데 이 책을 읽는다는 이유만으로 '꼴페미'로 몰아붙이는 이들은 누구인가.
'한국, 남자'는 군대 복무를 벼슬로,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여성을 자신의 권리를 침해하는 가해자이니 입을 다물라고 하면서도 데이트와 결혼시에는 더치페이를 요구하는 이들, 즉 일하며 돈을 분담하는 여성을 바라면서도 동등하게 일하기 위한 여성의 권리에 대해서는 입을 막는 이들의 의식구조가 축적되고 전개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여성을 경쟁자로 두면서 형성된 열등의식이 익명의 남초게시판을 중심으로 왜곡되고, 확대재생산되는 구조를 보게 된다. 그러고 보니 내게도 많은 남자들에게서 카카오톡으로 '무개념녀', '억울남'들의 사연을 과장되게 담은 게시물 링크가 건네지고 있다.
저자는 "나는 이 남자들을 지배하는 제일의 악덕은 비겁함이라고 생각한다. 잘못을 덮기 위해 더 큰 잘못을 저지르고, 사과를 피하기 위해 더 나쁜 짓을 하고, 자신을 직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타인을 괴롭히는 비겁함 말이다"라고 분석한다.
대상을 여성으로 한정하지 않고 외국인, 성소수자, 정치적 반대자 등으로까지 확장해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라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혐오와 조롱을 아무렇게나 표현하고 무리의 힘을 빌어 의견과 행동을 판단하고, 강요하는 글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나는 어떤 판단과 행동을 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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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보 2018-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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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현 불가능한 가부장제의 권리와 혜택만을 누리기 위해 한국 남성이 어떤 의무와 책임을 떠넘기고 개선점에는 회피했는지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와 전쟁, 독재와 불황을 거쳐 현대까지 싹 훝어보는 책. 특히 오늘날에는 이런 남성들이 억측과 가짜뉴스를 적극 소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아쉬운 건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는 겁니다. 다만 중간중간 던진 시사점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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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201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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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얕지 않은, 약자에게 풀 수 밖에 없던 열등감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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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uru 2019-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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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작가가 글을 참 잘쓴다. 이런 책에서 작가가 이야기를 맛갈나게 잘한다는건 엄청난 무기이다.
나는 나에대해 생각할수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성인ADHD나 싸이코패스에 관한 이야기를 찾아 읽는 편이다. 연장선에서 이 책은 참 훌륭하다. 나는 어떻게 이렇게 찌질하게 만들어졌는가? 남성인 작가는 이주 긴 변명을 늘어놓는다. 나를 만든 역사적 배경, 사회적 배경, 정치적 배경, 경제적 배경을 주욱 늘어 놓는다. 간결하고 논리적으로 쓰여진 변명들은 나를 들여다 보게 만든다.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부품들은 이런 이유로 만들어진거구나.......이제 배경을 알았으니 개선을 할 차례이다. 변명은 한번이면 충분하다. 책에서 처럼 한국남자의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어쩌면 아주큰 위기의 상황일수도 있다.
PS:
1. 책의 전반부 그러니깐 인터넷이야기와 된장녀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주 쉽게 읽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좀 힘들었다 어쩌면 내이야기여서 일수도 도 있다 작가도 그때부턴 좀 화가난거 같다. 아님 내가화가나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2. 이책을 남녀불문 모든 중학생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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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줘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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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를 탈퇴하면서 아래 글 (리뷰랄 수 없는 글)을 올렸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 책 리뷰에 온갖 악성 100자평들은 다 들러붙었음에도 이 글은 올라가지질 않았다. 다행히 한글 파일로 저장된 게 있어 여기에 옮긴다.
알라딘에 다시 올릴만한 의의 랄까 가치도 글 속에 포함되어 있다.요즘 보면 알라딘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내 스스로 다짐하기 위해 올린다는 의미도 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37570?Ccode=000_007 <=== 예스24 채널예스의 최태섭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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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베를 미러링한 메갈-워마드를 쉴드 치는 K 페미니스트들이 싸잡아 취급하는 한남 카테고리에 속하는 종특이긴 하지만, '어쩌면 그렇게 한남스럽니?' 라는 광고 문구 한 줄 가지고 뭐 그렇게 까지 예민하게 굴고 발끈할 일인가 싶기도 하고, 꼴페미들이 좋아하는 '덮어놓고 사이버불링'의 카운터파트에 동참하는 것도 껄끄럽기도 하고, 이런 훌리건 광기라는 게 제 안에도 있는 거 같아 이 삼일 고민했습니다.
최태섭 씨의 이 책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고 앞으로도 읽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최태섭씨의 전작인 <잉여사회>는 아주 괜찮게 읽었고, 예스24에서 올린 긴 작가 인터뷰도 읽었습니다, 이번 책의 목차와 상세한 소개글만 봐도 무슨 내용일지 대강 짐작이 되네요. 남자들만의 군복무는 국가가 해결할 문제라고요? 모병제라든가 사병 월급 증액 등 말이 쉽죠. 그게 다 세금이죠 그게 안되니까 20대 장정들이 몸으로 때우는 거고 그 세금을 예전 조선시대의 군포제처럼 여자들이 대신 냅니까? 싸지르기만 하고 치우지 않는 심신미약자나 법적 미성년이 아닌 이상 스스로 당당하려면 권리만큼이나 책임까지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닌지. 여튼 개인 트윗에 올린 '애니프사' 운운 솔직히 이게 가장 어이가 없더군요. '애니프사'가 뭔지 이번에 검색해봤습니다.
K 페미들의 앞뒤 안맞는 광기에 대해서 지적을 하면 제가 억울해서 이런 걸까요? 아니라고 부정을 해도 저 자신도 모르는 진정한 본마음은 은밀하게 여성혐오를 하고 있고 억울해서 차별을 옹호하는 거다 역사적 자료를 대서 정신분석을 해주실 건가요? 학력 어그로를 자꾸 끄시는데, 까놓고 말해서 저는 학벌이라든가 개인 자산이라든가 아무리 생각해도 꿀릴 게 없는 거 같은데 그럼에도 현재 페미들의 행태를 광기라고 생각한다면 아직 내 안에서 발견하지 못한 뭔가 가장자리 도태남으로서 열등감을 느낄만한 다른 구석이 있어서 발작 버튼이 눌린 게 되겠지요?
