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23

반일민족주의를 반대하는 모임 |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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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jun Kim
8 hrs  · Shared with Members of 반일민족주의를 반대하는 모임
외국 생활을 하다보면,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그들과 함께하다 보면 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비슷한 면이 참 많다고 느낀다. 그런데 어떤 점에서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차이를 느낀다. 그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게 문화차이인가보다. 솔직히 나는 이것에 적응할 만큼 적응했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지내던 한 독실한 이슬람교 여자애를 보고 나서 오늘 대단히 충격받았다.
이 아이는 난민으로 독일에 와서 살고 있고, 나와 함께 독일어를 배운 적이 있다. 나보다는 10살 가까이 어리기 때문에 같이 독일어를 배울 때는 10대 소녀였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이 아이는 한국 가수들을 엄청나게 좋아하고 한국에 여행오는 것을 꿈으로 생각한다. 나는 한국 문화를 전혀 좋아하지는 않지만,  한국어는 잘하기 때문에 이 아이랑 대화를 많이 했고, 먼 타국의 소녀이지만 인간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이 소녀가 약혼을 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았는데, 놀랍게도 그 남자는 현재 이집트에 살고 있으며, 소녀랑 만난 적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만난 적도 없는 사람과 약혼을 하며, 싫지 않냐고 물어보았는데, 그 여자애는 전혀 싫어하는 것 없이 그 남자에게 연애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나는 이슬람권의 여자애들을 독일에서 꽤나 많이 보았지만, 상당수는 독일 문화에 어느 정도 융화되어 이슬람에 반감을 가지는 여자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 아이는 그런 것도 전혀 없이, 부모가 짝지어준게 틀림없는 상대를 아무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에게는 이것에 대단한 충격이었다. 물론 그 남자는 늙은이이거나 후처는 아니었고 20대 건장한 청년임을 사진으로 보았다. 나쁜 사람도 아닌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머리를 얻어맞은 듯 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 여자애에게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꺼내 보았는데, 놀랍게도 그 아이는 이스라엘을 증오에 가까울 정도로 싫어하고 있었다. 마치 한국인이 반일감정을 주입받듯이 反 이스라엘 감정을 어렸을 때부터 주입받는 것인가... 나는 기본적으로 민족주의를 좋아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역사왜곡에 기반한 민족주의에 시달린 트라우마 때문인지, 독일에서도 나는 민족주의 극우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씩 이런 사례를 볼 때마다, 과연 PC주의는 옳은 것이며, 타 문화권의 Integration은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 여기까지가 지난번의 글 ===================================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이 글을 쓰고 얼마 지나지 않은 바로 어제, 이 아이로 인한 참 별난 일을 겪었다. 나는 지금 차타고 8시간 걸리는 한참 먼 곳으로 이사왔기 때문에 1년 가까이 이 친구를 본 적이 없지만, 꾸준히 전화와 연락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제 얘가 말도 없이 내 왓츠앱, 페이스북 계정을 차단해버렸다. 나는 너무나 황당해서 이유라도 좀 알고 싶어서 전화를 했다. 그랬는데 얘는 쌀쌀맞게 대답하면서, 내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많이 화가 나서, 얘의 인스타그램 계정 메시지로 이렇게 글을 보냈다.
네가 나를 차단한 결정은 존중한다. 그런데 좀 이유라도 들어보자. 너무나 황당하고 실망스럽다. 우리가 2년간 알고 지냈는데, 나는 너에게 특별히 엄청난 잘못을 하지 않았고, 잘못을 할 때면 언제나 대화를 통해 풀어왔다. 그래서 꼭 이유를 듣고 싶다. 내가 이유를 듣고 나면 더 이상 너에게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 것이고, 네가 원하기 때문에 너와의 관계는 영원히 끊겠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이렇게 보내는 이유는 외로운 외국생활 동안 알고 지낸 친구의 마지막 답변이라도 듣고 싶어서다.
그랬더니 얘가 답장이 이렇게 왔다.
미안해. 난 너와의 관계를 끊고 싶지 않고, 너와는 항상 친구로 지내고 싶어. 하지만 내 약혼한 남자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원하지 않아. 넌 이슬람이 아닌 남자고, 그래서 약혼남이 가족을 제외한 모든 사람, 특히 모든 이슬람이 아닌 사람과의 관계를 끊기를 원하고 있어. 이건 내 가족의 문제라서 어쩔 수가 없어.