미투 관련하여 유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 거나 다를 바 없는 재판들, 거기다 대고 무슨 이견을 제시하면 2차가해 라며 입을 틀어막는다든가, 홍대 누드모델 몰카 유출자 구속을 두고 - 피해자가 남자고 가해자가 여자임.. - 편파 수사라는 주장과 함께 촉발된 올해 혜화역 집회, (술먹던 여자애 둘이 먼저 와서 옆테이블 남자들에게 물리적 시비를 건) 이수역 술집 사건, 최근 숙대 대자보에 낙서한 경인중학교에 대한 집단 전화 항의 등등 냉정한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최근 한국에서 넷페미 짓거리가 얼마나 제정신이 아닌지 이해할 거라 생각하고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오랫동안 진보정당 지지자였으나 최근 페미 사태를 둘러싸고 한경오 등 소위 진보 언론들과 좌파 진영의 스탠스를 지켜보고 탈'진보'를 얘기해도 부끄럽진 않겠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뭐 수구 보수꼴통이니 여혐의 자기정당화니 돌팔매를 해도 상관없습니다. 어쩌면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내 개인 기준으로 '이상적인 페미니스트'를 못봐서 그런 건지 모르겠네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잠시 인내해야 하는 역편향의 과도기라고 생각하는 쪽이 있다고 한다면, 그렇게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선택적으로 부조리에 침묵하는 게 너희들이 말하는 보편적 가치 기준이고 도덕의 잣대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사실 월 40 만원 이상을 책을 위해 지출하는, 쇼핑 중독인지 책사랑인지 스스로도 구분이 잘 안되는 알라딘 유저 쪽에 가깝습니다. (예스24도 십여년 전에 가입해있었고 간간히 구매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알라딘에서도 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면 똑같이 행동(탈퇴)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차원에서 이 글을 올립니다. 안 그래도 집에 책이 너무 많아서 이 핑계로 넷쇼핑을 끊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해도 좋겠네요. 여튼 예스24의 문제의 광고 문구보다는 최태섭 씨의 태도에 항의하기 위해 이 글을 마지막으로 예스24에서 탈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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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201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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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책에 대한 반응이 관심을 불러 일으켜 구입하게 되는 책들이 있다. 최태섭의 '한국, 남자'가 그런 경우. 소위 '한남'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떤 상황이며,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기실 책의 내용 자체는 새로운 사실을 밝힌 것도 없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한국 사회에서 남녀의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범위의 글들.
여전히 의아한 건, 이 책에 대해 날선 반응을 보이는 일군의 무리다. 왜 그럴까? 무엇이 그들을 겨우 이 정도 글에 분노하도록 만드는 것일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은 오히려 최태섭의 전작인 '잉여사회'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잉여사회' 리뷰를 먼저 했어야 하는가... 암튼 그런데, 기실 '한국 남자'에 대해 저리도 날선 반응을 보이는 그 부류가 바로 '잉여사회'에서 이야기된, 이 사회 안에서 잉여, 즉 떨거지가 되어버린 자들의 잉여로움에서 발생한, 잉여 아님을 인정받고자 하는 그런 몸부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
'한남'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 '한국, 남자'는 그닥 쓸만한 대안을 내놓고 있지는 않다. 아주 교과서적인 결론으로 끝날 뿐이다. 따라서 오히려 '한남'의 한계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의 답 역시, 최태섭의 전작인 '잉여사회'의 결론에서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잉여사회'가 제안하던 '새로운 형태의 자유와 욕망'이 뭔지는 여전히 안개 속에 갇혀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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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diem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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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워마드식의 래디컬 페미니즘을 반대하는 20대 여성입니다. 이런 류의, 순간적 이슈몰이로 혐오를 더 부추겨서 팔아먹으려는 자극적 내용의 책을 메인에 올리는거 정말 보기 싫습니다. 이런 평 달아놨다고 삭제처리하시든가 뭔 말도 안되는 명예훼손이니 뭐니 뒤집어 씌워서 억지부릴거면 부려보세요. 쓸데없는 수작부리시면 나도 가만있진 않을테니까. 다른 곳에서도 워마드 하시는 분들 종종 그러시더라고요. 없는 법을 창조해내시며...
잘 보세요 워마드 하시는 분들. 남성들만 당신같은 부류들 싫어하는 거 아니랍니다. 나같은 성평등을 원하는 평범한 여성들도 당신들 꼴보기 싫다고요. 여성인권을 외친다면서 하는 짓이라곤 다른 약자들(미성년 남성, 장애인 등)을 모욕주고, 독립운동가를 조롱하는데다가 얼토당토않는 이상한 논리로 남성 비하만 일삼으며, 또 논리적 모순이 가득하며 영 어설픈 내용을 포장만 그럴싸하게 해놓는 불쏘시개 책들 사재기하는거 꼴보기 싫다고요. 철학 인류학 역사 책은 읽지도 않아놓곤 그런 책만 실컷 봐놓고는 뭐? 페미니즘 공부를 하라로 큰 소리를 친다고요? 님들 진짜 뻔뻔하시네요, 예? 공부를 해보니까 님들이 더더욱 한심해보이더라고요.
당신들 때문에 오히려 여성 인권 운동에 대한 인식은 나빠지고 있고, 여성 인권 향상에는 쥐뿔도 도움이 안되고 있거든요. 분명 아직 성차별 남아 있어요. 유리천장도 있고요. 하지만 당신들과 당신들 이용해서 돈벌어 먹어보려는 그들의 방법, 수단은 분명 틀렸어요.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분명 돌이킬 수 없는 잘못된 결과를 낳고야 말 것이고, 그로 인해 나와 내 친구들 같이 워마드가 싫은 여자들까지 피해를 입어야 한다는 게 너무 싫다 싫어. 돈벌이에 이용하려고 잘못된 걸 알면서 더 부추기는 너희는 더 꼴뵈기 싫고!!
이런 비판조차도 불만이시라면요, 어디 삭제시킬거면 해보세요. 그럼 여기도 탈퇴해야 되려나? 한때 플래티넘 회원까지 되었었고 원두도 여기서 사다먹는 나인데, 뭐 어쩌겠어요. 제발 적당히 하세요. 아무리 돈벌이가 좋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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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파크 20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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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인것 같다. 혐오로 혐오를 부르짖으며 혐오만 내뱉는 광기만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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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덩이 2019-01-12메뉴
이외에도 각종 공무원 시험의 합격률을 보면 9급 공...
이외에도 각종 공무원 시험의 합격률을 보면 9급 공무위에 합격한 사람의 57.6퍼센트가 여성이었고, 7급 41.7퍼센트, 사법고시 36.7퍼센트, 외무고시 70.7퍼센트, 행정고시 41.4퍼센트 등으로 나타났다.재미있는 것은 1996년 공공 영역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해 여성에게 최소 20퍼센트의 쿼터를 할당한 여성 채용 목표제가 2003년여성과 남성 모두에 최소 30퍼센트의 쿼터를 보장하도록 하는 양성평등 채용 목표제로 바뀐 이후의 일이다. 2010년부터 6년간 이 제도를 통해 추가 합격된 사람의 74.4퍼센트는 남성이었다. 이 제도가 여성의사회 진출을 보조한다는 원래의 취지가 상실된 것은 물론이고, 경쟁에서 도태된 일부 남성들을 구제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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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덩이 2019-01-12메뉴
물론 이런 일들의 모든 책임이 귀남이들에게 있다고 ...
물론 이런 일들의 모든 책임이 귀남이들에게 있다고 이야기할 수는없을 것이다. 차별적인 구조를 만들어낸 것은 가족의 절대 권력자인 부모와 어른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어린아이들이쉽게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교육을 받고, 이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게 된 시점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자신이 잘못된 시스템으로부터 수혜를 받아왔다는 것을 인지하고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대신에,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피해를 입은 사람의 입을 다물게 하려는 것은 방관이 나 묵인을 넘어서는 적극적인 가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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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덩이 2019-01-12메뉴
하지만 오늘날의 세계는 이런 조건들이 아무 의미 없으...
하지만 오늘날의 세계는 이런 조건들이 아무 의미 없으며, 모든 것이개인의 노력에 달렸고, 누구나 성공할 수 있으며, 패배는 각자의 책임이라고 가르친다. 과거에는 윤리적인 영역에 속했던 정체성의 문제들이 이제는 이해득실의 영역으로 옮겨갔다. 사람들은 특권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고통에는 관심이 없고, 내 손에 쥐어지지 않는 모든 것은 나에 대한 (역)차별로 인식하곤 한다. 오로지 내 눈앞의 풍경만이 진실이다. 그 속에서 남자들은 자기 연민과 정당성을 주조해낸다. 이 남자들은 기만자들이 아니라, 자기가 믿고자 하는 것을 믿고 있는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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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12-26메뉴
181225Tue - 181226Wed
syo홀로 집에 1 스물 이전의 syo는 연애를 글로 배웠고, 실은 배움에 썩 의욕적인 학생도 아니었다. 카더라 통신교육을 통해 연애학 개론을 이수하고 났더니, 1다음에 2가, 2다음에 3이 온다는 건 외워서 알겠는데 그 다음이 도통 깜깜했다. 기출문제만 보고 시험장에 들어가면 대체로 그런 신세가 되는 법이다. 그런 이유로 첫사랑인지 풋사랑인지 망할 놈의 그 사랑은 시작과 동시에 이미 망하고 있었는데 난 또 그걸 몰랐지, 채 100일도 버티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져 버린 400km 장거리 연애는, 여자는 남자의 마음을 찢고 남자는 여자의 증명사진을 찢으면서 쌤쌤에 똔똔으로 소각되었다(고 우기는 거지.) 원래 근육이란 찢어진 근섬유가 초과회복 되며 자라는 법, 석 달 가까이 바보 등신 쪼다처럼 지내고 났더니 찢어진 마음이 초과회복 되면서 빵빵한 연애 근육이 생겨났다. 20년 동안 글로 배운 연애는 다 똥이었고 역시 연애는 이별로 배우는 법이지. 그리고 다시 석 달이 지난 어느 겨울, 여기서부턴 '진짜' 연애라 불러도 남부끄럽진 않겠다 싶은 그런 연애가 시작되었고, 그날 이후 지금까지 한 손에 꼽힐 만큼의 사람을 만나왔는데, 만으로 13년을 꽉꽉 채운 그 기간 동안, 어찌된 일인지 공식적으로 애인이 없었던 날은 모두 합쳐 채 열흘이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이게 다 첫 연애를 훌륭하게 잘 망친 덕이 아닐까 싶네요. 아이고, 아주 고오오맙습니다아아.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바쁜 관계로 혼자 침대에 누워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지난 12개의 크리스마스들이 어땠던가 생각해보는 조용한 시간을 가졌다. 그 크리스마스 모두를 여친과 함께 보내지는 않았음이 명백하긴 한데(feat. 군대), 그렇다면 혼자서 보낸 것이 몇 개인지 정확히 떠오르진 않았다. 사실, 같이 보낸 크리스마스들도 딱히 떠오르진 않았다. 이렇게 무심한 인간이 어떻게 햇수로 14년 동안 쉬지도 않고 연애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역시 첫 연애를 그럴싸하게 망친 덕이 아닐까. 크, 고오오오맙습니다아아아. syo를 만났던 여인들은 제각기 다 잘 살고 있다고 한다. 그녀들은 모두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듯 보이는)데, syo는 그 소식을, 서재에 남긴 아이디를 보고 검색하여 알게 되거나, 본인에게 직접 들어 알게 되거나, 친구의 전 여자친구의 현 남자친구(였으나 지금은 아닌 걸로)를 통해 듣고 알게 되었고, 그 모든 소식을 syo의 현 여친과 공유하였다. 반면 syo 이전에 여친을 만났던 남자들은 의외로 잘 풀리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고...... 이것이 참 슬픈 부분이다. 어쩐지 syo를 만났던 여인들은 syo를 만나는 동안 온갖 고초와 환난을 겪으며 인생의 최고난이도 지점을 통과했는데, 그러다 탈syo하면 슬그머니 운이 트이곤 했다. 그 중 한 여인은 syo와 만나는 중에는 뭐 하나 되는 게 없더니 헤어지고 나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만사가 형통하였다. 그랬는데 굳이 syo를 다시 만나 뚫렸던 운세가 턱 막히면서 syo의 저주를 실증적으로 증명하였는데...... 두 번이나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사죄해야 할 곳은 바로 현 여친인 것이다. 13년 연애사의 7할에 가까운 긴 기간 동안 이렇다 할 다툼 한 번 없이 굳건하게 syo와 함께한 그녀는 짧고 아름다운 청춘을 syo에게 낭비하느라 남들 다 누리는 소소한 기쁨들조차 제대로 챙겨 가지지를 못했는데, 오늘날에도 아무런 죄 없이 장기간 인생의 터널에 들어서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저 모든 괴로움의 뒤에, 앞에, 아래에, 위에, 사방팔방에 다 내가 있는 것 같다. 세상 누구보다 완벽한 사람이 세상 누구보다 후진 사람을 만나서 자꾸만 다치고 작아지고 바스라지고 슬퍼지고 지는 것만 같다. 당신의 인생이 내 인생을 닮아가는 것만 같습니다. syo는 침대에 홀로 누워, 이 휴일에도, 온천지에 사랑이 범람하는 이 휴일에도 사랑하는 사람의 옆자리에 편히 누워있지를 못하고 마모되어야만 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시간을 보냈다. 다음 크리스마스를 어떤 크리스마스로 만들어야 할지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 팔아야 할 것이 있다면 당신 말고는 다 내다 팔아버리겠다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크리스마스가 끝났다. 슬픈 크리스마스가 영영 끝났으면 좋겠다. 읽지 않거나, 읽어도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그러라고 횡설수설을 가져다 앞에 붙였다. 울지 않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와 나에게 오래 슬퍼할 만한 일이 일어난다면, 그때 그곳에 우리가 꼭 함께 있었으면 한다. 그 일이 다른 한 사람을 피해 가는 행운을 전혀 바라지 않는다. 