그래서 나는 알았다 하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이상하게 여겨졌던 것이, 어떻게 하나하나 연락하는 것까지 가족과 약혼남이 통제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내 룸메이트인 모로코 녀석에게 초콜릿과 차를 한잔 갖고 가서 이것에 대해 물어봤다. 내 관점에서는 이것을 너무나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일단 그 여자애와 나는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도 아니었고, 한달에 한번정도 전화통화하는 사이이다. 그런데 이슬람에서는 이것조차 받아들이기 힘든가, 도대체 왜 이런가 물어보았다. 그런데 모로코 룸메가 말하길 이슬람에서는 부부 사이에 모든 비밀이 없어야 하고, 모든 인간관계는 남편과 가족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 이슬람 여자애는 독일에서 4년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독일인 인맥이 한명도 없다. 사교적이지 않은 나조차 친한 친구라고 할 만한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연락하는 독일인이 몇명은 되고 독일인과 대화하는 데에는 전혀 거리낌이 없지만, 그 여자애는 그런 사람조차 없고 이슬람 인맥 속에서만 살아가고 있었다. 나보다 훨씬 독일인을 사귀기 좋은 환경 속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독일에선 대놓고 난민을 밀어줬고, 지금도 그렇다). 이 여자애에게 이슬람을 버리고 그 세계에서 벗어나는 것은 사실상 완전한 고립무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항상 자유로운 국가에서 왜 이슬람 여자들이 종교 하나도 제대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가 생각해 보았는데 이런 것도 작용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돌이켜 보면, 이란이나 시리아에서 온 친구들이 이슬람을 버리는 경우는, 가족과 떨어져 살아서 독일에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한 경우나 부모부터 이슬람을 버린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문화에 대한 문제는 정말 어렵다. 나는 젊은 나이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데, 나이가 많은 사람이 타국에서 사는게 문화 차이만으로도 정말 보통 일이 아니겠구나 싶다.
==========추가하는 글=========
이슬람이 관대한 종교인가? 라고 질문하면 나는 나에게는 그렇다. 라고 대답하겠다. 나는 일반적인 독일인보다 오히려 이슬람 문화권 사람들과 더 많이 접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기보단 의외로 독일인들이 이슬람을 많이 접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과 기름처럼 따로 노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접하게 되었으므로, 어느 정도는 그들을 상대하게 되었다. 지금 살고 있는 Wohngemeinschaft의 룸메이트도 모로코 사람이다.
함부로 종교와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지만, 나는 그것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질문을 해 보았다. 내가 가지고 있었던 편견이 옳았는지, 아니면 틀렸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편견 중에서는 당연히 옳은 것과 틀린 것 모두 존재했다.
일단, 이슬람 사람들은 내가 돼지고기를 먹고 맥주를 마시는 것에 매우 관대하다. 물론 자기들은 절대 입에도 대지 않지만, 내가 집에서 그러는 것에 대해서는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 그리고 너의 문화이기 때문에 존중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즉, 다른 문화권에 대해서는 이슬람식을 전혀 강요하지 않는다.
그리고 ISIS에 대한 질문을 하면(이것은 실제로 매우 실례되는 행위이다. 나같은 무례한 놈(?)이나 가능한 질문), 모두들 ISIS를 매우 싫어한다. 그들은 이슬람도 아니고 이단이므로 그런 인간들에 대한 생각을 이슬람에 대입시키지 말라는 대답을 한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서 나는 그래도 알라를 믿는다는 점에서 같지 않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일부는 매우 불쾌해하며 나와의 대화를 그만두었고, 일부는 또 답변을 해 주었는데, 기독교에도 나쁜 인간들은 있지 않느냐, 이슬람에 나쁜 인간이 있다고 해서 이슬람교가 그것을 부추겼다고 볼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들은 이슬람교가 테러를 부추긴다, 혹은 테러 친화적인 종교라는 편견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렇다면 이슬람교는 상대를 존중하고 평화로운 종교일까?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겪은 내 편견으로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내가 이슬람에 대해서 무지하긴 하지만, 그들 사이에서는 그다지 관용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나와 같이 다른 문화권에 전혀 이슬람과 관련 없는 사람에게는 이슬람 율법을 전혀 강요하지 않지만, 자기 가족과 같은 사람이 이슬람을 자유롭게 버릴 수 있는 권리는 주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순전히 나의 주관적 경험이다).
마치 한국에서 파란 눈 금발의 서양인이 오면 한국 특유의 서열주의를 강요하지 않지만, 원어민 한국인에게는 서열주의를 강요하는 한국 사회나, 외부인에게는 전혀 간섭하지 않지만 그들만의 똥군기를 유지하는 대학의 일부 학과들을 보는 느낌이다.
나는 아직도 그들에 대해서, 그리고 다른 문화권에 대해서 항상 알고 싶으며, 나의 편견과 의견이 언제든 깨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이슬람이 서구 사회, 특히 한국 사회에 완벽히 동화될까의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물론 개인차가 가장 크다 독일에서도 나보다 훨씬 독일어를 빨리 배우며 독일인같이 변화된 이슬람 출신 난민들도 많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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