같이 겪지 않은 일에 같은 슬픔을 느낄 수는 없기 때문이고, 서로의 슬픔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우리는 견딜 수 없을 것이므로. _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오늘은 종수와 함께 밥을 먹는데 식당에서 '일기예보'의 노래가 나왔다. '네가 좋아 너무 좋아 내 모든 걸 주고 싶어' 나는 가만 듣고 있다가 종수에게 '노래가 어쩜 이렇게 예쁘냐'하고는 울어버렸다. 종수는 내게 '왜 우느냐'고 했고 나는 '이렇게 예쁜 노래를 만들지 못하는 사실이 너무 슬퍼서 운다'고 했다. 종수는 내가 실력이 안 되어서 노래를 못 만드는 게 아니라고 했다. 이렇게 예쁜 노래가 저절로 나올 수 있게 자기가 더 많이 사랑해주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자기가 더 잘하겠다고 했다. 가끔 종수는, 엄마 같다._ 요조, 『오늘도, 무사』 내가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건 유치원에 다니기 조금 전부터였다. 집에는 몇 권의 동화책이 있었는데, 처음엔 글자를 알아볼 수 없어서 그림만 봤다. 그러다가 한글을 깨우치면서 문장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문장을 읽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어서 꼭 엄마의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엄마는 항상 부엌에 있었으므로 나는 부엌 가까이에서 책을 읽곤 했다. '엄마. '고난'이 무슨 뜻이야?' '음... 너무너무 힘든 걸 말하는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무슨 뜻이야?' '으음... 뭔가 어려운데도 지지 않고 계속 할 때 쓰는 말이야. _ 이슬아,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2 사주명리학자 조용헌 선생에 의하면, 초기 불교 경전에 수입의 5분의 1만 자기 돈이고 나머지 5분의 4는 이런저런 이유로 손아귀를 빠져나가는데 그 5분의 1은 질병의 몫이라는 가르침이 있다고 합니다. 세상에 아픈 것보다 돈 드는 일은 없습니다. _ 22 23 200년 전 여든 살까지 살았던 랠프 월도 애머슨은 '재산 1호는 건강'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_ 24 워런 버핏은 투자결정을 할 때마다 '지불하는 것은 가격이지만 얻는 것은 가치다'라는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의 가르침을 한시도 잊지 않았다고 합니다. _ 26 현대 건축의 거장 루이스 설리번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고 통찰했습니다. 우리의 몸 역시 모양이 기능을 따라갑니다. _ 46 현대 건축의 거장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라는 말로 대표되는 미니멀리즘은 핵심만 남기고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는 예술 사조입니다. _ 63 자신의 몸을 귀하게 여기는 것을 귀생, 괴롭히는 것을 섭생이라고 하는데, <도덕경>에서는 귀생을 하면 오히려 생이 위태로워진다고 가르칩니다. 몸은 편안함을 추구할수록 더 나빠진다며 오히려 '섭생을 잘하는 자는 죽음의 땅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여 스트레스와 고초에 노출될 것을 장려합니다. _ 72 통계학에서는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하지 않을 것을 가장 먼저 가르칩니다. _ 165 하버드대 총장을 지낸 데릭 보크는 '교욱이 비싸다고 생각하면 무지를 체험해보라'고 말했습니다. _ 214 맹자의 말입니다. 그는 이어 '사람은 항상 잘못을 저지른 뒤에야 고칠 수 있고, 마음이 괴롭고 자꾸 생각에 걸려야 분발하며, 남의 안색에서 확인하고 남의 목소리에서 드러나야만 깨닫는다. 안으로는 법도 있는 대신과 보필하는 선비가 없고, 밖으로는 적국과 외환이 없으면, 이런 나라는 항상 망하게 되어 있다. 이로 미루어 사람은 우환에 살고, 안락에서 죽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_ 242_ 이기원, 『운동 미니멀리즘』 와, 이 양반 정말 엄청 읽었나 보다. 운동 책이 이렇다. 운동 책을 읽었는데 책을 읽고 싶다니, 이런 운동 책은 처음이다. 사실 운동 책 자체가 처음이나 매한가지지만..... 3 스물 몇 살 때였는지 데런은 굳이 기억을 더듬어 헤아리지 않았다. 디엔도 데런도 까마득히 젊었던 시절,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봐도 활기보다는 깊은 우울에 사로잡혀 있던 시절이었다. 점심시간이 막 지난 한낮이었고 데런과 디엔은 학생식당 뒤편 벤치에 앉아 무슨 이야기인가를 나누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검은 구름이 지나가듯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걸 느꼈고 둘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을 때 낯모르는 남학생이 그들 앞에 버티고 서 있었다. 복학생처럼 짧은 머리였던 것은 기억나는데 안경을 썼는지 안 썼는지는 기억나지 않았고 어느 쪽이라고 해도 좋을 얼굴이었다. 남학생이 그들에게 끄라고 했다. 데런과 디엔 둘 중 누군가가 왜 그러냐고 물었던 것 같고 둘 중 누군가가 묵묵히 담배를 빨았던 것 같다. 남학생이 다시 끄라고 했다. 못 끄겠다는 디엔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학생은 끄라고! 끄라고! 끄라고! 소리치며 팔을 들어올려 디엔의 뺨을 내리쳤다. 손바닥으로 쥐어박듯이 후려치는 바람에 디엔이 균형을 잃고 옆으로 쓰러졌다. 그리고 그 대목에서 믿기 힘들 정도로 깨끗이 데런의 기억도 끊겼다. 그때 데런이 남학생에게 뭐라고 했는지 그 남학생은 뭐라고 대꾸했는지 주변에 사람들이 있었는지 그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 전혀 다른 장소에서 디엔이 울고 있었고 우는 디엔을 달래며 데런도 울었던 것만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 후로 그들 중 누구도 그 일에 관해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으므로 데런은 자신의 기억이 끊긴 부분에서 디엔의 기억도 끊겼는지, 아니면 그 뒤의 일을 디엔은 모두 기억하고 있었는지 이제는 알 수 없게 되었다. 데런은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오싹하면서 불구덩이에 들어앉은 듯 후끈한 기운을 느꼈다. 끄라고! 데런은 그때였다고 생각한다. 디엔의 꿈속에서 오래전에 죽은 걸로 등장한 자신이 오래전에 죽은 순간은 바로 그때였을 거라고. 끄라고! 디엔이 얻어맞은 직후에 자신의 기억이 모조리 사라진 건 그때 자신이 아무 말도, 아무 행동도 하지 못했다는 걸, 완전무결하게 무력했다는 걸 의미한다고. 끄라고! 그 주문은 담뱃불을 향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영혼, 그들의 사랑을 향한 것이었다고. 끄라고! 그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던 자신의 내부에서 고요히 작열하던 무력감이 정신의 어떤 연결 퓨즈를 태워버렸을 거라고. 끄라고! 그 분노와 절망과 공포가 그들의 삶을 돌이킬 수 없이 응결시켰으리라고. 끄라고! 못 끄겠다고 말한 건 디엔이었지만 아직도 꺼지지 않는 그것이 자신의 내부에 남아 있다고. 끄라고! 끄라고! 끄라고! 꺼지지 않는 그것이 어둠 속에서 발을 구르고 소리를 지르고 팔을 휘두르는 거라고!_ 권여선, 「희박한 마음」 할 수 있다면 전부 옮겨놓고 싶었다. 알라딘에는 권여선을 읽지 않은 사람이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혹시, 오히려 너무 많이 읽느라 여력이 없어 아직 권여선까지 손이 닿지 못한 분들이 계실까 봐, 이만큼이라도 옮겨 놓는다. 이만큼이라도 옮겨 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권여선을 읽었으니까 그래야한다고 생각했다. 4 얼마 뒤 관장이 또 연락을 했다. '혹시 지역신문에 칼럼을 연재해보는 게 어때요? 강선생이 좋아하는 글도 쓰고 도서관 이름도 알리고. 신문사에서도 좋아할 거고.' 그렇게 시작된 칼럼은 한 달에 두 차례씩 지금까지 열여섯 차례 연재되었다. 원고료 같은 건 받아본 적 없지만 그것 역시 내 업무이고 내가 받는 워급에 포함된 일이라 간주하고 있다. 글의 내용이나 쓰는 방식은 내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서 편했다. 하지만 돗관 이름을 내걸고 쓰는 글이니 100퍼센트 자유로운 것은 물론 아니다. 신문사 사장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내가 쓴 칼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딱 봐도 한 번도 안 읽어본 사장이 내게 말했다. '신문에 실린 거 잘 스크랩 해 놔요. 나중에 아이한테 보여주면서 엄마가 이런 거 썼다고 하면 자식이 얼마나 자랑스럽겠어.' 첫 번째와 두 번째 신문은 오려서 보관해두긴 했는데 신문에 내 이름과 얼굴이 나온 게 신기해서 그런 거였지 나중에 아이한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고, 아직은 아이가 없었고, 방금 전에 사장이 아이 안 낳는 여자들은 세금 더 내야한다는 발언을 한 다음이었기에 너무 짜증이 났다. 모아 둔 신문은 청소할 때 갖다 버렸다._ 강민선,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도서관 사서 실무』, 92-93쪽 제목이 독자를 잡아끌지 밀어낼지 모르겠지만, 저자는 아마 제목을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정말 실무를 기대했을 일부 독자를 실망시키거나, 실무에 관한 실용서일까 봐 이 책을 꺼려했을 대부분의 독자에게 예상 밖의 재미와 깨달음을 주었을 저 ‘실무’들이, 실무 같지도 않고 실무여서도 안 될 것 같은 저 ‘실무’들이 실무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말하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저자는 생각했을 것이다. 같은 이유에서, 진짜 사서의 실무를 알고 싶은 독자에게나, 그저 상징적인 제목이길 예상했을 독자에게나, 이 책은 좋은 책이다. 5 이 책의 본문에 있는 '인용은 강준만처럼 많이 하지 마라'는 제목의 글을 쓰면서 하게 된 생각이다. '나는 반면교사를 위한 산 증인이다'라는 말을 하면서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반면교사가 이런 책은 왜 쓰지? 왜 나는 남에게 권할 수 없는 걸 하지?' 나는 그간 내 나름으론 '과잉 인용'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지만, 그 의문 하나에 새삼 내 글쓰기를 돌아보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과잉 인용'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내가 그걸 바꾸지 않은 이유는 '인용 없이 쓰는 게 내겐 훨씬 쉽고 '싸게' 먹힌다'는 자신감이었지만, 그걸 누가 알아주나? 아니 독자에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나는 독자들이 주는 인세 덕분에 책을 많이 사볼 수 있는 특권을 누리면서 살아간다. '독자들이 이 많은 책을 다 읽을 수는 없을 테니, 내가 대신 읽고 핵심 메시지만 전해주겠다'는 뜻으로 부지런히 인용을 해댔지만, 독자들이 원한 건 그게 아니었다. _ 강준만, 『글쓰기가 뭐라고』, 9쪽 이 책을 손꼽아 기다렸던 가장 큰 이유는 강준만 선생님의 글쓰기를, 그러니까 평소 선생님이 구사하는 인용의 태풍을 흠모하였던지라, 그 태풍을 구성하는 물방울 알갱이들을 과연 어떻게 모으고 관리하며 구조화하시는지에 관한 비법이 쓰여 있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였다. 그런데 서문부터 대뜸, 선생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게다가 앞으로는 이런 식의 글을 쓰지 않겠다는 뉘앙스로 읽히기까지 하니, 아니되옵니다, 선생님. 통촉하시옵소서...... -- 읽은 --듀나, 『민트의 세계』이슬아,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이기원, 『운동 미니멀리즘』김기형 외, 『좋아하는 것을 함부로 말하고 싶을 때』 -- 읽는 --한강 외, 『작별』와쿠이 요시유키, 와쿠이 사다미, 『그림으로 설명하는 개념 쏙쏙 통계학』리베카 솔닛, 『길 잃기 안내서』강민선,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도서관 사서 실무』강준만, 『글쓰기가 뭐라고』장한업, 『차별의 언어』최태섭, 『한국,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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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씨 2018-12-11메뉴
이해는 타협을 위해서도 싸움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이해는 타협을 위해서도 싸움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선행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대상을 구성하는 핵심과 취약점들에 대한 인식이 얻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남자들은 생각보다 남자를 모른다. 그저 자기와 주변의 남자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의 파편으로 하나의 상을 그려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남자로서의 자기 인식인 동시에 사회적 객관을위한 고민의 산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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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12-07메뉴
알라딘과 애니프사
최태섭의 한국남자란 책을 홍보하기 위한 예스24의 이른바 한남 마케팅이 역풍을 맞으면서 예스24의 일부 남성회원들이 탈퇴 인증샷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논란의 와중에 책의 저자 최태섭이 자신의 의견을 SNS에 올렸다가 역시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른바 한남 마케팅으로 열받아 예스24를 탈퇴하는 남성들을 애니프사라고 말하면서 이들이 알라딘으로 이동한다고 올렸다고 비판을 받고 글을 내렸습니다.애니프사란 제가 즐찾하는 만화애니비평님께서도 곰곰발님의 댓글에 남겼듯이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SNS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한 사람을 지칭하는데 애니프사는 만화혹은 애니메이션 매니아를 가리켜서 찌질한 남자로 비하할때 주로 쓰는 말이어서 더욱더 논란을 증폭시킨것이지요.즉 한남 메일 마케팅으로 예스24를 탈퇴하는 남성은 음지에서 만화나 애니를 즐기는 찌찔한 십덕후라고 한마디로 정의한 것이기에 탈퇴 남성들을 더욱 분노케 한 것입니다.제 서재를 방문하시는 분들을 잘 아시겠지만 저는 이른바 B급 문화,혹은 비주류 문학인 장르 소설을 좋아하고 만화도 좋아하는 편인데 이는 온전히 개인적인 취향이어서 그것이 좋다 나쁘다 비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솔직히 최태섭이란 작가가 얼마나 유능하고 유명한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의견과 반대혹은 비난한다고 상대방을 찌질한 애니남으로 폄하하는 것이 과연 맞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무튼 최태섭이 애니나 보는 찌질남들이 예스24를 탈퇴해서 알라딘으로 가는것에 대해 만화나 보는 놈들이 얼마나 책을 사보겠냐는 뉘앙스로 글을 올리자 이에대한 반격이 만만치 않네요. 예스24를 탈퇴한 일부 남성들이 자신이 예스24에 구매한 금액에 대한 인증샷을 올렸는데 구매 금액들이 ㅎㄷㄷ 합니다.뭐 단순히 만화나 읽는 방구석 폐인인 찌질남으로 폄하하기에는 구매력이 만만치 않네요. ㅎㅎ 예스24를 탈퇴한 남성들이 알라딘으로 유입된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알리딘은 뜻밖의 어부지를 얻었다고 할수 있겠네요^^다만 한국남자의 저자 최태섭이 밝혔듯이 알라딘과 함께하는 인문학 강죄를 연다고 하니 이와 관련해서 알라딘도 쓸데없는 구설수에 오르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군요.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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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12-07메뉴
한국남자와 예스24
요즘 알라딘의 라이벌이라고 할수 있는 옆집 그래 24가 메일 한통으로 난리가 아닙니다.바로 최태섭의 한국남자란 책 때문입니다. 최태섭의 한국남자란 책은 10월 29일에 간행이 되었는데 근 한달이 지난 12월초에 커다란 문제가 되고 예스24 남성회원들의 비난과 예스24탈퇴가 일어나게 되는데 사건의 발단은 예스24의 문화웹진 '채널예스'가 최태섭 씨의 책 '한국, 남자'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12월 2일 회원들에게 발송하는 정기 메일을 통해 최 작가의 '한국, 남자'를 소개하며 '어쩌면 그렇게 한(국)남(자)스럽니'라는 제목을 사용했는데 이것이 남성들의 공분을 자아낸것이죠.한국남자 줄여서 한남이 무슨 문제가 있는 말인가 싶지만,이 말의 의미를 모르는 남성이라면 아마도 연배가 높으신 분들이실 겁니다.한남은 '한국 남자'라는 뜻으로 남성들이 한국 여성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인 김치녀, 된장녀 등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주로 '워마드' 등 여초위주의 성 혐오 커뮤니티에서 남성을 비하는 말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즉 예스24에서 메일을 받은 많은(20~30대 젊은)남성들은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용어인 ‘한남’ 단어를 책 홍보에 사용했다는 것을 비난하는데 이들의 논리는 김치녀·된장녀라면서 여성들을 지적하는 책을 출판했다면 똑같이 홍보했겠느냐는 것이죠. 개인적인 생각에 아마도 예스24에서는(생각외로 판매가 잘 안되선지) 출간되서 한달이 지난 최태섭의 한국남자란 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 남성들에게 메일을 보낸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한국사회에서 여자로서 살아가며 겪게되는 부조리를 담은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에 맞서, 남자로서 살아가며 겪게되는 부조리를 서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예스24나 출판사에 입장에선 한국남자가 남성들의 지지를 얻어 82년생 김지영만큼 베스트셀러가 되기 희망하면서 벌인 마케팅일것 같은데 오히려 워마드등에서 남성비하용으로 쓰인 한남이란 말을 제목으로 메일로 발송함으로써 스스로 큰 화를 좌초한 셈이죠. 예스24 역시 뜻밖의 남성들 반응에 아차 싶었는지 다음날 얼른 사과 글을 올리지만 아뿔사 이미 각 신문에 기사가 보도되는등 뒷수습하기에 여념이 없네요.안녕하세요. <채널예스>입니다.2018년 12월 2일(일) 오전에 발송된 정기메일(문화산책) 제목과 관련하여, 고객님들께 사과 말씀 드립니다.‘문화산책’ 메일은 문화웹진 <채널예스>에서 발송하는 정기 메일로,매주 신간을 출간한 저자 인터뷰를 주 내용으로 발송하고 있습니다.해당 제목은 최근 발간된 <한국,남자> 최태섭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작가의 저서를 소개하는 내용 중에 발췌한 문장이나,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습니다.이번 일로 인해 불편한 마음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사과 드립니다.앞으로도 <채널예스>는 올바른 독서 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입장에서 일부 여성들이 남성 비하용으로 말하는 한남이란 말은 일부 남성들이 여성을 비하하며 쓴 말인 김치녀 된장녀등에 비해서는 표현이 모호하고 수위가 좀 더 낮다고 생각합니다.물론 남녀 혐오를 조장하는 단어들은 절대 쓰면 안되겠죠. 어떻게 보면 단순한 헤프닝으로 끝날수 있는 것이 이처럼 일파만파 커진것은 과연 어떤 이유때문일까 생각해 보았는데 그에 대한 분석기사를 중앙일보에서 내놓았더군요.남아선호 귀남이 군대 얘기만 앵무새처럼 하는 군무새 예스24 줄탈퇴뒤엔 한국남자 박탈감 있다. 예스24 '한남' 파문에 남혐·여혐 폭발 .. 뿌리는 2030세대 좌절뭐 기사 내용을 간략하게 적자면 현재 20~30대 젊은 남성(좀더 폭을 넓히면 10대까지 포함)들은 과거 아버지 세대가 누렸던 남성(혹은 가부장)으로서의 권위를 박탈당하는데 대한 분노와 부족한 일자리에 따른 경쟁이 남녀사이의 적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입니다. 한권의 책이 또 남녀 혐오를 조장하는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데 과연 이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는 책읽는 분들이 몫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by caspi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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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8-12-05메뉴
‘한남’? ‘한여’? 아니, 그냥 ‘사람’ (예스24 막말)
‘한남’? ‘한여’? 아니, 그냥 ‘사람’― 싸움 붙이는 책장사가 가는 길이란? 예스24 막말 누가 ‘한남’이라 말하면, 저는 서울 한남동을 떠올립니다. 그곳 한남동을 디딘 일이 거의 없지만 으레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남’은 “한국 남자”를 줄인 낱말로, 이름 그대로 한국에서 태어나서 살아가는 사내를 가리키기보다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내를 비아냥거리거나 깔보려는 뜻으로 쓰는 이름”이라고 한다고 해서 깜짝 놀랍니다. 왜냐하면 준말이든 준말이 아니든, ‘한남·한국 남자’나 ‘한녀·한국 여자’를 비아냥거리거나 깔보려는 자리에 쓰면, 말이 무너지거든요. 꾸밈없이 바라보면서 쓸 말에 얄궂은 마음을 담는다면, 우리는 서로 아무런 이야기를 못 하고 맙니다. 무엇보다도 모든 한국 사내가 바보스럽거나 어리석거나 엉터리이거나 엉성할 수 없습니다. 거꾸로 모든 한국 가시내가 바보스럽거나 어리석거나 엉터리이거나 엉성할 수 없어요. 대구·경북에서 나고 자란 분 가운데 바보스러운 이도 있고, 광주·전라에서 나고 자란 분 가운데 바보스러운 이도 있습니다. 고장 탓이나 성별 탓을 할 수 없습니다. 탓을 한다면, 어떤 사람이 어떤 모습이나 몸짓이 되기까지 거친 길이나 삶에서 하나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길을 탓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제가 ‘사내·가시내’라는 낱말을 쓰면 어떤 이는 ‘가시내’가 “성차별 용어”라고 여기면서 ‘여자’로 고쳐야 한다고 따집니다. 한자말로는 ‘남자·여자’요,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까마득히 오랜 낱말인 ‘사내·가시내’입니다. ‘가시내’는 ‘가시버시·각시·아가씨’ 같은 낱말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남북이 갈리면서 수수한 낱말 ‘동무’가 마치 “빨갱이 용어”라도 되듯이 몰아붙인 독재정권마냥, ‘가시내’는 먼먼 옛날부터 그저 이 말씨로 가만히 있었을 뿐이지만 요즈막에 들어와서 날벼락을 맞은 셈이라고도 할 만합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가시내’라는 수수한 말씨가 제자리를 잃거나 빼앗겼다면, 왜 이 수수한 낱말이 제자리를 잃거나 빼앗겼는가를 살펴서 이를 가다듬거나 고치거나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누가 ‘가시내’라는 낱말을 “성차별 용어”로 쓰는지 낱낱이 따지고 살펴서 그들이 수수한 말에 엉뚱한 마음을 담지 못하도록 나무라고 타이르고 가르쳐야겠지요. 왜 그럴까요? 왜 ‘가시내’라는 말을 지키고 살려야 할까요? 이 수수한 말을 지키거나 살리지 못할 적에는 바로 요즈음처럼 ‘한국 남자’ 같은 수수한 말이 엉뚱하게 흔들리거나 무너지거든요. 생각할 노릇입니다. ‘한남·한국 남자’란 말이 또다른 “성차별 용어”라 한다면, 이때에도 매한가지입니다. 누가 왜 이런 수수한 말을 함부로 “성차별 용어”로 마구 휘두를까요? 그들은 무엇을 노리면서 수수한 말을 마구 짓밟거나 짓뭉개려 할까요? 곰곰이 보면, 성차별은 어른 사회에서 일으키는 못난 짓입니다. 아이들은 서로 성차별을 하지 않습니다. 어른들이 자꾸 성차별을 하니 아이들은 어른들을 물끄러미 지켜보다가 고스란히 따라합니다. 요즈음도 꽤 많은 아이들은 길에서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데요, “왜 여자가 머리 짧아?”라든지 “왜 남자가 머리 길어?”라든지 “왜 여자가 바지 입어?” 같은 말을 읊더군요. 아이들은 왜 이런 말을 할까요? 바로 어른들이 이렇게 말하기 때문이겠지요. 어쩌면 그렇게 한(국)남(자)스럽니? (예스24에서 책광고를 하면서 쓴 말) 누리책집 ‘예스24’는 지난 2018년 12월 2일에 광고글월을 띄웠습니다. 저한테도 이 광고글월이 왔습니다만, 광고글월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쓰레기통에 들어갔더군요. 누리글월 쓰레기통을 뒤져서 이 광고글월을 찾아냈고, 이런 광고글월을 보낸 뜻이나 줄거리나 누리책집 사과글을 하나하나 챙겨 읽었습니다.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누리책집 예스24에서 책소개를 하는 일꾼들, 또 ‘채널예스’를 꾸리는 일꾼은 거의 다 가시내인 줄 압니다. 제 책상맡에 ‘종이잡지’인 《채널예스》 2018년 12월호가 있어서 살피니, 편집후기에 이름을 적은 네 사람은 다 가시내입니다. 가시내 일꾼이 있기에, 또는 오직 가시내 일꾼만 있기에, 이분들이 ‘남혐’을 아무렇게나 한다고는 여기지 않습니다. 다만 누가 여혐이나 남혐을 한다면, 게다가 여혐이나 남혐이 말썽이 되는 줄 모르고서 일을 저지른다면, 이는 어쩌다가 툭 튀어나오는 잘못이기 어렵습니다. 여느 자리하고 여느 때에 늘 그러한 말을 쓰면서 살거나 일하기에, 그러한 말이 매우 쉽고 부드럽게, 또 아무렇지 않게 불거질 뿐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한(국)녀(자)스럽니? (예스24 책광고를 살짝 바꿔 본 말)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한녀’가 자랑스럽다면 “어쩌면 그렇게 한(국)녀(자)스럽니?”가 자랑스레 들릴 테고, 자랑스럽지 않다면 안 자랑스러이 들리겠지요. 그런데 자랑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남자·여자 또는 여자·남자 사이에 싸움을 붙이는 말을 함부로 책장사에 쓰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싸움을 붙여서 돈을 벌기만 해도 된다는 생각을, 싸움이 한바탕 일어나면 누리책집은 가만히 앉아서 떼돈을 번다는 생각을, 설마 이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겠지요? 부디 이런 생각은 안 했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그렇게 장사꾼스럽니? (예스24 막말 일꾼한테 물어볼 말 1) 어쩌면 그렇게 바보스럽니? (예스24 막말 일꾼한테 물어볼 말 2) 자, 이런 말을 누리책집 일꾼이나 ‘채널예스’ 일꾼한테 누가 들려준다면, 예스24 일꾼은 듣기 좋습니까? 뜻있는 책을 알리려 한다면, 뜻있는 말씨를 곱게 골라서 알뜰살뜰 가다듬기를 바랍니다. 널리 읽히고 싶은 책을 널리 퍼뜨리고 싶다면, 그래서 책장사도 신나게 하고 싶다면, 남녀나 여남 사이에 싸움을 붙이는 막짓은 부디 그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제대로 고개를 숙이시고, 고개를 숙이실 뿐 아니라, 한동안 붓을 꺾으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를 덧붙인다면, 우리 삶터가 “한쪽 성별에 치우치지 않도록 성평등 기틀을 마련하”듯이, 누리책집에서도 한쪽 성별에 치우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하기를 바랍니다. 누리책집에서 책소개 글을 쓰거나 “웹진 채널예스”나 “종이잡지 채널예스”를 엮는 일꾼 가운데 50%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만큼은 ‘성별 균형’을 맞추기를 바랍니다. 공공기관뿐 아니라 책마을과 누리책집에서도 제대로 ‘성별 균형’을 맞추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와 비슷하게 서로 싸움질이나 금긋기질을 부추기는 말썽이 또 불거지리라 봅니다. 우리는 ‘한국 남자’나 ‘한국 여자’라는 겉모습에 앞서 ‘사람(한 사람)’입니다. 서로 슬기롭게 어우러져서 곱고 즐겁게 사랑을 지피어 참답고 눈부신 살림을 같이 지을 ‘사람(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서로 이웃이 될 사람)’입니다. ㅅㄴㄹ(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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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씨 2018-12-03메뉴
쉽지 않다...
어떤 책은,읽는 것조차 쉽지 않아서 쉽지 않다.읽어보고 싶은데 읽어지지 않아서... 어떤 책은,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한 마디도 써지지 않아서 쉽지 않다.그 좋은 느낌은 왜 써지지 않아서... 어떤 책은,읽는 것도 어려워서 꾸역꾸역 겨우 읽어냈는데,그렇게 어렵게 읽은 후에도 한 마디도 써지 않아서 쉽지 않다. 누가 읽으라고 강요한 건 아닌데,그래서 읽는 것도, 읽은 느낌을 쓰는 것도 강요하지 않았을 텐데... 그런데,누가 사라고 강요한 것도 아닌데,책은 꾸준히 사는데,그건 쉬운 일이더라는... @@ 밤을 걷는 문장들 - 한귀은 전작들 좋았는데, 그래서 신간 출간 때마다 관심 두게 되는데, 이번 책은 좀 서운한 느낌? 아직은 읽고 있는 중이니, 일단은 끝까지 읽어보기로... 신비한 공룡 사전 - 박진영, 이준성 말 그대로 사전이다. 온갖 공룡이... 와우~ 신기하긴 하다. 흥미롭고 재밌기도 하다. 아이들이 좋아할만 하다. 한국, 남자 - 최태섭 얼마전에 남자 사람과 <며느라기>를 같이 읽었는데, 이 책도 참 흥미로울 것 같다. 같이 읽어보자고 한번 더 권유하고 싶은 책이 될 것 같은. 한국 남자를 이해하기 위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응? 아닌가? 일단 끝까지 읽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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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8-11-08메뉴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최근에 받은 책, 받을 책... 들이다. 장르소설에 많이 기울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세계문학도 있고, 에세이도 있고 현대소설, 한국문학... 의외로 책을 가리지는 않는구나 라는 생각에 잠시 안심을 했다. 하지만 좀 더 잘 들여다봐야 한다. 이건 내가 소장하고 있는, 곧 소장하게 될 책들일뿐이지 다 읽게 되는 책이라는 뜻은 아니다. 지난달부터 조금씩 책장에 처박혀있기만 하던 책을 꺼내들어 읽기 시작하고 있는데 심지어 십년이 되어가는 책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반성을 하게 되었다. 십년이 지난 후 구입해도 되는 책이었잖아! 라는 항변. 책을 너무 안읽었구나, 에 대한 반성도 아니라니.물론 구입하지 않았다면 이십년이 지나도록 읽지 않았을수도 있다. 그러니까 그 말이 맞는거라 생각한다. 책은... 구입한 책들 중에서 골라 내어 읽는 것이라는.그래도 한해가 다르게 책 구입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다. 당장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면 많이 참고 있다. 물론 그놈의 굿즈... 굿즈도 왠만하면 줄이고 있지만 이번의 피넛 일력같은 경우..어떻게 참는단 말인가. - 라고 하지만 난 지난번 도라에몽 담요까지 구입하지 않았던가. 쌓여있는게 무릎담요건만. 마거릿 대처 암살사건, 은 맨부커상을 두 차례 수상한 작가의 소설집이다. 이민자, 10대 소녀, 중산층 여성, 간호사 등 다양한 곛응의 현대 영국 여성들의 삶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10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아, 이 책 읽고 싶어졌어.'다윈의 자연과학은 신의 죽음을 선포했다. 마르크스의 사회과학은 자본주의를 살해했다' 라고 되어 있는데 자본론과 종의기원을 읽지 않고 이 책을 먼저 읽어도 되는걸까?백살에는 되려나 균형잡힌 마음. 균형이란 섬세하고도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너무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되지만 지나치게 자신에게 관대해지지 말아야 한다. 균형...은 쉽지가 않은 것이라 생각해.나이트우드에 대한 글이 눈에 띈다. 문학을 즐겨 읽는 독자에게도 확실히 '낯선' 작품이라니.. 내게는 더 심하려나. 한국의 나무,는 언제봐도 탐나는 책이다. 식물탐구의 이천년 역사 과정도 아직 읽지 못했기에 미뤄두고 또 미뤄두고 있지만. 계속 미뤄둬야 할지.. 잘 모르겠어. 한국, 남자.는. 사회적으로는 폭력과 억압의 주체이고, 내적으로는 실패와 좌절에 묻혀있다,라는데 자주 나는 표면적으로나마 조금은 평등한 세상을 살아온 것 같다. 혁명시대의 연애. 혁명의 의미는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희생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엊그제 중국소설 책물고기를 읽었더니, 중국소설이 다르게 다가온다. 확실히. 우리 소설과 일본소설은 많이 달라, 라고 생각하기는 했었지만 중국소설까지 떠올리면 각자의 개성이 나타나는 듯 하다. 그런데 그걸 말로 표현할 수...있을까? 이건 좀 더 고민해봐야 하는것이되겠다. 소설가. 박상우 작가. 이번에 당선이 안되면 세상을 뜨겠다고 결심을 하고 그걸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먹은 날 전보 한통을 받았다. 당선 소식이었다. 현실이 소설이 되고 소설이 곧 현실의 반영. 뭐 같은 말인가? 그보다는 아이 앰 필그림. 나를 죽이러 온 사람들의 정체를 아는 것도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스릴러에 흔히 붙지만 헛소리이기 쉬운 찬사 - 빠른 전개, 치밀한 플롯, 완성도 높은 서스펜스 - 들이 전혀 아깝지 않다, 라고 하지만 간간이 등장하ㅡㄴ 미국 우파적 정치성향, 오글거리는 영웅주의, 과도한 테스토스테론 등으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니. 이걸 읽으라는건가, 말라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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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1
알라딘: [한국, 남자] - 귀남이부터 군무새까지 그 곤란함의 사회사 최태섭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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